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오전 5시 57분께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처음으로 통과했다. 북한 미사일은 최대고도 550여㎞로 2천700여㎞를 29분간 비행한 것으로 관측된다. 군 당국은 사거리로만 봤을 때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로 볼 수 있으며, 북한이 위협했던 ‘괌 포위사격’이 실제 가능함을 과시하려 한 것이라는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보고받고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9시20분께 우리 공군 전투기 F15K 4대가 MK84 폭탄 8발을 강원도 태백 필승사격장에 투하해 표적에 정확히 명중시켰다. 유사시 적 지도부를 초토화하는 공군의 대응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7시부터 40분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개최하고 국제사회의 엄중 경고에도 북한이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데 대해 강력규탄했다. 또한, 북한의 도발이 대단히 엄중하다고 평가하고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 강화된 경계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북한이 공언해 온 괌 주변 발사실험을 ‘화성 12호’ IRBM급을 갖고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방향은 다르지만, 실험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또 일본 영해를 넘어서 갔기 때문에 국제사회적으로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NSC 상임위 직후 허버트 맥마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미 양국의 공동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맥마스터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한국 정부의 북한도발에 대한 대응조치에 대해 전폭 지지한다”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대한방위 공조는 흔들림이 없다. 안심하라”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통화했으며, 통화에서 틸러슨 장관은 “대화 제의를 했음에도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사실은 매우 실망 스럽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양국 장관은 더욱 강력한 대북 제재 방안을 강구키로 하고 이번 미사일 도발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해 논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미국의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은 맥마스터 보좌관과 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효과적인 억지를 위해 전략 자산 전개를 포함한 광범위한 대처 방안 등을 협의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일본은 북한이 일본인들의 머리 위로 쏘아 올린 탄도미사일 도발로 열도가 경악했다. 일본 정부는 미사일 발사 4분여 뒤인 오전 6시 2분쯤 ‘전국순간경보시스템’을 발신했고, 아베 신조 총리는 미사일 낙하 11분 만에 관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 해상에 낙하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폭거”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강해인 기자
북한이 29일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하며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전체를 긴장 속에 몰아넣고 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바로 자국 영공 위를 지나가는 발사체였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29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폭거” 등의 용어를 동원해 강력 비난했다. 미사일이 일본 본토 상공을 통과하면서 긴장감이 한층 고조된 때문이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곧바로 열렸고, 전국경보시스템과 방송 등을 통해 미사일 발사 소식이 신속하게 전파됐다. 일부 지역에선 피난 권고까지 내려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5분 뒤인 이날 오전 6시2분쯤 관련 내용을 전국순간경보시스템(J얼럿)을 통해 자동 전파했고, 일부 지역에 피난을 당부했다. 대상 지역은 홋카이도, 아오모리, 이와테, 도치기, 나가노 현 등 12개 지역이었다. 각 지자체의 옥외스피커나 휴대전화 긴급속보메시지 등을 통해 관련 정보가 발신됐다. 일본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소식을 알리면서 해당 지역에 피난하라고까지 전한 것은 처음이다. NHK도 미사일 발사 소식을 속보로 전하면서 “튼튼한 건물이나 지하로 피난해 달라”는 안내 방송을 내보냈다. 주요 신문들도 호외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도호쿠·조에츠·호쿠리쿠 신칸센과 수도권 전철 등 일부 열차 운행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일본 정부는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것은 처음”이라며 “심각하고 중대한 위협”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일본 상공을 통과한 북한의 발사체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8년에도 함북 무수단리에서 발사한 장거리 탄도 미사일 ‘대포동 1호’가 일본 아오모리현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에 떨어졌다. 실제로 일본 본토 위를 통과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북한은 당시 이를 두고 평화적 인공위성 개발이라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사거리가 2천800㎞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 미사일로 확인됐다. 북한은 또 2009년 4월 ‘대포동 2호’의 개량형인 ‘은하 2호’를 발사, 이 중 1단은 일본 아키타현 앞바다에 떨어졌고 나머지는 동북 지방의 하늘을 통과했다. 또 2012년 12월에도 북한 미사일 ‘은하 3호’가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 지난해 2월 북한이 동창리에서 쏜 탄도 미사일도 오키나와현 상공을 통과했지만 이때 역시 북한은 국제기구에 인공위성 발사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금까지 (북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한 것은 1998년 ‘대포동 1호’와 2009년 ‘은하 2호’까지 두 번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NHK에서 이번 미사일의 일본 열도 통과가 네 번째라고 보도한 것은 2012년 ‘은하 3호’나 지난해 ‘광명성 4호’가 오키나와 상공을 통과한 것으로 평가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북한이 국제기구에 위성이라고 주장하며 일본을 향해 발사체를 쏜 적은 과거에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번처럼 사전 예고도 전혀 없이 일본 상공을 넘어가는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처음이라 볼 수 있다. 미사일의 특성이나 도발 강도 등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강해인 기자
한·미·일 3국은 29일 북한이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 고위급 간에 연쇄 전화협의를 갖고 단호한 대응에 뜻을 모았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경화 장관은 이날 오전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15분간 전화통화를 하고 일본 상공을 통과해 이뤄진 이번 도발의 엄중함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 또 북한의 심각한 긴장조성 행위에 대해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안보리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비롯한 단호한 조치들을 취해 나가기로 했다. 양 장관은 그간 한미가 함께 북한이 도발을 중단할 경우 다른 기회가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혀왔음에도 지난 26일 도발에 이어 북한이 사흘 만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깊은 실망을 표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 아울러 강 장관은 이날 오후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의 통화에서도 북한에 대한 강력한 대응 필요성을 피력했다. 강 장관은 “이번 북한의 도발로 일본이 느끼고 있는 위협 인식에 공감한다”며 “북한의 도발에 대해 유엔 안보리 등 다양한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긴밀히 공조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노 외무상은 “북한의 도발은 안보리 결의 2371호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폭거”라며 강력 규탄했다. 한·미·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도 이날 연쇄 통화를 통해 북한의 발사가 심각한 긴장 고조 행위라는 데 공감, 향후 대응 과정에서 긴밀하게 공조하기로 했다.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각각 통화하고 긴밀한 공조를 통한 안보리 차원의 강력한 대응 등 단호한 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다. 강해인 기자
우리 공군 전투기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29일 오전 9시 30분경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 북한 지휘부를 섬멸하는 공격편대군 실무장 폭격을 실시했다. 이날 임무에는 공군의 F-15K 전투기 4대가 무게 1톤의 폭탄(MK-84) 8발을 투하해 표적에 정확히 명중시켰다. 유사시 적 지도부를 초토화하는 공군의 대응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특히 이번 공격편대군 실무장 폭격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직후 신속하게 이뤄져 우리 군이 북한의 군사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도발 시 즉각 대량 응징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우리 군의 의지를 보여줬다. 현장에서 폭격임무를 직접 지휘한 임무편대장 이국노 소령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우리 국민과 한미동맹의 안전을 위협한다면 우리 공군의 강력한 타격능력으로 북한 정권지도부를 섬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해인기자
북한이 29일 오전 5시 57분께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처음으로 통과했다. 이에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북태평양 해상에 낙하한 것은 태평양 괌을 타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하는 등 다목적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 미사일은 최대고도 550여㎞로 2천700여㎞를 29분간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이날 오전 7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 40분여 간 회의를 진행했다. NSC 상임위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회의체다. 당초 상황의 엄중성을 감안해 문재인 대통령이 회의에 참석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일단 참석하지 않고 정 실장 주재로 회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사거리로만 봤을 때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로 볼 수 있으며, 북한이 위협했던 ‘괌 포위사격’이 실제 가능함을 과시하려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9일 괌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해 괌 주변 30∼40㎞ 해상 수역에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 네 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그러다가 지난 14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당분간 미국의 행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격을 유보한 바 있다. 송우일기자
북한이 29일 중거리급 이상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5시 57분경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쪽 방향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하여 불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합참은 "세부 사항은 한미 당국에서 공동 분석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일본 NHK 방송은 북한이 쏜 발사체가 일본 동북 지역 상공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쏜 발사체가 중거리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가 지난 9일 공언한 '괌 포위사격' 위협과 관련돼 실제 사거리를 과시하기 위한 의도일 가능성도 있어 보여 주목된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지난 26일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고강도 제재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박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21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한 무력시위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29일 오전 북한으로부터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며 전국순간경보시스템(J얼럿)을 발령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5시 58분께 북한 미사일이 도호쿠(東北) 지역 방향으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부 지역에 피난정보를 발표했다. NHK는 오전 6시 2분께부터 이 같은 일본 정부의 발표 내용과 홋카이도(北海道), 아오모리(靑森), 이와테(岩手)현 등 피난 지시가 내려진 지역을 반복해 알린 뒤 안전한 건물로 피난할 것을 당부했다. 방송은 오전 6시14분께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6일 강원도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는 ‘개량된 300mm 방사포’(대구경 다연장포)로 추정된다. 비행 고도만 보면 이번 발사체가 300㎜ 신형 방사포와 유사하지만 군이 평가하는 신형 방사포의 최대 사거리보다 50여㎞를 더 비행한 것이 그런 추정의 근거가 되고 있다. 북한의 발사체 도발은 지난달 28일 ICBM(대륙간탄도탄)급인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를 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27일 “북한이 어제 쏜 단거리 발사체의 비행 고도는 50여㎞로 분석됐다”면서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의 비행 고도에 훨씬 못 미쳤다”고 밝혔다. 탄도미사일이 보통 250여㎞를 날아갈 경우 비행 고도는 80여㎞가량 되는데 이번 발사체는 고도가 50여㎞로 나타나 일단 300㎜ 신형 방사포의 궤적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북한이 개발해 현재 실전 배치한 방사포 중에는 사거리 200㎞가 넘는 것은 300㎜ 신형 방사포가 유일하다. 그동안 군은 북한이 실전 배치하기 시작한 300㎜ 방사포의 최대 사거리를 200㎞로 평가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발사한 것이 300㎜ 신형 방사포로 최종 확인된다면 북한이 방사포의 사거리를 늘린 개량형을 개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해인기자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엿새째인 26일 강원도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3발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6시 49분경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북 방향의 김책 남단 연안 동해상으로 불상의 단거리 발사체 수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비행거리는 약 250여km로,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며 "대통령에게는 관련 사항이 즉시 보고됐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모두 3발로, 이들 가운데 첫 번째와 세 번째 미사일은 200㎞ 이상 비행했으나 두 번째 미사일은 발사 직후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브 벤험 미국 태평양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면서 "북한이 발사한 첫 번째와 세 번째 미사일은 비행에 실패했으며, 두 번째 미사일은 거의 (발사) 즉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6시 49분 첫 번째 미사일을 시작으로 7시 7분과 7시 19분 각각 두 번째와 세 번째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약 30분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북한 미사일 발사의 실패 여부에 관해서는 한미 양국 군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 깃대령은 강원도 원산 남쪽 안변에 있다. 이곳에는 단거리 스커드, 중거리 노동미사일 등이 실전배치된 미사일 기지가 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쏜 것은 지난달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를 감행한 지 29일 만이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의 정확한 종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거리 약 300㎞의 스커드-B 미사일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모두 실패했다는 점에서 신형 미사일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일단 스커드-B 미사일의 발사 훈련으로 보이지만, 고체연료를 쓰는 지대지 미사일 KN-02나 지대함 미사일 KN-01 등의 성능개량을 위한 발사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에 실패함에 따라 곧 추가 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한미 양국 군의 연례적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해마다 UFG 연습에 맞춰 다양한 도발을 감행해왔다. 한미 양국 군은 지난 2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UFG 연습을 진행 중이다. 이번 훈련에는 우리 군 5만여명과 미군 1만7천500여명(해외 증원병력 약 3천명 포함)이 참가하고 있다. 북한이 UFG 연습에 반발해 어김없이 도발했지만, ICBM급 화성-14형이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전략적 수준의 도발이 아닌 단거리 미사일을 쏜 점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미 UFG 연습에 대응해 무력시위를 하되 중·저강도 도발로 수위를 낮춤으로써 정세 관리를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9일 미군기지가 있는 괌에 대한 '포위사격' 위협으로 한반도 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지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4일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보겠다며 한발 물러선 이후 특별한 도발 없이 정세를 관망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대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이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고 우리 정부도 북한에 도발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거듭 발신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또다시 도발을 감행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요구에도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한다는 '마이웨이' 행보를 재확인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군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여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관련 동향을 추적하며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연합뉴스
한미 연합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진행 중인 26일 북한이 동해 상에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경기와 강원 접경지역 주민들은 동요 없이 차분한 일상을 이어갔다. 주민들은 북한의 반복되는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위기감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도 큰 동요 없이 장기간 이어진 비로 미뤄둔 영농활동에 여념이 없었다. 강원 철원군 대마2리 김진수 이장은 "수틀리거나 대외 과시용으로 미사일을 쏘아대는 북한의 행태가 한두 번도 아니라서 큰 동요는 없다"며 "수확 철을 앞둔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악화하면 민통선 출입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북쪽에 있는 경기 연천군 중면 횡산리 이용섭 노인회장은 "모처럼 날씨가 좋아 콩밭에 나와 제초작업을 하고 있다. 남북관계가 좋아져야 평온하게 일상을 유지하는데 자꾸 북한의 도발이 반복돼 걱정"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국내 유일 비무장지대(DMZ) 내 마을로 주택개량사업이 한창인 경기 파주시 군내면 대성동마을 김동구 이장도 "고추도 따야 하고 논두렁 풀베기도 해야 하는 등 바쁜 영농철이라 주민들 대부분이 논·밭에 나와 일을 하고 있다"며 "북한이 도발한 것이 한두 번도 아니어서 주민들은 큰 동요 없이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금강산 관광 재개를 기대했던 강원 고성지역 주민들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 실망감을 보이기도 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이번을 포함해 모두 8차례나 된다. 동부전선 최북단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장석권 이장은 "정부 출범 이후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이 커져 기대했는데 북한의 잦은 미사일 도발 탓에 물 건너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오는 31일까지 을지연습에 참여하는 군부대도 평소와 같이 경계태세를 유지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중부전선 방어를 담당하는 육군 6군단 관계자는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훈련에 참여하면서 평소처럼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49분께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북 방향 동해로 불상의 단거리 발사체 수 발을 발사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