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기아챌린지 ECO 프로젝트] 3. 무더위·미세먼지로부터 시민 지켜주는 방어막 '도시숲'

기아 AutoLand 화성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가 ‘기아 ECO 서포터즈’와 함께 친환경 교육, 환경 이슈 캠페인 등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올해 세 번째로 소개할 팀은 신의도(24), 김채연(22), 최고운(21), 박예은(21), 김가연(19) 학생으로 구성된 ‘드림포스’다. 이들은 ‘무더위와 미세먼지로부터 시민을 지켜주는 친환경 방어막, 도시숲’을 통해 수도권 도시숲의 현황과 문제점 등을 살펴봤다. 이하 드림포스 팀이 작성한 글. ■ 더위를 날리는 천연 에어컨 도시숲(urban forest)이란 시민의 건강 증민, 정서 함양 및 체험 활동 등을 위해 조성·관리되는 산림 및 수목으로 공원, 학교 숲, 가로수, 친수 공간 등이 해당된다. 최근 폭염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도시숲이 시민들의 더위를 식혀주는 천연 에어컨 역할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도시숲은 여름 한낮 평균 기온을 3~7℃ 낮추고 습도 또한 9~23% 높여 도시의 열섬현상(일반적인 다른 지역보다 도심지의 온도가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완화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도시숲은 주로 은행나무나 벚나무처럼 잎이 많고 키가 큰 나무로 구성됐기 때문에 이를 통한 활발한 증산작용(잎의 기공을 통해 물이 기체상태로 빠져나가는 작용)이 기온을 낮추고 직사광선을 직접 차단하는 효과를 낸다. ■ 마스크와 같은 시민의 필터 나무 1그루는 어어컨·공기청정기 10대와 맞먹는 효과를 발휘하는 만큼, 도시숲은 천연 에어컨뿐 아니라 미세먼지의 농도를 낮추는 기능도 한다. 미세하고 복잡한 표면을 지닌 나뭇잎이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가지와 나무줄기가 미세먼지를 차단한다. 산림청에 따르면 도시숲 중 가로수의 한 그루는 연간 35.7g의 미세먼지를 저감한다. 만약 나무 1천그루가 있다면 357t, 즉 5평형(16.53㎡) 에어컨 5천대를 5시간 가동해 발생하는 미세먼지 양을 줄일 수 있다.  경기 시화산업단지에 도시숲이 조성되기 전에는 인근 주거 단지 미세먼지 농도가 산업단지보다 9% 높았지만, 조성 후에는 산업단지보다 12% 낮아졌다. 2018년 산림과학원이 홍릉숲 일대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했더니 부유 먼지와 미세먼지 모두 도심에 비해 낮게 나왔다는 결과도 있다. 이에 산업단지 등에서 미세먼지 발생원과 주거 지역 사이에 도시숲을 조성해 미세먼지의 생활권 유입을 차단하는 ‘기후대응 차단숲’을 설치하고 있다. ■ 갈수록 더워지는 도심, 중요한 건 ‘우리의 관심’ 도시숲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로 인해 산림청은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약칭 도시숲 법)’을 제정해 도시숲을 확대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산림청은 도시숲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모범 도시숲 우수사례를 선정하고 있다. 2022년에는 평택시 통복천 바람길숲, 포항 철길숲 등이 선정됐다. 효율적인 도시숲 조성과 운영을 위한 ‘도시숲지원센터’ 역시 주목받고 있다. 도시숲지원센터는 도시숲의 효율적인 조성과 관리 및 모범 도시숲 인증을 위한 중간관리 조직으로, 도시숲 등 이용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관리, 이용 실태조사, 기부채납 사업 등에 대한 통계관리 등을 맡을 예정이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경기·인천과 같은 수도권 지역에서 도시숲에 대한 시민들의 체감도가 낮다는 점이다. 생활권 도시림이란 일반적으로 도시민들이 이용함에 있어 별도의 시간 및 비용에 대한 부담이 낮고 실생활에서 쉽게 접근, 활용할 수 있는 도시림이다. 따라서 생활권 도시림의 면적이 확보돼야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도시숲을 체감할 수 있다. 하지만 전국 도시림 현황 통계에 따르면 1인당 생활권 도시림 면적을 17개의 시·도별로 살펴보았을 때 서울이 4.97㎡, 경기가 8.84㎡로 세계보건기구 권고 기준인 9㎡에 미치지 못한다. 2년마다 실시하는 전국 도시림 현황 통계 중, 가장 최근에 작성된 2021년 통계와 2019년을 비교해 보면 2019년 통계 또한 서울이 29.79㎡ 경기가 35.39㎡로 총 도시림 면적률은 현저히 낮아 여전히 순위권 밖에서 머무르고 있다.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의 경우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폭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보다 높기 때문에 도시숲의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용 장벽이 낮은 생활권 도시림의 면적을 확보해 가로수, 교통섬 등 보다 많은 도시숲 조성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대부분 지자체에서 도시숲 계획이 후순위로 밀리고, 도시숲의 형평성에 대한 분석이 미흡한 상황이라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목소리가 필요하다. 글·사진=기아 AutoLand 화성 2023년 기아 ECO 서포터즈 ‘드림포스’ 팀 / 정리=송상호기자

곽우영 KEP코퍼레이션 대표 “영어 장벽 넘을 수 있는 플랫폼 개발”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영어를 많이 배운 분들도 없지요. 영어를 못하는 게 아니라 잘못된 방법,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하다 보니 말이 나오지 않는 겁니다.” 한국 사회에서 뛰어난 영어 구사 능력은 큰 무기가 된다. 영어유치원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 듯 어릴 적부터 영어 공부를 시작해 대학교까지 10년 이상 영어에 매달리지만, 성인이 돼서도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위해 영어 공부를 새로 시작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최근 누구나 쉽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영어 플랫폼 유캔투를 최근 선보인 KEP코퍼레이션 곽우영 대표는 “영어를 평생 배우지만 정작 영어를 못하는 이유는 문법 프레임에 갇혔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7일 만난 그는 “영어는 외워서 하는 게 아니다”라며 “내가 가지고 있는 몇 단어, 문장을 가지고 몇 개의 법칙과 짜임새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유캔투는 그런 방법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영어의 장벽을 넘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곽 대표의 말처럼 문법에서 탈피해 영어의 짜임새를 만들려면 영어의 3가지 법칙을 활용해야 한다. “첫째, 영어의 결론은 주어 동사로 나타낸다. 두 번째, 명사덩이를 알아야 한다. 영어는 명사 중심의 언어다. 명사덩이를 만드는 방법엔 7가지가 있다. 세 번째, 동사상당어구를 활용한다. 명사-형용사-동사에 동사상당어구를 붙이면 영어는 끝이다. 원리를 이해해 문장을 만들면 누구나 자유자재로 영어를 활용할 수 있다”. 그가 이런 원리를 만든 것은 10년 전 옥스포드 영영사전을 3년 간 쭉 봐오며 영어를 구성하는 데 일정 원리가 있음을 깨우치고 난 후다.  곽 대표는 사실 영어 전공자가 아니다. 한의대에 진학하는 게 꿈이었지만 한양대학교 전자공학과에서 4년간 장학금을 받고 공부한 그는 삼성그룹 공채 29기로 입사해 일했다. 일을 하면서도 학업에 대한 열의를 놓지 못했다. 퇴사 후 중국 심양으로 건너가 중의약학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고 한의사 자격증을 취득해 대학병원 종양과에서 3년 간 근무 하며 배움에 대한 도전과 열의를 이어나갔다. 어릴 적부터 영어를 좋아하던 그는 그러면서도 꾸준히 영어를 독학했다. 연구를 하다 보니 3가지 영어 터득법, 원리가 보였다. 대학 시절에도 영어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영어 책을 펴냈던 그는 자신이 터득한 방법을 주변 학생과 학부모 등에게 알렸다. 자신이 아는 쉬운 공부법을 주변인들에게 나누는 것 역시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 방법을 왜 진작 몰랐을까, 다들 고마워 하고, 신기해 하더라고요. 많은 분들께 이 원리를 알려드리고 배움을 함께 하고 싶어 회사를 설립하고 플랫폼을 만들게 됐습니다.” 그는 이런 영어 짜임새를 만드는 방법을 플랫폼에 자세히 수록했다. 명사덩이 1천개가 본문 300편에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다.  영어 능통과 관련된 핵심요약도 매일 1편씩 업데이트 해 수필 에세이를 읽듯 영어를 가볍게 익히도록 했다. 동사상당어구와 명사덩이로 분류한 영문 요한복음도 수록해 영어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곽 대표는 이 3가지 법칙과 함께 한국어 독해 능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어 독해를 잘해야 영어를 잘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늘 도전의 삶을 살아온 그는 또 한 번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그는 “블록체인 통계를 활용해 영어 취약한 부분을 개선하는 플랫폼을 5년 뒤 만들 계획”이라며 “많은 분들께 교육의 산실이 되도록, 많은 분들이 더 이상 영어를 어려워 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플랫폼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문화재단 미술품 대여 ‘경기미술창고’ 호응…지역 예술인 창작 기회 확대

경기도 예술인들의 작품을 구입, 대여하는 경기문화재단의 ‘경기미술창고’ 사업이 지역의 경계를 넘어 학교, 기업체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청년 신진작가를 발굴해 시장 진출 기회를 만들 뿐 아니라, 지역 작가의 작품을 곳곳에 알려 대중화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8일 경기문화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 2019년부터 ‘코로나19 예술백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경기도 작가들의 작품을 구입해 대여하는 ‘경기미술창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재단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미술시장이 침체되자 지역 예술인들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작품을 긴급으로 구입하기 시작했다. 재단은 지난 2019년 총 사업비 4억원을 투입해 204점의 예술작품을 구입한 뒤 4년간 작품을 꾸준히 사들여 현재 251점을 소유 중이다.  특히 경기미술창고 사업 중 도내 미술대학과 대학원 졸업생의 ‘첫 작품’을 구입하는 ‘경기 젊은작가 작품 구입’ 사업은 젊은 예술인들과 전시가 필요한 기관 양측 모두에게 활로를 열어주고 있다.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재단에서 추진하는 사업인 경기 젊은작가 작품 구입은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들에게 작품 판매와 알릴 기회를 제공하는 등 작품 활동의 문턱을 낮춰주고 있다.  이들 작품은 전시 기회를 갖기 어려운 도내 초등학교·중학교, 은행 등 다양한 기관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재단이 작품 대여를 시작한 2021년부터 지금까지 총 26건의 전시가 이뤄졌다. 대여된 누적 작품 수는 3년간 544점에 달하며, 지난해 158점이 대여된 데 이어 올해 161점이 계약되면서 대여 건수도 증가 추세다.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에서는 지난 3월부터 3개월간 경기미술창고 작품 21점을 대여해 전시했다. 그동안 문화원에서는 동양화를 전시해왔지만, K-Pop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젊은 작가들의 현대 미술을 전시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이에 문화원에서는 종전 1개월이던 작품 대여 기간을 연장해 3개월간 전시를 진행, 교민사회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용인시의 석성초등학교 역시 지난 달 7일까지 약 2주간 13점의 작품을 대여해 전시를 진행했다. 학부모와 학생의 관심이 이어지자, 재단에서는 직접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작가와의 교육 프로그램을 연계하기도 했다. 재단은 경기미술창고의 소장품을 500점까지 늘리는 데 이어 젊은 작가들과 내년 해외 아트페어에 참가해 창작활동의 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최기영 경기문화재단 공공예술팀장은 “기성 미술 구조 안에선 40대 이상이 돼야 작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낼 수 있었는데, 미술창고 사업은 젊은 작가들이 최단 시간에 역량을 보여줄 수 있게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경기도 예술가들의 창작 기회를 늘리고 도민의 작품 감상 기회 역시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곡선사박물관, 콘텐츠 소개 ‘뮤궁뮤진’ 2년 연속 수상

경기문화재단 전곡선사박물관이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서 진행한 온라인 뮤지엄 여행의 우수 참여기관에 선정돼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상을 수상한다. ‘뮤궁뮤진’은 박물관이 가진 무궁무진한 매력을 뮤지엄 위크인 14일 동안 뮤지엄, 굿즈, 웰빙, 난장, 공간, 자연, 소리 등 7개의 주제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를 SNS를 통해 소개하는 참여형 캠페인이다. 전곡선사박물관은 7개의 주제에 따라 박물관의 건축에서부터 전시 속 소소한 이야기, 꽃과 나무, 새의 자연에서 뮤지엄 굿즈까지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박물관의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올해는 현재 진행 중인 기획전 ‘산새들새’와 연계한 자연 중심의 콘텐츠를 구성해 참여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직접 촬영한 새들의 사진·영상과 함께 새들의 노래소리를 통한 퀴즈 콘텐츠 등을 구성하고 참여자들과 직접적인 온라인 소통을 확대하고자 노력했다.   전곡선사박물관은 코로나19가 유행한 2021년부터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 교육을 강화해 3D온라인 전시부터 시즌별 유튜브 콘텐츠인 ‘나는 선사인이다’ 제작과 다양한 온라인 교육 운영을 진행했다. 이에 지난해 우수상을 수상한데 이어 올해 2년 연속 우수상을 받는 쾌거를 거뒀다.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은 “새로운 매체와 콘텐츠 구성을 끊임없이 추구해온 구성원들의 힘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며 “앞으로도 더욱 좋은 전시와 교육으로 관람객과 만나겠다”라고 밝혔다.

곡성이란 무엇일까? [이강웅의 수원화성이야기]

화성 4천600보는 원성과 곡성의 합이므로 원성이 아닌 시설물은 모두 곡성일까? “아니요”이다. 이유는 시설물은 두 부류가 혼재돼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곡성인 시설물이고 다른 하나는 곡성도 아니고 원성도 아닌 부류다. 이것을 분별할 수 있어야 곡성을 이해하게 되고, 화성을 알게되는 것이다. 곡성은 무엇일까? 의궤 권수에 “화성 둘레의 통계가 4천600보가 되는 셈”이라 하고 뒤이어 4천600보의 내역을 설명하며 “문이나 초, 치, 포, 대, 돈 등이 차지하고 있는 땅이 635보 4척이고 이 밖에 원성이 3천964보 2척”이라고 기록했다. 기록을 보면 4천600보는 화성의 총 길이이고 문, 초, 치, 포, 대, 돈이 차지한 길이와 원성 길이를 합한 것이 된다. 하지만 곡성이란 용어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권1 ‘어제성화주략’에 그 실마리가 보인다. 어제성화주략이란 “성역을 계획할 때 필요한 절차와 방법을 임금께서 몸소 계획하시어 특별히 감동하는 신하에게 내렸다”라고 설명한다. 성화주략은 다산 정약용이 만든 화성 건설 기본계획서라고 지금껏 알고 있었다. 그런데 ‘임금께서 몸소’라는 기록을 보면 마치 임금과 신하가 원저자를 놓고 다투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뒤에 ‘계획하시어’를 붙인 것을 보면 임금은 전략과 지침을 주고, 신하는 이를 받들어 계획서를 만든 것이 된다. 설계 과정으로 보면 정조는 발주자 요구사항(Owner’s Requirements)을 다산에게 건네고, 다산은 이를 기준으로 설계지침(Design Criteria)을 만든 것으로 보면 된다. 이 성화주략에 유일하게 곡성이란 용어가 나온다. “그 둘레가 곡성까지 합해 약 3천600보라야 겨우 계획한 바에 들어맞는다”라는 기록이다. 여기서 3천600보는 당초에 계획한 화성의 규모다. 이 계획이 실제로는 4천600보로 공사를 마쳤다. 따라서 의궤 권수에 나오는 4천600보는 ‘곡성을 합해 4천600보’란 의미다. 권수에 4천600보에 대해 “문이나 초, 치, 포, 대, 돈 등이 차지하고 있는 땅이 635보 4척이고 나머지가 원성”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전체 화성의 길이에서 원성을 뺀 나머지 635보4척이 곡성이 되는 것이다. 화성 성역 200년 전 류성룡은 축성론에 “고대 성제에서 치는 곧 지금의 곡성이다”라고 했다. 이 말에서 곡성은 치처럼 성 밖으로 돌출한 성을 말하고 오래전부터 널리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치의 형태는 3면이 돌출된 형태여서 ‘굽을 곡’을 붙여 곡성이라 칭한 것 같다. 하지만 유의할 것은 돌출된 모양이라고 모두 곡성은 아니란 점이다. 분별이 필요하다. 권수 도설 성지전국 편에 ‘곡성 635보4척’에 해당하는 시설물 이름과 길이가 일일이 기록돼 있다. 이 중 곡성이 아닌 시설물을 알아두는 것이 곡성 여부를 파악하는 요령이다. 곡성이 아닌 시설물을 요인별로 세 가지 부류로 나눠 봤다. 첫째, 구조상 성이 될 수 없는 부류다. 지, 은구, 용연이 해당된다. 세 가지 모두 ‘연못 지’, ‘도랑 구’, ‘못 연’처럼 물과 관련된 시설로 지표면 아래에 형성되는 시설물이다. 둘째, 4천600보와 무관한 부류다. 옹성과 용도가 해당된다. 의궤에 옹성과 용도는 성과 구분해 별도로 분류하고 있다. 원성과 곡성의 합인 4천600보에 포함되지 않는 시설물이다. 셋째, 위치상 자연지반 위에 세운 부류다. 장대 2곳, 각루 4곳, 포사 3곳, 그리고 서노대, 동북공심돈, 성신사로 12개 시설물이다. 의궤에 이 12개 시설물은 ‘성 안(在城身之內) 시설물’로 분류하고 있다. 이 부류는 돌출된 인공지반 위가 아니고 성 안쪽 원래의 땅 위에 세웠다는 의미다. 이 12개 시설물은 꼭 기억해 둬야 한다. 세 가지 경우를 합한 23개 시설물은 곡성이 아닌 시설물이다. 따라서 나머지 37개 시설물이 곡성이다. 유형과 시설물을 보면 문 4곳, 암문 5곳, 수문 2곳, 적대 4곳, 노대 1곳 동북노대, 공심돈 2곳, 남공심돈, 서북공심돈, 봉돈 1곳, 포루(대포) 5곳, 포루(군졸) 5곳, 치 8곳으로 10개 유형에 37개 시설물이다. 8개 유형은 해당 시설물 모두가 곡성인데 노대에서는 서노대가, 공심돈에서는 동북공심돈이 곡성에 속하지 않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 두 시설물은 물론 원성에도 속하지 않는 성 안 시설물이다. 참고로 곡성 길이 기준에 대해 알아보자. 하나는 좌우 길이, 즉 넓이(활)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다. 이것은 직선 형태를 한 문, 암문, 수문에 적용된다. 다른 하나는 돌출한 3면의 바깥 둘레(외주)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다. 여기에는 문을 제외한 포루(대포), 치, 포루(군졸), 적대, 동북노대, 남공심돈, 서북공심돈, 봉돈이 해당된다. 화성 전체 곡성 시설물은 권수 도설을 참고하면 된다. 정리하면 “곡성은 원성에서 돌출된 인공지반 3면의 성, 그리고 원성과 원성 사이에 설치된 문, 암문, 수문을 말한다.”, “화성에는 37개 시설물이 곡성이고, 그 곡성 길이의 합은 635보4척이다. 곡성 길이는 전체 성 길이의 15%에 해당한다.” 곡성에 포함되고 제외되는 기준을 살펴봤다. 용어 하나하나의 정의를 중시한 성역의궤 기록을 통해 정조의 엄격함을 엿보았다. 이강웅 고건축가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경기문화재단, DMZ 유일 ‘대성동 마을’ 70주년 기념 행사 성료

경기문화재단이 지난 3일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대성동 마을’의 70주년 기념 행사를 열었다.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에 있는 대성동 마을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군사분계선 남방 500m 지점 DMZ에 있는 특수한 마을이다. 마을은 지난 1953년 7월 정전협정을 체결할 당시, 남북 비무장지대에 각각 1곳의 마을을 둔다는 규정에 따라 8월3일 북한의 기정동 마을과 함께 조성됐다. 현재 마을에는 46가구, 18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대성동 마을 운영위원회와 경기문화재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김동구 대성동 마을 이장을 비롯한 마을주민들과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 김경일 파주시장, 박정 국회의원, 이성철 파주시의회 의장, 서진하 제1보병사단장, 유인택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와 중립국감독위원회, 인근 통일촌·해마루촌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대성동 마을 탄생 70주년을 기념한 이번 행사에는 1보병사단 군악대의 축하공연, 대성동초등학교 학생 15명으로 이뤄진 오카리나 연주단의 공연과 더불어 40명으로 구성된 1군단 태권도 시범단의 축하공연이 더해져 행사를 빛냈다. 특히 대성동 마을의 안전을 책임지는 JSA 경비대대장 이현행 중령과 유엔사 경비대대장 메르카도 중령에게 마을 주민들의 감사의 뜻을 담아 대성동 마을 명예주민증이 수여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마을 주민들은 6·25전쟁 이후의 현대사를 영상스토리와 가곡으로 구성한 특별 공연 ‘위대한 청춘’을 관람하며 마을의 70년 역사를 되짚어보고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조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동구 대성동 마을 이장은 개회사에서 “대성동 마을은 DMZ 내 문화 및 자연유산이 보존된 유적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마을의 역사가 남과 북의 관계를 이해하는 바로미터로 작용하고, 평화를 위해 나아가는 길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이라고 마을 70주년의 소회를 밝혔다. 유인택 대표이사는 “이번 행사는 대성동 마을의 명명 70주년을 기념하고 DMZ의 평화와 역사적 가치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라며 “더 큰 평화를 위한 시작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오후석 부지사는 “DMZ에 만들어진 터 위에서 삶을 이어오신 대성동 주민 여러분들이야말로 ‘평화의 상징’”이라며 “문화재청, 강원도와 협력해 가치있는 DMZ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홀로서는 우리, 함께해”…‘청자기’ 이야기 [함께 토닥토닥]

“홀로서기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는 겁니다.” 염복영씨(22·수원시)의 홀로서기는 울타리와도 같던 그룹홈을 떠난 2021년 2월부터 시작됐다. 초등학생 때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그는 쉼터에서 6개월가량을 보낸 뒤 그룹홈으로 거처를 옮겨 성장하고 세상과 부딪히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세상에 오롯이 홀로 서야 하는 자립은 그에게 또 다른 산이었다. 막막함과 우울함이 커지자 염씨는 누구라도 만나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청자기(청년들의 자립 이야기)’의 문을 두드렸다. 이 곳에는 염씨와 비슷한 이유로 시설 등에서 보호를 받다 퇴소 나이가 돼 홀로서기를 한 청년들이 서로 응원하고 다독이며 지지를 해주고 있었다.  염씨는 “먼저 자립한 언니, 오빠들이 자신보다 후배들을 살뜰히 챙겨주는 모습에 감동했다”며 “나도 도움을 받았으니 이젠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 싶다는 마음뿐”이라고 털어놓았다. 아동복지시설에서 퇴소하거나 가정위탁이 종료되는 만 18세 이상 자립준비청년에게 홀로서기는 세상에 발을 내딛는 새로운 출발이다. 자립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홀로서기를 하며 겪는 우여곡절도, 어려움도 많다. 도내 자립준비청년은 1천800여명. 전국 자립준비청년 가운데 16%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청자기’는 이런 자립을 앞둔 후배들, 홀로서기를 막 시작한 청년들의 건강한 자립을 위해 멘토링과 제도·정책개선 활동을 다방면으로 이어오고 있다. 쉼터나 그룹홈 등 보호시설에서 벗어나 자립을 준비하는 이들이 함께 서로를 지탱하는 모임으로 2021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가 경기도내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청년들을 위해 마련한 연결망이다. 현재 8명이 활동 중인 이들은 이제 막 보호가 끝나 사회에 홀로 서야 하는 막막한 심정을 알기에 서로에게 손을 건네고 다독인다. 정기모임뿐 아니라 후배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자립 경험담을 풀어낸 에세이집을 출간해 서로 터놓는 소통의 장을 만들고 있다.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정책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자립기반 강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에 참석하는가 하면 지역사회의 협력의 중요성을 알리고 촉구하는 각종 캠페인에도 참여했다. 올해도 이들은 서로를 연결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자립 교육 프로그램 ‘우리들의 자립 온도, 20도’를 기획해 도내 곳곳의 자립을 준비하는 이들과 만나며 든든한 선배가 돼주고 있다. 청자기 활동가 현진씨(26·군포시)는 “서로의 처지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서 나 같은 사람이 혼자만 있다는 게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된다”면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더 많은 자립준비청년들과 멋지게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풍수해에 문화재도 시름” 경기도 문화재 보수 현장

“비 피해를 입어 여기저기 훼손된 문화재를 번듯하게 보수해 놓으면 정말 뿌듯합니다.” 지난 1일 오전 9시께 찾은 용인시 수지구 소재 국가사적 530호 ‘심곡서원’. 지난 달 내린 집중호우로 서원을 빙 둘러싸고 있는 배수로가 흙과 돌이 뒤엉킨 채 엉망이었다. 비가 내려 흙이 질퍽해지면서 배수로의 경계를 이루고 있던 연석이 흙과 함께 배수로 중앙으로 떠밀려 나왔고, 담장은 곳곳에 바른 황토가 유실돼 연석이 흔들거리고 있었다. 이날 풍수해 문화재를 보수하기 위해 현장에 온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 경기문화재돌봄센터’ 직원들은 일사불란하게 보수 준비를 시작했다. 보수2반 직원들은 연석을 지탱하기 위해 생석회와 모래를 섞어 시멘트 역할을 대신할 재료를 만들었다. 2인1조의 다른 직원들은 지렛대를 이용해 빠져나온 연석을 들어 사이사이에 있던 속채움석을 빼낸 뒤 연석의 자리를 고쳐 잡았다. 석회를 붓고 속채움석을 넣고, 다시 석회를 붓고 반복하길 10여차례, 드디어 커다란 연석이 배수로의 배열을 맞춰 제자리로 돌아왔다. 일상관리팀은 전지작업과 안내판 정비, 예초작업 등에 여념이 없었다. 한쪽에선 담장 연석 사이사이로 빗물에 유실된 곳을 채우기 위해 삼화토를 바르는 작업을 했다. 보수반은 2~3일 뒤 삼화토가 완전히 굳으면 이곳을 다시 찾아 황토·모래·석회를 섞어 담장의 표면을 매끈하게 다시 한 번 바른다. 홍인태 보수2반 반장은 “‘바늘구멍으로 황소 바람이 들어온다’는 말처럼 담장, 배수로 등에 문제가 생기면 경미해 보여도 무너지거나 물이 넘쳐서 문화재가 물에 잠길 수 있다”며 “10년째 보수 작업을 하고 있는데, 문화재를 다시 새것처럼 보수해 관광객들이 경기도 문화와 역사를 느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도지정문화재인 ‘용인 향교’에서도 빗물에 빠져 나온 담장의 10여개 연석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작업이 진행됐다. 연석의 위치가 섞이지 않도록 청테이프에 하나하나 위치를 표시해 붙이고, 떨어져나온 연석의 모양을 퍼즐맞추듯 맞춰 담장이 본래 모습을 되찾아갔다. 지난 달 집중호우로 경기문화재돌봄센터의 돌봄대상 문화재 807곳 중 52곳이 피해를 봤다. 국가지정·등록문화재는 심곡서원 등 142곳 중 14곳, 도 지정·등록문화재는 고양 최영장군묘 등 407곳 중 30곳, 비지정문화재는 시흥 생금집 등 258곳 중 8곳이다. 센터는 자연 재난으로부터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모니터링 및 보수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모니터링팀은 지난 달 10일부터 21일까지 문화재 모니터링을 통해 집중호우 이전에 배수로를 확보하고, 나무가 쓰러져 문화재를 훼손하지 않도록 전지작업을 했으며, 비 피해 현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했다.  황연경 경기문화재돌봄센터 모니터링2팀장은 “문화재는 한번 손상되면 원형으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집중호우, 태풍 등 하절기 풍수해로 인해 발생한 작은 피해가 더 확대되지 않도록 점검하고 보수하고 있다”며 “비지정 문화재도 미래유산으로 여겨 함께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문화재를 잘 보존해 후대로 계승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폭염 필수 아이템' 선풍기·에어컨,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불구덩이 같은 더위에 없어선 안될 선풍기와 에어컨,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 '찜통 더위'가 이어지면서 지난 1일 오후 6시를 기해 폭염 위기경보 수준이 4년 만에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됐다. 2일 수도권기상청 등에 따르면 전날 여주시는 낮 최고 38.5도를 기록하는 등 수도권 지역 전반에서 무더위가 계속됐고, 이날 역시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을 웃도는 등 당분간 타는 듯한 더위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실내 곳곳 선풍기·에어컨 등 냉방기기가 쉴 틈없이 돌아가면서, 관련 화재 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올 한해 선풍기와 에어컨으로 인해 발생한 화재 건수는 전체 178건이다. 이중 경기도는 51건(28.6%)이다. 10건 중 3건 정도는 경기도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한 선풍기와 에어컨 화재 예방요령을 알아보자. ◆ 선풍기 화재 예방법 소방청 등에 따르면 선풍기 화재 원인은 대부분 전기 배선에 문제가 있거나 모터과열로 인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선풍기를 사용할 때는 연속사용을 자제하고 타이머로 적정 시간을 설정해 사용해야 한다. 또 선풍기가 과열되지 않도록 옷 등을 걸어 놓지 않아야 한다. 모터의 송풍구가 막히며 과열돼 화재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선풍기 모터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고, 선풍기 전원 콘센트를 문어발식으로 사용하는 것을 삼가해야 한다. 외출할 때는 전원 플로그를 뽑아두는 게 좋다. 또 '이상 징후'를 지나치지 않아야 한다. 선풍기 날개가 정상적으로 회전하는지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고 이상 소음, 타는 냄새 등이 있거나 모터 부분이 뜨겁게 느껴지면 즉시 사용을 멈춘다. ◆ 에어컨 화재 예방법 에어컨 관련 화재가 발생되는 주된 원인은 과열, 과부하에 따른 전선 단락 등 전기적 요인이다. 이에 따라 주기적인 에어컨 점검은 필수다. 전선이 낡거나 벗겨진 경우 전문가에 맡겨 전선을 교체해야 한다. 실외기 소음과 진동이 평소보다 크면 즉시 제조업체에 연락해 점검을 받아야 한다. 에어컨 실외기는 전용 전선으로 연결하고, 배선 결속부의 이완여부(나사풀림)과 이음부분의 갈라짐, 테이프 풀림 등 절연파괴 여부를 확인해보는 게 좋다. 이때 위험요소가 발견되거나 가동할 때 소음이 발생하면 전문가에게 연락해 점검을 받고 수리 후 사용해야 한다. 실외기 주변 정리도 필수다. 여러 실외기가 밀집되지 않도록 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벽과 10㎝ 이상 거리를 두고 설치해야 한다. 실외기 주변 낙엽과 같이 타기 쉬운 물질은 미리 치워두는 게 좋다. 또 환기가 잘되도록 하고 물건을 쌓아 두지 않아야 한다.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수시로 청소해야 한다. 특히 실외기실이 별도 설치된 경우, 환풍구(루버창 등)를 개방한 상태로 가동해야 화재를 예방하고 전기도 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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