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태평양 예술네트워크 출범

아시아ㆍ태평양지역 공연예술의 진흥과 예술가들의 활동 기반 마련을 위한 국제적 문화기구가 한국에 본부를 두고 문을 연다. ‘아시아ㆍ태평양지역 공연예술 네트워크(APPAN. 추진위원장 심우성. 공주민속극박물관장)’는 오는 27∼28일 서울 삼성동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창립총회를 갖는다. APPAN은 공연예술을 통한 아ㆍ태지역의 문화적, 정신적 정체성에 대한 대중의식을 함양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 공연예술의 창조적 기반을 다지는 한편 이 지역공연예술인과 단체, 기관들의 상호교류를 증진하는 데 그 목적을 둔 유네스코(UNESCO)지원단체. 심우성 추진위원장과 국제코디네이터인 상명대 이선옥(선(禪)무용가) 교수가 주축이 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아·태지역본부의 후원으로 추진됐으며, 아·태지역 25개국 유네스코위원회가 추천한 186개 단체 및 예술가와 17개 지부로 구성된다. ▲중요 공연예술가에 대한 국내 및 국제 인간문화재 지정 ▲현대 및 전통무용제, 음악제 등의 페스티벌이나 국제회의 개최 ▲지역 공연예술기관 및 공연의 교류 확대 ▲교육자료 개발 및 상호 교류 등이 이 기구의 주요 추진사업. 여기에 ▲공연예술 발전에 관한 정책 정보 교류 ▲배급사 및 매니지먼트사를 통한 공연예술 관련 취업시장 형성 ▲APPAN 국제공연예술상 제정 등의 사업도 벌이게 된다. 창립총회에선 유네스코 아ㆍ태지역 문화자문인 리차트 A. 엔겔하트를 비롯해 16개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21세기 아ㆍ태지역에서의 전통 및 현대 공연예술 창조의 새로운 모색’ 등을 주제로 한 발표와 토론, 창립 경과보고, 그리고 시나위연주같은 축하공연이 이어진다. 이선옥 교수는 “APPAN 본부가 한국에 세워짐으로써 경제논리에 치우쳐 소홀했던 전통 및 창작 공연예술 부문에 대한 국제적인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존의 유럽 및 미국의 문화적 주도권에서 벗어나 우리나라가 세계 문화의 구심점으로 부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2)737-4045./연합

강미영 개인전 움직임-예감전

‘무엇을 덮어씌운 것일까?’. 보기만 해도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재미있는 설치작품전. 강미영의 세번째 개인전 ‘움직임-예감展’이 21일부터 26일까지 서울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에서 열린다. 어떤 대상을 덮기 위해 헝겊을 둘러씌운 것과 같은 형상을 한 작품들은 마치 유령들의 무희나 행사를 치르는 것과 같은 제의적 분위기를 품기고 있다. ‘허상의 집’이라는 1회 개인전과 ‘가상터널’이라는 2회의 개인전과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이번 전시회의 작품들은 과연 속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증을 더해 준다. 과연 안에 무엇이 있을까? 저것들은 하나같이 무엇을 덮고 있는 것일까? 정답은 ‘아무것도 없다’이다. 전시제목인 ‘움직임-예감’처럼 마치 무엇을 향해 걸어가는 고스트의 행렬을 연상시키는 작품들. 강씨의 말에 따르면 이렇듯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얇은 흙판들은 사실 내용물이 사라진 외피들이다. 이 외피들의 군집은 전시장 바닥 면에 설치되는데 서로 다른 표정과 함께 표면의 유약 빛깔은 다르지만 위태롭게 도판의 끝자락에 의지하여 형태를 유지하게 된다. 판작업으로 성형된 흙판을 작은 항아리 형태의 흙위에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후 건조된 것을 가마에 구워낸 것이다. “이 세상 가득한 허상의 물결 속에서 과연 누가 실제하는 것을 보려할까요?” 이러한 의문으로 이천시 마장면 장암리 작업실에서 시작된 작업들은 작업들은 과연 우리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내실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는 것일까, 막연한 허상을 쫓아 삶을 낭비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반성의 기회를 제공한다. (0336)635-0688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용에 대한 학술강연회 마련

새 즈믄해를 시작하는 2000년은 ‘미르’의 해이다. 미르는 용을 가리키는 순수 우리말로 무궁무진한 조화능력을 가지고 있어 신령스러운 존재로 믿어지는 상상의 동물이다. 경기도박물관이 지난해 12월21일부터 오는 2월20일까지 도박물관에서 열고 있는 ‘새천년 우리의 미르’전의 부대행사로 ‘용’에 대한 자세한 이해를 돕는 학술강연회를 마련한다. 우리의 용에 대한 의미를 더욱 깊이 살펴보고자 마련되는 학술강연회는 21일 오후 2시 도박물관 강당에서 ‘한국의 용’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한국의 옛 조상들은 용을 비를 오게하는 우신(雨神)으로, 농사를 잘 되게 하는 농신(農神)으로, 파도를 막고 풍어를 약속하는 해신(海神)으로, 나라를 지켜주는 호국신(護國神)으로, 불교를 지켜주는 호교신(護敎神)으로 믿었고, 일이 뜻대로 안되면 용에게 제사를 지내며 빌었다. 물론 용일(龍日)에도 용단지를 놓고 제사를 지냈다. 그만큼 용은 모든 것을 다 뜻대로 도와주는 신령스러운 동물로써 숭배한 것이다. 이것은 그림과 조각·공예·건축 같은 전통 미술에서부터 설화, 문학, 신앙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이번 강연회에서는 성신여대 박물관장인 허영환씨가 ‘한국 미술사의 용’에 대해, 국립민속박물관 김종대 전시운영과장이 ‘한국인의 생활과 용’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0331)285-2011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문화탐방 양평 화가마을 축제

남한강과 북한강의 수려한 경관을 끼고 난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주변 곳곳 어느 하나에 시선이 가지 않는 곳이 없다. 왜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유난히도 여유롭고 편안해 보이며, 왜 이곳은 돌하나 나무 한그루까지 멋과 낭만이 넘쳐흐르는 것일까. 흔히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다’고 하지만 이곳은 분명 다른 그 무언가가 있다. ‘한국의 바르비종’양평. 밀레와 루소를 배출한 파리 외곽의 작은 읍 바르비종이 이곳 양평에서 재현돼 화가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아직까지 독자적인 화풍이 형성된 것은 아니지만 강줄기를 함께하는 작가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어 어느새 280명을 헤아리는 화가 마을로 탈바꿈했다. 작가들이 이렇듯 양평으로 몰려드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이곳은 작가들이 창작에 몰입하기 좋은 조용하고 한적한 곳인데다가 풋풋한 전원생활도 가능해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곳이다. 게다가 문화의 중심지인 서울이 1시간 거리라는 조건 때문에 작가들에겐 좋은 장소로 손꼽히는 것이다. 80년대 후반 민중화가로 활동하던 민정기씨가 서종면 동녘골로 옮겨온 이후 강하면 항금리에 김강용·김인옥씨 부부, 전수리에 박동인·김동희씨 부부가 정착하는 등 작가들의 이사가 줄을 이었다. 지금은 양동면의 최석운, 지재면의 조각가 이재효, 국수역 인근에 터를 잡은 류민자씨를 비롯해 이양원 하동철 강경구 김근중 등 이름있는 작가들이 마을마다 뿌리를 내리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나와 이곳의 허름한 창고를 공동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는 이름없는 화가들까지 합치면 대략 300명은 족히 넘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들은 화가이기에 앞서 주변에 텃밭을 가꾸어 신선한 무공해 농산물을 자급자족하는 농부의 모습으로 거듭나 자신의 아이들이 꽁꽁 언 강변에서 얼음을 지치며 까르르 웃어대는 모습에 흐믓함을 느끼고 있다. 또 마을의 대소사에 빠짐없이 참여해 품앗이하고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이웃들의 소박하고 따뜻한 온정을 몸소 체험하면서 진정 ‘사람사는 맛’에 듬뿍 빠져있는 것이다. 작가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드니 화랑도 생겨났다. 월간 미술 편집장 출신의 이달희씨 부부가 세운 서종갤러리, 건축가 이영길씨가 설립한 갤러리 아지오,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민 바탕골예술관, 갤러리 창, 갤러리 사바나 등 주변 곳곳에 모두 11곳의 화랑과 6곳의 도예공방이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드라이브 길에 들르는 서울 인근의 사람들이 많아져 ‘산지(産地)’개념의 중저가 작품이 제법 팔리고 있는데다 여행사에서 ‘화가마을로 떠나는 예술기행’이라는 탐방프로그램을 개발해 양평의 유명 먹거리·자연경관을 즐기면서 작가들의 작업실과 갤러리를 관람할 수 있는 문화기행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화가마을로 떠나는 예술기행’은 갤러리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과는 달리 작가의 삶의 모습과 열정어린 작업 과정을 직접 보면서 예술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양평의 화가들도 해마다 1월이면 그동안의 작업성과를 보여주는 축제를 연다. 올해는 갤러리 아지오에서 강경구 나경찬 이양원 정원철 등 모두 44명의 작가들이 모여 ‘남한강 사람들의 그림 이야기’라는 주제로 9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열려 오는 31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에는 30대부터 7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의 작가들이 참여해 자연의 풍요로움 속에서 각자가 일궈낸 아름다운 감성들을 작품에 담았다. 지금쯤 그제 내린 눈으로 온 천지가 하얗게 뒤덮였을 그곳 화가마을에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가서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0338)774-5121∼4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케이블TV 캐치원 성인용시리즈 방송

케이블TV 영화전문채널 캐치원(ch31)은 오는 21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2시 성인용 TV시리즈인 ‘레드 슈 다이어리’를 방송한다. 총 13편으로 30분 분량의 각기 다른 에피소드가 시리즈를 이루고 있는 옴니버스형식으로 제작된 ‘레드 슈 다이어리’는 ‘나인 하프 위크’ ‘투문정션’ ‘와일드오키드」 등 성애영화의 대가로 잘 알려진 잘만 킹 감독의 작품이다. 1992년부터 성인용 TV시리즈물로 제작돼 국내에는 이미 비디오로도 출시돼있으나 2년 전 영화전문채널인 DCN(현 OCN)에서 방송하려다가 수차례 심의위원회의 심의에 걸려 방송되지 못한 기록도 갖고 있는 성인 에로물의 고전이다. 「X파일」의 지적인 FBI 요원 데이비드 듀코브니가 각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호스트역으로 출연하며 도처에서 수많은 여성들이 경험한 다양하고 기이한 성적 체험과 환상을 담은 편지를 그가 읽어내려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는 21일 첫 방영분에서는 미국 서부의 목장을 경영하는 야성적인 한 여성이 집시여인들과 함께 이 동네 저 동네를 돌아다니며 잡동사니를 파는 떠돌이 남성에 의해 여성으로서의 자아를 찾게 됐음을 고백하는 내용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캐치원 관계자는 “성인용 에로영화이긴 하지만 잘만 킹 감독의 작품 자체가 미학적 영상을 극대화시킨 작품이니 만큼 무삭제 방영키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성인용 프로그램의 편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우리는 하나

“하느님(하나님), 서로 다른 교회에 속한 저희가함께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께 기도하며 찬미드리기 위해 모였습니다. 세상이믿도록 일치에 대한 저희의 바람을 강하게 해주소서.” 동-서방 교회와 신-구교를 망라해 예수를 그리스도(구세주)로 고백한 우리나라의 크리스천이 한자리에 모여 분열에 대해 참회하고 교회 일치를 위한 기도를 올렸다. 18일 오후 7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 합동기도회’에는 천주교와 함께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ㆍ기독교대한감리회ㆍ한국기독교장로회ㆍ구세군 대한본영ㆍ한국정교회ㆍ대한성공회 등 8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가맹교단,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기독교한국루터교회가 자리를 함께했다. 김성태 천주교 당산동성당 주임신부의 사회와 신-구교 연합성가대의 찬양 속에 시작기도, 참회기도, 독서, 설교, 청원기도, 촛불예식, 축도, 화해의 말씀 등이 진행됐으며 이성덕 구세군 사령관이 설교에 나섰다. 참석자들은 인도자의 선창에 따라 ‘서로에게 벽과 울타리를 쌓아놓고 성찬례나 부활대축일을 함께 거행하지 못한 죄’를 고백하고 ‘서로 다른 종교와 문화를 가진민족들이 평화로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도록 도와줄 것’을 청원했다. 이어 21일 오후 2시 서울 성공회성당 프란시스홀에서는 신-구교의 성직자와 신학자들이 참여하는 크리스천 포럼이 열린다. 김준철 구세군 사관의 사회로 진행될 이날 포럼에서는 박종화(기장) 목사가 기조발제에 나서고 김성태 신부, 김선희(루터교) 교수, 양권석(성공회) 교수, 이형기(개혁교회) 교수, 박종천(감리) 교수 등이 토론에 참가한다. 그리스도교 공동기도모임은 81년 천주교가 개신교 각 교단 및 정교회를 초청하는 형식으로 시작됐으며 85년부터 매년 신-구교가 번갈아 주관해오고 있다. 연합예배가 명동성당에서 치러지는 것은 85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연합

조계종의 종조는 과연 누구일까

대한불교 조계종의 종조(宗祖)는 과연 누구일까. 신라 때의 도의국사인가, 아니면 고려시대의 보조국사 지눌이나 태고 보우국사인가. 조계종의 종조, 혹은 중흥조를 둘러싼 해묵은 법통(法統)논쟁에 찬물을 끼얹는파격적인 주장이 소장학자로부터 제기돼 불교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박해당 서울산업대 강사는 18일 오후 조계사 문화교육관에서 열린 새시대불교포럼 월례발표회에서 “태고와 보조의 법통논쟁이나 나옹화상, 혹은 휴정 서산대사의법통설은 역사적 근거가 미약한 허구적 구성일 뿐더러 불교계가 세속적인 혈통주의에 집착하도록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씨에 따르면 법통론은 휴정(1520∼1604)의 제자들이 임제종을 창시한 중국의선사 임제(?∼867)의 종풍과 무리하게 연결지으려는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그는 “현 시대에 단지 나의 스승이 누구인가만을 따지는 법통론은결코 진리를 추구하는 수행자의 자세가 아니다”라면서 “법통론을 17세기 당시 불교정체성에 대한 이념적 규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잘라말했다. 현재 조계종은 종헌(宗憲) 제1조에서 “본종은 신라 도의국사가 창수(創樹: 처음심음)한 가지산문(迦智山門:9산선문의 하나)에서 기원하여 고려 보조국사의 중천(重闡:거듭 밝힘)을 거쳐 보우국사의 제종포섭(諸宗包攝:여러 종단을 하나로 아우름)으로서 조계종이라 공칭하여 이후 그 종맥이 면면부절(綿綿不絶)한 것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문중간 마찰을 피하기 위해 보조와 보우의 법통설을 두루뭉실하게섞어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많다. 박씨가 조계종헌에 따르면 조계종이 임제종의 정맥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모순에 빠진다고 지적한 것도 지눌에서 태고로 이어지는 법맥을 역사적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종조, 혹은 중흥조를 둘러싼 논쟁은 62년 통합종단 출범 이전부터 끊이지 않았다. 대처승을 몰아내려는 이른바 정화불사(淨化佛事) 때도 일부에서 보조국사 법통설을 들고 나오자 만암 전 조계종 교정은 ‘환부역조(換父易祖)’라는 극언을 서슴지않았고 성철 전 조계종 종정도 보우국사 법통설을 지지하는 견해를 밝혀 종조 논쟁에 불을 댕기기도 했다. 이에 반해 송광사를 중심으로 한 문중에서는 보조국사 법통설을 내세우고 있다. <연합>

교도소 민영화문제 싸고 종교간 갈등

교도소의 민영화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개신교와 불교간의 갈등으로 번져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민영교도소 등의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지난 95년부터 본격적으로 기독교교도소 설립을 추진해온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지덕)는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불교 조계종은 본회의 통과 이튿날 성명을 내어 “사회단체 및 불교계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한 채 법안을 제정했으며 인권 침해와 종교편향적 정책집행이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민영교도소의 설립 논의가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은 ‘IMF 한파’로 전국의 교도소가 적정 수용인원을 넘어서자 법무부가 대통령에게 민영교도소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보고한 98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95년 10월 발족한 한기총의 기독교교도소 설립추진위원회(이사장 이종윤)는 이때부터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는 한편 공청회를 열어 여론 수렴과 대국민 홍보에 나섰다. 법무부는 지난해 7월27일 입법예고와 11월 27일 공청회를 거쳐 국회에 법안을 상정, 통과시켰으며 2001년 7월 시행을 앞두고 시행령 마련 등 사전준비작업에 한창이다. 설립추진위는 “종교법인이 설립한 교도소의 경우 교정교화를 목적으로 한 종교활동에 제약을 두어서는 안된다”는 단서 조항을 시행령에 반영하도록 노력하는 한편 부지 확보나 공사비용 등에 관한 정부의 지원도 요청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조계종은 지난해 8월과 9월 잇따라 법무부장관에게 의견서를 제출한데 이어 12월 국회 상정 이후 법사위원회에도 같은 내용의 의견을 전달하며 반대론을 펴왔다. 조계종은 ▲법률의 제정 추진이 특정 종교단체의 정치권 로비를 통해 이뤄진 의혹이 있는 점 ▲교정행정의 민간 이양 문제점에 대한 사회적 논의과정이 충분하게진행되지 않은 점 ▲“수용자에게 특정 종교 또는 사상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라는 법조항에도 불구하고 개신교계는 교화를 위한 종교활동을 강조하고 있는 점 ▲민간단체의 교정시설 운영 경험이나 전문인력이 없다는 점 등을 문제점으로 든 뒤 ▲종교단체의 교정활동에 대한 평가작업 선행 ▲종교단체 및 사회단체 공청회 개최 ▲3대종교(불교ㆍ개신교ㆍ천주교)에 교정시설 시범운영 위탁 등을 제안했다. <연합>

단군상 논란 다시 뜨겁게 달아

최근 단군상의 잇따른 훼손 사건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단군상 논란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23일 경북 영주시 남산초등학교 교정에 세워져있던 단군상을 이 지역 개신교 목사와 장로 등이 파괴하다가 적발된 데 이어 지난 12일 인근 봉화의 물야초등학교에서도 단군상의 목이 잘린 채 발견되었다. 조선대에 세워진 광주의 단군상도 지난해 12월 29일 목덜미에 구멍이 뚫리고 코가 떨어져나가는 등 심하게 훼손돼 31일 철거됐고, 시흥시 대야초등학교의 단군상도 페인트 세례를 받는 수난을 겪었다. 지난해 7월 여주의 3개 학교에서 목 절단사건이 일어난 이래 단군상이 훼손된 사례는 지금까지 모두 15차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군상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7월 여주에서의 훼손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전국 각지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해 찬반 양측이 각각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절정을 이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10월 19일 ‘단군의 역사화는 찬성하나 신격화는 반대한다’는 요지의 공식입장을 발표하면서 수그러드는 듯했다. KNCC와 견해를 달리하는 개신교단들도 일반인의 비난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인지 단군상 훼손사건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또 과격한 방법으로 철거 압력을 넣는 대신 학부모나 주민들의 투표로 철거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을 추진해왔다. 단군상 건립을 주도한 한문화운동연합도 추가 설치에 나서지 않고 맞대응을 자제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보수적인 성향의 개신교단은 줄기차게 단군상의 철거를 요구했고 성탄절을 전후해 단군상 훼손사건이 빈발하면서 종교계 원로들이 나설 만큼 뜨거운 쟁점으로 다시 떠오른 것이다. 사실 단군상 건립의 문제는 단군의 신화와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그러나 단군을 둘러싼 ‘우상논’이 거듭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학계와 종교계는 우리나라 상고사에 대한 깊이있는 연구와 토론을 게을리해왔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이 때문에 민족통합의 구심점이 될 수도 있는 단군이 오히려 사회적 갈등의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 일각에서는 단군상을 우상으로만 인식해 파괴 대상으로 삼는 일부 개신교인들의 빗나간 신앙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종교편향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자극적인 문구의 당초 건립 취지문이라든지 단학선원에 대한 불신감도 개신교인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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