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남북 스포츠 ‘단일팀’으로 다시 만난다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해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자’고 선언하면서 남북 화해의 마중물 역할을 한 체육 교류가 한층 활성화할 기반이 형성됐다. 남북은 올해 국내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평창 동계패럴림픽을 통해 북한 선수단의 참가와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 성화 공동 봉송 등으로 냉각됐던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국제 종합대회 사상 최초로 남북이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해 ‘평화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는 한편 뜨거운 동포애로 국민과 전 세계에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재점화된 남북 체육 교류는 판문점 선언을 기폭제 삼아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일단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선수단의 개회식 공동입장과 일부 종목의 단일팀 구성이 급물살을 탈 수 있게 됐다. 앞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남측예술단을 인솔해 평양을 방문해 김일국 북한 체육상과 아시안게임 남북 공동입장에 합의했다. 이어 이날 남북 정상의 ‘아시안게임 공동 진출’ 합의로 남북 단일팀 구성을 포함한 체육 교류를 구체화하는 길을 열었다. 판문점 선언으로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아시안게임 공동 입장과 단일팀 구성을 위한 발걸음도 빨라질 전망이다. 문체부가 앞서 진행한 단일팀 구성 의향을 묻는 수요 조사에서는 아시안게임 40개 종목 중 탁구와 농구, 유도, 정구, 하키, 카누, 조정 등 7개 종목이 ‘긍정’ 의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단일팀 구성을 위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아시아 체육경기단체의 출전 엔트리 확대 협조를 구하는 한편 아시안게임 참가국을 설득에 나서기로 했다. 문체부는 단일팀 구성의 상징성과 실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종목을 선정한 뒤 해당 종목 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도 모색하게 된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평창올림픽 남북 공동입장을 주도했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달리 OCA는 단일팀 구성 등에 적극적이지 않다. 아울러 아시아탁구연맹(ATTF) 등 단일팀 종목 경기단체의 출전 엔트리 확대 등 협조를 끌어내는 것도 숙제다. 남북 단일팀 선수들과 금메달을 경쟁할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스포츠 강국들도동의를 해줘야 단일팀 구성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다. 아시안게임까지 남은 기간이 4개월여로 길지 않은 데다 국가대표로 선발될 우리선수들이 북한과의 단일팀 구성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걸 최소화하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이런 수많은 난제들을 극복하고 아시안게임에서의 사상 첫 남북 단일팀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연합뉴스

활짝 웃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

남북 퍼스트레이디 첫 만남

건배하는 남북정상 내외

[남북정상회담_文 대통령 주요 발언 내용] “통일의 길 향하는 이정표 세워 공동 번영 담대한 발걸음 시작”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뒤 “북측이 먼저 취한 핵 동결 조치들은 대단히 중대한 의미들을 가진다”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이후 선언문 발표식에서 “앞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남과 북이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김 위원장과 나는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게 우리의 공동 목표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한반도에 더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함께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긴 세월동안 분단의 아픔과 서러움 속에서도 끝내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우리는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며 “대담하게 오늘의 상황을 만들어내고 통 큰 합의에 동의한 김 위원장의 용기와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또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통해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해나가기로 합의했다”며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합의”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제 우리가 사는 땅, 하늘, 바다, 어디에서도 서로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발적인 충돌을 막을 근본대책도 강구해 나갈 것이며, 한반도를 가로지르고 있는 비무장 지대는 실질적 평화지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주도적으로 우리 민족의 운명을 결정해 나가되,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이제 우리는 결코 뒤돌아 가지 않을 것”이라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아울러 “나는 김 위원장과 함께 남북 모두의 평화, 공동 번영, 민족 염원인 통일을 우리 힘으로 이루기 위해 담대한 발걸음을 시작한다”면서 “남북 당국자가 긴밀하게 대화하고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민족화해와 단합을 위해 각계각층이 다양한 교류와 협력도 즉시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뒤 “더 늦기 전 이산가족 만남이 시작될 것이며 고향에 방문하고 서신을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남과 북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하기로 한 것도 매우 중요한 합의”라면서 “여기서 10·4 선언 이행과 남북 경협 추진을 위한 남북 공동 조사 연구작업이 시작될 수 있기를 바란다. 여건이 되면 각각 상대방 지역에 연락사무소를 두는 것으로 발전해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김 위원장과 나는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 민족 공동번영과 통일의 길로 향하는 흔들리지 않는 이정표를 세웠다”며 “김 위원장의 결단으로 남북 국민, 세계에 좋은 선물을 드릴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발표 방식도 특별하다”며 “지금까지 정상회담 후 북측 최고 지도자가 직접 세계의 언론 앞에서 공동 발표하는 것은 사상 처음으로 알고 있다. 대담하고 용기있는 결정을 내려준 김 위원장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판문점특별취재단=송우일기자

[남북정상회담_김정은 주요 발언 내용] “불미스런 역사 되풀이 않도록 무릎 마주하고 긴밀 소통·협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북남이 전체 인민과 세계가 지켜보는 데 서명한 합의가 역대 북남 합의서처럼 시작만 뗀 불미스런 역사로 되풀이되지 않도록 무릎을 마주하고 우리 두 사람이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반드시 좋은 결실이 맺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판문점선언’ 서명 뒤 자유의 집 앞 단상에서 “여러분, 우리 모두 뜻과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 평화 번영의 새 시대, 새로운 꿈과 희망이 기다리는 미래로 한걸음, 한걸음 보폭을 맞추며 전진해나가자”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작 마주치고 보니 북과 남은 역시 서로 갈라져 살 수 없는 한 혈육이며, 그 어느 이웃에도 비길 수 없는 동족이라는 것을 가슴 뭉클히 절감했다”며 “이토록 지척에 사는데, 대결하여 싸워야 할 민족이 아니라 단합하여 화목하게 살아야 할 한 핏줄, 한 이웃, 한민족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루빨리 온겨레가 마음 놓고 평화롭게 잘 살아갈 길을 열고 우리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결심을 하고, 난 오늘 판문점 분리선을 넘어 여기에 왔다”며 “저와 문 대통령은 우리의 상봉을 간절히 바라고 열렬히 성원해준 북남 온겨레 성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북남 인민이 절실히 바라는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의제를 진지하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무엇보다도 온겨레가 전쟁 없는 평화의 땅에서 번영, 행복을 누릴 새 시대를 열어나갈 확고한 의지를 같이하고, 이를 위한 실천적 대책에 합의했다”며 “그리고 이미 채택된 북남 선언과 모든 합의를 철저히 이행하는 것으로 관계 개선과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이뤄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내가 다녀간 이 길로 북과 남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오가게 되고, 우리가 지금 서 있는 가슴 아픈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이 평화의 상징이 된다면 하나의 핏줄, 하나의 언어, 하나의 역사를 가진 북남은 본래대로 하나가 되어 민족의 끝 없는 번영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북남, 해외의 친애하는 여러분, 굳은 의지를 갖고 끝까지 밀고 나가면 닫혔던 문도 활짝 열리게 된다. 북남이 이해와 믿음에 기초해 민족 대의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 모든 것을 지향시켜 나가면 북남은 더욱 가속화하고 통일 민족번영도 앞당겨 이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위대한 역사는 저절로 창조되고 기록되지 않으며, 그 시대 인간들의 성실한 노력과 뜨거운 숨결의 응결체”라며 “민족, 화해, 단합과 우리가 창조해야 할 모든 것을 완전무결하게 해놓음으로써 자기 역사적 책임과 시대적 의무를 다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길에는 외풍과 역풍도 있을 수 있고 좌절과 실현도 있을 수 있다. 고통 없이 승리 없고, 실현 없고, 영광 없듯이 언젠가는 힘들게 마련된 오늘의 이 만남과 온갖 도전을 이겨내고 민족의 진로를 손잡고 함께 헤쳐간 날들을 즐겁게 추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문점공동취재단=강해인 기자

“한반도 비핵화… 더 이상 전쟁 없다” 남북 정상, ‘판문점 선언’ 발표

65년 동안 대결의 세월을 달려온 남북이 27일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남북은 또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이 같은 내용 등 13개 항으로 구성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남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기로 했다. 남북은 특히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 목표를 확인,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또한 남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했다. 이어 남북은 어떤 형태의 무력도 서로 사용하지 않는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 엄격히 준수하고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하기로 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해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논의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를 통해 신뢰를 굳건히 하고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좋은 흐름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키로 했다. 이와 함께 남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또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 보장을 위한 실제적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했다. 상호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군사적 보장대책도 취할 예정이다. 남북은 쌍방 사이에 제기되는 군사적 문제를 지체 없이 협의 해결하기 위해 국방부 장관 회담을 포함, 군사당국자회담을 자주 개최하며 다음 달 중 먼저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남북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8·15 광복절을 맞아 이산가족·친척 상봉을 진행하기로 했다. 당국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 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해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하는 데도 합의했다. 양 정상은 이밖에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송우일기자

[남북정상회담_이모저모] 만찬 메뉴 ‘평양냉면’ 놓고 ‘웃음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깜짝 제안에 문재인 대통령 월북(?)○…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9시30분께 역사적 만남을 가진 가운데 예정에 없던 깜짝 월북(?)으로 전 세계가 화들짝. 문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과 처음 만나 “나는 언제쯤 (북측으로) 넘어갈 수 있겠느냐”며 농담을 건넸고, 김 위원장은 “그러면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며 군사분계선(MDL) 북쪽으로 월경하자고 제안. 이에 문 대통령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흔쾌히 김 위원장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 북쪽으로 월경. 이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0초가량 손을 맞잡고 흔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 예상치 못한 모습에 전 세계가 감격, 일부 취재진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만찬 메뉴 ‘평양냉면’ 놓고 ‘웃음바다’○…이날 오전 10시15분께 시작된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통해 평양냉면을 직접 언급해 눈길. 김 위원장은 “오기 전에 보니까 저녁 만찬 음식을 갖고 얘기를 많이 하던데 평양에서 평양냉면을 가져 왔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편한 마음으로 멀리서 온 평양냉면을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라고 언급하던 중 “아, 멀다고 말하면 안 되겠구나”라고 정정, 주변의 웃음을 자아내기도.한편 북한은 이날 평양 옥류관의 수석 요리사를 판문점에 파견하는 한편 옥류관의 제면기도 설치한 것으로 전해져. 문재인 대통령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인기 언급에 김여정 얼굴 ‘홍당무’○…2018 남북정상회담 사전 환담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국내 인기가 언급돼 눈길.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를 나누던 중 김 부부장을 가리키며 “김 부부장은 남쪽에서 아주 스타가 됐다”고 말해. 이에 남ㆍ북측 모두 큰 웃음을 터트렸고, 당사자인 김 부부장은 얼굴이 빨개졌다는 후문. 한편 김 부부장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을 밀착 보좌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 이에 따라 노동당 선전선동부 소속으로 추정되는 김 부부장이 사실상 김 위원장의 국정 전반을 보좌하는 비서실장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솔직한 입담 눈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솔직한 입담을 과시. 특히 예상을 뛰어넘는 수위의 농담을 던지며 회담 분위기를 주도, 의외의 모습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 김 위원장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리 때문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하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셨겠다”고 언급. 이는 우리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인해 수차례 새벽에 NSC를 소집했던 상황을 에둘러 표현한 것. 이에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께서 우리 특사단이 갔을 때 선제적으로 말씀을 주셔서 앞으로 발 뻗고 자겠다” 고 화답했고,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고 약속.○… 남북정상 회담이 성사된 27일, 온 종일 평양냉면이 국민의 큰 관심을 받아. 이날 수원 인계동에 위치한 평양냉면집에는 점심시간 전부터 손님들이 몰려들어. 식당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 영향으로 오늘 손님이 많이 찾는 것 같다. 한여름 때 수준의 손님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해.식당을 찾은 시민 이모씨(36)는 “남북정상회담을 한다기에 평양냉면이 생각나 식당을 찾아왔다”며 “오늘 남북정상회담을 보니 진짜 평양에 가서 냉면을 먹는 날도 올 것 만 같다”고 말해. 또 이날 온종일 포털사이트에서는 ‘평양냉면’이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 등 네티즌들 역시 큰 관심을 드러내.외신들도 평양냉면에 주목. 미국 CNN 방송에는 이날 ‘바람아 멈추어다오’로 유명한 가수 출신 요리사 이지연씨(48)가 특별출연해 평양냉면을 생방송으로 소개. 이씨는 북한에서 음식을 만들었던 조부모로부터 전수받은 평양식 동치미 냉면 비법으로 평양냉면을 만들었고 CNN 앵커들은 냉면 국물을 들이켜며 큰 호응을 보내.○…한반도 단일기 따라 행진, 통일 염원 나눈다!27일 제3차 남북정상회담 메인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고양 킨텍스에서 ‘인간 띠 잇기’ 행사가 열려 눈길.평화와 통일을 염원하기 위해 마련된 인간 띠 잇기 행사는 ‘한반도 단일기’ 200여 장을 끈으로 연결, 24개 시민단체 200여 명의 시민들이 끈을 잡고 한 줄로 길게 늘어서 킨텍스 주변을 행진. 이들은 행진 이후 함께 ‘통일 비빔밥’을 먹으며 통일에 대한 이야기꽃 피우기도.행사에 참여한 고양시민회 소속 최태봉씨는 “그동안 한반도는 전쟁의 위기까지 갔던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평창올림픽과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하는 것 같다”며 “정상회담이 잘 치러져 한반도의 평화가 항구적으로 정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200인분의 비빔밥을 마련한 고양시 새마을회 김봉진 회장은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이 비빔밥에 담겨 있다”면서 “11가지 나물에 국민의 마음을 모아서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라고 설명.판문점공동취재단=이호준·박준상·송우일기자

[남북정상회담을 말한다] 남북관계, 경기도가 주도적 역할해야 할 때

김동성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7일 남북정상이 발표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대해 “지난 2007년 이후 경기도에 다시 찾아온 기회”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경기북부가 11년 만에 맞이한 호재”라며 “회담을 통해 ‘접경지역의 긴장완화 기여’, ‘북부지역의 발전 계기 확보’, ‘경기도 서북부지역의 발전’ 등 남북관계 발전에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기도가 남북발전을 위해 한강하구 남북공동 활용, 임진강 수계 일대 공동관리, 농업협력 등을 추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23개 특구를 갖고 있는 북한에 경기도가 선제적으로 나서 농업협력 시스템 등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경기도는 선언문 1조4항과 6항, 2조1항, 3조1항 등을 근거로 북한과의 교류협력에 나서야 한다”면서 “그동안 경기도의 남북교류협력은 중앙정부 당국간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모두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시 선언문에 합의를 했으니 이를 근거로 남북관계가 일시적으로 문제가 생기더라도 이 선언문에 따라 경기도가 남북관계의 ‘척후대’, ‘선발대’로 나서야 한다”며 경기도의 주도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동성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기대했던 수준의 합의가 나왔다”며 “양국이 반드시 성공해야 할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입장에서는 당면 문제가 국제사회 제재 해소, 트럼프 무력행사 염려가 컸을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전쟁 방지’가 가장 중요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로 간 이해관계가 일치하였기에 실패할 수 없었으며, 앞으로 남은 ‘북미정상회담’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군사적 긴장 완화부분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였지만, 비핵화 부분이 상대적으로 짧게 나와 서로 비핵화라는 단어를 놓고 인식의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남북정상회담 가름할 수 있는 북미정상회담이 최종적인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동성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발전을 위해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교류와 협력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져야한다”며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가 어느정도 타협이 된다면 이를 발판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동성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설] 文대통령-金위원장, 한반도 평화에 합의 / 비핵화 합의 명문화로 회담 목적 이뤘다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화 정착을 위한 합의에 서명했다. 상호 불가침에 합의했고, 단계적 군축 실현에 동의했고, 종전을 선언하기로 했고, 정전 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 남ㆍ북ㆍ미 3자 또는 남ㆍ북ㆍ미ㆍ중 4자 회담도 추진하기로 했다. 올가을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도 약속됐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던 한반도에 평화를 불어 넣는 상징적 선언이다. 그 중에도 한반도 비핵화 선언 명문화는 특히 주목된다. 회담 전부터 이 부분은 가장 큰 의제였다. 명문의 합의문으로 도출할 수 있겠는가는 국내외적으로 초미의 관심이었다. 사실 2000, 2007년 정상회담은 남북 대화의 시작이라는 측면이 강했다. 그에 비해 이번 회담에는 비핵화 합의라는 실천적 강령을 만들어야 할 구체적 숙제가 있었다. 앞선 두 차례 회담과 이번 회담 사이에 ‘북핵’이라는 심각한 현안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선언은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고 정리했다. 또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노력을 평가하는 부분도 있다.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라는 부분이다. 이날 회담은 오전부터 성공적 결과가 예견됐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분계선을 세 번이나 오가며 세계인의 눈을 끌었다. 예정에 없던 ‘도보 다리 단독 회담’으로 신뢰의 깊이를 극단으로 끌어올렸다. 딱히 트집 잡을 일이 보이지 않았고, 비판받을 일이 보이지 않았다. 양국 간 사전 교감이 그만큼 충분했다는 것으로 평가한다. 이제 과제는 미국이다. 비핵화는 남북 정상의 결단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미국의 동의와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북한의 비핵화 동의는 경제 통제 해제에 있음이 명백하다. 이 키는 우리가 아닌 미국이 갖고 있다. 이 역시 우리 정부가 주도해 나갈 수 있다.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우리의 뜻을 관철시키는 역할이다. ‘4ㆍ27 정상회담’의 평가는 중하지도 급하지도 않다. 북한에서 핵을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과제를 완전히 풀기 위한 노력을 미국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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