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 어르신들 추억 담긴 ‘청춘미술대전’ 개최

긴 세월의 흔적 속에 건져낸 따뜻한 추억이 담긴 그림들이 펼쳐진다.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예술 혼과 우리의 전통적인 고유문화를 알리기 위해 오는 24일까지 수원시립만석전시관 1관에서 제13회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을 선보인다. 이번 청춘미술대전은 노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대하고, 가족애와 효심을 증진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공모부문과 실기대회에는 총 680여점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심사를 통해 117점이 입상했다. 이번 공모전에 참여한 유혜용 어르신은 화려한 색감의 서양화 ‘추억’을 그려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유 어르신은 백합과 피아노 건반, 새 등을 통해 행복했던 지난날의 기억을 표현했다. 특히 6·25전쟁을 겪은 세대로서 평화를 희망하는 염원을 담기도 했다. 또 실기대회에서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크레파스화를 그린 윤명자 어르신이 대상을 수상했다. 태극기를 배경으로 아이를 업은 여인의 모습과 무궁화를 그려넣어 향토적이면서도 가족애 등의 따뜻한 감성을 표현했다. 협회는 이번 청춘미술대전이 그림에 대한 어르신들의 순수한 열정과 삶의 의지, 가족의 의미와 잊고 지냈던 소중한 인연에 대한 고마움 등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어르신들 스스로가 건강한 효문화예술활동, 효문화 창출자로서 자부심을 느끼길 기대하고 있다. 신현옥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장은 “효원의 도시 수원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의미있는 대회와 전시를 개최하게 돼 보람이 크다”며 “이번 청춘미술대전을 통해 황혼의 시대를 맞은 어르신들이 문화예술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정음악콩쿠르 대상 수상, 피아니스트 정지원 [인터뷰]

“열심히 노력한 만큼 큰 상을 받아서 정말 행복합니다. 수원시향과 브람스의 음악을 함께 만들어갔던 과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지난 12일 열린 제32회 성정음악콩쿠르 ‘위너 콘서트’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이는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 피아니스트 정지원(한국예술종합학교 4학년)이었다. 그는 브람스 특유의 고뇌와 외로움이 깃들어 있으면서도 젊음의 에너지를 내포한 피아노 협주곡 1번 라단조 작품 15를 폭발적이면서도 격정적인 터치로 연주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대상을 수상한 지 닷새가 지난 17일, 경기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여전히 수상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기쁨에 찬 목소리였다. 정지원은 “협주곡 1번은 브람스가 제 나이에 작곡한 곡이라 언젠가부터 음악 특유의 쓸쓸함, 혹은 웅장함에 매료되고 마음이 통하는 느낌이었다”며 “브람스 협주곡은 오케스트라가 너무 너무 중요한 곡인데, 이 곡을 수원시향과 함께 만들어나가고 또 적극적으로 잘 만들어주셔서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정지원은 부드럽고 영롱하면서도 강한 소리에 매력을 느껴 피아노를 전공하기로 결심했다. 수원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동경했던 ‘성정 대상’을 수상한 그는 다음 달 통영에서 열리는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12월에 열리는 독주회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정지원은 “여느 피아니스트들보다 늦은 나이에 피아노를 시작했고, 음악 전공에 부담을 느끼셨던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했다”며 “조금씩이라도 계속 발전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성정문화재단은 이날 수원 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제32회 성정음악콩쿠르 위너 콘서트를 열고 성정대상, 수원음악상, 성정음악상, 연주상, 청중상 등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이날 위너 콘서트엔 1천437명의 참가자 중 치열한 경쟁 끝에 성악,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등 6개 부문의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7명의 연주자가 수원시립교향악단과 협연을 하며 자신만의 색깔로 무대를 선보였다. 수원음악상에는 첼로 최아현(한국예술종합학교 2학년)이 드보르자크의 첼로협주곡 나단조 작품 104를 웅장하면서도 마음을 적시는 선율로 선보여 수상자로 선정됐다. 또 성정음악상·연주상·청중상은 소프라노 최수지(프라이부룩 국립음악대학 성악과 석사 재학)가 유쾌하고 청아한 소리로 진규영 작곡의 밀양아리랑, 드뷔시의 꼭두각시, 니콜라이의 오페라 ‘윈저의 유쾌한 아낙네들’ 중 ‘이제 서둘러!’를 불러 수상했다. 김정자 성정문화재단 이사장은 “베토벤의 명언 ‘음악적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처럼 ‘음악은 단순히 천부적인 능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음악을 하는 모든 이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시간과 노력은 물론 어려움에 부딪쳐도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의지력으로 도전하며 성장하길 바란다. 그 자리에 성정문화재단이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신작 ‘어파이어’ 내놓은 독일 거장 크리스티안 페촐트 [인터뷰 줌-in]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즐기는 영화 애호가들 사이에서 최근 소환되는 이름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독일 출신 거장 크리스티안 페촐트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페촐트 감독은 주로 멜로드라마를 통해 남녀 사이 감정선을 섬세하게 포착하면서도 홀로코스트, 인종 간 충돌 등 독일의 근현대사에 얽힌 소재들을 함께 녹여내면서 독특한 영화세계를 구축해왔다. 그는 2000년 첫 장편 영화 ‘내가 속한 나라’를 연출한 이래로 자국 독일뿐 아니라 유럽을 거쳐 유명세를 얻어 갔다. 2010년대 이후 ‘피닉스’, ‘트랜짓’, ‘운디네’ 등으로 국내에 이름을 알렸다. 지난 13일 개봉한 ‘어파이어’는 한 예술가의 내면이 주변 사람들, 또 세상과 맞닥뜨릴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관찰하는 영화로, 청춘들이 휴가지에 놀러갔다가 산불을 만나면서 점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드는 모습을 포착한다. 올해 2월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평단의 호평과 함께 은곰상(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한국에 처음 머문 그와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만나 신작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그의 영화에서 중요한 점은 함께할 수 없는 요소들이 공존한다는 것. 과거와 현재가 겹쳐지는 순간을 만들거나, 대상을 보는 주체와 눈길을 받는 객체 사이 엇갈리는 시선을 함께 담아내는 데에서 그런 점이 엿보인다. ‘어파이어’는 번져가는 감정을 불의 이미지로 은유하고 있지만, 사실 감독은 영화에서 시각 요소뿐 아니라 사운드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특히 ‘어파이어’는 소리를 통해 감독의 세계를 표현한다. 영화의 후반부에 이르면 별장에서 소설을 집필하던 레온이 내내 써내려간 원고를 뒤엎고 새 소설을 완성한다. 이때 소설 속 내용이 글을 평가하는 출판사 대표의 입을 통해 내레이션으로 관객에게 스며든다. 이 줄거리가 관객이 앞서 봐왔던 별장에서 벌어졌던 일과 겹쳐져 있기에, 영화 전체가 레온의 소설 속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하는 모호한 감상을 만들어낸다. 이에 페촐트 감독은 “목소리로 서술되는 사건이 중요한 이유는 관객들이 지금 보고 듣는 순간이 현재이면서 동시에 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 이 순간 존재하면서도 동시에 기억 속 경험으로 전환도 가능한 성질이 특히 흥미로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름날의 감각은 마치 지나간 과거를 회상하게 만드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우리의 현실은 이미 가을에 접어들었기에, 그저 할 수 있는 건 여름을 추억하는 과정에서 피어나는 멜랑콜리한 분위기를 음미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소리뿐 아니라 타오르는 숲 위로 일렁이는 붉은 하늘을 담아내는 장면들도 강렬하다. 이처럼 ‘어파이어’ 속 산불은 인물들을 고립시키거나 위험을 주는 소재로 사용되지만, 그 자체로 영화를 지배하는 이미지가 되기도 한다. 그는 “화염이 지나간 자리의 고요함, 자연이 죽어있는 모습이 내겐 강렬하게 다가온다. 한순간의 화재가 이들의 아름다운 순간을 앗아가 잿더미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는 점에 사로잡혔다”고 전했다.  페촐트 감독의 영화를 살펴보면 대체로 독일의 역사가 녹아 있는 데다 신화 등의 인문학적인 지식이 뒷받침될 때 더욱 깊이 있는 관람이 가능할 때가 많다. 하지만 감독은 이를 두고 감상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사실 영화에 드러나는 요소들에 관해 깊이 이해하지 않으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영화가 더 멋지게 다가올 때가 많다. 그것이 바로 영화의 역설적인 점”이라며 “영화는 추측의 공간이자 꿈의 공장이다. 영화는 배워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두원 경기도박물관 책임학예사, 한국인 세번째 이코모스 이사 됐다

조두원 경기도박물관 책임학예사가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이하 ‘이코모스’) 총회에서 지난 8일 이사로 선출됐다. 한국인이 이코모스 이사에 선출된 것은 이혜은 동국대 석좌교수, 한수경 세종사이버대학교 교수에 이어 세 번째로 이뤄낸 쾌거다.  조 책임학예사는 그동안 세계유산 관련 실무와 연구, 국제기구 활동을 통해 경기도는 물론 한국의 유산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 왔다. 지난 2010년 독일 밤베르크 대학교에서 문화유산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그는 경기문화재단에서 남한산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 참여했다. 현재 경기도박물관에 근무 중이며,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전문위원·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이사·이코모스의 학술위원회 중 하나인 국제성곽군사유산위원회(ICOFORT, 이코포트)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사로 3년간 활동하게 된 이코모스는 전 세계 기념물과 유적지 보전을 위한 비정부 기구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국제문화재보존복구연구센터(ICCROM)와 더불어 세계 문화유산을 전문적으로 평가하고 연구하며 지속적으로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세계유산의 등재 심사와 보전·관리 상시 점검, 당사국이 제출한 국제 지원에 대한 요청 검토 등에 이코모스 이사회의 권고 사항이 최종 심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국인 이코모스 이사 선출은 한국 유산의 세계적 확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조두원 책임학예사는 “앞으로 3년 동안 이코모스 이사로 활동하면서 영향력 있는 전문가 그룹 네트워크를 통해 DMZ, 북한산성 등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경기도의 유산은 물론 한국의 여러 유산들을 전 세계에 알리고 더 높은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충무로의 별들, 수원 오나…경기아트센터 ‘대종상영화제 시상식’ 공동주최

충무로의 별들이 11월 수원을 찾을까.  경기아트센터는 대종상영화제조직위원회와 함께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을 공동주최한다고 12일 밝혔다.  59회째를 맞은 대종상영화제는 국내에서 가장 역사 깊은 영화제로, 경기도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오는 11월 15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과 컨벤션홀, 야외광장 등에서 시상식을 비롯해 경기도예술단 축하공연, 레드카펫, 리셉션 등의 부대행사가 열린다. 1961년 첫 발을 내디딘 대종상영화제는 시상 심사 불공정성, 후보 불참과 대리 수상, 내홍 등 각종 논란에 시달려 왔다. 특히 지난해 영화제는 투표권을 NFT로 발행해 영화제를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불명예를 씻기 위해 올해는 소외된 영화인을 아우르며 ‘기회’를 나누는데 방점을 찍었다. 스타 중심의 대종상을 지양하고 모두가 참여하는 기획으로 공감과 감동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중이 주목한 시선상’을 확대해 단역배우, 스턴트맨, 보조스태프 등 스타 곁에 있는 영화계 숨은 공로자를 발굴한다.   또 영화제의 신임도를 올리고 독립성을 보장하고자 사회적으로 신망 높은 문화예술계 인사를 본심 심사위원회에 참여시키고, 영화를 사랑하는 국민심사단 100명을 선정해 본심과 ‘대종이 주목하는 시선상’ 부문에 투표권을 부여한다.  경기아트센터는 영화가 상업적인 산업화 구조 속에서 예술을 덧입고 관객과 호흡하는 예술로 한걸음 가까워지도록, 시상식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예술과 더불어 공존하는 영화제가 되도록 뒷받침 한다는 계획이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다는 것은 대중문화도 예술, 순수예술도 예술인만큼 서로 협업하며 더욱 발전해 나간다는 공간적 의미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 많은 영화인들에게 기회가 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대종상영화제시상식은 이장호 영화감독이 위원장을, 김용기 한국예술행정협회장이 조직위원장, 양윤호 한국영화인총연합회장이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경기도박물관 ‘2023 하반기 박물관 대학’ 19일부터 개강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관장 김기섭)이 ‘2023 하반기 박물관 대학’을 19일부터 연다.  올해 하반기 강좌는 ‘보이지 않는 전쟁-한국사의 사상과 종교’를 주제로 ▲동아시아의 불교 교류 : 불교 전파와 승려의 왕래 ▲신유학의 성립과 학파 간 경쟁 ▲선종의 확산과 한국 문화 ▲유교와 황제 지배체제 ▲지배자의 불교, 민중의 불교:호국불교와 정토신앙 ▲조선 왕조 개창과 반정의 정치사상 ▲19세기에 등장한 세 가지 사상 ▲일본의 유학 사상과 조선의 영향 ▲서학의 전래와 사상계의 변화 ▲현대 한국 사회의 여러 종교들 : 기독교, 불교, 신흥종교 등 총 10회에 걸쳐 진행한다. 박물관 대학에서는 종교, 사상, 학문이 시대와 사회에 준 영향과 복잡하고 첨예한 상호 관계를 다룬다. 유·무형의 갈등과 충돌을 겪으며 이어져온 인류 역사를 톺아볼 수 있다.  강연에는 노중국(계명대학교 교수), 김용헌(한양대학교 교수), 정병삼(전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오수창(서울대학교 교수), 김문식(단국대학교 교수), 하우봉(전북대학교 명예교수) 등 관련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나서 보이지 않는 전쟁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줄 예정이다. 경기도박물관 관계자는 “불교가 중국을 거쳐 한반도에 정착하고 성장한 과정, 유학·유교가 한국사에 미친 영향과 18∼19세기 조선에서의 변화, 19∼20세기에 물밀듯이 들이닥친 서양의 사상과 종교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 등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물관 대학은 19일부터 11월 28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2~4시 경기도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수강료는 무료이며 수강 신청은 경기문화재단 지지씨멤버스 등을 통해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경기도박물관 누리집을 확인하면 된다. 

“한국전쟁 아픔 미술로 승화”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 미술작품 3천점 전시

“어르신들, 좋아하는 색으로 고향을 생각하면서 해바라기를 그려보세요.” 지난 7일 오전 9시께 수원시 조원동의 양로시설 ‘평화의 모후원’. 10여명의 어르신들이 오순도순 둘러 앉아 ‘가을’을 주제로 해바라기를 그린다. 신중하게 밑그림을 그려넣던 어르신들은 고향 집 주변에 해바라기가 많았던 기억 등을 서로 나누며 얼굴에 웃음이 가득해졌다. 크레파스를 들고 어르신들 사이를 누비던 신현옥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장은 어르신들 그림에 해바라기 줄기와 잎사귀를 그려넣거나, 독특한 색을 띠는 해바라기를 보며 이유를 묻기도 한다. ‘평화의 모후원’은 프랑스에서 설립된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 수녀회가 운영하는 곳으로, 기초생활수급자나 형편이 어려운 70세 이상의 노인들을 임종 때까지 모시고 있다. 신 회장은 10여년 간 매주 이곳을 찾아 어르신들의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미술 치료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매주 수업에는 프랑스 국적의 노애미 수녀가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그는 1957년 3월 선교활동을 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가 한센병 환자와 6·25전쟁으로 생겨난 고아들을 돌보는 등 소외된 이웃을 보듬으며 일생을 보냈다. 지난 2008년부터는 평화의 모후원에서 지내고 있다. 노애미 수녀는 “전쟁을 겪은 뒤 한국이 무척 가난하고 어려웠는데, 이웃 속에서 지내며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어 행복했다. 그것이 나의 사명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프랑스 상파뉴가 그리울 때 고향 모습을 그리다 보면 정신이 또렷해지고 마음은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는 지난 10여년 동안 이들 어르신들이 그린 3천점의 크레파스화를 모아 ‘고맙다, 대한민국!’ 전시를 연다. 전시는 제16회 ‘치매극복의 날’을 맞아 오는 21일부터 11일간 서울 용산구의 전쟁기념관 호국공원 내에서 펼쳐진다. 전시는 6·25전쟁을 겪은 어르신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동시에 전쟁의 아픈 상처를 예술로 승화한 이들의 그림을 공유하며 호국보훈을 되새기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전시에는 노애미 수녀의 작품 365점을 비롯해 일반 치매어르신 작품 700점, 대한민국상이군경회 작품 500점, 보훈복지타운·수원보훈요양원 어르신 작품 1천점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신 회장은 “그림을 통해 어르신들이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며 희망을 갖게 되면서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기도 한다”며 “추석 연휴 기간 진행되는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정전 7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가족과 더욱 소통하는 시간을 보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문화원연합회 ‘제10회 페스티벌31 in 이천’ 개최

경기도문화원연합회는 오는 16일 이천온천공원에서 지역특성화박람회 ‘제10회 페스티벌31 in 이천’을 개최한다.  지역특성화박람회는 ‘경기도 지역문화 브랜드 확립’을 지향하며 경기도 31개 시·군의 지역콘텐츠를 연결하고 재해석해 경기도의 고유 문화 특성을 드러내는 자리다. 개최지의 지역특성을 살린 콘텐츠를 구성하고 경기도 31개 시·군 문화원이 주축이 돼 지역특성화 방안을 마련하고자 마련된다. ‘경기도 지역문화 브랜드’를 만들어가기 위한 축제로 기존에 진행되던 생활문화축제를 지난해부터 박람회 형태로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박람회에서는 공연, 경기31 지역문화존, 경기 술의 31 빛깔존, Play 체험존, 이천 먹거리존, 실버문화 페스티벌 in 경기존이 구성된다.  특히 이번 축제는 축제의 원형을 살리는 시도로 전통문화의 재연에서 사라진, 술, 불, 물, 음식이 다시 축제장에 들어왔다. 올해는 그 첫 번째로 술을 주제로 한다. 경기지역의 술을 주제로 놀이와 시음, 먹거리 등 다양한 문화체험을 통해 술에 대한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술과 관련된 퍼포먼스도 구성해 관람객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연도 선보인다. 관람객은 안내부스에서 별도의 표식을 하고, 경기도의 전통주, 맥주, 지역소주를 시음할 수 있다. 축제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경기도문화원연합회 누리집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청소년 문화예술 동인 'bytherART', 첫 번째 전시회 '온고지신' 개최

청소년들이 주도하는 문화예술동인 ‘by the ART’(대표 김지원)가 10일 서울 인사동 쌈지안갤러리에서 첫 번째 전시회인 '온고지신'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김지원(서울 용산 국제학교), 김채율(서울예고 미술과), 이상호 작가가 준비한 20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전통 민화, 동양화, 디지털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청소년들의 다양한 시각과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는 평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민화공방 내안의 뜰 대표인 김순란 작가가 좌장을 맡아 특별학술좌담회 '민화, 질병과 싸우다'도 함께 진행했다. 좌담회에는 김지원 작가 등 청소년을 포함한 5명의 패널이 참석해 청소년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민화의 역할에 대해 자유롭게 질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패널로 참석한 김소윤 양(BIS 9학년)은 "전 세계적으로 k-pop뿐 아니라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민화를 이용하여 어떤 상품들이 개발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지원 작가는 "제품의 콘셉트에 민화를 잘 녹여서 쓰는 것"이라며 "최근 편의점에 갔을 때 민화장생도를 디지털 작업해 커피 포장지로 만들어 파는 걸 봤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작가는 "k뷰티도 점점 더 세계적으로 인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화장품 포장에 민화를 잘 녹여 넣으면 사람들이 민화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패널 참석자 허서진 양은 이번 전시회의 표제가 '온고지신'으로 정해진 이유에 대해 질문했다. 김 작가는 "온고지신이라는 뜻은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것을 안다는 뜻"이라며 "민화를 디지털 방식으로 표현한다던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젊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에 올려 민화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청소년들이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민화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민화 작품을 움직이는 영상과 함께 디지털로 만들어 제공함으로써 관람객들이 민화를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동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를 제공해 주목받았다.

지역상인·시민 잇는 광장…행궁동 골목마켓 ‘낭만’ [주말, 여기어때]

스치듯 지나쳤던 수원천변 일대가 오래도록 머무르고 싶은 핫플레이스로 바뀌어가고 있다. 9월에 접어들면서 계절의 변화가 제법 확실하게 느껴지는 요즘, 주말 나들이 장소로 가족·연인·친구와 함께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이 자리한 수원천변 일대로 발걸음을 재촉해보는 것은 어떨까. ■ 마켓부스·먹거리 픽업존·버스킹 공연…“시간 가는 줄 모르겠네” 수원문화재단과 행궁동청년상인회가 함께하는 행궁동 골목마켓 ‘낭만’이 지난 2일부터 오는 23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이어진다.  골목마켓은 지역사회의 상인들과 시민들을 잇는 교류의 광장이다. 가을을 맞아 행궁동 건넛마을(수원천변길) 일대에서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11월 행궁동 아랫마을인 공방거리에서 열렸던 골목마켓 ‘정(情)’을 시작으로 올해 4월 행궁동 윗마을인 행리단길 일원에서 개최됐던 ‘花(화)들짝 골목마켓’이 성황리에 운영된 데 이어 세 번째로 기획된 자리다. 행궁동 지역 상인들을 비롯한 주민들이 지역 상권 특성에 따라 참신한 기획과 아이디어로 무장해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자리인 만큼, 특색 있는 상품 전시 및 판매, 다채로운 먹거리와 즐길거리가 풍성하게 마련돼 있다. 골목마켓뿐 아니라 버스킹 공연, 상인회 주관의 다양한 체험 행사, 수원천변의 먹거리를 즉석에서 배달해 주는 ‘낭만 픽(PICK)크닉’ 픽업존이 수원천변 일대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먼저 화홍문광장과 수원천변을 따라 늘어선 마켓부스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행궁동청년상인회의 상인들이 시민들과 소통하고자 물품들을 마련한 만큼 도자기·우드·비즈 등 각종 수공예품, 그립톡, 애견용품, 꽃다발, 막걸리, 아이스크림 등 다채로운 종류의 상품이 준비돼 있다. 특히 낭만 픽(PICK)크닉 픽업존은 수원천변을 찾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방문객들은 화홍문 앞의 키오스크로 간편하게 먹고 싶은 메뉴를 주문한 뒤 방화수류정 앞에서 먹거리를 찾아갈 수 있으며, 픽업존을 이용할 시 테이블과 의자로 구성된 캠핑세트 대여도 가능해 방화수류정을 비롯한 수원천변 일대에서 가을날의 정취와 함께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화홍문 인근에 자리잡은 식당들부터 장안교회 맞은 편에 위치한 음식점들이 함께 한다. 토스트, 쌀국수, 샌드위치, 치킨, 피자, 그릭요거트, 김밥, 파스타 등 가족, 친구, 연인 누구든지 기호와 상황에 맞게 이용하면 된다. 또 화홍문광장과 용연에서는 계절감을 한껏 살리는 분위기로 무장한 어쿠스틱과 재즈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버스킹 공연도 만나볼 수 있다. ■ 지역 상인들이 ‘직접’ 상권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대 세 차례 이어지는 동안 유지됐던 골목마켓의 핵심 원칙은 바로 주민 참여에서부터 출발하는 것. 관에서 기획을 전담하기보다는 민간 영역에서 지역 상인과 주민들의 수요와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는 구조라는 점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수원문화재단은 프로그램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과 협력하고 교류하는 역할을 통해 조율하는 입장이다. 먼저 해당 지역을 방문하는 유동 인구의 특성을 분석하는 단계부터 논의가 활성화된다. 어느 시기에 누가 많이 오는지, 매출에 영향을 받는 시기는 어떤 요인 때문인지 등을 빅데이터 현황을 통해 파악한다. 각 지역 상권의 주요 화두와 떠오르는 문제들이 무엇인지를 정리해서 보완점을 탐색할 수 있도록 대화도 많이 이뤄진다. 이번 행사의 준비 단계부터 지역 상권 간 협력망 역시 튼튼하게 다지는 계기도 피어났다. 상인회 측에서 부스 운영 등 참여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수원천을 따라 늘어선 상권뿐 아니라 상인회에 소속되지 않은 인근 지역의 상점가들하고도 협력의 기회를 모색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특히 상인들은 언제나 찾고 싶은 수원천변 일대를 조성하기 위해선 일회성 기획으로 끝날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활용 가능한 자생적 토대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시민들이 수원천변에 와서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들이 매주 주말 시민들과 함께 한다. 윤민식 행궁동청년상인회장은 사전에 많은 논의를 거쳤다고 말한다. 윤 회장은 “수원천변 상권은 사람들이 오래 머무르는 권역이 아닌, 경유지라는 한계를 지닌 곳이라 인근의 통닭거리나 행리단길로 빠져나가는 사람들도 많다는 점이 논의 때 고려 사항으로 중요하게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외지인,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개념이 아니라 수원 시민들, 늘 얼굴 보던 지역민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드린다는 점에서 이번 기획이 중요하다”며 “이 일대를 찾는 누구든지 이곳에 더 오래 머무를 가치를 찾아갈 수 있도록 연구를 거듭하겠다”고 강조했다.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