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대표 “4강 앞으로”

“이제 아우들이 나서 한국축구의 자존심을 되찾고 돌아오겠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56년 간 풀지 못한 ‘노메달의 한’을 이번에는 씻어내겠다며 비장한 출사표를 던지고 1일 오후 대한항공편으로 ‘신화의 땅’ 그리스를 향해 장도에 올랐다. 올림픽대표팀은 중간 기착지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 시차 조절과 5일 파리 외곽클레르퐁텐에서 연습경기(상대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라싱클럽)를 한 뒤 6일 올림픽본선 첫 경기가 열리는 그리스 테살로니케로 입성한다. 아시안컵에서 뛴 와일드카드 김남일(전남)은 4일쯤 현지에서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올림픽호 태극전사들은 전날 중국 지난에서 열린 아시안컵 8강에서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의 성인대표팀이 이란에 일격을 당해 44년 만의 우승 꿈이 좌절되자 “이제 우리들이 형님들의 못다한 목표를 이뤄야 할 차례”라며 결의를 다졌다. 수문장 김영광(전남)은 “메달을 따내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겠다”며 당찬 각오를 보였고 ‘올림픽호 황태자’ 조재진(시미즈)은 “형들이 져서 많은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지만 우리들이 당연한 목표인 메달 획득으로 아쉬움을 씻겠다”고 말했다. 김호곤 감독은 “성인대표팀의 아시안컵 패배로 올림픽대표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더욱 커져 부담이 많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메달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김호곤호는 작년 1월 출항한 뒤 1년6개월 간 28경기를 치러 18승5무5패의 비교적 좋은 성적표를 기록했다.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파죽의 6전 전승으로 5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쾌거를 이뤄냈고 최근 11경기 무패행진(8승3무)으로 상승세를 이었다. 올림픽호는 지난 2월 오사카에서 숙적 일본에 0-2로 완패할 당시만 해도 무기력증에 빠져 있었으나 예선과 평가전을 거치면서 전력과 자신감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공격 주축으로 활약해온 조재진, 최성국(울산), 최태욱(인천)의 예봉이매서워졌고 박지성(에인트호벤)이 빠졌지만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가 합류해 힘을보탰다. ‘맏형’ 유상철(요코하마)이 수비라인의 든든한 축으로 자리잡고 ‘거미손’ 김영광의 뒷문 단속이 더욱 견고해졌으며 김동진(서울), 조병국(수원) 등 부상 선수들도자리를 털고 속속 일어섰다.특히 마지막 평가전인 지난 30일 호주전에서 3골을 몰아치며 골 가뭄을 씻어낸것은 반가운 징조다. 그러나 미드필더진에서 어이없는 패스미스를 남발하고 경기 막판 집중력이 흐트러져 골을 먹는 모습을 보여줘 남은 열흘 간의 현지 훈련에서 반드시 풀고 가야할숙제로 지적되고 있다.48년 런던올림픽에서 8강에 오른 뒤 64년 도쿄, 88년 서울, 92년 바르셀로나, 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모조리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은 월드컵4강 신화를 재현하며 사상 처음 올림픽 메달을 획득해 명실상부한 축구 강국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목표다. 한국은 오는 12일 새벽 2시30분(한국시간) 그리스 테살로니케 카프탄조글리오스타디움에서 개최국 그리스와 A조 조별리그 1차전을 갖고 15일 아테네에서 멕시코와,18일 테살로니케에서 말리와 2, 3차전을 치른다./연합

속도축구 vs 자물쇠 수비 ‘맞짱’

프로축구 삼성 하우젠컵 2004에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속도축구’의 수원 삼성과 ‘자물쇠 수비’ 부천 SK가 주말 외나무다리 대결을 펼친다. 25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구장에서 벌어지는 2위 부천과 3위 수원(이상 2승2무 승점8·골 득실 차)의 맞대결은 이날 경기는 자칫 어느 한 팀이 무패행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상황이어서 양팀 모두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더욱이 이날 승리하는 팀은 승점 1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북 현대(3승1패)를 제치고 1위로 나설 수도 있어 더욱 흥미롭다. ‘삼바 용병’ 나드손이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펄펄 날고 있는 수원은 마르셀과 서정원, 김대의 등을 내세워 차범근 감독 특유의 속도축구로 다득점을 일궈 전북에 내준 선두자리를 되찾아 오겠다는 각오다. 수원은 골키퍼 이운재를 비롯 김두현, 조병국 등이 국가대표와 올림픽대표 등으로 빠졌지만 수비수 조성환의 복귀와 새로 영입한 용병 수비수 무사 등의 가세로 수비가 안정을 되찾고 있어 빠른 공격을 통해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는 부천의 견고한 수비를 무너뜨리겠다는 각오다. 한편 지난해 정규리그 최하위, 올 전기리그 12위 등 몰락의 길을 걷다가 ‘꼴찌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부천은 4경기에서 단 1골도 허용하지 않을 만큼 수비가 견고해졌다. 부천은 파괴력을 지닌 스트라이커 요원이 풍부한 수원의 예봉을 밀집수비로 방어한 뒤 빠른 역습 등을 통해 수원의 골문을 공략할 생각이다. 한여름밤 수원월드컵구장의 녹색 그라운드에서 펼칠 수원과 부천의 ‘창-방패’ 대결에서 어느 팀이 무패행진을 지속할 지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韓·英 축구전래행사 “122년전 이랬어요”

한반도에 축구가 소개된 것을 재현하는 축구 전래 122년 기념행사가 인천과 수원에서 열렸다. 무명 바지, 저고리에 댓님 등 전통 복장을 갖춘 한국 해군과 옛 수병 근무복을 입은 영국해군은 22일 오전 11시 인천항에 정박한 영국 군함 ‘엑시터호’에서 근대축구가 국내에 전해지던 당시의 에피소드를 재현했다. 전통 의상 차림의 양국 해군 15명씩은 다소 어색한 몸놀림이었지만 즐거운 분위기속에 대한축구협회 전시관에 보관돼 있던 1920년대의 축구공을 발로 주고 받았고 기념 촬영을 하며 한데 어우러졌다. 이번 행사는 대한축구협회와 양국 해군이 1882년 영국 해군 군함 ‘플라잉피시호’가 인천 제물포항에 입항해 연안부두에서 볼을 차면서 주민들에게 축구를 전파한 과정을 재현하자는데 뜻을 모아 열리게 됐다. 이어 양국 해군 장병들은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이동, 오후 2시부터 우정의 한판 대결을 벌여 영국이 2대1로 승리했다. 특히 수원 친선 경기에는 손학규 경기도지사를 비롯, 워익 모리스 주한 영국대사, 이갑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양국 해군관계자와 장병, 시민 등 700여명이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친선경기 하프타임에는 해군의장대 시범과 사물놀이 등이 펼쳐졌다. 한편 모리스 대사 등 영국 대사관 관계자들은 이날 수원월드컵구장에 자리한 국내 유일의 월드컵기념관이자 축구사료전시관에 전시된 1882년 영국수병이 전해준 한국 최초의 축구화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황선학·김용국기자 hwangpo@kgib.co.kr

한국축구 사령탑에 조 본프레레

한국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에 네덜란드 출신의 조 본프레레(58) 감독이 선임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8일 나이지리아대표팀을 맡아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우승한 본프레레 감독과 17일 가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본프레레 감독의 임기는 오는 21일부터 독일월드컵이 끝나는 오는 2006년 7월20일까지 25개월 간이며 독일월드컵 일정이 연기될 경우 월드컵 종료 시점까지 계약이 연장된다. 이로써 본프레레 감독은 이로써 지난 4월 움베르투 코엘류 전 감독이 성적 부진에대한 책임을 지고 중도 하차한 이후 두달 만에 바톤을 이어받아 태극호의 선장이 됐다. 본프레레 감독은 아시안컵 본선(7월17일~8월7일·중국)에 대비해 오는 27일부터 대표팀을 소집해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아프리카와 중동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해 한국의 아시안컵, 월드컵 예선 상대인 중동 팀들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네덜란드어 뿐 아니라 영어, 독어, 불어를 잘 구사해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올림픽대표를 지낸 본프레레 감독은 90년 나이지리아대표팀 수석코치를 맡아 90년 아프리카컵 준우승과 94년 미국월드컵 8강을 이끌었고 95년 대표팀 감독이 된 뒤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우승을 일궈냈다. /연합

한국축구 부활 축포!

한국축구가 베트남에 진 빚을 깨끗이 갚아주며 치욕의 패배를 설욕했다. 한국은 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7조 3차전에서 안정환, 김두현의 연속골로 약체 베트남을 2대0으로 완파, 지난 해 아시안컵 2차에선 오만 원정에서 당했던 0대1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이로써 한국은 예선 전적 2승1무로 조 1위를 굳게 지키며 월드컵을 향해 한발짝 진군했다. 비록 기대했던 대량득점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골대를 3차례나 맞춘 불운을 감안하면 상대를 완전히 제압한 ‘복수혈전’이었다. 그러나 FIFA 랭킹 96위의 약체 베트남을 상대로 기록한 2골차 승리는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내기에는 여전히 부족했다. 안정환, 김은중을 투톱에, 박지성을 플레이메이커로, 유상철을 중앙 스토퍼로 포진시킨 한국은 세트플레이 때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최진철, 조병국의 고공 폭격으로 포문을 열었다. 한국은 측면과 중앙 돌파를 적절히 섞어가며 베트남 진영을 쉴새없이 파고 들다 안정환의 한방으로 상대의 끈질긴 수비망을 허물었다. 안정환은 전반 29분 이을용이 상대 수비사이를 뚫고 아크 뒤쪽으로 살짝 내준 볼을 통렬한 25m짜리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꽂아넣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전반 37분 김동진의 크로스를 김은중이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땅을 쳤다. 한국은 전반 막판 베트남 공격수 판 반 타이엠에 순간적인 돌파를 허용해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했으나 믿음직한 스리백 수비라인은 더이상의 위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들어 김남일 대신 김두현을 투입한 한국은 후반 2분 이을용의 왼발 프리킥이 다시 골 포스트를 맞고 튕겨져나와 팬들의 아쉬운 탄성을 자아냈다. 한골차의 답답하던 흐름을 바꾼 추가골은 올림픽호의 꾀돌이 김두현의 발끝에서 나왔다. 김두현은 16분 박지성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스루패스를 찔러주자 쏜살같이 달려들어간 뒤 골키퍼와 맞서며 날카로운 오른발 땅볼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이후 26분 박지성의 헤딩슛이 3번째로 골 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불운 속에 추가골을 뽑지 못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