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가 코앞이다. 이번 한가위 연휴는 길어서 고향을 다녀오기에 충분하지 않나 싶다. 날마다 달이 차는 모습을 보면서 한가위의 풍요를 생각한다. 여름 내내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지켜보았다. 처서가 지난 뒤의 달은 맑고 투명했다. 그 만큼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는 증좌다. 새벽이슬이 차니 가을 과일들이 무르익을 것이다. 푸른 감 푸른 사과가 붉은 홍시와 홍옥(紅玉)으로 익어서 단내를 풍길 것이고, 밤과 대추도 씨알이 굵게 영글 것이다. 이렇듯 과일이 익는 것은 한 해의 시간이 절정을 향해 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한운성 작가는 오랫동안 과일의 형상과 색과 의미를 따져서 그림을 그렸다. 그의 그림들은 사뭇 단순하여 여러 가지 과일들의 풋풋한 초상을 보는 듯하다. 토마토의 인상은 토마토에 기울고 호박의 인상은 호박에 기울 듯이, 각각의 과일은 그 과일이 가진 모양과 색에 따라 기운다. 복숭아의 설핏 감도는 붉은 홍조와 노란 살내음의 색채를 작가는 놓치지 않는다. 어쩌면 그는 과일마다의 모양과 색과 향에 매료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한국의 초상화를 깊게 연구한 조선미 선생은 초상화만이 갖는 독특한 미학을 형(形)과 영(影)의 예술로 밝힌 바 있다. 이때 형은 형상(形象)으로서 그려야 할 인물을 말한다면, 영은 그려진 초상화다. 화가는 초상화를 표현함에 있어 인물을 극진하게 묘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인간의 형상은 시시각각 변하지만, 형상의 배후에는 그 사람만이 가진 불변의 본질로서 정신(神)이나 마음(心)이 있고, 화가는 그 정신과 마음을 초상화에 담아야 했기 때문이다. 과일의 형상을 사람의 형상에 빗대어 말하는 것은 그 이치가 다르나, 한운성의 과일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그 둘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어떤 사물이 처한 형국에 집중했다. 예컨대 매듭 같은 것이 그것인데, 그는 그런 이미지를 표현할 때조차도 사물의 정신을 보고자 했다. 그러니 과일그림을 정물화의 차원에서만 보는 것은 그의 본뜻과 배치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그림 서양 배와 복숭아를 가만히, 아주 천천히 살펴보라. 무엇이 보이는가. 물론 서양 배와 잘 익은 복숭아가 보일 것이다. 그 다음은? 한 입 상큼하게 먹고 싶다면 당신은 벌써 저 그림의 향에 취한 것이다. 그것이 그림의 정신이요, 마음이다. 김종길 미술평론가ㆍ경기문화재단 기획팀
부천시의 한옥마을이 확 바뀌었다. 마을이래봤자 현대식 한옥 9동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 작은 마을은 평일 오전부터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등 어린이 단체 관람객 수 백 명으로 북적거린다.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가족 단위 관람객 1천명이 몰린다. 이곳은 불과 3년 전만 해도 닫힌 공간이었다. 시민은 발길은커녕,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이 놀라운 변화를 이끈 것은 부천문화원(원장 박형재)이다. 애정과 땀을 쏟은 문화원 직원들은 사람이 힘임을 보여줬다. 21세기 문화의 시대에 콘텐츠가 최대 무기라는 것을 입증했다. 새 건물 짓기에 열을 올리고 콘텐츠 빈곤에 허덕이는 이들에게 본보기가 될 만하다. 부천시의 한옥체험마을(원미구 상동)은 으리으리한 현대식 건물인 한국만화박물관의 뒤편에 자그마하게 있다. 2011년 부천문화원이 부천시로부터 위탁 운영하기 전에는 무형문화재 공방 거리였다. 9개 현대식 한옥에서 9명의 무형문화재가 개인 작업을 벌였다. 문을 걸어 잠그고 그네들의 세계에 집중하는 작업실이다 보니, 시민이 방문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시가 이 무형문화재 공방거리 운영 방침을 시민을 위한 교육 및 체험 공간으로 변경하면서 이유가 생겼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부천문화원이 한옥체험마을로 명칭을 바꾸면서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열린 공간으로 꾸몄기 때문이다. 문화원은 우리나라 김치 명인 김순자씨가 운영하는 김치체험관을 제외한 8개 동에서 전통적인 의식주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소개하자면 이렇다. 우선 마을 입구에 자리한 전통찻집 안다미로는 모든 재료를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재료 값에 불과한 3천원이면 맛 좋고 건강에도 탁월한 차 한 잔을 마시며 마을 전경을 한눈에 훑어볼 수 있다. 마치 대갓집 주인장이 된 느낌이다. 걸음을 옮기면 경기무형문화재 제39호 곽홍찬 조각장이 금속조각기법 은입사로 제작 재현한 은입사 천상열차분야지도(1935년에 고구려 석각 천문도를 바탕으로 제작됐다고 알려진 천문도)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공방거리에 있던 무형문화재 중 유일하게 남은 곽홍찬 조각장은 자신의 작업을 시민에게 공개하고, 토요일에는 금속 조각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할 수 있는 것은 더 있다. 전통음식 체험실에서는 떡 케이크와 쌀강정을 만들어볼 수 있고, 사무실로 사용하는 1개 한옥동에서는 전통악기와 민요, 풍물놀이 등 문화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다. 어린이들이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한옥 2개동은 4~8인 가족이 잠잘 수 있는 숙박동으로 운영, 주말은 예약이 꽉 차 있을 정도로 인기다. 전기 조리기구를 완비해 도심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숙박동 사이에 조성된 작은 정원과 정자, 그 너머로 펼쳐진 작은 초원과 드라마 야인시대 세트장의 일부가 있어 보는 재미도 준다. 이 숙박동 사이에 조성된 정원은 또 다른 특별함을 간직하고 있다. 한옥체험마을을 널리 알린 대표 콘텐츠이기도 하다. 이 정원이 바로 평소에 한옥 1개동(전통혼례실)에서 전시하는 전통혼례복과 가마, 각종 혼례 물품을 실제로 사용해 전통결혼식이 치뤄지는 혼례청인 것이다. 문화원이 전통혼례나 특이한 결혼식을 찾는 시민들이 서울이나 타지역으로 가는 것을 막는 한편, 지역에서 전통을 체감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40만원대에서 100만원대의 비용만 내면, 누구나 한옥체험마을의 주인공이 돼 옛 격식대로 전통혼례를 치를 수 있다. 올해에만 벌써 13쌍이 혼례를 치렀는데, 영화 천녀유혼의 홍콩 작가 부부와 영국의 유명한 담배회사의 손자 부부도 그들 중 하나였다고. 이와 관련 이은경 문화원 대리는 전통혼례는 우리 문화를 계승하는 것보다 30분만에 판박이 찍듯이 이뤄지는 결혼식에서 찾을 수 없는 가족과 예의 의미를 찾기 위함이라며 전통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까지 이어오고 미래까지 유지돼야 하는 것이라고 전통혼례사업 운영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문화원이 알찬 프로그램으로 한옥체험마을을 운영한 지 3년째. 그동안 최의열 사무국장을 비롯한 문화원 직원들은 삭막했던 공방 거리의 한옥문을 모두 열었다. 꽃과 풀을 심고 재개발지역과 폐가에서 주은 오래된 생활용품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했다. 밤까지 이어지는 시민 발길에 초롱도 달았다. 문화원 직원들은 또 안양, 전주, 원주 등 전국 각지를 돌며 전통혼례법을 배웠다. 숙박동에 투숙객이 있는 날이면 밤샘 당직을 서는 것도 모자라, 쉬는 날 없이 이용자의 비용 부담을 줄이려고 직접 전통 혼례를 주관한다. 한옥체험마을 활성화를 위해 뻔뻔부천시티투어의 마지막 방문지를 한옥체험마을로 정해 운영 중이다. 지역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축제와 연계해 한옥체험마을에서 전통 먹을거리 장터를 열고 공연을 선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열정을 쏟은 시간만큼 켜켜이 쌓인 노하우를 십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와 1년 단위로 맺는 위탁 운영 계약은 안정적인 프로그램 운영을 저해한다. 협소한 공간도 문제다. 상설전통 공연과 놀이가 이뤄지는 데 장애가 된다. 눈에 띄게 높아진 시민 이용률을 위협하는 요소를 제거하고 좀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하지 않을까. 문화원이 높은 빌딩숲에서 낮은 기와집이 안기는 여유를 찾아온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제 단단한 디딤돌을 놓아야 할 때다. 한편 전통혼례 및 한옥체험마을 프로그램 신청 및 문의는 전화(032-651-3739) 또는 홈페이지(www.bucheonculture.or.kr)로 하면 된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경기도문화재위원회 무형문화재분과는 지난달 30일 동두천민요 보존단체와 석장(석구조물) 기능보유자인 임동조씨(58)를 도지정 무형문화재로 의결했다고 8일 밝혔다. 동두천민요는 동두천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되어온 논농사 노래와 장례의식 노래로 구성돼 있으며, 논농사를 짓는데 불리는 모심는 소리, 논 매는 소리, 장례의식요인 상여소리 등이 포함돼 있다. 문화재위원회는 동두천민요의 모심는 소리와 논 매는 소리, 상여소리와 달구소리 등은 지역의 특성을 잘 담은 노래로 향토성과 음악적 특성 등 고유성을 갖추고 있어 문화재로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석장(석구조물)은 궁궐과 관영 건축물 등의 석조물 가공에 주로 쓰이는 고급 기술로 조선시대 궁궐공사와 도성 주변 사찰공사, 왕릉 조성 등에 많이 남아있다. 도는 이번 석장(석구조물) 인정을 계기로 포천석 등 도내 지역에서 생산되는 석재를 문화재 보존 관리에 더 많이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호준기자 hojun@kyeonggi.com
60代 이상일씨, 폐휴지 팔아 우유병에 차곡차곡 6년새 228만원 기부 나눔에는 남녀노소, 빈부 귀천이 따로 없다, 씀씀이는 줄이고 아낌없이 봉사하자 동전으로 가득 찬 우유병에 쓰여 있는 글귀다. 우유병의 주인은 안양시 동안구에 거주하고 있는 이상일씨(67). 매년 우유병에 동전을 한가득 모아 사랑의 열매 모금함에 기부하는 그는 이웃들 사이에서 우유병 할아버지로 통한다. 그는 새벽부터 동네 골목이나 거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주운 폐휴지를 팔아 모은 성금을 우유병에 채워 모금단체에 기부한다. 지난 2008년 1만9천150원을 시작으로 6년째 기부를 하고 있으며 매년 기부금이 점점 늘어나 현재까지 누적액만 약 228만630원에 이르고 있다. 이씨는 어린시절 어머니가 부족한 형편에도 틈틈히 이웃을 돕는 것을 보면서 기부를 생활화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잠시라도 기부활동을 중단하면 견딜 수가 없다는 그는 30년을 기부하면서 살아와서 그런지 이젠 기부가 삶의 일부가 됐다. 한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기부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할 생각이라며 눈감는 날까지 기부활동은 멈추지 않고 계속할 생각이다. 나이가 더 들어 거동이 불편해지면 기부하는 금액이 줄어들 뿐이지 기부를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 배가 불러 남을 생각하는게 아니라 내가 없더라도 남을 생각하는 것이 기부의 시작이다고 강조했다. 수원버드내노인복지관, 재능기부ㆍ나눔봉사 등 기부문화 활성화 노력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에 위치한 수원버드내노인복지관. 2006년에 설립된 이 복지관은 금전기부에 한정된 활동이 아닌 재능기부, 나눔봉사 등 다양한 형태의 기부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버드내노인복지관 기부금 현황에 따르면 지정기부, 비지정기부, 결연후원금을 포함한 전체 기부금액이 2010년 8천400여만원에서 2011년 9천500여만원, 2012년 1억1천여만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관을 통해 4년 동안 기부활동을 하고 있는 인연수씨(70)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매월 1만원씩 정기적으로 기부를 하고 있다. 복지관내 노인봉사단 발사랑 봉사단 단장으로 활동 중인 그는 기부뿐만아니라 치매어르신의 발맛사지 등 자원봉사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기부를 할 생각이라는 그는 적은 금액이지만 기부를 통해 느껴지는 만족감은 그 이상이다라며 자신만의 이익을 생각하기보다는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기부하고자 하는 마음은 저절로 생겨날 것 이라고 말했다. 복지관은 지난달 6일 수원역 광장에서 기부의 대중화 콘서트를 벌이는 등 지역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원버드내복지관 이병승 관장은 복지관의 기부금현황추이를 봐도 알 수 있듯이 과거보다는 기부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소수의 활동이며 아직 완전히 정착됐다고는 할 수 없다며 시민들이 공공역할을 하는 정부, 학교, 복지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기부선진국에 비해 낮다. 시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기부문화에 대한 마음이 닫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장은 또 기부문화확산 및 정착을 위해서는 시민의식 개선 뿐만아니라 기부문화확산을 겨냥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 고 덧붙였다.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연도별 모금액은 2011년도 269억8천여만원에서 2012년도 292억여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상반기 모금액을 집계한 결과 131억9천여만원으로 지난해 대비(101억5천여만원) 30%가 증가했다. 모금액 중 개인 기부는 79억4천여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57억4천여만원에 비해 38%인 22억원이 늘었다. 이 처럼 법인 기부에 비해 개인 기부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에 대해 도 모금회는 전반적으로 생활 속의 풀뿌리 기부문화가 정착돼 가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의 기부활동으로 경기도 모금액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용돈을 모아 작지만 큰 사랑을 실천하는 고사리손의 기부부터 폐휴지를 모아 기부하는 어르신까지 시민이 시민을 돕는 따뜻한 연대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며 앞으로도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쉽고 즐겁게 기부를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기부, 모금 방법을 개발하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준상 기자 parkjs@kyeonggi.com
상쾌한 풀내음을 맡으며 숲의 정취를 마음껏 느끼고 싶다면 휴양림이 제격이다. 숲과 계곡에서의 휴식은 물론 생태체험학습까지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남양주시에 위치한 축령산자연휴양림이 바로 그곳. 휴가 및 주말을 이용해 도시의 일상에 찌든 몸과 마음을 말끔히 씻어내고 진정한 힐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축령산자연휴양림으로 떠나보자. ■축령산자연휴양림(https://chukryong.gg.go.kr:456) 남양주시 수동면에 위치한 축령산자연휴양림은 수도권 제일의 자연휴양림으로, 울창한 잣나무 숲과 고로쇠나무, 단풍나무, 물푸레나무 등이 어우러져 휴양림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청량한 계곡의 물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보내는 숲 속에서의 하루는 자연의 싱그러움을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다. 휴양림 내에는 6~10인이 숙박할 수 있는 숲속의 집 11개 동이 높다란 잣나무 사이로 옹기종기 모여 있으며, 18실 규모의 산림휴양관과 46개의 야영데크가 마련돼 있다. 아울러 숲 속으로 이어진 산책로와 등산로, 취사장, 잔디광장, 전망대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숲해설센터에서는 숲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된다. 입장료 : 숲속의집 - 월~목 3만5천~5만6천원, 금~일 5만~8만원 / 산림휴양관 - 월~목 3만~8만4천원, 금~일 4만~12만원 / 축령관(20인실) 21만~30만 / 야영장(데크) 4천~6천원 운영시간 : 당일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오후 12시까지 주소 :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축령산로 299 전화 : 031-592-0681 기타 자세한 사항은 경기관광공사 홈페이지(http://www.ggtour.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준상기자 parkjs@kyeonggi.com
나이가 들면서 피부에 윤기를 주는 역할을 하는 피지선의 분비가 감소하고 피부의 진피층내에 피부 탄력을 유지시켜주는 엘라스틴이라는 탄력섬유와 콜라겐의 생성이 저하된다. 그로인해 피부의 탄력성이 떨어져 피부는 늘어나고 쳐지면서 주름살이 생기게 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완벽한 이목구비가 미인의 조건이었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 탱탱하고 반짝거리는 도자기 피부가 미인의 조건으로 꼽힌다. 특히 탱탱함과 가장 직결되는 것은 주름. 하지만 이런 주름 관리도 연령별로 달라진다. 나이에 따라 생긴 주름의 모양과 깊이도 다르고 피부 타입도 다르기 때문이다. 연령대별 효과적인 주름 관리법을 알아보자. ■20대 - 나쁜 생활 습관의 교정부터 신경 써야 20대는 일반적으로 피부에 탄력과 윤기가 많은 시기다. 따라서 가장 많이 생기는 주름이 생활습관의 잘못에서 생기는 눈가의 주름이나 표정에 따른 주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과장된 표정을 짓지 않도록 거울을 보면서 주름이 생긴 부위에 따라 주름의 골이 깊어지지 않도록 하고 높은 베개를 쓰는 것도 목 주름 등을 만들 수 있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30대 - 화장품 하나하나까지 꼼꼼히 살피며 피부 상태에 관심 가져야 30대는 피부 기능이 서서히 둔화되면서 피부가 거칠어지고 트러블이 자주 일어나는 시기다. 피부 자체가 화장을 잘 받지 않거나 모공이 확장되기도 하고 눈가와 입가에 주름이 자리를 잡는 시기이기도 하다. 30대의 관리가 나중에 피부의 노화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이기에 이때는 화장품 하나 하나 세밀하게 관심을 가지고 사용해야 하며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피부 관리를 해야 좋아질 수가 있다. ■40대 - 건강관리가 바로 주름 관리 40대가 되면 피부 노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피부에 탄력과 윤기가 없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노화를 막는 것이 주름 관리의 중요한 핵심 요소로 자리를 잡게 된다. 노화를 막는 다는 것은 내외부의 노화를 막는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한방적인 요소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는데, 한방으로 바라보았을 때는 피부의 노화가 내부 장기의 노화에서 이뤄진다고 보기 때문에 내부 장기를 건강하게 해주고, 또한 피부에 보습을 주면서 노화를 막는 마사지를 많이 해주면 좋다. ■50대 - 기능성 화장품에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 섭취 50대 이후가 되면 엘라스틴이나 콜라겐의 손실로 눈꺼풀이나 눈 밑, 턱 주위의 피부가 처지게 된다. 따라서 진피층까지 작용하는 스킨케어 제품을 사용해 노화를 완화시켜주는데 주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보습과 탄력관리를 강화하고 미백 성분이 함유돼 있는 화장품을 사용해 주는 것이 좋다. 기미, 주근깨를 막아 주는 비타민C와 콜라겐 형성을 돕는 비타민E를 음식을 통해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비타민C는 감, 감귤, 사과, 녹색소 등에 들어 있으며, 비타민E는 호두, 땅콩, 해바라기 씨, 계란 등에 다량 함유되어 있으므로 자주 챙겨 먹는 것이 좋다. 박준상기자 parkjs@kyeonggi.com
수원시인협회는 제4회 정조대왕 숭모 전국백일장을 오는 7일 오후 2시 화성행궁 화령전 운한각 뜰(수원시 장안구 행궁동)에서 개최한다. 참가대상은 전국의 초ㆍ중ㆍ고, 대학일반인으로 이메일(1962cjy@hanmail.net) 또는 현장신청 가능하다. 단, 초중고생은 각 반 1명으로 학교장 추천을 받아야 한다. 동시, 시, 시조 3개 부문을 운영하며 제목은 당일 발표한다. 상금 최대 100만원과 문화상품권 등을 수여하며, 대학일반부 장원 수상자에게는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자격을 부여한다. 한편 이 백일장은 수원문화재단, 화성관리사업소, 경기일보, 한국경기시인협회 등이 후원한다. 문의(010)2363-3574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치매미술치료협회는 오는 10~13일 제3회 대한민국 청춘미술대전 참가작을 공모한다. 청춘미술대전은 협회가 지난 2011년부터 효 사상을 일깨우고 노인의 건강한 문화 활동을 위해 매년 개최해 왔다. 참가 대상은 만 65세 이상 노인으로 한국화, 서양화(크레파스 포함), 수채화, 서예(한글ㆍ한문), 문인화 등 5개 부문으로 나눠 공모한다. 1인 2점 이내로 출품 가능하며 평면 작품은 20호 이내, 서예와 문인화는 4070㎝ 이내의 규모여야 한다. 공모 접수는 치매미술협회 홈페이지(http://www.chimaeart.com)에서 지원서를 내려 받아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 운영위원회 사무국으로 방문 또는 우편(수원시 권선구 세지로 15번길)으로 접수하면 된다. 협회는 또 노인이 밀집한 지역을 돌며 실기대회를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당선자에게는 최고 100만원의 상금과 상장을 수여하며, 결과는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다. 한편 수상작은 오는 10월15일부터 20일까지 수원시미술전시관 전관에서 전시된다. 문의(031)236-1533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30여 년 동안 잠자고 있던 내란음모죄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내란음모라니, 도대체 말이나 되는 이야기인가? 이 사건은 반드시 두 가지 길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하나는 음모의 마각(馬脚)이 들통 나서 무거운 죄를 받거나, 과거 내란음모죄가 대체로 그랬듯이 조작으로 드러나 국정원 해체의 요구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 홍성담의 판화 작품에 마각이 있다. 마각은 마각노출(馬脚露出)에서 비롯된 말이다. 바로 풀면 무대 위에 말(馬)이 그럴듯하게 등장했는데 말의 껍데기 밑으로 그 탈을 뒤집어 쓴 사람의 다리가 보인다는 것으로 말의 다리가 드러났다는 말이지만, 그 속뜻은 숨기고 있던 간사한 꾀가 부지중에 드러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각이 탄로 났다고 말할 때 쓰는 말의 속뜻이 바로 그것이다. 목판화 작품 마각은 33년 전 전두환 신군부의 쿠데타와 오월 광주를 미학적 상징기법으로 들통 내고 있는 작품이다. 화면은 다섯 개의 장면으로 구성됐다. 위는 성조기를 바탕으로 두 명의 백골군인과 한 명의 백골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다. 마각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거나 혹은 미국의 침묵 하에 학살이 자행됐을 것이란 의미를 내포한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화면의 중심, 저 너머의 어딘 가로부터 새어 들어오는 빛과 그 빛이 밝히고 있는 무등산과 연꽃 한 송이다. 새하얀 은빛 물결이 쏟아지듯 세차게 흐르는 빛 물결은 빛고을 광주(光州)를 상징하는 것이다. 그 빛 무리 속으로 총칼의 마각이 들통 나고 있다. 작가는 목판화만이 표현할 수 있는 음양(陰陽)의 방식을 적절히 활용했다. 성조기와 미군, 일본 제국주의를 양각으로 돋을새김 하고, 계엄군은 음각으로 그렸다. 반면, 계엄군이 든 칼은 양각으로 드러냈는데, 미국과 일본의 마각이 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은유한다. 그리고 무등산을 빛 무리, 즉 배경을 비워서 하얗게 하는 방식으로 무등산을 돋보이게 했다. 그 무등산에 금방이라도 칼을 내리 꽂을 태세인데, 그 밑, 그러니까 무등산 아래에 연꽃 한 송이가 활짝 피어서 칼에 저항하고 있다. 그는 음과 양을 흑백(黑白/검은 빛과 흰 빛/계엄군과 미국?일본)의 이치로 적절하게 드러냈고, 그 음양의 관계를 다시 흰 빛 무리와 빛고을 광주(白), 무등산(黑)과 대치시킴으로서 화면의 긴장을 이끌어 냈다. 그리고 그 모든 미학적 응결점에 음양의 순결성을 동시에 간직한 연꽃 한 송이를 배치했다. 전두환과 신군부는 그로부터 15년 후에 역사의 심판을 받았다. 오늘, 우리에게 들통 날 마각의 실체는 무엇일까? 김종길 미술평론가ㆍ경기문화재단 기획팀
연천군에는 영화관이 없다. 영화 관람은 가장 손쉽게 접하는 문화생활 중 하나지만 연천군민들에게 이마저도 쉽지 않다. 2012년 한 해 동안 영화 관람객이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1억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연천군민에겐 먼 나라 이야기일 뿐. 연천은 수도권 최북단지역으로 휴전선을 32㎞ 접하고 있는가 하면 지역의 98%가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다. 게다가 지난 60년 동안 수정법이라든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문화재보호법 등 각종 중첩 규제로 수도권에서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 때문에 외부인들은 연천을 마치 문화의 뿌리가 없는 도시처럼 생각한다.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서도 연천문화원(원장 이경순)은 지역 문화발전을 위해서는 현재 보유한 문화자원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내고, 단절된 역사인물을 재구성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연천의 대학자이자 행정가, 예술가, 정치가였던 미수(眉?) 허목(許穆, 1595~1682년) 선생을 기리는 제1회 미수문화제를 개최해 지역 문화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연천문화원이 올해는 연천에서만 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 ■영화관 없는 연천에서 조선왕조 500년 역사극 공연 영화관 하나 없는 연천군에서 연극이라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연천문화원은 극단 연천과 함께 조선왕조의 재미있는 역사이야기와 연천의 역사적 인물을 연극작품으로 제작해 시리즈 공연을 선보인다. 오는 9월 11~12일 양일간(오후 2ㆍ4시) 연천수레울 아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연천군 지역 청소년들과 지역주민을 위한 역사와 연극이 결합한 축제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연극을 선보이는 차원을 넘어 연천문화원 상주 예술단체인 극단 연천의 정기공연으로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눈에 띈다. 극단 연천이 주최하고 연천문화원이 주관, 연천군과 경기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이번 공연에는 뒤주속의 천국, 대왕의 문자, 미수, 은거당에서 붓으로 말하다 총 세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우선, 뒤주속의 천국은 1749년 사도세자가 영조의 건강 때문에 대리청정을 하게 되자 사도세자와 영조를 이간질하는 노론과 정순왕후에 의해 사도세자는 뒤주에 갇혀 죽게 되는 스토리를 각색해 아버지와 아들 관계를 떠나 정치권력이 균형을 잃게 됐을 때 생기는 비극상을 표현했다. 이와 함께 대왕의 문자는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에 관한 스토리다. 세종대왕의 명에 따라 훈민정음편찬을 책임졌던 예조판서 정인지와 훈민정음 제정에 끝까지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았던 최말리의 극한 대립 속에서 한글 창제의 역사적 배경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역사연극 시리즈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미수, 은거당에서 붓으로 말하다다. 치열한 당쟁에서도 선비의 절개를 굽히지 않았던 미수 허목 선생의 삶을 조명한다. 권력의 집행자로서가 아니라 학자로서, 임금을 보필했고 늘 군덕(君德)과 시정에 대한 의견을 올려 정치가 바로 되게 한 허목 선생의 삶을 재조명하는 무대로 꾸며진다. 특히 조선 중기에 정승을 지낸 우암 송시열과 허목은 당쟁이 심했던 당시에 권력투쟁을 벌인 서인(西人)과 남인(南人)의 우두머리였다. 연극은 이 둘의 치열했지만 인간적인 관계를 주목한다. 무엇보다 동방의 제1인자로 불렸던 전서체의 주인공이기도 한 허목 선생이 연천군 왕징면 강서리에 소재한 은거당(연천군 향토문화재 제14호)에 칩거하면서 지인들이 청해오는 묘비문이나 비문 등을 써주고 시와 글을 쓰면서 보낸 말년을 통해 그의 인생 철학관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이처럼 세 작품은 영조vs사도세자, 정인지vs최말리, 허목vs송시열의 극한 대립되는 과거의 역사인물을 통해 현대적으로 해석한다. 인물간 대립 속에 숨어 있는 재미있는 역사이야기와 인간 내면의 모습을 집중하는 것이 이번 연극 시리즈의 특징이다. ■ 30~40대 쟁쟁한 중견배우들 탄탄한 연기력 선보여 이번 연극은 박기선이 연출하고 문석희, 이성주, 도창선, 김상현, 김진일, 최정숙, 김애실, 안명주, 안영일, 김수정 등의 30~40대 쟁쟁한 중견배우들이 출연해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인다. 그동안 선이 굵은 연기를 하며 남성적인 매력을 보여줬던 배우 도창선(44)은 이번에 허목 선생역을 맡아 지적이면서 따뜻한 감성을 소유한 인물로 분한다. 연출자와 배우, 그리고 연천문화원 식구들은 요즘 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며, 무대에 올리기 전 마지막 점검이 한창이다. 문화원과 지역극단이 힘을 합쳐 처음으로 연극무대를 선보이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가장 큰 것이 재정적인 어려움이었다. 그래도 2013년 경기문화재단 우리동네 예술프로젝트 공모사업에 선정돼 프로그램 진행에 있어 조금은 숨통이 트일 수 있었다. 앞으로 돈 걱정없이 탄탄하게 성장해 연천군과 경기도를 대표하는 지역 극단으로 성장하는 것이 극단 연천의 김탄일 대표와 연천문화원 이준용 사무국장의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이경순 연천문화원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이번 조선왕조 500년 연극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됐다며 문화예술과 지역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더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천은 30만년 전부터 인류가 거주해 오고 있는 자연역사문화의 흔적이 고스란히 살아 숨쉬는 천혜의 보고임에도 불구하고 일제 강점기와 625를 거치며 휴전선이 그어지면서 반세기가 넘는 동안 성장이 멈춘 상태다. 경제적인 발전은 발목이 묶여 있을지 몰라도 2013년 연천은 연천문화원을 중심으로 문화적 성숙의 단계를 걸어가고 있다.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