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하면 실책… 맥 빠지는 여자농구

경기를 하다 보면 실책을 범할 수 있다.의욕이 몸보다 앞서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그런데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를 보면 조금 과하다.약간의 과장을 보태자면 ‘툭’ 하면 실책이다.지난16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부천 KEB하나은행과 인천 신한은행의 경기에선 종료9초를 남기고 실책3개가 연이어 나오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이쯤 되니 승패도 누가 잘해서가 아닌 누가 덜 못하느냐에 따라 갈린다.실제로 이날 경기는 막판에 실책을 하나 덜 한KEB하나은행이 이겼다. 정규리그1라운드가 끝난17일 현재6개 구단이15경기를 치르면서 저지른 실책 수는 총416개다.경기 당 평균27.3개로 정규시간인40분으로 환산해보면1분28초 간격으로 실책이 나온다는 계산이 선다.이렇다 보니 감독 입장에서는 미치고 펄쩍 뛸 노릇이다.기껏 준비한 작전을 써보기도 전에 공격권이 뒤바뀌어 버리기 때문에 허탈할 따름이다.보는 팬들 입장에서도 잦은 실책으로 경기 흐름이 끊기는 바람에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역시 포인트가드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포지션 파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현대농구에서 정의를 확실히 내릴 순 없겠다만,포인트가드는 공격을 조율하는 포지션이다.때문에 포인트가드가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면 팀 공격 전체가 흔들리게 되고 실책이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이를 증명하듯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서 실책1·2위 달리고 있는 구단은 주전 포인트가드 최윤아와 신지현이 부상으로 이탈한 신한은행(평균16.2개)과KEB하나은행(15.8개)이다. 과거 ‘겨울스포츠의 꽃’이라 불리며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여자농구의 근간에는 전주원(은퇴),이미선(삼성생명),김지윤(은퇴)등 특급 포인트가드들이 있었다.국제무대에서도 이들이 함께 활약하던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썼었다.그러나 현재 여자농구에는 걸출한 포인트가드가 없다.중국과 일본에 밀려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기조차 힘들게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농구에는 이런 격언이 있다. ‘가드는 관중을 즐겁게 한다’. 여자농구 지도자들이 되새겨야 할 격언이다. 조성필기자

종료 1.5초 전 터진 ‘결승포’

63대63으로 맞선 경기 종료 1.5초 전. KEB하나은행 모스비의 패스를 받은 홍보람이 왼쪽 45도 부근에서 3점슛을 터뜨렸다. 시종일관 앞서다 막판 신한은행에 역전을 허용했던 KEB하나은행이 다시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부천 KEB하나은행이 16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DB생명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인천 신한은행에 66대6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KEB하나은행은 이날 승리로 3승2패를 기록, 용인 삼성생명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3쿼터까지 13점을 기록한 홍보람(16점)은 승부처였던 4쿼터 내내 침묵하다 경기 종료 직전 결승 3점포를 꽂아 승리의 주역이 됐다. 버니스 모스비는 양 팀 최다인 22점에 9리바운드를 걷어냈고, 혼혈 선수 첼시 리는 10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반면 국가대표 포워드 김단비(17점)가 공격을 이끈 신한은행은 4쿼터에 주도권을 잡고도 경기 막판 집중력 싸움에서 밀려 3연패에 빠졌다. 2승3패가 된 신한은행은 구리 KDB생명과 공동 4위로 처졌다. 모스비와 홍보람의 득점포를 앞세운 KEB하나은행은 3쿼터까지 53대40으로 앞서며 손쉽게 승리를 따내는 듯 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의 압박 수비에 막히면서 득점이 멈췄고, 종료 38.1초 전 신한은행 모니크 커리(13점)에게 미들슛을 얻어맞고 61대63으로 역전당했다.강이슬의 득점으로 다시 균형을 맞춘 KEB하나은행은 종료 8초를 남기고 염윤아가 스틸에 성공하고 모스비가 이를 침착하게 홍보람에게 연결해 승부를 뒤집을 수 있었다. 신한은행은 앞선 경기 종료 9초 전 김단비가 모스비의 슛을 블록한 뒤 트래블링을 범한 게 뼈아팠다. 조성필기자

부상 투혼 정영삼, 에이스 품격 빛내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가드 정영삼(31)은 지난 14일 밤잠을 설쳤다.이튿날 창원 LG와 홈 경기에 대한 걱정 탓이었다. 정영삼은 이달 3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을 끝으로 고질적인 허리 부상 재발로 코트에 서지 못했다. 그 사이 팀은 6연패에 빠지며 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다. 주장으로서, 에이스로서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을 감출 수 없었다.LG전은 12일 만의 복귀전이었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운동량이 부족했기에 ‘혹시 팀에 민폐를 끼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질 않았다. 팀이 자랑하는 조직적인 수비에 구멍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와 승리에 대한 부담감이 그를 한없이 짓눌렀다. 그런 그가 할 수 있는 건 LG경기 영상을 보고, 또 보는 정도였다.15일 LG전을 앞두고도 허리 통증은 계속됐다. 예전만큼 경기를 뛸 자신이 없었다. 유도훈 감독이 배려를 해줬다. 스타팅 멤버 명단에 그는 없었다. 정영삼은 1쿼터 막판 교체 투입돼 코트를 밟았다. 장기인 돌파에 이은 바스켓카운트로 첫 포문을 연 정영삼은 전반에 8분여를 뛰며 컨디션을 조율했다. 예열을 마친 정영삼은 3쿼터에 폭발했다.3점슛 2개를 포함 8점을 홀로 몰아쳤다. 홈 팬들이 기다린 에이스의 모습이었다. 정영삼의 활약에 힘입은 전자랜드는 59대50으로 앞선 채 3쿼터를 마칠 수 있었다.그러나 3쿼터까지 15분을 넘게 뛰면서 허리 통증은 더욱 심해졌다. 판단이 흐려질 정도였다. 71대70으로 앞선 경기 종료 1분여를 앞둔 상황에서 에어볼로 LG 트로이 길렌워터의 역전 득점에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다행히 종료 12.3초를 남기고 허버트 힐이 상대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겨우 한숨을 돌렸다. 73대72. 6연패를 끊는 소중한 승리였다. 정영삼은 23분57초 간 뛰며 14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팀을 승리로 이끈 정영삼은 “몸 상태도 안 좋고, 팀 분위기도 안 좋아 부담이 컸던 경기였는데 이겨서 다행이다”며 웃었다. 유 감독은 “정영삼이 100% 몸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팀의 에이스로서 투혼을 발휘했다”며 그를 칭찬했다. 조성필기자

돌아온 오세근, 정상궤도 언제?

올 시즌 첫 득점을 기록했지만 웃지 않았다.체육관은 그의 복귀를 반기던 팬들의 함성으로 들썩였지만, 안양 KGC인삼공사 오세근(28)은 고개를 푹 숙이고 수비로 돌아왔다. 그의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다.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오세근이 지난 14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원정 경기에 출전했다. 이날 오세근은 차분하게 경기 준비를 했다. 코트에 들어서자마자 스트레칭을 한 뒤 경기를 앞두고는 레이업 슛으로 몸을 풀었다. 동료들이 담소를 나눌 때도 그는 묵묵히 땀을 흘렸다. 오세근은 대학 재학 중 불법 스포츠 도박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달 23일 검찰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프로농구연맹(KBL)으로부터도 2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금액은 적었지만, 불법 스포츠 도박은 명백한 잘못이었다. 오세근도 “농구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실망을 안겨 드려 죄송하다”며 반성했고, 징계 기간 팀 훈련에 참가하지 않고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농구가 간절했던 오세근은 이날 선발 출전해 1쿼터부터 인삼공사의 골밑을 든든하게 지켰다.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 김준일과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은 채 리바운드를 걷어냈다. 2쿼터 종료 2분 55초를 남기고는 마리오 리틀의 패스를 받아 첫 득점까지 신고했다.하지만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리바운드와 득점에 성공할 때마다 체육관을 찾은 인삼공사 팬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했지만, 정작 오세근은 기뻐하지 않았다. 오세근은 25분47초간 뛰며 6득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오세근은 경기 뒤 “팀이 워낙 상승세를 타고 있어 (내가) 피해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며 “체력도 안 되고, 팀 공격에 적응을 못 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팀에 플러스 될 수 있을까 계속 생각하며 뛰었다”고 말했다. 또 “많이 반성했다.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 빨리 적응해 제 컨디션을 찾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오세근이 합류한 인삼공사는 삼성을 96대90으로 누르고 5연승을 질주했다. 가드 김기윤은 3점슛 5개 포함 시즌 최다인 23점에 3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곁들였다. 조성필기자

전자랜드, 연패 끊은 ‘1점’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가 ‘에이스’ 정영삼의 부상 투혼에 힘입어 연패 수렁에서 탈출했다 전자랜드는 1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창원 LG와 홈 경기에서 73대72, 1점차 승리를 거두고 6연패에서 벗어났다. 전날 서울 SK가 울산 모비스에 패하면서 전자랜드는 8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또 공동 7위 서울 삼성과 kt 소닉붐과의 승차가 2경기로 줄어들면서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허리 부상으로 지난 3일 안양 KGC인삼공사전 이후 12일 만에 복귀한 정영삼은 14점, 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1쿼터 막판에 교체 투입돼 코트를 밟은 정영삼은 고비처마다 3점슛을 꽂는가 하면, 돌파에 이은 파울 유도로 득점을 쌓았다. 특히 역전을 일궈낸 3쿼터에 홀로 8점을 쓸어담으며 팀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전자랜드의 승리는 쉽지 않았다. 3쿼터 한 때 13점 차까지 앞서던 전자랜드는 LG 트로이 길렌워터(35점ㆍ12리바운드)를 막지 못해 경기 종료 43초를 남기고 71대72로 역전당했다. 이 과정에서 정영삼은 실책을 저질러 역전패의 원흉이 될 뻔했으나, 허버트 힐(16점ㆍ6리바운드)이 종료 12.3초를 남기고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해 한숨을 돌렸다. 힐의 자유투 득점으로 73대72 재역전에 성공한 전자랜드는 마지막 수비에서 LG 김종규(14점ㆍ5리바운드)에게 노마크 슛 찬스를 허용했지만, 다행히 림을 외면하면서 가까스로 승리를 챙겼다. 고양에서는 ‘선두’ 고양 오리온이 전주 KCC를 75대67로 따돌리고 3연승을 달렸다. 시종일관 10점 차 내외로 앞서 가던 오리온은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67대61까지 쫓겼으나, 조 잭슨이 화려한 개인기로 KCC의 압박 수비를 허물어 승리를 지켰다.잭슨은 양팀 최다인 18득점에 어시스트 7개를 배달했다.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이번 시즌 21경기 만에 복귀전을 치른 장재석은 4점, 7리바운드, 2블록을 기록했다. 이날 승리로 오리온은 18승(3패) 고지를 밟으며 선두를 고수했다. 조성필기자

지옥에서 천당으로… 뒷심 빛난 ‘삼성생명’

“3승이면 만족한다.” 용인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이 ‘2015-2016 KDB생명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1라운드 막판 3연승을 달린 것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삼성생명은 지난 14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구리 KDB생명과 홈 경기에서 57대48로 승리, 3승2패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임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1라운드에서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시즌 개막 후 첫 2경기에서 삼성생명의 행보는 어두웠다. 졸전을 거듭한 끝에 2연패를 당했다. “공·수에서 이미선과 외국인 선수에게 의존하는 국내 선수들의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했던 임 감독의 각오와는 거리가 먼 경기력이었다. 특히, 박하나, 배혜윤, 고아라, 유승희 등 국내 선수들의 야투율이 바닥을 찍었다. 개막 후 2경기에서 삼성생명이 기록한 야투율은 32%에 불과했다. 임 감독은 새벽까지 비디오를 돌려보며 문제점 파악에 몰두했고, 선수들이 부담감으로 경직됐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이에 리듬을 되찾기 위해 효율적인 수비를 다시금 강조했다. 좋은 수비가 있어야 좋은 공격이 나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임 감독의 진단은 적중했다. 지난 9일 청주 원정에서 KB스타즈를 57점으로 묶고 마침내 2연패 사슬을 끊었다. 수비가 살아나자 공격도 풀리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감을 못 잡던 박하나가 본 궤도에 올랐다. 개막 2경기에서 평균 2점에 그쳤던 박하나는 이후 3경기에서 평균 13점을 넣었다.또 패스의 유기성이 좋아지면서 고아라, 배혜윤 등이 제 몫을 해줬고, 삼성생명의 평균 득점은 68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박하나는 “체육관에 ‘희생 없는 승리 없고, 노력 없는 성공 없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며 “감독님께서 희생을 강조하시곤 하는데 개인 목표보다는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성필기자

전자랜드 안방인지… 모비스 안방인지…

인천 전자랜드는 안방에서 유독 울산 모비스에 약하다. 지난 2012년 12월 26일 홈 경기(81대63)를 끝으로 이긴 적이 없다. 이후 일곱 차례 맞붙었지만, 번번이 고배를 삼켜야 했다. 1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전자랜드는 1천51일 만에 설욕을 노렸지만, 끝내 모비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이날 모비스에 59대66으로 졌다. 홈에서 모비스에 내리 8번을 진 전자랜드는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전자랜드는 1쿼터에 23대8로 앞서며 상쾌한 출발을 보였지만, 이후 모비스의 지역방어에 막혀 역전패를 당했다. 1쿼터에 홀로 14점을 쓸어담은 센터 허버트 힐에게 볼이 투입되지 않으면서 전자랜드의 득점은 멈췄다. 힐은 이후 세컨 리바운드를 잡아내 득점을 뽑는 등 30점, 17리바운드로 고군분투 해봤지만, 동료들의 지원이 워낙 빈약했다. 김진완이 8점, 알파 뱅그라가 7점 등 출전 선수 가운데 힐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두 자릿 수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전반을 29대23으로 마친 전자랜드는 3쿼터 들어 모비스 전준범(12점)과 아이라 클라크(11점ㆍ7리바운드)에게 연거푸 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전준범과 클라크는 3쿼터에 16점을 합작하며 전자랜드 수비진을 허물었다. 40대45로 뒤진 채 맞이한 4쿼터에서는 양동근(16점)을 막지 못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경기종료 6분여를 남기고 48대51, 3점 차까지 추격했으나, 양동근과 전준범에게 연속 3점슛을 허용하면서 추격의지를 잃었다. 고양 오리온은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접전 끝에 서울 SK를 99대90으로 따돌리고 2연승을 달렸다. 오리온은 3쿼터까지 69대74로 뒤졌으나, 4쿼터에 헤인즈(27점ㆍ11리바운드)와 이승현(13점)의 득점포를 앞세워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헤인즈와 이승현은 4쿼터에 각각 10점과 9점을 집중하면서 승부사다운 면모를 보였다.김동욱(15점)과 허일영(14점), 문태종(13점)도 3점슛 3개씩을 터트리며 힘을 보탰다. 이날 승리로 오리온은 17승3패를 기록하면서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반면 SK는 6연패 늪에 빠졌다. 조성필기자

인삼公 “반갑다, 오세근”

‘마지막 퍼즐’ 오세근이 돌아온다.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 센터 오세근(28ㆍ200㎝)은 대학교 재학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프로농구연맹(KBL)으로부터 시즌 개막 후 20경기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지난 10일 전주 KCC전으로 징계가 끝난 오세근은 오는 14일 서울 삼성과 원정 경기부터 출전이 가능해졌다. 앞서 오세근은 10일 안양체육관에서 벌어진 KCC와 홈 경기 하프타임에 팀 동료 전성현과 함께 양복차림으로 코트에 나와 팬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준비해온 사과문을 통해 “한 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농구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며 “이자리에 서기까지 반성과 두려움의 시간을 보냈다.앞으로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며 지금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으며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복귀하는 이상 100번의 사과의 말보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최고의 보답이라 생각한다”면서 “재기의 기회를 배풀어주신 만큼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삼공사로선 오세근의 복귀로 ‘천군만마’와 같은 전력 보강 효과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최근 4연승을 달리며 단독 3위까지 치고 올라간 인삼공사지만, 그동안 골밑은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국내 최고 빅맨으로 꼽히는 오세근이 돌아옴에 따라 유일한 약점을 메꾸게 된 셈이다. 양희종도 “그동안 골밑에서 밀린 경기에서 이긴 적이 없었다”면서 “강팀을 잡으려면 골밑이 강해야 한다. 오세근이 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리그 판도도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특히 개막 후 고양 오리온이 줄곧 지켜온 선두 경쟁에 불이 지펴질 것으로 보인다. 박찬희, 이정현, 양희종, 강병현 등 국가대표급 호화멤버에 오세근이 가세하면서 오리온과 견줘도 전혀 밀릴 게 없는 라인업이 완성됐다는 평가다. 김승기 감독대행은 “(오)세근이의 몸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연습도 부족한 상태인데 경기를 뛰면서 체력을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성필기자

인삼公 “안방 기운에 승승장구”

▲ 1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 전주 KCC의 경기. KCC 포웰(왼쪽)과 인삼공사 양희종이 리바운드 다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안방 기운’이 전주 KCC의 상승세마저 꺾었다. 인삼공사가 1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KCC와 홈 경기에서 92대86으로 승리하며 안방 불패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2월 22일 KCC전부터 이어온 안방 무패 기록을 11경기로 늘린 인삼공사는 시즌 첫 4연승을 달리며 단독 3위에 올랐다.2위 울산 모비스와 격차는 1경기다. 3연승을 내달렸던 KCC는 9패(11승)째를 기록해 4위로 내려 앉았다. 스틸 후 속공을 노리는 ‘김승기표 압박수비’가 이번에도 통했다. 이번 시즌 스틸과 속공 부문에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인삼공사는 이날도 스틸 11개와 속공 8개를 기록해 KCC를 압도했다. 포워드 양희종이 스틸 6개로 압박수비에 앞장섰고, 찰스 로드는 블록으로 뒤를 받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블록 399개를 기록하고 있던 로드는 블록 1개를 추가해 정규리그 개인 통산 400블록을 달성했다. 역대 통산 네 번째이자 외국인 선수로는 재키 존스(433개)에 이은 두 번째 기록. 공격에서는 가드 김기윤이 3점슛 3개 포함 21득점을 기록하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21점은 올 시즌 김기윤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외국인 듀오 로드(29점·9리바운드)와 마리오 리틀(14점·5리바운드)은 43점을 합작했고, 주포 이정현은 15점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3쿼터까지 64대61로 근소하게 앞선 인삼공사는 4쿼터 들어 압박수비가 빛을 발하면서 승리를 낚았다. 69대69로 맞선 경기종료 6분 36초 전부터 연달아 스틸에 성공하면서 3분 만에 79대71로 달아났다. 승기를 잡은 인삼공사는 88대84이던 종료 30초 전 로드가 상대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구를 모두 성공시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이날 인삼공사와 KCC의 경기 하프타임에는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오세근과 전성현이 코트에 들어서 팬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KBL로부터 20경기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던 오세근은 “한 순간의 실수로 큰 실망감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며 “코트에 복귀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며 더욱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