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새로운 새천년을 열었다. 김대중대통령과 김정일국방위원장과의 만남과 악수, 그것은 새 역사의 시작이다. 서울서 평양 순안공항까지 특별기로 1시간이면 갈수 있는 정상의 평양방문이 55년이 걸렸다. 내빈접객에 전례없는 김정일위원장의 공항 직접영접, 숙소까지의 승용차 동승등은 가히 파격적이었다. 평양시민들의 열렬한 환호가 김정일위원장에 대한 것일지라도 그 자리에 두 정상이 함께 있었다는 사실은 55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남북정상회담은 오랜 숙원이었고 이번 방문은 두달전부터 예정된 것이어서 이미 다 알고 있었지만 막상 평양서 보여준 두 정상의 만남은 역시 감회가 깊다. 급격한 인식의 변화로 남과 북이 감격적 혼란을 겪고 있으나 이는 민족자존이 감격이다. 아울러 민족자존의 공존공영은 서로 상대를 인정하는데서 비롯된다. 서로가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것을 굳이 탓할 필요는 없다. 화해와 협력은 공존공영의 요체다. 한반도에서 전쟁재발이 위협만 해소되면 남과 북이 민족번영의 새 장을 이루지 못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정치적 분단국이지 인종 종교 언어가 달라 갈라진 분열국이 아니다. 평화통일의 소망이 절실하긴 하나 독일식 통일은 당장 막대한 통일비가 소요된다. 독일은 이미 20조원이 들어가 무거운 세부담에도 불구하고 10조원이 더 소요되는 실정이다. 경제협력을 비롯, 문화 사회 교류 등으로 상호 이질감을 해소해 가는 것이 통일의 길로 가는 순리다. 점진적 제반교류는 남과 북 어느 한쪽만의 이익이 아닌 상호호혜의 원칙에 의해 이행돼야 한다. 김정일위원장을 위시한 평양의 김대중대통령 영접분위기는 이같은 교류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일단 볼만 하다. 두 정상은 오늘 단독 및 확대회담 등을 통한 공식접촉에 들어간다. 산적한 남북간의 현안을 하루 이틀새에 다 해결할 수는 물론 없다. 또 회담은 이견이 있기 마련이어서 원래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우선 합의가 가능한 것부터 시작해서 문제를 하나 하나씩 풀어가면 민족번영의 공존공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점에서 우리는 김정일위원장의 서울 답방등 정상회담의 정례화를 희망한다. 텔레비전 현지보도를 지켜본 칠천만 국내외 동포들이 비상한 관심속에 오늘의 회담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임진강은 함경남도 덕원군 마식령에서 발원, 서남쪽으로 강원도 북부 황해도를 거쳐 경기도로 흐른다. 강줄기가 칠백리에 이른다. 북한땅인 고미탄천과 평안천을 합류한데 이어 도내 연천에서 철원 평강 등을 거쳐온 한탄강과 또 합류한뒤 고랑포를 지나 문산천을 합치면서 한강을 만나 함께 서해로 흘러든다. 유역이 비옥하여 예로부터 오곡백과가 풍성했다. 전곡에서 구석기시대의 유물이 대량 발굴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선사시대부터 사람살기가 좋았던 임진강유역은 수상교통의 요충지로 국토가 분단되기 전까지는 장단의 고랑포까지 큰 배가 들어왔으며 소규모 주운(舟運)이 발달하였다. 삼국시대에는 신라 백제 고구려가 임진강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빼앗기고 뺏는 많은 싸움을 벌였다. 당시엔 임진강을 칠중하(七重河)라고 하여 연천에는 칠중성(城)이 있었다. 임진강이라고 부른 것은 조선 선조 27년(1593년)이다. 광주산맥의 지맥이 뻗어 산수 또한 수려하다. 임진강변의 장단석벽은 경치가 아름답기로 이름나 시인묵객이 많이 찾았던 곳이다. 하류쪽으로는 동파적벽이 있으며 화장사, 심복사, 경순왕릉 등 대찰과 유적지가 있다. 보개산, 문인폭, 연취암, 용추, 문인석 등 명승고적이 또한 도처에 있다. 그러나 지척인 북한땅은 고사하고 남쪽땅인 장단마저 비무장지대에 들어 명승고적이 잡초에 묻힌채 인적이 끊긴지 오래다. 어제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임진강의 한 어부가 “물고기처럼 남북을 오가며 살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도 물고기도 마음대로 왕래하는터에 유독 사람만이 가로막고 있는 임진강은 오늘도 무심히 흐른다. 남북을 흐르는 임진강에 평화가 올 날은 언제쯤일까. 통일의 그날이 오면 축복이 예약된 강이 임진강이다. /白山
13일 오전 시흥시 대야동 중앙산부인과 병원내 신생아실. 태어난지 하루밖에 되지않는 남자아이가 병원측에 사연을 전하는 단 한장의 편지와 함께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고 홀홀 단신이 됐다. 조선미(37)라고 이름을 밝힌 임산부가 병원을 찾은 것은 지난 11일. 병원에 입원한 조씨는 다음날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그러나 조씨는‘가정형편이 어렵다’는등의 변명을 대며 간단하게 몇자 적은 편지와 10만원권수표 한장을 남긴채 자신이 산고의 고통을 겪으면서 낳은 피덩어리를 버린채 홀연히 병원을 떠났다. 조씨가 간호사에게 남긴 편지에는 “가정형편상 아이를 키울 수가 없다” “애기 아빠가 사업실패로 교도소에 가있다”는 내용과 함께 “아이가 없는 집에 양자로 보내주세요”라며 자신이 아이를 버려야만 했던 딱한 사정을 이해주기를 바라듯 구구절절한 사연을 담고 있다. 하지만 조씨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작성한 이름과 주소 주민등록번호, 보증인 등 입원약정서에 기록한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엄마품을 떠난 아이는 결국 관계당국의 도움을 받아 아동일시보호소로 넘겨졌고 이곳에서 엄마와 맺었던 10개월간의 인연을 그리워하며 생활해야 하는 안타까운 처지가 됐다. “왜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버려야만 했으며, 왜 모든 사실을 거짓으로 일관했을까” 하는 것이 이번 사건을 지켜본 주위의 반응이다. 아이는 비록 세상에 태어나면서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부터 버림을 받았지만 살아가는동안 건강과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해 본다. /시흥=구재원기자<제2사회부> kjwoon@kgib.co.kr
전남 남해안 진도군의 명산, 진돗개는 천연기념물 53호다. 몸집이 중형종으로 총명하기가 이를데 없어 ‘신견’(神犬)이라고도 한다. 주인에 대한 충직심이 강하다. 후각과 청각이 예민한데다가 싸움에 임해 불퇴진의 용맹이 있어 사냥을 아주 잘한다. 풍산개는 함남 개마고원 해발 1천m의 산악지대에 있는 풍산군의 명산으로 북한 천연기념물 35호다. 몸집은 중대형으로 흰 털이 빽빽하며 눈코와 발톱이 검은 것이 특징이다. 영하 30℃의 추위도 거뜬히 견딘다. 성품이 용맹하고 인내력이 강해 사냥에 알맞다. 호랑이하고도 싸운다는 말이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진돗개와 풍산개가 화제에 오를것 같다. 평양을 방문하는 김대중 대통령이 진돗개 한쌍을 김정일 위원장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위원장은 이에대한 답례로 풍산개 한쌍을 김대통령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의 천연기념물은 결국 우리 모두의 자연자원이다. 풍산개나 진돗개나 다같이 자랑스럽다. 역사적인 회담을 계기로 남북 고유의 우리들 천연기념물을 교환하는 것은 매우 뜻 깊다. 두 명품의 순수한 혈통은 물론 보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만약에 두 혈통을 교배하면 또 어떤 품종이 나올는지 궁금하다. 청와대측은 두 품종의 교배로 새로운 품종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진돗개와 풍산개, 풍산개와 진돗개 사이에 태어날 강아지를 ‘통일견’으로 부른다는 것이다. 통일견이 새롭게 태어나 자라듯 남북관계도 새로운 전기를 맞아 무럭무럭 성숙되면 좋겠다. /白山
강화와 김포 검단의 경기도 환원문제가 계속 도내의 중요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상기 지역의 경기도 환원을 주장하고 있는 강화·김포 검단 경기도 환원추진위의 활동에 대하여 인천시가 강력하게 비판함으로써 경기도와 인천 등 광역자치단체의 감정싸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조속한 해결이 요구된다. 문제의 발단은 추진위의 활동을 경기도가 뒷돈까지 대주며 조종하고 있다는 인천시장과 인천시의회 의장의 공동명의 성명서이다. 이 성명서에서 추진위는 경기도로부터 지원을 받아 활동하며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하여 추진위는 이는 행자부로부터 승인을 받아 설치조례를 만들어 예산과 인력을 지원 받고 있기 때문에 결코 조종을 받는 단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문제를 보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심정은 답답하다. 지난 수년간이 문제가 두 지역에서 중요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해결의 기미없이 갈등만 유발하고 있으니, 해당 지역 주민들은 과연 현재 논의되고 있는 문제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하여 회의하고 있다. 더구나 관련부서인 행자부는 뚜렷한 의견 표명없이 경기도와 인천시가 공동으로 요구할 경우에 한하여 이 문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더욱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과 같이 상호갈등만 유발시키는 상황으로 이 문제를 방치할 수는 없다. 문제 해결 없이 갈등만 유발할 경우 이는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된다. 경기도로의 환원이나 현재의 행정구역 유지 주장이 모두 지역발전의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문제는 어느 것이 더욱 지역발전을 위하여 바람직한 것이냐에 있으므로 이에 대한 실질적 접근을 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고려될 수 있는 것이 주민투표의 실시이다. 주민의 이해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주민투표를 공정한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다. 주민의 의견은 무엇 보다도 존중되어야 한다. 따라서 우선 경기도와 인천시는 주민투표 실시 여부에 대한 상호 이해를 조정, 이를 실천에 옮길 작업을 추진하기를 요망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오늘 2박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 분단 55년, 전쟁 50년만의 역사적인 만남이다. 명실공히 남북관계개선, 민족화해를 위한 실체적 발전의 전기가 되기를 충심으로 기원한다. 당장 통일을 바랄수는 없어도 국제무대에서 동족간에 적대관계를 보이는 부끄러운 모습은 이제 없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남북관계는 동서독과 달라 전쟁을 치른 쓰라린 경험이 있다. 무려 3년여에 걸쳐 이루 말할 수 없는 사상자를 내면서 1천만 이산가족을 냈다. 전쟁재발의 우려를 제거하는 것이 불신을 없애는 첩경이다. 북측 통일기조가 되는 노동당규약 ‘남조선 혁명의 궁극적 해방’ 명시, 사정거리 1천㎞의 노동1호, 2천500t의 생화학무기 비축등은 이점에서 신뢰회복의 걸림돌이다. 진정한 남북교류와 경제협력은 진정한 신뢰회복이 전제돼야 가능하다. 한반도주변의 통일환경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미·일·중·러는 남북관계를 비롯한 동북아 질서에 영향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평화와 교류협력 증진 등에는 적극적이면서도 통일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이에 당사자 해결원칙에 입각, 남북기본합의서 실천이행체제 구축으로 남북관계를 적극 개선해 나가면서 4자회담 등을 통해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체제를 갖추어 나간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었다. 평양 정상회담은 한반도문제의 실질적 당사자는 남북이라는 사실을 주변국들에게 인식시켜 주는데 또한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1972년 10월 12일 가진 남북조절위원회 공동위원장 회의에서 7·4 공동성명이 밝힌 3원칙에 대한 해석과 실천방법을 놓고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한 경험이 있다. 용어 개념을 비약시켜 내정간섭의 빌미로 삼거나 종전의 통미봉남에서 달라진 이번 변화가 불변의 대남전략에 따른 전술적변화가 아니기를 바란다. 평화통일은 실로 절실한 민족적 염원이지만 서둘러서 되는 일이 아니다. 공존공영은 통일에 버금가는 동포애의 발현이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의 체제를 인정해야 한다. 공존공영은 동족끼리 21세기 국제사회의 경쟁대열에 공동대처하는 길이기도 하다. 민족손실의 소모적 남북대결은 지난 20세기로 끝내야 한다. 지구촌의 이목이 평양에 쏠려 있다. 두 정상의 만남으로 냉전을 종식, 새로운 화해협력의 시대가 열리기를 세계가 기대하는 것이다. 후일 역사에 길이 평가받는 민족적 경사의 성과가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칠년대한에 비 안오는 날 없다’는 속담이 있다. 7년이나 계속되는 가뭄속에서도 감질나게 뿌리는 비는 있다는 뜻이다. 요즘의 비가 이런 속담을 생각나게 한다. 감질나게 뿌리다보니 오나마나다. 저수량이 50%를 밑돈다니 당장 모내기가 큰 걱정이다. 수리시설도 비가 내려야 물이 고이지 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예전엔 이럴때 기우제를 지냈다. 기우제가 꼭 비과학적인 것만은 아니다. 산상분화란 기우제가 있었다. 제관들이나 마을사람들이 산봉우리에 장작 솔가지 등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밤에 불을 지르는 행사다. 규모가 가히 장관이었다. 비를 바라는 기원을 천신께 알리면서 양기인 불로 음기인 비를 부르는 것이었다. 여기엔 기압의 변화가 적은 밤중 고기압에 덥혀진 저기압의 충격이 비구름을 형성시킬 수 있는 과학적 이론의 근거가 있다. 조상들은 비록 과학으로 설명은 못했어도 경험상 과학적 주술을 올리는 지혜는 있었던 것이다. 조선조 실록에는 기우제에 관한 기록이 많이 나온다. 태종은 재위 18년동안 태종3년(1403년) 한해만 기우제를 지내지 않았을뿐 해마다 올렸다. 한해에 두세번은 보통이고 아홉번까지 올린적이 있다. 기우제와 반대인 기청제가 또 있었다. 여름철 장마가 심하면 제발 비를 그치게 해달라며 천신께 제를 올리곤 했다. 지금도 한해 끝에 수해가 닥쳐 ‘한해대책본부’를 ‘수해대책본부’로 간판을 바꿔 달때가 있다. 50㎜ 100㎜의 비가 내려도 시원치 않은 판에 5㎜ 10㎜씩 감질나게 뿌려 심히 안타깝다. 요즘같으면 예년보다 빨리 온다는 장마가 닥쳐 좀 시원하게 비를 뿌렸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白山
오래전 부터 제기되고 있으나 한국도로공사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한다. 남양주시, 양주군 등 시설채소 주산지 농민들이 하루 1∼3번에 걸쳐 판교∼구리간 서울 외곽순환도로와 의왕∼과천선 등을 왕래하면서 내는 통행료 부담이 너무 커 요금 인하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실례로 남양주시 거주 농민이 수원 농산물 시장에 갈 경우 성남·청계·수원 등 4군데의 톨게이트를 지나야 하고 이에 따른 왕복통행료가 8천200원이나 든다. 다른 경우도 있다. 농장과 구리 톨게이트가 불과 2㎞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지날 때마다 왕복 2천200원의 통행료를 물어야 한다. 이런 경우는 비단 경기도민 뿐만이 아니다. 전국 각지의 농민들이 각처의 톨게이트가 이를 통과할 때 마다 똑같이 겪는 실정이다. 농산물 수송차량 통행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농민들의 주장에 대하여 우리는 당연히 인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지난 1월부터 일반 출퇴근 승용차의 경우 30%나 할인해 주면서 매일 움직이는 농산물 수송차량에는 할인혜택을 전혀 주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농산물값이 폭락할 때도 매일 톨게이트를 지나야 하고 이에 따른 통행료가 큰 부담이 되는만큼 적어도 50%정도는 내려야 타당하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 출퇴근 승용차의 경우 지난 1월 10일, 오전 6시30분부터 8시30분, 오후6시부터 8시까지 30% 할인해준데 이어 3월말 부터는 오전 6시에서 9시, 오후 6시에서 10시까지로 시간대를 늘려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농산물 수송차량에 대해서는 혜택이 전혀 없는 것이다. 농민들의 이러한 주장에 대하여 한국도로공사측은 화물차 등 통행료를 인하해 달라는 차량들이 너무 많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렇다면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다. 농업·농촌문제는 그에 대한 애정과 의지, 100년 뒤를 내다보는 안목 없이는 풀기 어려운 속성이 있다. 특히 오늘날의 농민대책은 정치권의 도움이 없이는 농민들의 자구노력만으로 성장을 기대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농산물 수송차량의 통행료 인하와 같은 작은 문제도 당국의 관심없이는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다. 한국도로공사와 당국이 협의하여 농민들의 민원을 풀어주는 조치가 하루 빨리 시행되기를 바란다.
만55년을 기다려왔는데 하룬들 더 못기다리겠느냐고 생각해두자. 1개월, 1년, 아니 무기연기된게 아닌 것이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해두자. 북측과의 대화에는 꼭 무슨 엉뚱한 사단이 끼곤 했지만 이번만은 그런 것이 아닌 말그대로 순연이라고 생각해두자. 국제관례상 출발 30시간을 앞두고 갑자기 긴급 전언통신문으로 통고한 일방적 연기는 있을수 없는 큰 결례지만 동족끼리니까 그렇다고 접어 생각해두자. 정상회담은 주최측 입장못지 않게 손님측 입장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주최측 입장을 존중해두자. 그동안이면 충분히 준비가 됐을법한데도 아직껏 준비가 덜 됐다고 한다. 완벽한 회담준비를 위한 것으로 보고 준비과정의 기술적 미흡 연기이유를 사실로 믿어두자. 북측의 의전관행이 우리와 다른데 있는 저들의 고충 또한 이해하도록 하자. 정상회담 일정의 하루 순연은 실로 뜻밖이기는 하나 이를 두고 여기서 갖는 이런저런 정치권의 추측이나 억측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한가지 걱정되는 것은 혹시 회담의 순연이 앞으로 있을 회담결과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모르는 것이지만 이 역시 두고보기로 하자. 경제재건에 혼신의 힘을 쏟는 북한은 지금 테크노크라트 우위의 시대다. 경제여건의 변화를 1998년 9월 5일 최고인민회의 제10기 1차회의에서 8차 헌법개정을 통해 일부 수용한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 경제공헌 일꾼을 ‘참된 당일꾼’ ‘진짜배기 혁명가’로 평가하고 있을 정도다. 이같은 테크노크라트 우위에 군부 등 보수세력이 상대적 소외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권력구조상 경제사업 우선에 다른 조짐이 있을 징후는 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베이징방문에 이어 푸틴 러시아대통령의 내달 방북등은 북한의 지금 입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만에 하나라도 남북정상회담에 더 큰 이상이 생긴다면 그것은 저들의 예상밖 내부문제다. 우리는 예정대로 회담이 잘 열리기를 충심으로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도 회담 순연사유를 그대로 믿고자 한다. 55년을 기다려왔는데 하룬들 더 못기다리겠는가.
“우리 엄마는 시험 못봤다고 옷 사러 보내주지도 않는다. 솔직히 말해 정말 아니꼽고 더럽고 싸가지 없다. 아무리 날 낳은 부모라지만 시험을 못보면 격려는 못해줄망정 뒤집어 놓고 패기나 하고…. 빨리 커서 독립하고 싶다. 그리고 엄마랑 아빠랑 연락끊고 살거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끼리 쓰고 돌려 읽는 ‘모둠일기’에서 뽑은 내용중 일부분이다. 부모를 대놓고 욕하지 않은 게 그야말로 천만다행이다. “PC방 갔다 집에 왔는데 엄마가 막 뭐라고 해서 기분이 다 잡쳤다. 준석이(가명)가 자기 엄마를 욕하던 기분을 알것 같다”거나 “어른들은 우리를 눈곱만큼도 이해못하면서 항상 우리 위에 군림하려고만 한다 역겹다”는 내용도 있다. “엄마를 죽여버리고 싶다”는 기가 막힌 얘기도 나온다.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최근 전국의 중고교생 1천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열명 가운데 한명 꼴이 ‘부모와 갈등이 많다’고 대답했다. ‘부모님은 예전에 잘못한 것 까지 다시 얘기한다’가 38.2%이고 ‘부모가 서로 상대에게 잘못이 있다고 다툰다’가 26.5%이다. 청소년들의 절반 이상이 부모와의 대화에 심각한 장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초등학생 때도 그렇지만 자녀들은 중학생만 되면 또래들과 함께 부모를 평가한다는데 불만족스러운 점이 많을 경우 ‘부적격 판정’을 내린다. 부모가 엄격한 권위주의적, 가부장적 사고방식을 지녔을 때 더욱 그러하다고 한다. 자식에게 살해돼 시신까지 토막나는 참극도 일어나는 요즘이다. 그래서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부쩍 늘어났다. ‘자식 이기는 부모없다’고 하니 자녀들의 일기장이라도 몰래 읽어두어 자녀들의 심경을 미리 헤아리고 대처해야할 판국이다. 자녀를 소유물로 여기고 학대하는 부모들이 많은 탓이기도 하다. 지금은 수난시대이다. /淸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