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 ‘모두가 버린 곳에서 만든 작품’…김정대 작가

아무도 살지 않고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지만 사람이 사용하고 버린 쓰레기들로 뒤엉켜 있다. 바람과 물의 흐름으로 멀리 밀려간 것이다. 사람이 버린 쓰레기 속 뿌리내린 식물을 채집하고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이달 26일까지 수원시에 소재한 예술공간 아름에서 <순환의 이데아> 전시를 선보인 김정대 작가(52)다. 양평군 출신인 김정대 작가는 암벽을 오르고 카약을 타는 아웃도어 마니아이자 20년차 사진작가다. 어릴적부터 몸으로 하는 활동을 좋아했던 카약을 타고 전국의 강과 바다를 찾아다니며 사진과 설치 작업을 펼치고 있다. 그는 위성으로 해양 쓰레기가 보이는 곳을 탐색, 그곳을 찾아가 캠핑을 하며 작품 활동을 한다. 김정대 작가는 “인간이 버린 쓰레기가 자연에 들어가 자연스럽게 터전을 만들어줬다”며 “하지만 자연은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오래 삶을 유지할 수 없고 오염되는 등 시련을 극복하지 못한다. 그래서 내가 자연이 시련을 극복할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작업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 작품은 단순한 쓰레기를 수집하고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이 아닌 식물이 깨끗한 환경에서 다시 자랄 수 있게 하는 것까지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처럼 그는 곳곳에서 다양한 것들을 수집하고 기록한다. 지난 2019년엔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캠핑을 하며 물에 젖은 큰 스티로폼을 하나씩 세워 모아이 석상을 만들었다. 2020년엔 새우, 멸치, 못, 사과 등 쓰임새를 다한 것들을 활용해 미로를 만든 뒤 쓰임과 소멸을 보여주며 운명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다. 또한, 지난해부턴 카약을 타고 버려진 신발과 축구공, 플라스틱 물병 등에서 자라는 이름 모를 수중 식물을 채집하고 기록하며 환경과 인간이 해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러한 김 작가의 작품에는 모두 ‘운명’이 뒷받침된다. 세상에 만들어지고 쓰이고 누군가에 의해 이동하고 없어지는 과정과 모습을 사진을 기록하며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김정대 작가는 “예술가는 작품을 통해 질문을 던져야만 한다. 끊임없이 화두를 던지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답을 생각해 보게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지금까지 해온 작업처럼 환경과 운명에 대해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작품을 통해 환경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그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김정대 작가는 “자연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것이 아니다. 자연은 우리와 함께 공존하는 것”이라며 “내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환경문제를 외면하는 방관자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구리문화재단, 다채로운 기획 공연 눈길…선우정아 콘서트 등 3편 무대 올려

구리문화재단(대표이사 조영숙)이 코로나19 일상 회복에 맞춰 구리아트홀 공연장 문을 활짝 연다. 내달 구리아트홀에서 라이브업 ‘선우정아 콘서트’를 비롯 연극 ‘쉬어매드니스’, 어린이뮤지컬 ‘푸푸’ 등 다채로운 기획 공연으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먼저,유니크한 스타일과 압도적인 카리스마의 아티스트 선우정아가 7월9일 구리아트홀 코스모스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장르를 넘나들며 어떤 음악이든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하는 음악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선우정아의 다양한 색깔과 매력을 즐길 수 있는 무대다. 또 관객 참여형 신개념 심리스릴러 연극 쉬어매드니스가 같은 달 16일 구리아트홀 코스모스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관객이 직접 용의자가 된 무대 위 캐릭터들의 알리바이를 추리하고 증언하면서 범인을 밝혀내는 극으로 매회 다른 결말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구리문화재단 아동가족 특화사업 일환으로 어린이뮤지컬 푸푸 공연이 같은 달 23일과 24일 코스모스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남극에서 떠내려온 수수께끼 펭귄 푸푸와 아이들의 마을 구출 스토리를 담은 뮤지컬로 지구온난화와 환경 문제에 대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어린이들의 관점에서 풀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자세한 공연 안내 및 티켓 예매는 구리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문의는 구리문화재단으로 하면 된다. 김동수기자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어린이들의 '웃음-빛' 온라인 메타버스서 만나요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웃는 얼굴을 온라인 메타버스 공간에서도 볼 수 있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관장 김종길)은 현재 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2022 ‘웃는 내 얼굴 그리기’ 공모전 수상작 전시 <웃음-빛>을 온라인 메타버스 공간에서 내년 4월까지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메타버스 전시에 입장해 어린이들의 작품 45점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본인의 캐릭터와 닉네임을 설정하고 다른 이용자들을 만나 채팅 등으로 소통하면서도 전시를 즐기게 된다. 전시장의 중앙에 위치한 전광판에서는 어린이들이 웃음을 짓는 재미있고도 소소한 사연들이 작품과 함께 영상으로 재생된다. 특히 재생(▶) 버튼이 있는 작품을 클릭하면, 작품에 담긴 어린이들의 특별한 인터뷰 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 <웃음-빛> 전시의 주제인 ‘웃는 내 얼굴 그리기’ 공모전은, 장기화되었던 코로나19로 인한 어린이들의 ‘코로나 우울(코로나 블루)’을 극복하고자 개최됐다. 1천여 점의 참가작 중 심사와 투표를 통해 45점의 수상작을 선정, 전시 형태로 마련했다. 현장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1층 카멜레온존에서 열린다. <웃음-빛> 메타버스 전시장은 링크를 통해 직접 접속할 수 있다. 또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누리집의 전시 카테고리를 통해 입장할 수 있다. 정자연기자

"위암, 항암제와 천연 유래물 동반치료 시 효과 극대화" 아주대 허훈 교수팀 발표

위암은 조기 진단과 최소침습치료로 다소 감소 추세다. 5년 이상 생존율이 높아가고 있지만, 진행형 위암의 경우 절제술 후 재발하거나 절제가 어려운 경우 여전히 정복하기 힘든 암으로 꼽힌다. 진행성 위암에서 항암제와 천연 유래물을 병용해 치료하면, 화학 항암제 두 가지를 사용하는 것보다 치료 효과가 높고, 부작용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위암 치료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주대병원은 위장관외과 허훈 교수팀(함인혜 연구조교수)이 최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허 교수팀은 암 관련 섬유모세포가 위암의 항암제 저항성을 유발하는 JAK/STAT3 신호 전달 체계를 활성화 시킨다는 것을 규명했다. 또 천연 유래물 커큐민이 이러한 JAK/STAT3 신호 전달 체계의 활성을 억제해 항암치료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것도 새롭게 밝혔다. 천연 유래물 커큐민은 강황 뿌리에서 유래한 폴리페놀 성분으로, 염증 반응과 암의 활성화를 억제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이번 연구는 암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기존의 연구와 달리, 암의 주변 환경에 주목해 암 관련 섬유모세포를 표적으로 했으며, 항암제를 대신해 천연 유래물을 적용해 좋은 치료효과를 얻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위암과 암 관련 섬유모세포를 동반 배양했다. 이후 위암 세포 내 유전적 변이를 전사체(유전체에서 전사된 모든 RNA 분자) 분석과 다양한 실험기법을 통해 확인한 결과, 섬유모세포에서 분비된 싸이토카인이나 성장인자가 JAK/STAT3 신호 전달 체계를 비정상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세포의 생존율 측정실험에서 위암세포에 항암제 단독 처리할 경우 암세포의 생존율이 크게 감소하지 않지만, 항암제와 커큐민을 동반 처리할 경우 항암제 내성을 보인 암세포의 생존율이 크게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진행형 위암에서 절제술 후 재발하거나 절제가 어려운 경우, 항암제 치료 시 내성이 생겨 저항성이 생기면 또 다른 종류의 항암제를 함께 사용하는 병합화학요법을 시행한다. 이때 평균 생존기간은 1년 정도다. 허훈 교수는 “아직 기초연구 단계이지만 진행성 위암에서 항암제와 천연 유래물의 병행치료란 새로운 접근을 통해 기존의 항암제 치료 보다 더 큰 치료효과를 얻었다”면서 “특히 이번 연구는 위암에서 새로운 항암제 개발 성공률이 매우 낮은 가운데 얻은 성과로, 앞으로 위암 치료율을 높이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한국건강관리협 “생활 속 운동으로 비만 예방”

한국건강관리협회는 생활 속 신체활동(운동)을 통한 건강생활 습관을 유도하고 신체활동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2022 건강생활실천 디자인·영상 공모전’을 개최한다. 공모부문은 ▲비만예방 디자인 ▲건강생활실천 영상 부문이다. 오는 8월 5일까지 공모전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하면 된다. 청소년(중·고등학생 또는 이와 동등한 연령대 청소년) 이상이면 누구나 개인이나 팀으로 참여할 수 있다. 비만예방 디자인 부문은 일상생활 속에서 운동을 통한 비만 관리·예방을 유도할 수 있는 내용의 포스터 디자인이면 된다. 규격은 A3 사이즈 가로형, 세로형 모두 가능하며 JPG 파일(2MB 이하)이어야 한다. 건강생활실천 영상 부문은 운동을 통한 건강행태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내용의 영상물로 3분 이내(200MB 이하)의 wmv, mp4, avi 등 실행 가능한 영상 파일로 제작하면 된다. 제출된 작품은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주제 적합성, 독창성 및 심미성 등을 기준으로 심사를 거쳐 부문별로 청소년부 대상(교육부장관상), 대학·일반부 대상(보건복지부장관상)을 비롯해 각각 총 12개 작품을 선정한다. 입상자에게는 상장 및 상금이 수여된다. 수상작은 작품집으로 제작해 보건교육자료로 활용토록 배포하고, 한국건강관리협회 유튜브 채널에 등록될 예정이다. 정자연기자

“한의약 치료로 난임부부 고통 덜어요”

“난임문제, 한의약과 함께 풀어나가요” 수원시한의사회는 난임부부를 한의학적으로 치료하고 돕는 ‘한의약 난임지원사업’ 참여 지원자를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 한의약 난임지원사업은 수원시와 수원시한의사회가 저출산을 극복하고, 증가하는 난임문제를 해소하고자 지난 2012년부터 매해 시행 중이다. 수원시에 거주 중인 법적 혼인상태에 있는 난임부부 남성·여성 모두 지원할 수 있다. 단, 여성 나이가 만 45세 이상이거나 자연임신 시도가 불가능한 상태의 기질적 문제(양쪽 나팔관 폐색 등)가 있는 경우 지원이 배제된다. 치료기간 3개월과 추적관찰기간 3개월 등 총 6개월간 인공보조생식술을 받지 않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 사업에 참여할 경우 남녀 모두 각 1인당 3개월 간 180만원 상당의 한약 치료비를 전액 지원받을 수 있다. 관내 9개 지정 한의원에서 치료가 진행된다. 침구 치료 병행 시 건강보험적용이 가능하며, 본인부담금은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필요한 서류는 난임 진단서, 주민등록등본, 여성 및 남성 검사 진단결과서 등이다. 자세한 문의사항은 관할 보건소 모자보건실, 혹은 수원시한의사회 누리집에 게재된 내용을 참고하면 된다. 조현주 수원시한의사회 난임특임이사는 “난임부부에 대한 한의약 치료는 이미 여러 논문과 그동안의 사업 결과를 통해 높은 성공률이 입증됐고, 안전성과 만족도가 높다”며 “수원시내 난임부부의 많은 참여를 바라며, 난임부부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도록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다문화로 하나 돼요!" 온누리행복씨앗후원회 '제5회 다문화행복페스티벌'

지난주 안산올림픽기념관에서 눈길을 끈 행사가 진행됐다. 온누리행복씨앗후원회가 경기도 외국인주민 정착 지원사업 중 하나로 마련한 제5회 다문화 행복 페스티벌이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만 만났던 행사는, 모처럼만에 안산 및 타지역 외국인과 다문화인들이 대거 참여하며 축제의 장이 열렸다. 지난 12일 안산올림픽기념관 마당에는 중국, 중앙아시아, 인도, 미얀마 등 11개의 나라 부스가 설치됐다. 이곳에선 전 세계 문화를 한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열렸다. 중국은 중국 제기 차기와 부채 만들기, 필리핀은 한국의 공기놀이와 비슷한 잭스톤, 중앙아시아는 마트료시카 나무 인형 만들기, 미얀마는 천연 선크림과 페이스페인팅, 한국은 활쏘기와 투호 놀이 등 풍성한 체험 이벤트가 펼쳐진 것. 이 곳을 찾은 관람객들은 각 나라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부스를 찾아다니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지역사회에서도 다문화행복페스티벌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안산시외국인상담센터에서는 외국인들을 위해 무료 법률상담을 진행했고, 안산소방서 의용소방대에서는 심폐소생술 및 소화기, 심장충격기 사용법을 교육했다. 또한 서안산노인전문병원 베스트서안산 봉사단에서 의료부스를 담당했고, 국제인성교육연구원은 마인드 레크레이션을 진행해 유익함과 즐거움을 더했다. 문화 공연도 펼쳐졌다. 외부 공연장에서 안산 에버그린 어린이 댄스팀과 원주링컨하우스스쿨 학생들의 공연이 관객을 휘어잡았다. 내부 공연장에서는 남태평양 문화 공연(파테파테), 세계태권도선교회팀의 태권도 시범, 인도 문화 공연(가그라)이 이어졌다. 자원봉사자들은 이날 다문화행복페스티벌의 숨은 주역이었다. 봉사자들마다 자신이 맡은 나라를 관람객들에게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체험을 도왔다. 미얀마 부스 자원봉사자 김채원 학생은 “체험하러 오신 분들께 페이스페인팅을 그려 드렸는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내가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철진 경기도의원 당선인과 박태순 안산시의원 당선인, 이혜경 안산시의원 등이 참석해 다문화행복페스티벌 개최를 축하했다. 이상준 온누리행복씨앗후원회 고문은 한국어, 영어, 러시아어 3중 통역으로 진행된 ‘행복메시지 시간’에서 행복한 삶과 관련된 강연을 펼쳤다. 이 고문은 “사람마다 좋은 점, 나쁜 점이 있는데 좋은 점을 발견하면 안좋은 것이 있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일이 각기 다른 맛을 내는 것처럼 사람을 만나서 사귀다 보면 그 사람만의 맛을 느끼게 된다. 처음엔 사귀기 어려운 사람도 맛을 느끼다보면 그리워하고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한국이라는 나라의 맛, 문화에 대한 맛을 많이 느낄 수록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외국인들은 다양한 체험과 문화활동으로 만족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관람객 샤피씨(파키스탄)는 “많은 나라의 문화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 흥분되고 각 나라 부스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다문화행복페스티벌을 주최한 온누리행복씨앗후원회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면으로 다국적 행사를 개최하게 됐는데, 많은 안산 시민들과 외국인들이 한 자리에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고, 세계 각국의 문화를 교류하는 폭넓은 활동을 이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경기필 협연' 18세 임윤찬 美 반 클라이번 피아노콩쿠르 우승

피아니스트 임윤찬(18·한국예술종합학교)이 세계적 권위의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한국인으로서는 두 번째이자, 콩쿠르 역사상 최연소 우승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폐막한 제16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에서 임윤찬은 최고 점수로 1위를 차지했다. 2004년 2월생인 임윤찬은 출전 제한 연령 하한선인 만 18세로, 대회 역사상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기존 최연소 우승자는 2009년 손열음이 2위를 했을 당시 공동우승자 중 한 명인 중국의 장하오첸(19세)과 1969년 크리스티나 오르티즈(19세)였다. 직전 대회(2017년)에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선우예권은 당시 28세였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미국의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을 기리는 대회다. 세계 3대 음악경연대회로 꼽히는 쇼팽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버금가는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 14~18일 포트워스 베이스퍼포먼스홀에서 열린 결선 무대에서 임윤찬은 신 들린 듯한 연주로 관객들의 우레와 같은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는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어린 시절 친구들이 태권도장에 다닐 때 아무것도 안 할 수 없어 아파트 상가에 있던 피아노학원에 다녔다. 그러다보니 음악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2015년 11세 때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한 임윤찬은 이듬해 클리블랜드 청소년 콩쿠르 2위와 쇼팽 특별상, 쿠퍼 콩쿠르에서 최연소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경기필하모닉·경기도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하기도 했다. 송상호기자

경기문화재단, 제2회 ‘뮤지엄 문화상품’ 공모 8월 12일까지

경기문화재단은 제2회 경기문화재단 ‘뮤지엄 문화상품’ 공모를 오는 8월 12일까지 진행한다. 공모는 경기도박물관, 경기도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실학박물관, 전곡선사박물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등 재단 소속 7개 뮤지엄의 다양한 소장품, 주제어, MI 등 활용이 핵심이다. 선정된 상품은 디자인 개발 및 제작비 지원과, G뮤지엄의 8개 온‧오프라인 뮤지엄숍에 입점, 유통 판매 기회도 얻을 수 있다. 기존에 유통‧판매된 적 없고 실현 가능한 상품이면 선정을 통해 신규 개발‧제작비 최고 1천만 원을 지원 받는다. 주제는 뮤지엄의 아름다운 굿즈를 통해 실현시킬 수 있도록 25건의 주제어가 제시됐다. 경기도박물관은 개관 25주년 기념으로 간행된 도록 「경기도박물관 명품선‖」에 수록된 소장품 전체가 대상이다. 경기도미술관은 ‘문화 다양성, 움직임, 무 장애 관람, 큰 글씨’를 선정했고, 백남준아트센터는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맞아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 표제를 공모주제로 정했다. 실학박물관은 ‘두물머리, 새, 꽃’이라는 주제어와 올 하반기 특별전시와 연계된 실학자 ‘홍대용, 박제가, 김정희’가 주제어다. 전곡선사박물관은 구석기를 상징하는 ‘선사시대, 주먹도끼, 매머드, 격지, 빌렌도르프비너스, 고인돌’, 경기 남‧북부의 어린이박물관은 지속가능한 환경보전에 관련된 가치를 담은 ‘기후변화, 스마트팜, 생태 감수성’ 주제어와 박물관 MI와 캐릭터를 활용을 제안했다. 자세한 사항은 경기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하면 된다. 정자연기자

惡과 싸우던 영웅… 다른 세상의 ‘자신’에 맞선다

코로나 시기 극장가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영화가 지탱하고 있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년간(16일 기준) 국내 상영작 관객수 1~10위에 MCU 영화가 4편이나 자리했다. 지난해 개봉한 <블랙 위도우>, <이터널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그리고 5월4일 공개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까지다. 오는 7월6일엔 <토르 : 러브 앤 썬더>의 개봉이 예정돼 있어 극장가가 살아난 이후로도 MCU 영화가 미치는 문화적 영향력은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여년 간 우리들의 세상을 지키려고 거대한 위협에 맞서는 영웅들을 다뤄온 MCU가 달라지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기존에 영웅들이 팀을 조직해서 악에 대항하는 이야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다. 그렇다면 영웅들 대신 누가 우리들의 세상을 지켜낼 수 있는가. 영웅의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울 지 MCU는 여러가지 대안을 실험하고 있다. 영웅이 거대 악과 대항해 세상을 구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이젠 영웅 각자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 무슨 일을 벌일 수 있는지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향후 MCU 프랜차이즈는 마법사 닥터 스트레인지를 중심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영웅들이 팀을 이뤘던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이후 공개된 MCU 콘텐츠들의 핵심 소재가 ‘다중우주·평행세계’이기 때문이다. 스트레인지는 차원과 시공간을 넘나들면서 이 무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트레인지는 영웅이라고 부르기엔 어색하고 안티히어로도 빌런(악당)도 아닌 신기한 존재가 된다. 영웅에게 중요한 건 각자의 캐릭터성인데 스트레인지에겐 그런 것들이 없다. 그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능력을 갖춘 마법사니까 세상을 구할 수 있고,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마법사라는 이유로 고뇌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런 과정에서 영웅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다른 세상의 자신과 저쪽 세상의 나에 관해 말한다. 그렇다면 내가 유일한 존재가 아닐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이곳에서 내가 세상을 구하지 못한다고 해도, 다른 세상의 내가 다른 형태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꿈꿀 수 있지는 않을까. 따라서 스트레인지는 ‘영웅들의 흔적’을 지워내고 해체하는 존재가 된다. 관객들은 스트레인지의 이야기를 통해 수많은 ‘나’라는 존재가 어디에 있든 묵묵히 각자의 삶을 버텨내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영웅이 사라지고 나만 남았다. 송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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