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성남·화성·안산·의정부·오산·김포시의회 등, 후반기 원구성 둘러싸고 ‘파행’ 난무
“의장 자리가 뭐기에?”. 경기지역 기초의회 곳곳이 의장단 선출을 놓고 탈당, 야합, 배신, 항명, 등원거부 등 파행으로 얼룩지고 있다. 이러면서 과연 지역 민의를 대변하고 집행부를 감시하는 등 기초의회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지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0일 일선 기초의회에 따르면 상당수의 기초의회가 후반기 원구성을 둘러싸고 협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파행을 겪거나 겪고 있다. 합의를 통해 의장과 부의장을 결정했던 통상적인 방식 대신 한쪽 당이 의장단을 점령하거나 의장석을 차지하기 위한 당적 바꾸기, 당명 어기기 등 비정치적인 행태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동두천시의회는 의장단을 선출했지만 ‘해당 행위’로 인한 징계와 탈당 사태를 빚었다. 새누리당 소속 장영미ㆍ소원영 의원이 당의 방침을 무시하고 야당과의 야합해 의장단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애초 새누리당 동두천ㆍ연천 당원협의회는 후반기 의장에 김승호 의원, 부의장에 송흥석 의원을 선출할 것을 결정했다. 하지만, 장 의원과 소 의원이 신설 예정인 상임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주는 조건으로 지지를 얻어 뒤집었다. 개원 이후 처음으로 벌어진 사태였다. 결국, 두 의원은 새누리당 경기도당으로부터 탈당까지 요구받았다.
성남시의회는 김유석 의장이 선출과 동시에 탈당을 선언하는 사태를 맞았다. 다수당인 더민주당 내부 경선에서 의장으로 박문석 의원이 내정됐으나 김 의장이 새누리당 의원들의 지지로 선출되자 더민주당 의원 16명이 “새누리당 측과 김 의장 간 야합”이며 집단 퇴장했다. 이후 김 의장과 새누리당은 부의장 선거를 진행, 투표에 참여한 17명의 몰표로 이상호 부의장(새누리)을 선출하면서 파행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화성시의회에서는 당적을 바꾼 의장을 인정 못 한다며 새누리당 의원들이 등원거부와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더민주당 김정주 의장이 당선되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 4ㆍ13 총선 직전 새누리당을 탈당하고서 선거 후 더민주당에 입당한 인사를 의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일주일간 등원을 거부한 것이다. 새누리당 측은 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간사 등을 한 자리도 맡지 않는 백의종군 투쟁을 시작했고 더민주당은 11일을 시한으로 독자처리를 예고한 상태다.
안산시의회 역시 지난 7일 제230회 본회의를 열고 제7대 하반기 의장ㆍ부의장 등을 선출하기로 했으나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간에 의견 조율이 되지 않으면서 현안문제를 빙자한 더민주당의 필리버스터 방식의 의사진행으로 11일 다시 투표를 진행키로하는등 파행을 겪고 있다.
의정부시의회도 지난달 15일 이후 모두 8차례나 협상을 벌였지만 아직까지 후반기 의장을 뽑지 못하고 있다. 더민주당 측은 전반기 때 합의한 후반기 원구성 문서를 공개하고 지키라고 요구하고 새누리당 측은 합의 당시와 상황이 달라진 만큼 표결로 선출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는 것이다. 투표로 할 경우 최연장자가 있는 새누리당이 의장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자 더민주당 측이 성명전을 통한 공방전에 나선 것이다.
이 밖에도 오산시의회는 전반기와 달리 양당이 합의에 실패하면서 의장(손정환)과 부의장(장인수)을 모두 더민주당이 차지하는 파행을 겪었고 김포시의회도 의장단 배분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어 의장(유영근)과 부의장(이진민)을 선출하는 기형을 낳았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의원으로 선출된 것도 민의요, 의장을 선출하는 것도 민의인데 작금의 기초의회는 의장이라는 ‘완장’ 싸움에 골몰하고 있다“며 ’결국 이 같은 행태의 후유증은 장기화할 수 밖에 없어 후반기 의회는 파행에 파행을 거듭하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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