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Q&A] 성적 떨어진 아이 대화를 하면 짜증 내듯 말해요

Q. 고등학생 자녀가 성적이 갑자기 떨어져 우울하게 지내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이런 제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 대화를 시도하려 하면 아이가 짜증 내듯 답하거나 아예 말도 걸지 말라는 식으로 대합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와 대화를 잘 이어 나갈 수 있을까요. A. 자녀와 소통이 어려워 많이 고민되시겠습니다. 가장 힘든 쪽은 성적이 떨어진 당사자의 마음일 것입니다. 이런 경우 갑작스럽게 부모님이 ‘대화’라는 형식으로 ‘위로’하려 하면 자녀의 마음은 더 닫힐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학교 성적이 고스란히 고등학교 성적으로 나타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는 입시라는 ‘틀’에 갇혀 자신의 내적 욕구를 잠재우며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원하는 만큼 학업 성취를 이루지 못했다면 그 실망감과 좌절감은 매우 클 것입니다.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님의 마음은 매우 안타깝고 힘들겠지만 자녀가 혼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잠시 기다려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원래 대화가 많았던 관계라면 자녀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부모님과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으니 이때는 부모님도 열린 마음으로 자녀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경청한다면 관계가 향상되리라 생각합니다. 반면 대화가 많지 않았다면 자녀가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보내도록 기다려준 다음 부모님이 언제든 자녀의 어려움을 살피고 도와줄 마음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모습으로 다가가 대화를 시도한다면 자녀와의 소통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녀들은 부모님이라는 대상에게 신뢰감과 존중감, 안정감을 획득해 사회관계에서도 이를 확장하며 성장할 수 있습니다. 박세라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이해균의 어반스케치] 광교산 길과 원주민 L씨

상광교 로컬푸드 옆에 카페 109가 보인다. 봄날 아침, 올해도 사월 스케치는 이곳 전원 풍경을 택했다. 이슬 맺힌 아침은 다소 쌀쌀하다. 목장과 마을을 한 바퀴 답사하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수상한 듯 기웃댄다. 그림 그리러 왔다고 하자 엉겅퀴처럼 곤두선 표정을 낮달처럼 하얗게 밝혔다. 수강생들이 저마다의 위치에서 그림을 그린다. 그 모습이 신선하고 진지하다. 할아버지는 이 주변 카페와 건물의 주인이라며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꺼냈다. 올해 한 살 빠지는 90이라며 1967년 상수도보호시설 공사 때 이곳에 왔단다. 이전엔 대학 레슬링부에서 선수 생활을 하셨다는데 고향은 이북이라고 한다. 1969년 전기불도 없고 차도 다니지 않던 이곳에 젖소 두 마리와 정착했다며 자신을 이석삼으로 소개했다. 소는 불어나 100마리에 이르렀고 그는 2천평, 1천평, 600평 광교산 길 일대를 구석구석 사들였단다. 하지만 혼자 잘사는 게 즐겁지 않아 22가구의 주민에게도 젖소 키울 것을 권장해 지금까지도 이곳저곳 목장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 고 심재덕 수원시장 재임 시절에서 상수도 보호를 위해 목장을 옮겨주길 원해 카페 주변 1천평만 남긴 채 다 팔아 버렸다며 홀가분해하신다. 그와의 목적 없는 대화를 마치고 스케치도 마쳤다. 함께 맛난 밥과 커피도 나누고 쑥 냄새 가득한 봄길을 돌아온다. 산과 들이 연둣빛 신록으로 물들어 간다. 봄의 언어와 꽃의 흔적이 지워진 자리에.

“나의 무덤은 지면 아래에”…국내서도 프란치스코 교황 추모 물결

“(나의) 무덤은 지면 아래에 마련돼야 합니다. 특별한 장식 없이 단순하고 ‘프란치스쿠스(Franciscus, 프란치스코의 라틴어명)’라는 이름만 새겨지길 원합니다.” 교황청이 지난 21일(현지시각) 공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언 일부다. 이날 오전 선종한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바티칸 바깥에 있는 성당의 지하 무덤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가 원한 비문은 자신의 라틴어 이름 한 단어뿐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2년 6월 29일 이러한 내용의 유언장을 남겼다고 바티칸뉴스는 전했다. 세계 가톨릭 교회의 수장이면서 평생 자신을 낮췄던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빈자의 성자’다웠다. 교황은 유언에서 “나의 세속적 삶의 일몰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영원한 삶의 생동감 있는 희망과 함께 나의 매장 장소에 대해서만 유언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교황이 안장되길 원한 장소는 로마에 있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으로, 그는 생전에도 이곳에 묻히길 바란다는 뜻을 밝혀 왔다. 이날 교황청은 성명을 내어 프란치스코 교황의 직접 사인은 뇌졸중과 그에 따른 심부전이라고도 공식 발표했다. “(나의) 무덤은 지면 아래에 마련돼야 합니다. 특별한 장식 없이 단순하고 ‘프란치스쿠스(Franciscus, 프란치스코의 라틴어명)’라는 이름만 새겨지길 원합니다.” 교황청이 지난 21일(현지시각) 공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언 일부다. 이날 오전 선종한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바티칸 바깥에 있는 성당의 지하 무덤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교황이 안장되길 원한 장소는 로마에 있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으로, 대부분의 전임 교황은 사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 안치됐다. 이날 교황청은 성명을 내어 프란치스코 교황의 직접 사인은 뇌졸중과 그에 따른 심부전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투병 중에도 경북 지역에서 대규모 산불을 겪은 한국 국민에게 위로 메시지를 보내는 등 한국사회가 고통과 시련을 겪을 때 마다 위로를 아끼지 않았던 교황을 추모하는 물결이 국내에서도 일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단은 22일 주교좌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에 프란치스코 교황 빈소를 마련해 이날 오후 3시부터 일반인 조문을 받고 있다.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언제까지 진행할지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교황청에서 장례 일정을 정하면 그에 따라 절차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교 수원교구는 23일 오전 9시부터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정자동 주교좌성당 내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분향소를 마련해 25일까지 오후 9시까지 신자 및 일반 조문객의 조문을 받는다. 일반객 조문은 매시 30분부터 55분까지 가능하며, 그 외 시간에는 미사가 봉헌될 예정이다.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관에 안치된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도 공개됐다. 교황은 바티칸 내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 예배당에 있는 관에 붉은 예복을 입고 누워 있고 머리에는 미트라를 쓰고 손에는 묵주가 들려 있다. 관은 붉은 천으로 장식된 나무관이다. 교황은 지난해 교황의 장례 예식을 개정하면서 교황 시신을 3개의 관(삼중관)이 아닌 아연으로 내부를 덧댄 1개의 목관에 안치하도록 간소화했다. 교황의 장례식은 오는 26일(현지시간)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 단장 주재로 열린다. 현재 바티칸 내 교황의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 안치된 교황의 관은 23일 오전 9시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운구될 예정이다. 이날부터 일반 대중도 교황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할 수 있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천주교 수원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전 서울대교구장), 임민균 신부(주교회의 홍보국장)가 참가한다.

완성과 미완성, 편함과 불편 사이 갈등을 예술적 에너지로…최하나 ‘Non Finito’

눈을 가린 허무한 손짓은 허상에 갇힌 착각의 심연을 전하고, 타락 천사와 죄인들의 최후의 만찬은 신의 존재에 대한 모순의 굴레에 대해 질문한다. 짙은 파랑과 뉴트럴, 청록과 핑크의 강렬한 색상 조합은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는 조형 흐름은 꿈속 같은 감정적 이질감과 동시에 환상적 몰입감을 준다. 갤러리위 수지에서 지난 17일 개막한 최하나 초대전 ‘Non Finito’(논 피니토)에선 완성과 미완성의 경계, 편안함과 불편함 사이의 갈등을 예술적 에너지로 활용한 젊은 작가의 실험적 탐구를 만날 수 있다. Non Finito는 의도적으로 작품을 완성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단순한 미완성이 아닌, 창작의 과정 자체를 작품의 일부로 포함하는 개념이다. 형태가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을 통해 역설로 창작의 과정에 대한 생생한 긴장감, 조형적 잠재성을 부여한다. 2003년생인 최하나 작가는 철학을 사랑한다. 삶에서 겪는 모든 감정과 물음, 그 사유의 과정이 바로 철학의 본질임을 믿고, 그 믿음을 통해 얻은 존재와 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을 캔버스 위 한 장면에 응축했다. 디지털드로잉이라는 표현 방식은 작가의 탐구에 중요한 방법론이 된다. 때론 실재보다 더 실재같이 하며 무의식과 의식의 영역을 결합하는 초현실주의적 접근을 물리적 한계 없이 실현한다. 철학적 사유의 과정 자체를 중요시하는 작가에게 드로잉의 과정은 사유의 흐름을 시각화하는 예술적 성찰이다. 예술 작품의 정밀한 보존에 사용되는 Giclée(지클레)로 인쇄한 작품은 오일과 아크릴로 마무리된다. 이 과정을 통해 질감과 깊이를 부여 받고, 빛과 그림자를 흡수하고 반사하는 시각적 풍부함을 완성한다. 작품들은 하나하나 모두 생경하다. “의식의 세계는 안락함을 제공하지만, 그 안에 머물면 정체되기 마련이다. 무의식의 세계는 혼란스럽지만, 그곳에서 본질적 에너지를 얻는다. 그러나 둘 중 하나에만 머무를 수 없기에 우리는 늘 그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만 한다”라고 한 작가의 말처럼 끊임없는 예술적 긴장, 대치되는 얽힌 감정, 모호한 현실 감각의 파동이 그의 작품이 품은 본질적 힘이자 매력이다. 전시 관계자는 “‘Non Finito’는 예술적, 철학적 고백이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젊은 작가의 여정에 함께 하기를 권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5월 24일까지.

모란어린이미술대회 ‘자연과 예술’ 주제로 5월3일 개최

모란미술관은 5월 3일 미술관 잔디마당과 조각공원에서 ‘2025년 모란어린이미술대회’를 개최한다. 모란어린이미술대회는 ‘자연과 예술’을 주제로 우리를 둘러싼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세상을 어린이의 시각에서 살피고 창작의 대상으로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올해로 개관 35주년을 맞은 모란미술관은 모란청소년미술학교를 비롯해 청소년입체미술공모전, 청년작가지원전 등 미술교육과 작가의 성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어린이미술책을 출판하는 나무숲출판사가 책을 후원해 참가자들의 경험 세계를 지식영역으로까지 한층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5세~12세 어린이(국적 무관)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1차 접수는 오는 27일까지, 2차 접수는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다. 현장접수는 5월 3일 정오에 발권을 마감한다. 대회 당일 준비물은 건식재료나 채색 재료(택일 및 혼합사용 가능)가 필수이며 돗자리와 이젤, 화판, 도시락 등을 선택 사항이다. 미술관에서는 도화지를 제공한다. 1차 접수는 1만원, 2차 접수는 1만2천원, 현장접수는 1만5천원의 참가비용이 든다. 수상작은 5월 20일 미술관 누리집을 통해 발표하며 수상작은 모란미술관 별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이연수 모란미술관장은 “그동안 미술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미술관이 역할을 하고자 노력했다. 미술의 꿈나무를 기르는 행사에 가족이 모두 함께하는 화목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기국악원, 4~5월 연극과 전통놀이, 체험 모은 어린이 국악 콘텐츠 프로그램 진행

경기아트센터 경기국악원이 국악과 공연, 체험프로그램이 더해진 다양한 어린이 국악 콘텐츠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시그니처 브랜드인 어린이 국악극 시리즈 ‘움직이는 이야기’와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 ‘국악소풍’이다. ‘움직이는 이야기’는 어린이 국악극 시리즈로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 이야기 ‘나무의 아이’가 관객과 만난다. 경기국악원 국악당에서 5월 28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6회), 5월 31일 오전 9시30분과 11시(2회) 총 8회 공연한다. 지난해엔 수요일 평일 공연으로 구성됐지만 올해는 아빠 관객의 참여율을 높이고 가족 단위 관람을 독려하고자 토요일 공연을 2회 추가 구성했다. ‘나무의 아이’는 나무 도령 설화를 바탕으로 창작된 작품으로 아빠가 나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던 외톨이 나무 도령이 대홍수로 인해 처음으로 나무 아빠와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나무 도령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과정을 지켜보며 어린이 관객들은 ‘홀로서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어린이들은 이 세상을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충분한 힘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철학을 담아 어린이들을 주체적인 존재로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경기국악원의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 ‘국악소풍’도 신나고 유쾌한 연희극 ‘꼬마 장승 가출기’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김부자 댁에서 나는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가출한 꼬마 장승이 각종 집지킴이 신들과 장승, 솟대들과 만나는 모험을 담은 연희극으로 신나는 사물놀이와 배우들이 맛깔난 재담이 어우러졌다. ‘국악소풍’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은 경기국악원의 국악당(공연장), 강습실, 마당 등을 누비며 공연 관람은 물론 장구·버나·소리 배우기 체험을 하게 된다. 도내 초등학교와 유치원에서 단체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으며, 공연 관람과 전통문화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와글와글 국악놀이터’도 언제나 즐길 수 있다. 굴렁쇠 굴리기, 투호 던지기, 버나 돌리기, 제기차기, 줄넘기 등 다양한 전통놀이를 즐기며 대근육을 발달시키고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안정적인 정서를 함양할 수 있다. ‘움직이는 이야기’와 ‘국악소풍’ 참여 신청은 인터파크 예매와 경기국악원 국악운영팀에 문의하면 된다.

최초의 남아메리카, 예수회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 평생 가난하고 소외된 자 위해 헌신

2013년부터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어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세계가 슬픔과 애도의 물결에 빠졌다. 평생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위해 뛰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쟁과 기아,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 등 인류가 마주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헌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중학교 때 아버지가 회계 업무를 봐주던 양말공장에서 청소와 사무보조로 일했으며, 공업학교에 진학한 후에도 오전엔 공장에서 일하고 오후엔 학교에서 식품화학을 공부했다. 스물두살에 수도회인 예수회에 입회하며 사제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주교와 추기경으로 있을 때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촌 사목에 힘썼다. 이후 전임 베네딕토 16세가 고령으로 인한 직무의 어려움으로 물러나자, 다섯 차례의 교황 선출 비밀투표 ‘콘클라베’ 끝에 새로운 교황이 됐다. 그는 최초의 남아메리카 출신이자 첫 예수회 출신 교황이었다. 그는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교황은 즉위 이후 가톨릭교회가 소수자, 사회적 약자에 더욱 포용적으로 바뀌고 평신도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며 ‘진보적 개혁’을 주장해 가톨릭 내 보수진영과 마찰을 빚었다. 지난해엔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허용해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아프리카 가톨릭사회를 중심으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또 분쟁으로 얼룩진 세계 곳곳에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보낸 종교 지도자로도 평가받았다. 그는 지난 2014년 아시아 대륙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해 한반도 평화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왔고, 2021년엔 이라크에 가 무장테러 희생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전쟁이 발발하자 전쟁의 평화적 해결과 난민 구제를 위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냈다. 최근엔 건강 문제로 우려를 샀다. 그는 지난 2월14일부터 호흡기 질환으로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양쪽 폐에 폐렴 진단을 받은 그는 입원 후에도 호흡 곤란 증세로 고용량 산소 치료를 받았고, 혈소판 감소증과 빈혈로 수혈받기도 했다. 입원 중 상태가 악화하기도 했지만, 지난 3월23일 입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했고, 최근에는 활동을 재개해왔다. 전날 부활절 대축일에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을 만나고 부활절 메시지를 전했던 만큼 갑작스레 선종 소식이 전해지며 전 세계는 슬픔에 잠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는 고인의 생전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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