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오랫동안 이어진 코로나19로 힘든 지금 위로가 되는 곡이 나왔다. 지난 19일 Avii Garde(아비 가드·박종현)가 다섯 번째 싱글앨범을 ‘It’s Not Easy’ 를 발표했다. 지난 2018년 자작곡 ‘영보이 (young boy)’를 발표해 크게 화제가 됐던 Avii Garde는 꾸준히 곡을 발표, 서울 실용음악고등학교에 수석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이후 ‘Even lf lt’s Lats’ 등을 통해 국내외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Avii Garde의 신곡 ‘It’s Not Easy’ 는 ‘흘러가는 대로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삶이 막막하고 고통스러운 지금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시도하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곡은 전개될 수록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위로와 용기를 북돋아준다. 얼터너티브 장르를 기반으로 곡을 만들어 밴드셋을 많이 사용 한다는 Avii Garde는 “상업적인 음악보다는 청중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나만의 색으로 표현하며 다가가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Avii Garde는 현재 조데웍스(JooDE Wdrks) 소속이며 전세계 음원유통은 CJ에서 담당하고 있다. 김은진기자
수원특례시의회가 최초로 시 공공기관장 임명자에 대한 정책 검증 청문회를 열었다. 특례시로 위상이 달라진 데에 따라 공공기관장의 비전과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의도다. 시의회는 24일 오전 10시 시의회 문화체육교육위원회 회의실에서 청문회를 열고 김현광 수원문화재단 제8대 대표이사 임명자에 대한 직무 수행 능력과 자질 등을 검증했다. 이날 청문회에 국민의힘 조문경 위원장 및 국미순·홍종철·박현수·최원용·현경환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의원들은 재단의 운영 방향성, 인사 및 예산 집행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질의를 이어갔다. 홍 의원은 “지난 6, 7대 대표이사들과 업무 추진 방향에 있어 차별화한 내용이 없다. 개선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재단의 인원이 평균보다 많아 개편이 필요한 점, 예산 급증으로 인한 방만 운영의 가능성 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이사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사안이며 시와 협력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 대표이사는 수원형 관광 활성화 방안을 묻는 현 의원의 질의에 수원 문화재의 야간 개방 등으로 관광객의 시 내 체류 기간을 늘리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김 대표이사의 모호한 답변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박 의원은 “추상적인 답변 대신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답변이 필요하다”고 꼬집어 김 대표이사는 “질문 취지에 맞게 답변했다”고 답했다. 한편, 시의회는 시와 MOU를 해 새롭게 임명될 공공기관장 후보자에 대한 자격검증 인사청문회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송상호기자
‘갈등’이란 개인이나 집단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이상의 목표나 정서가 충돌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갈등은 개인 대 개인, 사회 대 사회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한다. 특히, 지역사회에서의 갈등은 실생활과 밀접해 있어 지역민들의 의견을 통해 갈등을 잘 해결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같은 지역사회에서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24일 이천 민주화운동기념공원 다목적복합공간에서 열린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의 <2022 민주시민교육 포럼>이다. 이번 포럼은 ‘갈등을 다루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오는 10월까지 4차례 진행된다.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과 해결방안 등에 대해 논하고 이를 통해 민주시민교육의 가치와 민주시민교육 조례 및 센터 설치의 필요성에 대해 논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포럼에는 강성국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민주시민교육본부장, 김재균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위원회 위원장, 조태훈 경기도청 평생교육국 평생교육과장 등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강성국 본부장은 개회사를 통해 “민주시민교육은 민주사회 구성원으로서 각 영역에서 생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자질과 역량을 기르고 사회적 협의 과정을 다루는 현장을 제공하고 공유하는 장”이라며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지역사회는 많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도민의 행복한 삶과 성장에 저해가 되고 있다. 포럼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을 갈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재균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민주화의 성지가 있는 이천에서 포럼이 열린 것을 뜻 깊게 생각한다. 경기도는 눈부신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크고 작은 갈등으로 아픈 상처가 있다”며 “다양한 가치가 존재하는 자치분권 사회에서 갈등은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포럼에서 개인과 지역간의 벽을 허물고 실천 가능한 다양한 의견들을 마음껏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포럼은 권순대 경희대학교 교수의 '지역사회에서의 갈등과 공존 - 공론장 활성화를 위한 민주시민교육으로서의 평생교육’이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으로 시작됐다. 권 교수는 갈등과 선택, 민주주의 등에 대한 물음을 패널에게 제시, 갈등에 긍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으로 포럼의 포문을 열었다. 권 교수는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는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으로 전제하고 의견을 나눠야 한다는 것이라며 민주사회 구성원들이 의견을 제시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갈등을 구성하는 4가지 차원 ▲갈등의 범위와 강도의 상관성 ▲갈등 사례와 경합의 차원들 ▲민주시민교육의 학습공동체 등에 대해 설명하며 여러 영역에서 갈등을 공론화 하고 모든 시민들이 이해관계를 해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순대 교수의 기조강연 이후 ‘어떻게 우리는 민주시민으로 성장 할 수 있을까’, ‘민주적 공론장을 활성화 하기 위한 지역사회의 역할은?’ 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가지고 패널토론 진행했다. 좌장은 최형규 이천시 교육협력지원센터 센터장이 맡았으며 패널은 고영직 서울시민대학교 교수·문학평론가, 신연정 시민기획단 나침반 단장, 진천규 통일TV대표가 나섰다. 고영직 교수는 시민교육과 민주시민센터 등의 구축을 통해 시민들이 갈등을 다루는 방법을 배워야 하며 자발적인 중재자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천규 대표는 “우리 모두 생김새가 다르게 생긴 것은 당연하지만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라며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넘어가는 것이 갈등을 해결하는 출발점이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민주시민교육포럼은 이번 1차 포럼을 시작으로 2차 포럼은 내달 1일 경기도 ‘민주시민교육 톺아보기’라는 주제로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된다. 또한, 9월29일 경기도 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선 너와 나의 연결고리 평생교육이라는 주제로 3차 포럼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기회의 시대’라는 주제로 10월에 4차 포럼이 이어진다. 최형규 이천시 교육협력지원센터 센터장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환경을 위해 이런 대화의 장이 열린 것”이라며 “상대방의 의견을 잘 듣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기르는 환경을 만들어 갈등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50여년의 역사성을 가진 경기도여성비전센터가 여성의 비전을 담은 정책을 실종한 채 ‘속빈 강정’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센터의 설립 목적에 맞지 않은 사업들이 주를 이루는 데다 시대를 반영한 차별화한 교육 프로그램도 부재한 상황이다. 24일 센터에 따르면 지난 1970년 여성의 취업 교육 등을 목표로 문을 연 경기도여성회관은 2007년 현재의 ‘경기도여성비전센터’로 명칭을 변경했다. 미용반 운영 등을 통한 취업 기술교육·취미교육을 하던 여성회관에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에 평생 교육 지원 등 경기도 여성에게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새로운 정체성과 목표를 담아 명칭을 변경했다. 그러나 최근 센터에서 추진하는 사업은 이러한 초기의 목적과 동떨어진 게 주를 이룬다. 현재 센터는 ‘여성안심 민간화장실 조성 사업’, ‘공중화장실 불법촬영 점검 지원사업’,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예방상담 운영’, ‘북한이탈여성 상담치유센터 운영’, ‘여성거버넌스’ 등 5개 내외의 사업을 하고 있다. 이 중 센터의 성격에 부합하는 사업은 2개 뿐이다. 여성 안심 화장실 조성 사업과 불법촬영 점검 사업은 경기도 광주·포천·부천·수원시 등 각 지자체에서도 하고 있어, 업무가 중복된다.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사업 역시 여성 특화가 아닌 일반 도민을 대상으로 하며, 여성비전센터의 운영 취지에도 맞지 않다. 앞서 센터는 초기에 미국공인회계사자격증 등 직업 심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유사 기관과 차별을 뒀다. 이에 경기도 전역에서 많은 여성들이 센터를 찾았지만 현재 이 같은 시대를 반영한 차별화한 교육 프로그램은 찾아볼 수 없다. 특히 경력단절 여성의 취·창업을 지원하던 센터의 사업은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로 이관됐고, 아동 돌봄사업은 도 아동돌봄과로 이관되면서 센터의 방향성과 고유 권한을 잃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에 도 내부에서 경기도여성가족재단과의 통합 문제가 최근 몇 년 간 논의됐지만 센터의 가치와 역사성 등을 고려해 고유 권한을 높이자는 데 의견이 모아진 상태다. 김재균 도의회 여성가족평생위원회 위원장은 “센터가 여성 정책을 고민해서 방향성과 정체성을 세우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면서 “동아리실 대관 등 다른 여성회관에서 하는 일에서 나아가 시·군 여성비전센터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경기도여성비전센터 관계자는 “여성 거버넌스 사업을 통해 도민에 필요한 정책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도의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의 성격이 강하다 보니, 예산이 적은 등의 이유로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공간 활용 등을 위해 4억원의 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센터의 이름에 걸맞은 사업을 고민해 경기도 여성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보람기자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회장 이금자)는 24일 여성 활동가 20여명을 대상으로 ‘여성단체 활동가, 쉼에서 나를 찾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난 17일에 이어 열린 이번 프로그램은 여성단체 활동가들이 가정과 직장에서 코로나19, 일과 생활의 불균형으로 인한 피로감을 해소시키고 심신회복 및 건강한 정신 도모를 위해 마련됐다. 내달 7일에는 3차 프로그램이 이어질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배영희 펨타로 대표의 강의 위주로 ▲여성주의로 바라본 타로카드 ▲여성주의 타로로 나를 찾아가는 여정 ▲내 안의 나 마주 보기-타로를 통한 자기이해 등으로 구성됐다. 이와 함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미디어 속 성 비판적 읽기 등 시대에 맞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10월 말엔 워크숍을 통해 여성단체에 대한 소속감을 높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금자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장은 “3년여 동안 이어진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직장과 가정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도내 여성 활동가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내면의 힘을 얻었으면 한다”며 “나아가 여성단체 활동가로서 소속감을 키우고 활동을 지속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은진기자
화려한 수사보다 담담한 삶의 말들이 더 힘 있고 단단한 울림을 줄 때가 있다. 구자육 시인이 첫 번째로 펴낸 ‘수수꽃다리 피는 밤’(몽트 刊)은 소박하지만 단단하고 강인한 수수꽃다리와도 같다. “나의 존재를 찾고 품위 있는 삶을 살고 싶다. 까닭 모를 그리움이 수수꽃다리꽃 향기처럼 은은히 밀려 오면 또 쓰렵니다”라고 한 시인의 말처럼 삶 속에서 건져 올린 단어가 시인의 성찰을 통해 단단한 시로 재탄생했다. 올해로 일흔이 된 시인이 말하는 삶과 시는 유난히 따뜻하고 정겹다. 젊은 시절부터 써내려간 시인의 시에는 행간마다 사랑이 들어있고 인간애가 넘쳐난다. 마치 올곧게 삶을 살아내려 한 시인의 삶이 시로 펼쳐진 듯하다. 이제 막 세상에 나온 20대 초반 청춘의 흔들리는 초점으로 바라본 세상과 아련한 사랑, 군 입대 후 자신을 가다듬으며 더 강인해질 것을 약속하는 청년의 모습, 두 손녀를 둔 할아버지가 된 시인의 현재까지 삶의 모든 흔적이 녹아 들어있다. ‘퇴근 후/불 켜진 너의 방을 보며/편안함을 느꼈는데/이제 늘 캄캄하구나//…서른 해를 함께한 시간/너의 길을 가야하고/놓아주어야 하는 게 숙명인데/쉽게 놓을 수가 없구나/아직도 네 목소리는 이명처럼 울리는데…’라며 ‘빈 둥지’에선 결혼한 딸에 대한 아버지의 아련함과 사랑을 숨길 수 없다. ‘늦은 밤 수원역 지하 광장/할머니 닮은 가냘픈 미나리를 파신다/덜 되먹은 난 단번에 사지 못하고/다시 돌아와 가격을 묻고 2천 원어치 샀다/대단한 적선을 한 냥//덤으로 한 움큼 더 넣어주신 할머니 정…돌아가신 어머니가/저만치서 보고 계실텐데/부끄럽다 부끄러워’(미나리 中)라며 시인은 자신의 행동을 자책하기도 한다. 친구, 형제, 연인, 부모님, 자식은 물론 놀이와 냄새, 생활에서 불쑥불쑥 소환되는 내용들은 우리가 가진 보통의 추억, 감성과 다르지 않아 함께 웃음이 나고 가슴이 아려 오고 함께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저자는 1953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희대를 졸업하고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으며 녹조근정훈장, 대통령표창을 받은 바 있다. 2019년 67세 때 월간 『한울문학』 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2022년 『수원문학』 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김미희 소설가는 “가냘픈 듯하면서도 세상을 시어로 말하는 ‘수수꽃다리 피는 밤’은 맑은 물로 삶의 때를 씻기고 새 옷을 입힌다. 시는 화려하지 않지만 들꽃처럼 강인하고 수수한 아름다움이 있다.…50여 년간 일상에서 시를 퍼내는 작업을 하는 시인의 노고가 시집에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정자연기자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여성 중장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 ‘나다움 아카데미’ 참여자를 모집한다. ‘나다움 아카데미’는 경기도에 거주하거나 생활하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경기도 가족 다양성 지원사업’의 두 번째 프로그램이다. 경기도 여성 중장년 1인 가구의 삶의 재정립을 지원하고자 마련됐다. 프로그램은 ▲자기 이해 및 타인 이해 ▲중년 여성 맞춤 건강관리법 ▲나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분석 및 내외부 서포터스 구하기 등 이론과 실습이 포함된 3강(9시간) 과정으로 구성됐다. 9월 17일, 20일, 24일 부천시여성회관에서 대면으로 진행된다. 경기도 거주 또는 경기도 소재 직장, 학교, 단체에 소속된 만 40~59세 여성 중장년 1인 가구(예비 1인 가구 포함)라면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선착순 20명 모집이며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부천시여성회관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경기도여성가족재단 가족교육사업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정정옥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가족 다양성 지원사업을 통해 생애 후반기 진입 시기에 있는 중장년들이 1인 가구로서 안정적인 삶을 재정립하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더 많은 수원특례시민들이 함께 누리는 문화 도시로 나아겠습니다” 지난 1일 김봉식 제22대 수원문화원장(71) 체제가 공식적으로 막을 올렸다. 아직 임기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체제 정비 및 업무 파악 등으로 정신없이 하루를 보낸다는 김 원장의 멋쩍은 미소에서는 오랜 기간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밤낮으로 고민해 온 흔적이 배어 있었다. 김 원장은 일찍이 수원문화원과 특별한 인연을 맺어 왔다. 그는 제12~13대 고(故) 심재덕 원장 재임 시절부터 30여 년 동안 문화원에 몸담으면서 이사·수석부원장 등의 직책을 맡으며 문화 발전을 위해 힘써왔다. 오랜 기간 직접 주도해 온 각종 문화 행사 및 사업들, 겪었던 문제점 등을 토대로 현안을 파악하는 풍부한 노하우는 문화원 운영에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임 원장으로서 그는 몇 가지 구상을 제시했다. 우선 지역사회에서 수원문화원의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다. 내년 10월 완공 예정인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권선구 호매실동 신청사 건립을 계기로 문화원의 체질 개선 및 위상 확장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청사 이전 이후에는 구도심을 잇는 분원을 영통구 등에 새로 설립해 지역 사회의 문화 사각지대를 줄여갈 목표도 세웠다. 그는 “신청사 및 분원 확장이 각지에 퍼져 있는 시민들의 문화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문화 향유권을 보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문화원의 역할이 아니겠느냐”라고 역설했다. 수원문화재단, 수원예총, 수원민예총, 화성연구회 등 지역 내 문화예술 단체와의 소통 및 협력에도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김 원장은 개원한 지 60년이 넘은 수원문화원이 이 같은 상호 교류에 중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원문화원은 향토문화의 보존과 전승 및 발굴 사업과 함께 ‘수원 뿌리학교’ 등과 같은 문화예술 교육 사업뿐 아니라 각종 공연과 대규모 행사를 꾸준히 개최해 온 지역 문화의 산실이자 사랑방이기 때문이다. 그는 문화원을 이끌어나가는 데 지나온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 아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지난날의 성과뿐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업과 앞으로 추진할 계획 모두 문화 도시가 되는 데 있어 중요한 자산들”이라며 “전임 원장들이 남긴 좋은 정책과 사업들을 잘 다듬어 계승하는 것도, 문화원과 유관기관에 소장된 사진과 영상 등의 각종 자료들을 디지털화하는 작업도 모두 중요하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 원장은 “수원특례시의 문화 발전은 시민 여러분이 없다면 불가능했다”면서 “수원문화원은 어디서든 시민들이 행복하게 문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함께 동행하겠다. 언제나 변함없는 성원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송상호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피해를 입고 한국으로 피난 온 고려인들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찾아가는 디아스포라 토크콘서트 ‘우크라이나 고려인 피난민을 만나다’가 오는 27일 오후 2시 수원YMCA가 운영하는 희망샘도서관에서 열린다. 공연은 경기도의 고려인 인식 개선 사업 중 하나로 도가 후원하며 고려인지원단체 (사)너머의 주관으로 진행된다. 공연 1부는 ‘고려인을 말하다’ 다큐멘터리 영상 시청으로 포문을 연다. 이어 김종홍 우크라이나 선교사가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피해를 겪고 있는 고려인들의 이야기를 그들이 겪고 체험했던 전쟁 현장의 생생한 상황을 동원해 관객들에게 상세히 들려줄 예정이다. 2부에서는 우크라이나 난민 관련 영상 ‘뿌리 뽑힌 삶’을 함께 시청하고, 한국에 피난 온 고려인 동포가 직접 겪은 이야기를 관객과 나누는 토크 콘서트가 이어진다. 김종홍 선교사가 동시통역을 맡아 원활한 소통의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돕는다. 희망샘도서관 관계자는 “현재 전쟁을 피해 한국으로 밀려 들어온 고려인 동포들에게는 당장의 생활을 영위할 생필품 및 자금 등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도서관에서는 오는 26일까지 모금을 진행해 우크라이나 고려인 피난민들을 위해 (사)너머에 모인 금액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상호기자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됐고,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최우수 감독상·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석권한 영화 ‘풀타임’(감독 에리크 그라벨)이 18일 개봉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풀타임’은 파리 교외에서 홀로 두 아이를 기르는 워킹맘 쥘리(로르 칼라미)가 위태롭게 마주하는 일상을 꿋꿋하게 부여잡으려는 모습을 담아낸 영화다. 쥘리는 파리 시내의 호텔 룸메이드로 일하며 장거리 출퇴근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규모 교통 파업이 발생하고, 생활비는 바닥을 보이고, 아이들을 맡길 곳을 새로 찾아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다. 아슬아슬하게 이어가던 일상이 한순간에 난장판이 될 위기다. ‘풀타임’은 이른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하는 한 여자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제시되는 건 일어나자마자 두 아이를 깨우고 정신없이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엄마의 분주한 움직임,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파리 시내의 파업 속보, 놀이 공원은 언제 가냐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질문들이 뒤섞이는 새벽 풍경이다. 쥘리에겐 하루를 무사히 마치는 것조차도 어쩌면 사치다.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한 채 몰래 이직 면접을 보거나, 카풀이나 히치하이킹에 실패해 지각하는 등의 변수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의지와 상관없이 출근 인파 속에 이리저리 휘둘리다 보면 어느새 하루 일과가 시작되고, 내일이 찾아오고, 모레도 변함없이 쳇바퀴처럼 지속될 것이다. ‘풀타임’은 잘 짜인 각본이나 기승전결의 흐름이 담긴 탄탄한 서사에는 관심이 없다. 영화는 그저 쥘리가 위태롭게 떠도는 모습을 흔들리는 카메라로 포착한다. 때로는 바짝 붙어서, 때로는 멀찍이 떨어져 바라보면서 숨죽여 따라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불안하게 반복되는 전자 음악 비트는 시시각각 압박 받고 있는 쥘리의 심리 상태에 관객들이 더욱 생생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쥘리에겐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돌발 상황이 쉴 새 없이 생겨난다. 과연 엔딩 장면에서 관객들은 쥘리가 보여주는 표정과 몸짓을 보고, 쥘리에게 드디어 평안이 찾아오겠다고 쉽사리 예상할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쥘리는 그저 일상을 버텨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