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3년 2월 20일, 독일 대기업의 총수 24명이 모인 비밀회동이 열린다. 배경은 2차 대저의 전운이 감도는 190년대 유럽. 히틀러, 괴링, 크루프, 오펠, 지멘스 등 익숙한 이름들이 등장한다. 이후 히틀러를 시종장으로 착각한 핼리팩스, 히틀러와 슈슈니크의 만남, 정신 병원에서 그림을 그린 화가 수테르, 리벤트로프를 위한 작별 오찬, 오스트리아로 행진하다 멈춰 버린 독일군 탱크, 할리우드 소품 가게에 입고된 나치스 군복,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의 한 장면, 오스트리아 병합 다음 날 실린 네 건의 부고 기사 등이 이어진다. 프랑스 최고 권위의 공쿠르상을 받은 프랑스 역사소설 그날의 비밀(열린책들刊)이 국내에 출판됐다. 책은 16개의 짤막한 이야기들로 이뤄져 있다. 역사 소설이지만 역사책에 나오는 외교 협상이나 참담한 전투는 등장하지 않는다. 전쟁과 역사의 비정함을 블랙 유머로 묘사했다. 정치인들의 뻔뻔함과 돈에 모든 것을 거는 기업인들의 무심함, 정경 유착의 부조리함, 전쟁과 권력의 잔인성을 오히려 담담하게 그려내면서 저자만의 방식으로 비판한다. 특히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사건들을 다루며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짚어낸다. 저자는 2017년 공쿠르상을 받으면서 단숨에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공쿠르상은 1903년부터 지금까지 수상작을 발표해 온 유서 깊은 문학상이다. 책은 30여 개국에서 번역 계약이 이뤄지고 프랑스에서만 42만 부가 판매됐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등을 옮긴 불문학자 이재룡 교수가 번역했다. 값 1만 2천800원. 정자연기자
출판·도서
정자연 기자
2019-07-24 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