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갑숙 이번엔 이색 사이버연극

지난해 성고백서를 내 화제가 됐던 탤런트 서갑숙씨가 연극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서씨는 오는 3월께 사이버 공간에서 1인극을 한데 이어 6월쯤 이 작품을 실제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그가 구상중인 작품은 기존 연극과 다른 과정을 거쳐 공연된다. 서씨는 등록이 완료된 웹사이트(www.momo.in.com)로 먼저 네티즌의 의견을 모은 뒤 이를 토대로 극본을 만들어 사이버 공간에서 실연에 들어간다. 즉 최종적으로는 극본, 연출, 출연을 서씨 혼자 맡는 셈. 기존 연극이 무대와 객석이 분리된 가운데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면 서씨 작품은 배우와 관객이 ‘상호교감하는’ 방식이 될 예정이다. 서씨는 “꿈과 현실이 같고, 상상은 곧 실제”라면서 “사람의 마음속에 잠재해 있는 억압과 피해의식 그리고 상처를 작품을 통해 숨김없이 드러내겠다”고 귀띔했다. 물론 성적 내용도 포함될 전망. 이성적 사고보다 직관적 이미지를 중시하는 만큼 대사보다 행위가 중심을 이루게 된다. 그는 공연을 앞두고 컴퓨터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등과 함께 데이터 베이스 구축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작업이 3월쯤 끝나면 네티즌들과 함께 곧바로 극의 구성에 나서 공연에 들어간다. 웹사이트 주소에 있는 ‘momo’는 서씨의 애칭이다.

출생비밀 주제 드라마경쟁 지적

최근 각 방송사마다 ‘출생의 비밀’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들을 앞다투어 방송해“시청률을 위해 억지 설정을 남발한다”는 지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KBS 2TV는 주말드라마 ‘사랑하세요?’, 아침드라마 ‘만남’, 월화 미니시리즈 ‘나는 그녀가 좋다’ 등에서 출생에 얽힌 이야기를 담아 단연 ‘억지 드라마’ 양산의 ‘주범’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18일부터 방송된 ‘만남’(극본 지상학ㆍ연출 노동렬)은 전쟁통에 남쪽으로 내려오다 실수로 아들을 죽인 유씨(선우은숙 분)가 ‘대가 끊긴다’는 시어머니의 성화에 못이겨 갓낳은 딸 예원(이민영)을 오씨(이미지)의 아들 석주(박상민)와 바꿔치기하는 것으로 막을 올렸다. 세월이 흘러 요즘은 최보살(윤소정)의 양아들 연택(이재룡)이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예원을 둘러싸고 석주와 한창 사랑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올 봄까지 방송될 예정인데 제작진은 주인공과 양가 부모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뒤 한평생 길러온 아들과 딸을 각각 사위와 며느리로 맞는 것으로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20일 첫선을 보인 ‘사랑하세요?’(극본 최현경ㆍ연출 김영진)에서도 출생의 문제가 극적 장치로 동원된다. 아버지의 폭력에 견디다 못한 어머니(박정수)가 집을 떠나고 상현(최수종)과 상진(김민종) 형제는 편부 슬하에서 자라며 유은혜(이승연)와 삼각관계를 펼친다. 어머니를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지내던 상진은 수술실의 환자가 생모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수술칼을 내던지고 병원을 뛰쳐나온다. 3일 첫방송을 내보낸 ‘나는 그녀가 좋다’(극본 한준영ㆍ연출 전산)도 이복자매간의 갈등이 전편을 이끌고 나간다. 최성국(이영하) 회장은 젊은 시절 애인이었던 정금례(양금석)의 사진을 우연히 보고 자신의 회사 사원 경란(명세빈)이 딸임을 알게 된다. 경란은 본처의 딸 승미(이재은)의 둘도 없는 라이벌이었으니 최성국 회장의 고민은 더욱 커진다. 아직까지는 도입단계여서 본격적인 관계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의문의 청년 박병관(김정현)이 최성국 회장의 가계도에 부호를 표시하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앞으로의 소용돌이를 짐작케 한다. SBS의 월화드라마 ‘맛을 보여드립니다’ 역시 비정상적인 가족관계를 틀로 삼았고지난해 9월 6일 막을 올린 SBS 일일연속극 ‘당신은 누구시길래’도 김경원(남일우)과 정신애(윤여정) 사이에서 자라났으나 생모 차기옥(김청)이 등장, 파문을 예감케 했다. 언니 유진(서유정)도 경원과 신애의 친딸이 아니어서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지난해 말 막을 내린 MBC 수목 미니시리즈 ‘햇빛 속으로’도 비정상적인 가족관계인 것은 마찬가지였다./연합

새영화 주노명 베이커리

삶의 일탈, 사랑의 궤도이탈을 꿈꾸는 ‘구혼 부부’의 불륜을 코믹하게 그렸다.불륜에 대한 환상과 현실에 대한 집착 사이에서 관념적인 방황을 하고 있는 30대 남녀의 결혼 이야기란 점에서 정지우 감독의 ‘해피엔드’와 영화의 도입부가 닮았다. 그러나 이야기의 서술 구조와 결말이 판이하다. 박헌수 감독의 ‘주노명 베이커리’에서는 불륜을 빵처럼 살짝 구워 로맨스로 귀결시키고 있다. 기혼남녀들의 통상적인 불륜에서 ‘맹목적인 집착’을 배제했기 때문일까. 잠시 바람을 피우다 가정으로 돌아가 더 나은 행복을 누린다는 이야기를 그린 ‘해피엔드’적인 영화다. 이런 점에서 끝내 현실로 회귀하지 못하고 욕망과 분노로 일관, 가정해체로 이어지는 정지우 감독의 ‘해피엔드’와는 180도 다르다. 결혼 10년째인 빵집주인 주노명(최민수)이 어느날 갑자기 한숨을 쉬기 시작하는 아내(황신혜) 가 빵집을 자주 찾는 3류 소설가 박무석(여균동)에게 빠져들고 있음을 알고 아내의 한숨을 멎게 할 방도를 찾는다. 소설가의 아내인 생활설계사 해숙(이미연)을 찾아가 남편에게 내린 ’빵집 금족령’을 해제해 달라고 부탁하던 주노명이 이번에는 해숙에게 마음을 홀딱 빼앗겨 갖가지 빵 조각품으로 구애작전을 펴 성공한다. 아내의 삶의 생기를 되찾게 하려고 외간 남자와 만나는 것을 인정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아내의 외도를 도와주는 어찌보면 ‘엉터리’같은 이야기다. 빵집 부부와 소설가 부부의 ’스와핑’(swapping.부부교환)을 소재로 한 것 같지만 유희적인 섹스가 중심이 되는 스와핑물은 아니다. 잠깐의 방황을 끝내고 사랑을 지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진정한 아량과 이해로 참된 가족의 가치를 되새겨보게 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하다. 불륜이 불륜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틀에 박힌 ‘쳇바퀴 도는 듯한’ 삶에 활기를 불어넣는 자극제 역할을 톡톡이 하고 있는 것이다. 섹스신을 빵이 구워지는 장면으로 처리한 것은 독특하다. 부부간 신뢰에 금이 가게 할 수 있는 상황의 심각성을 경쾌한 기타리듬과 코믹한 대사로 수월하게 넘기는 것도 관객들에겐 또다른 재미다. ‘맛있는 빵을 만드는 것은 아름다운 사랑을 하는 것과 같다’는 주노명의 내레이션에서 알수 있듯 유머와 불륜을 반죽해 긍정적으로 인생과 사랑에 접근하려는 것이 영화의 출발이자 끝은 아닐는지. 이 영화는 삼부 파이낸스 사태로 한때 제작중단 위기설이 나돌았으나, 시네마서비스가 인수해 무난히 제작을 마쳤다. ‘구미호’, ‘진짜사나이’의 박헌수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도 맡았다. 15일 개봉.

꺽다리 김장훈 수원라이브 공연

키 큰 꺽다리에 말발 센 가수 김장훈이 수원을 찾는다. 5집 ‘1999 바보’로 16일 수원을 찾는 그는 흔히 말하는 5집 가수가 되어 싱겁도록 껑충한 큰 키에 우수의 눈빛을 간직하고 고독한 ‘하록선장’의 모습으로 왔다. 5집을 발표하고 가졌던 겨울 콘서트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16일 오후 3시·6시30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Would you… show? -우주… 쇼?’라는 테마로 라이브 콘서트를 갖는다. 우리 발음으로 ‘우주 쇼’가 되는 이 콘서트의 제목은 정말로 그 다운 발상의 엉뚱함이 옅보인다. ‘Would you라는 말은 우리마로 ‘00할까요?’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으며 그것에 show를 덧붙여 엉뚱하지만 ‘쇼를 즐겨볼까요?’하는 듯한 의미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이것을 발음상으로 ‘우주 쇼?’로 하게 됨으로 여기에 숨겨진 또 하나의 엉뚱한 모의를 느낄 수 있다. 엉뚱하지만 모의된 또 하나의 암시, 그가 보여줄 이번 콘서트의 컨셉은 21세기 테크노피아를 사모하며 세기말을 또는 고독한 ‘하록선장’의 우주 항해와 마지막 정착지, 지구로의 귀환을 화려한 유주쇼로 형성화하는 것. 이번에 공연에선 애절한 연인에 대한 사랑을 간직한 타이틀곡인 ‘슬픈선물’과 ‘바보’ ‘굿바이 데이’ ‘선물’등의 신곡들,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나와 같다만’ ‘노래만 불렀지’등이 올려진다. (0331)212-7634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한국영화 외국영화 흥행 대전

지난해의 중흥기를 기반으로 ‘박하사탕’ ‘행복한 장의사’ ‘주노명 베이커리’등 작품성과 오락성을 겸비한 한국 작품이 잇따라 개봉하며 산뜻한 출발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할리우드 대작들도 국내영화시장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새천년 첫날 개봉한 ‘본 콜렉터’와 ‘스튜어트 리틀’에 이어 곧 ‘비상근무’ ‘캅랜드’ ‘살사’‘ 헤비메탈’ ‘에어 콘트롤’ ‘13번째 전사’ ‘바이센테니얼 맨’ ‘슬리피 할로우’ 등이 극장가에 잇따라 내걸린다. 이에따라 올해에는 초반부터 한국영화와 외국영화간 관객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 예상된다. 여기에다 일본영화도 ‘러브레터’의 흥행에 힘입어 ‘소나티네’에 이어 ‘사무라이 픽션’ 등을 내세워 국내시장 공략에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먼저 ‘비상근무’는 제작진과 출연진부터가 호화군단이다. 감독은 ‘택시 드라이버’ ‘카지노’로 유명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 제작자는 스콧 루딘, 각본은 폴 슈레이더가 담당했다. 종합병원의 구급요원인 니콜라스 케이지가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로 15일 개봉된다. ‘캅랜드’는 무엇보다 근육질 액션스타 실베스터 스탤론의 연기가 빛나는 가운데 연기파배우 로버트 드니로와 하비 카이텔, 레이 리오타, 로버트 패트릭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가세하고 있다. 연이은 범죄로 흉흉한 대도시 뉴욕의 강건너 마을 개리슨(일명 캅랜드)은 경찰가족촌으로 거짓말같은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의의 수호자인 경찰이 부패를 토양으로 삼아 자신들의 낙원을 만들고 있음이 ‘순둥이’ 보안관에 의해 폭로되고 처단된다는 내용의 액션 스릴러물로 역시 15일 개봉된다. ‘살사’는 미국의 ‘유니버설 픽쳐스’와 프랑스의 ‘M6 프로덕션’ 등 6개 제작사가 공동제작에 참여한 화제의 댄스무비.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남자와 여자가 밀착돼 정열적으로 추는 라틴춤 살사의 율동으로 일관한다. ‘헤비메탈’은 괴이한 상상력과 과감한 성적 표현으로 성인 관객층을 겨냥한 하드코어 SF 애니메이션. 구성과 기술적 완성도에다 재미까지 곁들여 성인 애니메이션으로 흠잡을데 없다는 것이 미국 영화계의 평가다. ‘13번째 전사’는 76년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시체를 먹는 자들’이 원작으로 ‘다이하드’의 존 맥티어난 감독의 이 영화는 제작비만도 1억2천만 달러를 들인 액션 어드벤처 블록버스터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한라산 눈꽃축제 22일부터 열려

“새천년 제주, 역시 1월부터 재미있다.” 올해로 4회를 맞는 한라산 눈꽃축제가 ‘새천년 남국의 겨울풍경’이라는 주제로 오는 22일부터 30일까지 9일간 한라산 일원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아열대 수목사이로 내리는 제주의 눈, 뿌리에서부터 가지 끝 전체 착착 달라붙는 한라산의 눈은 환상 그 자체이며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올해 한라산 눈꽃축제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눈꽃축제의 본질에 접근한 체험위주의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어리목 중심에서 벗어나 천백고지, 영실, 어승생악 등으로 행사장을 확대함으로써 한라산 눈꽃이 갖는 겨울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프로그램 역시 공연위주에서 탈피해 눈썰매, 스키교실, 트레킹, 얼음조각 전시 등 눈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 그 자체가 눈꽃축제의 실질적 테마가 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제주 관광의 고질적 문제로 누적돼온 야간관광 활성화의 대안으로 눈꽃축제 기간중 도심지에서 조명연출을 시도함으로써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구체적 야간관광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이번 조명축제 공간은 제주도 체류관광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신제주 지역내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신제주 로타리공원에 조성된다. 여기에서는 여러가지 참여프로그램과 제주 최초의 벼룩시장을 개설해 군밤, 군고구마, 빙떡 등 겨울정취를 자아내게 하는 음식판매공간, 그리고 조명을 활용한 30여종의 조형물을 설치한 사진촬영 공간을 마련해 관광객들을 유도한다. 한라산 눈꽃축제에선 제주의 아열대성 기후와 바람이 만들어낸 제주만의 눈꽃을 마음껏 감상하며 순백의 눈꽃향기에 취하고, 눈썰매 조랑말썰매 대나무스키 등 신나고 재미있는 놀이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문의 (064)746-2880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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