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북한은 핵 초토화로 전 세계를 위협하는 것에 더해 외국 영토에서의 암살 등을 포함한 국제적인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행동을 되풀이해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이번 대북 조치에 대해 "오래전에 했어야 했다. 수년 전에 했어야 했다"면서 "이 지정은 북한과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적 제재와 불이익을 가할 것이며, 살인 정권을 고립화하려는 우리의 최대의 압박 작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무부가 내일 북한에 대해 매우 거대한 추가제재를 발표할 것이며 2주에 걸쳐 마련될 것"이라며 "2주가 지나면 제재는 최고의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정권은 법을 지켜야 한다"며 "불법적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국제 테러리즘에 대한 모든 지원을 멈춰야 한다"고 요구했다.그러면서 그는 "오늘 이 조치를 하면서 우리는 멋진 젊은이였던 오토 웜비어와 북한의 탄압에 의해 잔인한 일을 겪은 수많은 이들을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미 정부가 북한을 9년 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등 초강력 압박을 가함에 따라 북핵과 미사일 위기 이래 한동안 대화 가능성을 탐색해왔던 양국 관계는 다시 냉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이번 재지정 조치에도 불구하고 외교해법의 유효함을 강조하며 대화 테이블로 나올 것을 압박함에 따라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북한은 이미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전방위적 제재와 미국 등의 독자제재를 받아온 터라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따른 추가제재가 미칠 직접적 타격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되면 미국과의 외교관계 복원이 매우 어려워지며 국제사회에서도 위험천만한 불량국가로 더욱 낙인찍히는 효과가 있다. 테러를 조장하고 불법자금으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한다는 딱지를 붙여 김정은 정권의 손발을 묶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 직후인 1988년 1월 이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다가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하고 핵 검증에 합의한 뒤 2008년 10월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됐다. 따라서 미 국무부가 21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공식 재지정하면 9년 만이다. 앞서 미 관리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이복형인 김정남을 지난 2월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독살한 것과 미 대학생 웜비어를 숨지게 한 구금, 이란과 공모한 핵개발 등을 거론하며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를 저울질해왔다. 지난 8월 통과된 대북제재 법안에 따라 90일 이내에 국무장관이 재지정 여부를 결정해야 해 당초 지난달 말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핵 위기의 변곡점이 될 트럼프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이 잡히면서 그 이후로 미뤄졌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잇단 도발을 멈추고 미·북이 뉴욕채널 등을 가동하며 대화의 접점을 찾던 중 재지정 카드가 나옴에 따라 북한에 추가 무력도발 명분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대북특사인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북한의 도발 중단을 설득하는 데 실패해 '빈손'으로 귀국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극약 처방'을 했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쑹타오 부장이 이번 북한 방문 기간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면담을 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현재 테러지원국으로는 이란과 수단, 시리아 등이 지정돼 있다.틸러슨 장관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이번 재지정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교를 희망한다"며 대화를 통한 북핵 위기의 해결을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21일 재무부가 발표할 추가제재에 대해서도 "매우 상징적인 조치이며 실질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현재의 제재들이 다루지 못한 다른 많은 행위를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미 재무부의 추가제재 대상에는 중국 기업들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이 조치는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불법적 행동들을 계속 지적하기 위한 것"이라며 "김정은 정권이 걸어 나와 대화할 준비가 될 때까지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는 점을 알게 하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오는 23일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내외가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3박4일간 한국을 국빈방문한다고 밝혔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방한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공식환영식을 가진 데 이어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취임 이후 첫 번째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 내외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내외를 위한 국빈 만찬을 주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회를 방문해 연설을 할 예정이다. 박 대변인은 “이번 정상회담에선 수교 이래 25년간 양국 관계의 발전 현황을 점검·평가하는 한편 교역 및 투자와 인프라 확충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실질협력을 증진시키고 지역내 평화·번영과 국제무대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등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회담은 두 정상이 취임 이후 첫 번째 가지는 회담으로서, 정상간 신뢰와 우의를 증진하고 중앙아시아 지역 내 우리의 핵심 우방국인 우즈베키스탄과의 실질적인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해인 기자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해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북한군 병사가 15일 2차 수술에 들어갔다고 병원 측이 밝혔다. 수술은 이국종 교수의 집도로 이날 오전 9시 30분 시작됐으며 3시간가량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사는 지난 13일 오후 3시 31분께 귀순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팔꿈치와 어깨, 복부 등에 5∼6군데 총상을 입고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져 5시간 넘게 수술을 받았다.그러나 장기 손상이 심해 개복 상태에서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한 채 사경을 헤매고 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2차 수술은 정형외과적 수술로, 손상된 조직 절제가 이뤄질 것"이라며 "다만 긴급수술은 아니다. 환자의 상태가 급변하지는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이어 "수술이 끝나면 집도의인 이국종 교수가 수술결과 및 환자 상태에 대해 브리핑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연합뉴스
유엔은 13일(현지시간) 내년 2월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유엔은 이날 제72차 유엔 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림픽의 이상과 스포츠를 통한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 건설’이란 명칭의 평창 동계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표결 없는 컨센서스(전원동의)로 채택했다.이견이 없어 사실상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이다. 올림픽 휴전결의는 올림픽 기간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단한 고대 그리스 전통을이어받아 올림픽 주최국 주도하에 1993년 이후 하계·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시기에 2년마다 유엔 총회에서 채택해왔다. 이번엔 북핵 위협으로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휴전결의가 갖는 상징적 의미는 더욱 크다.동계올림픽의 평화적 개최를 위한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의는 “제23회 동계올림픽대회 및 제12회 동계패럴림픽대회가 각각 2018년 2월9일부터 25일, 3월 9일부터 18일까지 대한민국 평창에서 개최되는 것을 주목한다”면서 “회원국들이 평창에서 개최될 동계올림픽 개막 7일 전부터 동계패럴림픽 폐막 7일 후까지 유엔헌장의 틀 내에서 올림픽 휴전을 개별적으로, 또한 집단적으로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결의는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개발, 관용과 이해의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국회 국방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14일 전체회의에서 북한군 병사가 전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귀순한 것과 관련, 우리 군의 대응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귀순 병사가 귀순하며 40여 발의 총격을 받는 과정에서 우리 군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며 비판한 반면 여당은 상황을 더 키우지 않고 신중하게 대처를 잘했다고 맞섰다. 자유한국당 김영우 국방위원장(포천·가평)은 “불과 6일 전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JSA를 방문하려고 하지 않았나. 그날 이런 일이 일어났으면 엄청난 사건으로 비화됐을 것”이라며 “군의 면밀한 대비태세, 교전수칙 등을 잘 정리해달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정진석 의원도 “북한이 우리 쪽에 총을 쐈다.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 아닌가”라면서 “교전 수칙에 따라 북한에 대해 바로 조치가 들어갔어야 한다. 우리가 응사했다면 북한군 병사의 부상도 덜했을 것”이라며 우리 군의 부실한 대응을 질타했다. 무소속 이정현 의원 역시 “저쪽(북한군)에서 사격이 있었는데 그런 상황을 전부 목격하고도 (귀순 병사가) 38분이 지나서야 발견됐다”며 “또 합참에 거의 20분이 지난 뒤에 보고되고 내부적인 조치를 취한 것도 15~20분 뒤 이뤄졌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우리 측 사상자가 발생하고 교전으로 확대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군 장병을 격려하고 노고를 위로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이철희 간사 역시 “(합동참모본부의) 보고 내용을 들으니 대응을 잘해서 안심된다“며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잘 보완해주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순간적으로 총소리가 난 다음 병사들이 상황 판단을 잘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상황이 지속됐다면 응사를 했겠지만 몇 초 되지 않는 순간에 확전을 최소화하고 넘어온 병사를 찾는 대처를 잘 했다”고 주장했다. 구윤모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국제사회가 단합하여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면서 안보리 결의를 철저하게 이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토대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구축을 위해 아세안+3 회원국들이 적극적 역할을 지속해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아세안+3 협력이 출범 20주년을 맞이해 역내 구성원들의 삶을 지키고 돌보는 동아시아 공동체 실현을 위해 한 차원 더 성숙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야별 협력 강화는 궁극적으로 아세안 연계성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공동체의 중심은 결국 사람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기술직업교육훈련 등 인적자원 개발 및 교류 확대를 목표로 동 분야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진정한 동아시아 공동체는 학계 및 재계, 시민사회와의 폭넓은 소통, 한·일·중 3국과 아세안간의 지리적 경계 없는 유대감 속에서 실현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한국이 올해 동아시아 싱크탱크 네트워크(NEAT) 의장국으로서 동아시아 공동체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민간부문과의 협력 채널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아세안 중심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한·중·일 3국과 아세안간 상호 선순환적인 협력을 통해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에 기여할 수 있도록 3국 협력 정상화를 위해 지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회의에 참석한 아세안 10개국과 일본, 중국 정상은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 협력 방향을 제시하는 ’아세안+3 20주년 기념 마닐라 선언‘채택을 환영했다. 또 제2기 동아시아 비전그룹 권고사항의 충실한 이행 등을 통한 2020년 동아시아 경제 공동체 건설 추진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정상들은 특히 북핵 문제 관련, 참석 정상들은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계속 협력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강해인 기자
지난 13일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군 병사가 경기 수원 아주대학교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받았으나 상태가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귀순 병사의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교수는 14일 취재진과 만나 "앞으로 열흘 동안은 고비를 계속 넘어가야 할 것"이라며 "상처 입은 장기가 분변의 오염이 심각해 강제로 봉합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장기가 변으로 심각하게 오염돼 있고, 출혈이 심해 쇼크 상태에서 수술했기 때문에 상처가 잘 낫지 않고 있다"라며 "개복 상태인 것이 그래서 그렇다"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환자의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섣불리 말할 단계는 아니라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전날 5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은 귀순 병사는 상태가 호전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향후 2차·3차 수술이 필요한 상태이나, 이날 예정된 수술은 없다고 이 교수는 밝혔다.이 교수는 "(2차 수술은) 내일이나 모레 환자 상태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원칙적으로도 48∼72시간 관찰 후 2차 수술에 들어간다"고 향후 수술 계획을 설명했다. 이어 "오늘은 집중 치료를 해야 한다"며 "약물을 어마어마한 양을 쓰고 있다. (그 종류는) 복잡한 것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군은 (나에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라며 "대한민국으로 넘어오고자 한 사람이니 가능하면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귀순 병사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으면서 생명유지장치에 의해 호흡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외상센터에는 군 관계자들이 분주히 왕래했다. 북한군 병사는 지난 13일 오후 3시 31분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했으며, 이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몸 곳곳에 5∼6군데 총상을 입었다. 그는 오후 4시 40분께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 헬기로 이송돼 5시간에 걸쳐 수술받았다./연합뉴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필리핀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한중관계 복원 등 양국 관계 정상화 방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이번 회담은 지난 11일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에 이어 이틀 만에 이뤄진 것이다.문 대통령과 리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라는 표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사드배치로 인해 촉발된 양국 갈등에 마침표를 찍고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 발전 방안 등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중 관계가 새로운 출발점에서 새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느낀다”며 “지난 한중관계 개선 발표와 특히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관계가 정상적인 조속히 회복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 같은 토대 위에서 리 총리와의 회담이 지난 1년여 동안 부분적으로 위축되었던 경제, 통상, 문화, 인적교류 등 제반분야 협력을 실질적으로 회복시키고 여타 양국간 공통관심사에 대한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하는 귀중한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어 “중국 고전에서 ‘꽃이 한 송이만 핀 것으로는 아직 봄이 아니다. 온갖 꽃이 함께 펴야 진정한 봄’이라는 글을 봤다”면서 “오늘 회담이 실질 협력의 다양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지난 동안 양측은 예민한 문제를 단계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적극적인 진전을 이뤘다”며 “중한관계도 적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이 기울여주신 노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중국 고전을 인용했는데 중국에 비슷한 말이 있다. 봄이 오면 강물이 먼저 따뜻해지고 강물에 있는 오리가 먼저 따뜻한 봄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며 “양측의 공동의 노력을 통해 한중 관계를 조속히 정상적인 궤도에 추진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송우일기자
북한군 병사 1명이 13일 오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지역 북측 초소에서 우리 측 지역으로 귀순해왔다. 북한군 병사는 귀순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부상을 입고 유엔사 헬기로 긴급 후송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군 1명이 오늘 오후 3시31분께 판문점 JSA 전방 북측 초소에서 우리측 자유의 집 방향으로 귀순했다”면서 “북한군은 귀순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팔꿈치와 어깨 등에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총성을 듣고 감시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오후 3시56분께 JSA내 MDL 남쪽 50m 지점에서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북한군을 발견해 신병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발견된 장소는 우리 측 자유의 집 왼쪽 지역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병사(하급전사) 군복을 입고 있었으나 정확한 계급이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또 우리 군 장병들은 북한군의 추가 사격에 대비해 포복 자세로 쓰러진 북한군에 접근해 안전한 곳으로 데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남북한 교전은 발생하지 않았다. JSA 경비대대는 유엔사에 헬기 지원을 요청했고, 인근 주한미군 기지에서 헬기가 지원됐다. 총상을 입은 북한군은 오후 4시20분께 유엔사 소속 헬기를 타고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수술은 이 병원의 중증외상치료 전문의 이국종 교수가 맡았다. 이 교수는 2011년 우리 군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인질을 구출한 ‘아덴만의 여명’ 작전 당시, 피랍 선박인 삼호주얼리호의 석해균 선장이 총상을 입었을 때 완치시킨 바 있다. 합참은 “북한군은 비무장 상태였으며 귀순 때 수발의 총성이 북측에서 들렸다”면서 “현재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지만,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만반의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사 군정위는 이번 북한군 귀순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 연합뉴스
1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은 한·중관계 복원을 정상 차원에서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평가된다. 양국 정부가 지난달 31일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로 촉발된 갈등을 끝내고 미래지향적 발전을 추진하자는 데 양국 정상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관계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시 주석은 먼저 “문 대통령을 다시 만나 아주 기쁘다”며 “오늘 우리 회동은 앞으로 양국관계 발전과 한반도 문제에 있어 양측의 협력, 리더십의 발휘에 있어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한국 속담이 있다. ‘봄을 알리는 매화는 겨울 추위를 이겨낸다’는 중국 사자성어인 매경한고(梅經寒苦)도 있다”며 “한중관계가 일시적으로 어려웠지만 서로 소중함을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문 대통령이 다음 달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기로 한 것이 최대 결과물로 평가된다. 정상 간의 교류를 통해 본격적인 관계개선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양 정상은 다음 달 양국 간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한다는 데 합의해 주목된다. 이는 지난달 31일 ‘사드 합의’의 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계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두 정상은 사드 문제에 대한 양측의 기본적 입장을 확인하고 모든 분야에서의 교류협력을 정상궤도로 조속히 회복시키자는 데 뜻을 모았다. 시 주석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고, 문 대통령은 “사드는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다만 우리 정부가 사드 갈등 봉합과정에서 중국 측에 제시한 ‘3불(不) 문제’(▲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들어가지 않으며 ▲한미일 안보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이날 회담에서는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양국이 북핵 해결을 위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점도 의미 있는 성과물로 꼽힌다. 이는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이어 다시 한 번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확인한 것으로 북한이 조속히 대화의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양국 간 각급 차원에서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전략 대화를 강화하기로 한 것과 관련, 새로운 고위급 협의체 구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두 정상이 대북 압박노력과 함께 ‘대화와 협상’을 위한 외교적 프로세스를 모색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다음 달 방중을 계기로 열릴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해결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윤곽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송우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