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어반스케치] 골목길-다시 바라본 산루리

아무리 가까운 곳이라도 사각지대가 있다. 늘 오가는 일상적 길을 우리는 반복해서 걷기 때문이다. 출퇴근하는 길, 간혹 들르는 은행과 세탁소와 이발소, 그 외에 마트나 빵집 등 소모품을 사는 시장길만 익숙한 것이다. 나의 생활권인 산루리의 중동, 구천동만 해도 가끔 가는 철물점이 전부였는데 오늘에야 비로소 뒷골목을 세세하게 돌아보게 됐다. 평범한 도시소시민들의 안락한 거주지가 정겹다. 집 앞의 화단과 울타리를 감싼 넝쿨들과 등대처럼 우직한 전봇대와 엉켜 있는 전선줄들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소통의 회로 같다. 수년 전 보쌈집을 하던 가영이네는 멀리 부천으로 이사 갔다. 그 자리에 벌써 여러 번 주인이 바뀌었고 지금은 그 위치마저 찾기 힘들 정도로 변했다. 산다는 게 이웃을 잃고 또 만나고 자라는, 그러다 마침내 잊히는 야생초 같다. 요즘 들어 문화계 원로들이 하나둘 떠나고 있다. 박서보 화백은 ‘변하지 않으면 추락한다. 변화해도 추락한다’는 말을 남기고 단풍 붉은 시월에 떠나셨다. 긍정의 시인 김남조 님도 아름다운 시만 남기고 앞서가셨다. 문득 선생님의 ‘편지’라는 시의 한 대목이 생각난다.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적이 없다/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 준 이가 없었다/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경기문화재단, 예술인 위한 ‘경기예술인지원센터’ 운영

경기문화재단은 예술인의 지속 가능한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All in One Day, 경기예술인지원센터’를 운영한다. 지역문화재단과 협력해 11월 13일 안양아트센터, 11월 17일 의정부예술의전당, 11월 20일 구리아트홀에서 열린다. 상담, 교육, 데이터베이스(DB) 등록을 모두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예술인 상담’에는 법률, 심리(색채), 심리(그림), 예비게이션(예술+내비게이션: 창업), 일반 상담이 마련된다. 예술창작 활동에서 고충을 겪거나 법률문제를 겪는 예술인, 공모·지원사업이 궁금하거나 예술 활동 증명에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 모두 일대일 상담(60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예술인 교육’은 ▲예술인 정정당당 건강한 거래 경험 만들기 노하우(서유경 변호사) ▲스토리와 콘텐츠가 살아있는 문화예술 홍보전략(김태욱 대표) ▲내가 먼저 즐거운 지원 사업 기획을 위한 질문(주성진 문화기획자)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 문화예술의 미래를 만나다(김태연 연구소장)가 진행된다. ‘예술인 데이터베이스(DB)’ 등록은 온라인 접근성이 어려운 예술인을 위해 행사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DB등록 절차를 도와주는 데스크를 운영한다. 사전 예약이 필수이며, 26일부터 지지씨멤버스로 선착순 신청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경기문화재단 및 경기예술인지원센터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 예술인 전시·공연 기회 확대…‘2023 기회소득 예술인 페스티벌’ 개최

경기도가 오는 31일까지 경기아트센터 등 도내 9개 행사장에서 ‘기회소득 예술인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앞서 도는 지난 7~8월 예술인 기회소득을 받은 예술인 2천여명을 대상으로 참여 신청을 받은 결과 전시 78명, 공연 71팀, 체험 22팀을 최종 선정했다. 기회소득 예술인 페스티벌은 수원 경기아트센터, 경기도청 신청사, 의정부 미술도서관·음악도서관, 가평 음악역1939, 광주 남한산성, 평택 공간 ‘미학’, 파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인천공항 등 9개 행사장에서 열린다. 특히 경기아트센터와 파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선 전시와 공연, 예술 체험, 플리마켓 프로그램 등이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포천, 군포, 양평, 이천, 양주, 광명, 부천의 주요 거리에서는 예술인 100팀의 공연도 진행될 계획이다. 지난 21일 경기아트센터에서 전시와 공연을 관람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예술인들이 도민을 위해, 우리 사회를 위해 여러 가지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예술인 기회소득뿐만 아니라 공연·연주·전시할 수 있는 기회를 자꾸 만들어 드리고 싶다. 더 많은 기회를 우리 예술인들과 도민에게 자주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예술인 기회소득은 도에 거주하는 예술활동증명유효자 중 개인소득이 중위소득 120% 이하에 해당하는 예술인을 대상으로 연 150만원을 지급하는 사업으로, 도와 시·군이 사업비를 50%씩 분담한다. 현재 도내 시·군에서 약 5천명에게 1인당 75만원의 1차 지급을 완료했으며, 시·군별 일정에 따라 2차 지급을 할 예정이다. 안동광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기회소득과 더불어 예술인들에게 필요한 전시, 공연 등의 직접적인 기회를 드리기 위해 행사를 준비했다”며 “예술인에게는 예술적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도민에게는 일상 속에서 전시, 공연 등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예술 축제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아트 행행(行幸) 아티스트를 만나다] 4. 정희석(둘기) 음악감독

‘수원화성 미디어아트 시즌3 수원화성 행행(行幸)’이 오는 11월4일까지 창룡문·동장대 등 수원화성 일원, 수원시미디어센터에서 계속된다. 서정원, 소마킴, 이웅철, 아하콜렉티브 등 총 네 명(팀)의 작가들의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창룡문의 외벽을 채우는 가운데, 이들 작품을 하나의 흐름으로 꿰어내는 음악을 작업한 이가 있다. 바로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정희석(둘기) 음악감독이다. 정 감독의 작업물은 화려한 영상이 재생되는 동안 전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비주얼이 닿지 못하는 영역을 사운드로 매만져 방문객들의 귀를 자극하면서 교류의 무대로 이끌고 있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하는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에서 음악감독이 정식 선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정 감독은 “선례가 없는 만큼 부담감도 컸고 직면했던 작업량도 많았지만, 오히려 행사의 정체성의 맞는 지속성과 퀄리티를 시민들에게 선보일 수 있었다”며 운을 띄웠다. 이번 작업에서 정 감독은 작품의 주제와 호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전통 요소를 많이 녹여내고자 했다. 그에 따라 꽹과리, 장구, 태평소 등 전통 악기 소리가 구간 곳곳에 배치됐다. 그는 “평소 광고 음악을 많이 작업하면서 늘 트렌드에 민감해 있는 상태인데, 국악을 다뤄보니 또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대신 이질감이 들거나 악기 요소들이 어우러질 때 톤이 튀어서는 안 된다고 여겼다. 그래서 각각의 국악 사운드 소스를 적절하게 변형해 활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에 대한 자식의 사랑’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인 트랙 제목 ‘올리사랑’에 대해 “영어를 남발하고 싶지 않았고, 정조의 효에 깃든 기운을 잘 드러낼 수 있는 표현을 고심 끝에 찾아내 기뻤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20분가량 이어지는 곡을 구성할 때 중요한 건 듣는 이가 지루하면 안 된다는 점을 신경 쓰다 보니 끊임없는 조율의 과정이 이어졌다고 말한다. “국악을 양악 요소에 끼워넣는 게 원래 굉장히 어려워요. 리듬을 맞추기가 힘들기 때문이에요. 또 마디 단위로 구성되는 음악과 프레임 단위로 끊기는 영상이 서로 충돌할 때가 있었는데, 그런 지점을 조정하는 데에도 시간을 많이 썼어요.” 치열한 과정을 거쳐 완성된 음악은 네 작가의 작품 속 시각 요소에 무작정 앞서지도 않고, 마냥 가려지지도 않은 채 어우러지면서 존재감을 은은하게 내비친다. 먼저 서정원 작가의 ‘개혁의 행차’에선 도입부에 걸맞게 기백이 담긴 태평소 소리가 관람객에게 뻗어나가며 정조의 개혁 의지를 형상화한 작품의 주제와 호응하는 구성을 보여준다. 소마킴 작가의 ‘자취’가 시작되면 공간감을 살린 앰비언트 스타일의 몽환적인 사운드가 계속해서 창룡문 주위를 감싼다. 신디사이저를 변형하는 등 구간마다 소리의 변화와 낙차가 유독 자주 발생한다는 점이 흥미를 돋운다. 이웅철 작가의 ‘영원의 길’에선 타종 소리가 관람객의 여정에 동참하면서 전통 이미지와 현대의 추상 이미지를 오가는 작품이 관람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리를 놓아준다. 마지막으로 아하콜렉티브의 ‘극(極)’에서는 금속 질감의 기계음이 귀를 사로잡는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작가의 구상에 맞춰 이질감이 드는 소리의 조합뿐 아니라 현악기 편성을 통한 볼륨감 확장에도 신경 쓴 트랙이다. 정 감독은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개인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차원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여겼다. 그가 특히 신경썼던 건 문화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작업이었다. 모두가 공평하게 누리는 예술로 접근할 때도 있어야 하는 법이기에, 그는 누구나 좋은 에너지를 받아갈 수 있게끔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했다. 끝으로 정 감독은 “지금까지는 주로 가수가 녹음실로 오면 같이 녹음하고 믹싱과 마스터작업 이후 음원이 발매되는 절차에 익숙해져 있던 상태였다”며 “그런데 이번엔 제가 음악을 작업하는 과정부터 제 음악이 공간에 어우러지고 세팅되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제가 자주 접할 수 없었던 방식이어서 많은 걸 느낄 수 있었고 향후 이어갈 제 작업에도 참고할 부분이 많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2023 기아챌린지 ECO 프로젝트] 7. 에너지의 미래를 여는 열쇠, 수소

기아 AutoLand 화성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가 ‘기아 ECO 서포터즈’와 함께 친환경 교육, 환경 이슈 캠페인 등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올해 일곱 번째로 소개할 팀은 양현모(24), 박은영(19), 김수현(23), 안지수(23), 김가은(22) 학생으로 구성된 ‘NZ세대’다. 이들은 ‘에너지의 미래를 여는 열쇠, 수소’를 통해 경기도의 수소 에너지 활용 현황과 지원책을 알아봤다. 이하 ‘NZ세대’ 팀이 작성한 글. ■ 화석연료 대체의 희망, 수소 환경위기와 자원고갈이 맞물린 현시대에 기존의 화석 에너지와 다른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해 전 세계가 노력하고 있다. 특히 수소는 탄소중립을 이루고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청정에너지 전환의 핵심 요소다. 수소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와 달리 순수한 물만을 남기며 무미, 무색, 무취의 독성이 없는 안전한 에너지다. 또한 대용량으로 장기간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수소 생산은 그린수소, 브라운·그레이 수소, 블루수소로 생산 방식에 따라 분류하고 있다. 그린수소는 재생 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 분해해 생산하는 방식이다. 브라운 수소와 그레이 수소는 각각 석탄, 천연가스를 통해 생산한다. 블루수소는 화석연료를 통해 생산되지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방출하지 않고 포집·압축·수송해 지하에 저장하는 생산 방식이다. 현재는 그레이 수소 생산 방식이 보편적이지만, 최근 국내에서 그린수소로 전환하고자 기술개발과 시설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경기도의 친환경 미래, 수소의 등장 수소 에너지 활용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지자체 중 하나로 경기도를 꼽을 수 있다. 2019년부터 경기도는 수소 융합 테마도시 관련 사업을 착수했다. 가장 먼저 안산에 LNG를 활용한 수소 생산시설을 설치했고, 올해 9월 수소 시범도시로 선정돼 수소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도심에 수소배관 설치를 진행 중에 있다. 물류의 중심지인 평택항에도 수소 생산시설을 설치해 작년 8월부터 생산하기 시작했다. 평택항은 블루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으며, 그린수소 수입지로 주목받고 있다. 항만물류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수소로 대체할 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로 공급해 경기도 산업단지의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가 모이고 있다. 또 지난 9월 국내 최초로 성남시 정수장 인근에 수력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시설이 가동됐다. 성남 정수장에 이미 소수력 장치가 설치돼 있어 근처 팔당댐에서 끌어온 물이 전기를 만들어 줄 뿐 아니라 그린수소의 원료 역할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해당 시설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하루에 수소차 40대분인 188kg의 수소를 생산한다. 생산시설뿐만 아니라 수원시 광교에는 수소 연구를 위한 시설이 들어와 경기도가 수소의 메카로 떠오를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 수소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은? 경기도는 2019년부터 발 빠르게 수소 산업 지원책을 계획했으며, 작년부터 연구와 생산에만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닌 중소기업 중심의 기술 개발 또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올해 8월부터 경기도는 빠른 수소 기술의 상용화와 도내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 친환경 수소에너지 소도시인 ‘미니 수소 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 산업의 활성화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며 인프라에 대해 지원할 예정이다. 자원 빈국인 한국에서 수소 경제가 활성화된다면, 에너지 수입 의존도 감소와 수소 기술의 수출 가능성 증가 등 국가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사진=기아 AutoLand 화성 2023년 기아 ECO 서포터즈 ‘NZ세대’ 팀 / 정리=송상호기자

문학으로 평화를 말하다… 미리 살펴보는 24~26일 ‘2023 DMZ 문학축전’

정전 70주년을 맞아 한반도와 전지구적 평화를 논의하고 국내외 문인들의 국제 연대를 모색하는 문학축전이 열린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24일부터 3일간 파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2023 DMZ 평화문학축전’을 연다. 평화문학축전은 올해 처음 열리는 행사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 전쟁의 위기에 놓인 시대에 문인들의 역할과 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행사에는 지난 20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벨라루스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와 2008년 수상한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를 비롯해 나이지리아 시인 니이 오순다레, 팔레스타인 소설가 아다니아 쉬블리 등 해외 작가 12명, 현기영·이수경·오수연을 포함한 국내 작가 37명 등 총 49명의 문학작가가 참여한다. 축전에서는 4개 주제의 문학포럼이 열리고,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두 작가가 진행하는 ‘장벽과 차별을 넘어 생명과 평화로’라는 주제의 대담도 열린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더 큰 평화’를 위한 경기도의 의지와 역할에 대해 이야기 할 예정이다. 대담이 끝난 뒤에는 49명의 작가들이 비무장지대의 지구적 확산 등을 위해 평화의 씨앗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아 ‘파주선언문’을 작성할 계획이다. 25~26일에 거쳐 열리는 문학포럼에서는 ‘지구의 위기와 작가의 역할’, ‘전쟁, 여성, 평화’, ‘상처에서 평화의 섬으로’, ‘한반도의 문학’을 주제로 작가들의 기조강연과 토론이 이어진다. 정도상 DMZ 평화문학축전 조직위원장은 “한반도의 비무장지대는 분단체제의 상징인 동시에 평화 염원의 상징”이라며 “70년간 분단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 온 한국문학이 이번 축전을 계기로 세계 작가와 소통하고 관계를 맺어 한반도를 넘어 전 지구의 평화, 인류의 평화와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문학포럼과 대담 프로그램은 일반 시민도 참여할 수 있으며, 18일부터 경기문화재단 누리집을 통해 예약하면 된다.

가을 바다와 예술의 세계로, 경기문화재단 ‘생명의 바다, 동물의 숲’

경기문화재단이 오는 21~22일 안산 대부도 바다향기수목원 일대에서 문화예술 교육 체험 행사 ‘생명의 바다, 동물의 숲’을 운영한다. 재단 경기창작센터가 운영하는 문화예술 교육사업 ‘창의예술학교’ 프로그램 중 하나로 열리는 이 행사는 바다향기수목원의 장소 협조로 센터와 어린이날다 사회적협동조합이 주최해 기획·운영을 맡았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수목원 속 동물 찾기 ▲나무 더미를 활용한 자유창작 놀이 ▲다람쥐 농구 게임 ▲바다퀴즈 돌림판 ▲심청연못 연꽃 그리기 등 다채로운 예술교육 · 체험 활동이 운영된다. 예술 활동을 매개로 환경과 동식물 보호에 대한 도민 의식을 높일 수 있는 활동을 중심으로 기획됐다. 또 주말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설치물과 포토존, 참여자들을 위해 즉석에서 만들어 제공하는 소소한 간식도 마련된다. ‘환경’을 키워드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설치미술가 이경호 작가가 어시스트 아티스트 장태산과 함께 수목원 출입구에 ‘하늘에서 내리는 만나’ 작품을 설치하고 퍼포먼스도 선보인다. 어린이날다 사회적협동조합 관계자는 “산책하기 좋은 계절을 맞아 참여자들이 수목원 곳곳을 관람하며 자연스럽게 탄소중립 예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대부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자연 속에서 체험하는 일상 속 문화예술 활동으로 힐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무료입장으로 운영되는 바다향기수목원을 찾는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별도의 비용 없이 체험할 수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수목원 운영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며 오전 10시, 오후 2시에는 수목원 해설사의 특별 해설이 마련된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과 경기창작센터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원화성문화제 발전 위해, 상설화된 인프라 구축해야”

수원화성문화제의 발전을 위해선 일시적인 상권 활성화 현상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수원문화원 부설 수원지역문화연구소(소장 김영욱)가 지난 12일 수원화성박물관에서 개최한 수원화성문화제 60회 기념 제10회 학술대회에서는 수원화성문화제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지역 축제로서 추구해야 할 목표와 방향성이 탐색됐다. ‘60년의 어제에서 내일의 길을 찾다’를 주제로 기조강연과 주제발표에 이은 패널 간의 토론을 통해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주제발표를 통해선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수원화성문화제의 주력 콘텐츠 개발 및 확장, 지역민들의 공동체 의식을 도모하는 지역 축제로서 수원화성문화제를 개선하는 방향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수원화성문화제와 각 전통시장에서 개최하는 소규모 지역축제가 전통시장 활성화와 골목 시장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분석하고 방향성을 제시한 의견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정승렬 수원지역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은 ‘수원 화성문화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주제발표에서 축제 전과 축제의 후의 경제적 유발효과가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조사해 분석·비교하는 작업을 하며 축제의 현 상황을 진단했다. 수원화성문화제를 통해 가시적 성과를 이끌어낸 축제의 콘셉트, 프로그램, 시민들에게 영향을 준 주요 요인 등이 어떤 경제적 효과로 연결되는지 살펴본 것이다. 특히 지역 상권 활성화의 성공 예시로 지속성을 확보한 축제를 연 동유럽의 폴란드, 체코, 헝가리의 사례를 들어 비교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사례를 확보해 수원화성문화제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성을 모색했다. 정 위원은 “동유럽 국가들은 역사성이 있는 전통자원과 유적에 대한 보존 및 복원을 통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높인 뒤 이를 기반으로 지역축제를 상시 개최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일시적인 상권 활성화가 아닌, 상설화된 체계를 갖춰 관광객들을 소비자로 흡수하는 점은 수원화성문화제가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위원은 “수원화성문화제가 지역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으려면 다양한 계층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프로그램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선옥 수원지역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외를 비롯한 타 지역의 대표 축제와 수원화성문화제를 면밀히 비교할 수 있는 가시적인 데이터를 확인하는 좋은 기회였다”며 축제 기간 중 4대문 안팎의 시장 간의 매출 차이가 발생하는 데 따른 연관 프로그램을 개발해 정책적으로 배려가 필요하다는 분석에 공감을 표했다. 제2부에선 김준기 수원지역문화연구소 연구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했다. 수원지역문화연구소 소속 이석기 위원, 최선옥 연구위원, 김현수 연구위원이 주제발표에 대해 각자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다. 한편 올해 학술대회는 ‘화홍문화제’로 시작한 이래로 60회째 열리는 수원화성문화제의 역사를 기념하고 돌아보면서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과 가능성을 논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기조강연 논문 1편과 특집 논문 3편, 일반 논문 2편을 게재한 논문집 ‘수원지역문화연구 제10호’는 오는 11월에 발간된다.

[나눔의 가치 빛내는 1%] 송대한 에스플랜오피스 대표

“내가 힘들면 주변의 소중한 이들도 함께 힘들어요. 어려울수록 함께 극복하는 게 중요합니다.” 송대한 에스플랜오피스 대표(32)가 지난 6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 그린리더클럽에 위촉됐다. 송 대표는 그린리더로서 지속적인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는 후원과 봉사를 더욱 적극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재단 내 1% 후원자들의 모임인 그린리더 구성원들은 아동 옹호 활동과 지역사회 나눔 문화를 전파하기 위한 후원자 개발 등 다양한 활동에 힘을 보탠다. 송 대표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수원에서 지내오면서 사무실 임대업 및 임대업 관련직에 종사해왔다. 팬데믹 이후 이어진 경기침체에 송 대표 역시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는 자신의 처지와 상관없이 주변을 돌아보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여겼다. 늘 주변을 살펴 어려운 이들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송 대표는 중학생 때부터 틈틈이 어르신들이 계신 시설과 기관을 찾아 봉사했다. 사업가로서 성공하고 싶었던 그는 꿈을 위해 노력했고, 성인이 된 이후 사업을 안정화하고 나서는 현재 몸담은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봉사를 이어가자는 생각에 자연스레 후원이나 기부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나갔다. 지인의 소개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존재를 알게 된 그는 올해 4월부터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일시후원을 시작으로 지역아동을 위한 고액 정기후원을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구석구석에 온기를 전파하는 중이다. 그는 행궁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취약계층을 위한 기초식품 지원뿐 아니라 보육시설인 경동원에도 아이들 등 구성원들을 위해 꾸준히 물품 후원과 봉사를 이어간다. 연말을 맞아서는 난방 취약 계층 지원을 위해서도 나눔 활동을 도모하기 위해 지인들의 참여를 독려하고자 한다. 이달 말 송 대표는 경동원 소속 아이들과 후원자들이 광교산 둘레길에 함께 모여 걷는 행사에도 참여해 아이들과 접촉과 교류의 기회를 늘려갈 예정이다. 내년에도 그는 주변의 기업가와 지인 등을 모집해 자선대회를 열고자 한다. 송 대표는 “자그마한 도움이 아이들에 든든한 보탬이자 큰 선물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제가 조금만 더 신경쓰면 아이들이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지 않겠느냐”며 “사업을 하면서 알게 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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