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며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퇴행성 변화의 결과다. 척추 중앙의 척추관, 신경근관이나 추간공이 좁아져서 허리의 통증을 유발하거나 다리에 여러 복합적인 신경증세를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주로 60대 이후 유병률이 뚜렷하게 증가하며 수년에 걸친 조직의 퇴행과 노화로 인해 서서히 협착이 진행된다. 이러한 특성으로 많은 환자들은 초기 증상을 ‘나이 탓’이라 여기며 적응해 살아간다. 척추관협착증은 동일한 영상 소견을 가진 환자들 중에서도 실제로 겪는 통증의 강도 등이 다르게 나타난다. 어떤 이는 무증상으로 지내는 반면, 수십 미터도 걷지 못할 정도로 저림과 당김,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모두가 노화의 일부로 겪는 변화라면, 왜 일부는 버텨내고, 일부는 일상 자체가 무너지는 걸까? 연세스타병원 차경호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이 차이는 단순히 신경이 얼마나 눌렸는가보다, 신경 압박이 발생한 위치와 범위, 몸이 이를 얼마나 잘 견딜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양쪽 모두 압박되면 통증이 다리 전체로 퍼지고 보행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또 허리 깊숙이에서 척추를 지탱하는 심부근육이 약해지면, 척추의 안정성이 떨어져 통증을 더 민감하게 느낀다. 특히 운동량이 적고 근육 퇴행이 빠른 고령 여성은 이러한 기능 저하가 두드러지며, 체형 불균형이나 골반 기울기 등이 통증을 더 악화시킨다. 차경호 원장은 “MRI에 나타난 협착의 정도만으로는 증상의 심각도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환자의 근력, 체형, 통증에 대한 민감도, 일상 활동 능력 같은 기능적 요소들이 훨씬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고 설명한다. 특히 척추전방전위증, 디스크 돌출, 관절 비대 같은 병변이 함께 있을 경우, 신경 압박은 더욱 심해지고 치료 반응 역시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척추관협착증의 치료는 단순히 눌린 신경을 풀어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통증을 줄이는 동시에 척추를 안정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병행돼야 한다. 초기에는 신경차단술 같은 주사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고, 이후에는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자세를 바로잡는 운동이 필수다. 플랭크나 브릿지처럼 코어를 안정화하는 운동은 척추의 부담을 줄이고 재발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여기에 체중 조절과 잘못된 생활 습관 교정까지 더해져야 단순한 통증 해소를 넘어 협착증의 재발과 악화를 막는 근본적인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척추관협착증은 노인의 허리를 숙이게 만드는 질환으로 꼽힌다. 만성적인 척추 통증을 겪는 환자들 중 상당수는 허리를 굽힌 자세가 고착된 상태로 병원을 찾는다. 허리를 굽히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완화되어 일상생활 속 허리 굽힘 자세가 누적되면서,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는 경직되고 염증은 만성화된다. 이때 염증이 신경 주위까지 번진 경우에는 신경성형술과 같은 시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시술을 통해 눌린 부위를 직접적으로 풀어주면 급격한 통증 완화와 함께, 굽은 허리를 펴는 움직임도 훨씬 수월해지는 경우가 많다. 차경호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단지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동일 진단을 받더라도, 통증과 불편의 정도는 환자의 몸 상태와 대응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협착이 있어도 덜 아프고 더 잘 걷는 몸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치료의 목표”라고 전했다.
㈔한국연극인협회 파주지부 극단 예성이 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 경기도대회에서 단체 ‘대상’을 수상했다. 예성은 오는 7월 인천에서 열리는 대한민국연극제 본선 대회에 경기도 대표로 참여하게 된다. 극단 예성은 최근 용인문화재단 이벤트홀에서 열린 대한민국연극제 경기도대회에서 ‘심청전을 짓다’(김정숙 작, 연출 김학재·박재운)로 대상을 수상했다고 3일 밝혔다. 이와 함께 개인은 연기부문 대상에 귀덕이네 역의 정은란 배우, 우수연기상에 남경상인 역의 남궁인 배우가 수상했다. 극단 예성은 1989년 창단 이래 전통연희를 바탕으로 세상에 존재할 만한 기이한 이야기들을 찾아내 ‘예성’만의 독특한 색깔을 담은 작품을 만들어 왔다. 이러한 꾸준한 노력과 열정을 통해 많은 역사를 만들어 왔으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 작품 ‘심청전을 짓다’엔 이미 세상을 떠난 심청이 등장하지 않는다. ‘심청전’의 배경과 과정을 가상으로 설정한, 원작을 활용했다. ‘죽은 이를 귀히 대접해 좋은 곳으로 보내고, 산 사람은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해피엔딩의 이야기다. ‘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 in인천’은 오는 7월 19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본선대회와 관련한 공연일자와 공연장은 오는 8일 대표자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전국 16개 시·도 대표 극단이 참여하는 본선 경연과 ‘제4회 대한민국시민연극제 인천’, ‘한국-북마케도니아 합동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도심 전역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극단 예성 관계자는 “최근 16년간 대한민국연극제 경기도대회에 꾸준히 참가했는데, 올해 처음으로 경기도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게 되어 전국대회에 참가하는 기회를 얻게 됐다”이라며 “본선 출전 기회가 주어진 만큼, 파주시와 경기도를 대표해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기회를 통해 더 큰 영광을 얻고, 파주시 연극문화 생태계의 발전과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5월 5일, 음력 4월 8일 ‘부처님오신날’은 불교의 연중행사 중 가장 큰 명절이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대부분의 사찰들은 기념법회, 연등행사, 관등놀이 등 사찰마다 각종 기념행사를 열고 있으며 당일 대웅전에서 봉축법요식을 갖는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경기·인천 내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사찰을 소개한다. ■ 파주 보광사 보광사는 신라시대 894년(진성여왕 8년) 왕명에따라 신라 말기 승려 도선이 비보사찰로 창건했다. 임진왜란으로 전소된 것을 1622년(광해군 4)에 설미, 덕인 두 스님이 법당과 승당을 복원하고 1667년 지간, 석련 두 스님이 대웅보전과 관음전을 재건했다. 1740년(영조 16)에 보광사 부근에 있던 영조의 생모 숙빈최씨의 묘소인 소령원의 기복사로 정해지면서 사찰 내 숙빈최씨의 위패를 모실 어실각이 지어졌고 그 앞쪽에는 영조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직접 심었다는 300년 된 향나무가 있다. 한편 보광사 대방 건물은 지난 7일 경기도 등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조선후기 왕실 후원 사찰 건축 양식을 인정받았다. 보광사: 파주시 광탄면 보광로474번길 87 ■ 강화도 전등사 전등사는 381년(고구려 소수림왕 11년) 진나라에서 건너온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돼 현존하는 한국 사찰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이다. 아도화상은 강화도를 거쳐 신라 땅에 불교를 전한 인물로 전등사 창건 당시엔 ‘진종사’로 불렀다. 전등사는 대웅전, 약사전, 철제 범종,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등이 대한민국 보물로 지정된 국가 유형문화유산과 국가사적 제130호로 지정된 삼랑성이 전등사 일대를 둘러싸고 있다. 참성단이 단군이 제사를 올리기 위해 쌓은 제단이듯 삼랑성은 단군과 세 아들이 쌓아올린 산성으로 단군과 관련된 유적 두 곳이 모두 강화도에 있는 셈이다. 삼랑성은 발이 세 개 달린 솥을 엎어놓은 모습이라는 뜻의 ‘정족산성’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편 강화도는 섬 자체가 우리나라 역사의 축소판이라고 할 만큼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한민족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선사 시대의 고인돌 유적부터, 참성단이 있는 마니산, 최초의 서양과의 전투를 벌인 병인양요 등 역사 곳곳에 강화도의 흔적이 배어있다. 전등사: 인천 강화군 길상면 전등사로 37-41 ■ 양평 용문사 양평군 용문산 자락에 있는 용문사는 신라 신덕왕 2년(913) 대경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대중에게 용문사는 1천100살에 1천300살로 추정되는 동양에서 가장 큰 은행나무가 있는 절로 더 유명하다. 높이 60m, 둘레 15.2m, 천연기념물 제30호인 이 나무는 통일신라 경순왕(재위 927~935)의 아들이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을 가는 길에 심었다는 전설과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놓은 것이 자라서 나무가 됐다는 전설이 있다. 용문사에서부터 계곡을 따라 2km 올라가면 산중턱에 용의 뿔을 닮은 용각바위를 만나게 되고 여기서 1km 더 올라가면 100명가량 앉아 쉴 수 있는 대형바위, 마당바위가 있다. 용문사: 양평 용문면 용문산로 782 ■ 양주 회암사 회암사는 숭유억불 정책이 추진되던 조선왕조에서도 행궁 기능을 했던 사찰이다. 지금은 폐사돼 그 터만 남았지만 그 모습이 궁궐과도 같았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이 절터 근처에 재건한 작은 회암사가 존재하며 2022년 유네스코 잠정세계유산에 등록됐다. 1997년 경기도박물관의 조사로 회암사의 실제 규모와 배치를 알게 되면서 발굴된 유물 등을 모아 2012년 양주시립 회암사지 박물관을 개장해 보관중이다. 회암사지는 절터와 인근 유적이 대부분 문화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암사지는 1964년 사적으로 지정됐으며, 사리탑(이하 보물), 선각왕사비, 무학대사탑, 무학대사탑 앞 쌍사자 석등 지공선사부도 및 석등(이하 경기도 유형문화재), 나옹선사부도 및 석등, 무학대사비 등이 존재한다. 회암사: 양주 회암동 회암사길 281
세계유산 수원화성을 배경으로 정조대왕의 친위부대가 펼치는 수위 의식, 방화수류정과 한옥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관광 프로그램이 이달부터 펼쳐진다. 수원문화재단은 3일부터 화성행궁의 정문인 신풍루에서 정조대왕의 친위부대인 ‘장용영’이 화성행궁을 지키는 군사 의식을 현대적으로 해석·재현하는 ‘장용영 수위 의식’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부터는 수위 의식에 더해 전통무용 공연도 새롭게 마련돼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졌다. 프로그램은 10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 20여 회 진행될 예정이다. 수원화성에서 가장 운치 있는 장소로 손꼽히는 방화수류정과 용연, 고즈넉한 한옥의 미를 느끼며 음악과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방화수류정 달빛음악회 ‘소소한 음악 피크닉’도 개최된다. 3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수원전통문화관을 방문하며 누구나 편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공연은 모두 저녁 시간대 열리며 올해부터는 다양한 장르의 거리 공연도 마련돼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공연은 9월 말 가을까지 14회가량 펼쳐질 예정이다. 24일부터는 세계유산 수원화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문화유산 활용 프로그램 ‘일월동행(日月同行)’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야기꾼과 함께 성곽길을 걸으며 해설을 듣고, 민간 설화를 주제로 한 공연을 즐겨보는 교육·투어 프로그램으로 주간과 야간으로 구성돼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밤을 누비는 국가유산청의 국가유산 야행이 올해는 ‘밤빛품은 성곽도시’로 진행된다. 수원전통문화관, 화홍문, 방화수류정에서 ‘8야(夜)’-8가지 야간 문화 프로그램을 주제로 아름다운 야경과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 이야깃거리가 마련됐다. 행사는 6월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주택법은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 자격과 관련해 주택조합설립인가 신청일부터 해당 조합주택의 입주 가능일까지 세대원 전원이 주택을 소유하지 아니하거나 세대주를 포함한 세대원 중 1명에 한정해 주거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 1채를 소유한 세대의 세대주인 자에 한해 조합원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A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B지역주택조합에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분담금까지 냈는데, A는 조합 가입 당시 이미 자신과 배우자 명의로 2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 후 A는 B조합으로부터 조합원 자격 심사결과 일시적 다주택 소유자로 부적격 판정돼 조합원 자격을 상실했다는 통보를 받게 되자, B조합을 상대로 자신이 납부한 분담금의 반환을 구했다. 하급심은 조합원 자격에 관한 주택법령 규정은 당사자가 임의로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규정이 아니므로, 위 조합원 가입 계약은 체결 당시부터 목적 달성이 불가능해 원시적 불능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고 하면서, B조합은 A로부터 받은 분담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대법원(2025. 2.13. 선고 2024다249040)은 달리 판단했다. 즉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 자격에 관한 주택법령 규정은 단순한 단속규정에 불과할 뿐 효력규정이라고 할 수 없어 당사자 사이에 이를 위반한 약정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약정이 당연히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핵심 논거다. 다만, 대법원은, 당사자(조합과 조합원)가 통정해 위와 같은 단속규정을 위반하는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해 무효가 됨을 전제한 뒤, “A가 본인과 세대원인 배우자 명의로 1채씩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 조합원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A와 B조합이 통정해 위 주택법령 상 단속규정을 위반해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정이 없는 한, A가 조합원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조합가입계약이 당연히 무효라고 볼 수 없는데도, 위 조합가입계약을 원시적 불능으로 무효라고 보아 B조합의 A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인정한 하급심 판단은 잘못이 있다.”라고 판시했다. 위 판결은 조합원과 조합 모두 조합가입의 자격 요건을 잘 챙겨 불의의 손해를 입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판단이라 하겠다.
초록우산 경기남부가정위탁지원센터(관장 조현웅)는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왕미양)와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법률 지원 강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29일 진행된 이번 협약을 통해 초록우산 경기남부가정위탁지원센터는 법률 지원이 필요한 자립준비청년 및 보호대상아동을 한국여성변호사회에 연계하기로 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이들에게 법률상담, 소송구조, 법률교육 등 직접적인 법률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양 기관은 전세사기 피해,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 채무 상속 등 법적 대응이 필요한 아동과 청년에게 더욱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협력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특히 초록우산은 이번 협약을 통해 법적 보호가 필요한 아동과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왕미양 한국여성변호사회장은 “한국여성변호사회는 그동안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률 지원 및 제도 개선에 앞장서 왔다”며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동들과 보호가 종료된 자립준비청년들은 우리 사회가 특히 보듬어야 할 중요한 사회 구성원”이라고 강조했다. 조현웅 초록우산 경기남부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법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호대상아동과 자립준비청년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법률 보호와 지원을 강화해 청년들과 아동들이 안정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출판도시문화재단 주최로 ‘제23회 파주출판도시 어린이 책 잔치’가 오는 3일부터 5일까지 열린다. ‘내가 커서 어른이 되면’을 주제로 어린이들이 책을 통해 꿈을 발견하고, 그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며 멋진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무대 프로그램으로 ▲책을 주제로 하는 인형극, 낭독극 등의 어린이 대상 ‘공연 프로그램’ ▲출판사가 준비한 작가와의 만남, 공동연수 등 ‘강연 프로그램’ ▲그림책 공개 토론회(포럼)와 그림책 공모전 시상식 등이 이어진다. 체험 프로그램으로 ▲그림책 작가들과 함께 간단한 놀이 체험을 할 수 있는 ‘그림책 작가 테이블’ ▲41개 출판사 및 서점이 운영하는 부스에서 어린이책을 직접 보고 작가 또는 대표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북 마켓’ ▲출판사, 도서관, 동네서점 등이 참여해 체험, 전시, 공연 등을 제공하는 ‘오픈 하우스’ 등에 참여할 수 있다. 파주시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이번 축제에서 책과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하며 모두가 꿈을 그리며 미래를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딛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자주 가는 돈가스집 앞에 여태 없던 가게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생소한 간판엔 ‘산 아래 시‘라는 산뜻한 글이 담겼다. ‘시를 만나, 시에 말 걸며, 시의 시간을 꽃 피우고 있습니다’라는 문장도 시적이다. 이 거리에 조금 어색하지만 반갑다. 서점 전멸의 시대에 시집 전문 책방이라니, 호기심에 안으로 들어갔다. 매대엔 컬러풀한 책들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으나 대부분 무명 시인이다. 모두 새 책인데 어떻게 된 걸까. 책방 주인은 유명 작가들의 책은 취급하지 않는다며 의미심장하게 응수했다. 시의 내용이 맑고 간혹 비장했다. 어쩜 무명 시인이 더 치열할 수 있다. 기웃대다가 그냥 나오기가 민망해 이상의 시집 건축무한 육면각체’를 손에 담았다. 주인은 덤으로 동인지 한 권을 줬다. 아는 작가라곤 이것뿐인가 했더니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포켓북으로 빈티지하게 놓여 있어 갖고 싶었다. 그러나 책에 정가가 없어 한동안 망설였더니 그냥 가져가란다. 덤으로 시 동인지 한 권도 줬다. 이 책방 주인 돈 벌려고 책방 차린 게 아닌가 싶다. 책값을 모르니 돈을 받을 수 없다며 행운이라고 한다. 이런 시가 생각났다. ‘다소곳한 문장 하나 되어/천천히 걸어 나오는 저물녘 도서관/함부로 말하지 않는 게 말하는 거구나/서가에 꽂힌 책들처럼 얌전히 닫힌 입/ … 나만 외로웠던 건 아니었다는 위안/혼자 걸어 들어갔는데/나올 땐 왠지 혼자인 것 같지가 않은/도서관.’ -송경동 ‘삶이라는 도서관’-
웃음꽃 권말순 벚꽃 목련꽃 개나리 이런 꽃보다 더 예쁜 꽃은 웃음꽃 내 친구가 나를 볼 때마다 보내주는 웃음꽃 결코 시들지도 않는 항상 싱싱한 꽃 친구야, 고마워. 가까운 행복 한세상 사는 데 친구처럼 좋은 것도 없다. 얼굴만 봐도 좋은 게 친구다. 어릴 적엔 아침부터 꼬박 하루를 같이 놀고도 다음 날이면 또 놀고 싶은 게 친구다. 그래서 나온 말이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하지 않던가. 이 동시는 친구의 웃는 얼굴이 꽃보다 더 예쁘다고 노래한다. 웃음꽃이 벚꽃, 목련꽃, 개나리보다 더 보기 좋다고 한다. 그 이유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웃음꽃은 결코 시들지 않기 때문이란다. 맞다! 친구의 웃음 한 바가지는 상대방의 가슴을 환한 물결로 넘치게 한다. 여기에다 웃음은 전염성도 강하다. 웃음 한 바가지를 선물받은 이는 만나는 이에게 또 옮겨준다. 어릴 적 읽은 만화 생각이 난다. 아침에 꾸지람을 들은 아이가 강아지한테 화풀이를 하고도 모자라 빈 깡통을 냅다 발로 걷어찼다가 하필이면 그 깡통이 지나가던 아주머니의 종아리를 때리고 울상을 짓는 만화였다. 날로 각박해지고 웃음기가 메말라가는 요즘이다. 이런 때일수록 나부터 웃음꽃 한 송이 피우는 일은 어떨까. 그리고 그 웃음꽃을 만나는 사람들의 가슴에 꽃씨를 심듯 넣어준다면? 행복이란 게 어디 별건가. 고된 삶일지라도 이렇게 작은 웃음꽃 한 송이 주고받으며 사는 게 행복 아니겠는가. 윤수천 아동문학가
고령 환자에게서 수술 후 주요 합병증인 심뇌혈관질환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서정원 교수 연구팀은 심장수술을 제외한 수술을 받는 고령 환자의 의무기록을 분석해 수술 후 심뇌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는 머신러닝 기반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고령 환자의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수술 후 합병증 중 하나다. 지금까지 의료 현장에서는 수술 전 ‘RCRI’라는 도구를 사용해 환자의 심뇌혈관질환의 위험도를 평가해 왔다. 그러나 RCRI는 나이 및 심장질환 병력, 수술 유형 등 제한된 정보만을 이용해 평가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특히 혈액검사 결과, 복용 중인 약물, 과거 진단명 등 중요한 정보들이 빠져 있어 예측 정확도가 떨어지고 이로 인해 의료진이 실제 환자의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통해 환자의 전자의무기록(EMR)에 기록된 혈액검사 결과 기저질환, 복용 약물 및 수술 유형 등 종합적인 정보를 분석해 심장수술을 제외한 일반수술 후 30일 이내에 발생할 수 있는 심뇌혈관계 합병증을 정밀하게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에는 분당서울대병원의 환자 4만6천여명의 데이터가 사용됐으며 서울아산병원 코호트를 통해 외부 검증을 수행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은 예측 정확도(AUROC·곡선하면적)가 최대 0.897 수준으로 기존의 표준 평가도구인 RCRI(0.704)와 비교해 월등히 뛰어난 예측력을 보였다. 이런 결과는 별도의 정밀검사 없이 현장에서 빠르고 간단하게 환자의 수술 후 심뇌혈관계 질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표준화 과정을 거쳐 개발한 만큼 다양한 병원으로 확대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 교수는 “고령 환자는 비슷한 연령이라도 건강 상태의 편차가 커 수술 후 심뇌혈관 합병증 위험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환자 안전에 큰 도움이 된다”며 “병원의 시스템과 연계해 의료진이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모델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