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가슴을 졸이면서 살았는데 이젠 편히 잠을 이룰 수 있겠지요?” 연평도 어촌계장 박태원씨는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한껏 들뜬 목소리로 연평도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서해 5도 중 북한과 가장 가까이 있는 연평은 유독 남북한 갈등이 자주 표출됐던 지역이다. 특히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은 아직도 주민들의 가슴속에 상처로 남아 있다. 매일 불안감에 살아야 하는 주민들은 전쟁이 나도 언제든 마을을 떠날 수 있게 방 한편에 집문서 같은 꼭 필요한 물건들을 담은 보따리를 싸둔 채 살아왔다. 깊은 밤 큰소리만 들려와도 깜짝 놀라 잠을 깰 정도로 일상이 늘 불안에 휩싸여 있었다. 그러나 최근 연평도 주민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남북 정상회담의 평화 분위기가 온 마을을 뒤덮었기 때문이다. 특히 연평도에 거주하고 있는 실향민들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산에 올라 어렴풋이 보이는 북녘땅을 바라보며 ‘언제쯤 고향 땅을 밟아볼까’ 오매불망하던 실향민들의 얼굴에도 오랜만에 기대와 설렘이 깃든 미소가 피어났다. 박태원 연평도 어촌계장은 “어민들은 일찍 바다에 나갔고, 어르신들은 방에 앉아 TV로 남북 정상회담을 보느라 길거리에 사람이 없다”며 “가슴에 담아뒀던 얘기를 다 말로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남북 정상이 만난 김에 서해 5도 군사적 충돌에 대한 고리를 끊고 어민들의 숙원사업이던 NLL 인근 조업이 가능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서해 5도는 한반도 화약고라고 불리는데 공동파시 등 서해를 풀어야만 모든 게 해결될 가능성이 커 어민과 주민 모두 기대감에 젖어 있다”고 덧붙였다. 박 어촌계장은 “연평도에 있는 어르신들은 거동도 불편한 상황에도 자주 산에 올라 지척에 둔 고향을 바라보며 그리워하곤 한다”며 “요즘에는 어르신들이 북녘땅을 보면서 정상회담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연평도 주민 김영식씨(68)는 “연평도는 항상 긴장과 북한의 위협 속에 살아왔기 때문에 남북 정상회담이 원만하게 이뤄져 긴장도 완화되고 평화가 왔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나도 이제 내일모레면 70세가 되는데, 나뿐 아니라 연평도 주민 대다수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피난 보따리를 쌓아놓고 생활하고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다들 보따리를 풀 때가 된 것 같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서해 5도 중 하나인 백령도 주민들의 기대도 남다르다. 백령도 주민 심효신씨(55)는 “백령도에 실향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이번 정상회담에 기대감이 크다”며 “과거 북한에서 미사일 쏘아 올릴 때는 관광객이 통제되고 여객선도 못 들어가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이번 회담을 계기로 관광객이 늘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백령도는 비행장 시설 문제가 국방부 허가 때문에 몇 년 동안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 이것도 가능해지지 않겠느냐”며 “작전구역 때문에 못하고 있었던 것인 만큼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비행장 신설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김경희기자
경기ㆍ인천지역 자치단체장들은 27일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보며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기원했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한반도의 비핵화와 종전 선언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주길 바랐다.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TV로 지켜보던 김만수 부천시장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화해와 평화공존의 큰 물꼬가 트일 것”이라며 “이제부터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며 어떤 사명과 비전을 갖고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할 것인지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바라보며 기대감에 젖은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분단 65년 오랫동안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켜내기 위해 각종 규제와 함께 희생을 감내해야 했던 의정부시로선 감회와 기대가 남다르다”며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경원축의 중심인 의정부시가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사격장이 산재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김종천 포천시장은 “휴전 이후 65년간 사격장 소음으로 인한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어 누구보다도 회담 결과에 많은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며 “평화가 정착돼 사격장 소음에서 벗어나고, 고향을 그리는 실향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마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석우 남양주시장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북한의 핵 폐기로 이어지는 결과가 나오길 희망한다. 더불어 한반도 평화라는 실질적인 결실까지 이어져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으며, 백경현 구리시장은 “지금 세계는 남북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으로 향하고 있다. 이곳에서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는 슬로건으로 분단의 아픔과 화해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다. 11년 만에 다시 찾아온 민족화합의 기회, 종전을 넘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달성할 수 있기를 20만 구리시민과 함께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기원한다”고 말했다. 남북교류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채인석 화성시장은 “따스한 봄기운을 가득 업고 찾아온 이번 남북정상회담으로 얼었던 장벽이 녹고 한반도의 평화가 눈앞에 성큼 다가와 가슴이 매우 벅차다며 “오늘 정상회담은 새로운 대한민국 역사를 쓴 위대한 첫걸음이다”고 말했다. 이성호 양주시장은 “두 정상의 역사적 만남을 통해 다가올 큰 변화의 물결이 남과 북의 공동발전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차질 없는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성큼 다가온 통일의 시대에 미래 통일한국의 심장부이자 유라시아 경제권 진출의 통로인 경기북부지역이 한반도 통일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양주시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대화와 만남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한 조병돈 이천시장은 “역사적인 날을 맞아 이천이 낳은 최고의 외교가 서희 선생이 생각난다. 서희 선생은 거란의 80만 대군을 이끈 소손녕을 만나 담판외교로 강동 6주를 찾은 민족의 위대한 협상가다.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 문제 해결을 위한 회담이 서의 선생의 담판협상과 같이 민족의 승리가 되길 바라며, 무거운 책임감으로 회담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이관식기자
자유한국당은 27일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고 앞으로의 한반도 상황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혹평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북한에게 주는 약속은 구체적이고, 우리가 바라는 희망사항은 애매모호하고 추상적인 표현으로 일관했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판문점 선언 어디에도 북한이 검증가능하고 회복불가능한 핵폐기를 할 것이라는 약속을 찾아볼 수 없다”며 “이는 그토록 비난 받았던 노무현 정부의 10.4 남북공동선언에서 북한이 약속했던 비핵화 보다도 오히려 후퇴한 수준이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또한 “평화는 스스로를 지킬 힘에서 나온다. 북한에 핵포기 없이 진행되는 군축 및 자주통일 논의는 그동안 북한이 지속해온 통일전선전술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선언문의 상당부분이 북한의 이런 주장을 별다른 고려없이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에게 공개질의를 통해 ▲공동선언문이 북한이 핵 포기를 선언한다고 보는 것인가 ▲우리가 보지 못한 북한의 핵포기 약속이 문재인 정권에는 보인다는 말인가 ▲북한의 핵포기 없이도 오늘 약속한 조치들을 선제적으로 취할 수 있다라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 당이 염려하고 국민들께 드렸던 말씀이 틀리지 않았음을 재확인했다”면서 “앞으로도 한국당은 북한이 핵포기를 통한 진정한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평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김재민기자
정의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 대해 “두 정상의 위대한 합의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27일 논평을 통해 “드디어 평화의 문이 활짝 열렸다. 이제 문 너머 펼쳐진 평화의 길을 우리 모두 함께 걸어가면 될 것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가슴이 벅차오르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늘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명문화하는 등 평화 실현을 위한 진전된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란 또 하나의 큰 과제가 남아있지만 오늘 두 정상이 함께 보여준 의지라면 북미 정상회담도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 흐름에 적극 동참해 세계사에 이름을 남기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역진 불가능하고 강고한 평화체제를 세우는데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며 합의문 의제 실현을 위한 야당의 초당적 협력도 우회적으로 당부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정금민기자
민주평화당은 27일 남북정상회담 선언문과 관련, “남북 정상의 역사적 결단과 합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최경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오늘 판문점 선언은 이 3대 의제에 대해 남북정상이 공동선언 형식으로 합의함으로써 큰 성과를 냈다고 평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남북이 완전한 비핵화를 남북 공동의 목표로 확인한 것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큰 진전”이라며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지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것은 앞으로 있을 북미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로드맵을 밝힌 적절한 합의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일정과 로드맵이 제시된 것은 70년간 지속돼온 남북적대 관계 해소, 한반도 냉전해소에 기여할 획기적인 역사적인 합의”라고 극찬했다. 이어 그는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설치, 이산가족상봉 합의 등 남북관계 개선에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한 것은 남북관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면서 “가을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 합의는 남북정상회담 정례화가 시작된 것으로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앞으로 있을 한미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의 이행 문제를 구체화해 북한이 비핵화 이행단계에 들어서도록 해야 한다”며 “오늘 남북이 합의한 대로 남북미 3자, 혹은 남북미중 4자 대화를 통해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당했다. 최 대변인은 또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남북정상회담의 역사가 오늘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꽃을 피게 됐다”며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일부 야당도 평화쇼니 위장쇼니 하는 정치공세를 멈추고 판문점 선언의 이행과 실천을 위해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김재민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7일 남북정상회담 직후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공동선언문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강훈식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과 공동번영의 대전환점을 만든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뜨겁게 환영하며 8천만 겨레와 함께 지지한다”고 밝혔다.그는 “후속 실무회담과 남북 상시 연락채널 가동은 물론, 8·15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 철도·도로 연결 추진 같은 구체적인 성과까지 이끌어냈다”며 “판문점 선언은 남북 관계뿐만 아니라 한반도 정세의 대전환점을 만든 역사적 쾌거로 기록될 것이다”라고 치켜세웠다.이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추진 합의에 대해 “남과 북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 목표를 확인했다”며 “남과 북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은 향후 북미 정상회담 성공의 기반을 다진 것”이라고 평가했다.그러면서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남북이 스스로 합의해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이제 우리 남과 북은 세계 평화와 공존 번영의 당당한 주연이 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민주당은 합의 선언문을 이행하기 위한 야당의 초당적 협력도 주문했다.강 원내대변인은 “우리당은 70년 만의 한반도 평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역사적인 공동선언을 폄훼하는 그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며 “남북 정상 간의 공동선언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입법 등에 초당적인 협력에 나서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정금민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을 방문했다. 리 여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정상회담장이 있는 평화의집에서 환담하고 환영 만찬에서 참석한다. 남북 정상의 부인간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 여사는 그동안 김 위원장의 각종 공개 일정을 수행한 데 이어, 집권 후 첫 외국 방문이었던 지난달 25일∼28일 방중에도 동행해 연회·오찬 등의 일정에 참석했다. 리 여사는 3월 5일 김 위원장과 우리 대북특별사절단의 만찬에 동석했고, 이달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도 김 위원장과 함께 관람하는 등 최근의 주요 남북교류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렇게 김정은 부부가 함께 외교 석상에 나서거나, 외교 과정에서 리설주에게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북한도 다른 나라들과 같은 방식으로 외교를 수행하는 '정상국가'임을 대내외에 선전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판문점공동취재단=연합뉴스
문 대통령 "북한 핵동결 조치, 한반도 비핵화 소중한 출발"(속보) (끝) 판문점공동취재단=연합뉴스
남북정상, 문재인 대통령 가을 평양 답방 합의(속보) (끝) 판문점공동취재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