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타악계 대표연주자 김덕수-에데스 고양 공연

한국과 일본 타악계의 두 대표주자가 만났다. 사물놀이 창시자 김덕수, 그의 오랜 친구인 일본의 다이코(太鼓·큰북) 연주자 하야시 에데스다. 둘은 올해 한·일 우정의 해를 맞아 11~12일 오후 4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대규모 합동 공연을 펼친다. 이어 16~17일 오후 7시30분엔 고양 어울림극장에 오른다. 둘은 여러 가지로 닮은 점이 많다. 우선 둘 다 1952년생 동갑내기. 작은 체구에 다 부진 외모도 닮았다. 특히 두 사람이 양국 전통음악계에 끼친 영향도 비슷한 모습이다. 김씨가 우리의 전통 타악기를 사물놀이라는 형태로 재구성해 대중화했다면, 에데스씨 역시 일본 타악기 다이코를 현대적 기법으로 연주, 다이코를 세계에 알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들이 처음 만난 건 1982년 김덕수 사물놀이가 처음으로 도쿄 공연을 갔을 때였다. 이후 지금까지 23년 간 우정을 이어오며 다양한 음악적 교류를 하고 있다. “23년 전 처음 사물놀이 연주를 듣고는 충격을 받았어요. 타악기를 위한 이토록 풍부한 음악이, 그것도 바로 이웃 한국에 있었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죠. 그 때 이후 한국의 전통음악 세계를 더욱 깊이 알게 됐습니다.”(에데스) 김씨의 부연 설명에 따르면 타악기 연주에서도 양국의 문화적 차이가 그대로 드러난다. 기본 박자도 일본은 2박, 우리는 3박 또는 혼합박 형태다. 따라서 일본의 타악 리듬은 직선적이고 힘찬 반면, 우린 ‘둥글게 감기는’ 곡선 느낌이다. 김씨는 “쉽게 말해 우리 타악은 덩실덩실 어깨춤이 절로 나는 리듬인데 비해 일본 것은 다소 형식적이고 인공적인 리듬”이라며 “에데스가 충격을 받았다는 건 바로 그런 차이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둘은 23년 간 거의 매년 함께 연주해 왔지만 이런 식의 대규모 합동 공연을 열기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이후 두번째.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의미있는 초연곡들을 다수 선보일 예정이다. 일제시대 조선에 건너와 한반도의 수목을 연구한 일본인 아사카와 다쿠미를 추모하는 ‘수로의 연꽃’과 ‘진혼아리랑’, 3개의 다이코와 4개의 장구가 협연하는 ‘일고화락’, ‘우정의 밀양아리랑’, 김덕수-에데스의 듀오 무대인 ‘산을 넘어서’ 등의 작품이 이어진다. 연주에는 두 사람 외에 양국 타악주자 각 5명, 우리 소리꾼, 대금과 사쿠하치 연주자 등 모두 15명 정도가 참여한다. 양국의 타악기를 함께 연주하는 시도는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전통의 대중화, 세계화라는 측면에서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두 사람은 전통음악의 뿌리가 되는 창조적 작업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교류 작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국악協 의왕시지부 웰빙콘서트

의왕 백운호수 인근의 한 허브농장이 시끌시끌하다. 아침부터 내리던 비는 정오를 넘어서도 그칠 줄 몰랐다. 한국국악협회 의왕시지부(회장 전남순)가 주최·주관한 ‘2005 웰빙콘서트 -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 5월22일 오후 3시30분 백운호수에 인접한 허브 앤 조이 라벤더 팜(대표 하덕호)에서 열렸다. 허브 비누와 허브 차 등 갖가지 허브 관련 제품들이 즐비한 허브농장엔 허브 향기와 국악의 향기가 어우러져 관객들을 취하게 했다. 공연장은 약 1천800평 규모의 허브 농장 안쪽에 자리잡은 야외 농장. 야외 무대를 별도로 마련, 허브 밭에 60여개의 좌석을 설치했지만 줄기차게 내린 빗방울 때문에 공연장 옆에 마련한 비닐하우스에서 관람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전남순 의왕국악협회장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웰빙을 소재로 창작국악을 펼칠 계획이었는데 마침 허브 농장과 연계가 돼 야외 공연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궂은 날씨 탓에 공연은 30여분간 지체됐고, 실내에서 공연을 열어야 하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이후 야외무대 상단에 비닐을 치고 오후 4시쯤 연주를 감행했다. 일요일이면 2천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한다는 이곳 허브농장의 특성도 그렇지만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300여명이 공연장을 메웠다. 사회를 맡은 개그맨 최성욱씨는 간단한 게임을 통해 어수선한 분위기를 추스렸다. 그동안 연주자들은 미처 맞추지 못한 튜닝을 했다. 첫 무대는 권순희씨가 18현 가야금으로 풀어낸 ‘달하 노피곰’. 진중한 선율이 흐르자 거침 없던 빗줄기가 잦아졌다. 신비스런 화음을 자랑하는 18현 가야금의 소리에 하늘도 공연의 성공을 기원한 것일까. 차츰 관람객이 우산을 접고 무대 앞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다음곡은 젊은 실내국악단 뮤지꼬레( MUSICORE)의 연주가 펼쳐졌다. 젊은 연주자들의 모임 뮤지꼬레는 피리·태평소 연주자 나원일을 비롯해 김지민(해금·아쟁), 유연수(가야금), 이석호(소금·대금), 조정민(신디·멜로디), 이재화(타악), 이석종(타악) 등 8명이 참여했다. 이들의 첫 작품은 홍동기 작곡의 ‘고구려의 혼’. 웅장한 선율이 서두를 장식한데 이어 서정적인 느낌의 ‘하늘꽃’과 ‘넷’을 연주했다. 여기다 추계예술대 국악과 교수인 강호중씨가 국악가요를 곁들였다. 어머니를 그리는 ‘꽃분네야’와 광주민주항쟁을 다룬 ‘그대를 위해 부르는 노래’,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린 국악동요 ‘산도깨비’를 선사했다. 이어 아침의 상서로운 기운을 담은 연주곡 ‘동틀녘’과 잔잔한 가야금과 해금·대금이 조화를 이룬 ‘빛 바랜 사진’을 선보였다. 짓궂은 날씨탓에 다소 쌀쌀했지만 관람객들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 주최측이 준비한 따뜻한 허브차와 허브 화분도 관람객에게 제공됐다. 야외공연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날씨다. 자연의 섭리에 인간의 무력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비록 비는 내렸지만 짙은 허브향과 창작국악의 멋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예술단체와 허브농장이 의기투합해 공연을 진행한 점은 또다른 공연문화의 가능성을 열어보였다. 의왕과 같이 전문 공연장이 없는 상황에서 지역공간의 활용은 공연장이 필요한 예술단체와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유치하고자 하는 공간 운영자가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이다. 하덕호 허브 앤 조이 라벤더 팜 대표는 “웰빙이란 소재가 허브 농장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기에 흔쾌히 공연제의를 수락했다”며 “기회가 되면 이 같은 공연을 지속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야외공연이란 한계도 있었지만 주최측이 당초 준비한 행사 프로그램과 실제 연주한 곡이 달라 관람객들에게 혼돈을 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불특정 다수의 관람객의 경우 창작국악에 대한 충분한 사전 정보를 제공, 국악의 저변을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 또 공연중 주요 내빈들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하는 문화는 지양돼야 한다. 비록 야외공연이고 자유스러운 분위기지만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이 공연을 만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연주자를 배려하는 공연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전문가비평/공연에도 ‘웰빙바람’ 분다

-전지영 웰빙(well-being)이 사회의 큰 화두 중의 하나가 된 지금, 공연장 내에서도 웰빙 바람이 서서히 불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사회적인 제약이나 압박에 대한 변화의 노력이 동반되지 않는 상태에서 개인이나 집단의 참된 웰빙이 가능한 지 의문이긴 하지만, 아무튼 기존의 관습을 조금씩 탈피해보려는 노력들은 다양한 방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듯하다. 의왕국악협회 주최로 허브를 소재로 한 웰빙 국악 공연이 백운호숫가의 허브농장에서 있었다. 때마침 비가 내려서 공연주최측이나 관람하는 입장에서도 좀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오히려 허브농장의 분위기와 축축한 봄비가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장을 감싸는 빗소리가 마치 공연전체의 배경음악이 되어주는 듯 해서 백운호수 주변의 풍경과 허브향기와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었다. 우선은 딱딱한 공연장을 벗어나서 자연을 벗 삼은 야외무대에서 공연이 이루어졌고, 출연자들의 복장도 늘 공연장에서 보던 한복이나 연주복을 탈피한 자연스러운 복장이어서, 권위나 격식을 따지지 않았던 것이 편안함을 주었다. 허브농장이라는 공간 역시 기존 연주회장보다 친근한 모습이어서, 덕분에 시민들이 한 발 더 다가간 효과적인 공연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경기문화재단이 이 공연에 지원금을 지원했던 것은 이 공연의 기획 자체가 웰빙을 테마로 한 것이었고, 허브농장과 연계해서 기존의 공연양식과는 차별성을 갖는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이 공연을 관람하기 전에는 과연 음악공연에서 웰빙이 어떤 것일까 내내 궁금했다. 어찌 보면 음악이라는 존재 자체가 이미 웰빙의 소재일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음악공연은 웰빙콘서트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적어도 국악과 웰빙의 관계가 새롭게 떠오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웰빙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경치 좋고 공기 좋은 호수가의 허브농장에서 공연이 이루어졌다는 것 외에는 프로그램이나 공연 자체의 완성도는 다소 평범한 편이었다.(물론 그것은 한정된 예산에 따른 어쩔 수 없는 모습이라고 판단된다) 의왕시 국악협회 주최의 공연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실내악단 공연에 해당했고, 공연 내용은 ‘달하 노피곰(18현가야금)’과 같은 독주곡, ‘하늘꽃’과 같은 실내악곡, ‘꽃분네야’와 같은 국악가요, ‘고구려의 혼’과 같은 요란한 곡까지 다양했다. 전반적으로는 주변 환경과 분위기에 어울리는 잔잔한 곡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고구려의 혼’(홍동기 작곡)이나 ‘그대를 위해 부르는 노래’(이준호 작곡)와 같은 곡들은 허브농장이나 웰빙과는 좀 무관해 보이는 레퍼토리였다. ‘고구려의 혼’은 슬기둥 콘서트에서 늘 연주되던 곡이면서 화려한 조명과 음향에 어울리는 곡이고, ‘그대를 위해 부르는 노래’는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된 곡으로 조금은 섬뜩한 노랫말을 가진 곡이기 때문에, 아무리 작품이 좋고 지향성과 내용성을 갖춘 곡이라 하더라도 공연장 분위기와 맞지 않는 것은 과감히 배제하는 용기가 필요할 듯 했다. 촉촉한 봄비가 운치 있게 내리는 날, 초록의 내음이 가득한 호수가의 산수화 속에서 펼쳐진 잔잔한 실내악 연주는 도심의 찌든 때와 복잡한 마음을 씻어주는 편안함을 주었지만, 여전히 웰빙에 대한 화두는 풀리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만일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야외무대로 나가서 편안한 실내악곡들을 연주하는 것이 웰빙이라고 한다면, 좀 더 화려한 공연장에서 좀 더 화려한 의상과 레퍼토리로 화려한 연주를 보여주는 것도 웰빙에 해당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강렬한 사운드와 현란한 조명에 힘입어 강한 대중성을 얻으려는 최근의 실내악단 경향과는 물론 다른 차원의 것이긴 하지만, 공연의 지향은 인공을 탈피해 자연 속으로 향하는 듯하면서도 공연내용은 대중적 감성과 기능화성이라고 하는 인공의 요소들을 조합한 것이 조금은 어색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기존 공연양식의 딱딱함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그리고 허브 향기 속에서 자연스러운 공연을 보여준 것이 신선했다. 다만 편안한 분위기에서 공연이 잘 진행됐으나 홍보가 좀 부족했던 느낌이다. 공연장소가 다소 협소했던 탓에 많은 이들이 관람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울러 웰빙에 대한 화두를 던져준 공연이었다는 점이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국악평론가

佛 ‘제롬벨 무용단’ / 29일 고양공연

비틀즈의 ‘컴 투게더’, 데이빗 보위의 ‘렛츠 댄스’, 라이오넬 리치의 ‘발레리나 걸’, 티나 터너의 ‘프라이빗 댄서’, 존 레논의 ‘이메진’, 조지마이클의 ‘아이 원츠 유어 섹스’, 셀린 디온의 ‘마이하트 윌 고 온’, 그리고 퀸의 ‘더 쇼우 머스트 고 온’ 까지…. 언뜻 보면 팝 콘서트 같은 프로그램은 실상 무용 공연에 삽입되는 음악들이다. 전설 같은 뮤지션과 그들의 히트곡을 바탕으로 채워지는 무대는 흥미를 끌기 충분하다. 프랑스 현대무용단 ‘제롬벨’의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가 29일 오후 5시 고양어울림극장을 찾는다. 세계 현대무용계의 총아로 평가받는 제롬벨은 인간 신체에 관한 사회 문학적 의미를 상호 결합시키는 감각적 안무가로 유명하다. 형이상학적 차원에서 연극과 춤, 신체를 변형시키며 수 많은 문학적 기호와 약호들을 형상화 해 왔다. 또 자신이 세계적인 무용단에서 주역을 했음에도 일반적으로 알려진 춤동작은 전혀 구사하지 않고 평범하기 그지 없는 동작들로 내면의 세계를 드러낸다 알려져 있다. 작품은 많은 사랑을 받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팝 음악으로 시작된다. 제롬벨 특유의 축약된 무대 장치, 그가 즐기던 음악이 한 곡 한 곡 나올 때마다 20여 명의 무용수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전반부는 춤의 진부함을 표현하며 디스코 및 창작, 약간은 어설픈 고전무용, 의식적인 군무 등이 행해진다. 이어 셀린 디온의 ‘마이 하트 윌 고 온’이 흐르면 로맨스적인 감성을 뽐낸다. 음악이 사용됐던 영화의 이미지를 비슷하게 차용하기도 하고 제각각 튀어 오르는 무용수, 기교 없이 평이한 무용수 등에서 춤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후반부는 형광 노랑 빛의 조명이 춤추며 객석 또한 화려하게 비춰진다. 순간 암전이 되고 이어 무용수들은 자신들의 귀에만 들리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등장한다. 파티는 끝나고 공허하지만 허허로운 일상을 드러낸다. 문의 1544-1555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국내 첫 고지도 전문 전시…경희大 혜정박물관

국내 최초 고지도 전문박물관인 경희대학교(수원캠퍼스) 혜정박물관(관장 김혜정). 지난 17일 개관한 혜정박물관은 15세기부터 20세기까지 서양에서 제작된 고지도 900여점과 지도첩 및 문헌사료, 민속품류를 소장하고 있다. 특히 고지도와 관련 사료 들은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주변 국가까지 포함,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귀중한 사료다. ‘동해 표기’ 古지도는 말한다 전시장 총면적은 976평이며, 전시실과 수장고, 작업준비실, 연구실, 세미나실 등을 갖췄다. 이번 전시에는 우리나라를 ‘corea peninsula’로 표기하고 압록강, 한강, 두만강을 비롯해 주요 산지가 담긴 ‘마르티니 지도첩과 지도’(중국지도첩 마르티니오 마르티니·1655년)를 비롯 고지도 111점과 24점의 고지도첩을 선보였다. 제1전시실은 서양고지도에 나타난 우리나라의 형태 및 명칭표기의 변화를 담은 고지도를 선보이고, 제2전시실은 ‘서양고지도와 우리의 영토’를 주제로 제주도, 울릉도, 독도, 백두산과 간도 등이 담긴 지도를 선보인다. 또 제3전시실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동해 표기 문제를 짚었다. ‘서양고지도와 동해명칭표기의 변화’를 통해 일본의 일본해 주장에 대한 역사적 근거를 제시한 것. 전시된 고지도에는 ‘동방해’와 ‘코리아해’를 뜻하는 ‘mer de coree’, ‘sea of corea’, ‘sea of korea’, ‘orean sea’, ‘gulf of korea’이 자주 등장한다. 주요 고지도로서 ‘일본열도’(테이세이라/오르텔리우스·1595년)는 포르투갈의 선교사 테이세이라가 제작하고 벨기에 오르텔리우스가 출판한 지도이며, 서양지도에 우리나라와 일본이 함께 등장한 최초의 지도로 알려져 있다. 여기다 우리나라가 섬으로 그려지기 시작한 지도이며, 길쭉한 섬으로 내륙에 corij(고려), tauxem(조선)의 지명이 있다. 또 우리나라 각도 지명과 강, 산맥 등이 중국식으로 표기된 ‘당빌 지도첩과 지도’(신중국지도첩·1737년)는 우리나라를 가장 정확하게 한 장의 지도 속에 독립적으로 표현한 지도로 이 후 서양에서 우리나라를 그리는 표준형태가 되었다. 이밖에 바티칸 교황청이 우리나라 교구의 관할영역을 표시한 ‘우리나라 천주교 교구지도’(25만분의 1·1924년)와 토문강과 두만강이 다른 강이며, 간도가 우리나라 영토였음을 입증한 ‘백두산 부근지세약도’(제3도, 1909년, 40만분의 1지도, 통감부임시간도파출소잔무정리소·1910년) 등을 손꼽는다. 박물관 개관과 함께 내달 25일부터는 올해 말까지 삼성동 코엑스몰에서 ‘아! 대한민국 COREA’ 특별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최근 한·중, 한·일간 영토 및 역사문제에 대한 해결책 모색하고, 서양고지도 원본 공개 및 자료들 100점과 사진을 선보인다. 주요 전시유물은 우리나라 고지도를 비롯 ▲백두산과 간도 ▲sea of korea 및 독도 ▲관련 자료 및 사진자료를 구분 전시한다. 한편 그 동안 혜정박물관은 2002년 혜정문화연구소를 중심으로 동해의 명칭 표기에 정당성을 알리기 위하여 2002년 ‘아! 동해’ 특별전시회와 2003년 제주도 명칭 특별전시회 등을 기획하기도 했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화평무문경기正歌’ 공연 / 오늘 道국악당

‘정가(正歌)’란 정악 가운데 가곡(歌曲)과 가사(歌詞), 시조(時調) 등 성악곡(聲樂曲)을 말한다. 가곡과 시조는 3장 4음보 형식의 시조시 사설을 가지고 있지만, 음악적인 형식은 서로 다르다. 가곡은 세악(細樂)의 반주에 얹어 부르는 거대하고 고상한 노래로, 전체 5장과 2개의 여음(대여음·중여음)으로 구성돼 있다. 시조는 초·중·종 3장 형식의 간단한 음악적 형식으로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다. 일찍이 우리 조상들은 이를 즐기며 생활해 왔다. 특히 조선시대 선비들은 사랑방이나 누각에 모여 거문고 소리에 맞춰 가곡을 부르는 한편 가사와 시조를 읊조렸다. 풍류문화의 운치가 한껏 녹익은 광경이다. 20일 오후 7시30분 경기도국악당 공연장 무대에 오르는 ‘화평무문경기정가(和平無門京畿正歌)’는 이러한 당시의 풍경을 가늠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지역에서 많은 활동을 했던 인간문화재 고(故) 청운 홍원기 선생의 넋을 그 제자들이 받들어 풍류와 시조, 가곡 등을 펼쳐낸다. 가야금과 앙금, 장구의 협연이 빛나는 ‘홍원기 가락 영산회상’과 평시조 ‘동창이 밝았느냐’ 및 평지름시조 ‘바람아 부지마라’, 남창 가곡 및 남녀 교대 창 그리고 태평가(이려도 태평성대)로 귀결되는 프로그램은 봄의 기운이 녹익은 5월의 밤을 정겹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출연진은 용인대 교수인 이오규 한국전통가곡진흥원 경기지원장(남창)을 비롯해 이화여대 김인제 교수(가야금), 경기도립국악단원 박영기(피리)·박성아(거문고)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16명의 국악인이 모였다. 또 방송인 허인순씨가 사회를 맡아 해설을 곁들여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무분별한 외래 문화의 수용과 범람 속에 옛 정취를 고이 품은 공연 소식은 분명 반가운 손님 만큼이나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오~感/난파소년소녀합창단 유럽 순회공연

성정문화재단(이사장 김정자)의 난파소년소녀합창단(지휘자 송홍섭)이 유럽 순회 연주 여정에 오른다. 오는 19일부터 31일까지 독일과 오스트리아 원정에 나서는 것. 베를린과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아헨 그리고 비엔나까지 총 5회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이번 일정은 올해 ‘독일-한국의 해’와 ‘경기도 방문의 해’를 기념해 추진됐다.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 및 한인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작금의 한류 열풍을 유럽에까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확장시킨다는 야심찬 포부가 함께 한다. 합창단의 해외연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럽은 물론 미국 일본 등 일곱 차례에 걸친 이력이 쌓인 만큼 얼마간의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 민간 예술단체로서는 드문일이며 그만큼 기대되는 바가 크다. 프로그램은 ‘산유화’나 ‘소쩍새’ 등 우리 가곡은 물론 ‘아리랑’, ‘도라지’, ‘한강수타령’ 등 민요와 고전무용까지 다채롭게 준비했으며 방문하는 각 지역의 민속음악도 섭렵해 명실공히 문화사절단의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김정자 이사장은 “유럽 무대를 통해 우리의 유소년 합창단의 위상은 물론 경기도, 나아가 대한민국의 문화를 각인시키는데 힘쓸 것”이라며 “난파소년소녀합창단은 앞으로 빈소년합창단이나 파리나무십자가합창단처럼 세계적 명성과 나란히 할 것이라 자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합창단의 유럽 공연은 경기관광공사를 비롯해 삼성전자, ㈜독일 한국 대사관 문화홍보원, 한인회, ㈜녹십자, 아헨 공과대학 등이 후원을 맡았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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