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빈번히 발생하는 바이러스와 기후 변화에 따른 자연재해로 인해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행복한 삶도 잠시 멈추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와 지리·경제적으로 가까운 나라에서 발생하고 유행한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2년 메르스, 2019년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는 우리나라 경제와 관광산업 생태계에 심각한 타격을 주면서 관광 위기의 주요 요인이 됐다. 인류 최악의 전염병인 흑사병과 스페인독감 이후 가장 강력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유행한 지난 3년 동안 과학 방역과 전 세계가 상호 협력한 결과 코로나 엔데믹 시대를 맞았고 세계 여행 인구는 코로나 이전의 상태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이러한 여행시장의 빠른 회복은 인간의 기본 욕구인 의식주와 더불어 우리 마음속에 문화적으로 체화된 강력한 관광욕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큰 위기를 극복하는 순간 절망이 희망과 행복으로 바뀌는 마음의 근력, 즉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잘 작동되는 것을 과거 많은 관광 위기를 극복한 이후의 모습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자연재해 위기, 사회경제적 위기, 기술과 물리적 환경 위기, 정치적 갈등 위기 등 다양한 관광위기는 인류 앞에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6년 7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발표로 중국과 정치적 갈등을 빚으며 전면 금지됐던 중국인 단체여행이 6년5개월 만에 재개됐고,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로 시작된 중국의 강력 대응조치와 중국인들의 반일 감정은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일본여행 취소로 이어지며 여행 목적지 또한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일부 변경될 것이 예상돼 코로나19 이전의 관광산업 회복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비 오는 수요일, 전통과 현대를 마주하는 ‘한국양금축제’를 보기 위해 명동으로 가는 길에 만난 광화문광장과 경복궁을 구경하는 한복 입은 유럽과 미국인 관광객,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케이팝과 미디어아트를 관람하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 서울 명동거리에 히잡을 쓴 이슬람 동남아 관광객 등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마주할 수 있었다. 케이팝, K-드라마, K-푸드 등 세계적인 K-콘텐츠 열풍과 함께 한국 방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코로나 블루와 관광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관광소비가 반등하는 수요 분출 효과, 즉 펜트업 효과(pent-up effect)가 나타나면서 서울 북촌과 서촌, 제주 우도, 인천 동화마을, 전주 한옥마을, 양양 양리단길 같은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보존한 관광지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을 걱정할 정도로 관광회복탄력성(tourism resilience)을 보이고 있다. 지금은 글로벌 관광 시대다. 코로나19 같은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와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위기관리 경험을 거울삼아 미래에 다가올 다양한 관광위기 피해를 최소화하고 새로운 관광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면서 수준 높은 관광 서비스 공급체계를 회복할 수 있는 관광회복탄력성을 갖추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오피니언
경기일보
2023-09-21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