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청곡 ‘뒤늦은 후회’ 화제…윤상 “북한서 인기곡”

"'뒤늦은 후회'는 여기서(북한에서) 너무 좋아하는 노래예요. 그 노래가 나올 때 분위기가 너무 좋았는데 남측 곡 중에서 인기가 너무 많은 곡이래요." 방북 예술단을 이끄는 윤상 음악감독은 지난 2일 밤 평양 고려호텔에서 우리 취재진을 만나 북측이 최진희가 부른 '뒤늦은 후회'를 따로 요청했느냐는 물음에 이같이 말했다. 최진희는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봄이 온다'에서 자신의 대표곡 '사랑의 미로'와 함께 현이와덕이의 '뒤늦은 후회'를 불렀다. 윤상 음악감독은 "그 곡이 최진희 선배의 특화된 창법과 너무 맞는 곡이다. 세미 트로트라고 해야 하나"라며 "아주 옛날 곡임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니까 다른 가수들보다 최진희 선배가 부르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뒤늦은 후회'는 남매가수 현이와덕이가 1985년 발매한 2집 '너나 좋아해 나너 좋아해'에 수록된 노래다. 의외의 선곡에 관심이 모아지자 최진희는 이 노래를 부른 배경을 귀띔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일 평양에 온 우리 취재진에게 "처음에 나는 내 노래를 부르고 싶었는데, '사랑의 미로'를 부르고 다른 노래도 부르고 싶었지만, 준비하는 측에서 '뒤늦은 후회'를 부르라고 했다"면서 "나는 그 노래가 뭔지도 모르고 왜 내 노래도 아닌 걸 불러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어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께서 내려와 저랑 악수를 하는데 '그 노래를 불러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해서, 아! 왜 나더러 '뒤늦은 후회'를 부르라고 했는지 알겠더라"라고 설명했다. 실제 방북길에 오르기 전 공연 연습날 만난 최진희는 "'뒤늦은 후회'를 잘 알지 못하고 불러본 적도 없다"며 "북측에서 불러달라고 요청받은 곡이라고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뒤늦은 후회'는 3일 국내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고 음악사이트 멜론에서도 실시간 급상승 곡 1위를 차지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 노래는 오빠 장현이 작사하고, 여동생 장덕이 작곡해 함께 부른 서정적인 멜로디의 곡이다. '창밖에 내리는/ 빗물소리에/ 마음이 외로워져요/ 지금 내 곁에는/ 아무도 아무도 없으니까요'란 가사로 시작해 '순간에 잊혀져갈/ 사랑이라면/ 생각하지 않겠어요/ 이렇게 살아온/ 나에게도 잘못이/ 있으니까요'란 노랫말이 후렴구에 담겼다. 노래와 함께 원곡 가수에 대한 관심도 생겨났다. 1975년 데뷔한 장현과 장덕은 1976년 현이와덕이를 결성했고 이후 각자 솔로 활동을 하다가 1985년 재결합해 '너나 좋아해 나너 좋아해' 등을 히트시켰다. 안타깝게도 남매가 1990년 잇달아 요절하는 비운을 맞았다. 연합뉴스

통일부 “예술단, 어제 北삼지연관현악단과 합창 등 리허설”

평양에서 3일 두 번째 공연을 하는 우리 예술단이 전날 북한 삼지연관현악단과 합창 연습 등을 하며 공연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예술단이 어제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리허설을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한 것으로 안다"면서 "삼지연관현악단과의 합창 연습과 (밴드) '위대한 탄생'과의 노래 연습이 있었다"고 말했다. 삼지연관현악단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방남해 강릉과 서울에서 두 차례 공연을 했던 악단으로, 현송월이 단장이다. 우리 예술단은 이날 오후 3시 30분(서울시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두 번째 공연을 한 뒤 밤늦게 귀환할 예정이다. 이 당국자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남측 기자단에 대한 취재 제한을 사과하면서 천안함 폭침을 언급했던 의도와 관련해서는 "풀기자단이 뉘앙스나 그런 것을 더 잘 알 거라고 생각한다"며 "특별히 말씀드릴 사안은 없다"고 답했다. 김 부위원장은 전날 남측 취재진과의 긴급 간담회에서 "남측에서 저보고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 김영철"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11일 소집한 것과 관련한 동향에 대해서는 "현재 특별히 파악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예술단 평양공연 오후 3시30분 시작…1시간 앞당겨져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3일 오후 4시 30분(이하 한국시간)에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 합동공연이 한 시간 앞당겨졌다. 정부지원단 관계자는 이날 "우리측 요청으로 공연 시작 시간이 오후 3시 30분으로 정해졌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공연은 북측 요구로 시작 시간이 오후 5시 30분에서 두 시간 늦춰졌다가 다시 한 시간 당겨져 6시 30분께 막이 올랐다. 두 번째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 봄이 온다'는 약 2시간 동안 진행된다. 공연장은 1만2천 석 규모로, 관객이 가득 들어찰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공연의 레퍼토리와 사회자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프로그램은 1일 공연과 마찬가지로 남북 합의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지원단 관계자는 "박춘남 북한 문화상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예술단이 참가하는 비공개 만찬은 오후 8시에 열린다"고 말했다. 이어 "평양 순안공항에서 출발하는 귀국편 항공기는 4일 0시께 출발해 오전 1시 30분에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도착할 예정이나, 무대 장비 철거 작업 등으로 늦어질 수 있다"며 "공항에서 별도의 행사를 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귀국편 항공기는 여객기는 이스타항공, 화물기는 에어인천을 이용한다. 연합뉴스

北통신, 남북 태권도시범단 합동공연 보도…“박수갈채”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남북 태권도시범단 합동공연이 2일 평양대극장에서 진행됐다고 3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남측 시범단의 공연에 대해 "음악선율에 맞추어 다양한 무도기술과 수법들을 펼쳐보였다"며 "그들은 여러 타격 동작들과 각이한 격파 동작들을 비롯하여 공격과 방어수법들을 활용한 태권도 기술동작들을 원만히 수행함으로써 관람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전했다. 북측 시범단의 공연에 대해서는 "정확한 타격들과 꺾기, 메치기 등 세련된 기술수법으로 적수들을 순식간에 제압하는 호신술은 우리 태권도의 위력을 잘 보여주었다"며 "우리 태권도시범단 성원들이 폭발적인 힘으로 벽돌, 기와, 화강석판을 단숨에 조각낼 때마다 장내에서는 환호와 아낌없는 찬사가 울려 나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무대에 함께 출연한 북과 남의 태권도시범단 성원들은 기백 있고 박력 있는 집체틀 동작들로 합동시범 출연의 마감을 장식하였다"며 "시범출연이 끝나자 관람자들은 손을 흔들며 출연자들을 열렬히 축하해주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중앙통신은 이와 별도로 남측 태권도시범단의 공연이 지난 1일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진행된 사실도 이날 함께 보도했다. 이와 함께 통신은 김일국 북한 체육상이 2일 만수대의사당에서 남측 예술단 단장으로 평양을 방문하고 있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체육 분야의 남북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실무적 문제를 협의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연합뉴스

평양서 두 번째 ‘봄이 온다’ 공연…남북 예술단 한 무대에

지난 1일 13년 만의 평양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우리 예술단이 3일 북한 예술단과 한 무대에 오른다.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리는 두 번째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 봄이 온다'는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에 시작해 약 2시간 동안 진행된다. 공연장은 1만2천 석 규모로, 관객이 가득 들어찰 것으로 전해졌다. 1일 공연장인 동평양대극장은 객석 수가 1천500개였다. 합동공연의 레퍼토리와 사회자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프로그램은 1일 공연과 마찬가지로 남북 합의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일 공연에서는 조용필, 최진희, 강산에, 이선희, 윤도현, 백지영, 정인, 알리, 서현, 걸그룹 레드벨벳, 피아니스트 김광민 등 11팀(명)이 모두 26곡을 불렀다. 정부지원단 관계자는 1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측이 합동공연에서 자신들의 공연 시간을 줄였다. 남쪽 레퍼토리를 많이 하라고 제안한 상황"이라며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표현으로 '우리 겨레의 심장 뜨겁게 요동칠 수 있도록' 하는 뭔가를 보여주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에 나올 곡 '다시 만납시다'에 대해 "북측은 행진곡풍으로 편곡돼 있다"며 "(북측은) 바이올린 트레몰로가 들어간 편곡인데, 윤상 감독 편곡은 발라드풍이다. 그래서 합동공연에선 현송월 단장 편곡 두 곡과 윤상 감독 편곡 두 곡 중 무엇을 올릴지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만납시다'는 2002년 9월 열린 남북 합동공연에서 피날레를 장식했던 곡으로, 지난 2월 서울에서 개최된 북한 예술단 공연에서 서현이 북한 가수들과 함께 노래했다.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을 포함한 방북단은 공연을 마친 뒤 이날 밤늦게 평양 순안공항에서 출발하는 전세기를 통해 인천공항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여객기는 이스타항공, 화물기는 에어인천을 이용한다. 연합뉴스

南예술단 관람한 김정은 “가을엔 서울서 공연하자”… 김영철, 南기자단에 취재제한 사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관람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측 예술단의 공연을 직접 관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공연은 오후 6시 50분부터 2시간 10분간 진행됐으며, 김 위원장 부부는 노래가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며 공연을 끝까지 관람했다. 김 위원장은 공연이 끝난 뒤 출연진과 만나 “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해야 한다”며 “남측이 ‘봄이 온다’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갖고 ‘가을이 왔다’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2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선전부장이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에서 취재를 제한한 것을 두고 사과했다. 이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로 사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남측 취재진이 머무는 고려호텔을 찾아 “취재활동을 제약하고 자유로운 촬영을 하지 못하게 하는 건 잘못된 일”이라며 “제가 먼저 북측 당국을 대표해서 이런 일이 잘못됐다는 것을 사죄라고 하며,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남측 기자단은 남측 예술단 단독 공연에서 카메라 기자 1명을 제외하고 북측 공연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강해인기자

태권도로 하나 된 남과 북…평양서 첫 합동시범

10여 년 동안 가로막혔던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튼 태권도가 마침내 평양에서 남북 화합의 장을 펼쳤다. 남측 세계태권도연맹(WT)과 북측 조선태권도위원회 시범단의 공연이 2일 오후 평양대극장 1천200여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 앞에서 열렸다.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일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부위원장, 김경호 조선태권도위원장 등 북측 체육계 주요 인사들이 관람했으며, 우리측에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일출 태권도시범단 총괄단장이 참석했다. 시범공연은 남측 25분, 북측 30분, 남북 합동 5분 등 총 60분 동안 진행됐다. 경쾌하고 속도감 있는 남측 공연과 힘과 비장미가 느껴지는 북측 공연이 쉴새 없이 이어지는 동안 관람석에선 박수와 탄성이 쏟아졌다. '4월의 꽃(환희)'을 주제로 한 남측 시범은 유려하면서도 절도가 있는 승무 퍼포먼스로 시작해 '고향의 봄'에 맞춘 품새시범, 박진감 넘치는 호신술시범으로 이어졌다. 도복 띠로 눈을 가린 단원이 발차기로 공중의 표적을 정확히 가격하자 객석에서 환호성이 울렸다. 공연은 경쾌하게 편곡된 '아리랑'을 배경음악으로 한 태권무와 화려한 고공 발차기 격파 시범으로 마무리됐다. 뒤이은 북측 시범은 음악 없이 우렁찬 기합 소리에 맞춘 틀(품새) 시범으로 시작됐으며, 위력적인 격파 시범과 실전을 방불케 하는 호신술 시범이 주로 펼쳐졌다. 기왓장과 벽돌, 10㎝는 돼 보이는 두꺼운 송판이 종잇조각처럼 부서져 흩어질 때마다 객석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졌다. 마지막으로 남과 북 30여 명의 단원이 한 무대에 올라 품새를 선보인 뒤 손을 흔들며 인사하자 관람객들이 일제히 일어나 길게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한 북측 관람객은 "태권도가 같긴 같구나. 내용이 좀 달라서 그렇지 남북이 같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 태권도시범단의 평양 방문은 16년 만이자 분단 이후 두 번째다. 2002년 남북장관급회담 합의에 따라 대한태권도협회가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두 차례 단독시범 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 남북 합동시범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권도는 남북 모두의 국기(國技)로 뿌리는 하나지만 분단 후 70여 년간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남측 태권도가 WT를 중심으로 올림픽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며 변화해온 반면 국제태권도연맹(ITF)이 주축이 된 북측은 '무도'로서 태권도의 원형을 유지하며 발전해왔다. 남측 관람자는 "남측 공연은 다채롭고 스토리텔링이 있는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반면 북측은 사실적이고 실전 무예에 가깝고 비장미가 느껴진다"고 평했다. 이번 시범공연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의 사전행사이자 평창동계올림픽 때 북측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의 방남 공연에 대한 답방 행사 성격도 있다. ITF 소속 시범단은 앞서 지난해 6월 전북 무주에서 열린 2017 WT 세계선수권대회 때도 방한해 4차례 시범공연을 함으로써 중단됐던 남북 교류를 재개하는 발판이 됐다. 지난달 31일 평양을 방문한 우리 태권도시범단 22명은 1일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50분 동안 단독공연을 선보였다. 태권도시범단은 3일 우리 예술단의 남북 합동공연이 끝나면 밤늦게 예술단과 함께 전세기 편으로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김정은 부부, 南예술단 평양공연 관람…“가을엔 서울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우리 예술단의 1일 평양공연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 부부는 이날 오후 6시 50분(서울시간 기준)부터 2시간 10분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의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에는 조용필을 비롯해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백지영, 레드벨벳, 정인, 서현, 알리, 강산에, 김광민 등 총 11명(팀)이 올랐다. 사회는 서현이 맡았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측 예술단의 평양공연을 직접 관람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계기 북측 예술단의 서울 공연을 직접 관람한 바 있어 김정은 위원장의 관람이 예견됐다. 그러나 3일에 진행될 남북 합동공연에 참석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었다. 김 위원장 부부는 공연 관람 중 박수를 치는 모습이 포착됐고, 공연 뒤 출연진과 일일이 악수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한 출연진은 김정은 위원장이 "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해야 한다. 남측이 '봄이 온다'라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갖고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원래 3일 공연을 보려고 했지만 다른 일정이 생겨 오늘 공연에 왔다"며 "북남이 함께하는 합동공연이 의의가 있을 수 있으나 순수한 남측 공연만 보는 것도 의미 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합동공연을 보셨는데 단독공연이라도 보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말했다고 정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예술단 단장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남측 공연 중 노래와 가사에 대해 물어보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공연엔 북측에서 김정은 위원장 부부 외에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김창선 서기실장 등도 참석했다. 연합뉴스

한반도의 봄을 노래하다…평양공연 김정은 관람·기립박수 환호

10년 이상 얼어붙었던 한반도의 봄을 알리는 우리 예술단의 공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 봄이 온다’가 1일 평양 대동강지구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렸다. 공연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를 비롯해 북측 정부 요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출연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층 객석 중앙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며 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은 이날 오후 갑자기 결정된 김 위원장 참석으로 예정보다 1시간여 늦은 우리시간으로 오후 6시50부터 시작돼 오후 9시까지 2시간 10분 동안 진행됐다. 가왕 조용필, 최진희, 강산에, 이선희, 윤도현, 백지영, 정인, 알리, 서현, 김광민, 그리고 걸그룹 레드벨벳까지 11팀(명)의 가수들은 3층으로 이뤄진 1천500석의 공연장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에게 남과 북, 세대를 뛰어넘는 26곡의 노래를 선사했다. 강렬한 사운드와 한명 한명 가슴을 파고드는 목소리에 북측 관객들은 환호와 박수로 뜨겁게 호응했다. 위대한 탄생의 기타리스트 최희선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먹먹해져서 악보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공연의 문은 이번 공연의 주제인 '봄이 온다'를 형상화한 환상적인 홀로그램 퍼포먼스와 재즈피아니스트 김광민의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로 열었다. 이어 정인과 알리가 자신들의 노래 '오르막길'과 '펑펑'을 부른 뒤 듀엣으로 '얼굴'을 들려줬다. 사회를 맡은 서현은 "이렇게 약속을 빨리 지킬 수 있을지 몰랐는데 봄에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며 "남북 관계에 희망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고 인사말을 했다. 서현은 지난 2월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서울 공연 때 북측 가수들과 함께 ‘다시 만납시다’를 부르며 화합의 무대를 연출한 바 있다. 백지영은 북측에서도 인기곡으로 꼽히는 '총 맞은 것처럼'에 이어 '잊지 말아요'를, 강산에는 청량한 기타 반주로 함경도의 정취가 가득 담긴 '라구요'와 '명태'를 들려줬다. 뒤이어 2002년 평양공연 후 16년만에 다시 평양 무대에 선 윤도현과 YB밴드의 강렬한 무대가 이어졌다. 락버전으로 편곡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에 이어 자신의 히트곡 '나는 나비', 통일을 염원하는 '1178'을 차례로 불렀다. 걸그룹 레드벨벳은 흥겨운 율동을 곁들인 '빨간맛', '배드 보이'로 분위기를 달궜다. 레드벨벳 멤버인 예리는 공연 후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박수를 크게 쳐주시고 따라 불러주시기도 했다"며 "그것 때문에 긴장이 많이 풀렸다"고 말했다. 4번째 방북 공연인 최진희는 북측에서도 널리 애송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이기도 '사랑의 미로'와 '뒤늦은 후회'를 불렀다. 이선희는 'J에게', '알고싶어요'를 부른 뒤 특유의 폭발력 있는 목소리로 '아름다운 강산'을 열창했다. 2005년 평양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던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은 북측에서 요청했다는 '그 겨울의 찻집'에 이어 '꿈', '단발머리', '여행을 떠나요'를 메들리로 들려줬다. 서현은 북한 노래인 '푸른 버드나무'를 부른 뒤 모든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친구여'와 '다시 만납시다', '우리의 소원'을 합창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피날레 송을 부르면서 일부 출연진은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짓기도 했다. 관람석의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으며, 출연진은 꽃다발 세례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공연이 끝난 뒤 출연진을 불러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은 2005년 조용필 콘서트 이후 13년 만이다. 이번 공연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의 사전 행사이자 지난 2월 삼지연 관현악단의 방남 공연에 대한 답방 행사로 마련됐다. 특히 김 위원장의 '깜짝 관람'으로 오랫동안 경색됐던 남북 관계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서 이번 평양공연에 더욱 무게가 실리게 됐다. 김 위원장의 참석과 맞물려 이번 공연을 취재하기 위해 동행한 남측 기자단은 공연을 직접 관람하지는 못했고, 3시간 전 진행된 최종 리허설과 모니터로 공연을 봤다. 우리 예술단은 오는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북측 예술단과 함께하는 합동 공연을 한 뒤 밤늦게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한반도의 봄 알린 태권도…16년만의 평양공연 北 환호

16년 만에 성사된 우리 태권도시범단의 평양공연이 1일 오후 4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펼쳐졌다. 이날 시범 공연에는 북측의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김영호 내각 사무장, 김경호 조선태권도위원회 위원장, 김춘식 국가체육위원회 서기장 등 요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우리측에서는 김일출 태권도시범단 총괄단장, 나일한 시범단 단장이 자리했다. 공연이 열린 평양 태권도전당은 평양 만경대구역 청춘거리에 있다. 25만㎡ 부지에 연면적 1만8천㎡ 규모의 북측 태권도 경기·훈련기지로 1992년 개관했다. 공연을 앞두고 전광판에는 '남측 태권도시범단의 평양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나왔다. 세계태권도연맹(WT) 시범단 20여 명은 평양 태권도전당 메인 경기홀의 2천300여석의 관람석을 가득 메운 북측 관중들 앞에서 50분 동안 단독공연을 펼쳤다. 공연은 '점화(點火), 가슴에 불을 붙이다'가 주제로, 1부 '효(내면의 행)-다지다'와 2부 '예(외면의 행)-행하다'로 구성됐다. 가볍고 경쾌한 리듬에 맞춘 승무 퍼포먼스에 이어 도를 연마하는 스승과 제자들의 상황극 형태 품새 퍼포먼스가 피리소리와 북소리를 배경으로 펼쳐졌다. 호신술 시범, 고공격파, 감각격파 등 화려한 발차기 시범과 도복 띠로 눈을 가린 채 공중회전 발차기로 목표물을 맞히는 공연도 진행됐다. 여성 단원들은 부채춤과 어우러진 품새, 부드러운 선율의 음악에 맞춘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동작을 선보였다. 북한 주민들은 공연 초반에 의자에 기대어 지켜보다가 격파가 시작되자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관심을 보였고, 시범단이 클럽댄스 음악에 맞춰 공연을 하다 박수를 유도하자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노래 '풀타오르네'(FIRE)에 맞춰 공연하는 부분에서는 표정이 굳었고, 박수를 유도해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공연은 '고향의 봄', 편곡된 '아리랑'에 맞춘 퍼포먼스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최휘 위원장은 "성의있게 (공연을) 준비했다"고 평가한 뒤 "태권도가 발전할 수 있도록 좋은 점을 서로 배워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의성 태권도시범단 주장은 평양에서 처음 공연을 한 데 대해 "태권도는 뿌리는 같지만 (남북이) 성장은 다르다"며 "저희 태권도를 알릴 수 있어서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관객들이 격파에서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쳐줘서 기쁘게 할 수 있었다"며 "남북이 따로따로가 아니라 같이 합동 시범해서 '태권도가 하나다'라는 사실을 알리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우리 태권도시범단이 방북해 시범 공연을 한 것은 남북장관급회담 합의에 따라 대한태권도협회가 2002년 9월 평양에 파견돼 태권도전당에서 두 차례 시범 공연을 선보인 후 처음이다. 태권도는 남북 모두의 국기(國技)로 뿌리는 하나지만 분단 후 70여 년간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남측 태권도가 WT를 중심으로 올림픽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며 변화해온 반면 국제태권도연맹(ITF)이 주축이 된 북측은 '무도'로서 태권도의 원형을 유지하며 발전해왔다. 이번 공연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는 남북 화해 무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태권도시범단은 2일 오후 4시 30분에 평양대극장에서 북측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과 합동 공연을 한 뒤 예술단과 함께 3일 밤 전세기 편으로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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