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암 투병중인 천사, 탤런트 김민씨

후두암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중견탤런트 김민(46)씨가 어려운 여건에서도 소년소녀가장과 무의탁 노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벌여 주변의 감동을 사고 있다. 지난 달 3일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후두암 1차수술을 받은데 이어 앞으로 2∼3개월마다 4∼5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아야 할 형편에 놓여있으면서도 수입의 대부분을 불우이웃돕기에 보태면서 자원봉사활동에 매진하는 바람에 아직도 사글세방살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 지난 20년간 그가 불우이웃돕기에 희사한 금액만도 2억5천여만원이나 되지만 정작 자신의 치료에 드는 수술비 200여만원 마련엔 인색하다. 지난 97년엔 서울 시장으로부터 ‘자랑스러운 시민상-시민화합부문상’을 받기도 한 그는 최근 경기도 일원의 벽지를 찾아다니며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불우이웃을 돕는데 발벗고 나서고 있다. “후두암 진단을 받고도 소년소녀 가장과 무의탁노인돕기 행사에 참여하느라 수술을 미루는 바람에 병이 악화됐다”며 “주변에선 우선 몸이 건강해야 좋은 일도 많이 할 수 있다고 충고하지만 20년 한결같이 하던 일을 그만두려고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아 그것도 힘들다”고 말하는 그는 다음달 쯤 의정부에 사무실을 두고 서울과 경기 일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들로 구성된 봉사단체를 창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새 영화 '폴로리스'

로버트 드니로의 연기는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화면속으로 푹 빠지게 하는 마력이 있다. 오는 25일 개봉되는 조엘 슈마허 감독의 ‘플로리스’에서 관객들은 다시한번 그의 연기에 매료될 듯하다. 50대 후반의 나이에 걸맞지 않게 그는 이 영화를 위해 실제 뉴욕의 한 병원에서뇌졸중 환자들과 생활하며 환자들을 주의깊게 관찰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는 후문. ‘부기 나이트’에서 게이 카메라맨으로 열연한 필립 세무어 호프만이 드니로와 호흡을 맞춘다. 이 영화에서 성전환수술을 하기 위해 거액의 돈을 훔치는 것도 마다않는 여장 남자역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플로리스’는 퇴역 해군으로 무장 은행강도를 붙잡아 훈장을 받은 동네 영웅 왈트(로버트 드니로)와 보수적인 왈트의 냉대와 멸시를 받아가며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러스티(필립 세무어 호프만)가 마음을 열고 서로를 이해하며 우정을 키워 나간다는 줄거리다. 마약 거래상들이 잃어버린 돈을 되찾기 위해 아파트 윗층에서 총을 쏘며 들이닥치자 ‘불의를 못참는’ 왈트가 이들에 맞서기 위해 계단을 뛰어오르다 쓰러지고 , 뇌졸중이라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게 된다. 손발과 입이 마비돼버린 왈트가 언어능력을 회복하기 위해 자신이 그렇게 혐오하던 러스티에게 노래교습을 받으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연민의 정을 느껴간다. 드니로는 그 만의 연기를 통해 불구가 된 남자의 고통스런 내면과 그토록 외면하던 게이와의 사이에 싹트는 우정을 언어가 아닌 표정, 눈빛과 몸짓으로 리얼하게 잘 그리고 있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새 영화 '진실게임'

10대들이 인기연예인에게 환호하고 추종하며 심지어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18일 개봉되는 ‘진실게임(김기영감독)’을 보면 그 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인기 댄스그룹 ‘듀스’의 멤버였던 가수 김성재씨의 죽음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극중 인기가수의 의문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풀어나가는 영화이다. ‘박수부대’ ‘오빠부대’로 불리는 펜클럽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 위해 카메라 렌즈는 10대들이 사는 방식과 그들의 문화에 초점을 맞췄다. 인기연예인에 대한 맹목적 집착과 소유욕, 시기와 질투 등으로 똘똘 뭉친 사춘기팬클럽의 실태를 고발하고 동성애 등 ‘또래’ 소녀들의 심리도 드러내 보여준다. “오빠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래서 죽였어요” 영화는 17살의 여고생, 한다혜(하지원)가 범인임을 자처하며 경찰에 자수하면서 시작된다. 인기가수 조하록을 살해했다고 그가 숨가쁜 전화 목소리로 자수하자 경찰은 곧 살인사건 진상규명에 나선다. 40대 조 검사(안성기)는 처음에는 범인이 자수한 만큼 별문제가 안되는 살인사건을 떠맡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다혜의 진술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고 보고조하록 주변인물로 수사를 확대한다. “검사님은 매일 대통령과 통화하고, 악수하는 사진이 잡지에 난다면 싫겠어요?” 하지원의 이 극중 대사를 통해 기성세대들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10대들의 세상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대목. 조하록 매니저는 10대 소녀들의 이런 맹목성을 이용해 탐욕을 숨기지 않는 기성세대의 표상으로 그려진다. 청소년을 스타 마케팅에 동원하는 개체쯤으로 여기는 엔터테인먼트 산업도 10대문화를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다. 피의자 신분임에도 민완검사를 때로 조롱하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두뇌싸움을 벌이는 깜찍하고도 당돌한 다혜 역의 하지원과 검사로 나오는 안성기의 연기가볼만하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새로나온 비디오 소개

◇‘텔미썸딩’=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하드고어 스릴러. 99년 하반기 화제작으로 2건의 연쇄 살인사건과 토막난 사체 등 엽기적인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접속’의 장윤현 감독의 작품. ‘접속’이 소통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희망의 영화로 평가되고 있는데 반해 ‘텔미썸딩’은 단절이 초래한 비극적 상황과 인간의 허망함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68년 스티브 맥퀸과 페이 더너웨이가 출연한 원작을 액션 거장 존 맥티어넌 감독이 러브스토리에다 액션과 스릴을 가미해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007 제임스 본드의 피어스 브로스넌, 르네 루소가 출연. 뉴욕의 메트로 폴리탄박물관에서 모네의 그림을 훔치는 백만장자와 그 뒤를 집요하게 캐는 범죄수사관간의 치밀한 두뇌싸움이 벌어진다. ◇‘캅랜드’= 실베스타 스탤론, 로버트 드 니로, 하비 케이텔, 레이 리요타, 로버트 패트릭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는 뉴욕과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거짓말같은 평화를 유지하는 마을 개리슨(일명 캅랜드)은 경찰과 그 가족이 살고 있으나 그 평화가 경찰의 부패를 토양으로 하고 있음이 한 순둥이 보안관에 의해 폭로된다. ◇‘해피엔드’=최민식, 전도연 주연의 치정극이다.불륜에 빠진 커리어 우먼 최보라(전도연)와 10여년간 잊지 못하고 그녀 주변을배회하는 정부 김일범(주진모), 실직한 남편 서민기(최민식)를 중심으로 애정과 집착, 살의 등 인간의 내면 감정을 섬세하게 그렸다. 성의 혼란으로 해체되는 가족, 실직남편과 전업주부 등 도치된 성역할은 IMF사태이후 변화된 사회상을 엿볼 수 있게 하는 장치들이다. 영화도입부 전도연의 과감한 노출연기도 화제거리. 단편영화계에서 이름을 알렸던 정지우 감독의 장편영화 첫 데뷔작이다. ◇‘주노명 베이커리’=최민수, 황신혜, 이미연, 여균동이 공동주연을 맡았다. 솔의 아내를 탐낸 불륜과 스와핑(부부교환)이란 에로틱한 소재에다 코미디를 가미했다. 잠시 빠져본 외도가 부부사랑과 삶을 윤택하게 하는 윤활유가 된다는 시각으로 두 커플의 대각선 로맨스에 접근했다. 여균동 감독이 엉뚱하면서도 코믹한 허풍쟁이 3류 소설가를 연기했다.

록의요정 박기영 3집내고 본격활동

‘록의 요정’ 박기영(22)이 3집 앨범을 발표하며 활동을 재개한다.앨범 타이틀은 ‘혼잣말’. 모던록 ‘시작’으로 가요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가 2집에서 4곡을 작사·작곡한 데 이어 이번 앨범에선 11곡 전곡을 작사·작곡, 편곡하고 디렉터와 앨범 프로듀서까지 1인4역을 도맡아 했다. 소녀 티를 벗고 한층 성숙된 외모 만큼이나 3집에서의 목소리도 더욱 무르익었다. 밝고 경쾌한 모던록의 타이틀곡 ‘블루 스카이’와 ‘밝은 상상’, 록발라드 ‘널 보낸 나를’, 윤도현, 홍경민 등이 코러스로 참여하고 박기영 식의 랩을 들어볼 수 있는 얼터너티브 성향의 ‘혼잣말’, 정통 블루스 ‘그럴 수 있겠지’, 복고풍의 하드록 ‘망각’등 음악적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앨범은 오는 20일께 발매될 예정.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오는 30일부터 4월 2일까지 서울 종로5가 연강홀에선 라이브 콘서트도 갖는다. 3집 수록곡 전곡과 2집의 ‘시작’, ‘마지막 사랑’, ‘약속’, ‘사막의 문’등 대표곡을 통해 한층 뚜렷해진 자신의 색깔을 보여준다. 윤도현과 서우영, 김경호, 박완규, 박혜경, 유소광 등도 게스트로 자리를 빛낼 예정. 공연시간 30ㆍ31일 오후 7시30분, 4월1일 오후 4시ㆍ7시, 2일 오후 4시. 공연문의(02)762-2028∼9.

KBS '日왕실 비(秘)문서는...' 방송

서지학자 이종학씨는 일본 조총련계 대학인 조선대학 역사학과 금병동 교수를 만나 1000쪽이 넘는 고문서 사본 뭉치를 건넸다.그러면서 일본과의 수교 협상을 앞둔 북한이 과거사를 올바르게 청산하기를 소망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금교수는 “한일합병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1차 사료를 전해줘 고맙다. 그동안 이런 문서가 있었다는 걸 몰랐다는 게 부끄럽다” 고 말했다. 이씨가 넘겨준 문서는 한일합병 조약이 일본의 강압과 협박으로 체결된 사실을 증언하는 최초의 일본 공문서였다. KBS 1TV 일요스페셜은 19일 오후8시 이런 얘기를 담은 ‘日왕실 비(秘)문서는 왜 북한으로 갔나’를 방송한다. 이종학씨는 92년 일본 국립공문서관에서 ‘조선총독보고 한국병합시말’을 발견했다. 조선통감 데라우치가 총리대신 가쓰라에게 보낸 보고서 첫 구절에는 “본관은 성지를 받들어 지난(1909) 7월23일 한국에 착임한 이래 이미 확정된 방침에 따라 시기를 노려 병합의 실행에 착수코자 준비를 서두른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한일합병 조약 문서에 쓰인 내용을 근거로 순종이 제국 통치권을 일본 천황에게 자발적으로 양여했다고 강변해 온 일본 주장을 스스로 뒤엎는 내용이었다. 보고서에 딸린 ‘군사상의 관계’라는 부록 맨 마지막 구절은 “그러나 한편 군대 경찰의 위력과 끊임없는 경비가 간접적으로 상당한 효력을 나타낸 것 역시 다룰 수 없는 사실이라 하겠다”고 했다. 일본 황실문고에 극비문서로 분류된 채 90년 동안 감춰졌던 이 기록을 1980년대 초일본 국립공문서관으로 이관됐다. 이씨는 당시 대출이 허용되지 않은 이 문서를 몰래 숨겨 가지고 나와 복사했다. 이씨는 ‘한국병합시말’이외 통감부와 내각 사이에 오갔던 전문, 8월22일 조약체결을 재가한 일본 추밀원 회의기록 등 3가지 문서를 분석했다. 이씨는 문서들을 3월중 ‘1910년 한국강점 자료집’(사운연구소)으로 펴내고 전세계 100여국에도 기증할 계획이다. ‘일요스페셜’제작진은 취재 과정에서 합병 당시의 일본 군대 배치도도 처음으로 입수해 공개한다. 이 배치도를 보면 일본은 조약 체결 당시 4대문과 경성의 주요 입구에 예외없이 군대를 배치해 놓아 명백한 군대의 위협이 있었음을 적나라하게 증명하고 있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민족정기선양협의회 공명선거촉구 발표

전-현직 종교계 수장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민족정기선양협의회(의장 송월주 전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는 지난 13일 서울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명선거를 촉구하는 내용의 ‘4ㆍ13 국회의원 선거에 즈음한 제언’을 발표했다. 민족정기선양협의회는 “오늘날 우리의 선거문화를 보면 아직도 부정과 불법ㆍ탈법이 만연하고 지역감정 선동 등 혼탁 선거 분위기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전제한뒤 “우리 종교지도자들이 그동안 지혜와 자비심으로 빛과 소금 역할을 다하지 못함을 통감하며 정부와 정치인, 그리고 국민과 종교인들이 선거사에 모범의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구체적인 행동지침으로 ▲종교 지도자들은 종교집회에서 특정 정파나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말 것 ▲유권자들은 금전 유혹이나 향응 제공 등 어떤 비리에도 응하지 않고 망국적인 지역감정의 부추김이나 연고주의에 현혹되지 말 것 ▲정치권과 정부 및 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들의 정치개혁 열망을 겸허히 받아들여 정치개혁과 공명선거에 노력할 것 ▲시민단체들은 부정선거를 감시하고 계도하되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말 것 등을 제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송월주 의장을 비롯해 김광욱(金光旭) 천도교 교령ㆍ김몽은(金蒙恩)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명예회장ㆍ김성수(金成洙) 대한성공회 주교ㆍ조정근(趙正勤) 원불교 교정원장ㆍ최근덕(崔根德) 전 성균관장ㆍ한양원(韓陽元)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등 공동대표단, 현정회ㆍ3.1운동 기념사업회ㆍ한문화운동연합ㆍ대한민국독립유공자 유족회 등 참여단체 대표가 참석했다./연합

아름다운 수원만들기 추진위 세미나 개최

아름다운 수원만들기 추진위원회가 주최하는 ‘수생식물 보존 및 연꽃의 생태에관한 세미나’가 각계인사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15일 오후 2시 경기도문예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연꽃에 관련된 상징적인 의미, 환경, 수생식물로서의 기능 등 6가지 주제를 가지고 토론이 진행됐다. 불교연합회 김석규 정책국장이 발표한 ‘연꽃과 함께한 수원의 풍광’은 연꽃의완상지로 자리잡았던 수원이 이제는 연꽃의 자취마저 느낄 수 없는 도시가 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2002년 월드컵을 맞아 수원이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될 수 있도록 연꽃의 아름다움을 되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화사 성주 주지스님은 ‘한국인의 심성에 비친 연꽃’에서 불교의 상징으로서의 연꽃, 신비성을 대표하는 연꽃 등 연꽃에 대한 이미지를 설명하고 연꽃이 한국인에게 어떠한 의미와 상징으로 다가오는지, 특히 연꽃에 대해 종교적인 성향에서접근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이여영 전통음식연구가는 ‘연꽃이야기’에서 연꽃을 음식과 약으로서의시각에서 바라보고 연꽃과 관련된 전통음식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지방문화의 특색을 살리는 길이라고 언급했으며 ‘수생식물의 환경정화기능과 시민참여방안(중앙대 원예학과 안영희교수)’, ‘겨레의 마음속에 피는 꽃(오병훈 수생식물학회 부회장)’등 연꽃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의 제시됐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한국 사찰의 편액과 주련 책자 발간

대부분의 사찰 관람객이 전각의 겉모습이나 불상,돌탑 등만을 보고 지나치고 만다. 그러나 전각에 걸린 편액(扁額)이나 기둥에 써붙인 주련(柱聯)을 꼼꼼히 뜯어보면 훨씬 알찬 문화재 답사를 즐길 수 있다. 편액과 주련에는 절의 내력, 전각과 당우의 의미, 그리고 이곳을 거쳐간 승려들의 수행지침까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글씨의 주인공은 당대 최고의 고승이나 서예가, 국왕들이어서 그들의 법력과 품성까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대한불교진흥원은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을 동원해 전국 주요 사찰의 편액과 주련을 집대성하고 그 뜻과 조성연대, 글쓴 이, 글씨 평 등을 곁들인 ‘한국 사찰의편액과 주련’을 펴냈다. 서예ㆍ전각가 권창륜ㆍ김양동ㆍ여원구, 서예가 김응현, 통도사 성보박물관장 범하, 동국대 역경원장 월운, 동국대문화예술대학원장 홍윤식 등 편찬위원과 고일지 한국불교인문학연구원장을 비롯한 자료조사 및 집필위원이 전국 1천200여 사찰을 대상으로 3년간 조사작업을 벌여 작품을 골랐다. 상-하권 1천100쪽에 200여 사찰의 편액 2천여개와 주련 300여개를 담았고 ‘가람의 구조와 편액의 의미’, ‘사찰 편액과 주련의 서예사적 고찰’ 등 논문을 실었다. 부록에는 필자 해설, 당우 해설, 주련 원문 풀이, 주련 출전 해설, 주련 난해어해설, 게재 사찰 색인 등을 수록해놓았다. 사찰에서 편액의 의미를 잘 보여주는 사례는 양산 통도사의 대웅전으로 뒷면을 제외한 세 방면에 각각 편액이 걸려 있다. 전면의 ‘금강계단(金剛戒壇)’은 흥선대원군 이하응(李昰應), 오른쪽의 ‘적멸보궁(寂滅寶宮)’은 통도사에 주석했던 구하(九河) 스님의 글씨이고 왼쪽의 ‘대웅전(大雄殿)’은 석봉체(石峰體)의 진수를 보여준다. 신라 명필 김생의 글씨로 알려진 공주 마곡사 ‘대웅보전(大雄寶殿)’, 고려 공민왕이 쓴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無量壽殿)’, 명장 이순신의 여수 흥국사 ‘공북루(拱北樓), 추사 김정희의 영천 은해사 ‘대웅전’, 원교 이광사의 구례 천은사 ‘극락보전’(極樂寶殿)’, 조선 정조의 해남 대흥사 ‘표충사(表忠祠) 등은 편액 하나만 보기 위해서라도 먼길을 가는 수고를 아끼지 않을 만하다. 해당 전각에 모신 불보살의 중심사상을 시문으로 표현하거나 고승 법어의 한 대목을 써놓은 주련의 의미를 새겨보는 것도 사찰 순례를 더욱 뜻깊게 한다. 출전은 ‘석문의범(釋門儀範)’ ‘화엄경(華嚴經)’ ‘나옹집(懶翁集)’ ‘벽암록(碧巖錄)’ ‘전등록(傳燈錄)’ 등으로 다양하며 합천 해인사 퇴설당처럼 경허(鏡虛)선사가 자작한 경우도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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