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 “탄핵은 국민의 ‘승복’…대통합 이뤄내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한 가운데, 유정복 인천시장이 이 같은 헌재 판결을 두고 “대한민국 국민의 승복”이라고 강조했다. 유 시장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의 헌재 판결에 우리 모두 ‘승복’이라는 두 글자와 함께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 ‘새로움’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시장은 앞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라도 ‘대한민국 대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인들은 권력욕과 상대에 대한 복수가 아닌 국민들에게 한없이 사죄하는 마음으로 국민에게 힘을 주는 혁신과 화합의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바로 우리 후세들에게 부끄러운 역사를 남기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유 시장은 이 같은 대한민국 통합에 앞장서 행동하고 실천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앞으로는 활처럼 휜 감정과 증오에 어느 누구도 다치지 않길 바란다”며 “그 누군가는 내 가족, 내 친구, 내 이웃일 수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우리 모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한민국 대통합’을 통해 함께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납할 수 없는 결과”…윤 대통령 파면에 광화문 일대 '통탄' [현장, 그곳&]

“법치국가에서 나올 수 없는 결과에 통탄할 뿐입니다.” 4일 오전 10시50분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6번 출구 인근. 보수단체 500여명이 모인 이곳은 선고가 나기 전부터 전광훈TV 영상을 틀어 놓고 전광훈 목사의 구호에 맞춰 응원이 고조됐다. 오전 11시가 되자마자 전광판은 헌법재판소 화면으로 넘어갔다. 모든 집회인원들이 일제히 생중계를 시청하며 문현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11시 이전 응원으로 고조됐던 분위기는 일제히 적막감이 감돌았다. ‘피청구인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정당화할 위기 상황이 존재하지 않았다’ 등의 말이 언급될 때마다 일부 집회 인원들은 고성을 내지르며 “말이 안된다”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오전 11시22분께 “주문, 전원 일치로 대통령을 파면한다”라는 말이 언급되자마자 보수 집회 인원들은 화면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선고 결과가 발표되자 일부 인원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가슴을 내려치기도 했다. 일제히 자리를 뜨는 이들도 보였다. 선고 결과가 나온 후 20분 뒤 이곳은 기존 500여명에서 3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용인에서 올라왔다는 주옥연(70·여)씨는 “양심 불량한 재판관들로 인해 법치국가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렇게 국민들이 광화문에 나와서 민주주위를 위해 노력한 결과가 이거냐. 통탄할 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선고 이후 이곳의 전광판은 곧바로 전광훈TV로 넘어갔다. 화면 속 전광훈 목사가 “4·19, 5·18처럼 우리가 들고 일어나야 합니다!”라고 소리치자 이곳의 보수단체 인원들이 일시적으로 환호를 지르고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었다. 이들보수단체는 바로 다음 날인 5일 광화문에 집결할 것을 약속했다. 김춘배(72)씨는 “우리나라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재판관들도 다 한패인 것 같아 믿을 수 없다”며 “당장 내일부터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바로 잡을 것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윤 대통령에 대한 선고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이곳에 배치된 150여명의 경찰들은 무전기를 통해 소통하기에 여념 없었다. 이곳에는 10여명의 소방대원들도 비상 상황 대비를 위해 배치됐지만 보수단체 인원들과 경찰 간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김동연, 대통령 탄핵 선고에 “새로운 대한민국 열어가야”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이 나온 4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빛의 혁명’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김동연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윤 전 대통령 파면과 관련해 “대한민국을 파괴하려던 권력은 국민의 심판 앞에 무너졌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국민 한 명 한 명이 나라의 주인”이라며 민주공화국의 원칙과 상식을 분명하게 세워준 국회와 헌법재판소에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내란수괴는 파면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지난해 12월3일 이전으로의 회복이 아니다.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다시는 민주공화국을 파괴하는 망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나라의 규범과 시스템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김 지사는 “내란의 공범자들, 폭력의 선동자들을 책임지게 해야 한다. 민주공화국을 지키려는 모든 정치인의 의무”라며 “당장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경제와 민생의 위기 앞에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탄핵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으로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소비는 줄고, 투자는 마르고, 일자리는 사라지고 있다”며 “국민은 각자도생의 벼랑 끝에 몰려 있는데, 트럼프 관세 폭풍까지 밀어닥쳤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광장의 분열과 적대를 끝내고 국민적 에너지를 모아 경제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지사는 “‘빛의 혁명’ 이후 대한민국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며 “국민 한분 한분의 존엄과 권리가 존중받고 실현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야 한다. 저도 절박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파면’ 인천 들썩…“당연한 결과” vs “중대한 위법이었나 의문”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하면서 인천 지역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탄핵에 찬성한 주민들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탄핵 반대를 외친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인천시당 등 야5당은 4일 인천시청 앞에서 200여명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생중계를 시청했다. 이들은 헌재가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을 발표하자 서로 부둥켜 안거나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환호했다. 야5당 관계자는 “헌재의 결정은 한 대통령의 파면이 아니라 주권자의 승리이자 민주주의와 정의가 이룬 역사적 단죄”라며 “대한민국의 헌정 실서를 지켜낸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인천 야당 원탁회의는 헌재의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이 결정을 이끌어 낸 국민의 결단과 투쟁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지역 경제계는 정치권이 혼란스러운 정국 안정을 우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인천은 남동산업단지 등에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 많다 보니 정국 불안이나 경기 악화에 더욱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 안 좋은 데다가 트럼프 관세 부과 등 정부가 중심을 잡고 대응해야 할 문제들이 많은데 계엄 이후로 정치 상황이 불안정하다 보니 이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탄핵 인용을 계기로 이런 상황이 모두 정리되고 정부가 중심을 잡아 기업활동 하기 좋은 상황을 만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천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아직도 코로나 때 받은 대출금을 갚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많은데 최근 계엄과 환율상승 등 국내외 안 좋은 상황이 겹치며 더욱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 심판 인용으로 혼란한 상황이 안정되길 바란다”며 “이후 정권은 근시안적 조치보다도 5년, 10년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는 근본적인 경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인천 부평구 부평깡시장 상인들은 가게 안 TV로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 방송을 지켜봤다. 상인들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선고문을 한줄씩 읽어나가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띠었다. 이어 문 권한대행이 윤 전 대통령을 탄핵하는 주문을 읽자 환호를 하며 박수를 쳤다. 상인들뿐만 아니라 시장을 찾은 시민들도 박수를 치며 소리를 질렀다. 야채가게 사장 박찬동씨(70)는 “지난 2024년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우리나라에 각종 참사들까지 연이어 벌어지면서 시장 상권이 죽어 있었다”며 “너무나 힘든 4개월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늦었지만 헌법재판소가 올바른 판결을 내린 만큼 앞으로 시장 상권도 다시 살아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반찬가게 상인 장모씨(62)는 “상인들은 하루빨리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되길 기다려왔다”며 “하루빨리 나라가 안정되고 전통시장이 활성화하길 소망한다”고 했다. 학교에서 실시간으로 방송을 시청한 학생과 교사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중학교 교사 김모씨는 “학생들과 함께 방송을 시청하면서 헌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담백하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일부 학생들이 유튜브에서 나오는 정보를 여과없이 흡수해 극단적인 발언을 내뱉는 경우가 종종 있어 오늘의 경험이 학생들에게 큰 가르침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민주주의에 대해 생각하고, 화합이 무엇인지를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방송을 시청한 중학생 박모양은 “방송을 보면서 헌법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헌법은 지우개 같다고 생각한다. 잘못쓴 글을 지우개로 지우듯, 잘못된 일을 헌법으로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헌재의 탄핵 인용에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미추홀구 인하대 인근에서 만난 윤다영씨(24)는 “헌재가 전원일치로 파면을 결정한 것은 의외”라며 “윤 대통령의 계엄이 탄핵까지 가야 하는 사안이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오히려 앞으로 있을 정당 간 다툼으로 인한 불안정이 더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장세진씨(26)는 “국정 운영에는 실수도 있고, 비판도 따라야 한다”며 “이 모든 것들이 탄핵 사유가 되는 것은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렇게 탄핵을 남발한다면 다음 정부도 자유롭게 정책을 펼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용현동에서 만난 김주형씨(25)는 “재판관들의 결정은 존중하고 승복하지만, 속상한 마음도 크다”며 “특히 내란죄가 소추안에서 철회된 만큼 탄핵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위법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영상] 이재명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시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 직후 “위대한 국민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되찾아 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긴급 입장 발표를 통해 “대한민국 민주공화정을 지켜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제주 4·3 사건, 광주 5·18 혁명의 영령들이 총칼과 탱크 앞에 맞선 국민이, 부당한 명령을 거부한 장병들이 오늘 이 위대한 빛의 혁명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직 대통령이 두 번째로 탄핵된 것은 다시는 없어야 할 대한민국 헌정사의 비극”이라며 “저 자신을 포함한 정치권 모두가 깊이 성찰하고 책임을 통감해야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이상 헌정 파괴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가 국민과 국가의 희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또 “세계 역사상 비무장 국민의 힘으로 평화롭게 무도한 권력을 제압한 예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며 “촛불 혁명에 이은 빛의 혁명으로, 우리 국민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극적으로 부활시켰다”고 했다. 이 대표는 “세계는 우리 대한민국을 재평가할 것이고, K-민주주의의 힘을 선망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힘을 모으면, 국제 사회의 신뢰를 신속하게 회복하고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 시작된다. 국민과 함께, 대통합의 정신으로 무너진 민생, 평화, 경제,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겠다”며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에서 희망을 가지고 함께 살아가는 그런 세상을 향해, 성장과 발전의 길을 확실하게 열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정청래 “윤 대통령 122일 만 파면…헌법과 국민의 승리”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린 직후 “헌법과 국민의 승리”라며 “12·3 내란사태를 이겨낸 건 오롯이 국민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을 재판관 8명 전원일치로 파면한 것을 두고 “정당하고 당연한 결과”라며 “비상계엄을 온몸으로 막아낸 국민들이 이끌어낸 헌재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윤석열 파면의 증거는 차고 넘쳤다”며 “비상계엄은 실체적 조건도 충족하지 못했고, 절차도 위반한 것이었다. 국회의원과 법관을 체포·구금하려던 시도 역시 헌법 위반이었다. 헌재가 판결문에서 명확히 한 것”이라고 짚었다. 헌재 결정은 모두 국민 덕분이라고 말한 정 위원장은 “내란의 밤 때 장갑차를 막아선 시민들, 광화문 광장에서 윤석열 파면을 외친 시민들, 내란성 스트레스로 불면의 밤을 보낸 시민들에게 위로와 치유가 되기를 바란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죄를 벌하지 않으면 내일 범죄의 용기를 준다. 윤석열을 벌함으로써 제2의 윤석열 차단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며 “오늘의 파면이 역사적 교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며 “끝내 국민이 승리한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윤석열 독재정권의 독재자를 파면했다”고 덧붙였다.

종교계 “대화·타협·상생으로 대의 민주주의 정치 복원해야”

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와 관련해 종교계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통해 대의 민주주의 정치를 복원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 천주교회(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는 4일 “사회적 화해와 공동선의 실현을 위해 책임과 도덕성을 갖춘 지도자를 선출하는 절차가 민주적이고 성숙하게 실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천주교회는 이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가 나오자 입장문을 통해 “역사는 늘 반복된다고 하지만, 오늘 우리나라와 국민은 결코 바라지 않았던 불행한 역사의 한 면을 써야 하는 마음 아픈 시점을 맞이했다”며 “우리 역사상 두 번째로,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의 탄핵이 또 한 번 인용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라는 법의 시간은 일단락되었다. 이제 바로 이어지는 정치의 시간에,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새 대통령을 잘 선출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라며 “대통령의 권력은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권력, 국민을 위하여 봉사해야 하는 권력이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언제든지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마음가짐과 태도가 정치의 근본임을 깊이 인식하는 대통령을 뽑아야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에 앞서 우리나라의 국가 권력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화합을 이루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당부한다”며 “특히 정치인들은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하여 존재함을 잊지 않고 상대를 존중하며,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는 상생의 정치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사회적 화해와 공동선의 실현을 위하여 책임과 도덕성을 갖춘 지도자를 선출하는 절차가 민주적이고 성숙하게 실현되어야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천주교회는 앞으로 이루어질 국민의 선택이 우리나라에 정의가 실현되고 진정한 평화가 이루어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온 마음으로 기도하며 함께할 것”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오늘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인용했다. 이는 법과 제도에 따른 최종적 판단으로, 우리 헌법과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며 "국민 모두가 성숙한 자세로 법의 판단을 존중할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어 “헌법 절차에 따른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 모두에게 되돌아올 것”이라며 “이제는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사)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종혁 목사, 이하 한교총)은 정부에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대통령선거를 차질 없이 수행하며, 여당과 야당은 국민적 갈등을 선동하지 말고 국회로 돌아가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통해 대의 민주주의 정치를 복원할 것”을 주문했다. 한교총은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이 원인이 되어 진행된 탄핵 심판은 헌법 수호의 최고 기관으로 헌법재판소를 설치한 87년 체제가 지킬 수 있느냐는 논의까지 확대되면서 정당과 진영에 따라 극단적 대립과 분열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 정부에서는 국회와 협력하여 반복되는 탄핵과 극단적 대립이 대통령중심제의 권력 집중에서 온 것이라는 진단대로 국민 분열을 막을 수 있는 권력구조로의 개편을 속히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한교총은 “욕설과 비방과 폭력은 복음적 행동이 아니”라고도 강조하며 “깊은 통찰과 절제된 언어와 행동으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가 되도록 힘쓰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불교 등 7대 종교지도자들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하고 갈등을 넘어 화합으로 나아갈 것을 당부하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지난 달 5일 발표한 “‘대한민국, 하나 되어 나아갑시다’ 제하의 대국민 입장문에서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 최후의 보루로서 공정한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리 국민, 정부, 정치권 모두는 그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 오직 그것만이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무너진 질서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서로를 미워하고 불신하는 데 있지 않다. 국민 모두가 함께 걸을 길을 모색하며, 오직 국민을 위한 정치에 몰두해야 한다. 종교계는 이 땅에 평화와 안정이 깃들기를, 국민이 다시 하나 되어 상처를 치유하고 화합할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상] 윤석열 대통령 파면…헌정사 두번째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8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를 인용,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이로써 윤 대통령은 즉각 대통령직을 상실했으며, 대한민국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헌정사상 두 번째 현직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대선 국면을 맞게 됐다. 헌재는 4일 오전 11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열고 11시22분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22일만이자 지난해 12월14일 국회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날로부터는 111일만이다. 헌재는 국회의 탄핵소추가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밝힌 뒤 피청구인인 윤 대통령이 ▲헌법 및 법률을 위반해 비상계엄을 선포했으며 ▲국회에 군경을 투입, 국회 권한 행사를 방해하고 국군통수의무를 위반했으며 ▲계엄 포고령을 발령해 민주주의와 권력분립원칙과 국민 기본권을 침해했으며 ▲영장 없는 선거관리위원회 수색으로 선관위 독립성을 침해했고 ▲그 정도가 민주공화정 안정성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야당의 연이은 국무위원 등 탄핵소추안 의결, 일방적인 입법활동, 2025년도 정부 예산안 삭감 등이 ‘전시, 사변 또는 그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라고 판단해 계엄을 선포했다는 윤 대통령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피청구인은 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국회의 이례적인 탄핵소추, 일방적 입법활동 및 예산삭감 전횡으로 국가 중대 위기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으며 국회는 탄핵소추 사유의 위헌, 위법성에 대해 숙고하지 않은 채 법 위반 의혹에만 근거해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우려를 낳았다”면서도 “하지만 국회의 탄핵소추, 예산심의 등에서의 권한 행사가 계엄 선포에 해당하는 중대 위기 상황을 발생시켰다 볼 수 없다. 국회 권한 행사가 위법, 부당하더라도 재의요구 등 평상 권력 행사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피청구인은 12·3 계엄이 경고성 계엄 또는 호소용 계엄이라 주장하지만 이는 계엄법이 정한 계엄 선포 요건이 아니다”라며 “또 군경을 국회, 선거관리위원회로 동원해 국회 권한행사를 방해하고 정치인 체포 지시 등 헌법, 법률위반 행위로 나아갔으므로 피청구인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계엄 선포의 실체적 요건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의 헌법, 법률 위반이 파면을 정당화 할 만큼 중대했는지에 대해서는 “피청구인은 국민 주권주의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병력 투입해 선관위 압수수색을 지시하고 포고령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그 자체로 헌법 질서를 침해하고 민주공화국 안정성에 심각한 위해를 가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헌재는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계엄을 선포함으로써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고 사회·경제·정치·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피청구인의 위반·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신한 것으로 헌법수호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며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헌재 판결은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해 윤 대통령은 임기 4년차만에 대통령직을 상실했으며 차기 대통령 당선까지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정을 이끌어간다. 한 대행은 헌재 선고 후 대국민 담화를 통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 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부는 국민의 삶과 경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법사위원장 헌재 도착…"만장일치 파면 돼야"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4일 헌법재판소 선고를 앞두고 “헌재는 만장일치로 윤석열을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소추위원단인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기일 헌재에 출석하며 이같이 밝혔다. 대심판정 입정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정 위원장은 "윤석열의 위헌·위법성은 하늘도 알고 땅도 안다"며 "헌법은 현직 대통령이더라도 내란의 죄 저질렀을 때 반드시 죗값을 물으라고 명령하고 있다. 오늘의 죄를 벌하지 않으면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을 파면함으로써 미래의 독재자, 미래의 내란 우두머리를 미리 차단해야 한다"며 "피로 쓴 역사를 혀로 지울 수 없고, 피로 쓴 헌법을 그 누구도 파괴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헌재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산물"이라면서 "민주주의와 헌법 수호 기관인 헌재가 헌법 파괴자를 파면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본분이고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에 이어 탄핵소추위원단 대리인단 또한 "당연하고 명백한 결론을 내달라"고 전했다. 국회 대리인단 김이수 변호사는 이날 헌재 대심판정 입정에 앞서 "헌재가 있었기에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더욱 성숙할 수 있었다"며 "정치와 사회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갈등이 깊어졌을 때 헌재 결정은 혼란을 멈추게 했고 헌법의 이름으로 평화를 회복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다시 헌법재판소 결정의 시간이 왔다"며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대단한 법리의 창조가 아니다. 주권자의 상식에 부합하는 너무나 당연하고 명백한 결론을 헌재가 내려주길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헌재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 기일을 연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이후 122일, 지난 2월25일 변론 절차를 종결하고 재판관 평의에 돌입한 뒤 38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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