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설가 강진 “어려운 글쓰기? 일단 무엇이든 쓰세요”

“글쓰기는 끊임없이 벽을 만나는 과정이에요. 자전적 글쓰기는 희미한 기억에 의존해 더 그렇죠. 글이 막힐 때 장면을 떠올리는 것과 구체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도움이 돼요.” 소설가 강진의 말이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 한 권을 남기고 싶어한다. 많은 사람이 글쓰기에 자신이 없어 이 꿈을 접는다. 그런 이들을 위한 책이 나왔다. 바로 손바닥 자서전 특강(한겨레 출판 刊)이다. 소설가 강진과 글쓰기 강사 백승권이 수십년 쌓은 노하우를 풀어놓는다. 강진에게 이번 신간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강진 작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생을 좀 살아본 사람들’이 자서전을 썼지만, 표현 매체가 다양해져 일반인도 자신을 글로 표현할 일이 많아졌다”며 “대부분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이미 하고 있다고 보는데 좀더 체계적인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소설가와 기자 경력을 가진 글쓰기 전문 강사가 글쓰기에 대해 특강한 내용을 바탕으로 저술한 것이 특징이다. 강진은 “백승권 선생이 나무의 큰 가지를 만들었다면 나는 그 가지 끝에 잎을 더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을 곁들였다”며 “책의 주내용인 인생의 변곡점, 이야기의 씨앗찾기 등은 백승권 선생의 강의 프로그램이고, 나는 일반인들이 어떻게 하면 자기 이야기를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강의해왔다”고 설명했다. 여타 글쓰기 책과 다른 점이 보인다. ‘무엇을 쓸 것인가’부터 ‘어떻게 쓸 것인가’까지 전체적인 과정을 다루면서도 다양한 사례와 예시문을 더해 실용적이다. 강 작가는 “기억과 기록, 이야기 세 가지 키워드를 염두에 두면서 책을 썼는데 자전적 기록은 결국 기억을 쫓을 수밖에 없다”면서 “글을 쓰는 절차나 이론은 꼭 필요한 것만 담아 실제 글을 쓰려는 사람들이 활용하기 쉽게 구성했다”고 말했다. 책은 독자가 글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펜을 들 수 있게끔 북돋는다. 강 작가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써보는 것’이며 퇴고를 반복하며 부족한 부분을 깨닫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막연히 자신이 이런 사람일거야라고 생각하는 것과 글로 써본 후 자신을 보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을 알기 위해선 스스로 기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값 1만 4천원 손의연기자

설화·신화적 상상력으로 구성한 우리 민족의 대서사시 ‘반야’

반야(문이당 刊)는 우리민족의 신화와 설화, 역사적 사실들을 기반으로 한 대하소설이다. 조선중기 영·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권력을 잡기 위해 이전투구하는 군상들의 숱한 음모와 배신,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반인륜적 정치적 상황을 밀도 높게 전개해 나간다. 이 책의 저자 송은일은 그동안 불꽃섬 도둑의 누이 매구할매 등을 통해 다양한 소재들을 단단한 문체 속에 녹여내 왔다. 이번 책은 2007년 첫 출간한 반야 1, 2권을 총 10권의 대하소설로 재 출간한 것이다. 신분의 차이가 엄혹했던 시절, 가장 천한 계층이었던 무녀 ‘반야’를 주인공으로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인간살이의 궁극적인 면을 보여준다. 특정 시대의 이야기였음을 짐작하게 하는 사건들이 등장하지만 이것 또한 철저하게 작가적 상상력으로 재창조된 또 다른 세계이다. 소설 속 반야는 사람들의 멸시와 천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던 천한 무녀이지만, 타고난 재주로 자신의 신분적 한계를 뛰어넘는다. 그리고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보듬고, 엄격한 현실 사회 속에서 모든 사람의 목숨 값이 같은 새로운 이상 세계를 이루어 나가고자 치열하게 싸워 나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 값 각 1만3천800원 송시연기자

차세대 구글을 탄생시킬 전략집 ‘카테고리 킹’

새로운 카테고리를 정의하고 개발하고 지배한다. 완전히 새로운 영역을 개최하는 기업만이 승자가 될 수 있다. 이들 기업은 단순히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멈추지 않고 새로운 생활방식, 사고방식, 사업방식을 제시함으로써 우리 삶을 결정적으로 변화시켜왔다.카테고리 킹은 이들을 분석해 차세대 구글을 탄생을 꾀하는 전략집이다. 기업인, 최고마케팅책임자, 기업마케팅 전문컨설턴트 등으로 실리콘 밸리의 역사를 현장에서 함께한 베테랑이자 ‘기업의 미래를 바꾸는 컨설팅 그룹’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는 이 책의 저자들은 이 이기는 기업들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그들의 손을 거쳐 왕좌에 등극한 기업들 또한 적지 않다. 그들은 이 같은 기업들의 특징을 ‘카테고리 킹’이라는 개념하게 정리하고 2000~2015년에 세워진 수 천개의 상장 및 비상장 IT기업의 데이터를 추출한 다음 이들을 기업가치와 시장 지배 현황에 따라 분석했다. 이 분석을 토대로 2000년부터 2015년 사이 총 35개 거대한 카테고리 킹이 탄생했다. 이들이 관련 카테고리 시장의 70~80%를 점유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카테고리 킹으로 등극한 기업들과 동일한 족ㄴ 하에서 권좌에 오르는 데 실패한 기업들의 특징들을 비교분석하고 성공으로 이끈 전략들을 ‘카테고리 디자인’으로 개념화했다. 저자들은 여기에 자신들의 실무적인 노하우를 접목시켜 각 단계에서 필요한 세부 실행 목록과 유의점을 정리했고 이를 비IT기업 및 개인적 차원으로 확장시킬 수 있도록 여러 사례들을 통해 점검해 나갔다. 카테고리 킹은 시장에서 살아남아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나아가 다가올 시대에 기업의 미래를 고민하는 경영인, 스스로의 커리어를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일반인 모두가 적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성공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값 1만6천원 허정민기자

[출판] 형사김복준

흥행 영화 속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형사. 살인의 추억의 박두만(송강호)부터 베테랑의 서도철(황정민), 범죄도시의 마석도(마동석)까지 어찌보면 괴팍해 보이지만, 마음 속은 따뜻한, 진실을 위하서는 물불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형사다. 그들이 가상의 캐릭터라면, 형사김복준(이상 刊)의 저자인 김복준은 현실 속의 박두만, 서도철, 마석도다. 그는 박두만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1982년 경찰에 입문해 2014년 동두천경찰서 수사과장으로 퇴직하기까지 32년간 오로지 수사 외길을 걸어온 그. 법을 어긴 사람은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소신을 지킨 탓에 동료나 범인들로부터 ‘쌍심줄’ ‘악질 형사’ ‘에이즈 형사’로 불려왔다. 사건현장을 수사하면서 법리에 대해 좀더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경찰로서는 드물게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을 만큼 또 다른 사명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경찰교육기관에서 후배들 양성에 힘쓰고 있고,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범죄학을 연구하는 중이다. 저자가 최근 펴낸 이 책에는 저자가 맞닥뜨린 범죄현장과 수사과정에서 만난 범인과 용의자, 피해자, 그리고 동료들과 겪은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다. 다리 밑으로 조직폭력배 두목과 떨어져 나뒹군 절체절명의 순간부터 눈덮힌 산 정상에서 시신을 홀로 엎고 내려온 사건, 신발이 닳도록 돌아다니고 두눈 부릅뜨고 수사해도 미제로 남은 사건, 먼저 저 세상에 떠나보낸 동료까지 차분하게 써내려갔다. 여기에 법을 위반한 사람들은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소신으로 범인을 검거했지만, 교도소에 송치하는 날이면 늘 가슴이 아파 쓴 소주잔을 기울여야 했던 남모를 이야기도 적혀있다. 값 1만5천원 송시연기자

[이주의 신간도서] 백년 목/정선근 著, 한국 산문선/ 안대회 外

백년 목/정선근 著/ 사이언스북스 刊 정선근 서울대 의대 재활 의학과 주임 교수가 목 디스크에 대해 쓴 책. 최근 목 디스크, 목 통증, 목 관절염 등 목 병(경추 질환)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에 현대인들에게 목 디스크의 비밀을 밝혀내고 해법을 제시한다. 또 허리와 목 디스크에 대한 의ㆍ과학 논의를 심화 발전시켜 소개한다. 또 목과 허리 디스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온 100여 년에 걸친 의학계의 논쟁과 연구성과 등을 일반 독자, 일반 환자의 눈높이에서 알기 쉽게, 일상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값 1만7천500원. 한국 산문선/ 안대회 外 5명 著/ 민음사 刊 우리나라 고전 명문을 총망라한 한국 산문선(전 9권)이 완간됐다 우리 고전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안대회, 이종묵, 정민, 이현일, 이홍식, 장유승 등 6인의 한문학자가 삼국 시대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한문, 산문 중 사유의 깊이와 폭이 드러나는 작품을 선별ㆍ번역한 역작이다. 이번 책에서는 1천300년 시간을 넘은 우리 옛글은 한 시대의 풍경과 사유를 그대로 펼쳐 보인다. 값 각 2만2천원. 전권 16만 원. 사랑은 왜 아플까?_사랑과 고통의 정신분석/ 장-다비드 나지오 著/ 한동네 刊 저자 장-다비드 나지오는 프랑스 정신분석가이자 정신과 의사로 파리에서 50년 가까이 활동하고 있다. 정신분석 전문가를 교육하는 기관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저자는 간결하고 정확한 문체로 정신분석 사상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저자는 사랑의 고통을 치유한 경험으로 사랑하면서도 알지 못했던 사랑의 신비를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값 1만5천원

김종경 시인 첫 시집 '기우뚱, 날다' 출간

김종경 시인이 첫 시집 ‘기우뚱, 날다’를 출간했다. 김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소외계층, 생태계 위기 등 사회 곳곳의 상처와 아픔을 어루만지는 시를 썼다. 김 시인은 사회 참여적인 리얼리즘 시를 쓰면서도, 투쟁의 격함 대신 따뜻한 언어로 사회를 어루만지는 시인으로 널리 알려졌다. ‘기우뚱, 날다’의 첫 시로는 ‘블랙리스트’라는 제목의 시가 실렸다. 시간을 소환당한 듯 자신도 모르게 나쁜 어린이 표에 이름 올리고 교실청소를 했던 것처럼 성인이 된 오늘날에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와 있는 현실을 우리 사회에 고발하고 있다. 고은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이즈음 한국 중견 시들이 보여 주는 개인적 정서 배설과는 사뭇 다른 서민 리얼리즘이 주조를 이룬다. 푸른 문장들을 삶아 내는 국수집 정경 묘사는 끌로 생나무를 파낸 듯하다”고 평했다. 이경철 문학평론가는 “시의 효용과 존재 이유를 본원적으로 묻게 하는 시집”이라며 “민중성과 서정성이 체화된 진솔한 언어들로 씌어 있다. 가장 낮고 추레한 곳에 뒹굴더라도 사회의 희망을 일구어 실존의 자존과 존엄을 끝끝내 지켜 내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종경 시인은 단국대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김 시인은 지난 2008년 계간 ‘불교문예’로 등단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 현재 (사)한국작가회의 회원, (사)한국환경사진협회 초대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포토에세이 ‘독수리의 꿈’이 있다. 용인=송승윤기자

중심이 무너진 국제 정치에 해법을 제시하는 <혼돈의 세계>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를 이끌어온 규칙과 정책, 제도는 한계에 다다랐다. 전통적인 주권에 대한 존중마능로는 테러리즘, 핵무기 확산, 기후변화와 사이버공간 같은 글로벌 도전으로 점철된 오늘날의 세계질서를 유지할 수 없다. 이에 혼돈의 세계가 중심이 무너지고 경계가 희미해진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국제정치의 가이드를 제시한다. 강대국들의 갈등이 최근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취약한 국가들도 강대국들만큼이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중동은 혼란스럽고 아시아는 중국의 부상과 무모한 북한의 핵위협에 직면하고 있으며 유럽은 예기치 못한 ‘브렉시트’로 수십 년간 지속했왔던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혼돈의 세계는 역사적 고찰을 배경으로 오늘날 세계가 왜 이렇게 됐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진단한다. 세계가 미국 없이는 안정이나 번영을 구가할 수 없지만 미국도 정치인이나 시민들이 오늘날의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하지 못하면 세계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진정한 힘이 될 수 없다고 평가한다. 미국 외교 정책의 최고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저자 리처드 하스는 국제정치에 관한 풍부한 역사적 지식과 오랜 외교 참모로서 경험, 변화하는 국제관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질서 2.0’을 역설한다. 이 운영체제의 핵심 요소는 주권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인데 이는 주권에 대한 권리와 보호뿐 아니라 의무와 책임도 포함한다. 특히 그는 한국어판 서문을 비롯해 책 곳곳에서 북한 핵문제와 미국의 대응 원칙을 제시한다. 한편 저자 리처드 하스는 미국외교협회 회장을 재직 중이며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철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지 H.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특보 및 국가안보회의 NSC 중동 및 남아시아 지역 담당 선임보좌관을 역임했다. 또 대통령 시민 훈장과 국무부 공로 표창, 티퍼래리 국제평화상을 받았고 외교정책과 국제관계에 관한 13권의 책을 저술하고 편집했다. 허정민기자

한국 자본권력의 불량한 역사

한국 자본권력의 불량한 역사는 권력의 하수인 혹은 동방자에서 스스로 권력을 손에 쥔 재벌을 ‘자본권력’이라 규정한다. 마치 쇠에서 나온 녹이 그 쇠를 갉아먹듯이 권력자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재벌 그룹이 어느덧 권력의 통제를 벗어나 스스로 권력이 돼버린 것이다. 이 책은 한국 자본권력의 불량한 역사의 시작이 일제강점기라고 규정했다. 오늘날의 ‘삼성그룹’과 비견될 만큼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노구치콘체른’의 정경유착과 차입경영, 무차별적 사업 다각화가 바로 대한민국 재벌의 원형인 셈이다. 일제강점기가 끝나자 재빨리 친일에서 친미로 갈아탄 식민지 부역자들은 이른바 적산불하 과정을 통해 거대한 부를 축적했다. 한국 자본권력의 불량한 역사는 불법, 탈법과 정경유착으로 부와 권력을 쌓아올린 자본권력을 마피아보다 더 사악한 ‘범죄집단’으로 규정한다. 그 이유를 “사법적 심판을 벗어나 있고 나아가 사법을 포함한 국가와 사회의 권력을 총체적으로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자는 “범죄자본주의는 한국 자본주의의 본질적 특성이며 이는 대한민국이란 근대국가 형성과 맞물려 있는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이다”며 “이승만을 중심으로 한 친일세력과 두 개의 외세에 편승한 기득권 세력이 어떻게 민족공동체의 이익에 반하는 방식으로 국가를 장악해 대한민국을 그들의 나라로 만들어왔는지 현대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기초하고 설계해 완성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진 정치권력은 태생 자체가 범죄적이다”며 “이 독재자들은 민족과 공동체의 국가를 찬탈해 소수 기득권 집단의 국가로 만든 범죄자다”는 말로 책의 서문을 열었다. 이렇듯 저자는 재벌 자본권력의 과거와 현재를 낱낱이 파헤치고 화려한 자본의 그늘 뒤에 숨은 추악한 민낯을 그대로 책에 드러내며 한국 자본주의 전면 재구성을 제안한다. 값 1만6천원 허정민기자

[이주의 신간도서] 스캔들 세계사4 外

스캔들 세계사4/ 이주은 著/ 파피에 刊 베르사유 궁전에 사는 ‘늙은’ 애첩을 질투했던 사슴 정원 ‘어린’ 애첩의 씁쓸한 최후를 쓴 책. 왕의 아내였지만 왕비는 아니었던 비운의 백작부인, 어린 왕의 왕관을 탐내는 자 들의 명운을 건 비정한 대결. 30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왕조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버린 ‘신이 보낸 악마’, 피와 권력의 비정한 함수관계가 얽히고설킨 세계사 속의 은밀한 세계사를 풀어낸다. 값 1만5천원. 이방인의 성/ 홍준영 著/ 멘토프레스 刊 이방인의 성은 전체적 구성에서 80일 간의 세계일주 조선편으로 볼 수 있다. 주인공 격인 ‘크눕 하드니스’ 교수는 80일간의 세계일주에 나오는 ‘필리어스 포그’의 패러디다. 이처럼 고전에 대한 오마쥬와 패러디는 저자가 스스로 말하기를 ‘자신을 키운 뿌리와 다름없는 19세기 서구문학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한다. 값 1만3천원 나는 가드너입니다/ 박원순 著/ 민음사 刊 이 책은 현재 에버랜드 가드너로 재직 중인 저자 박원순이 펴냈다. 미국 펜실베니아 주 필라델피아 서쪽에 위치한 롱우드가든에서 체험한 가드닝과 아름다운 정원들에 대한 이야기를 생생한 사진과 함께 엮은 에세이다. 매일 정원을 가꾸는 가드너들의 일상을 체험적으로 그려낸 책이다. 값 1만750원

[용수흥농주식회사연혁] 농촌의 어려운 경제 상황과 식민지라는 현실에서 농촌경제의 자립을 위해 노력한 회사의 기록

우서 오성선(又西 吳性善)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고향 용인에서 농촌살리기 운동을 한 인물이다. 그는 1909년 용인과 수원의 머릿글자를 딴 ‘용수농업연구회’를 창설했다. 지역유지들을 설득해 ‘용수흥농주식회사’를 설립했고 저리 농업자금을 융통해 농민들이 고리채 굴레를 벗어나도록 도왔다. 또 종자개량 같은 선진 농업기술을 보급해 잘 사는 농촌을 만들고자 했다. 잘 사는 농촌을 위해선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선생은 학교를 짓고, 서울에 지역 출신 학생을 위한 기숙사 설립을 추진했다. 또 교통시설을 도입해 농촌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이런 선생의 활약은 지난해 수원역사박물관이 수원시사를 정리 발간하면서 지역 역사 일부로 기록됐다. 용수흥농주식회사연혁(우서문화재단 刊)은 오성선 선생의 증손자인 오국환 우서문화재단 이사장이 지인으로부터 받은 책자를 바탕으로 펴낸 것이다. 책에는 당시 농촌의 어려운 경제 상황과 식민지라는 현실에서 농촌경제의 자립을 위해 노력한 회사의 기록이 남아 있다. 한자와 일어로 쓰인 책자를 이창식 선생이 한글로 번역했으며 한동민 수원화성박물관장이 연구한 결과도 함께 실었다. 오국환 이사장은 “책자 가운데 몇 페이지가 결장돼 보충할 수 있을까해 수소문했지만 오래된 간행물이라 이루지 못해 아쉽다”면서 “이 기록이 연구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비매품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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