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회 연주가 양성 위한 마중물’…수원시향 마스터클래스

“지금 당장은 지적 받은 음정 문제가 잘 안 들릴 수 있겠지만, 집에 가서 녹음한 뒤 반복해서 복습하다 보면 들릴 거예요.” 26일 오후 3시께 찾은 수원시립교향악단 연습실. 문을 열어젖히니 똑딱대는 메트로놈 소리에 맞춰 한 학생이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5번 중 막히는 구간을 반복해서 연주하고 있었다. 선생님과 학생을 둘러싼 10여명의 참관객들은 눈앞에서 생생하게 진행되는 바이올린 레슨을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연주에 한껏 집중한 학생의 얼굴엔 제법 긴장한 표정이 서렸지만, 참관하는 사람들을 의식하면서도 선생님의 조언을 놓치지 않으려는 근성도 함께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수업은 수원시립교향악단이 관내 예술 인재 발굴과 육성을 위해 기획한 교육 프로그램 ‘2023 수원시민을 위한 마스터 클래스’의 일환이다. 전문 예술인들이 미래 세대 학생들을 이끌어 주는 마스터 클래스는 예술로 맺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리다. 예술가에게 가르침을 받는 기회를 통해 학생들은 꿈꾸던 연주자에 더욱 가까이 갈 수 있고, 연주자들 역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환원하면서 시민들 틈에 스며들어 가는 기회가 된다. 임누리 수원시향 제2바이올린 수석 단원(31)은 미국에서 유학할 당시 형편이 좋지 않은 아이들에게 악기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레슨을 해주면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는 사례를 접한 뒤 한국에 와서 자신도 꼭 그런 사람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임 단원은 “한국에 들어와서는 그저 오케스트라 단원으로만 활동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예술가라면 내가 가진 역량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임 수석 단원에게 지도를 받은 김예림 학생(13)은 “공개형 수업은 완성된 무대가 나오기까지 음악가들이 어떤 노력을 거치는지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의 공감대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수업을 참관한 김 양의 어머니 정선미씨(45)는 “아이가 바이올린을 또래에 비해 늦게 시작해 오디션에 동영상을 제출하고 나서 기대조차 하지 않았는데 연락이 와 깜짝 놀랐다”며 “손길이 필요한 학생들의 가능성을 눈여겨봐주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래가 유망한 클래식 꿈나무들의 손을 이끌어주는 프로젝트는 서울시향 등 타 시·도에선 이미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있는 방식이며 지역민들과 호흡해온 수원시향이 이 같은 프로그램을 도입한 건 창단 이래 처음이다. 수원시향 소속 바이올린 수석 단원 세 명이 각각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수원 지역에 거주하는 초·중·고 학생 연주자를 두 명씩 맡아 개인 지도 방식으로 공개 수업을 진행했다. 수원시립교향악단 관계자는 “전문 연주자 양성에 힘쓰고, 향후 역량 있는 전문 연주자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며 “첫 시도인 만큼 앞으로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만들 수 있게 고민을 거듭하겠다”고 밝혔다.

주민 힘으로 바꾸는 마을... 희망 꽃 피운다 [낡아버린 도시, 생명을 디자인하라]

주민이 이용할 편의 시설이 부족하고 방치된 공원이 즐비했던 안산시 상록구 일동. 주민들은 행정이 나서지 않는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자 2005년 ‘울타리 너머’라는 마을공동체를 만들었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동네 특성상 초등생 자녀의 돌봄도 주요 문제로 떠오르자 이들은 직접 방과 후 교실을 만들고 안전한 통학로를 설치했다. 주민들이 마음을 모아 공원에 페인트칠도 새로 하고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자 마을은 새 옷을 입은 듯 밝아졌다. 주민 김영은씨는 “뜨내기 주민이 많았는데 공동 돌봄과 천연화장품 만들기 등 활동을 이어가면서 동네에 정착하는 주민이 많아졌다”며 “정원을 만들어 마을 외관이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주민의 힘으로 마을을 바꾼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구 청천동·산곡동의 ‘뫼골마을공동체’는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마을공간을 스스로의 힘으로 길러오고 있다. 1998년 IMF경제위기로 마을이 피폐해지자 마을 청년들이 경로잔치, 바자회 등을 열면서 마을 복원을 위한 공동체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이들은 ‘밑반찬 만들기’, ‘홀몸노인 돌봄 사업’, ‘어르신 한글교실’ 등의 활동을 이어가다 사회적기업 법인을 만들어 2013년부터 ‘뫼골문화회관’을 직접 운영 중이다. 이곳에선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 마을의 크고 작은 문제를 직접 풀어낸다. 회관 1층엔 저렴한 가격, 편안한 소통공간을 내세운 카페를 운영해 1년에 3만5천여명의 이용자를 모아 지역의 명물로도 자리매김했다. 지역과 마을 고유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생기를 불어넣는 ‘마을공동체’가 지역사회 소멸을 막을 대안이 될지 주목된다. 마을공동체는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주민이 마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방안을 제시해 마을 특성과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지난해 경기도 마을공동체는 663개로, 사업을 시작한 지난 2015년(205개)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마을공동체 사업에 관한 주민 제안 역시 지난 2015년 178건에서 지난해 611건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인천시의 마을공동체 사업도 최근 5년간 326곳이 증가했다. 마을공동체는 급격한 도시화·산업화 등으로 생긴 환경파괴, 사회 양극화, 주민 갈등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0년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마을 주민이 더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한 사업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확산 속도가 빠르고, 정책의 규모도 커졌다. 이호 성공회대 사회적경제대학원 외래교수는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양극화와 단절, 고립이 만연한 시대에 지역의 특성을 살린 마을공동체는 상호 호혜적인 관계망을 구축해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속 가능한 마을공동체 위해… ‘자생력’ 필수 마을공동체가 도시 재생의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공동체의 지속 운영 등 사후관리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자체별 시행하는 보조사업의 특성 상 단기 사업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사업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마을공동체 주민들의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모델을 만드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에서 추진하는 ‘마을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은 1년 단위로 운영되고 있다. 경기도와 각 시·군의 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하고 있는 ‘마을종합 지원 사업’은 3년 단위의 사업이다. 이들 사업은 동일한 마을공동체가 다시 지원할 수 없다. 인천의 ‘인천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도 대부분 1년 단위로 단체를 모집한다. 마을만들기 유형에 따라 2~3년 단위의 추가적인 사업을 받을 수는 있지만, 대부분 단기 사업에 그친다. 이에 단기성 사업이 끝난 뒤엔 주민들이 자체 비용을 투입해 마을공동체와 시설을 유지해야 하는데, 비용 투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사업에 따른 인프라가 방치되는 등 문제가 불거진다. 지자체의 예산까지 감소하고 있어 마을공동체의 활성화, 지속성은 더욱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경기도 마을공동체 사업비는 총 289억1천만원으로 지난해(302억5천만원) 대비 4.4% 줄었다.  특히 마을공동체가 각 지자체의 조례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보니, 지방보조금법상 인건비 지급 등을 규정할 수 없어 공동체를 꾸준히 이끌어 갈 활동가를 배치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른다. 이에 마을 주민들이 회비를 걷거나 펀딩을 통해 사업비가 없어도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경비를 확보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방식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원에서 10년 넘게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힘써온 박미정 마을활동가는 “공모사업에 의존하는 경우 일정 기간 이상의 지원이 안 되다 보니 현장에서 활동가들이 허탈감,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며 “마을별로 호흡에 맞는 지원 사업들이 많아져야 한다. 각 마을공동체 주민들이 자신들에게 정말 필요한 사업 형태와 예산 규모를 지자체에 역으로 제안하는 방식으로 개선이 된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모여서 마을공동체 활동이 가능한 공유 공간 등 인프라가 특정 지역에 몰려 있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도내에서 39곳의 공유공간이 있으나, 도내 13개 지자체에 몰려 있고 연천군, 포천시, 동두천시 등 18곳엔 1곳도 없는 상황이다.  인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인천시가 지난 2015~2023년까지 지원한 마을공동체는 약 700여곳에 이르지만, 현재 예산으로 지원할 수 있는 공동체 수는 350곳으로 절반 뿐이다. 나머지 350여곳은 행정의 지원 없이 자생해야 하는 꼴이다. 인천 부평구의 이충현 ㈔우리동네희망마을 대표는 “마을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문제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단기적인 사업으로는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하현상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단순하고 일방적인 형태로 강의 및 교육이 반복되면 주민들이 이 사업이 왜 좋은지, 왜 이 사업이 우리 동네와 어울리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형식적인 참여만 이뤄진다”며 “지역 특성에 맞는 자원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는 역량을 기르도록 도와주고, 특히 동일한 사업을 매년 반복적으로 지원하진 않더라도 지원의 폭을 점차적으로 줄여가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쿠션 역할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인천시 관계자는 “상위법이 없어 예산과 인력 지원에 어려움이 크다”며 “마을공동체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다른 부서의 보조사업을 연계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관계자는 “현재 중앙 컨트롤타워가 없어 더 많은 지원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상황”이라며 “지자체별 조례에만 의지해 예산을 짜는 등 각 시·군의 자율성에 맡기고 있는 실정인데, 보다 효율적인 지원책을 찾기 위해 내년도 중간지원조직 운영 방안 등에 대한 개선책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수원문화원·경기국제공항유치수원시민협의회, 공항 건설 위한 연대 체제 구축

수원문화원이 경기국제공항유치수원시민협의회와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연대 체제를 구축했다. 수원문화원과 경기국제공항유치수원시민협의회는 28일 수원시민회관 대강당에서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연대활동 MOU 체결식’을 열고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식은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통한 미래가치 증진을 실현하는 데 있어 공동 대응 및 협력 체계 활성화 등을 도모하기 위해 열렸다. 협약식에는 수원문화원 이사진 40명, 시민협의회 20명 등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했다. 협약 주체들은 ▲경기국제공항 추진 상황 설명회 ▲단체 간 상호협력 사항 논의 ▲경기국제공항 유치 연대활동 등을 위한 협약 체결을 통해 향후 활동에 힘을 합쳐 대응하는 데 뜻을 모았다. 장성근 경기국제공항유치시민협의회 회장은 “시민협의회는 오랜 기간 경기국제공항 유치를 위해 다방면으로 힘써와 이번 협약식 역시 의미가 뜻깊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경기 남부 지역의 발전을 위한 경기국제공항 건설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여러 단체와 상생‧협력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봉식 수원문화원장은 “이번 협약 체결은 경기국제공항 실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우리의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상호협력 관계를 공고하게 만들어가면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아동돌봄 종사자 위한 ‘희망이음시스템교육’ 성료

경기도여성가족재단 ‘경기도아동돌봄광역지원단’(이하 광역지원단)이 아동돌봄 종사자들을 위해 ‘사회복지시설 회계실무 기초·심화 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했다.  27일 용인에서 열린 교육에는 지역아동센터 및 다함께돌봄센터 종사자 70여 명이 참석해 도내 10개 시·군에서 운영하는 ‘경기도아동돌봄센터’ 종사자 및 지역거점 돌봄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이음시스템교육’의 3번째 과정이 진행됐다.  교육에 참석한 아동돌봄 시설 종사자들은 동종 직종에 종사하며 필요한 역량과 아동들의 특성과 양육환경 변화를 공유함은 물론, 회계운영과 관련한 내용을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혜순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경기도 아동돌봄광역지원단은 관내 아동돌봄 기관 종사자들의 전문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로 교육과 사업을 지원하고, 지역 내 거점기능을 수행하는 아동돌봄센터들과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아동돌봄광역지원단은 ‘경기도 아동돌봄 지원조례’에 따라 2023년 2월 경기도 수탁기관으로 선정돼 경기도여성가족재단에 설치된 조직이다. 2021년 시범사업으로 경기도 아동돌봄센터 4개소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동돌봄센터 관련 컨설팅, 종사자 교육, 거점사업 운영지원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023 기아챌린지 ECO 프로젝트] 2. 업사이클 기업들의 실리콘밸리, 광명 업사이클 아트센터

기아 AutoLand 화성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가 ‘기아 ECO 서포터즈’와 함께 친환경 교육, 환경 이슈 캠페인 등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올해 두 번째로 소개할 팀은 김희주(21), 이시우(21), 강윤지(20), 김민재(23), 안상원(25) 학생으로 구성된 ‘에코쿵야’다. 이들은 ‘업사이클 기업들의 실리콘밸리, 광명 업사이클 아트센터’를 통해 광명 업사이클 아트센터가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봤다. 이하 에코쿵야 팀이 작성한 글. 업사이클 시장의 규모는 2032년 약 830억달러(104조6천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확대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모든 기업들이 그러하듯, 업사이클 기업들도 초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아이디어, 마케팅, 유통에 대해 기업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치열하게 고민한다. 다행히도 고민하는 기업을 도와주는 많은 기관들이 있다. 그 중 광명 업사이클 아트센터는 지역사회 기업들을 지원하고, 기획전시를 통해 업사이클 소재가 한계를 넘어 예술품으로 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19년 1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08개 기업이 센터를 거쳐갔다. 독립형 오피스로 쓸 수 있는 창업공간과 공용공간 내 가상 오피스도 지원되는 방식이다. 현재 11개의 입주기업이 있고 가상 오피스를 이용하는 기업은 28개다. 초보 예비창업자에겐 아이디어 사업화를 위한 교육 위주로, 3~5년 된 도약기 기업은 판로나 마케팅, 사업 고도화를 지원한다. 업사이클 분야 기업은 사업 규모가 커질 때 업사이클 소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서 소재 중개 사업 운영에도 보탬을 주고 있다. 5년차 이상 성장기 기업에게는 투자유치, 해외 진출까지 지원하는 등 기업의 주기별 성장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기업이 많다. 1기 입주 기업들의 경우 2020년 2월 코로나19가 시작되던 시점에 입주한 뒤 경제침체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오히려 성장해 2년 후 훌륭한 성과를 보이며 졸업했고 졸업한 7팀 중 5팀의 매출이 입주 전과 대비해 4배 이상 증가했다. 센터의 지원과 더불어 입주 기업들은 자발적인 사회공헌도 하고 있다. ‘입주기업 기부 상생 릴레이’라는 캠페인을 통해 목재 상판으로 가구를 만들어 노인정이나 취약계층에 기부하기도 하고, 원단 업사이클링 기업은 원단 의류 제품을 다문화 가정이나 지역 어려운 청소년에게 기부하고 있다. 인근 가구 상점과 함께 팔지 못하는 가구를 업사이클해 지역 아동센터 등에 전달하기도 한다. 강진숙 광명 업사이클 아트센터장은 업사이클 기업,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기관들 중에서도 광명 센터만의 장점으로 공공기관과의 연계성을 꼽았다. 그는 “센터가 지자체 직영이다 보니 공공기관이랑 연계가 잘 돼 있다”며 “특히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과 MOU를 맺어 우리 기업들은 환경부 DB를 통해 고품질 업사이클 소재를 쉽게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강 센터장은 입주해 있거나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갖춰야 할 요건으로 디자인을 언급했다. 그는 “기업들이 디자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친환경, 업사이클 소재를 사용하는 건 당연한 거고 이젠 디자인을 많이 신경 쓸 때”라며 “이젠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는 것만으로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그러니 디자인을 우선으로 생각해서 좋은 제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크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기아 AutoLand 화성 2023년 기아 ECO 서포터즈 ‘에코쿵야’ 팀 / 정리=송상호기자

김다노 동화작가 “우리 모두의 '다움'을 인정할 때”

김다노 동화작가의 글엔 무수히 많은 자기검열로 말하지 못했던 우리의 이야기가 그대로 나온다. 인물들도 다양하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몸을 가진 사람들, 다양한 가정 형태,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 사실 우리 주변에 늘 있지만, 매스컴이나 책에선 흔히 볼 수 없는 인물들이 아무렇지 않게 등장한다. 이들이 작은 용기와 소신으로 의견을 펼치고 그들만의 세상을 바꾸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미 세상이 바뀐 듯 속이 후련하다.  편견과 차별이 없는 동화 세상을 펼치는 김다노 작가를 최근 전화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비밀소원’(2020, 사계절 刊)으로 제1회 나다움 어린이책 창작 공모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출판계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킨 그는 최근 도내 곳곳의 작은도서관에서 그림책을 주제로 초등생들과 만나고 있다. 올해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진행하는 ‘찾아가는 성인지교육’ 사업의 책 부문 강의를 맡아 그림책을 주제로 교육을 진행 중이다.  “당연히 다양성을 그려야 하는 시대 아닌가요?” 다양성을 책에 담아내는 이유를 묻자 김다노 작가가 가볍게 반문했다. “지금은 다양함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한 과도기적 시대인 것 같아요. 자기와 생각이 다르면 받아들이지 않고 과하면 그것을 혐오로 표출하기도 하지요.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글도 이 부문에 맞춰 쓸 뿐입니다.”  지난해 발간된 동화 ‘비밀숙제’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동양인이 겪었던 차별과 혐오가 옮겨졌다. 다양성을 주장하는 2020년대 선진국에서 벌어진 일이 유학 간 동양인 이랑이가 혐오에 맞선 이야기로 투영됐다. 그런 그가 어린이들과 만날 때 강조하는 것은 ‘표현의 자율성’이다. “‘태어나면서 스스로 이름을 짓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고 늘 말해요. 태어난 나라나 지역, 환경, 성별 등은 스스로 정하는 게 아닌데, 특정한 역할이나 기대치를 정해서 맞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자고 해요. 이런 다음에야 상대의 다양성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을까요.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눈, 유방, 팔다리가 없으신 분들도 있고 털이나 머리카락 색깔, 신체 모두 제각기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잖아요.”  그의 강의엔 “대변을 항문이 아닌 장루주머니로 누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 큰 흉터가 있는데 어릴 때 다친 거다” 등등 나, 혹은 우리 부모가 가지고 있지만 꽁꽁 숨겨뒀던 이야기들이 나온다. 아이들도 처음엔 ‘외계인 아니냐’고 말하지만 나중엔 그럴 수도 있다며 금방 받아들인다. 당황해 하는 이들은 오히려 학부모들이다.  매스컴에서 정한 미의 기준이 아닌 ‘각자의 아름다움’, ‘나다움’이 누구에게나 있음을 마음에 심어주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누군가 여러분을 보고 미소 짓고 행복해 한다면 여러분 모두 예쁜 사람’이라고 하죠. 어린이라면 어른이나 친구들이 얼굴을 보고 웃어주는 기억, 한 번 씩 있잖아요. 자연스럽게 ‘나는 누군가의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존재’라고 알게 돼요.” 이러한 이야기는 내년 초 발간 예정인 연작 단편집에도 스며들어 있다. 6학년생들을 주인공으로 한 책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연애 감정 등 특별하게 생각하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외모에 대한 고민, 나이, 장애 등을 함께 다뤘다. “앞으로도 아이들과 발맞춰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그의 지향점은 어린이 스스로 어린이이기에 받아야 하는 차별을 수용하지 않고 생각하는 책을 만드는 것이다.  “‘노키즈존’을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어린이는 시끄럽고 방해되니 이해가 돼요’라고 말해요. 이것은 ‘어린이의 생각일까, 어른의 말을 답습한 걸까’ 고민이 들어요. 정답을 주는 게 아닌, 부당한가 받아들일 만한 일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생각하는 책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이해균의 어반스케치] 용두레 우물가

‘용정지명기원지정천 龍井地名起源之井泉’이라는 비가 있듯이 용두레는 조선족이 개척한 용정시의 기원이었음을 알 수 있다. 용정은 만주족이나 한족의 역사가 아닌 순수 조선족의 개척사일 듯하다. 용정시에 들어서면 용문교 아래로 해란강이 보인다. 가곡 선구자에 일송정 해란강이 등장하듯 이곳은 지난날 말달리던 선구자의 본거지다. 윤동주 시인의 생가와 무덤과 소·중학교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20여 년 전 백두산 여행을 위해 연길을 찾았을 땐 대부분 한글이 먼저 들어간 간판들이어서 들떴는데 지금은 한문 뒤에 한글이 간신히 기대어 있는 형국이었다. 외곽엔 아예 한문으로 된 간판도 눈에 띄어 편치 않았다. 연길시를 비롯한 조선족 자치구의 인구는 점점 줄어들어 약 170만 중에 70만 정도는 한국에서 살고 있다고 하니 자치구의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조선족은 관심을 둬 줄 여력이 없는 북한과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한국인과 한족으로 편입을 노리고 있는 중국인의 경계인으로 살아가는 신세가 됐다. 어쨌든 연길시나 용정시 곳곳에 조선족 자치구 창립 70년 기념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어 그나마 위태한 마음을 달래줬다. 일찍 잠이 깼다. 러시아의 백야처럼 아침이 일찍 밝아 놀라웠다. 호텔 창가 멀리 넓은 광야가 아련히 다가왔다. 문득 선구자의 노랫소리가 억센 말발굽에 휘몰아치는 환영에 사로잡혔다. 용두레 우물가에 밤새 소리 들릴 때 뜻깊은 용문교에 달빛 고이 비친다. 조국을 찾겠노라 맹세하던 선구자 지금은 어느 곳에 거친 꿈이 깊었나.

'용치' 사진전으로 전쟁과 분단의 상흔 돌아보다

용의 이빨 같은 콘크리트물. 무슨 이유에선지 강가에 하천에 도로에 열을 지어 여기저기 박혀 있다. 벚꽃 명소로 알려진 파주 눌노천에서, 조선 중기의 문인 송강 정철이 낚시를 즐긴 곳으로 알려진 고양 공릉천에서도 이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용의 이빨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 ‘용치(Dragon Teeth, 龍齒)’. 경기도에 남아있는 전쟁과 분단의 흔적이다. 적군의 침입을 막기 위해 하천이나 교통로 곳곳에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로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이 처음 만들어냈다. 영국의 해안가, 스위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선 언제 처음 설치했는지 모른다. 1968년 김신조가 침투한 1∙21사태를 계기로 1970년대 주로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쟁을 겪은 경험, 아직 휴전인 상황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날 것에 대비해 설치한 것으로 다행히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실전에 사용되지는 않았다. 현대전에도 용치가 사용되고 있다. 러시아군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에 설치한 용치는 ‘러시아 방어선의 상징’으로 언론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용치는 군사 보안시설로 적에게 은닉해야 하는 비밀스러운 존재로 취급됐으나, 냉전 분위기가 완화된 후부터는 도심에서 흉물스럽다는 이유로, 하천에 있는 것은 홍수의 원인이라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철거되고 있다. 현재는 철거 민원과 국방부의 군사 전략에 따라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양립하고 있다. 현재 2곳의 용치가 남아있는 포천에서도 곧 철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연구원은 정전 70주년을 맞아 지난 24일 경기도청에서 ‘용치 사진전’을 개막해 오는 8월4일까지 선보인다.  4회에 걸쳐 열리는 사진전은 전쟁기념관(서울), 한반도 생태평화 종합관광센터(파주 임진각), 도라전망대(파주)를 순회해 올해 12월까지 이어진다. 경기문화재연구원이 조사한 32곳의 용치 중 21곳으로 경기도의 특징적인 분단 상황과 관련된 군사유산의 가치를 공유하고, 접경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용치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진수정 경기문화재연구원 수석연구원 “용치는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을 보여주는 역사적 상징물이자 군사적 기능과 유산적 가치가 모두 부합되는 군사유산”이라며 “이번 사진전이 용치가 전쟁과 분단이 남긴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존돼야 하는 대상이라는 인식이 널리 공유되고 전파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생활실천 디자인·영상 공모전’ 개최

한국건강관리협회(이하 건협)는 건강생활 습관을 유도하고 신체활동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후원으로 ‘2023년 건강생활실천 디자인·영상 공모전’을 개최한다. 공모대상은 청소년(중·고등학생 또는 이와 동등한 연령대 청소년)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오는 8월31일까지 공모전 누리집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공모는 ‘디자인’과 ‘영상’ 2가지 부문으로 진행된다. ▲건강한 삶을 위한 생활습관 실천 ▲건강관리를 통한 질병 예방 ▲나만의 건강생활 등 생활 속 건강을 위한 활동과 관련한 다양한 생각을 주제로 작품 형식에 맞게 표현하면 된다. 디자인 부문은 3264×2448픽셀이상(4:3 비율)의 규격으로 가로형, 세로형 모두 가능하며 JPG, PNG, AI 등 파일(5MB 이하)이어야 한다. 영상 부문은 영상물로 숏폼 형식(15초~1분 이내/400MB 이하)의 wmv, mp4, avi 등 실행 가능한 영상 파일로 제작하면 된다. 제출된 작품은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주제 적합성, 독창성 등을 기준으로 심사해 청소년부 대상(교육부장관상), 일반부 대상(보건복지부장관상)을 비롯해 각각 총 18개 작품을 선정한다. 입상자에게는 상장 및 상금이 수여된다. 수상작은 작품집으로 제작해 보건교육자료로 활용토록 배포하고, 건협 유튜브 채널에 등록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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