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고온으로 아차하면 '식중독'

날씨가 한 달을 앞서가고 있다. 특히 최근 고온현상으로 인해 세균이 빠른 속도로 자라 4간이면 식중독을 발생시키는 수준으로 증식하게 되므로 음식물 조리 및 보관에는 특히 주의가 요망된다. 야외활동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요즘이지만 한껏 무더워질 수 있는 한낮 기온을 간과하고 음식물을 관리한다면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 식중독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 재료와 조리과정은 위생적으로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식품의 올바른 보관온도를 지키고, 유통기한 및 신선도를 확인해야한다. 냉장식품은 냉장고에 냉동식품은 냉동고에 보관하고 해동된 원료는 바로 사용하고 재냉동 하면 안된다. 또한 음식물 재료는 철저히 세척소독하고, 조리도구는 소독을 자주하여 교차오염을 방지해야한다. 가열하지 않고 생으로 먹는 식단은 피하고 충분히 가열된 음식물을 섭취한다. 해동할 때는 식재료가 오염되지 않게 흐르는 물에 하고, 음식물은 내부까지 완전히 익혀 먹어야한다. ■ 야외활동시 각별한 주의를 여름철 야외활동시 음식물 처리방법에는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불가피하게 야외활동을 위해 도시락을 섭취해야 한다면 음식물을 충분히 익힌 후 5℃ 이하에서 냉장보관하거나 60℃ 이상에서 온장 보관해야 하고, 물은 반드시 끓여서 식힌 물을 마셔야 한다. 특히, 자동차 내부나 트렁크에 음식물을 보관하는 것은 금물이다. 미생물 성장예측모델을 이용하여 자동차 트렁크에 보관된 김밥의 황색포도상구균 미생물 증식정도를 평가한 결과, 식중독 감염 위험 수치까지 균이 번식하는데 2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물을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야외 활동을 할 경우에는 저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아이스박스를 활용하는 등 적정 온도가 유지되도록 보관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가능한 2시간 이내에 신속하게 섭취해야 한다. ■ 피서지에서는 조심 또 조심 친구들 또는 연인과 같이 찾는 피서지에서 음식물 관리는 소홀히 한다면 식중독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바닷가에서 직접 잡은 어패류는 반드시 깨끗한 수돗물로 2~3회 세척조리해 섭취해야하며, 캠핑장에서 바비큐 등을 먹을 때는 내부까지 충분히 익혀야 한다. 산에서 산나물을 채취해 바로 먹을 때에는 반드시 끓인 물에 처리해야 하며, 계곡에서는 민물고기 및 민물패류는 기생충의 숙주 이므로 섭취를 자제하거나 충분히 끓이거나 삶아야 한다. ■ 설사한다고 지사제 함부로 먹으면 안돼 식중독에 걸리면 장관에서의 흡수 장애로 설사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소아의 경우 탈수가 쉽게 나타나고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또한 위장관 자율신경계의 자극으로 구토가 발생할 수 있으며, 장관의 감각이 예민해져 작은 기계적인 자극과 화학적인 자극에도 복통이 잘 동반된다. 설사가 있는 경우 함부로 지사제를 가정에서 투약하면 안된다. 지사제를 투약하게 되면 장내에 있는 세균이나 독소가 빠져나가지 못해 증상이 더욱 악화되고 회복이 지연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끓는 물이나 보리차에 소량의 소금과 설탕을 타서 먹거나 이온 음료를 섭취하여 설사로 인한 탈수를 예방해야 하며, 식사가 가능하면 미음이나 쌀죽을 섭취하도록 한다. 그러나 증상이 회복되지 않고 혈변, 심한 복통 등이 발생하면 병원을 찾아 수액 치료 등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도움물=임선교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최정상급 최소침습 척추술로 국제적 위상 높일 것"

수술실 풍경이 바뀌고 있다. 메스로 배를 갈라 장기를 눈으로 보며 하는 개복수술에서 6㎜ 정도의 구멍을 뚫고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넣고 모니터로 보며 하는 최소침습수술로 수술 방식이 옮겨가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척추질환수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박춘근 수원 윌스기념병원장은 이 분야의 선두 주자다. 최근 국내 유일의 척추분야 최소침습수술 연구전문학회인 대한최소침습척추수술연구회 6대 회장으로 취임한 박 원장으로부터 향후 연구회의 활동 계획과 최소침습 척수수술 분야의 최신 경향에 대해 들어봤다. 10년전 연구회를 처음 만들 때만해도 국내에는 (최소침습 척추수술이) 거의 보급이 안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최소침습수술은 독일, 미국과 함께 세계적인 리딩 그룹으로 성장했죠. 10여년 전 국내 외과의사들이 Great Incision Great Surgery!란 말을 자랑스럽게 하던 시절이 있었다. 크게 열어서 수술할 수 있어야 위대한 외과의사다란 의미다. 하지만 1998년 말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박 원장의 머릿속에서 이 문구는 완전히 지워져 있었다. 기존에는 전신마취 후 피부를 절개해야 했기 때문에 조직손상 및 회복지연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했지만, 최소침습수술은 주변조직의 손상이 거의 없고 수술시간도 짧아 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신마취가 필요하지 않아 고령의 환자나 고위험군 환자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환자를 먼저 생각했던 박 원장에게 최소침습수술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이후 선배 의사들을 도와 2002년 대한최소침습척추수술연구회를 창립을 주도했으며, 학술이사를 맡아 수술기법 발전에 힘을 보태왔다. 특히 박 원장은 현재까지 최소침습 척추수술의 백미라할 수 있는 전방경유 척추수술에 있어서만큼은 국내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이 수술기법은 등쪽이 아니라 배쪽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 디스크를 제거하거나 뼈를 맞추는 방법이다. 이때는 장기나 동맥에 손상을 줘서는 안되기 때문에 그만큼 고도의 집중력과 뛰어난 감각이 요구된다. 그 결과 이제는 매년 20여명의 국내외 의료진들이 그의 병원을 찾아 최소침습수술기법에 대해 배우고 있다. 이달초에도 카자흐스탄과 몽골 등 외국인 의사들이 연수과정을 밟고 있다. 박 원장은 최소침습 척추수술 분야에 있어 한국의 의료기술은 전세계 최정상급에 속한다며 앞으로 연구회를 통해 외국의료진 연수교육을 확대함으로써 한국 의료계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더 높여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그림 읽어주는 남자]서유라의 ‘아트 북’

어제는 절기상 소만(小滿)이었다. 소만은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찬다는 의미가 있다. 이제 모내기철이 다 되었다. 볕이 이토록 따듯하니 농토의 일상이 본격적으로 바빠질 터이다. 그동안 절기나 시대, 역사와 관련한 그림들을 소개했으니 오늘은 마음을 풍족하게 하는 그림을 이야기할까 한다. 마음의 농토를 기름지게 하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한 일이다. 마음이 메마르면 그 사람이 메마르고 가족, 사회 모두 메말라진다. 서유라의 아트 북은 책그림이다. 작가는 오랫동안 책만 그려왔다. 책을 그리는 것이 무에 대수냐 하겠으나 책에 담긴 정신을 표현하는 것이 이 작가의 미학이라면 일견 일리가 있지 않겠는가. 이 작품은 여성에 관한 책만 모아서 그렸고, 하트 모양이다. 그림으로 표현한 서유라의 책은 작품 한 점을 해독하면 바로 이해된다. Erotic Art를 보자. 이 작품 속 책들은 붉다. 배경도 핑크 빛이다. 책들은 하나의 기표다. 기표는 붉은 소리의 기의로 확산된다. 붉은 책들의 붉은 소리는 색과 상징이며 이 때 색은 에로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고 상징은 여성성과 상관한다. 기표와 기의가 만나서 하나의 소리 즉, 외침을 타전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외침은 화면 속 책들에 새겨진 텍스트가 보여주는 바, 행동성a이다. 여성, 섹슈얼리티, 국가는 여성주의 시선으로 파고든 제도적 성정체성에 관한 저항적 외침이라면 여성 미술 사회는 여성이라는 주체가 또는 여성이 주체가 된 미술이 사회와 어떻게 결절을 만들어 내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한국의 풍속화나 The Erotic Korea, 화가는 왜 여자를 그리는가, 성의 미학, 한국의 성, 우리 몸과 미술, 위대한 페미니스트 울스틴 크래프트의 혁명적 생애-세상을 뒤바꾼 열정은 그 제목만으로도 작품의 에로틱이 왜 여성성을 상징하는지 알 수 있다. 이번 주는 부부의 날이기도 해서 5월 가족의 달의 대미를 장식한다. 서로를 이해하는 삶이되기 위해서는 사랑 안에서 많은 것들이 이야기 되어져야 할 것이다. 김종길 경기도미술관 교육팀장

[창작의 산실]조각가 손선형

지난주 수원전시관에서 열린 호접몽展에서 한 작품이 발길을 붙잡았다. 세 명의 아이들이 얼굴만 빼꼼이 내민 체 각각 양, 토끼, 오리옷을 입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도 작품 자체가 저절로 입꼬리를 올라가게 만들었다. 누굴까? 가면무도회 라는 작품명과 나란히 쓰여진 이름, 손선형(50)이다. 고개를 들어 다시 보니 예쁜 양옷을 입은 아이는 신이 나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웃고, 토끼옷을 입고 앉아있는 아이는 토끼 마냥 새침하게, 입이 쭉 나와 아이들한테 인기가 없는 오리옷을 입은 아이는 부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두 친구를 째려본다. 며칠 후 손 작가의 작업실인 두울도예공방(수원시 우만동)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우여곡절 많았던 작업 인생 대학 때부터 조소 공부를 한 손선형은 사실조각부터 추상조각, 철조까지 두루 경험을 쌓아오면서 꿈을 키웠다. 하지만 대학원을 마치고 작품활동을 반대했던 엄마 때문에 지난 1991년 손선형 첫 개인전을 열고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결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작업을 해왔지만 아이를 출산하면서 모든 생활이 달라졌다. 홀로 마음껏 하고 싶은 일을 했던 때와는 달리 떨어지지 않는 아이 때문에 자유롭지는 않았다. 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도 뭔가를 할 수 있을꺼라는 꿈은 있었죠. 대학 때처럼 승승장구 할 줄 알았거든요.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를 데리고 전시장을 돌아다니다보니 성취감보다 좌절이 먼저 왔어요. 아이는 등에 업혀있고 그럴싸한 작업실조차도 없었던 손 작가는 방 2개 중 하나를 떡하니 차지하고 꿈을 펼쳤다. 화학제품으로 하는 폴리작업 때에는 이웃주민들에게 거하게 밥을 사고 복도에서 작업을 하기도 했다. 두 아이를 모두 유치원에 보냈을 무렵 두번째 개인전에 욕심이 생겼다. 생각 표현을 하기 좋은 재료로 흙을 선택했지만 15년만에 내린 결정인 탓에 부담스러웠다. 문득 그는 15년 세월을 표현하고 싶었다. 나를 태어나게 해준 부모님의 결혼사진부터 언니, 오빠, 아들, 조카까지 부조로 만들었다. 인생사를 담은 작품이라 그럴까? 작지만 소중한展이라는 이름으로 전시를 준비했다. 어릴 적 작업이 기억이 되살아난 듯 아이들을 재워놓고 나와 새벽 시간에 온 열정을 작품에 쏟았다. 내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질지 결과를 기대하기보다 작업을 하는 것에 기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흔 쯤에는 시댁 식구들이 무슨 대단한 작업을 하느냐고 밖에 나가냐며 싫은 소리가 들리고, 일적으로 스스로의 갈등이 극대화되면서 또 한번의 고비를 맞았다. 가족들이 오히려 일반사람들보다 이해를 더 못해요. 주부가 일을 하면 가정에 소홀해질 수 밖에 없잖아요. 남편, 시댁은 물론 친정엄마까지 무지 반대하셨죠. 근데 작업의 대한 열망은 사라질줄 모르더라구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뽑기(?)에 목숨걸다 15년 간의 공백, 두려움이 가득했던 두번째 개인전을 끝낸 손선형은 지쳤었다. 우연히 두 아들의 어릴적 앨범을 보면서 아이를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친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선택이다. 아이들의 표정에 하나하나 신중을 기했다. 완성작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표정이 리얼하게 나와 결과가 흡족스러웠다. 첫 작품 이후 종종 놀이동산을 찾아 어린이들을 사진으로 남기고 어릴적 아들의 모습, 조카, 교회 유치부 친구들의 표정을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그의 작품은 모두 실사이즈와 동일하게 완성된다. 여섯살이면 실제 여섯살 키와 똑같게 말이다. 특히 손 작가의 아이들에게는 웃는, 우는, 찡그리는, 해맑은, 새침스러움 등 표정만 있을 뿐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자아이 한명을 빼고는 모두 흰 옷을 입고 있어 눈에 띈다. 그는 아이들은 걷든 뛰는 런닝 하나에 면팬티 하나만 입어도 예쁘잖아요. 저는 그 자체를 표현하고 싶었어요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이에 푹 빠졌던 손 작가. 작품 구상 때문에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생겼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뽑기에 열광했던 것. 어느날 중3짜리 둘째가 곰돌이 푸가 얼굴만 내놓고 동물옷을 입은 휴대폰줄을 들고 왔다. 손 작가는 순간 이거다 싶었다. 무작정 아이와 함께 500원짜리 동전을 3~4만원어치를 바꿔 마음에 드는 모양이 나올 때까지 뽑기를 했다. 그가 푹 빠졌던 뽑기의 결과물이 이번 가면무도회이기도 하다. 한참을 뽑기를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제 주위에 꼬맹이들이 부러운 눈으로 저를 보고 있더라구요. 순간 창피해서 얼른 자리를 빠져나왔는데 지금 생각하면 재미있어요. ■명화같은 작품 만들고 싶다 이런 열정 때문일까? 세번째 개인전에서 선보인 8점의 아이 작품들은 한마디로 대박을 쳤다. 관계자들의 잔치로 치뤄지는 일반 전시회와 달리 일주일동안 500여명의 일반 관객이 전시장을 찾아 손 작가가 멀미가 느껴질 정도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작품은 관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생각지도 않게 모두 새주인을 만났다. 하지만 손 작가의 작품을 본 작가들은 작품이 바뀌었네?, 요즘 대중이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라는 말을 툭툭 던졌다. 그는 좋아서 시작한 작업이기에 그런 평가들을 신경쓰지 않았다. 사람들이 전시를 보면 고민을 해야 하잖아요. 나 하나쯤 설명이 필요없는 즐거운 작품을 만들고 싶었죠. 내 만족보다 작가들이 인정하는 작품을 해야 한다는데 배신감을 느껴 반발감이 생겼어요. 무엇보다 마음이 힘들어서 만든 작품들이기에 포기하지 않던거죠 손 작가는 아직 보여주지 못한 작품이 많아 내년으로 계획하고 있는 전시회까지는 다양한 아이 시리즈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령대는 점점 낮아져 마지막 작품을 내놓을 쯤이면 아마도 태아가 될 것라는 것이 손 작가의 설명이다.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색깔을 표현하고 있는 손 작가. 그에게도 처음 의도대로 누구나 보면 좋고 갖고 싶다는 작품을 만들자는 나름의 철학이 있다. 귀여운 아이 작품이 자신을 위로했듯 전문가의 시각이 아닌 일반인들의 눈에 편안하고 즐겁게 보일 수 있도록 말이다. 저한테 유행도 따라야 하고 대중이 좋아해야 하는데 왜 이런 작품을 하냐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저는 명화처럼 보고 보고 또 봐도 좋은, 한번 보는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두고두고 봐도 기분 좋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법률플러스]경매목적물에 대한 배당관계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2항은 대항요건(주택인도와 주민등록전입신고)과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춘 주택임차인은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또는 국세징수법에 따른 공매에서 후순위권리자 기타 일반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가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임대차계약증서에 확정일자를 갖췄을 때 부동산 담보권에 유사한 권리를 인정하여 주택임차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이다. 그런데 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요건을 갖추고 임대차계약증서상에 확정일자까지 부여받음으로써 우선변제권을 갖게 된 임차보증금채권자보다 선순위의 가압류채권자가 있는 경우, 가압류채권자에게 우선변제권이 없다는 이유로 일반채권자에 불과하다고 보아, 여전히 임차보증금채권자에게 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와 같은 경우에는 임차보증금채권자에게 우선변제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즉, 위와 같은 경우에는 임차보증금채권자도 선순위의 가압류채권자와는 평등배당의 관계에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선순위 가압류채권자의 가압류채권과 임차보증금채권은 각 채권액에 비례하여 평등하게 배당되게 된다. 그렇다면, 임차보증금채권자보다 가압류채권자가 선순위인지 여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임차인이 확정일자를 부여받음으로써 비로소 우선변제권을 가지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 부여일을 기준으로, 확정일자 부여일보다 앞선 가압류채권자를 선순위 가압류채권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주택임차인이 대항요건을 미리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확정일자를 부여받은 날짜가 가압류일자보다 늦으면 가압류채권자가 선순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할 것이고, 그 같은 경우에는 주택임차인이 가압류채권자에게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최근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임대차보증금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서민들의 소중한 자산인 보증금을 잃고 억울한 상황에 부닥치지 않으려면, 임대차계약체결 시 등기부등본을 꼼꼼히 확인하고, 전입신고를 마침과 동시에 확정일자를 받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박순영 법무법인 마당 변호사

‘핫’한 네온컬러ㆍ쿨한 쉬폰…올 여름 패셔니스타가 돼 볼까

봄이 실종된 탓인지 갑자기 찾아온 무더운 날씨에 패셔니스타들이 올 여름 아이템 찾기에 여념이 없다. 아직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대낮이 되면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 일교차가 크다. 하지만 성큼 다가올 무덥고 습한 진짜 여름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컬러, 패턴, 실루엣 등 남다른 트렌드함과 함께 시원함,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는 핫한 패션 아이템을 소개한다. ■핫한 네온컬러 제일 잘나가~ 짧았던 봄을 파스텔 계열이 주름잡았다면 올 여름은 좀 더 높은 채도를 뽐내는 핑크, 노랑 등 네온컬러가 유행할 전망이다. 마이클코어스, 마크바이제이콥스 등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는 물론 리바이스, 게스 등 청바지 브랜드들도 화려한 의류를 선보이면서 상점 진열대가 온통 형광색으로 물들어있기 때문이다. 눈으로 보기에는 예쁘지만 선뜻 입기에는 망설여지는 형광색 의류를 어떻게 입어야 할까 고민이 된다면 먼저 핑크, 레몬 색깔의 슈즈로 포인트를 줘보자. 형광색은 부분적으로만 들어가 있어도 특유의 발랄함과 강렬함으로 전체 의상을 돋보이게 하는 만큼 화려한 컬러의 플라워 프린팅 셔츠를 선택하는 것도 괜찮다. 만약 강렬한 색감으로 눈길을 끌고 싶다면 형광색 상하의로 과감한 패션에 도전해보자. 인접색은 세련미를 즐길 수 있으므로 핑크색 셔츠에 주황색 재킷, 노란색 셔츠에 연두색 스커트, 빨간색 셔츠에 흰색 바지 등이 잘 어울린다. 별다른 액세서리 없이 화려한 컬러의 원피스 하나를 입는 것도 충분히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다만 컬러가 강렬한만큼 복잡한 무늬나 장식이 있는 의류보다는 심플한 디자인을 선택해 시원한 느낌을 살려야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샤방하고 쿨한 쉬폰을 입어라 은은하게 비치는 쉬폰 소재 의류는 여성스러운데다 통풍까지 잘 돼 실용적인 의류로 늘 사랑받고 있다. 가볍고 차가운 촉감은 물론 여성의 아름다운 몸매를 뽐낼 수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자신없는 어깨 라인을 돋보이면서 섹시미까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고 싶다면 하늘거리는 쉬폰 소재 플라워 프린트 블라우스가 제격이다. 시스루 효과를 주는 쉬폰 소재와 플라워 프린트가 청순미를 돋보이게 하고 이너웨어가 살짝 비치는 섹시함이 오프 숄더 블라우스보다 더욱 돋보일 수 있는 패션을 선보일 수 있다. 또 올 여름에는 기장이 긴 맥시드레스가 다시 유행할 기미를 보이는만큼 쉬폰 소재의 디자인으로 맥시드레스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블루, 화이트 계열의 시원한 컬러와 플라워 프린트 등이 된 맥시드레스를 입는다면 트렌디함이 가미될뿐만 아니라 시원한 여름까지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발랄한 플레어 치마, 핫팬츠도 인기 더운 여름에는 딱 붙는 H라인 스커트보다 플레어 스커드가 단연 돋보인다. 플레어 스커트는 넓은 밑단 때문에 한층 러블리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 단조로운 단색보다는 스트라이프, 플러워 등의 패턴이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시원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지난 겨울 꽉 쪼이는 스키니진으로 다리를 혹사시켰다면 짧고 발랄한 핫팬츠로 패셔니스타가 되보자. 핫팬츠는 컬러뿐만 아니라 상의를 어떻게 코디하느냐에 따라 때로는 캐주얼하게 때로는 섹시하게 연출할 수 있어 여름 머스트해브 아이템 후보에서 빠지지 않는 1순위다. ■레깅스는 계속된다 올 여름에도 레깅스 열풍은 계속 된다. 짙은 계열의 레깅스로 겨울 패션을 뽐냈다면 올 여름에는 다양한 소재와 컬러풀한 레깅스로 화려한 패션을 선보이자. 여성들의 무한사랑을 받고 있는 하의실종 패션 덕분에 국내외 브랜드에서는 다양한 디자인의 레깅스를 내놓고 있다. 출근 패션으로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데님 진 레깅스, 파격적이고 화려한 스팽글 레깅스, 액티브한 라이딩 스포티 레깅스 등의 스타일로 일주일 내내 다양한 썸머 패션을 연출해보는 것도 매력적이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여름패션의 완성 ‘신발’ 온라인에서 준비하자!

여름철 상하의 코드만큼 중요한 패션아이템은 신발이다. 올 여름 샌들, 슬리퍼 등 여름신발로 패션왕이 되고 싶다면 온라인몰 기획 특가전을 통해 알뜰하게 준비해보자.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가 지난 1~15일 판매한 여름 신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가량 늘었다. 이는 올해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면서 여름 신발 구입시기가 앞당겨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인터파크는 오는 31일까지 미리 만나는 여름! 브랜드 샌들 기획전을 열고 아쿠아슈즈, 화사한 컬러의 샌들 등 신상품을 최대 67% 할인 판매한다. G마켓도 오는 27일까지 패션 기획전 Get it Style을 통해 올 여름 머스트해브 아이템으로 떠오르는 웨지힐 샌들 등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선보인다. 이번 기획전을 통해 5천900원 상당의 버블조리부터 신상 가보시힐 샌들(2만8천900)원까지 만나볼 수 있다. 장마철을 대비하기 위한 레인부츠전도 열린다. AK몰은 오는 28일까지 해외브랜드 레인부츠 통합전을 통해 락피쉬, 일세야콥센 등 인기 브랜드의 레인부츠 신상품을 최대 20% 할인 판매한다. GS샵도 크록스, 휠라 등의 브랜드 아쿠아슈즈, 레인부츠를 40% 할인해주고, 일명 김민의 레인부츠로 알려진 에이글 샹뜨벨 팝 레인부츠를 19만8천550원에 판매한다. 한동운 인터파크 슈즈몰 상품기획자는 한 여름에는 조금만 걸어도 발이 무겁고 땀이 나 샌들이나 아쿠아슈즈 등 세컨드 신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창작의 산실] 서양화가 구상희

아이 미술유치원에서 물감 냄새, 기름 냄새 맞는 순간 신경이 곤두섰어요. 내가 해야 할 것, 가야할 곳이 여기다라는 열망이 확 느껴졌죠. 미술에 소질이 있던 어린 구상희는 디자인을 전공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접었던 미술에 대한 꿈을 아이 때문에 다시 찾게 됐다. 취미 생활로 유화를 시작하다 좋은 스승을 만났고, 배우고 또 배우고를 되풀이 한 끝에 이제 막 개인전을 열어 작가 대열에 올랐다. 신진작가이기 때문일까. 소녀같이 해맑은 미소와 단아한 외모에서 풋풋함과 열정이 함께 묻어나온다. ■그림을 쫓는 구상희 지난 9일 봄 햇살이 찬란하다는 생각마저 드는 날, 작가 구상희(41)의 집을 찾았다. 현관문을 열는 순간 최근 개인전을 통해 선보였던 마두라이의 아침이 눈에 들어왔다. 집안 곳곳에는 국내외 아름다운 풍경이 구상희 느낌으로 재탄생돼 한 폭의 작품으로 걸려있었다. 한참을 부끄러워하던 그는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마치 어렸을 적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처럼 생생하게 늘어놓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미술학원 문턱을 넘나들던 작가에게는 홍대가라, 홍대가라 입버릇처럼 말하는 아버지가 있었다. 1남3녀 중 셋째로 딸들 중에 실력이 가장 부족했지만 뒤에서 지지해주던 아버지 덕분일까, 홍대도 그림도 아니었지만 대학에서 같은 계열의 디자인을 공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디자인도 예술의 일부 라고 수없이 주문을 걸었지만 순수에 대한 열망을 잠재워지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08년부터 취미로 유화작업을 시작했다. 주부로서 그림 그리기에만 집중하기란 어려웠을 터. 어릴 적 구상희에게 아버지가 있었듯이 주부의 타이틀을 가진 지금은 남편의 외조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됐다. 좋아하는 것들은 배울 수 있어 행복해요. 남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엄마가 그림 그리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서 꼬부랑 할머니가 돼도 붓과 캔버스를 놓지 못할꺼에요. 이런 마음 때문일까? 구상희는 즐겁고 아름다운 것을 추구한다. 경험이 많지 않다며 겸손하게 예술 세계를 펼치는 그는 적어도 누군가가 자신의 작품을 보고 괴로워하지 않기를 바랬다. 사람들의 삶 자체가 괴로운 일 투성인데 눈과 마음을 정화하면서까지 고민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름다움을 표현한 내 그림이 자칫하면 질리는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거 알아요. 어떻게보면 구상에서 추상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는데 어디까지 할 지 모르겠지만 아름답고 좋은 그림을 하고 싶어요. ■열 손가락 깨물면 아픈 손가락 있더라 구상희에게는 중1, 중3인 아들 둘이 있다. 큰 아들이 공부하느라 가족여행도 마다하는 데 비해, 작은 아들은 시험 공부를 하다 말고 몰래 그림을 그릴만큼 공부는 뒷전이다. 둘 다 사랑스럽지만 기쁨을 주는 자식, 기쁨을 주지만 아픔도 주는 자식은 다르다. 그림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여태껏 완성작, 스케치작 등 숱하게 많은 그림을 그렸지만 가장 마음이 가는 작품은 6호짜리 두개를 연결한 배꽃이다. 지금은 신안군청에 소장돼 군민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지만, 그 어떤 작품보다 가장 애착이 간다. 이런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보고싶어요. 소장될 때는 기뻤는데 못본다는 생각에 마음이 이상하더라구요. 중견작가처럼 여러 작품을 팔고 기증했다면 덜 했겠지만 늘 얘는 잘있나, 어디에 어떻게 걸렸나 궁금해요. 부모님들이 손을 깨물어서 안아픈게 없다고 하지만 사실 더 아프고 덜 아픈게 있는 것 같아요. 배꽃은 구 작가의 지도교수인 박성현 경기대 서양화과 교수를 따라다니며 그린 작품이다. 그는 자신의 멘토이자 가장 존경하는 박 교수가 추구하는 그림스타일을 닮기 위해 늘 따라다니며 노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 교수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와 작업실에서 그리는 그림이 아닌 현장에서 그 모습 그대로를 캔버스 안에 담아오라는 가르침 때문 이라고 덧붙였다. 작업실로 가져온 스케치는 사진을 모사한 그림이 아니라 풍경을 생생하게 나타낸 작품으로 탄생한다. 어쩌면 신안군청에 소장된 배꽃이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아이를 떼어놓은 것처럼 불안하고 그리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즐겁고 아름다운 그림을 남기고 싶다 서양화를 좀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내년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구 작가는 매주 이론 수업, 개인작업에 아이들까지 돌보느라 하루하루가 바쁘다. 그림이라는 것을 하면 할 수록, 알면 알 수록 더욱 힘이 든다는 그에게 남편은 당신 그림의 철학이 무엇이냐고 묻곤 한다고. 그럴때면 깊이 들어가지 말라는 우스갯소리를 던지다는 구 작가는 르노와르에 관해 공부를 하다 자신의 사상과 그의 사상이 같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내 작품 앞에 사람이 섰을 때 그 곳으로 들어가고 싶고 걷고 싶은 느낌을 들게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안산국제아트페어에 출품한 고도의 인상을 주제로 한 작품 9점 역시 그렇다. 서유럽을 돌며 그 곳의 오래된 풍경들을 물과 관련 지어 캔버스에 담았는데 보는 이로 하여금 고민하는 부담을 주지 않도록 단순하면서도 강한 느낌을 준다. 보는 이에 대한 배려까지 자신의 예술세계에 담으려 하는 그는 중견작가가 될 먼훗날의 희망사항까지 올곧다. 재능이 있음에도 화단을 떠난 작가들은 흔히 이 바닥이 썩었다. 썩은 물에 발을 담그고 싶지 않다라는 말을 구 작가에게 털어놓는다. 이런 이야기를 느끼면 구 작가는 다시 한 번 생각을 바로 잡는다. 저도 그런 것들을 느껴요. 잘못된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싶어요. 그림 수준이 저 사람의 블루칩이냐 레드칩이냐를 떠나서 사람다운 사람의 모습으로 그림을 그릴꺼에요. 작가생활 5년. 그에게도 작은 소망 하나쯤은 있다. 취미생활로 서예를 하는 아버지, 의류학과 조소를 전공한 언니와 여동생이 함께 가족전을 여는 것. 미적 재능을 타고난 가족들의 단란한 전시회 생각에 구 작가의 얼굴에서 미소가 가시지 않는다. 그림은 자신감이죠. 못하니까 안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앞으로 열릴 개인전을 위해, 또 가족전을 위해 행복한 마음으로 즐겁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선보일껍니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사진 추상철기자

[그림읽어 주는 남자]홍성담의 ‘도시 농부 가족도’

가정을 생각하게 하는 5월. 15일인 오늘은 스승의 날이자 가정의 날이다.초등 5학년 강명선 선생님, 중등 2학년 김정숙 선생님, 오후미술 홍명섭 선생님. 이렇게 잊지 못할 세 분의 스승이 계시다. 가끔은 스승의 이름을 마음으로 또박또박 새겨 부르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 주 오윤의 가족도(家族圖)가 1982년의 것이라면 홍성담의 도시 농부 가족도는 2011년에 그려졌으니 바로 오늘의 가족도라 할 수 있다. 30년의 시차다.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이 그림은 도시텃밭을 일구러 나온 어느 가족의 풍경이다. 할아버지, 할머니에 3남1녀이니 수가 적지 않다. 오윤의 가족도와 달리 홍성담의 가족도는 밝고 화사하다. 가족공동체의 울타리가 여전하고 인물들의 개성도 톡톡 살아 있다. 곡괭이와 호미를 쥔 할아버지 할머니가 힘차고 아직 어린 꾸러기들의 표정도 익살맞다. 입매 눈매는 물론이고 옷맵시도 튄다. 오윤의 가족도에 행복론을 든 청년이 있었다. 서른 즈음이었으니 지금쯤 아마 홍성담 가족도의 가장쯤 되었을 것이다. 달리 말하면 그 그림과 이 그림의 30년은 행복론을 부르짖던 청년이 정년퇴직을 앞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 때는 열혈청년으로 행복론을 소리쳤으나 지금 그는 이론이 아닌 참 행복을 생각한다. 그의 아버지처럼 늙어가는 얼굴과 아버지처럼 꽉 쥔 손에서 우리는 그가 얼마나 자신의 뿌리를 그리워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작가는 가장의 퀭한 눈에 고향 떠난 자의 삶의 허무를 넣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이 가족은 농촌을 떠나 수도권 어디쯤 아파트 숲 신도시에서 살아가는 소시민의 모습이라고도 했다. 큰아들은 대졸에 실직일 터이니 삽자루 든 표정이 어둡고, 아내는 텃밭에 쇼핑 나온 듯하다. 홍성담의 가족도는 따로 또 같이의 상황이다. 아마도 그것은 우리의 가족도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가끔 이렇게 텃밭이라고 가꾸지 않으면 같이의 가치는 사라질 게 뻔하다. 김종길 경기도미술관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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