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한의사회가 창립 80주년을 기념하고 한의약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2022 한의약 콘텐츠 공모전’을 진행한다. 도한의사회와 경기일보가 주최하는 이 공모전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단 팀으로 참여할 경우 인원은 4명 이내로 제한된다. 공모전 주제는 △코로나 후유증과 한의약 △난임과 한의약 △만성피로증후군과 한의약 등 세 가지다. 코로나 후유증, 난임, 만성피로증후군에 한의약을 이용한 후기나 이와 관련된 한의약 상식 바로 알기, 복용법 등 관련 내용을 다양한 콘텐츠로 담아 내면 된다. 영상은 3분 이내(시간 초과 시 감점)에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실사 촬영과 광고, 애니메이션 등의 형식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면 된다. 심사를 거쳐 대상 1팀에 상금 500만 원, 최우수상(3팀) 150만원, 우수상(4팀) 50만원, 장려상(10팀) 20만원, 입선(5팀) 10만원의 상금을 각각 지급한다. 대상과 최우수상, 우수상 대상자는 결선 PT 발표 심사를 통해 최종 선정하며, PT 발표에 불참 시 장려상 입상으로 변경된다. 결선 PT 발표 및 시상은 내년 1월7일 오후 5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달 21일부터 공모 접수를 시작한 이번 공모전은 2일 오후 6시까지 접수한다. 공모전 참가 신청서는 경기도한의사회 누리집에서 팝업창을 열어 확인할 수 있다. 파일은 ‘[제출일] 응모작 제목_성명 또는 팀 이름’으로 응모명을 통일해 이메일로 전송하면 된다. 문의 사항은 경기도한의사회 사무처나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모전 수상작은 한의약에 대한 올바른 인식 개선을 위해 대국민 홍보 자료, 한의학 교육자료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윤성찬 경기도한의사회장은 “한의약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전 국민에게 알려지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많은 이들의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정자연기자
“아삭아삭하고 시원한 김장 김치, 누구든지 꺼내 드시고 따뜻한 겨울 나세요.” 연말을 맞아 지역 사회를 연결하는 훈훈한 사랑방인 공유냉장고가 주목받고 있다. 음식을 넣은 이도 보람을 느끼고, 음식을 가져가는 이도 얼굴도 모르는 나를 위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소한 행복을 만끽한다. 채워 넣은 먹거리를 가져가는 단순한 교환 행위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대와 믿음이 피어난다. ‘슬기로운 공유냉장고’ 3호점을 거점 삼아 지역민들과 소통해 오고 있는 길남주 한사랑길봉사단 회장은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수원특례시 장안구의 식당에서 김장김치 400여 포기를 담갔다. 매년 이 맘 때면 인근 봉사단체와 함께 김장을 해 어려운 가정에 전달했는데, 올해는 김장 재료가 100kg 늘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든든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수원시내 슬기로운 공유냉장고 1호~10호에 김치를 채워 넣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를 담아 슬기로운 공유냉장고 10호 관리자인 이지현 녹색복지회장과 인근 봉사단체 40여명도 함께했다.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시작한 탓에 힘들 법도 하지만 참가자들은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김치를 버무렸다. 길남주 회장은 “워낙 어려운 시기라 반찬 사먹기도 쉽지 않은 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 많으실 텐데, 그런 분들께 소중하고 든든한 한 끼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누구든지 음식을 채워 넣고, 누구든지 음식을 꺼내갈 수 있는 곳인 ‘슬기로운 공유냉장고’는 수원시자원봉사센터의 관할 하에 현재 수원시 전역에 걸쳐 10곳에 설치돼 있다. 음식물쓰레기 감소와 먹거리 이웃 나눔 복지의 사각지대를 해소해 사회적·경제적·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 차원에서 이어지는 프로젝트다. 이지현 녹색복지회장은 “소외계층, 독거 어르신들께서 공유냉장고의 음식을 가져가신 이후에 어떻게든 다시 음식을 채워 넣으려고 하시는 모습을 자주 본다”면서 “필요한 이가 가져가고, 또 다른 이웃을 위해 작은 마음을 보태는 행동 자체가 진정한 나눔의 가치가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길남주 회장은 “단순한 김장 나눔을 넘어서서 필요하신 분들이 편히 드실 수 있게 공유냉장고를 채운다는 점에서 이런 문화가 더 확산될 필요가 있다”며 “이번에 채워 넣은 김치가 또 다른 이의 나눔을 유도하고, 확산하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상호기자·김건주수습기자
전시·공연 기획, 극작, 작곡, 연출 등 분야에서 지역 예술인들과 시민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해 온 원뮤직랩의 박하나 대표는 올해 1월과 이번 달 두 차례 경력이 끊긴 여성들이 경력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를 부천문화재단과 함께 진행했다. 박 대표는 그들이 캘리그라피, 공예 등 취미로 시작한 일들을 예술 활동으로 이어가는 사례를 많이 봤지만 본격적으로 뜻을 품고 예술 활동을 하기 시작했을 때, 주위에서 이들의 행보에 대해 깎아내리거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접했다. 그가 주목했던 건 바로 창작 시작을 위한 디딤돌형 지원사업은 많지만 경력에 도움이 되는 지원사업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에 따라 원뮤직랩은 예술 활동이 사회 경력으로 인정될 수 있도록 하는 대안을 제시해 목소리를 이어오고 있다. 원뮤직랩은 1월12일 부천 못그린 그림 갤러리에서 열렸던 캘리그래피 ‘활짝’ 전시에 이어 7일부터 13일까지 부천 스페이스 작 지하 전시장에서 진행됐던 ‘꽃신-P.O.F.S.(Put on the Flower shoes by yourself)’을 통해 예술형 경력지원에 대한 기회를 만들어내고 그에 관한 화두를 시민들과 나눴다. ‘활짝’에선 강근옥, 문자미, 민혜영, 손인순 등 캘리그래피 작가 4명이, ‘꽃신’에선 강근옥, 명수연, 이보람, 장윤정, 김은지, 황나연 작가가 뜻을 모았다. 이번엔 캘리그라피뿐 아니라 보자기 공예, 위빙, 자이언트 플라워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동참했다. 특히 ‘꽃신’ 전시는 경력형 지원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에 대한 의제 마련에 대한 근거를 모으는 차원에서 기획됐다. 박 대표는 12일 문화도시부천 시민총회에서 시민이 직접 제안하는 의제로 예술형 경력지원 활성화에 대안을 발표했다. 또 전시 기간 동안 여성에 대한 인식과 의견 등을 취합하는 설문지를 배치해 시민들과 소통했다. 원뮤직랩의 이런 행보에 뜻을 모았던 작가들은 일상에 스며든 변화를 만끽하며 작가로서의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1월 ‘활짝’ 전시에 참여했던 손인순 작가(45)는 달라진 삶을 체감하고 있다. 그는 2018년부터 캘리그래피 활동을 시작했고, 육아와 가사를 이어가면서도 수업과 작품 판매 등의 활동을 소소하게 병행했다. 그러다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고, 대면 활동이 끊기고 아이들은 집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 속에서 그의 활동 무대는 점점 사라져 갔다. 그때 만난 게 원뮤직랩의 ‘활짝’ 프로젝트였다. 손 작가는 “일상 속 스트레스로 인해 나태에 빠져 있다가, 1월 전시를 기점으로 다시 의욕과 확신이 생겼다”면서 “그 이후로 인사동 플리마켓도 경험해 보고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지금은 취미반 정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꽃신’ 프로젝트에 동참했던 김은지 작가(35)는 부천여성인력개발센터를 통해 이번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싱글맘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 작가는 보자기 공예를 접한지 1년이 채 안 된 시점에,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생겨 기쁘다고 전한다. 김 작가는 “전시장에 있을 때 보자기 작품들을 보면서 신기해 하신 분들이 원데이클래스를 듣고 싶다며 제 명함을 받아갔다. 자그마한 변화의 출발점이 된 것 같아 설레는 마음으로 작가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웃어 보였다. ‘활짝’과 ‘꽃신’에 연이어 참여한 강근옥 작가(38)는 개인이 전시를 한 번 기획하려면 대관료·홍보비·인쇄비 등이 크게 부담되므로, 시에서 무료 운영하는 곳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에서 그마저도 요건에 예술 경력이 있어야 대관이 가능해 좌절을 겪었다고 전했다. 강 작가는 그로 인해 이 같은 무대 마련의 기회가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 강 작가는 “혼자서 발품을 팔고 정보를 찾아다니는 건 한계가 있는데, 이런 자리를 통해 함께 교류하고 연대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 경력을 이어가고 확장할 수 있어 얼마나 기쁘고 다행이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송상호기자
경기문화재단의 생활문화사업이 지역 생활문화의 꽃을 피워가고 있다. 지자체와 민간단체 등이 협업해 생활문화의 지속성을 확장하는 기회다. 양주시에서도 생활문화를 위한 자그마한 움직임이 피어나고 있다. 진정한 내 모습을 찾아가며 나만의 콘텐츠를 발굴하는 기획 프로그램 ‘나를 만드는 시간’이 지난 9월 말부터 8주간 진행됐다. 사실 ‘내가 기획하는 나만의 콘텐츠’라고 하면 추상적이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그런 막연한 고민들로 둘러싸인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 주는 기회를 시민들에게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예술 치유 프로그램 개발 공간을 운영해 온 생활문화단체 라이브 랠리(대표 이선유)가 진행했다. 강의형, 기획형을 합쳐 진행된 ‘나를 만드는 시간’은 장흥에 위치한 777생활문화센터를 거점으로 8주간의 양성 과정과 실습 및 성과 공유회로 마무리된다. 나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는 과정에서 참여자는 콘텐츠 소비자에서 생산자이자 기획자로 변신한다.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시민 참여자들은 함께 시간을 보냈던 시민들에게 강의를 진행하고 구체적인 피드백 과정을 거쳐 강의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라이브랠리 강사진이 진행하는 예술치유 과정은 시민들 각자가 진정한 ‘나’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왔다. 인생 그래프를 그리는 자기 인식 과정, 나와 화해하는 자기 돌봄 과정 등으로 구성된 교육을 이끈 이선유 라이브랠리 대표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부터 자신을 스스로 응원하고 지지하는 과정이 되는 바람뿐이었다”면서 “내가 좋아하는 걸 깨닫는 과정에서 변화가 시작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술치료를 통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파악한 시민들은 빽메이커 과정을 통해 나의 현재 상태 진단, 이미지메이킹, 강연 소재 찾기 등의 구체적인 실행안 실천에 익숙해져 갔다. 교육에 참여한 조혜영 짇따 대표는 “교육을 들은 수강생 전원이 각자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강화해 기획자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는 점이 너무 뿌듯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5일에는 그간 서로 떨어져 양성 과정에 참여했던 시민 기획자들이 한데 모여 시간을 나누는 ‘네트워크 파티’가 양주생활문화센터 777레지던스 2층 강의실에서 진행됐다. 이날 시민 기획자 4명과 강사진 등 7명은 그간의 수업을 통해 펼쳐놓았던 강의 기획안 발표 및 피드백을 진행했고,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시민 기획자들은 이번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이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김덕인씨(21·여)는 평소 양주시평생학습관에 자주 접속한다. 이번 프로그램 역시 그렇게 우연히 발견해 신청하게 됐다. 그는 오롯이 자신의 실제 경험에서 강의 콘텐츠를 발굴해냈다. 덕인씨는 학창시절 대외활동을 늦게 발견해 참가할 수 없던 적이 많았다. 덕인씨는 자신과 같은 일을 겪고 있을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다양한 피드백이 오갔던 자리가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제가 만든 기획안에 대한 의심과 걱정이 많았는데 응원과 격려를 많이 받아 자신감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며 “이번 프로젝트에 몸담았다는 사실이 앞으로의 인생을 헤쳐나가는 데 있어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아휴직 중인 강진호씨(36·가명)는 어린이집 원장의 추천에 따라 이번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처음엔 망설였다. 그간 진호씨는 쉼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내 안에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에 함께하는 시민들의 지지와 격려를 통해 그는 자신만의 콘텐츠를 구축한 뒤 유튜버 활동까지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등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꿈꾸고 있다. 그는 삶에서 직면하는 좋은 일, 나쁜 일들을 대하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내면의 불안 요소를 낮췄던 경험을 진솔하게 풀어 놓는 콘텐츠를 시민들에게 전파하고 싶어 한다. 그는 “이번 경험을 통해 삶을 돌아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막연한 고민들이 구체적인 계획으로 실행되는 과정에 시민들과 선생님들의 도움이 컸다”고 소회를 밝혔다. 인터뷰 홍승표 777생활문화센터(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양주 생활문화 저변 확대... 시민들 경험의 장 활짝 Q 이번 사업의 목적을 설명한다면. A 생활문화 활성화를 위해선 인적 자원의 발굴과 양성이 중요하다. 장흥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콘텐츠 기획자를 양성하는 과정이 지속 가능한 문화 자원의 활용도를 높여준다는 점이 중요하다. 시민들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이 바뀌어가는 모습을 직접 느끼고, 문화콘텐츠를 기획하는 생산자가 될 수 있게 하는 경험의 장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Q 어떤 계기로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는지. A 양주시의 생활문화 구축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느꼈다. 지역 내 문화재단이 없는 데다 생활문화 단체들과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광역문화재단과 함께하는 생활문화 저변 확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시민들이 함께 모이는 터전 마련을 위해 씨앗을 뿌리는 마음가짐으로 진행했다. 기준 인원에 미달되더라도 절대 프로그램을 폐강하지 말고 진행하자고 기획 단계부터 뜻을 모으기도 했다. Q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있다면. A 양주시는 지형에 따라 생활권이 분리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퍼져 있는 인적 자원과 공간 등 인프라 간의 원활한 연계가 필요하다. 지역에 퍼져 있는 청년 기획자들이나 예술 단체들을 많이 찾아 그들과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생활문화센터의 운영에 있어서 기존의 주요 이용층인 중장년층에서 벗어나 학생, 청년과 직장인 계층으로도 대상을 확대해 남녀노소 피부에 와 닿는 생활문화 플랫폼을 구축하는 작업 역시 필요했다. 그리고 이 같은 형태의 프로그램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성을 갖게 하는 방안 마련에도 신경 썼다. 이를테면 양성 과정을 거친 시민 기획자들에게 공식 기관의 생활문화 활동 증명서를 드리는 방식이 있다.
“매켄지 기록 속 무명의병 이백원의 묘 가능성” 항일 의병을 기록한 F.A. 매켄지의 ‘대한제국의 비극’에 등장하는 무명의병 중 한 명이 양평에서 발견된 ‘이백원 의병장’ 묘의 주인공임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제시됐다. 이름을 남기지 못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무명 의병을 찾는 데 실마리를 제시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28일 오후 2시 경기일보 소회의실에서 ‘역사적 인물의 유해 및 묘 발굴, 이장, 보존에 대하여’를 주제로 열린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3차 포럼’에서 강진갑 (사)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은 “이백원 의병장 묘비에 나온 사망 날짜와 ‘대한제국의 비극’에 기록된 무명 전사의병에 대한 설명, 일본군의 폭도토벌지에 기록된 사탄전투의 전사의병, 이백원 후손의 증언 등을 종합하면 전사한 날짜가 일치하고 전사 장소 및 매장된 묘 위치도 일치한다. 또 무덤 형태 등으로 보아 매켄지 기록에 나온 인물과 양평 묘의 인물이 동일 인물일 가능성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백원 의병장 묘는 지난 2020년 4월6일 박대성씨가 양평군 옥천면 옥천리 산 23-1에서 발견해 양평의병기념사업회에 이 사실이 전달됐다. 이에 이복재 양평의병기념사업회 의병연구자와 최봉주 사무국장은 현지 조사를 거쳐 ‘양평의병 학술논문집’(2020)에 ‘양평의병 의병장 이백원 조사보고’를 발표했다. 이를 강진갑 원장 등 ‘무명의병을 찾아서’ 추진단이 후손과의 만남을 통해 이백원 의병장과 관련된 증언을 뒷받침 하고 묘 발굴과 관련된 논의 등을 이어왔다. 이백원 의병장 묘 비문 앞면엔 ‘의병장 한산이공백원 지묘’가, 뒷면엔 ‘항일의병 양근지구 의병을 결성 왜병과 교전 중 서기1907년 정미 8월17일 차처 남산에서 전사’가 한자로 적혀있다. 강 원장은 “이백원 의병장 묘를 찾은 것은 1만7천명의 이름없는 무명의병을 찾는 과정에서 굉장히 큰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면서 “이름만 찾은 게 아니라 그의 무덤과 후손까지 찾은 것으로 이 묘를 보존하고 가꾸는 일을 이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명의병 예우 다하고... 역사적 인물 유해·묘 적극 발굴을” 무명의병에 대한 예우를 다하고, 전쟁사에 기반이 되는 자료 축적 등을 위해서는 역사적 인물로 추정되는 묘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다만 유족과 해당 지역의 관계자가 중심이 된 가운데 관리 주체 등을 명확하게 확정해 역사적으로 보존성을 이어 나가야 한다는 단서가 뒤따랐다. (사)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 (사)경기문화관광연구사업단, 양평의병기념사업회, 무명포럼준비위원회가 주최하고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경기학회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기록되지 못해 독립운동사와 역사의 뒤안길에 밀려난 한말 무명의병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역사의 무대에 다시 올리는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프로젝트의 올해 마지막 포럼으로 마련됐다. 포럼에선 매켄지의 ‘대한제국의 비극’에 묘사된 전사한 의병의 묘로 추정되는 이백원 의병장의 묘 발굴과 이장, 보존 방안, 이를 통해 역사적 인물의 유해를 어떻게 보존하고 남길 것인가 등이 논의됐다. 김진균 성균관대 하이브리드미래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의 사회로 주제 발표와 패널들의 토론으로 이어졌다. ■ 이백원 의병장 묘 발굴 ...역사적 실체에 한 걸음 더 가까이 첫 번째 주제 발표자로 나선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은 ‘잃어버린 무명의병 묘를 찾아서-이백원 의병장 묘 조사, 발굴, 보존 문제를 중심으로’를 발표하며 이백원 의병장의 묘와 관련된 객관적 사실 확인 과정, 후손을 만나 들은 증언 등을 공개했다. 강 원장은 “매켄지 기자의 ‘대한제국의 비극’에 등장하는 무명의병을 찾는 데서 이번 프로젝트가 시작됐는데, 등장한 의병들이 누구인지 확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양평에서 생각지도 못한 일, 의병장 묘를 확인하고 이 의병장이 매켄지 책에 등장하는 인물과 일치한다는 데 신빙성이 높아 이를 확인하는 작업과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강 원장은 이어 이백원 의병장의 묘 발굴과 관련해 △이장 문제 △현 위치 보존 △양평의병장 묘역 이전 △국립묘지 등 타 지역으로 이전 등은 물론 묘 보존과 관련해 △묘의 등록문화재 등록, 묘역 조성 및 관리와 이백원 의병장 묘 관련 사업 주체 등에 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 양평지역에서 제보가 들어와 양평의병기념사업회의에서 확인 등이 이뤄졌지만 이제는 경기도나 국가보훈처가 나서야 한다”며 “이백원 의병장 묘를 찾은 것은 1만7천명의 이름없는 무명을 찾는 과정에서 상징적으로 굉장히 의미있다. 이름만 찾은 게 아니라 무덤, 후손까지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 감식관(의학박사)은 ‘고인골 감식과 보존방법’ 주제로 한 발표에서 “미수습 전사자의 유해를 발굴해 국립현충원에 안장하는 것은 유족에는 위로, 6·25전쟁의 역사적 의미와 국가관 제고 등에서 의미가 있다”며 “국가의 무한책임 의지를 표명해 전후세대의 국가관 확립에 기여하는 등 정통성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범 (재)서울문화유산연구원 부원장은 ‘조선시대 분묘의 발굴절차와 연구사례’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20세기 이전의 분묘 사례를 통한 행정절차 문제, 나아가 무명의병의 분묘를 어떻게 보존하고 관리할 것인가 등을 설명했다. 그는 “매장문화재 발굴에는 문헌조사와 지표조사, 시굴조사 등이 있는데 인골에 대한 유해가 나오면 유전자 분석 등도 진행해야 된다”면서 “만약에 양평 의병장 묘를 시굴조사를 거쳐서 의병장이 묻혔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유해의 정황이 나오면 그때 정밀 발굴조사를 해야 한다. 발굴에서 행정적 절차는 3개월, 전체적인 결과 보고까지는 2년가량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부원장은 “조사하고 난 이후 묘를 그대로 놔둘 것인가, 발굴할 것인가, 또 발굴한 이후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의병장 묘에서 최소한의 표식 등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 볼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 역사적 인물의 유해 발굴...경기도, 정부 적극 나서 소중한 자산으로 만들어야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무명의병에 대한 예우를 다하고, 전쟁사에 기반이 되는 자료 축적 등을 위해 묘를 적극적으로 발굴을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홍종하 경희대 한국고대사고고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는 “의병장을 확인하고 예우를 갖추기 위해서라도 발굴이 필요하다”면서 “발굴을 통해 두부가 확인된다면 얼굴을 복원하고 그 복원을 통해 매켄지가 찍은 사진과 대조하거나 시민에게 알리는 작업이, 이 사업을 더욱 확산하고 시민들의 마음에 와 닿게 하는 데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실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의병 유해 조사에는 매우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 같다”면서도 “매장 유품 등 고고학적 의미를 쌓을 수 있는 자료 등이 나오면 부족한 전쟁사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쌓을 수 있고 추후 인근 지역을 조사하는 데도 자료가 될 수 있다. 객관적인 고고학 조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의병에 대한 생생한 역사적 사실 덧입히면 역사적 실체에 다가갈 수 있는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원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복재 양평의병기념사업회 의병연구자는 “일본군 보고서엔 사탄전투의 사망자가 스무명이라고 했지만 매켄지 기록과 마을사람, 후손의 증언은 2명이다. 아마 2명을 죽이고 20명을 죽인 것으로 상부에 보고했을 가능성도 있는데 이게 학술적으로 증명이 돼야 ‘이백원 묘’라는 사실이 뒷받침될 것”이라며 “이백원 의병장 묘로 추정되는 묘 인근에 묘가 또 하나 있는데, 이백원 의병장 묘가 학술적으로 확정된다면, 이백원 의병은 이제 무명이 아닌 유명이 되고, 그 옆에 있는 묘가 무명으로 우리가 밝혀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면서 무명의병을 찾아내는 데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금향 경기도사편찬위원은 “묘의 관리 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는 최봉주 양평의병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의 말에 동의하며 “당장 내년부터 시민이 어느 정도 참여할 것인가가 앞으로 이 사업의 확대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 참여를 위한 캠페인 등을 벌이면 우리 주변에 무명의병이 누가 있었는지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장소의 상징화 등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승원 수원대 사학과 객원교수는 “무명의병의 묘를 찾아내고 확인한 지역에 계신 분들의 의견이 존중돼야 한다. 이번 묘에 관한 확인 작업은 양평과 경기도를 넘어 앞으로 전국적으로 무명의병을 찾는 데 기본적인 샘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켄지 책에 묘사된 전사한 의병의 상황을 짐작해 전투의 상흔 등 흔적이 남아있을지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이혜진 감식관은 “만약 매장됐을 당시 치아가 있었다면 묘 안에 남아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화기류나 칼 등이 관통된 부분은 깊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흔적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균 사회자는 “이번 포럼으로 역사적 인물의 유해발굴과 관련된 모든 문제가 풀릴 순 없지만, 이번 사업을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무명의병을 찾아나서고 무명의 역사적 인물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여러 논의를 해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경기문화재단의 ‘2022 문화예술 일제 잔재 청산 및 항일 추진 민간 공모사업’으로 진행된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는 일본의 침략을 막기 위해 독립운동을 펼쳤지만 기록되지 못한 무명의병을 찾아나서고자 역사학계와 시민·문화예술계가 함께 한 프로젝트다. 지난 9월30일 본보 1층 소회의실에서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1차 포럼을 연 데 이어 모여 ‘무명의병 포럼’ 조직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한말 의병으로 시기를 한정하고 올해 말까지 기초조사 및 콘텐츠 제작을 목표로 하는 1단계 계획을 완료한 뒤 해마다 단계별 로드맵을 설정해 오는 2024년에 시민과 함께하는 ‘경기 무명의병 기념 횃불 광장’ 조성 등의 사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정자연기자 ※ 이 기사는 2022 문화예술 일제잔재 청산 및 항일 추진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후원: 경기문화재단)
경기수필문학의 원로 이창식 작가의 문학정신을 계승하는 ‘이창식 수필문학상’이 제정됐다. 이창식 수필문학상 운영위원회는 경기수필문학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온 이창식 작가의 업적을 기리고 그의 수필문학 정신을 계승하고자 ‘이창식 수필문학상’을 제정·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이창식 작가(93)는 올해로 등단 51년차를 맞은 경기 수필계의 거목이다. 1930년 평양에서 태어나 1953년 언론계에 입문해 한국신문편집인협회 심사위원등을 역임하고 1976년 ‘월간 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경기지역의 언론인이자 수필가, 향토사학자로 다양한 문학활동을 펼쳐오며 경기 수필문학계에 새로운 길을 개척해왔다. 또 ‘경기도사’, ‘수원시사’, ‘경기예총사’ 등 여러 권의 향토사서도 발간하며 향토사 연구에도 기여 해왔다. 수필문학상 운영위원회는 윤수천 아동문학가와 맹기호 경기수필가협회장 등 지역 문학계의 원로들로 구성됐다. 제1회 이창식 수필문학상 시상식은 다음 달 9일 오후 4시 수원화성박물관 강당에서 열린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이창식 수필문학상’을 비롯해 작품상, 신인상 등이 수여된다. 수상자는 경기도에 거주하거나 과거 거주했던 등단 10년 이상 된 문인이 대상이며, 수상작품은 경기한국수필 문학지에 실린다. 이창식 작가는 “개인적으로 영광스럽지만 과분하면서도 감사한 일이다. 수필문학상이라고 장르를 명시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수필만 수상한다는 데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지역 수필계에 활력이 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경기도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자립을 응원하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26일 오후 3시 수원컨벤션센터 이벤트홀에서 ‘스무살 함께서기 in 경기’를 성황리에 열었다. 이번 축제는 2020년부터 도내 자립지원 제도 변화에 발맞춰 사업을 진행했던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자립제도 지원 사업을 점검하는 등 지원체계 강화를 도모하고자 기획됐다. 행사장엔 청소년쉼터, 아동복지시설, 가정위탁 등을 통해 보호 받던 아동·청소년과 관계기관 종사자와 보호자 등 110여명이 참석했다. 1부에선 아동·청소년을 위한 ‘알아두면 쓸모있는 신박한 아르바이트 상식’과 위탁부모를 대상으로 한 ‘위탁아동 경제교육’에 이어 관계기관 종사자를 위한 ‘자립을 준비하는 종사자 간담회’가 마련됐다. 2부에선 ‘청년들의 걱정없는 하루(청하)’와 ‘청년들의 자립 이야기(청자기)’ 등 자립준비청년들에게 경기도 자립지원사업 우수활동 표창이 수여됐다. 또 3년에 걸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 자립사업에 관한 영상 시청과 함께 청자기 활동가의 경기도 자립지원 정책 발표가 이어졌다. 주거독립 초보 청년들을 위한 유튜버 나르의 강연과 꿈을 향해 발을 내딛는 청년들을 향한 차홍 헤어디자이너의 강연도 열려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관계자는 “도내 보호대상아동에 관한 자립사업 및 제도의 확장을 위해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권리 주체인 자립 당사자의 인식 변화 및 개선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송상호기자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도지회(회장 장성근)의 2022년 홍보자문위원회 회의가 지난 24일 성료했다. 이날 수원에서 진행된 회의는 협회 차원 사업의 홍보 방안 모색을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경기일보 황선학 문화체육부 부국장을 비롯해 언론인, 청년층 대표, 시민단체 관계자 등 각 분야 9명으로 구성된 홍보자문위원회 자문위원들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방송매체와 SNS 등을 통한 적극적인 온라인 사업 홍보에 관한 논의가 진행됐으며,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다음 해 비대면 프로그램 실시 등에 대해서도 역시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갔다. 조돈미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도지회 본부장은 “올해 사업도 자문위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며 “내년엔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행사들이 많아질 예정이고 온라인 홍보 역시 강화해야 하는 만큼, 효과적인 홍보를 위한 의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협회 사업 운영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상호기자
무명의병 포럼 준비委 주최 ‘추모행사·학술 심포지엄’ 기억되지 못한 한말 순국 무명의병을 역사의 무대로 끌어올리는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프로젝트가 무명의병의 흔적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지난 24일 오후 2시 경기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린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추모 행사 및 학술 심포지엄에서는 종군기자 매켄지가 의병을 촬영한 장소가 확정되고 1907년 사탄전투에서 전사한 무명의병 찾기를 본격화한 내용이 공개됐다. 이날 열린 심포지엄에서 역사지리학자인 김종혁 역사지도공작소 소장 등 전문가들은 “사진 촬영 장소의 단서들을 고지도와 문헌, 현장답사 등으로 확인했는데, 남산 등고선 라인을 보면 ‘양평군 양평읍 오빈리’로 보는 게 종합적으로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동안 매켄지 기자의 의병 사진 촬영 장소는 양평군 옥천면 아신리와 양평읍 오빈리 중 오빈리가 유력 후보지로 추정돼 왔으나 역사학자와 지리학자 등 전문가 집단이 공식적으로 확인해 밝힌 적은 없었다. 심포지엄에선 매켄지 기록에 남겨진 순국 무명의병을 찾아나서는 과정도 공개됐다.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은 “1907년 사탄전투에서 전사한 무명의병의 묘로 추정되는 묘와 그의 후손으로 추정되는 분을 만났다”며 “역사의 뒤안길에 밀려난 한말 무명의병을 기억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무명의병 쉼 없이 연구, 역사무대로… 미래세대에 전승해야”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추모 행사 및 학술 심포지엄에서는 지난 9월30일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포럼이 발족된 후 50여일 동안 추진단이 좇아간 무명의병의 흔적을 공유했다. 또 앞으로 시민 사회와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 향후 해야 할 역할을 정립하는 시간을 가졌다. ■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 기억하고 기념하기’…열띤 토론 학술 심포지엄에서는 윤유석 경희대 학술연구교수가 사회를 맡아 ‘한말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 기억하고 기념하기’를 주제로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주제 발표 1·2에서는 의병에 대해 기록한 종군기자 F.A. 매켄지가 의병을 찾아나선 여정을 토대로 한 내용이 발표됐다. 첫 번째 발표자로는 향토사학자이자 의병연구자인 이복재 양평의병기념사업회 회원이 ‘양평지역의 무명의병’을 발표하며 ‘대한제국의 비극’에 관한 심층적 조사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매켄지 사진에 나오는 12명 의병에 관한 조사 연구와 이들에 관한 신원 연구, 매켄지가 만난 의병대장, 매켄지가 양평에 오던 날 새벽에 부상과 전사한 의병을 조사 및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철기 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도 ‘대한제국의 비극’에서 주목해야 할 것들을 짚었다. ▲의병조직에 대한 기록 ▲외국인에 대한 교전수칙 기록 ▲휴가나 외박 등 가능한 의병부대 운영에 대한 기록 ▲총상입은 의병 치료 기록 ▲의병이 입은 군복에 대한 기록 등이다. 그는 “군복 등 군수물품 등을 통한 의병을 분석하면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 3·4에서는 무명의병 기림 사업과 관련된 발표가 이어졌다. 조미순 (주)블루디시 대표는 “처음에는 왜 이것을 시민운동으로 조직하려 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가치를 공유해 공동체의 역사인식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민운동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목적, 목표, 전망은 우리가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할 가치”라며 “시민단체와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 누구와 연대할 것인가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주 경기도문화원연합회 사무처장은 ‘무명의병의 기억 및 기념 문화사업의 방향’ 주제 발표에서 “의병은 국가가 사라지면서 경찰과 국가가 기능하지 못할 때 자발적, 독립적, 민주적, 지역적으로 성립된 폭력기구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민족이라는 거대 담론에 묻기보다는 한 명 한 명의 서사를 만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 무명의병의 현재적 적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무명의병 기억…시민운동으로 퍼져 동시대에 기억되길 이어진 토론에서는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과 김종혁 역사지도공작소 소장이 ▲무명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사업의 필요성 ▲매켄지 사진 촬영지 추정 장소에 대한 확인 작업 등을 발표했다. 이준식 전 관장은 국가 차원에서 무명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름을 남기지 못했지만 목숨까지 바쳐가면서 독립을 이루려고 했던 ‘무명’ 독립운동가들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 2022년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책임”이라며 “그들은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 우리의 형제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심포지엄에서는 ▲매켄지의 ‘대한제국의 비극’에 실린 의병 사진 촬영 장소 확정 ▲1907년 사탄전투에서 전사한 무명의병 찾기 등 두 달여간의 활동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은 “매켄지 책에 기록된 1907년 사탄전투에서 전사한 무명의병과 그의 묘로 추정되는 곳을 찾았다. 이러한 이름없이 묻혀진 분들을 발굴하는 작업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역사지리학자인 김종혁 역사지도공작소 소장은 매켄지가 의병을 촬영한 장소로 추정되는 곳을 재확인하고 고증한 작업을 공개했다. 그는 “매켄지의 사진은 점심 때 찍은 사진으로 남쪽에서 북쪽을 바라보고 찍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최종적으로 매켄지의 이동 경로나 사진에서 바라보는 방향성, 시간대 등을 종합하면 이복재 향토사학자께서 처음 제안하셨던 오빈리 지점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심포지엄에 앞서 열린 추모 행사에서는 김영아 성균관대 문화융합대학원 초빙교수와 이영찬군(수원 파장초 3년)이 오프닝 무대에 나서 ‘무명의병과의 대화’를 모노드라마로 선보였다. 무명의병을 현 시대에 불러 추모하는 동시에 미래에 물려줘야 할 기억임을 각인시켜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축하 영상 메시지를 통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우리 선조들 덕분에 지금에 대한민국에 존재하고 번영할 수 있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무명의병들을 기리면서 경기도가 여러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염동현 경기도의회 의장은 “이 행사가 순국한 무명의병을 기억하고 그 뜻을 좇아 새롭게 조명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주 경기남부보훈지청장은 “심포지엄을 통해 다양한 무명의병을 재조명하고, 경기도에서 불멸의 햇불이 활활 타오를 그날을 기다리며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김건주수습기자 ※ 이 기사는 2022 문화예술 일제잔재 청산 및 항일 추진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후원: 경기문화재단)
극장을 찾는 관객의 자리에서 벗어나 영화제를 직접 꾸려 나가는 시민들이 모였다. 제7회 수원사람들영화제 ‘흘러가는 우리들’이 오는 12월 2, 3일 양일간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은하수홀에서 열린다. 시민들이 관객의 자리에서 영화를 보는 대신, 직접 영화제 운영의 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뜻깊다. 10월20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 정지혜 평론가의 프로그래머 양성 과정에 함께한 시민들은 각기 다른 영화들을 한데 모아 특정 주제로 리스트를 만들어보는 등 구체적인 기획 과정을 익히며 영화제를 준비했다. 수업이 끝나고도 시민들은 열띤 회의를 이어가면서 서로의 견해 차를 좁혀갔다. 이에 맞춰 시민들은 수원이라는 도시의 이름답게 물에서 영화제의 메인 테마를 착안해 물의 온도 변화에 따라 영화들을 배치했다. 저마다의 온도를 품은 채 흘러가는 일상이 녹아 있는 상영작 9편이 관객들과 만난다. 특히 상영작들은 8명의 시민들이 직접 고른 작품들로 채워져 있어 의미를 더한다. 먼저 2일 오후 7시엔 특별 상영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 주목 받은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가 상영된다. 상영 이후엔 김세인 감독이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가 이어진다. 3일엔 물의 온도를 반영한 상영작들이 준비돼 있다. ‘0℃’ 섹션에서는 ‘재인의 생일파티 탐방기’, ‘컨테이너’, ‘니믹’ 등 단편 3편이 준비돼 있다. ‘36.5℃’ 섹션엔 사람의 체온을 닮은 영화 세 편이 기다린다. ‘우산을 안 가지고 와서’, ‘마이 리틀 텔레비전’, ‘호수’를 상영한다. 또 ‘호수’의 박소현 감독과 가수 지고가 함께하는 GV가 펼쳐진다. 이어지는 ‘100℃’ 섹션이 되면 뜨겁게 타오르는 복수극 ‘프라미싱 영 우먼’이 상영되며, 마지막으로 ‘?℃’ 섹션에서는 ‘세자매’ 이승원 감독과의 GV를 통해 관객들이 직접 영화의 온도를 정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영화제 준비에 참여했던 시민들은 이번 경험이 각자에게 뜻깊은 시간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영상을 전공 중인 양희찬씨(23·매탄동)는 복학을 앞두고 관심 분야에 있어 시야의 폭을 넓히기 위해 이번 영화제 기획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관객으로 극장을 찾았을 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많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그가 고른 ‘우산을 안 가지고 와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중에서도 사랑이 스며든 영화로, 인간의 온기가 맴도는 ‘36.5℃’ 섹션을 풍성하게 가꿔준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초청팀에서 스태프로 근무했던 권찬미씨(26·구운동)는 평소 영화제의 꽃이 프로그램 기획 파트라고 여겨 왔다. 그는 “밖에서 바라만 보던 업무를 직접 할 수 있어 신기했다”면서 “이번 경험을 살려 앞으로도 각종 영화제 속의 다양한 업무를 접해보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매탄동에 거주하는 정다은씨(25)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 열렸던 5회 영화제에도 시민 프로그래머로 참여한 경력이 있다. 직관적이고 선명한 컨셉트로 영화를 배치했던 당시와 다르게, 이번에는 영화들 간의 조합에서 느껴지는 톤을 정돈하기 위해 정 씨를 비롯한 시민들이 많은 신경을 썼다. 그는 “작품 간의 유기성과 테마에서 느껴지는 흐름 같은 미묘한 요소들을 찾아가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송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