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 철강제품을 수입할당제(쿼터)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아르헨티나, 브라질의 철강제품 쿼터와 아르헨티나의 알루미늄 쿼터에 대해 선별적인 면제를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연합뉴스
로이터 "트럼프, 한국 철강 쿼터 면제명령 서명"(1보) 온라인뉴스팀
중국 군용기 1대가 29일 오전 7시37분쯤 이어도 서남방에서 카디즈(KADIZㆍ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 중국 군용기가 우리 카디즈를 침범한 건 올해만 다섯 번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이후 대한해협 KADIZ 접경을 따라 진입과 이탈을 반복하며 이동하다, 포항 동북 약 40마일(74km)에서 북쪽으로 기수를 돌려 강릉 동방 약 52마일(96km)까지 이동했다”며 “오전 9시38분께 남쪽으로 선회해 진입한 경로를 따라 오전 11시50분쯤 최종 이탈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비행경로는 지난달 27일 발생한 항적과 유사하다. 이에 군은 이어도 서남방 지역에서 미상항적 포착시부터 공군 전투기를 긴급 투입해 추적 및 감시 비행과 경고 방송 등 정상적인 전술조치를 실시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투입전전투기는 F-15K 전투기 등 10여 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군용기는 Y-9 정찰기로 추정된다.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은 올해 들어 5번째다. 앞서 7월27일과 4월28일과 2월27일, 1월29일에도 중국 군용기가 카디즈에 진입한 적이 있다. 7월27일에는 군용기 1대가 오전 7시10분쯤 카디즈에 진입해 오전 11시27분쯤 최종 이탈했다. 또한, 지난 4월28일에는 군용기 1대가 오전 10시44분쯤 카디즈에 진입해 오후 2시33분쯤 최종 이탈했다. 2월27일에는 오전 9시34분쯤 군용기 1대가 카디즈에 진입해 오후 2시1분쯤 최종 이탈한 바 있다. 이어도 주변 공역은 KADIZ를 비롯한 일본(JADIZ)과 중국(CADIZ)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곳이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동북아국장이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 또는 진옌광 부대사를 초치해 카디즈 진입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 역시 중국 무관을 불러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강해인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이 취소되면서 남북 정상이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도 난항을 겪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로 개성공단 내 설치하려던 연락사무소 개소 시기에 영향을 받느냐는 질문에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연락사무소 개설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과 남북정상회담 등 순조로운 일정 속에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상황이 발생했으니 그에 맞춰서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주로 예정됐던 개소 일정도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 대변인은 “이 문제는 우리 정부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북쪽과 같이 상의해야 하는 문제”라며 “북쪽이 이런 상황변화, 정세변화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아직 공식적인 논의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지금은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8월 중 개소를 목표로 준비했고 현재 남북 간 개소 일정 등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8월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좀 더 상황을 두고 봐야겠다”고 말했다. 백 대변인은 다만 연락사무소 개소식이 9월로 넘어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단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강해인기자
8ㆍ15 계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2차 작별상봉을 끝으로 눈물 속에 막을 내렸다. 지난 20일부터 남측 총 170가족이 방북해 약 65년 만에 북측 가족들과 해후했으며 짧지만 뜨거운 혈육의 정을 나눴다. 26일 오전 10시부터 남북 이산가족들의 작별상봉이 진행된 금강산호텔 2층 연회장은 다시 기약 없는 이별 앞에 놓인 가족들의 울음으로 눈물바다가 됐다. 남측 가족들은 이날 작별상봉장에 30분 전부터 도착해 북측 가족이 오기를 목을 빼고 기다렸다. 작별의 아쉬움으로 만나는 순간부터 곳곳에서 울음이 터졌다. 북측 오빠 정선기씨(89)와 남측 여동생 정영기씨(84) 남매는 이날 서로의 얼굴을 보자마자 오열했다. 영기씨가 “드디어 오늘이 왔구나”하며 통곡하자 선기씨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내가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인숙씨(82)도 북측 언니 리현숙씨(86)와의 작별을 앞두고 “착잡하다. 이런 시간이 이제 다시는 안 오겠죠”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주소와 가계도를 주고받으며 다시 만날 날을 약속하는 이들도 많았고 서로를 기억하고자 함께 사진을 찍거나 손편지를 주고받는 이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 거동이 불편한 편찬옥씨(76)는 북측 조카들에게 편지를 썼다. 찬옥씨는 “사랑하는 조카들에게…. 참으로 이렇게 만나 대단히 감사하다”는 글을 힘겹게 쓴 뒤 편지를 북측 형에게 건넸다. 북측 리숙희씨(90)의 남측 여동생 이후남씨(82)도 북측 조카 리영길씨(53)의 부인에게 즉석에서 손편지를 건넸다. 편지에는 “우리 큰 언니 평생동안 잘 모셔 정말 고맙네. 큰 언니 모습 뵈니 너무 좋아 보여서 정말 잘 모셨구나 싶어 많이 기쁘다네”라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리숙희씨도 전날 몸이 불편해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사촌 언니에게 “언니야. 반세기 동안 혈육 소식을 몰라 하다가 북남 수뇌 배려로 이렇게 상봉이 마련돼 이 기쁨을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구나”로 시작하는 그리움이 담뿍 담긴 편지를 써 남측 가족에게 대신 전해달라며 건넸다. 일부 가족들은 말로 다 풀어내지 못한 감격을 시로 풀어내기도 했다. 상봉단에 포함된 오세영 시인(77)은 외가에서 자라며 여덟 살 때 보고 못 본 네살 아래 북측 사촌 여동생 라종주씨(72)에게 ‘사랑하는 동생 종주야’라는 제목의 시를 지어 전날 직접 전달했다. 남측 이산가족들은 작별상봉과 공동점심을 끝으로 2박3일 간의 일정을 모두 마친 뒤 오후 1시20분께 버스를 타고 육로를 통해 귀환했다. 앞서 이산가족들은 첫날 단체상봉과 환영 만찬, 이튿날 개별상봉과 객실중식, 단체상봉, 마지막 날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 순서로 65년만에 만난 가족들과 총 12시간 상봉했다.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ㆍ27 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8ㆍ15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모두 마무리됐다. 앞서 1차 상봉단이 20∼22일 금강산에 가 북측 가족을 만났고 24∼26일에는 2차 상봉이 이어졌다. 강해인기자
정부가 이번주 남북연락사무소 개소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이 취소되면서 남북관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와 관계없이 당초 계획대로 남북연락사무소의 이번주 개소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사상 최초 설치를 언급하면서 ‘며칠 후’라고 시점까지 거론한 만큼 이번 주 중으로는 개소식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26일 “이번 주에 연락사무소를 개소한다는 목표에 변함이 없다”면서 “북측과 개소식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개성공단 내 연락사무소 설치가 대북제재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연락사무소 개소식 준비는 모두 마친 상태다. 연락사무소 물자와 장비 제공, 전력 공급 등은 사무소 운영과 우리 인원들의 편의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북한에 어떠한 경제적 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취소되면서 연락사무소 개소를 예정대로 추진하는 데는 우리 정부의 외교적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북미간 비핵화 협상에 언제 돌파구가 열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남북이 연락사무소를 개소하는 데 대해 미측의 시선은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렇지 않아도 연락사무소 개소를 위한 대북 물자반입에 딱 부러지게 ‘오케이’ 사인을 주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의 나워트 대변인은 ‘남북 연락사무소 설치가 비핵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제재 위반인지 아닌지 분명히 들여다보겠다”고 이같이 대답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관계 발전이 북한 핵문제 해결과 분리해서 진전될 수 없다는 의견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비핵화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의 남북연락사무소 개소를 ‘남북관계만 앞서가는 것’으로 여긴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선순환 구도인데, 연락사무소 개소가 비핵화 진전에 꼭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비핵화 목표는 한미가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도 남북연락사무소의 의미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 개소 자체를 드러내놓고 반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입장에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로 대미 관계가 꼬인 셈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미국과의 관계에 집중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9월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전에는 문을 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강해인기자
"다시 만날 날이 또 있겠지? 이게 무슨 불행한 일이야. 가족끼리 만나지도 못하고…." 남측 동생 박유희(83) 씨가 기약 없는 이별을 앞두고 울기 시작하자 북측 언니 박영희(85) 씨는 "통일이 되면…"하고 조용히 달랬다. 그러나 유희씨는 "그 전에 언니 죽으면 어떻게 해"라며 끝내 오열했고, 영희씨는 "내 죽지 않는다, 죽지 않아"하며 동생을 다독였다. 자매는 전날 밤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했다. 26일 오전 10시부터 남북 이산가족들의 작별 상봉이 진행된 금강산호텔 2층 연회장은 다시금 긴 이별 앞에 놓인 가족들의 울음으로 눈물바다가 됐다. 남측 가족들은 이날 작별상봉장에 30분 전부터 도착해 북측 가족이 오기를 목을 빼고 기다렸다. 만나는 순간부터 곳곳에서 울음이 터졌다. 황보해용(58)씨는 북측의 이부누나 리근숙(84) 씨가 상봉장에 모습을 보이자마자 누나를 끌어안고 울음을 터트렸다. 해용씨와 황보구용(66)씨 등 동생들은 누나의 의자 밑에 무릎을 꿇고 포옹하며 눈물을 흘렸다. 리근숙씨가 한복 주머니에서 휴지를 꺼내자 황보우영(69)씨는 얼른 자신의 손수건으로 누나의 눈가를 닦아줬다. 남측 동생 김정숙(81) 씨와 조카 황기준(63)씨는 북측 언니 김정옥(85) 씨가 함경북도 청진까지 먼 길을 돌아가야 할 것이 걱정이었다. 그러나 정옥씨의 대답에 가족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너희랑 아무리 가까워도 소용없어. 가지 못하니까… 나는 집이 멀어도 갈 수 있잖아…." "또 만날 수 있어 언니" 하고 정숙씨가 겨우 한 마디를 꺼냈다. 남측 최고령 참가자인 강정옥(100) 할머니도 상봉이 끝나면 68년 만에 만난 북측 동생 정화(85)씨와 헤어져 멀리 제주도 애월읍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화씨가 언니의 팔을 주물러주자 강 할머니는 "아이고 감사합니다, 같이 삽시다"라며 어린아이처럼 환하게 웃었다. 그러자 정화씨는 "그러면 얼마나 좋겠수. 마음은 그러나 할 수 없지, 작별해야 해…"라며 아쉬운 마음을 애써 눌렀다. 앞선 단체상봉 때는 말수가 적었던 북측 오빠 정선기(89)씨와 남측 여동생 정영기(84)씨 남매도 이날은 만나자마자 오열했다. 영기씨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아이고, 아이고", "드디어 오늘이 왔구나"하며 통곡하자 선기씨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내가 미안하다"고 했다. 남매를 지켜보던 북측의 남성 보장성원(지원인력)도 눈가가 벌게졌다. 돌아가신 부모님 이야기를 하며 작별의 아쉬움을 달래 보기도 했지만, 오히려 슬픔은 커졌다. 남측 누나 김교남(92) 씨가 손을 꼭 쥐고 "(만난 걸 아시면) 엄마, 아버지가 좋아할 거야"라고 하자 북측 동생 김점룡(87) 씨는 "구정에 가야 하는데…."하며 눈물을 훔쳤다. 교남씨는 허공을 보며 깊은 탄식만 내뱉었다. 가족들은 이산의 한이 조금은 풀린 듯 서로의 건강을 기원하기도 했다. 이정자(72) 씨는 북측 오빠 리인우(88) 씨와 전날 팔씨름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씨는 "아흔 살이 다 돼가는 오빠가 이겼다. 그만큼 건강하다는 것"이라며 "마음 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어머니 뱃속에서 헤어져야 했던 아버지 조덕용(88) 씨를 만난 남측 조정기(67) 씨는 "개별상봉 때 아버지가 (헤어지게 된 이유에 대해) 모든 말을 다 해주셨다"며 "당시 (북쪽에) 올라가지 않았으면 죽을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에 납득이 됐다"고 전했다. 건강 문제로 전날 중도 귀환한 최시옥(87) 씨의 남측 가족도 북측 여동생 최시연(79) 씨에게 시옥씨의 상태가 괜찮다는 소식을 전하며 안타까움을 달랬다. 심인자(76)씨는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시간을 붙들어 매고 싶다"며 "잘 사나 정도의 안부라도 묻는 게 가능했으면 좋겠다"고 북측의 외삼촌 윤병석(91)씨를 만나자마자 헤어지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이날 작별상봉과 공동중식까지 이어진 3시간의 마지막 만남을 통해 짧은 2박3일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81가족 324명의 남측 상봉단은 작별상봉 뒤 오후 1시 30분께 금강산을 떠나 동해선 육로를 통해 귀환한다. 연합뉴스
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내주 방북을 전격 취소하면서 한반도 정세에도 부정적 영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이번 방북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의견 교환을 하고 물밑 실무접촉을 통해 일정을 논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물밑접촉에서 북한은 먼저 종전선언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미국은 핵시설 신고 등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측은 구체적인 내용에 합의하지는 못했지만, 북한은 일단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들어오면 '선물'을 줄 수 있을 것을 시사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런 상황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내주 방북을 결심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정치 시스템상 핵시설 신고 같은 중대사안은 김정은 위원장 외에는 결심할 수 없는 만큼 북미 양측 모두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직접 면담을 통해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을 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그러나 최근 측근들의 잇따른 유죄판결로 정치적 곤경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으로부터 받아낼 결과물에 대한 확실한 담보가 없는 방북은 '위험스러운 도박'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서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 측면에서 충분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에게 이번에는 북한에 가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는 미국의소리방송(VOA)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와 관련해 어느 정도 긍정적인 신호를 받기를 원했지만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다시 북한을 방문했음에도 빈손으로 돌아오면 정치적으로 너무 수치스러울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결과물에 대한 확신이 없이 방북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며 "북한은 핵시설과 기보유 핵무기를 분리해 신고하는 단계적 신고를 염두에 둔 것 같은데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정리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결정이 남북관계나 북중관계 등 한반도 정세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한국 정부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직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을 여는 방향으로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으로부터 제재 유예에 대한 확답을 받지 못한 상황이지만, 북미관계가 유연한 방향으로 전개되면 연락사무소 개소에 대한 입장차이에서 생기는 외교적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연락사무소 설치와 운영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현재 상황에서 자칫 국제사회의 대북압박 전선에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는 자칫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4월 열린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관계가 북미관계를 견인하는 역할을 한 만큼 이번 정상회담은 북미관계가 남북관계를 촉진하는 모양새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가 남북정상회담이나 연락사무소 개소식의 일정에 다소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행사 무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방북 취소로 북중관계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내달 평양에서 열리는 북한의 정권수립 70주년 행사에 맞춰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교착상태를 풀지 못하는 북미관계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를 밝히는 트윗에서 "게다가 중국과의 훨씬 더 강경한 교역 입장 때문에 그들(중국)이 예전만큼 비핵화 과정을 돕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라고 밝혀 중국을 직접 겨냥했다. 미국이 대북제재 전선의 유지를 위해 각국의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행사 참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방북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한 불쾌감을 표시한 셈이다. 김준형 교수는 "시 주석의 방북이 확정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는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어 미국의 속도 조절을 환영할 것"이라며 "오히려 현재 국면에서 가장 속이 타는 외교 주체는 한국과 북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다. 그를 곧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라고 밝혀 대화의 흐름은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잠시 조정기를 거쳐 북미 간의 대화가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24일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김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회담 취소를 발표했다가 북한의 태도 변화를 계기로 북미 실무대화를 재개했고, 싱가포르 회담은 예정대로 개최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다음 주로 예정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 계획을 전격적으로 취소하면서 평양에서 열릴 남북정상회담 개최 시기 등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결과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추진되던 평양에서의 남북정상회담 역시 개최 시기가 미뤄지는 등 구체적 계획의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 측면에서 충분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에게 이번에 북한에 가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과의 훨씬 더 강경한 교역 입장 때문에 그들(중국)이 예전만큼 비핵화 과정을 돕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사실을 알리기 직전까지도 해당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과 극소수의 핵심 참모들만 알았을 만큼 전격적으로 이뤄진 발표에 청와대는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 엿보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단 상황들을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브레이크가 걸린 것은 맞지 않는가'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기류는 청와대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소강상태를 보여 온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의미 있는 진전을 가져올 것이라는 데 적잖은 기대를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해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에 큰 진전을 이뤄내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결과를 9월 안에 열릴 예정인 남북정상회담의 '바로미터'로 간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머릿속이 더 복잡해질 가능성도 있다. 김 대변인은 "남북정상회담의 일정과 안건들은 아무래도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이후에 구체화할 수 있지 않을까 보인다"라고 말한 것은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폼페이오 장관의 다음 주 방북이 취소된 것은 남북정상회담뿐만 아니라 종전선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때 북한이 앞으로 폐기할 핵 프로그램 시설의 목록을 제출하고 종전선언과 관련해 미국과 합의한다면 남북정상회담을 거쳐 9월 뉴욕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제기됐다.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이와 같은 그림은 청와대로서도 나쁘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으로 이러한 과정도 순조롭게 이뤄지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도 청와대 안팎에서 감지된다. 청와대는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은 만큼 비핵화와 종전선언으로 가는 큰 흐름 자체를 바꿀 만한 변수는 아니라는 데 무게를 싣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은 아마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해결된 후 가까운 장래에 북한에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울러 "그동안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다"면서 "그를 곧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고 밝혀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게 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반도 비핵화로 가는 긴 여정에서 벌어지는 우여곡절로 봐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미국과 긴밀히 소통해 앞으로의 상황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5월 24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했다가 이를 번복하고 회담이 열렸던 데 주목하는 듯하다. 북한의 태도 변화를 계기로 싱가포르에서의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미 간 협상이 잠시 더뎌질 수는 있어도 결국은 구체적 비핵화 방안과 관련한 접점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다음 주로 예정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을 취소했다. 북한 비핵화에 충분한 속도가 붙지 않고 있고,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마저 북한을 독려하지 않고 있어 시기상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발표된 지 하루 만에 연기됨에 따라 북미 비핵화 대화가 앞으로 한동안 정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서 한반도 비핵화 진전에 충분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폼페이오 장관에게 이번에는 북한에 가지 말라고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게다가 중국과의 훨씬 더 강경한 교역 입장 때문에 그들(중국)이 예전만큼 비핵화 과정을 돕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폼페이오 장관은 아마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해결된 이후 가까운 장래에 북한에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그동안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다. 그를 곧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 주에 북한 비핵화 논의를 위해 방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네 번째가 될 이번 방북은 협상 결과에 따라 2차 북미정상회담 등 외교적 '빅 이벤트'가 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