클래식 미래 밝힐 인재들의 대장정…제9회 대한민국 청소년교향악축제

대한민국 청소년교향악단의 저변 확대와 클래식 미래를 밝힐 예비 음악도들이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치는 ‘꿈의 무대’ 대한민국 청소년교향악축제가 경기도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다음 달 수원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지난 10일부터 경기도 내 7개 도시에서 전국 31개 청소년교향악단의 무대가 경기아트센터, (사)한국음악협회 경기도지회(경기도음악협회) 주최의 제9회 대한민국 청소년교향악축제에서 개최되고 있다. 올해로 9주년을 맞이한 대한민국 청소년교향악축제는 2016년 개최 이래 8천 명 이상의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을 위한 국내 최대 클래식 무대다. 청소년 음악 인재들이 무대 경험을 통해 기량을 펼치고 클래식 연주자로서 자긍심을 고취하는 음악 인재 육성의 장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경기, 서울, 인천, 강원, 대구, 경남 등 지난 6월 사전 심사를 통해 선정된 전국 각지 유수의 청소년 교향악단 31개 팀은 10일 김포를 시작으로 이천, 군포에서 연주를 선보였다. 이어 청소년 인재들은 24일 고양, 25일 의정부에 이어 다음 달 7일 화성에서 각각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두 달 간의 대장정은 다음 달 8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마무리된다. 이날 공연에는 비바챔버오케스트라, 중랑구립청소년오케스트라, 평촌청소년오케스트라, 대구소년소녀관현악단, 수원시청소년교향악단이 무대를 선보인다. 김형걸 경기도음악협회 부회장은 “대한민국 청소년 교향악축제는 꿈과 열정이 가득한 명실상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청소년 문화 축제”라며 “내년 10주년을 맞이해 해외 유수 청소년 연주단체를 초청, 특별 연주 및 합동 연주를 통해 세계 유수 청소년들과 교류가 가능한 기회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고픈 연극… 만년 생활苦 [무너지는 지역 연극②]

#2장: 배고픈 예술인이지만 “배고픈 예술을 한다”는 소리는 듣기 싫었다. 코로나19로 공연장 문이 잠겨도 무대를 지키고, OTT 확대로 객석이 비어도 관객을 기다렸다. 나는 굶을지언정 나의 예술은 배불렀으면 하는 바람에서 연극인들은 연극을 가꿔왔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연극은 하염없이 흔들린다. 특히 지역 연극이 심각하다. 공연시장 전반은 성장하는데 연극시장은 정체된 지금, 경기도에 초점을 맞춰 지역 연극의 현실을 살펴봤다. ■ part1. 서울 10편 공연할 때 경기·인천 달랑 ‘1건’ 19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1~5월 경기‧인천권에서 진행된 연극 공연은 총 94건이다. 코로나19 펜데믹 후 ‘활발히’ 공연 중인 상황인데도 100건이 채 안 된다. 이는 서울권(836건)의 11.2%에 그치는 수준이다. 비수도권인 경상권(180건)과 비교해도 절반(52%) 정도다. 그나마 대전·세종·충청권의 연극 공연건수가 70건으로 경기‧인천권과 비슷했지만, 지역 간의 인구 차이를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경기·인천권 연극이 저조하게 공연 중임을 알 수 있다. ‘개막 편수’, ‘티켓 판매건수’, ‘티켓 판매수입’ 또한 경기·인천권은 서울권에 한참 뒤처졌다. 같은 기간 서울권에서 개막한 연극은 493개로 전국의 61.1%를 차지했다. 다음은 경상권이 123개로 15.2%, 경기·인천권이 86개로 10.7%였다. 서울권에서 팔린 연극 티켓 건수는 전국 연극의 78.9%(82만7천917장)였고, 그로 인한 수입 또한 213억8천424만5천만원에 달했다. 경상권은 전국의 8.9%(9만3천322장)만큼 티켓을 팔고, 20억5천861억1천만원의 수입을 거뒀다. 이때 경기·인천권의 티켓 판매건수는 단 5.18%(5만4천323장)에 불과했다. 수입도 11억922만4천만원으로 서울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 수도권이라는 위치와 전국 최다인 인구 비중 등을 고려하면 타 지역에 비해 경기·인천권 연극 입지가 낮다고 풀이된다. ■ part2. “연극 수입은 月41만원” ‘인기 없는 연극’은 ‘저조한 수입’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018년과 2021년에 발표한 ‘예술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축, 무용, 만화를 뺀 모든 분야에서 예술인의 수입이 감소했다. 그 중에서 특히 감소세가 두드러진 분야가 바로 ‘연극’이다. 구체적으로 2017년 평균 수입(연극인 가구 총수입) 4천82만원에서 2020년 평균 수입 3천147만원으로 22.9% 떨어졌다. ‘음악(-18.8%)’, ‘영화(-15.3%)’, ‘국악(-14.6%)’, ‘대중음악(-12.5%)’ 등의 수입도 줄었지만, 현장성이 무엇보다 큰 연극계가 코로나19로 가장 타격을 입은 셈이다. 이 여파로 한 달 수입이 100만원 미만일 것으로 추산되는 가구(총수입 1천만원 미만인 가구) 역시 ‘연극계’가 3.1%(2017년)에서 6.7%(2020년)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음악’이 1.5%에서 2.9%로 1.4%p 증가하고, ‘국악’이 1.7%에서 1.2%로 0.5%p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연극계에서 유독 저소득 가구가 급증했다. 결과적으로 연극 분야 종사자의 연간 수입(연극인 개인 예술활동 수입)은 2017년 1천891만원에서 2020년 491만원으로 74% 떨어졌다. 연극인의 월급이 41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극을 전업으로 하는 이들도 많지 않다. 겸업 연극인 비율에 대해서는 정확히 조사된 바 없지만, 연극인들은 “겸업을 안 하는 연극인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겸업하는 연극인의 58.1%가 일용직·임시직 등의 불안정한 일을 전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고, 연극인들이 겸업하는 이유의 78.3%는 예술 활동에서 낮거나 불안정한 소득 때문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경기·인천 지역 연극계는 타 지역에 비해 공연 건수도, 수입도 많지 않다 보니 더 열악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북부권의 A극단 대표는 “저 역시 야간에 새벽 배송 일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연극인이지만 ‘연극이 먼저냐, 생활이 먼저냐’ 하는 문제에서 무조건 연극이 먼저라고 말할 수 없다. 그만큼 생활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경기남부권의 B극단 관계자도 “지역 연극배우들이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끝내 연극판을 많이들 떠난다. 그렇다 보니 지역 연극계가 아마추어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며 “서울과 가깝기 때문에 오히려 연극만 하려는 연극인들은 서울로 떠나버린다”고 말했다. ■ part3. 한정적 지원 없애고, 대중적 예술 더해야 경기문화재단에 따르면 올해 기준 경기도 연극인은 580여명이며, 극단은 130여개 존재한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새로운 연극인’이 점점 줄어들었는데 그나마 올해는 선방하고 있는 편이다. 경기도 내 신인 연극인은 2021년 382명, 2022년 120명, 2023년 35명까지 떨어졌고 올해(6월 기준) 43명으로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무대가 열린 영향과 함께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 등을 받기 위해 연극인으로 등록한 인원이 늘어나는 등 상황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신인 연극인도, 기존 연극인도 상당수가 ‘생활전선’에 뛰어든 터라, 지역 연극 명맥을 이어가기 위한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건표 연극평론가 겸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두 가지 관점에서 지역 연극이 사실상 위기에 처했다”면서 “첫째는 지자체의 연극인 지원이 보편적이지 못하고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순수예술을 하는 연극인 중 90% 가량이 지원에서 배제된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이를테면 순수예술에 대한 심의나 경쟁 체제, 지원기준 등이 어렵게 갖춰져 있어서 지역예술인들이 지자체의 지원을 피부로 와 닿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기도 내에서 지금처럼 예술인들에게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보다도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면서도 “도내 연극계 또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순수예술로 대중에게 좀 더 다가서기 위해 대중성을 갖추는 노력 등이 더해져야 지역 연극도 소멸하지 않고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part4. 안산, 예술인 5명 중 1명이 연극인…연극단체 비율 1위는 양주 한편 경기도 예술인 중 '연극인'이 가장 많은 지역은 안산으로 나타났다. 경기예술인지원센터에 따르면 예술인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 도내 예술인은 지난 6월18일 기준 6천880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서 예술장르는 연극을 포함한 음악, 미술, 문학, 사진 등 13개다. 이 중 연극인은 8.43%(579명)이었다. 경기도 예술인 100명 중 8명만이 연극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시·군별로 보면 안산시 예술인 중 20.3%가, 과천시 예술인 중 17.7%가, 하남시 예술인 중 12.6%가 '연극'을 하며 상위 1~3위를 차지했다. 반면 여주시 예술인은 1.8%만이 연극을 했고, 안성시(4.8%)와 군포시(5%)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예술단체별로는 상황이 달랐다. 양주시에서 활동하는 전체 예술단체의 33.3%는 '연극단체'로 도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광명시는 전체 예술단체 가운데 27.3%가, 과천시와 연천군은 각각 25%가 연극단체로 분류됐다. 이들 지역 예술단체 4곳 중 1곳 이상이 연극을 한다는 뜻이다. 반대로 안성시에는 연극단체가 없었다. 이어 시흥시 5.9%, 용인시 및 여주시 각 7.1%, 수원시 8.1%만이 연극단체로 집계되며 타 지역에 비해 미미한 수치를 보였다.

[영상] 당신은 왜 경기도 무대에 남았나 [무너지는 지역 연극①]

문 닫는 공연장, 소멸하는 극단, 텅 빈 객석. 연극계가 흔들린다. 연기·조명·의상 등 각종 예술장르의 총망라였는데 이젠 ‘연극’ 자체가 리미티드 런(limited run·기간 한정공연)이다. 경기도 연극판은 어떨까. ‘대학로’와 가깝지만 ‘공연메카’는 아닌 이곳에서 경기도 연극인들은 어떤 카타르시스를 추구하나. 지역 연극을 통해 문화예술계의 현실과 이상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인터뷰 줌-in 연출가 겸 배우 극단 허리 대표 유준식 “고향 그린 연극… 내 꿈이고 고집이었다” #1장: 어둠이 내린 소공연장. 검은 커튼이 양옆으로 펼쳐지면 비로소 공연의 막이 열린다. 웅성거리던 객석의 숨을 멈춰 세우고 한 남성이 고요히 무대 중앙에 놓인 의자에 앉는다. 무채색 옷을 입은 연출가 겸 배우, 극단 허리 대표인 유준식(63·의정부)이다. "지역 연극계 어때요?" 묻자 준식은 "대학로는 청과물시장, 지역은 과수원"이라고 답했다. 많은 사람에게 되도록 비싼 값에 잘 팔려는 '시장', 그리고 판매의 본질이 되는 좋은 상품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밭' 정도의 차이가 있단다. 시장 중심 사회에서 농사는 소홀해졌다는 게 그의 독백이다. 상업도, 비상업도 무엇 하나 잘못된 건 없다. 다만 그는 "본질에 대한 깊이 추구가 지역 예술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라고 덧붙였다. 경기도 연극 현장은 과연 '지역' 연극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을까. 짧은 상념에 빠진 준식은 10여초 후 천천히 입을 뗐다. "이를테면 대구에 지역 연극이 있어요. 부산 연극, 창원 연극, 진도 연극도 있고요. 그런데 경기 연극은 참 이상해요. 제가 애써 '의정부 연극'이라 표현한다 해도 그 단어가 웃기게 들려요. 과연 경기 연극과 대학로 연극의 변별력이 얼마나 있느냐는 거죠. 오히려 수도권과 멀수록 '지역 연극'은 잘 돼요. 경기도는 서울 문화에 가까우니까 '우리 고장의 예술판'이 형성되기 힘들거든요. 의정부 사람들이 여기서 연극 보겠어요? 40분만 나가면 서울인데." 준식은 잠시 멈추더니 이내 힘을 실어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의정부 연극'이라는 고집을 부리는 거죠.” 1962년, 그가 태어났을 때 '이 땅'은 산골마을이었다. 의정부시 최동단에 위치해 한자로도 '산곡(山谷)동'이라 쓴다. 학교를 가기 위해 정류장까지 가는 길만 걸어서 30분. 그런데 그 정류장이 기지촌 가까이에 있었다고 한다. "주한미군의 행패를 무섭도록 실감나게 봐왔어요. 마을 할머니들도 미군만 보이면 다 도망가 빗장을 걸어 잠굴 정도였죠. 매일 헬기·장갑차 훈련 소음에 시달리는데, 예민한 청소년기에 얼마나 충격이었겠어요. 근데 학교를 가면 주한미군은 우리의 '우방'이래요. 현실과 교육 사이의 괴리감이 있었죠. 서울을 지켜주며 피해를 감수하는 지역, 분단을 강화하는 중심 도시. 그게 의정부라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그걸 연극으로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분단’, 그리고 ‘고향’의 이야기를 예술로 풀고 싶던 준식, 그게 경기도 연극계에 몸담게 된 이유이자 명분이었다. 문학·미술·음악·무용의 총체적 형태인 이 '밭'에서 가족과 '농사'를 꾸린 세월만 30년이 훌쩍 넘었다. 그의 곁에는 연극기획자인 아내, 배우인 딸, 음악가인 아들이 함께한다. 대표적인 작품은 <만남>(1996년作)과 <환향>(2010년作)이다. 시골에서 순박하게 살고 있는 아이들을 이웃이 괴롭히는 내용, ‘환향년’ 등으로 불리우며 수모를 겪는 이들의 내용이다. 우리나라의 분단 상황을 상징화하고, 의순공주 묘역 등을 담으며 지역색을 잔뜩 묻혔다. "정치권력으로 풀어내면 ‘폭력’, 경제 논리로 풀어내면 ‘고용’, 감동의 힘으로 풀어내면 ‘문화’ 아니겠습니까. 저는 문화를 선택했죠. 지역 연극이 곧 기초예술이기 때문에, 그 뿌리가 단단해야 이파리가 무성한 나무로 중앙예술이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대학로건 어디건 예술 활동은 이어져야 하니까 저는 경기도 소극장에서 연극을 하는 겁니다." 깊이 있는 지역만의 이야기를 문화로 승화하기 위해, 경기도 연극무대에 남아 있다는 그였다.

현대미술로 재탄생한 ‘독립운동가’…경기도미술관 ‘대한독립’

일제강점기 한반도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를 현대미술로 재해석한 전시가 열렸다. 유관순, 안중근 등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에 작가별 해석을 담아 역사적 시간성과 인물의 특성을 재조명했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은 광복 79주년을 기념해 경기미술창고 특별전시 ‘대한독립’을 선보이고 있다. 4명의 작가가 각각 연령별, 장르별, 기술에 따른 예술 접근성을 달리해 작품을 제작했으며, 15점의 작품을 통해 광복절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되새길 수 있다. 중견 화가인 박순철 작가는 안중근, 홍범도, 김구, 한용운 등의 인물을 수묵화로 표현했다. 박 작가는 특유의 섬세한 관찰과 대담한 붓질, 생략에 의한 표현방식으로 사실 묘사부터 풍자까지 다양한 인물풍경을 개성있게 드러내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전시에선 담담한 수묵 기법으로 독립운동 인물을 역사적 인물에 그치지 않고 지금 시대의 오롯한 한 사람으로서 담백하게 표현했다. 반면 손지훈 작가는 독창적인 디지털 동양화 기법을 통해 현대적인 소재를 전통으로 역 전환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유관순 열사가 노트북을 보며 차를 마시고, 김좌진 장군이 오토바이를 타고 있거나, 안중근 의사가 드론을 날리는 등 독립운동가의 모습을 현대적으로 담아냈다. 이들이 대한민국 독립 이후 소소한 일상 속에서 휴식을 즐기는 모습을 통해 지금의 대한민국을 함께 살아가는 인물로 재조명했다. 특히 유승백 작가는 그래피티 아트 장르를 활용한 스프레이 기법으로 색감이 주는 생명력을 흑백사진과 결합해 표현했다. 작가는 윤봉길, 안창호, 이호영 등 독립운동 인물의 업적을 색상과 패턴으로 연결했으며, 인물을 부각하는 방법으로 흑백기법을 사용해 역사적 시간성을 담아냈다. 이승재 작가는 일상 속의 군상들을 작가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판타지로 변환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한반도를 호랑이로 비유해 일제강점기부터 광복까지의 역사적 서사를 구성했다. 거대한 역사적 흐름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며 한반도에 살고 있는 모두의 아픔과 기쁨을 일러스트로 표현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최기영 학예연구사는 “전시 공간 역시 태극기 형상을 모티브로 해 ‘건, 곤, 감, 리’를 4명의 작가별 공간으로 구성했다”며 “60대의 박순철 작가부터 30대의 이승재 작가까지 연령층이 모두 다른 작가들이 각각 독립운동가들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담고자 했다.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전시를 통해 광복의 의미와 독립운동가들의 업적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25일까지.

예술과 시민이 함께한 호흡, 대한민국 무용대상 본선…무더위도 꺾지 못한 열정 [현장리뷰]

암전 속에서 무용수들이 등장하고 심장을 울리는 소리가 한여름 밤 숲속에 울려 퍼지자,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인간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도구이자 악기인 몸을 가지고 근육 하나, 힘줄 하나까지 메시지를 표현하며 무대는 무용수들의 땀방울과 열정으로 가득 찼다. 무더운 날씨에도 시민들은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숨죽여 무대를 관람했다. 어린 자녀와 함께 공원을 방문한 이규현씨(38) 부부는 “무용은 거리가 멀게만 느껴지던 예술 장르였는데, 가까운 거리에서 수준 높은 무대를 관람하게 돼 잊지 못할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국내 최정상 무용 단체와 최고의 무용 창작물을 가리는 ‘2024 대한민국 무용대상’ 본선 무대가 분당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졌다. 성남시와 (사)대한무용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대한민국무용대상은 예선, 본선, 결선을 거쳐 오는 12월1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대통령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수상자를 가리게 된다. 특히 무용계에서 대통령상이 수여되는 것은 전국무용제와 대한민국무용대상 단 두 대회뿐이기에 최고의 권위로 뽑힌다. 연말 예정된 결선에 오를 최종 두 팀을 결정하는 이날 본선 무대에는 출사표를 내던진 27개 팀 중 예선을 통과한 9개 단체가 열띤 경쟁을 펼쳤다. 시민 참여형 축제를 기치에 내건 대한민국무용대상은 ▲전문 심사위원(80%) 7인과 시민심사위원(20%) 10인으로 구성된 심사시스템 ▲경연 결과 실시간 공개 ▲숲속 공원에서 열리는 개방형 무대 등 다양한 방식을 구성했다. 특히 대중에게 어렵고 생소하게 느껴지는 무용 장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무용 전공자를 제외한 시민심사위원의 점수 반영은 예술성뿐만 아니라 무용의 대중성 확보를 목표로 했다. ■ 무용계 미래 이끌 예술고교 5개팀의 열띤 무대, 객석 환호와 미소 가득차 이날 현장에서 시민들의 열렬한 반응을 끌어낸 건 무용계 미래를 이끌어갈 국내 5개 예술고등학교 영재들의 사전축제 무대였다. ‘목멱, 만판놀이’라는 작품으로 서막을 힘차게 연 국립국악고 무대에서 꽹과리, 북 등 신명 나는 가락 소리가 울려 퍼지고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펼치자, 객석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땡볕 더위에 강렬한 무더위가 지칠 법도 했지만, 객석에는 300여 명이 훌쩍 넘는 관객들이 앉아 몰입하고 있었다. 객석에 앉지 못한 시민들은 일어서서 무대를 관람하거나, 뒤편에 자리한 풀밭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즐기는 등 제각기 다른 풍경으로 함께하고 있었다. 이어 덕원예고는 ‘해소 ver.2’라는 작품으로 대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다. 쪽진 머리에 파랑, 초록, 노랑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선화예고는 ‘음풍농월(吟風弄月), 신명으로 피어나다’는 작품으로 꽃과 같은 무대를 펼치며 객석에 자리한 시민들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했다. 한껏 예열된 현장은 본격적인 본선 무대로 이어졌다. 경연은 한 팀 한 팀 무대가 끝날 때마다 전광판에 점수가 공개되며 긴장감을 더했다. 전문심사위원들의 점수와 시민심사위원들의 점수가 각각 표기되며 비교의 재미를 더했다. ■ 발레부터 한국무용까지 최정상 9팀 경쟁…전광판 실시간 점수 공개에 객석 몰입 한국 창작무용 3팀, 현대무용 4팀, 창작 발레 2팀 등 총 9개 단체의 엎치락뒤치락하는 뜨거운 경쟁 속 이날의 관전 포인트는 두 번째 무대에서 1위를 차지한 LINKINART(안무자 신창호) 팀의 ‘1위 자리 사수’ 여부였다. 이날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LINKINART’ 팀의 ‘March’는 오늘날의 ‘갈등과 대립’ 대신 새 시대를 열어가는 시작점을 내딛는 ‘첫걸음’을 주제로 창작된 현대무용 작품이다. 2000년대 초반 전쟁과 이슈라는 헤드라인에서 영감을 받은 영국의 록 밴드 ‘라디오헤드’의 음악이 세련되고 감각적인 무대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뱃고동 같은 소리와 함께 등장한 백색의 무용수들은 좌에서 우로, 가운데서 양옆으로 파도가 퍼져나가듯 몸의 진동을 보여줬다. 끝내 하늘로 뻗어나가는 손끝은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더했다. 비폭력 시위 등 오늘날 거리에서 펼쳐지는 수많은 행진(march) 혹은 마치 패션쇼 모델처럼 무대를 십분 활용하는 워킹 군무가 압권이었다. 조명 빛이 퍼져나가며 무대 벽면에 드리워진 거대한 그림자는 웅장함을 더했고 파워풀한 워킹 퍼포먼스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Project S(안무자 정석순) 팀은 ‘시간이 지나도 미소를 잃지 않기를 소망한다’는 내용을 담으며 무용수들의 순수한 미소와 몸짓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현대무용 작품 ‘The Hospital’로 2위에 올랐다. 암전 속에 등장한 하얀 환자복을 입은 무용수와 가운을 입은 의사. 내내 웃음을 보여주던 무용수들은 무대가 반전되며 온몸으로 울부짖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들은 압권인 표정 연기와 표현력으로 마치 한 편의 독립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스토리로 관중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 오직 인간의 몸…심오한 메시지, 즉각적인 표현의 창작 예술에 연말 결선 무대 기대감 이날 본선 경연에서는 단원 김홍도의 ‘씨름’에서 나타난 시대를 배경으로 한 ‘bnp company(안무자 배강원)’의 한국 창작무용 ‘씨름·시름의 해방’이 최종 3등에 오르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종 4위를 차지하며 (사)대한무용협회 이사장상을 받은 팀은 ‘남다른.점 : Humankind’라는 현대무용 작품을 선보인 프로젝트 아트독(안무자 전예화)이었다. 특히 프로젝트 아트독은 인간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표현 도구인 신체의 장점 하나하나를 극대화한 무대로 9개 팀 중 시민심사위원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종아리 근육부터 머리카락 끝까지 활용하며 꽃처럼 혹은 무덤처럼 피어난 인간 더미는 땀과 열정으로 표현됐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이 넘도록 쉼 없이 달려온 최정상 무용 단체 9팀의 열띤 경연은 시민을 감동하게 했다. 이날 최종 1, 2위에 선정된 ‘LINKINART’와 ‘Project S’ 두 팀은 각 1천만 원의 지원금과 함께 연말 결선 무대에서 30분가량으로 더욱 풍부한 이야기와 다채로운 구성으로 확장된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조남규 대한무용협회 이사장은 “무용이 어떻게 하면 시민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예술이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의미 있는 현장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한의사에 조직적 악플 테러'....경기도한의사회 "강력 대응"

경기도한의사회(회장 이용호)가 양의사 등이 도내 한의원과 한의사를 향해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온라인 악플 테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18일 경기도한의사회에 따르면 의료기기를 사용해 피부미용 진료를 하는 A한의원의 리뷰는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최고별점인 5점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 며칠 사이에 최저 별점인 1점의 평점을 기록하는 리뷰가 수십 건 연달아 달렸고, 의료진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와 비하 등 악의적인 내용이 잇달아 달렸다. 경기도한의사회는 최저점의 평점을 준 사람들의 기록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 비슷한 날짜에 다른 한의원에 대한 평점 또한 최저점인 1점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당 웹사이트는 고객이 실제 방문한 내역 없이도 리뷰를 작성할 수 있었고 이를 활용해 한의원을 향한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별점 테러 행위가 의도적이고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한의사회는 “한의사들은 약침시술(매선요법), CO2레이저(Eraser-Cell Rf), 매화침레이저, 의료용레이저조사기(레이저침시술기) 등의 의료기기를 활용해 아무런 법적 제한 없이 피부 미용 시술을 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한의사의 의권 침해에 해당하는 이런 테러행위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호 경기도한의사회장은 “한의사들은 레이저 등의 다양한 의료기기를 활용해 아무런 법적 제한 없이 피부 미용 시술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점 테러 등의 범죄 행위를 집단적으로 하는 것은 피부 미용 등의 시술을 양의사들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이기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착각”이라고 밝혔다. 한의계에선 한의원의 레이저 사용 등 피부 미용 시술과 관련해 불만을 품은 양의사들이 이러한 행위를 저지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서울에선 개원을 앞둔 한 한의원에 허위사실을 적시한 악플이 수백개 달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해당 한의원은 내부 공사가 진행 중인데도 ‘치료받고 흉터가 생겼다’는 등의 허위사실 유포성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용호 회장은 “이전에 타지역에서 이와 유사한 사례로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해 피부미용 등을 진료하는 것에 대해 악의적인 댓글을 조직적으로 게재한 양의사들에 대한 고소를 진행해 검찰 송치가 진행되는 등 법적 절차가 진행된 경우가 있다”며 “이번 사건 역시 명백한 범죄 행위로 판단 되는 만큼 회원의 억울한 피해나 손실이 없도록,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다방면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아노의 다채로운 매력에 흠뻑…경기아트센터 ‘올 댓 피아노’

‘오직 피아노만을 위한 축제’. 경기아트센터가 오는 10월 1일부터 6일까지 ‘2024 대한민국 피아노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올 댓 피아노(AII THAT PIANO)’를 주제로 한 이번 페스티벌은 피아노를 주축으로 하는 국내 대표적인 피아노 단일 악기 축제다. 기존에 열린 ‘피스 앤 피아노 페스티벌’, ‘경기 피아노페스티벌’에서 세계적인 페스티벌로 뻗어나가고자 ‘대한민국 피아노페스티벌’로 명칭을 바꾸고 재탄생했다. 피아니스트 김대진(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 예술감독을 맡아 6일 동안 정통 피아노 공연은 물론 피아노와 관련된 풍성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 등 11개의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진다. 공연은 10월 2일 ‘오프닝 콘서트 : 피아노 오케스트라’로 김대진 예술감독을 비롯해 32인의 피아니스트들이 첫 문을 연다. 모차르트 교향곡 40번과 베토벤 교향곡 7번을 15대의 피아노가 웅장한 화음으로 선보이며, 이진상, 박영성 등의 국내외 최고의 피아니스트들이 함께한다. 3일엔 ‘2024년 지나 바카우어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선율’의 리사이틀이 펼쳐진다. 5일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미국 명문 인디애나 대학교 음악대학(Jacobs School of Music) 피아노과 한국인 최초이자 최연소 교수로 임용된 한지호 피아니스트와 ‘2023년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지난 30년 동안 수여되지 않았던 아르투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 상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아르세니 문(Arsenii Mun)의 협주곡이 감동적인 화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6일은 ‘2019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그랑프리의 주인공이자 ‘피아노의 젊은 황제(클라시카)’, ‘리스트의 환생(팡파르)’이라 불리는 알렉상드르 캉토로프의 리사이틀이 대미를 장식한다. 다양한 소극장 프로그램에선 피아노와 관련된 풍성한 이야기를 함께 할 수 있다. 10월 1일엔 클래식계의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피아니스트 송영민의 ‘해설이 있는 클래식’을 시작으로, 3일 ‘김경민, 이나우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영화음악’, 클래식 명곡 무대 ‘시네마틱 피아노’가 이어진다. 4일엔 세계적인 재즈 아티스트 조윤성이 선보이는 ‘마스터피스 : 재즈 변주곡’, 5일에는 공모를 통해 선발된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들의 무대가 열린다. 야외극장에서는 10월 2일~4일까지 정오에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피아노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금호 영아티스트부터 국내외 활발히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문재원 등이 출연한다. 쇼팽, 베토벤 등 거장들의 클래식 음악과 함께 21세기 새로운 클래식으로 주목 받는 ‘존 윌리엄스’와 ‘히사이시 조’ 등의 영화음악까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무대다. 공연은 경기아트센터 누리집과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 가능하다.

지역민과 상생하는 복합문화공간 '의정부과학도서관' [공간의 재발견]

의정부시에 있는 6개의 공공도서관 중 다섯 곳은 각각 미술, 음악, 영어, 정보, 과학 등 특화 주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중 2007년 의정부시 세 번째 공공도서관으로 개관한 ‘의정부과학도서관’은 과학기술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학습 공간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도서관 가상현실, 증강현실,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과학기술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시대에 ‘독서’는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주요한 활동이다. 독서를 통한 상상력과 사고력은 ‘질문하는 힘’을 기르게 하고 공감 능력은 인간관계에서 상호 이해와 소통, 살아가는 힘을 갖게 한다. 의정부시 세 번째 공공도서관으로 2007년 10월 10일 개관한 의정부과학도서관은 빠르게 변하는 과학 분야에 발맞추고 지역주민과 상생하며 다채로운 과학문화를 누릴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성장하고 있다. 의정부시에 있는 6개의 공공도서관은 가능동에 있는 가재울도서관을 제외하고 각각 미술, 음악, 영어, 정보, 과학 등 특화 주제를 도서관 이름에 앞세운 전문도서관으로 운영된다. 경기 북부 최초로 천문대와 우주체험실을 갖춘 과학 분야 특화 도서관으로 탄생한 의정부과학도서관은 개관 당시 도서관의 지리적 입지를 기반으로 도심에서 별을 관측할 수 있도록 200㎜ 굴절망원경과 6대의 보조망원경, 천문우주 관련 체험 중심의 전시물을 갖춘 천문우주체험실을 조성해 과학교육 인프라 구축과 천문우주과학에 대한 관심을 확장할 기회와 환경을 제공했다. 의정부과학도서관은 개관 이듬해인 2008년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13회에 걸쳐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의정부 과학축제’를 개최했다. 지역 내 중·고교 과학동아리 학생들이 시민들을 상대로 직접 과학체험 부스를 운영했으며 과학교양강연, 체험활동 운영으로 해마다 평균 1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과학 행사로 발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 내 학교를 직접 찾아가 과학 분야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실험수업을 제공하고 자기 주도적 진로 탐색의 기회와 자신의 역량을 계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등 과학교육 협력 체계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도서관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의정부과학도서관은 2007년 개관 당시 학습 공간과 자료 및 열람 공간을 통합해 도서관의 고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노력했으며 2020년 각 층을 하나의 열린 공간으로 구성해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지하 1층 통합데스크에서 회원 가입부터 상호대차도서 서비스까지 원스톱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이용자 우선의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한편 도서관 주변에 고층 아파트가 건설되는 등 애초에 천체 관측이 가능했던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2019년 의정부천문대를 별도 조성해 천문우주 전시 및 천체관측실을 이전했다. 이에 3층에 있던 기존 천문우주체험실의 노후 시설을 개선해 ‘어린이과학체험실’로 명칭을 변경하고 누리과정 및 초등교육과정에 발맞춰 체험전시 범위를 과학 분야 전반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또 과학 이슈와 트렌드를 반영한 다채로운 과학 특화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어린이의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고취하고 창의형 융합 인재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서의 20% 과학 분야 도서 갖춰 의정부과학도서관은 연면적 6천951.7㎡,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이뤄져 있으며 지하 1층은 회원 가입 및 상호대차도서 등을 수령할 수 있는 통합데스크, 독서와 휴식을 함께할 수 있는 북카페, 공연 및 강연 장소로 활용되는 아트홀이 배치돼 있다. 1층은 어린이청소년자료, 정기간행물코너, PC코너, 2층은 일반자료, 노트북코너, 3층은 어린이과학체험실, 배움터, 독서토론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일반자료 11만여권, 어린이청소년자료 6만5천여권 등 장서 17만6천여권을 보유하고 있는 의정부과학도서관은 그중 과학 분야 도서 3만4천397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도서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전자기기만 있으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한 전자책 2만1천656권, 오디오북 1천308권을 소장해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과학도서관 이용자의 대출률과 장서 보유율, 자료의 내용적 가치,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주제별 비율을 유지해 장서를 구입하며 특히 과학도서관의 특성화 주제 자료 확보를 위해 과학도서관 전체 장서 중 20%의 비율 및 최신성을 유지해 과학 분야 도서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읽을 책 선택에 어려움을 느끼는 시민들을 위해 주제별·과학특화 사서 컬렉션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년도 기준 주제별 대출건수가 높은 도서 30권을 선정해 ‘베스트 도서’를 전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공감서재’ 코너를 통해 이용자가 직접 전시된 도서에 대한 본인의 생각과 느낌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고 타인과 생각을 나눌 수 있으며 대출 이력이 없는 도서를 활용한 북큐레이션 코너 ‘은둔서가’, 도서관 빅데이터를 분석한 ‘빅데이터로 보는 도서관’ 등 이용자가 책을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 중이다. 의정부과학도서관은 지난달부터 지역사회 독서동아리와 협업해 그림책 읽어주기 공개 프로그램인 ‘토요일은 책이 좋아’를 진행하고 있다. 이로써 그림책을 읽어주고 생각을 공유하며 참여자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책 중심의 공공재 문화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인간다움을 유지하게 하는 ‘독서’ 의정부과학도서관은 ‘과학’이라는 특화 주제를 살려 분기별로 ‘과학특화 컬렉션’을 선정 및 전시하고 있다. 또 어린이과학체험실 전시물과 과학도서를 함께 전시하는 ‘원리를 찾아라’, 역사 속 과학적인 사건과 관련 도서 및 영화를 소개하는 ‘과학 어드벤트 캘린더’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유아를 대상으로 기초과학 프로그램인 ‘놀이랑 과학 실험실’을 진행하고 있으며 초등학생 대상의 과학 분야 기술 체험 및 학습프로그램인 ‘사이언스쿨’, 관내 고등학교 과학동아리 학생들과 초등학생을 연계해 운영하는 과학지식 놀이 프로그램 ‘과학도서관 속 어린이 과학실험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과학도서관은 견학 및 체험 위주의 운영 외에도 보유하고 있는 장서를 다각도로 활용해 시민의 독서 습관 형성 및 독서 욕구를 충족시켜 지적 성장과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의정부과학도서관 주소 : 의정부시 추동로124번길 52(신곡동) 운영시간 : <어린이청소년자료실·일반자료실> 화~금: 오전 9시~오후 9시 토~일: 오전 9시~오후 6시 <어린이과학체험실> 화~일: 오전 10시~오후 5시 휴관일 : 매주 월요일·일요일을 제외한 법정 공휴일

예술·비예술의 경계…주앙 시몽이스 첫 한국전 ‘in Repose’展 [전시 리뷰]

헨리 플린트는 1961년 자신의 짤막한 글에서 개념 미술을 ‘무엇보다도 개념을 재료로 하는 예술’로 정의했다. 음악의 재료가 소리이듯 개념 미술은 언어(language)를 소재로 한 예술의 한 종류다. 미술관에 덩그러니 오브제 하나가 놓여있어 관람객에게 ‘예술인지 아닌지’ 고민하게 만드는 난해한 작품을 떠올리면 된다. mM(엠엠)아트센터가 오는 9월1일까지 선보이는 주앙 시몽이스 개인전 ‘인 리포즈(in Repose)’도 관객에게 이 같은 당혹감을 선사한다. 그는 1996년 파리 현대미술관 초청으로 작품을 선보인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 중인 포르투갈 작가다. 2012년엔 포르투갈을 대표해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주한 포르투갈대사관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그의 첫 아시아 개인전인 동시에 한국에서의 그의 첫 예술 실험이다. 사방이 거대한 철판으로 둘러싸인 350㎡ 규모의 거대한 전시실에 들어서면 빔프로젝터 하나가 놓여있다. 그가 수년간 작업한 내용이 담았지만 작동하지 않는다. 전원이 껐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명이 ‘인 리포즈(휴식 중)’인 이유다. 개념 미술은 형태와 색, 재료로 대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 그 자체가 예술의 핵심이다. 이번 전시에서 그가 드러내고자 한 것은 ‘영상을 상영하면 예술이 되지만 상영하지 않는 것도 예술이 될 수 있는가’란 다소 도발적인 질문이다. 더 넓게는 예술의 본질에 대한 고민은 물론 시각적 요소를 넘어선 철학적 영역까지 고민하게 만드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도 경기일보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이 “예술인지 아닌지 관객에게 의문을 던지고 싶다”고 설명했다. 관객 역시 다양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혹자는 예술이 아닌 장난으로 여길 수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작가의 의도가 담긴 작품으로서 의미를 유추하려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어떤 결과에 도달하든 이번 전시에서 관객은 자신만의 해석을 찾는 과정에 참여하고 작가와 모종의 소통 관계에 도달한다. 그는 “기본적으로 이번 전시는 나와 대중이 나누는 대화”라고 했다. 특히 “관람객이 작품을 보고 느낄 의문은 자신도 마찬가지”라며 “작가이면서도 관객과 같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시를 찾은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예술인지 아닌지 판단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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