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독수리연습 오늘 '종료'…정상회담일 키리졸브연습도 중단

한미 양국 군이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대규모 연례 군사훈련인 독수리(FE) 연습을 사실상 종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한미 군 수뇌부는 오늘 회의를 열어 독수리 연습 성과를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훈련 종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 군은 이번 회의에서 독수리 연습 종료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정상회담이 평화적인 분위기에서 치러지도록 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게 군 안팎의 관측이다. 한미 군은 지난 1일 독수리 연습을 시작했다. 당시 한미 군은 독수리 연습을 4주 동안 한다고 밝혔으나 종료 날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독수리 연습은 병력과 장비 전개를 수반하는 야외기동 연습(FTX)으로, 이번 훈련에는 해외 증원전력을 포함한 미군 1만1천500여명과 우리 군 약 30만명이 참가했다. 이번 독수리 연습의 하이라이트는 지난 1∼8일 한미 해군과 해병대가 경북 포항 일대에서 한 상륙작전 훈련인 쌍룡훈련이었다. 쌍룡훈련에는 미 해군 강습상륙함 와스프함(LHD-1)과 본험리처드함(LHD-6)이 투입됐다. 와스프함은 이·착함 기능을 갖춘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탑재하고 훈련에 참가했다. 당초 한미 군은 F-35B를 처음으로 투입한 연합 상륙작전 훈련을 할 계획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훈련을 축소했다. 쌍룡훈련을 시작으로 독수리 연습은 특수작전 훈련을 포함한 육·해·공군의 다양한 훈련으로 진행됐다. 한미 군은 예년과는 달리 훈련 장면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 국면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미 군은 남북 정상회담 당일인 오는 27일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중심의 지휘소 연습(CPX)인 키리졸브(KR) 연습도 일시적으로 사실상 중단할 방침이다. 키리졸브 연습 중단은 훈련에 참가 중인 병력이 정위치에 배치된 채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정상회담이 끝나면 한미 군 수뇌부는 키리졸브 연습 1부 훈련 성과를 평가하는 '강평'을 하고 2부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다. 키리졸브 연습은 북한군의 공격을 가정해 한미 연합군의 방어에 초점을 맞추는 1부 훈련과 한미 연합군의 반격을 가정하는 2부 훈련으로 나뉜다. 남북 정상회담 당일 한미 군이 독수리 연습을 종료하고 키리졸브 연습을 중단함에 따라 어느 때보다 평화적인 분위기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게 됐다. 우리 군은 지난 23일에는 최전방 지역에서 운용 중이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중단함으로써 선제적으로 평화 분위기를 조성했다. 북한도 이에 호응해 대남 확성기 방송을 단계적으로 중단했다. 연합뉴스

[내일 남북정상회담] 文 대통령-트럼프, 북미회담 전 한미정상회담 갖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 당일인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 마련된 회담장 정문으로 ‘동시 입장’한다.남북 정상은 ‘2018 남북정상회담’을 상징하는 폭 2018mm의 타원형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가 표시된 한반도 문양이 들어간 흰색 의자에 앉는다. 남북정상 왼쪽과 오른쪽에는 공식 수행원이 각각 3명씩, 남측과 북측을 합쳐 모두 12명이 배석하게 된다. 타원형 테이블 너머 벽쪽에 있는 단상에서 두 정상은 악수를 할 예정이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25일 브리핑을 통해 “회담장 전체 컨셉은 ‘평화, 새로운 시작’으로 이번 정상회담의 슬로건을 회담장 구성에서 구체적으로 구현했다”고 말했다. 회담장 내에는 ‘금강산 작가’로 불리는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을 내걸었다. 회담장 안에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들여놓음으로써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남북은 이날 판문점에서 합동 리허설을 진행했다. 남북 합동리허설에는 우리 측 김상균 수석대표와 북측 김창선 단장 등 남북 양측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남북 실무준비단은 10년 6개월 만에 이뤄지는 이번 ‘2018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세밀한 부분까지 의견을 교환한 것은 물론 상대 측의 견해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면서 합동 리허설을 순조롭게 마쳤다. 이런 가운데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 역할을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명확해진 것으로 북미 대화의 문을 열겠다는 의지가 함께 담겼다고 볼 수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오후(미국 현지시각)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만났다”며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한 한미 양국 간 긴밀한 공조방안 등에 대한 의견 조율을 마쳤다”고 밝혔다. 정 실장을 남북 정상회담 사흘 앞두고 워싱턴으로 급파한 것은 물밑에서 논의 중이던 한미 정상회담을 매듭짓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긴 결정으로 풀이된다.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정치적 의미의 종전 선언을 이끌어 내고,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합의를 이룬 뒤, 남북미 3국 정상이 모여 기존의 정전체제를 종식시키는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이 구상하는 ‘평화협정 로드맵’이다. 이러한 구상은 남북, 북미, 한미 간 각각의 합의 없이는 힘을 받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존재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언론사 사장단 간담회에서 이러한 고민을 토로한 바 있다. 또 전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종전 선언은 남북만의 대화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남북미 3자 합의가 이뤄져야 성공을 할 수 있다”고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비핵화를 둘렀단 북미 간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라도 한미 정상회담이 불가피하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 이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이 본 궤도에 오르기 전에 어떤 식으로든 한미 정상회담을 굳히려 했을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판문점 공동취재단=강해인기자

70년 긴 기다림… ‘평화의 봄’ 온다

25일 오전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 1층 전시실에 열리고 있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통일향수전(統一鄕水展)’은 갈 수 없는 북녘 고향에 대한 이산가족의 처절한 아픔과 그리움이 진하게 배어 있다. 함경남도 흥남, ‘바람 찬 흥남부두’가 고향인 이산가족 이재순 할머니(85)는 “방학 때면 오빠랑 명사십리 해안에 갔다. 금모래밭에 자박자박 핀 해당화가 참 예뻤는데 여린 여동생 손이 해당화 잔가시에 찔릴까 꽃을 대신 꺾어주던 오빠를 70년째 그리워하고 있다”며 “오빠와 이별답게 이별하지 못했던 그게 가장 안타깝다”며 눈물을 훔치는 영상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이재순 할머니처럼 북에 있는 가족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산가족은 약 6만 명. 평균 나이는 81세에 달한다. 그들의 애절한 그리움은 깊어가지만 기억은 점점 흐려져 간다. 이산가족의 사라져가는 기억을 되살리기에는 시간이 없다. 1945년 8월15일 광복을 맞은 대한민국은 해방의 기쁨도 잠시, ‘하나의 한국’은 1948년 두 개로 갈라졌다. 분단 70년을 맞은 2018년 한반도는 마침내 하나의 봄을 맞이하고 있다. 70대 일본인 야마자키 미네코씨는 “한국을 자주 방문하는데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임진각 국민관광지를 방문했다”며 “통일전망대에서 북한과 최단거리가 460m 밖에 안 되는데 갈 수 없다니 정말 안타깝다”며 망원경으로 북한 개풍군 일대를 유심히 살펴봤다. 2018 남북정상 회담을 앞두고 세계 유일의 안보 관광지인 임진각과 통일전망대 등지에 실향민과 시민 그리고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남북관계에 ‘평화의 봄’, ‘통일의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날 오후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선 파주 자연유치원 원생들이 남북정상회담 성공 개최와 평화를 기원하며 나비 1천178마리를 날리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유치원생 이재문 어린이는 “오늘 북한 친구들에게 호랑나비랑 배추흰나비를 훨훨 날려보냈어요”라며 “껍질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는 나비처럼 남한과 북한이 사이좋게 지내서 통일이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환하게 미소지었다. ‘오빠생각’으로 70년 세월을 버틴 이재순 할머니처럼 이산가족들의 고향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과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공존하는 곳에 대남방송 소리가 멈췄다. 총소리, 대포 소리도 다시는 울리지 않았으면 하는 염원과 희망이 싹트고 있다.통일의 봄도 같이 싹트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폭 2018mm 남북 정상회담 테이블에 앉는다. 한반도 평화의 봄, 하나의 봄이 오기를 기대한다. 강현숙기자

기업대상 남북경제관계 전망 “주요 기업 82.5% ‘향후 남북관계 긍정적’”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제계의 남북경제교류 개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8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관련 기업 대상 ‘남북경제관계 전망 설문조사’(200여 개사 중 57개사 응답) 자료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82.5%가 향후 남북관계를 희망적으로 전망했다. 다만, 천안함 피격에 따른 5ㆍ24조치 이후 중단된 남북경제관계의 정상화 시점은 1년 이내라는 응답보다 2~4년 이내라는 응답(49.1%)이 더 많았다. 응답기업의 절반(51.0%)은 ‘향후 장기적 관점에서 대북 투자 및 진출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한 주된 이유는 ‘도로, 철도 등 인프라 개발’(33.3%), ‘새로운 사업기회 모색’(33.3%), ‘저렴한 노동력 활용’(15.2%), ‘동북아 해외거점 확보’(9.1%) 등이었다. 반면 투자 또는 진출 의향이 없다고 답변한 기업(24.5%)은 대부분 ‘정치경제 불안정’(57.1%)을 이유로 북한과의 사업이 이르다고 판단했다. 남북경제관계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과제로는 ‘과거와 같은 경협중단 사태 재발 방지, 투자보장 등의 불확실성 제거’(43.9%), ‘정권변동과 관계없는 일관성 있는 대북정책 추진’(26.3%) 등을 요구했다. 지난 2016년 통일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개성공단 관련 261개 기업이 신고한 피해금액은 약 9천446억 원에 달했다. 또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금강산투자기업협회 소속 기업의 매출 손실 피해 추정액도 5천739억 원에 이르렀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실장은 “정치적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북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어렵다”며 “궁극적으로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남북경협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현호기자

남북정상 폭 2018mm 라운드형 테이블에 마주앉는다

-회담 장소 평화의집 내부 공개…. 사각테이블서 라운드테이블로 교체 -회담장 전체 콘셉트는 ‘환영과 배려, 평화와 소망’ -호두나무로 가구 제작…. 휨·뒤틀림 없는 남북관계 기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 마련된 회담장에 나란히 입장해 폭 2018㎜의 라운드형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통상 회담에서 사용되는 각진 사각형 테이블 대신 둥근 테이블을 준비해 두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거리는 한반도 평화 정착의 역사적 전환점이 될 2018년을 상징하는 2천18㎜다. 회담장 내에는 ‘금강산 작가’로 불리는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을 내걸었다. 회담장 안에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들여놓음으로써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25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오는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판문점 평화의집 주요 공간을 정비했다”며 “‘환영과 배려, 평화와 소망’이라는 주제를 구현했다. 가구 하나, 그림 하나에도 이야기와 정성을 담았다”고 밝혔다. 회담장의 콘셉트는 ‘평화, 새로운 시작.’ 이번 정상회담의 표어를 회담장 내부 구성에서도 구현했다고 고 대변인은 밝혔다. 우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회담장 정문 입구를 통해 동시에 입장해 중앙에 놓인 테이블에 착석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과 우리 측 대표단이 왼쪽, 김 위원장과 북측 대표단이 오른쪽에 각각 앉게 된다. 테이블은 궁궐의 교각 난간을 모티브로 해 2개의 다리가 하나로 합쳐지는 모습으로 제작됐다. 딱딱한 사각형이 아닌 부드러운 라운드형 상판으로 제작해 휴전선이라는 물리적인 경계와 분단 70년이라는 심리적인 거리감을 줄이도록 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2018㎜의 테이블 폭은 이번 정상회담이 열리는 2018년을 상징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반도 평화 정착 실현을 위한 2018 남북정상회담을 상징하는 역사적 기념물로 보존할 만한 가치를 지니도록 설계했다”고 전했다. 테이블 좌우로는 각 7개씩 총 14개의 의자가 놓였다. 다만, 배석자 수에 따라 의자 수는 바뀔 수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귀띔했다. 두 정상이 앉을 의자도 별도로 제작했다. 한국전통가구의 짜임새에 숨어 있는 연결의 의미가 담겼다. 등받이 최상부에는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까지 담긴 한반도 지도 문양을 새겨 넣었다. 회담장 내에는 금강산의 높고 푸른 기상을 담고 있는 신장식 작가의 그림이 걸렸다. 신 작가는 1988년 서울올림픽 미술조감독을 맡고 나서 민족적 비원을 담고 있는 금강산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금강산을 10여 차례 방문해 금강산 12경과 사계절의 금강산 등을 화폭에 담아낸 바 있다. 회담장은 한옥의 대청마루를 닮아있다. 전체적으로 한옥 내부 느낌이 나도록 조성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회담장 내 카펫은 푸른 계열로 설치해 한반도 산천의 아름다운 푸르른 기상을 표현했다. 아울러 양쪽 벽면에는 못이나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제작해 뒤틀림 없이 아름답게 오랜 세월을 견디는 전통창호를 설치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앞으로 남과 북의 신뢰관계가 전통창호처럼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의미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강해인 기자

[남북정상회담 D-2] 판문점서 110분간 동선 점검… 오늘 남북 합동 리허설

남북정상회담을 사흘 앞두고 회담장에서 남북 정상의 동선을 비롯해 회담 진행 순서, 회담장 내 가구 배치까지 정상회담 당일 일정을 그대로 재현했다.회담 당일 만찬 메뉴도 공개됐는데 북한 요리사가 직접 만드는 평양 옥류관 냉면도 테이블에 오른다. 또 남측 땅을 밟게 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우리 정부의 예우 수준에도 관심이 쏠린다.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24일 오후 2시 40분부터 1시간 50분 동안 회담 장소인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준비위 분과장 전원이 참여해 회담 당일 전체 일정을 재현하는 첫 리허설을 진행했다. 남북 정상의 동선부터 회담장 내 가구 배치까지 하나하나 점검했고 오는 26일 다시 2차 리허설을 통해 최종 점검할 예정이다. 25일은 남북 합동 리허설이 열린다. 판문점 자유의집 1층과 메인프레스센터가 있는 일산 킨텍스의 상황실도 문을 열고 본격적인 상황 관리에 들어간다. 회담 당일 만찬 메뉴도 공개됐다. 과거 남북 정상회담의 주역인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정주영 회장, 작곡가 윤이상 선생을 기리는 의미로 만찬 메뉴를 종합 구성했다. 문 대통령이 유년기를 보낸 부산의 달고기 구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유년시절을 보낸 스위스 ‘뢰스티’를 우리 식으로 재해석한 감자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비무장지대(DMZ) 산나물로 만든 비빔밥과 쑥 된장국도 만찬 테이블에 오른다. 평양 옥류관 냉면도 만찬 음식으로 올라간다. 옥류관 냉면을 제공하기 위해 평양 옥류관의 수석요리사를 행사 당일 27일 판문점으로 파견하고 옥류관 제면기를 판문점 통일각에 설치할 계획이다. 통일각에서 갓 뽑은 냉면은 평화의집으로 바로 배달돼 평양옥류관 맛을 그대로 살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예우 수준에도 관심이다. 국빈 자격으로 오는 건 아니지만, 남북이 합의한 내용에 따르면 공식 환영식과 만찬 등은 국빈과 다름없는 대우가 될 걸로 보인다. 다만, 당일치기 회담이라 숙소나 차량은 제공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건 “의장대 사열” 여부인데,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 2000년과 2007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에는 인민군 의장대를 공식 사열했다.따라서 이번에 답례 차원에서 군 의장대 사열 행사가 준비될 거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다만, 남북의 특수관계를 고려해 예포 발사나 양국의 국가 연주와 같은 의전은 생략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하고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긴밀한 한일 공조를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전화 통화는 지난달 16일에 이어 한 달여 만이다. 문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종전 선언은 남북만의 대화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남북미 3자 합의가 이뤄져야 성공을 할 수 있다”며 “그 조건을 갖출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아베 총리와도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제기하고 납치된 사람들이 일본으로 귀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남북 정상회담에서 납치 문제를 제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미 기회가 닿는 대로 북쪽에 납치 문제를 제기했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 때도 아베 총리의 입장을 전달하겠다”라고 말했다. 강해인 기자

靑 “남북정상 핫라인 통화, 정상회담 이후에 할 수도 있다”

지난달 대북 특사단의 평양 방문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 전 핫라인으로 통화하기로 한 합의와 관련해 청와대가 통화 시점이 정상회담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4일 기자들을 만나 정상 간 핫라인 통화 일정을 두고 "정상회담 전이 될지, 후가 될지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상회담 전에 정상 간에 통화하기로 한 합의에 대해 "(정상회담 날짜인) 27일 전에 한다면 상징적인 (통화인) 것인데 굳이 상징적인 것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남북이 서로 상의해서 굳이 (정상회담 전 통화가) 필요한지 논의 중"이라면서 '날씨나 안부를 묻는 정도라면 꼭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인가'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청와대는 한 차례 더 열릴 것으로 예정됐던 고위급회담 역시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남북은 지난달 29일 첫 고위급회담을 열고 4월 중 후속 고위급회담을 통해 의제 등을 논의하자고 한 바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전반적인 회담 준비가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어서 고위급회담을 할지, 아니면 (다른) 상호 간 조율을 통해 논의할지는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 전 의제 조율 등을 위해 검토됐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방북도 사실상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정 실장과 서 원장이 방북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의제나 의전, 경호, 보도 등의 조율에 어려움이 있을 때 방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원만하게 일이 진행돼 굳이 올라갈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공동합의문 초안 작성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는가'라는 물음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상회담 당일 공식환영식 등이 이뤄지는 것을 두고 김정은 위원장을 국빈으로 예우하는 것이라는 해석에는 "경호나 의전, 경비 부담, 숙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통상적인 '국빈예우'와는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우리 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정성을 들여서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상회담이 가까워지면서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에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느냐는 물음에는 "대통령 의지가 들어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이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수사를 위한 특검' 법안을 제출한 것과 관련해서는 "특검은 당이 주체고 국회에서 결정할 내용"이라며 "어떤 결정이 나오든 따르겠다"고 말했다. 국회가 특검법안을 처리할 경우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까지 국회에서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아 지방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치르는 방안이 사실상 무산된 것과 관련해 청와대는 이날 중으로 유감의 뜻을 밝힐 예정이다. 유감을 표하는 주체와 형식 등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김정은, 걸어서 군사분계선 넘을 듯…북측지역부터 南기자 취재 허용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관련 세부내용이 일부 공개됐다. 당일치기로 열리는 정상회담 일정에는 공식환영식과 정상회담, 환영만찬이 모두 포함됐다. 남북은 2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3시30분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의전ㆍ경호ㆍ보도 분야 3차 실무회담을 개최했다. 이날 회담은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으로 열린 실무회담이다. 회담에서는 생중계를 감안해 판문점 북측지역에서부터 남측 기자단 취재도 허용키로 합의됐다. 판문점 북측지역 판문각에서부터 남측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낸 이후부터 생중계를 시작해 군사분계선(MDL)을 넘는 장면, 양 정상이 악수한 후 회담 장소인 남측지역 평화의 집까지 이동하는 모습 등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청와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북한이 핵 협상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한 만큼 이번 기회를 살려 북한의 비핵화 결단까지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의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등의 조치에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중대한 결정’이라고 규정했고, 남북·북미 정상회담 성공의 청신호라고 말했다.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가를 직접 언급하며, 중국ㆍ러시아ㆍ일본 등 주변국은 물론 국제사회를 대표하는 유엔 수장까지도 지지를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칭찬전략’을 통해 김 위원장의 긍정적 태도 변화를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이는 비핵화 협상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북한이 핵 동결로부터 출발해 완전한 핵 폐기의 길로 간다면 북한의 밝은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고 언급한 대목도 김 위원장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발언으로 읽힌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이번 선언을 통해 사실상 핵 폐기로 가는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일단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집중하되, 김 위원장이 경제협력에 대한 관심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만큼 의제를 확대할 가능성도 열어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엔 대북제재 등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비핵화 프로세스 돌입을 전제로 한 논의로 제한될 전망이다. 한편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최전방 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도 전격 중단했다. 북한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등을 선언하자 남측에서 이에 상응하는 제스처를 보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는 이날 ‘2018 남북 정상회담 계기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관련 발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은 2016년 1월 8일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지 2년 3개월 만이다. 우리 군 당국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제적으로 중단함에 따라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해인기자

오전 첫 만남→회담→만찬 27일 남북정상회담 ‘윤곽’

남북은 오는 27일 개최되는 남북정상회담에서 오전 공식환영식, 정상회담, 환영 만찬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권혁기 청와대 춘추관장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남북 정상이 오는 27일 오전 첫 만남을 갖고 공식환영식과 정상회담, 환영만찬을 개최하는 등 ‘2018 남북정상회담’의 세부 일정이 북측과 최종 합의했다”고 이같이 밝혔다. 권혁기 관장은 “3차 실무회담에서 4월27일 오전에 양 정상의 역사적 첫 만남을 시작으로 공식환영식, 정상회담, 환영만찬을 진행하는 등 남북정상회담 주요 일정을 합의했다”며 “양측은 정상회담에 참가할 대표단과 수행원 명단을 빠른 시일 안에 최종확정해 통보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또 북측은 오는 25일 선발대를 판문점 남측 지역에 파견하기로 했다. 남측은 북측 선발대와 대표단에 필요한 모든 편의와 지원을 보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난 18일 2차 실무회담 합의에 따라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정상회담 주요 일정을 생중계하기로 했고 3차 회담에서는 판문점 북측 구역에서부터 생중계를 포함한 남측 기자단의 취재도 허용키로 전격 합의했다. 권 관장은 “이외에 실무적인 사항은 양측이 상호존중과 협력의 원칙에 따라 협의해 해결하기로 했다”며 “오늘 합의서는 남측 대표단 김상균 수석대표와 북측 대표단 김창선 단장이 서명 날인하고 합의했다”고 전했다. 앞으로 사흘간은 정상회담 리허설이 진행될 예정이다. 오는 24일 판문점에서 리허설을 진행하고 25일에는 김창선 단장 등 북측 선발대가 참여하는 남북합동리허설이 판문점에서 열린다. 회담 전날인 26일에는 우리 공식수행원 6명이 참가하는 우리 측 최종 리허설을 통해 마지막 점검이 시행된다. 권 관장은 이날 합의한 남북정상회담 세부 일정과 내용에 대해서는 26일 고양 킨텍스 프레스센터에서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설주 여사의 방남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북측으로부터 방남 인원과 회담 참석자 명단 등을 최종 통보받은 후 임종석 실장이 26일 상세하게 브리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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