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나들이 떠날땐 독초·독충·알레르기 주의하세요

본격적인 봄 나들이의 계절이다. 따뜻하고 청명한 날씨만큼이나 사람들의 발걸음은 야외로 향하고 있다. 특히 웰빙 열풍이 불면서 산에서 약초나 버섯을 캐서 먹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이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봄철에 나는 식물에는 먹을 수 있는 좋은 산나물도 있지만 먹으면 치명적인 독성분에 의해 죽음으로 연결되는 위험한 식물들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의 도움말을 통해 봄철 나들이의 주의사항을 알아봤다. ■ 약초가 독초 될라무턱대고 먹으면 위험 4~7월중 새잎이 올라오는 백합과 식물 중에 산마늘은 먹을 수 있으나 은방울, 박새는 먹어서는 안 될 극약과 같은 식물이다. 이들 식물은 분포하고 있는 지역이 깊은 숲속에 함께 자라며, 잎모양이 같은 백합과로 비슷하기 때문에 은방울, 박새를 자칫 산마늘로 오인하여 먹을 경우 치명적인 독에 중독될 수 있다. 은방울은 꽃은 아름다우나 잎과 뿌리에 독이 있으며 박새는 뿌리에 독성분을 가지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한 약간 쓰면서도 향긋함이 서려있어 봄철 쌈 재료로 가장 좋은 자연산 곰취는 동의나물과 함께 자라고, 잎이 비슷해 구별이 쉽지 않으므로 채취할 시 매우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구별 방법은 동의나물은 4~5월에 노란색 꽃이 피지만 곰취는 8~9월에 꽃이 피고, 줄기에 보라색 선이 있으므로 자세히 관찰하면 구별이 가능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산나물을 채취할 때 독초는 걸죽한 액즙이 나오고 그 액즙을 연한 피부에 발라보면 심하게 가렵거나 따갑고 통증이 있으며, 피부 밖으로 포진 또는 종기와 비슷한 것이 돋아난다며 또한 살갗에 반응이 없을 때 혀끝에 발라보면 혀끝을 톡 쏘거나 아리한 맛, 화끈거림, 고약한 냄새가 나고, 입속이 헤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독초인지 아닌지를 확인한 후에 나물로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나들이 장소에 꽃가루 날리나 봄철 꽃가루는 비염, 알레르기, 천식, 피부염의 주범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증상이 없는 어린이라도 꽃가루에 노출됐을 경우 갑자기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야외에서 갑자기 기침, 가래, 콧물, 두드러기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꽃가루 알레르기를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천식이 있는 아이들은 꽃가루에 노출됐을 경우 증상이 악화되면서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어 치명적이다. 따라서 나들이 장소의 주변 환경이 어떤지, 꽃가루가 날리는지 등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 풀독과 독충 주의해야 야외에서 꽃가루 알레르기와 함께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은 접촉성 피부질환이다. 흔히 풀독이라고 부르는데 야외활동이나 산행에서 피부에 독초가 닿았을 때 나타난다. 특히 아이들의 맨살에 독초가 닿았을 경우 피부가 가렵고 붉어지며 물집이 잡혀 장기간 고생하므로 날씨가 따뜻하더라도 야외에서는 맨살이 드러나지 않는 긴 옷을 입어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또한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벌을 건드리는 경우가 많은데 벌에 쏘이면 발한, 호흡곤란 등의 쇼크증상이 어른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으므로 주의를 주어야 한다. 접촉성 피부염이 나타나거나 벌에 쏘인 경우 민간요법을 쓰지 말고 곧장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도경 성빈센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나들이 가기 전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고 부상당했을 때 치료할 수 있는 구급약은 꼭 챙겨야 한다며 특히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민간요법을 쓰지 말고, 빠른 시간안에 병원을 찾는 것이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아주대병원, 18일 국제온열치료 심포지엄 개최

아주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가 오는 18일 오후 1시 병원 지하 1층 아주홀에서 온열치료의 최신지견을 주제로 국제 온열치료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심포지엄에서는 ▲온열치료의 소개(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최일봉 교수) ▲온열 면역 동시 항암화학방사선치료(이대희 효산의료재단 대표) ▲국소 고주파 온열치료 시스템을 위한 기술(독일 루르대학 Dr. Huseyin Sahinbas) ▲임상 종양학에서 온열 치료의 현 주소(독일 하노버 Siloah cancer center, Dr. Hartmut Kirchner) ▲국소 진행성 직장암의 수술전 항암화학방사선 치료에서의 온열치료 이용(강민규 영남대병원 교수) ▲아주대학교병원의 온열치료 경험(전미선 아주대병원 교수) 등이 발표된다. 온열치료법(Hyperthermia)을 이용한 종양의 치료는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고, 온열치료 단독의 효과뿐 아니라 기존의 방사선치료 및 항암화학치료와 병행할 때 다양한 종양에서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치료법에 비해 부작용이 매우 적어 매력적인 항암치료 방법은 분명하지만 효율적인 열전달의 기술적 문제, 체계적인 치료법 및 임상연구의 미비 등으로 사용이 제한돼 있는 실정이다. 이날 오후 1시30분까지 사전등록하면, 누구나 무료로 참석 가능하다. 문의 (031)219-5884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부광웰페어 김상현 이사장 "어르신들의 행복지수 올리는 국제행사로 키우고파"

어르신들이 건강한 모습을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고 싶습니다. 8일 인천 부평공원에서 경기일보와 2012 I Love Carnation(아이 러브 카네이션) 어버이 축제를 공동 주관한 김상현 ㈔부광웰페어 이사장은 어버이 축제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김 이사장은 어버이날 기념행사를 이 정도 규모로 어버이 축제로 키우는 곳은 인천이 유일할 것이라며 사회가 고령화되고 있는 가운데 어버이들과 어떻게 공생할 것인가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행사 규모도 더 키우고 어르신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늘렸다며 이번 어버이축제는 어르신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문화행사로 실버문화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웰페어는 어르신들이 건강을 챙기고 재능을 계발할 수 있도록 레저 문화생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평생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부광웰페어 산하 부광노인대학은 어문학부와 예술학부, 건강체조학과 등 4개 학부 30개 학과를 운영, 매년 어르신 1천600여 명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김 이사장은 앞으로 어버이 축제도 의료 부문과 결합해 어르신들 건강을 챙기거나 국제적인 행사로 키우고 싶다며 어르신들의 행복지수를 올릴 어버이 축제를 키워 인천 대표 행사는 물론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행사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매년 찾는 어르신들의 건강한 모습을 보며 항상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어버이 축제의 부광웰페어는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자기 계발을 함으로써 젊은 세대에게 존경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창작의 산실]서예가 진영근

의지대로 결정할 수 있다면 죽어서 다시 태어나도 이 일을 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제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작업실(군포시 번영로 489)이 떠나갈 듯한 호통도 마다않는 서예가 진영근(54)씨가 제자들을 모아놓고 각기 다른 서체를 써보이며 기자에게 하는 말이다. 작업을 하면서도 나는 가수다를 통해 주가를 올렸던 임재범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그는 모든 것이 자유롭다.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겪었던 아픈 세월들을 잊기 위해 즐겁게 사는 인생법을 깨달은 것이다. 길거리를 걷다가도, 좋아하는 막걸리를 마시다가도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영감은 마침내 그의 손에서 예술로 탄생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서예가라는 호칭이 그냥 붙여진 것만은 아니다. ■독합다습으로 정상에 오르다 16살, 자전거 판 3천400원을 들고 출가해 무작정 서울로 왔다. 사방을 둘러봐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가진 것이 없는 그는 밥을 먹기 위해 길거리에서 도장을 파기 시작했다. 도장을 어떻게 파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사람 역시 없었다. 그저 책을 보며 혼자 연구했을 뿐이다. 남들은 취미로 하는 전각이지만 생계를 위해 스승도 없이 배우느라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릅니다. 길거리서 도장을 판지 얼마 안돼 그는 좋은 도장이 아니면 팔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당장 입에 풀칠을 해야한다는 절박함이 있었지만, 서예를 알아야 좋은 도장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다. 서예 역시, 도장을 처음 파기 시작할 때처럼 독학다습으로 배웠고, 예술작품으로 자리잡은 전각(篆刻)도 알게 됐다. 한 단계 올라가 그림 전각까지 시작했고 나름 서(書), 화(畵), 각(刻)을 두루 할 줄 아는 아마추어가 됐다. 진씨는 생계형 작업에서 멈추지 않고 국내 서예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하기 시작했다. 무수한 작품을 만들어 냈지만 상을 받는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무수한 낙선의 고배를 마신 뒤에야 1991년 대한민국 서예대전에서 전각부문 최고상을 거머쥐었다. 자유분방하지만 올곧은 격이 서린 작품들이 주목받으면서 도장파는 소년은 서예학원 선생님이 됐고, 30대에는 국전이라 불리는 서예대전 심사위원 자리까지 올랐다. 그 뿐만이 아니다. 서예협회 경기도지부장, 서예협회본부 이사, 한국전각학회 감사 등 중요 역할을 맡으면서 한국 서예의 최고가 됐다. ■40대 서예가, 백발되다 1998년 그의 인생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심각채근담을 완성시켰다. 돌에 1만2천611자를 새기는 동안 40대 중년남은 백발의 노인으로 변해 있었다. 턱수염까지 하얀 그를 만난 사람들은 60대 후반의 할아버지로 생각했다. 어린 나이에 집을 나와 많이 배우지 못한 탓에 채근담 내용을 이해하고 새기려니 머리카락이 하얗게 될 수 밖에 없던 것이다. 당시 채근거사로도 불렸죠. 마음 속 가장 큰 작품으로 자리잡은 채근담을 완성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41세 백발노인이 남을 것이 뭐가 있겠냐,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로부터 13년, 진씨는 때아닌 회춘(?)을 하면서 머리카락이 제 색깔을 찾았지만 올 초 서예가 운명이 중단될 뻔한 고비를 맞았다. 지난 2월 방황을 마치고 군포로 귀향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아홉번째 개인전인 신화창조전을 준비하다 조각칼에 손을 베어 인대가 끊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수술을 하고 끊임없이 재활을 한 덕분에 다행히 작품 활동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진씨의 전각은 깊고 간소화된 우리네 산과 강과 자연과 사람이 담겨져 있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신화창조전에는 사람과 자연과 추억을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전각 작품 외에 우리나라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반양심경이 전시돼 주목받았다. 반양심경은 금문체, 초서체, 한글 서간체 등 아홉가지 서체로 쓰여져 그 가치를 더욱 높이 평가받았다. ■역사에 남고 싶다 독학다습으로 어려운 생활 끝에 최고에 오른 그는 문득 맡은 감투들이 부질없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과거와 달리 쓸 데 없는 일에 눈길을 많이 줬다고 느꼈졌기 때문이다. 본질을 찾기로 결심한 2003년 3월29일, 그는 자신에게 맡겨진 모든 자리를 벗어던지고 자연인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보헤미안 근성이 있다는 고백을 증명이라도 하듯 짐보따리를 싸들고 지리산, 부산, 대치동 등 곳곳을 떠돌며 작품활동을 했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서예, 전각에서 벗어나 한글폰트 6가지, 글자체 24종을 개발하고 일반 기업체 등의 로고를 만드는 캘리그라피도 연구했다. 그 때부터 외부 출강은 하지 않고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 작업실에서 제자들을 가르친다. 밖으로 나가지 않는 이유는 하나다. 흰 종이에 검은 글씨를 쓰는 것이 서예라는 경쟁력 없는 보편적 서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그는 한지만 고집한다거나 버려진 기와를 수집해 조형적 예술로 새생명을 불어넣는 일 등으로 언제나 소재의 변화를 일으킨다. 다양화 장르를 초월하는 표현 방식이 서예의 영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밥먹고 살기가 힘들어 서예를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서예의 영역을 넓혀 서예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죠. 최근 아홉번째 개인전을 마친 그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역사에 남길 만한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각자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전각인으로 평생을 살면서 돌아보니 전각을 공부할 수 있는 교재가 너무 빈약해 보였습니다. 전시회 마무리가 정리되는대로 한자 문화권 자료들을 모아 전각인들이 쓸 수 있는 보약을 담을 계획이다. 전각은 조형세계의 획이자 동양미술의 꽃이라는 그는 작품활동을 하면서 틈틈이 그러나 즉흥적으로 자전을 준비해 역사에 남기는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제4회 자연사랑 경기도 어린이 숲속백일장 입상자 발표

㈔한국경기시인협회는 제4회 자연사랑 경기도 어린이 숲속백일장 입상자를 3일 발표했다. 도내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문학 정서를 심어주기 위해 지난달 28일 수원 장안구 만석공원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수원, 안성, 평택, 화성, 안양, 용인 등 초등학생 400여명이 참가해 그동안 갈고 닦은 글솜씨를 자랑했다. 이번 대회 장원은 윤예원(곡반초1), 김지수(구봉초4), 박지원(산평초6) 학생이 차지했다. 한편 대회는 경기도환경보전협회경기일보사가 후원했다. <입상자 명단> ◇저학년부(초등 1~2학년) ▲장원-윤예원(곡반초1)▲차상-박채민(영동초1) 신경수(구봉초2) ▲차하-김현나(매화초1) 윤설아(토월초2) 황채원(구봉초2) ▲참방-강태욱(팔달초1) 김연준(구봉초2) 박서준(고현초2) 백진주(수일초2) 이연우(구봉초2) 이예은(화홍초2) 이진표(송원초2) 임세연(구봉초2) 전채원(수일초1) 조승우(팔달초1) 최도연(화양초2) 최도헌(황곡초2) ◇중학년부(초등 3~4학년) ▲장원-김지수(구봉초4) ▲차상-곽주희(팔달초4) 박건우(송원초4) ▲차하-심기환(수일초4) 윤다은(곡반초3) 허예은(구봉초4) ▲참방-권태환(산평초4) 구하람(구봉초3) 김승오(화홍초3) 김철우(조원초4) 박건하(산평초3) 윤지영(구봉초4) 윤지호(영덕초3) 정지윤(황곡초3) 진하늘(구봉초4) 최웅희(양지초3) 최흥수(갈담초3) 한혜민(수영초4) ◇고학년부(초등 5~6학년) ▲장원-박지원(산평초6) ▲차상-김민서(수성초5) 오하영(구봉초6) ▲차하-오형선(성산초6) 김현지(매화초5) 임영재(조원초5) ▲참방-김다예(화성초6) 박유상(수성초5) 박지민(대평초6) 방지수(산평초5) 이민영(영화초5) 이 샘(산평초6) 이예진(화성초6) 이혜인(고현초6) 장수아(영화초6) 정윤정(수원초6) 황선우(화홍초5) 허지원(구봉초6)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그림 읽어주는 남자]홍성담의 ‘사시사철-봄’

곧 입하(立夏)다. 여름의 문턱이다. 온 산하가 샛푸르다. 땅에 뿌리박은 풀들이 질기다. 두꺼비 알이 깨어나고 개구리 알이 천지다. 사람들은 논밭을 갈아서 한 해 농사를 꾸린다. 볍씨를 불려서 싹을 틔운 뒤 모를 낼 것이다. 새봄에 하는 일이 다르지 않으나 해마다 돌아오는 봄은 다르다. 날이 좋아도 사람이 아프면 봄도 아프다. 사람이 좋고 날이 나쁘면 봄도 나쁘다. 날이 좋고 사람이 좋아야 봄이 좋다. 봄이 좋아야 풍년이다. 봄이 환해야 한 해가 환하다. 홍성담의 사시사철-봄은 1980년 오월의 봄이었다. 그 해 오월은 사람이 아팠다. 봄볕 아래서 사람들은 총칼에 휩쓸렸다. 지천에 까놓은 개구리 알은 풍성했으나 볍씨가 말랐다. 마른 볍씨로는 모를 낼 수 없었고 그 해 논밭에서는 흙바람만 나부꼈다. 사실사철-봄은 홍섬담의 오월 목판화에서 단연 으뜸이다. 이 작품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며 읽어야 한다. 대지 깊은 곳에 태극이 있다. 선남선녀가 한데로 어울렸다. 한데로 어울린 그것이 씨알이다. 그것은 변함이 없다. 어머니 대지는 늘 그 씨알을 포태함으로써 대지를 깨운다. 태극을 품고 있는 어머니를 보라. 두 손 활짝 열고 하느님을 받는 저 숭고한 경이로움을 보라. 어머니 몸은 거대한 기운이다. 생의(生意:만물을 낳고자 하는 마음)의 활기가 불빛처럼 물빛처럼 부글거리는 그 속을 보라. 활활 거리며 끓고 있는 속 품이 위로 물밀 듯 올라가 대지를 깨웠다. 농부는 그 땅을 일군 뒤 씨를 뿌린다. 씨를 뿌리며 나아간다. 씨를 받은 땅은 온 마음으로 받아 싹을 틔울 것이다. 그러나 하늘이 범상치 않다. 대지의 저 숭고한 몸짓이 하늘을 우러르나 하늘이 기울었다. 기울어서 아프다. 아픈 결로 나아가는 저 사람, 내 아버지 내 어머니! 물밀어 드는 봄은 언제나 새봄이다. 봄을 새봄으로 맞이하는 마음에서 만물이 싹튼다. 그 싹틈에 아버지 어머니의 숨결이 있다. 김종길 경기도미술관 교육팀장

어린이가 예술가가 되는 축제 ‘키즈아트페스티벌’

어린이들을 위한 이야기, 노래, 그림이 어우러진 한바탕 축제 현장으로 가보자. 경기도문화의전당(사장 손혜리)은 지난 26일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입상 한국작가원화전을 시작으로 다채로운 공연체험 프로그램들로 가득한 2012 경기 Kids Arts Festival을 연다. 볼로냐원화전은 2004~2011년 이태리 볼로냐 아동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작품들로 구성, 다음달 10일까지 빛나는갤러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국내 최초로 250여점의 작품을 한 자리에 전시해 어린이들에게 동화책으로만 봤던 그림들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 1일부터 6일까지 어린이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공연 5편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행복한 대극장에서는 발레로 들려주는 동화이야기 강아지똥(1~2일)과 라스베가스 오리지널 플레이 기수팀이 직접 내한 공연을 펼치는 가족뮤지컬 플라잉 피터팬(5~6일)이 공연돼 꿈나무들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느낄 수 있다. 아늑한 소극장에서는 가족이 함께 보는 감성뮤지컬 아빠 사랑해요(1~2일)와 국악과 함께 아이들의 감성을 키워주는 은혜 갚은 호랑이(3일), 가족 음악극 2012 토끼전(5~6일)이 어린이 관객을 기다린다. 어린이날을 앞둔 4일에는 넌버벌퍼포먼스 뮤지컬 비밥을 야외 광장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 기간 전당은 어린이들의 거대한 놀이터로 변신, 세상을 크게 보는 시야를 길러주기 위해 직접 만들고 배워보는 세상에서 가장 긴 기차를 타고-우리는 하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독도문제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우리 동네로 놀러 오세요-누가누가 살길래, 가족 구성원들의 중요성을 깨닫는 엄마가 해님을 만났을 때-사랑하는 우리 가족 등 다양한 공연이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흥겨운 한마당을 이룬다. 피날레는 세계를 여행하며 국악을 알리는 공새미 가족과 하나가 되는 국악과 함께 하는 가면무도회(6일)가 장식한다. 손혜리 사장은 이번 페스티벌은 매년 어른 위주였던 체험행사를 어린이가 주인공인 되는 예술 체험으로 바꾸고 이슈화되는 사회 문제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며 어린이 스스로 자신 안에 숨겨져 있는 예술적 능력과 끼를 직접 발견하며 가족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관람료 공연마다 차별 적용. 문의 (031)230-3332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어린이날, 경기도는 체험 천국!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경기도 산하 6개 박물관 및 미술관에서 다양한 어린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경기도는 도 산하 경기문화재단이 운영 중인 경기도박물관, 실학박물관, 전곡선사박물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등 박물관 4곳과 경기도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등 미술관 2곳에서 각각의 특징을 살려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먼저 용인에 있는 경기도박물관과 경기도어린이박물관, 백남준아트센터는 뮤지엄파크 어린이날 큰 잔치-열려라, 뮤지엄파크 행사를 진행한다. 이날 경기도박물관은 특별전 연계 교육프로그램인 동화구연을 통해 5세~8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마술 동화 요술할머니와 숲 속 친구들 등 두 편의 전래동화를 준비한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야외에서는 비눗방울 놀이,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페이스페인팅, 나무와 대나무를 이용한 블록체험, 환경 지킴이 배지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박물관 안에서는 또 꽃 모종 심기 체험, 수학으로 풀어내는 음악이야기 공연인 피타고라스의 음계, 어린이자문단과 함께 하는 마술 배우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백남준아트센터 건물 모습을 종이로 만들어 보는 신나는 종이접기, 백남준 작품이름 알아보기와 백남준과 깊은 관계가 있는 작곡가 존 케이지의 작품을 연주하는 존 케이지 콘서트가 함께 열린다. 안산에 있는 경기도미술관은 비행과 여행에 대한 다양한 상상을 주제로 날아라, 미술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예술가의 스티커로 꾸며보는 전동 폼보드 아트 비행기 만들기, 창의체험 프로그램 여행가방 꾸리기, 아트 스탬프 책갈피 만들기 등이 어린이를 기다린다. 남양주 실학박물관에서는 다산 특별전 관련 농가월령가 체험이 마련됐다. 이 체험에서 관람객들은 농가의 달(月) 음식(떡)을 체험하고 시식해볼 수 있다. 또 고려시대부터 있었던 윷놀이와 비슷한 말판 놀이인 참고누놀이와 통일신라 사람들이 즐겼던 주사위놀이인 주령구놀이 등 전래놀이도 해볼 수 있다. 연천에 있는 전곡선사박물관에서는 유적발굴을 통해 유물을 이해하는 나도 고고학자, 선사시대 동굴벽화에 대해 알아보고, 벽화 속 무늬를 이용해 나만의 핀버튼을 만드는 동굴벽화 버튼 만들기 체험이 준비됐다. 인접한 전곡리 선사유적지에서 펼쳐지는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도 즐길 수 있다. 한편 이날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을 제외하고 박물관미술관의 모든 프로그램은 어린이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이호준기자 ho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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