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육아의 모든 것… ‘내 생애 첫 임신 출산 육아책’

임신을 확인하는 순간 예비 엄마들은 기쁨도 잠시, 이내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눈에 띄는 변화도 없는데 정말 내 뱃속에 새 생명이 자라고 있는 것이 맞나, 당장 어느 병원에 가야하고, 뭐부터 해야 할지, 그나저나 지금 손에 든 커피는 어찌해야 하나초조한 마음에 녹색 검색창만 연신 두드린다. 내 생애 첫 임신 출산 육아책(중앙books 刊)은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책이다. 임신부터 출산, 육아까지 예비 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의학 상식과 생활 정보를 찾기 쉽고 보기 쉽고 읽기 쉽게 180여 개의 꼭지 기사와 차트식 구성으로 알려준다. 먼저 임신 10개월 동안 주수별 태아와 엄마 변화표, 진통에서 분만까지 분만 진행표, 태어나서 첫돌까지 인지 행동 감성 발달표 등 정말 궁금한 정보들은 차트로 제시했다. 또한 자연 분만과 제왕절개 수술, 아기 목욕시키기, 베이비마사지 등 핵심 정보를 비디오식 사진 구성으로 친절하게 설명했다. 특히 올해 적용 중인 각종 정부 지원 정책과 서비스에 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성장도표와 표준예방접종일정표 역시 현재 시점에 맞춰 알아볼 수 있다. 요즘 출산 트렌드에 맞춘 분만법 등의 새로운 의학 정보도 주목해볼만 하며, 태아보험에 대해 보험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쉽고 자세히 설명해뒀다. 이밖에 인터넷 검색만으로는 아리송한 정보들에 대한 명쾌한 답변들을 내놓았으며, 선배 엄마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친정 엄마도 모르는 임신, 출산, 육아의 요령을 핵심적으로 담고 있다. 값 2만2천원 송시연기자

신진 작가들이 말하는 페미니즘 테마 소설집 ‘새벽의 방문자들’

페미니즘 테마 소설집 새벽의 방문자들(다산책방 刊))이 출간됐다. 2년 전 현직 여성작가 7인이 모여 많은 여성의 공감을 이끌어냈던 소설집 현남 오빠에게의 후속작이다. 조남주, 구병모, 최은영 등 국내 대표 여성작가들이 참여한 전작이 30~40대 여성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이번에는 하유지, 장류진, 정지향, 박민정 등 신진 작가가 20~30대 젊은 여성의 목소리를 담았다. 질문 있습니다로 문단 내 성폭력 문제를 촉발한 김현 시인이 남성 작가로 참여한 점도 눈에 띈다. 작품 수록 순서도 문단 후배부터 시작했다. 페미니즘 기저에 있는 기존 질서와 주류 해체 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 2일 열린 새벽의 방문자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하유지 작가는 페미니즘은 일시적인 운동보다는 일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시간이 지났다고 해도 언제든지 그 상황에 맞게 다시 얘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김현 작가는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각자 태어난 시기도 다르고 학교에 다닌 지역도 다르지만 비슷한 피해를 보고 옆에서 목격해왔다며 학교 내 성폭력 문제가 세대를 넘어 이어져 오더라. 그에 대한 얘기를 소설로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값 1만4천800원 정자연기자

[이주의 신간소개] 철도의 세계사 外

철도의 세계사 /크리스티안 월마 著 /다시봄 刊 철도는 19세기 초 한 세기 만에 세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삶의 터전을 거의 벗어나지 않던 사람들이 철도가 놓인 뒤에는 며칠 만에 대륙을 횡단하게 됐다. 철도가 발달한 덕분에 대규모 제조업이 가능해졌고 이에 따른 산업혁명이 전 세계에 걸쳐 거의 모든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토대가 됐다. 휴가를 즐기는 것부터 도시 근교 지역의 팽창 그리고 신선한 우유와 우편 주문에 이르는 온갖 것들이 철도가 등장하면서 가능해졌다. 이 책은 철도의 기원에서 현대까지 망라한 역사를 통해 세계의 주요 철도가 언제 어떻게 놓이고 어떻게 발전해왔으며 철도가 만든 변화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본다. 값 2만5천원 지도에서 사라진 나라들 / 도현신 著 /서해문집 刊 이번 신간도서는 국가 체계를 갖춘 나라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하고 멸망해갔는지,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지은 정책과 대외관계는 어떤 것들이었는지 알아보는 책이다.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비서구 국가들,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존재했던 나라들의 흥미로운 역사를 소개한다. 알함브라 궁전은 왜 스페인에 있는지, 화려한 건축물 앙코르와트를 남긴 나라는 어디인지, 일본 오키나와에 있던 류큐 왕국은 어떤 나라였는지, 오늘의 세계에 흔적을 남기고 사라진 나라들을 찾아가고 다양한 만남과 갈등의 순간을 포착하며 역사의 세계로 더 깊이 나아간다. 지금은 단일한 문화권으로 착각하기 쉬운 나라에 남겨진 다른 문화권의 자취를 들춰보며 현재의 국경선과 문화권이 형성된 과정과 정책, 국제관계의 중요성을 확인해볼 수 있도록 했다. 값 1만5천800원 더 쉽고 더 맛있게 고단백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레시피 / 박지우 著 /위즈덤하우스 刊 고단백 저탄수화물 식단으로 속세음식이 부럽지 않을 만큼 맛있는 다이어트 요리를 선보이는 신간도서가 출판됐다. 닭가슴살, 고구마, 토마토만 먹었던 다이어터를 위해 보다 강력하고 더 쉽고 더 맛있는 레시피와 감량 꿀팁 등 건강하고 행복한 다이어트의 모든 것을 소개한다. 장바구니 팁은 물론 각종 건강한 소스 제작법까지 담겨 있어 읽을 거리를 더한다. 값 1만6천원

우리는 로마 제국이 만든 세상에서 살고 있다…‘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중심이 되었는가’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처럼 고대 로마 제국은 전 세계의 중심이자 서구 문화권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들은 과거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등을 통해 국내에도 자주 소개 된 낯익은 제국이다. 로마 제국의 역사적 흐름 외에도 이들이 세계의 중심이 된 원동력과 이들을 통해 향후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 신간도서가 출판돼 눈길을 모은다. 고대 로마 제국의 번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재조명한 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중심이 되었는가(21세기북스 刊)가 출판됐다. 이번 신간도서는 총 4부로 구성돼 로마가 인류 문명의 기원이 된 족적을 쫓으며 페이지를 시작한다. 그리고 위대했던 제국이 멸망하면서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남겼는지 제시하며 그 흔적이 오늘날까지 어떻게 복원 되었는지 조명한다. 아울러 제국의 역사가 우리에게 어떤 유산을 남기는지 살펴본다. 저자인 김대식 KAIST 교수는 인문과학예술학교인 건명원에서 진행한 강의를 이번 신간도서에 담아냈다. 그는 문명이란 홀로 존재할 수 없다라는 점을 전제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로마 제국은 전 세계의 패권을 잡기 전 카르타고, 에트루리아 등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며 성장해왔다. 로마가 파생한 전 세계의 헤게모니는 만들어진 게 아닌 쟁취한 것임을 드러낸다. 아울러 지속적인 패배, 황제의 급속한 교체, 국가 재정의 파탄 등을 통해 로마가 멸망하게 된 이유를 현대 사회와 연결시켜 섬뜩한 경고를 남긴다. 하지만 로마가 남긴 유ㆍ무형의 유산은 우리가 현대 사회 속 문제점을 극복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15세기 유럽이 신과 종교에서 벗어나 평범한 일상 속의 삶과 인간에 주목하기 시작했을 무렵 로마의 지식, 인쇄 기술,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은 유럽의 재도약에 크게 기여했다. 이는 현대 문명의 암적인 면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현대 문명은 4차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놀랄 만한 혁신을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중세시대를 방불케 하는 전쟁을 치르고 가속화되는 세계화의 물결 속에 자유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하는 등 멸망한 제국의 형상을 닮아가고 있다. 저자는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관점으로 로마 제국의 탄생과 멸망, 유산을 분석하고 오늘날에 필요한 혜안을 발견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2천년 전 로마 제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값 2만2천 원 권오탁기자

인간은 언제부터 걸었을까… ‘모든 시작의 역사’

인간은 언제부터 두 발로 걸었을까. 맨 처음 말을 내뱉은 사람은 누구였을까. 종교, 법, 음악, 도시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모든 시작의 역사(김영사 刊)는 우리와 문명의 모든 첫 순간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위르겐 카우베는 독일의 가장 영향력 있는 권위지인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공동발행인이자 손꼽히는 학술 분야 저술가다. 2012년 미디어 전문지 메디움 마가친 MEDIUM MAGAZIN이 선정하는 학술 분야 올해의 기자상을 받았고, 전기 막스 베버MAX WEBER(2014)로 2014년 라이프치히 도서전상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많은 호평을 받았다. 같은 해 독일어권 최고 권위의 저술상인 루트비히-뵈르네 상을 수상했다. 정신과 물질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인류 문화사를 대중의 눈높이에서 명료하게 전달하는 능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진정한 지식 논픽션의 표본(프라이타그)이라는 찬사를 받은 책은 방대한 범위의 학문적 성취를 섭렵해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대중에게 전달하는 저자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정통 인문서다. 고고학과 철학에서 생물학과 유전학까지, 경계를 넘나드는 전방위적인 지적 호기심과 사색은 문명의 시원에 관한 기존의 통설에 의문을 표하며 독자를 사로잡는다.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공동체다. 인류가 출현한 조건을 다룬 직립보행과 익혀 먹기의 시작에서 공동체 형성의 토대를 마련한 종교와 언어의 시작을 거쳐 사회의 제도와 규범을 세운 법과 일부일처제의 시작으로 마무리 짓는 전개는 문명사의 결정적 장면들을 고루 보여준다. 소문과 가십을 나누는 데서 언어가 시작됐고, 타인과 정서를 나누는 데 음악과 춤이 활용됐다. 문자는 행정 문서와 장부 기록에서 비롯되었으며, 일부일처제는 성별 분업을 통해 집단생활을 안정화했다. 특히 저자는 대상의 기능적인 면보다 그것이 내포한 상징과 문화에 더 초점을 맞추어 공동체의 진화 과정을 톺아본다. 익혀 먹기를 다룬 2장의 경우, 인간이 불 자체를 사용하기 시작한 시점보다 요리나 축제 등에 불이 사용되기 시작한 맥락에 집중한다. 또 숫자의 시작을 다룬 13장에서는 셈하기의 체계나 수학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경작지는 얼마나 큰가. 거기서 얼마나 많은 소출을 기대할 수 있나. 그것을 이루려면 얼마나 많은 노동이 필요한가. 특정한 종류의 맥주를 양조하려면 어떤 비율로 보리와 맥아가 필요한가와 같은 도시의 사회ㆍ경제ㆍ문화적인 문제가 숫자의 발전과 보조를 같이 했음을 밝힌다. 값 2만1천800원 송시연기자

[이주의 신간소개] 반민특위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묻는다 外

반민특위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묻는다 / 오익환, 김민웅, 김언호 著 /한길사 刊 이번 신간도서는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발족 70년 및 해방전후사의 인식 출간 40년을 기념하는 기획도서다. 학계에서는 지난 1979년부터 본격적으로 광복과 반민특위 발족 이후부터 한국전쟁까지의 역사를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여러 분야를 집중적으로 탐구해왔다. 당시 금기시되던 해방전후사를 정면에 다룸으로써 지식사회와 대중 모두에게서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일제 말의 친일파 군상과 친일파 청산을 위해 출범하는 반민특위를 자세히 다루면서 청산되지 못한 친일파 문제를 환기시켰지만 아직까지 완전히 청산하지는 못했다. 우리 정치는 왜 발전하지 못하는가. 70년 전의 반민특위가 성공해 친일세력이 청산됐다면 우리의 정치는 좀더 정의로워지지 않았을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반민특위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묻는다가 기획출간 됐다. 값 1만6천원 모택동 인민의 배신자 / 엔도 호마레 著 /타임라인 刊 공산중국 건국의 아버지 모택동. 그의 신화는 중국인뿐 아니라 세계 좌파세력들이 공산주의 이상의 당위를 설득하는 대단히 정교한 이데올로기적 프레임이다. 모택동 이후 한반도와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쿠바와 베네수엘라로 대표되는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에서 빈번하게 일어난 제3세계민족해방운동과 자유세계에 대한 도발, 그리고 공산혁명은 원론적 마르크스-레닌주의를 극복한 현실관과 실용주의를 그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모택동은 현대적 공산주의의 창시자이기도 셈이다. 이 책에서는 그런 모택동이 일본군과 무슨 공모를 했고 어떻게 일본을 이용했는지를 중심으로, 인간 모택동 묘사를 통해서 중국 역사 속 또 하나의 제왕, 황제 권력을 추구했고 결국 중국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잔악한 제왕의 권력을 갖기까지 그의 집념과 야망의 원류를 밝히고 있다. 역사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전달해 줄 전망이다. 값 1만5천원 한국경제, 혼돈의 성찰 / 정갑영 外 5명 著 /21세기북스 刊 한국경제가 잃어버린 20년에 빠진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벗어나 위기를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경제와 산업, 과학 기술, 정보 미디어, 외교 안보 분야의 100여 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학술연구단체 사단법인 FROM은 지난 2년 동안 학제적 토론을 통해 한국 사회가 당면하게 될 위험과 기회를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담아 이번 신간도서를 출간했다. 4차 산업혁명과 기술혁명, 보호무역, 북한의 핵 위협 등 메가트렌드가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한국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 중산층 중심의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경제 분야뿐 아니라 정치, 안보, 교육, 노동, 환경까지 각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방향을 제시한다. 값 1만8천원

해학성과 골계미로 다시 한번 사회 비판에 나서다…권성훈 경기대 교수의 ‘밤은 밤을 열면서’

권성훈 경기대 교양학부 교수가 해학성과 골계미로 무장한 시집 밤은 밤을 열면서(실천시선 刊)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총 4부 59편으로 구성됐으며 권 시인은 자신의 생활을 둘러싸고 있는 사물로부터 삶의 단서를 예리한 감각으로 포착해 독자들 앞에 제시한다. 대표적으로 1부에 수록된 유쾌한 치킨에서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선호하는 음식인 치킨을 활용해 인간의 야만성을 꼬집는다. 여기서 화자는 알몸으로 튀겨져 인간들의 식탁에 오르는 치킨으로 인간의 무지막지한 탐ㆍ식욕의 희생양이 된다. 이때 내 몸도 이렇게 눈부신 뜨거움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라는 구절로 상에서의 짧은 삶을 마감하게 된 치킨의 마지막 반어적 야유, 자본주의 시대 속 인간의 단말마 등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아울러 4부에 실린 폐차라는 시에서는 권 시인의 간절한 소망이 예리하고 감각적인 단어로 드러난다. 시에는 밤이 아침을 여는 게 아니라 밤이 밤을 연다는 표현이 있다. 오늘의 밤은 암흑과 병뿐일지라도 내일의 밤은 오늘과 다를 것이라는 희망이 담겨있다. 이번 시집에는 전반적으로 사물의 겉으로 보이는 상식의 외간을 벗기고 적나라한 삶의 비밀과 실상을 우리 앞에 드러내는 경향이 짙다. 이에 새로운 미학의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어 더욱 독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권 시인은 지난 2000년 문학과 의식에서 시 부문이 당선됐고 2013년에는 작가세계에서도 평론이 당선된 문인으로 시집 유씨 목공소외 2권과 저서 시치료의 이론과 실제, 폭력적 타자와 분열하는 주체들, 편저 이렇게 읽었다-설악 무산 조오현 한글 선시 등을 출간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수상작가로 선정됐다. 값 1만원 권오탁기자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죽음의 르포르타주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한겨울 추위가 매섭던 2014년 1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아이 김동준이 차갑게 세상을 떠났다. 마이스터고등학교를 다니던 동준이는 현장실습생 신분으로 소시지 공장에서 포장 일을 했다. 회사에서는 선배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렸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너무 두렵습니다. 내일 난 제정신으로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요?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은 청소년 노동 인권의 현주소를 생생히 담은 르포르타주다. 책은 1, 2부로 구성됐는데 1부는 동준이 이야기다. 작가는 동준이가 노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남긴 기록을 바탕으로 떠난 이의 삶을 추적해 재구성한다. 2부의 부제는 김동준들이다. 비슷한 아픔을 가진 특성화고 관련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동준이의 가족, 이 사건을 담당했던 노무사, 이 사건이 있은 후 3년이 지난 2017년 제주에서 목숨을 잃은 또 다른 현장실습생 이민호군의 아버지, 특성화고 교사, 특성화고 재학생ㆍ졸업생 등 죽음 이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이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작가 은유는 안타까운 이들의 죽음을 고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넓게는 폭력이 허용되는 일상적인 문화, 안전에 대한 미흡한 인식, 청소년을 부려 먹기 좋다고 취급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회구조적인 문제라고 말한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을 통해서 알지 못하는 우리 삶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는 노동 현장에서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섬세한 사람을 섬세하게 대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인지 돌아보게 한다. 한국사회 변두리에 놓인 특성화고 학생의 현실을 다뤘다는 점만으로도 의미있는 신간이다. 정자연기자

편리한 플라스틱, 불편한 지구…‘플라스틱 없는 삶’

플라스틱은 바다와 육지를 오염시키는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지구 가장 외딴 곳에서 발견되기도 하고, 인간과 접촉한 적 없는 해양생물의 배 속에서도 발견된다. 연간 바닷새 100만 마리가 플라스틱 때문에 폐사하고, 해안가로 밀려온 고래 사체 뱃속에는 플라스틱이 가득하다. 동물학자이자 영화감독인 데이비드 애튼버러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블루 플래닛 II애서 어미 앨버트로스가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먹이로 착각해 새끼에게 먹이는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최근에는 암반에서 플라스틱 층이 발견되기도 했다. 지질학자들은 인류의 환경파괴가 자연현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이 심각한 플라스틱 공해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현실적인 계획이나 실천은 하지 못하고 있다. 플라스틱 없는 삶(북하이브 刊)은 불편하지만, 플라스틱을 포기해야 하는 이유와 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의류가 해양 플라스틱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옷을 버릴 때만 쓰레기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옷을 세탁할 때마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테르 실이 빠져나온다. 유행이 빨라지면서 저렴하고 다루기 쉬운 폴리에스테르는 전체 옷감 중 60%에 이르렀다. UN의 발표에 따르면 2016년 제조된 합성섬유는 6천100만 톤에 이른다. 전 세계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옷을 세탁하면서 나온 것이다. 길이가 1㎜도 안 되는 마이크로파이버(초미세 합성섬유)는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세탁기에서 빠져나와 배수구로 흘러들어간다. 인간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마이크로파이버가 작은 새우처럼 생긴 크릴과 같은 동물성 플랑크톤의 눈에는 맛있는 먹이로 보인다. 플랑크톤에서 어류, 고래 등 생태계 먹이사슬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마이크로파이버는 마침내 우리의 식탁에 올라있다. 책은 편리함을 주는 플라스틱의 불편한 진실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플라스틱 반대운동에 대해 이야기 한다. 또 플라스틱 없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고, 그 실천 방법을 알려준다. 무엇보다 중고의류나 천연섬유로 만든 제품을 사거나, 샴푸나 린스 등은 대용량 제품을 구매해 내용물만 채워 플라스틱 용기를 재사용하는 방법 등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값 1만4천 원 송시연기자

인간의 야만성과 죽음에 대한 서사가 얽힌 처절한 변주곡 ‘철의 시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J.M. 쿳시의 대표작 중 하나인 철의 시대(문학동네 刊)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고발한다. 아파르트헤이트는 남아공에서 1948년 시작된 극단적인 흑백차별 정책이다. 인종별로 17개 이상의 분리된 교육시스템이 있었고, 여인들조차 무기 없이는 살 수 없을 만큼 험악하고 폭력적이었다. 흑인과 백인 사이에 내전이 벌어졌다고 할 만큼 심각한 야만의 시대였다. 이야기는 암으로 죽어가는 백인 여성의 눈을 통해 현실을 고발한다. 퇴직한 고전문학 교수인 커런 부인은 백인으로서 혜택받은 삶을 살아왔다. 불치의 암을 선고받은 생의 말년에 이르러서야 그녀는 인종차별 정책의 날 선 공포와 마주한다. 그녀의 침실 발코니에서 흑인 거주지역인 케이프 플래츠에서 치솟는 연기가 보이고, 그녀가 고용한 흑인 가정부 플로렌스의 아들 베키가 죽임을 당한다. 집안에 들인 베키의 친구 존은 경찰의 총격을 받고 숨진다. 흑인 거주지역의 학교들은 문을 닫았고, 경찰은 아이들을 뒤쫓고 마구잡이로 공격한다. 커런 부인은 베키가 죽기 전, 학교에 깊은 반감을 품은 이유를 물었다. 이에 베키는 답한다. 학교가 뭐 하는 곳인데요? 그곳은 우리를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 맞추는 곳이에요. 책은 쿳시의 소설 중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 대한 분노가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다. 1940년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태어난 쿳시는 백인으로서 사회에서 지니는 자신의 기득권을 뼈저리게 의식하며 살았다. 부커상을 두 차례 받았고 2003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작가는 책을 통해 야만의 시대를 고발하면서도 용서와 영혼의 구원을 찾아 헤맨다. 「사람은 가장 가까이 있는 걸 사랑해야 한다. 사람은 손에 닿는 걸 사랑해야 한다, 개가 사랑하듯이 말이다. (책 241쪽)」 정자연기자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