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기피 시대’는 이미 맞닥뜨린 현실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환경적인 여건 등으로 청년층은 결혼과 출산을 최대한 미루려 하고 혼인한 부부에서도 딩크족이 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아이를 낳을 의지가 있는 난임 부부’나 비혼 출산 등 아이를 적극적으로 낳으려는 이들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편집자 주 성남에 거주하던 A씨(40)는 지난 2021년 시험관 시술 끝에 소중한 아이를 얻었다. A씨 부부는 아이를 꼭 낳고 싶다는 생각에 용인 소재 난임 병원을 다니며 두 차례의 인공수정과 다섯 차례의 시험관 시술을 진행했다. 아이를 얻기 전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3년 넘게 병원을 다니면서 시험관 시술을 위해 10년 넘게 다녔던 회사도 관뒀다. 수입원이 줄어든 상태에서 난임 시술이 지속될수록 생활고 또한 커졌다. A씨 부부가 임신 확정 진단을 받기까지 들인 비용은 2천만여원에 달한다. A씨는 “난임은 결혼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아이 계획을 미루다가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말로 아이를 원하는 사람들이 잘 출산할 수 있도록 세세하게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결혼과 출산 연령이 늦어지면서 인공 수정과 시험관 시술 등 난임 시술을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집계를 보면 난임 진료와 수술을 받은 경기도민은 2017년 7만3천527명에서 2021년 18만7천123명으로 5년간 2.54배 늘었다. 인천 지역의 환자 역시 같은 기간 1만5천624명에서 3만4천434명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A씨처럼 난임 시술을 경험한 산모의 숫자도 늘고 있다. 경기도 소재 병원에서 난임 시술을 받은 산모의 수는 지난 2018년 2천199명에서 지난해(11월 기준) 9천352명으로 4.3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인천에서도 419명에서 1천584명으로 3.8배 증가했다. 경기도와 인천 지역의 가임기 여성(15~49세)의 수가 최근 5년간 398만4천300명에서 389만5천275명으로 줄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난임부부의 비중은 더 커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난임 시술을 경험한 산모 수와 소득 등으로 집계가 되지 않은 수치까지 포함하면 우리나라 신생아 10명 중 1명은 난임 시술을 통해 태어난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난임 시술을 통한 출생이 늘어나면서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저출생 관련 대책 중 하나로 난임 지원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인구 소멸에 빨간 불이 켜진 현재 난임은 주요한 사회적인 문제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부터 시행된 제4차 저출산고령화사회 기본계획에 따라 난임 환자에 대한 건강보험급여 적용을 확대하고, 난임부부 시술비를 지원한다. 경기도와 인천을 비롯해 서울, 대구, 경북, 전남 등 6개 권역에 난임·우울증 상담센터를 개소해 개인적인 문제로 여겨졌던 난임, 임신, 출산에 대한 정서적 어려움을 제도적으로 돕고 있다. 지자체에서도 난임 관련 예산을 눈에 띄게 확대했다. 경기도의 올해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 본예산은 242억2천670만8천원으로 전년(103억원) 보다 135.21% 증가했고, 인천시는 전년도(23억8천652만8천원)보다 64.39% 늘어난 39억2천325만5천원을 책정한 상태다. 이수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출생 문제가 심화하는 가운데 정말 아이를 낳고 싶어서 노력하는 사람에 대한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면서 “만혼 등의 이유로 난임이 증가하며 난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 역시 변화하는 추세에서 임신에 어려움 겪는 사람들이 건강한 방식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구조적인 틀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출생 극복을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정부와 지자체의 난임 지원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저출생의 위험 신호가 커진 상황과 비교하면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난임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부부가 늘자 정부는 2017년부터 난임 시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또 ‘기준중위소득 180% 이하 가정 및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인 가정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추가 지원을 하고 있다. 만 44세 이하의 신청자는 체외수정의 경우 신선배아는 최대 9회·110만원, 동결배아는 최대 7회·50만원, 인공수정은 최대 5회·3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 난임부부들은 여전히 경제적인 부담을 토로한다. 건강보험 적용으로 본인부담률이 낮아졌지만 난자 채취 방식 등에 따라 적용받을 수 있는 횟수가 제한돼 있고, 이후엔 시술비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또한 ‘중위소득 180% 이하’ 가정에만 시술비를 추가 지원하다 보니 상당수 맞벌이 부부는 시술비 추가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난임 시술 사업이 지난해부터 지자체로 이양되면서 거주지에 따른 지원 사업 역차별 논란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난임 시술 사업과 관련해 전국 17개 시·도에서 보건복지부의 공통 지침과 지원 범위·내용을 준수하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대해선 자율로 조정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광주광역시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소득 기준에 상관없이 보험 적용 횟수를 모두 소진하면 연 4회까지 차등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전라남도에선 횟수 제한 없이 시술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서울시는 신선배아에 한해서 건강보험 적용 횟수 소진 시 소득 기준 없이 추가 시술비를 1회 지원(최대 180만원)한다. 전북은 난임 관련 시술 횟수를 모두 사용하면 추가 2회를 지원(소득 기준 180% 이하는 110만원, 초과자는 90만원 최대)하고 부산, 대구, 세종, 전남, 경북, 경남에선 소득 기준을 모두 폐지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시내 구성원들 중 상당수가 고소득자에 맞벌이 형태인 부부가 많아 소득이 높게 잡히다 보니 더 많은 이들이 지원을 받게 하기 위해 소득기준을 철폐했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도와 인천시는 보건복지부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되, 추가적인 지원은 없다. 이에 일부 난임 부부들은 정부 지원을 받고자 소득 수준을 낮추려고 퇴사하거나 휴직을 택하는 상황이다. 시술비 이외에 소요되는 금전적인 부담 역시 난임 부부에게는 큰 짐이다. 시험관 시술 절차를 밟으면 병원 별로 난자 채취 및 동결 방식에 따라 결제가 다르게 이뤄지는데, 본격적인 시술에 앞서 진행되는 검사와 주사비, 약값 등으로 병원을 한 번 찾을 때마다 30만원 이상의 비용을 내기 일쑤다. 안양에 거주하는 직장인 B씨(37)는 “맞벌이 부부인 탓에 기준중위소득을 초과해 난임 보험급여 외엔 받는 혜택이 없다”며 “정부의 예산은 늘어나지만 정작 아이를 가지려 노력하는 입장에선 난자를 채취하는 날엔 정자 채취 비용, 약값 등을 포함해 하루에만 60여만원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B씨는 “검사부터 주사, 채취, 냉동, 약값 등 한 차수에 많으면 200여만원을 쓰고 있는데, 아기를 꼭 갖고 싶은 이들에게만큼은 첫 아이만이라도 지원을 확대해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난임 환자가 늘고 있지만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근무 여건 등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현재 근로자는 난임 치료를 위해 3일 이내의 휴가를 받을 수 있지만 ‘그림의 떡’인 경우가 부지기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5월 발행한 ‘난임여성노동자의 난임치료휴가제도 인식 및 이용실태와 정책과제’을 보면 임금노동자 527명 중 21.3%만이 “난임치료휴가를 사용했다”고 응답했다. 21.6%는 “휴가 제도가 있지만 주변의 시선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특히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1년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를 보면 경기도 소재 사업체 10만9천507개 가운데 난임치료휴가제도를 “자유롭게 활용 가능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5.7%(5만6개) 였으며 인천은 47.2%(2만484개 중 9천678개)로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이는 인접한 서울시(56.0%)와 강원도(52.5%) 보다 낮았고, 가장 응답률이 높은 충북(71.2%)과 비교하면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난임을 전문으로 치료해온 양광문 수지마리아병원장은 “간절하게 임신을 바라면서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은 만큼 환자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지점, 즉 임신 여부 및 가능성에 영향을 크게 주는 요인을 파악해 대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전히 난임 시술 환자에 대한 사회 제도적 지원이 미비한 상황”이라며 “시술 끝에 아이를 낳지 못할 경우엔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게 제도와 사회 분위기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 난임 지원 정책은 이런 점이 고려되지 않아 문제”라고 꼬집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 관계자는 “출산 이전과 이후에 영향 주는 요인들 가운데 어떤 점을 개선할지 찾아보겠다. 건강보험료 적용 범위, 시술비 지원 등의 금전적인 확대도 논의 대상”이라며 “뿐만 아니라 난임 전문 상담 센터 확대 개소, 안전한 출산을 위한 난임 정보 제공 및 캠페인 강화를 통해 구조적인 문제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 제언 “저출생 해결, 사회 전반 대대적 전환 필요” 전문가들은 출산 기피 요인과 환경을 바꾸는 동시에 ‘아이를 낳을 의지가 있는 부부’나 사람에 대한 집중 지원, 비혼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는 제도 마련 등 사회 전반의 대대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문경용 아이오라 여성의원 원장은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은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부부가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시술을 포기하지 않게 해주기 때문에 지원이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술비 지원 외에도 가임력 보존에 도움이 되는 지원도 필요하다. 결혼 후가 아니더라도 난임 검사를 미리 받고 고위험군을 선별해 치료한다면 이후 임신하고 싶을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착된 가족의 틀에서 벗어나 비혼 출산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덜어주는 것이 저출생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란 의견도 나왔다.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은 “비혼 출산 문제가 반드시 건드려져야 한다”며 “2030세대의 자유로운 성생활 및 비혼주의 등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서 사회가 정한 정상적인 가족 형태가 아니더라도 아이를 가졌다면 출산하고 육아하도록 국가가 책임진다는 믿음이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원장은 “한국의 저출생 문제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만큼 특정 부분을 건드린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국민들이 저출생으로 인한 위험과 어려움을 인지해 다 같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신윤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저출생 문제의 가장 큰 요인은 불확실성이기 때문에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주거 및 일자리를 제공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지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금전적 지원을 하는 저출생 정책들은 아이를 낳는 과정에서 빛을 발하지만 출생은 물론 결혼마저 자기 일로 생각하지 못하는 청년들에겐 효과를 볼 수 없는 지원”이라고 지적했다.
(사)청소년의 미래 FOR YOU(이사장 윤광중, 상임이사 한관희)가 지난 27일 안양석수교회 비전센터에서 ‘2023년 법인 정기총회’를 열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법인 명칭 변경을 선포했다. 이 자리엔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과 이종문 전 안양시 기독교연합회 대표회장, 조병창 안양시 원로목사기도회장을 비롯한 70여명의 내빈들이 참석했다. 총회에선 법인의 새로운 미래 방향이 설정됐다. 현재의 법인 명칭을 ‘사단법인 위드포유(WITH FOR YOU)’로 변경해 기존에 진행한 위기 청소년 보호는 물론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세대와 청소년 세대의 괴리를 봉합하고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사업을 포괄하기로 했다. 사업은 ▲은퇴 노인과 위기청소년의 일자리 창출 ▲노인과 청소년 세대의 협업을 통해 상호 세대 이해 ▲위기 청소년의 자립지원을 위한 남녀자립관 운영 지원 ▲저소득 청년층의 사회적 활동을 돕기 위 청년식당 운영 지원 등이다. 한관희 상임이사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위기청소년을 보호 사역해 오면서 깨달은 것은 보호 시설을 퇴소한 이후, 청소년들이 잘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과 함께 기성세대와 청소년 세대의 괴리가 매우 큰 것 역시 현재 중요한 문제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드포유는 노인세대와 청소년 세대가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세대 간의 갈등을 봉합하는 새로운 노인·청소년 복합 복지 사역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위드포유’는 노-청소통을 위한 회고록 집필 사업, 의류 기부 등의 사업으로 노인과 청소년의 일자리 창출 및 화합 등을 도모하고자 지난해 12월 30일 경기도 예비사회적기업에 지정됐다.
“그 곳이 어디든, 문화 복지 공연으로 찾아갑니다.” 경기아트센터가 도민들의 일상 속에 찾아가 문화 예술을 전하는 ‘찾아가는 문화 복지 공연’ 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올해는 ‘일상 회복’이라는 키워드에 맞춰 도내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경기도 구석구석 지역 공동체로 찾아가 ‘일상 속 문화 회복’을 꾀할 예정이다. 핵심은 ‘지역 공동체 회복’. 긴 시간 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소원해진 지역사회 공동체가 다시 활성화 되도록 올 한 해 동안 다채로운 공연 무대로 도민들을 찾아간다. 우선 도내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공연 프로그램 기획에 힘쓴다. 지역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도심 지역에는 공동주택(아파트) 및 도서관, 공원 등에서 중·대규모 공연을 선보인다. 농촌 지역에선 노인정, 학교, 복지기관 등에서 소규모 공연을 추진해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지역예술단체와의 상생과 협력을 위해 도내 우수예술단체에는 무대를 제공해 안정적 활동기반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경기아트센터는 ‘2023년 찾아가는 문화복지 공연’ 출연단체를 공모, 10여개 단체를 공개모집 할 예정이다. 선발된 단체들은 찾아가는 문화복지 공연 ‘문화나눔’, ‘문화쉼터’, ‘문화피크닉’ 등 연간 사업에 함께할 계획이다. 모집대상은 2인 이상의 예술가로 구성된 공연단체로, 경기도 지역문화예술 기반 조성을 위해 경기도 소재의 단체(대표자 주소지 기준)로 제한한다. 공연물은 모든 장르에 대해 제한이 없으며, 경기도내 다양한 실내외 공간에서 진행할 수 있는 60분 분량이면 된다. 공연 활동 기간은 선발 시부터 올해 말까지이며, 사업별로 ‘문화나눔’ 90회 내외, ‘문화쉼터’ 20회 내외, ‘문화피크닉’ 15회 내외로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경기아트센터 누리집에서 확인하면 된다.
경기남부의 공공도서관에서 일하는 30대 정규직 사서 신모씨는 격일로 야근하고 휴일에도 일하는 것이 일상이다. 행정 업무 등으로 하루를 다 보내고 사서의 고유 업무인 도서관 프로그램 기획과 책 선정, 큐레이팅 등에 신경을 쓰려면 하루 종일 일해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 씨가 일하는 도서관은 도서관법에 따라 약 30명의 사서가 필요하지만 현재 10명이 채 안 되는 정규직 사서가 일하고 있다. 비정규직 직원을 포함해도 근무자가 20여명에 불과하며, 도서관 프로그램 기획 등의 업무는 정규직 사서의 고유 업무라 업무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경기도내 공공도서관에 사서 인력이 부족해 사서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사서 한 명이 부담해야 할 업무가 늘어날수록 도서관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23일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경기도 정규직 사서 1인당 봉사대상 인구수는 1만1천262명으로 전국 평균(9천254명)을 웃돌았다. 세종시(1만4천584명)와 울산시(1만4천20명)에 이어 전국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국공립 공공도서관은 ‘도서관법 시행령’에 따라 지역 내 인구 수와 도서관 면적에 따라 사서를 배치해야 한다. 인구수가 2만명을 넘어갈 경우 2만명마다 사서 1명을 추가로 배치해야 하며, 도서관 면적이 330㎡를 넘어가면 330㎡마다 역시 사서 1명을 충원해야 한다. 하지만 도내 도서관 상당수는 적정 인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도내 사서 1인당 봉사대상 인구수가 가장 높은 지자체 상위 3곳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하남시 나룰도서관은 약 14명의 사서를 필요로 하지만, 정규직 사서는 3명에 불과했다. 16명의 사서를 배치해야 하는 남양주시 와부도서관의 정규직 사서는 4명에 불과한 상태이며 안산시 중앙도서관 역시 24명에 한참 못 미치는 13명의 정규직 사서가 일하는 상황이다. 해당 도서관들은 비정규직 및 기간제 직원 등을 고용해 사서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고 있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서로 일하는 유모씨(57)는 “도서관 일은 단순히 책을 빌려주고 반납하고 읽고 난 책들을 정리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공공도서관으로서 지역공동체를 위한 콘텐츠와 문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질적 향상을 고민하는 것이 사서의 업무”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업무 숙련도와 이해도가 다른 경우가 많아 사실상 업무 강도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공공도서관의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 지자체는 총액인건비가 제한으로 예산을 투입하기 쉽지 않은 만큼 정부가 문화 복지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차성종 신라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전문직 사서 인력이 확충돼야 도서관 프로그램과 콘텐츠의 확장성이 커지며, 이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며 “정부에서 문화복지 차원으로 사서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공공도서관에 대한 직접적인 인력 보강을 진행하긴 어렵다”면서도 “도서관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는 등 인력 부족 문제에 도움이 될 대책을 마련해둔 상태며 이와 함께 더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굳이 영화관을 찾고 싶지 않다면, 내 손안에서 콘텐츠를 골라보며 연휴를 즐길 수도 있다. 기나긴 연휴 기간의 묘미는 바로 미처 챙겨보지 못했던 영화나 드라마를 다시 꺼내 드는 일. 요즘 대세라는 드라마나 영화를 챙겨보며 유행을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그 궤적이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살펴볼 때 더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최근 화제를 모았던 배우나 감독들의 과거를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을 골라 봤다. ■ 고립과 결핍을 극복하고 한발짝 나아가기…‘어디갔어, 버나뎃’ 최근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각각 ‘타르’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케이트 블란쳇. ‘블루 재스민’(2013년)과 ‘캐롤’(2015년)에서의 호연으로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던 그의 작품을 다시금 돌아보고 싶을 때, 2019년 공개됐던 ‘어디갔어, 버나뎃’이 다양한 OTT 플랫폼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비포 선라이즈’(1995년)를 비롯한 ‘비포’ 시리즈, ‘보이후드’(2014년) 등으로 일상 속 인간 관계를 담아내는 방식을 연구해 왔던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영화다. 관계 속의 ‘나’와 삶의 주체로서의 ‘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순간들이 있다. 누구나 살면서 분명히 꼭 한 번쯤은 내가 아니라 나와 연결된 존재들을 위해 희생하고 포기해야만 하는 순간들이 불쑥 찾아온다. 화려한 건축가 커리어를 가진 버나뎃은 양육과 사회 생활, 일에 대한 열정을 둘러싼 크고 작은 갈등을 겪으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영화는 이웃과 원만하게 지내지 못하는 버나뎃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진정으로 우리 삶에 필요한 요소들이 무엇이 있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치유와 성장, 회복의 서사가 담긴 드라마는 전염병을 비롯한 각종 갈등이 첨예하게 사람들을 옭아매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새해를 맞아, 또 명절을 맞아 삶의 의미를 다시금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등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시청할 수 있다. ■ 살아가면서 판타지가 필요한 이유… ‘빅 피쉬’ ‘웬즈데이’로 저력을 입증한 팀 버턴의 영화를 살펴볼 차례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웬즈데이’는 공개 후 28일 만에 누적 시청 12억시간을 넘기며 TV(영어) 부문 역대 2위를 기록했으며 해를 넘겨서도 여전히 TV(영어) 부문 톱10에 포함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시즌 2의 제작 확정도 발표된 상황에 드라마 1~4화의 연출 및 제작을 맡은 버턴의 필모그래피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웬즈데이’를 떠올린다면, ‘가위손’(1990년), ‘유령 신부’(2005년),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2016년) 등 그가 만들어낸 기괴하면서도 아기자기하고 애틋한 정서가 담긴 작품에 우선 눈이 갈 수 있다. 하지만 연휴 내내 20편이 넘는 그의 수많은 영화를 다 챙겨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딱 한 작품만 꼽자면 자연스레 ‘빅 피쉬’(2004년)에 손이 간다. 윌 블룸은 위독한 아버지 에드워드를 찾아 온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영화 속에나 나올 법한 허구 같은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헷갈릴 이야기만 반복한다. 아들이 아버지의 이야기 속에 숨겨진 진짜 모습을 마주할 수 있는 걸까. 이 같은 액자식 구성을 통해 ‘빅 피쉬’에선 인생에 있어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일보다 더 가치 있는 순간들이 많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영화를 보면서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사람과 사람 사이 부대끼면서 살아갈 때 중요한 요소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역시 가늠해보게 된다. 살면서 동화나 판타지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빅 피쉬’에 새겨 놓은 감독의 진심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넷플릭스,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설 연휴를 맞아 영화관이 관람객을 맞이할 준비로 한창이다. 애니메이션과 블록버스터 영화까지 가지각색의 영화 속에서 긴 연휴를 심심하지 않게 해줄 영화들을 골라봤다.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됐거나 후속작으로 개봉한 작품들이 특히 눈에 띈다. ■ 친구와 그때 그 추억… ‘더 퍼스트 슬램덩크’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2022년 연말 전 국민의 마음을 강타한 문장의 감동을 극장가에서도 느낄 수 있다. 1억2천만부의 베스트셀러 ‘슬램덩크’가 극장판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찾아온 지금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2주 전 개봉해 3040의 향수 자극에 성공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원작과 다르게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주인공은 송태섭이다. 영화는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농구에 대한 투지와 열정을 가진 송태섭의 이야기로 문을 연다. 강백호, 서태웅, 정대만 등 기존 인기 캐릭터들을 제치고 스토리를 주도하는 송태섭의 시선은 원작과는 또 다른 묘미를 제공한다. 아픔을 안고 있거나 이를 극복한 인물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고 밝힌 감독의 말마따나 각자의 아픔을 지니고 살아가는 우리는 뭉클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 아이와 함께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드림웍스의 대표작 ‘슈렉’의 스핀오프 작품인 ‘장화신은 고양이’는 어떨까. 12년 만에 후속작으로 찾아온 ‘장화신은 고양이’가 지난 4일 국내에 개봉했다. 9개의 목숨이란 무기로 온갖 모험을 즐기며 살던 1편과는 달리 이번 후속편에선 목숨이 단 한 개만 남았다는 점이 스토리를 끌어간다. 소중해진 목숨을 지키기 위해 반려묘로서의 삶을 살던 ‘푸스’가 소원별의 존재를 알게 되며 다시 아홉 개의 목숨을 되찾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소원별을 노리는 다른 캐릭터들도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각자의 목적으로 소원별로 향하는 캐릭터들이 소원을 빌어야 할 시간이 다가올수록 자신에게 진정한 의미를 갖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한다. 이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 ■ 인생의 신비와 모순… ‘3000년의 기다림’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감독 조지 밀러가 신작으로 돌아왔다. 7년 만에 소개한 차기작 ‘3000년의 기다림’은 AS바이엇의 단편소설 ‘나이팅게일 눈 속의 정령’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조지 밀러는 이 소설이 인생의 신비와 모순을 잘 함축해 담은 작품이라 느껴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맴돌았다며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를 밝히기도 했다. 이야기는 서사학자인 알리테아 비니가 소원의 정령을 만나며 벌어지는 과정을 담았다. 알리테아가 이스탄불의 골동품점에서 구입한 낡은 호리병을 칫솔로 문질러 닦자 병 안에서 정령이 나와 소원 3가지를 들어주겠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잘 아는 ‘알라딘’과 닮았다. 예상을 깨고 소원 말하기를 거부한 알리테아에게 정령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영화는 진행된다.
가족, 친구, 연인들과 나들이를 계획 중이라면 선조들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산책하기 좋은 고즈넉한 고궁과 능원 나들이는 어떨까. 문화유산 현장에서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융릉은 정조와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1762년에 장조(사도세자)가 아버지 영조의 명으로 뒤주 속에 갇혀 세상을 떠나자, 현 서울 동대문구 배봉산 아래에 묘를 조성했다. 이후 1789년(정조 13년)에 현륭원(顯隆園)이라 하고, 1815년 헌경의황후(혜경궁 홍씨)가 세상을 떠나자 이듬해인 1816년에 현륭원에 합장으로 원을 조성했다. 그 후 대한제국 선포 후 1899년 사도세자가 추존되자 능으로 격상돼 융릉이라 했다. 건릉은 조선 22대 정조와 효의황후 김씨의 능이다. 건릉은 같은 봉분에 왕과 왕비를 같이 모신 합장릉의 형식으로 제향 공간에는 홍살문, 판위, 향로와 어로, 수라간, 정자각, 비각이 배치돼 있다. 약 4km의 융건릉을 한 바퀴 돌면 그 자체로 힐링이 된다. 간단히 산책을 하기에도 최적의 장소다. 겨울엔 눈을 옷처럼 입은 올곧은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고 발을 내딛고 있는 그곳이 어디든 그 자체로 보존해야 할 자연유산으로 자연이 내뿜는 맑은 공기를 즐길 수 있다. 이 밖에 김포 장릉, 파주 삼릉, 양주 온릉, 고양 서오릉과 서삼릉, 여주 영릉 등 도내 곳곳에서 조선 왕릉의 위엄을 느끼며 거닐어 보자. 고즈넉한 옛 궁을 거닐기엔 수원 화성행궁이 제격이다. 눈이 소복이 내린 수원화성의 설경을 바라보면 마치 고요하고 아담한 다른 세상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화성행궁은 설 연휴 기간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하며 설 당일에는 무료 개방한다. 성곽을 따라 걷는다면 창룡문 연무대에 잠시 들러 명절 놀이인 연날리기를 하기에도 좋다. 연무대는 하늘에 닿을 듯 날아오르는 연이 늘 있는 곳이다. 행궁과 성곽 주변에 아담하게 들어선 카페는 사진 찍기 좋은 명소이기도 하다. 제각각 특색과 이야기를 품은 카페나 식당에 들어가 행궁과 성곽의 풍경을 바라보며 쉬기에도 좋다. 팔달산 정상에 올라 가족의 건강과 소원을 빌며 타종을 하는 것도 의미있는 경험이다.
자연의 소리에 귀를 열고, 자연의 색감에 눈을 뜨고, 기껍게 자리를 지켜 내는 든직함은 몸이 알아 차린다. 홍채원 사진작가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회장 장길자·이하 위러브유)가 지난 18일 ‘2023 다문화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설 명절’ 행사를 열었다. 성남판교지부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과 위러브유 회원 등 350여 명이 참석해 1부 환영식과 2부 한국 전통문화 체험으로 진행됐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장길자 회장은 환영식에서 “낯선 언어와 문화, 환경에 적응하느라 애쓰고, 고향의 가족을 그리워하는 다문화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편견을 허물고 지구별 안의 한 가족으로서,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아름다운 인류애를 만들어 나가자”고 격려했다. 이어 포근한 극세사 이불과 식료품세트, 난방비를 다문화가족들에게 일일이 전달하며 용기를 북돋았다. 선물에는 위러브유 회원들이 직접 쓴 손편지도 들어 있어 한국의 정을 더했다. 행사에는 중국, 몽골, 인도, 우크라이나,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19개국 이주외국인이 함께했다. 외국인들은 환한 얼굴로 새해 인사를 주고받고 위러브유가 정성껏 마련한 떡국과 잡채, 불고기 등을 어울려 먹으며 정담을 나눴다. 식사 후에는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던지기, 달고나만들기, 한복 체험을 하며 명절 분위기를 느꼈다. 몽골에서 온 어윤자르갈(43·여) 씨는 “몽골에도 한국의 설과 같은 명절이 있는데, 떡국이 아닌 만두를 먹는다”며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즐겁고 따스한 시간을 보내니, 고향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냈던 기억들이 되살아나 마음이 정말 좋다”고 밝게 웃었다. 이날 행사 도우미로 함께한 위러브유 회원들도 다문화가족에 대한 포용을 체감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한복체험 코너 봉사자인 대학생 조태욱씨(23)는 “행사를 통해 한국 문화를 즐기며 밝게 웃는 다문화가족을 가까이서 보니 한국인으로서 더 열린 마음으로 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족 친구가 있다는 은석기(28) 씨는 “친구를 통해 언어와 문화가 다를 뿐이지 우리는 한 인류라는 걸 알게 됐다”며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다문화가족들이 알고 힘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