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아름다운 문화축제

전교생이 74명인 조그만 시골학교가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7명의 예술가들과 함께 이색적인 가족예술제를 개최, 관심을 끌고 있다. 안성군 보개면 남풍리 소재 서삼초등학교(교장 이기종·53)는 30일 오후 2시 인간문화재, 화가, 동화삽화작가, 도예가 등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예술가와 학부형 등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2회 서삼가족예술제를 개최했다. 이번 예술제는 학생과 일반인이 참가한‘푸른꿈 음악회’를 시작으로 학생 및 기성 작가 들이 제출한 작품전시회, 수원 챔버오케스트라의 찬조공연, 인간문화재 김기복옹의 풍물놀이, 가수 김현성의 열창 등으로 이어졌다. 첫 프로그램인 음악회는 소규모 학교이지만 14개 학생팀이 댄스와 합창, 풍물공연, 합주, 독창 등을 벌여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또 전시회에는 학생들이 그림과 도자기 등 80점을 출품하고, 학부모 48점, 교사 20점, 기성작가 75점 등 마을 전체가 전시회에 참가해 단순한 학교축제가 아닌 지역예술제임을 실감케 했다. 서삼초교가 이같이 풍성한 예술제를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은 교장이 한국화 국전초대작가인 것은 물론 유연복 학교운영위원장이 판화가, 김송배 운영위원이 도예가, 학부모 허훈, 이춘영씨가 서양화가, 주민 이억배씨(동화삽화전문)와 김기복옹(인간문화재·남사당 풍물놀이 설쇠) 등이 학생들을 무료로 지도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서삼초교 학생들은 평소 2가지이상의 특기·적성교육을 받아 예술적인 감각이 그 어느학교보다 높은 것. 이기종교장은 “지역주민과 함께 학생들을 지도한다는 취지로 예술제를 개최했다”며 “학생들은 예술제를 통해 수준높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지역주민들에게는 일체감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18회 전국연극제 울산에서 개최

지역연극인들의 한마당 연극잔치인 18회 전국연극제가 6월1일부터 17일까지 울산에서 개최된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과 한국연극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연극제에는 지역 예선을 통과한 15개 시·도 대표 극단들이 참가한다. 경기 대표로는 안산연극협회가 ‘남에서 온 손님’을, 인천 대표로는 극단 예랑이 ‘다시라기’를 각각 공연한다. 연극제는 6월1일부터 충북 극단 청년극장의 ‘세월이 가면’을 시작으로 ‘남에서 온 손님(경기 안산시협회), ‘자전거’(전북 황토), ‘뼈와 살’(울산 푸른가시), ‘상화와 상화’(전남 파도소리), ‘찬탈’(광주 청춘) 등이 하루 한편씩 공연된다. 이어 ‘다시라기’(인천 예랑) ‘길 떠나는 가족’(대구 한울림), ‘조선제왕신위’(충남 천안), ‘마술가게’(제주 가람), ‘길’(부산 열린무대), ‘천년의 바람’(대전 대전), ‘초분’(경남 입체), ‘언덕에 서면 보름달이 보인다’(경북 은하), ‘돼지비계’(강원 굴렁쇠)가 무대에 올려진다. 출품작은 오태석씨 작품인 ‘자전거’와 ‘초분’ 등 2편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며, 경연대회라는 점을 의식해 실험성이 강한 것 보다는 역사성이 강조된 다소 무거운 주제의 작품이 많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서울지역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사랑티켓 제도가 이번 연극제에 도입되어 새로운 연극관객을 개발할 수 있게됐고 연극제를 전후로 공연장 밖의 분수대와 태화강 둔치 일대에서 다양한 부대행사도 펼쳐진다. 마임 페스티벌이 28일부터 6월16일까지 울산시내 일원에서 열리는 것을 비롯해 전국연극 사진전, 야외조각전, 팔도만남의 광장의 행사 등이 이어지며 특히 국보인 암각화가 울산에 있는 점을 감안해 ‘암각화 바로알기’ 행사를 비롯해 암각화 마임공연, 암각화 투어 등의 행사도 마련되어 있다. 시상식은 6월17일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이지영씨 ‘현대 가야금 작품전’ 개최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다양한 가야금 연주의 멋을 선보여온 이지영씨(용인대 국악과 교수)의 ‘현대 가야금 작품전’이 31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다. 성실하고 왕성한 연주활동으로 국악계의 주목을 받고있는 이지영씨는 얼마전 ‘경기가야금앙상블’을 창단, 창단연주를 통해 호평을 받았는데 이번 연주에서도 대부분 초연작품 위주에 서양 현악기와의 협연이 이루어지는 등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주곡목은 ‘석굴암에 다녀와서’를 비롯해 ‘별빛 숲’ ‘가야금을 위한 다섯개의 정경’ ‘다리를 건너다가’ ‘가야금과 스트링 트리오를 위한 원근’ 등. 국내초연곡인 나효신 작곡의 ‘석굴암에 다녀와서’는 전통음악 ‘황하청’에 바탕을 두었으나 전통적인 연주기법과 다른 독특한 연주기법이 요구되는 곡으로, 이 곡의 3중주 버젼인 ‘황하가 푸르도록’은 지난 3월 미국에서 첼로, 더블베이스와 함께 초연된 바 있다. 일본인 칸노 효시히로의 ‘별빛 숲’도 한국초연 작품으로 전반부는 가야금독주로 연주되고 후반부는 가야금에 타악기, 퉁소, 소금의 중주로 이어진다. 강석희의 ‘가야금을 위한 다섯개의 정경’ 역시 초연작으로 이지영 교수에게 헌정된 곡이다. 모두 5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1,2,3장은 21현 가야금으로, 4,5장은 25현 가야금으로 연주된다. 다카하시 유지의 ‘다리를 건너다가’는 17현 고또를 위한 곡으로 베트남 민요에 의한 서주와 그 뒤의 즉흥곡으로 여러 기교를 보여준다. 독주회의 마지막 곡인 구본우의 ‘가야금과 스트링 트리오를 위한 원근’은 지난 98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한국 호랑이의 해 ‘코리아 페스티벌’에서 이교수의 가야금과 서양악기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초연된 작품이다. 이 곡은 악기마다 고유한 연주방식을 벗어나지 않고 연주하도록 구성돼 있는데 이 작품으로 세계적으로 일반화된 유럽의 현악기와 한국의 전통악기인 가야금을 동일선상에 올려놓았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 곡에서는 박창원의 지휘로 조혜운(바이올린), 배은진(비올라), 이선우(첼로) 등이 함께 무대에 선다. 이지영의 이번 현대 가야금 연주는 전반적인 곡 구성이 현대 창작곡이면서도 가야금의 다야한 연주기법 등 연주영역을 넓히는 곡들로 이루어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도예가 곽경화씨 개인전 6일까지 열려

세계도자기엑스포 조직위원회가 주최한 ‘1999 생활도자전’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던 도예가 곽경화씨(고양시 일산구 일산4동)가 이를 기념하기위한 개인전을 31일부터 6월6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재 통인화랑에서 연다. ‘흙과의 대화’라는 부제로 마련되는 이번 전시회엔 새로운 모색으로서 기물(器物)은 물론 관조적 도자조형물을 선보일 예정인데 특히 집 형태 조형작업에 역점을 두고 ‘집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 즉 흙과의 대화를 담아낼 계획이다. 도예가 김익영씨는 “장르혼합 경향을 보이는 독특한 공간연출, 수작업에서 느껴지는 소박하고 절제된 자연스러움, 흙에 대한 곽씨의 남다른 열정과 진지한 접근 등이 이번 전시의 주목할 점”이라고 평가했다. 흙이라는 매체의 자유로운 표현언어를 통해 도자기의 크고 깊은 영역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곽씨는 흙의 특성 존중, 형태 과장 탈피, 귀얄과 유약색의 신선한 연출 등이 돋보인 반상기세트 ‘행복한 부부를 위한 멋진 그릇’으로 지난해 ‘1999생활도자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밖에 1996년 동아공예대전에서 특선을 수상했고 2회 개인전과 20여차례의 단체전을 가진 바 있으며 현재는 파주에 있는 작가모임 하제마을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0344)922-0450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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