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볼티모어 나와라’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가 전반기 마지막 선발 등판에서 에이스의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박찬호는 오는 6일 오전 9시5분 텍사스의 알링턴볼파크에서 열리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시즌 4승에 다시 한번 도전한다. 지난 1일 휴스턴전이 비로 연기되면서 등판일정이 하루 늦춰졌던 박찬호는 볼티모어전을 끝으로 올스타 휴식기(9∼11일)에 들어간다. 박찬호는 부상과 부진속에 힘겹게 보낸 전반기를 마감하는 이번 경기에서 호투해야 구겨진 에이스의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고 후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본격 승수사냥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는 지난 달 29일 휴스턴전에서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올 시즌 들어 가장많은 이닝(7.2이닝)과 투구수(122개)를 소화해내 어느 정도 자신감을 찾았고 볼끝도 점점 살아나고 있어 승수 추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다행히 현재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에 랭크된 볼티모어는 3할대 타자가 단 1명도 없고 상대하기 껄끄러운 좌타자가 적다는 점도 박찬호의 마음을 가볍게 한다. 다만 박찬호는 볼티모어와 한번도 공식경기를 해본 적이 없지만 지난 해 시범경기에서 4이닝 동안 11안타를 두들겨 맞으며 9점을 빼앗겼던 악연이 있다. 박찬호가 선발 맞대결할 우완 제이슨 존슨(29)은 지난 97년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한 6년차 투수. 지난 해 10승이 생애 최고기록인 존슨은 올 시즌 9경기 선발등판에서 3승5패에 방어율 3.74에 그친 제5선발이어서 방망이가 살아나고 있는 팀 타선의 지원을 받는다면 박찬호의 승수 달성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연합

월드컵같은 K-리그 ’준비 땅’

2002 한·일월드컵에서 붉은악마를 중심으로한 국민들의 뜨거운 응원속에 4강 신화를 이뤄낸 대표선수들이 오는 7일 개막되는 프로축구 K-리그에 복귀함에 따라 각 각 구단의 서포터스들은 월드컵의 열기를 이어가기 위한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4일 경기도에 연고를 둔 수원 삼성, 안양 LG, 성남 일화, 부천 SK 등 4개 프로축구단 서포터스들은 7일 개막경기를 시작으로 11월17일까지 열리는 K-리그에서 월드컵 때 보여줬던 붉은악마들의 열렬한 응원을 펼칠 계획이다. 국내 서포터스 가운데 가장 먼저 창설했다는 자부심과 함께 1만여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수원의 ‘그랑블루’는 6일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알히랄 팀과의 아시안수퍼컵 1차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응원에 들어간다. 그랑블루는 이번 정규리그를 통해 월드컵때 국민들이 붉은 옷을 입고 대표팀을 응원했듯이 수원의 경기가 있는 날 ‘수원월드컵구장에 푸른 옷을 입고 오자’는 캠페인을 펼칠 계획이다. 수원은 10일 울산 현대와 K-리그 홈 개막 경기를 갖는다. 8천여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는 안양의 서포터스로 소모임을 통한 자유로운 응원을 앞세우고 있는 ‘레드치타스’의 경우 14일 안양구장에서 열릴 수원과의 홈 개막 경기때 대대적인 응원전을 펼칠 계획이다. 레드치타스 운영진은 홈 개막전 때 펼칠 응원에 대해 외부공개를 거부하는 등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며 라이벌 수원의 서포터스인 그랑블루의 기세를 정규시즌 초반부터 꺾어놓겠다는 각오다. 부천의 서포터스인 ‘헤르메스’는 14일 열리는 전남과의 경기에서 특별한 응원계획을 준비하진 않았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축구를 사랑하는 열정을 그라운드에 쏟아놓겠다며 홈 개막전을 기다리고 있다. 월드컵 기간동안 300여명의 회원이 붉은악마로 활동했던 성남의 서포터스 ‘천마불사’도 7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월드컵의 응원열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민수기자 jms@kgib.co.kr

K-리그 안개속 대접전 예고

월드컵축구 4강신화의 열기를 이어받아 열리는 프로축구 2002 K-리그는 어느 팀도 우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마치 2002 한·일월드컵에서 이변과 돌풍이 몰아쳤 듯 국내 프로 그라운드에서도 예상밖의 결과가 속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5월 아디다스컵이후 10개구단이 나름대로 전력보강을 꾀한데다 월드컵스타들이 복귀해 2개월전과는 양상이 다를 것이라는 전망때문. 그러나 수원 삼성과 성남 일화, 안양 LG 등 경기도연고 3팀과 울산 현대, 전북 현대 등 5개구단은 일단 강팀으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안클럽컵과 아시안수퍼컵에서 우승했던 수원은 부상중인 고종수와 데니스, 김진우가 조만간 그라운드에 복귀하는데다 최전방 공격의 무게를 더하기 위해 192㎝의 보스니아 출신 장신스트라이커 미트로를 영입, 다른 구단의 경계대상 1호다. 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3년간 뛴 플레이메이커 가비도 영입, 미드필드에서도 훨씬 짜임새있는 공격이 가능해졌다.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팀이자 올 아디다스컵 우승팀인 성남도 샤샤와 김대의 콤비를 내세워 2년연속 정규리그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포백라인이 튼튼한 성남은 노장 신태용에다 박강조가 부상에서 회복되면서 미드필드가 강해져 공격라인의 짜임새가 훨씬 좋아질 전망이다. 특히 성남은 월드컵대표팀에 단 한명도 차출되지 않아 한달여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조직력을 다진 것도 큰 장점. 안양은 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인 이영표와 최태욱이 빠른 공격을 펼쳐줄 것으로 기대되며 안드레의 그림같은 프리킥과 절묘한 플레이메이킹이 큰 힘. 여기에 수비수 박용호가 힘에 경험까지 붙어 스리백의 안정감을 더할 전망이다. 한편 울산은 브라질출신 용병들의 개인기에다 이천수, 현영민 등 젊은 선수들이 가세, 우승까지 욕심내고 있고 전북도 브라질출신 스트라이커 에드밀손까지 영입해 공격력을 보강했다. 이밖에 부산은 우성용, 마니치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된데다 브라질 출신 스트라이커 디디도 임대, 최전방 라인을 강화했고 월드컵팀에서 복귀한 송종국, 이민성도 곧바로 경기에 투입될 수 있다. 대표팀의 핵심멤버였던 김남일과 김태영이 복귀한 전남은 마시엘까지 버티고 있어 수비라인이 견고하고 찌코, 이반, 노상래, 성한수 등이 나설 공격라인도 한층 매서워졌다. 우승권과 다소 거리가 멀어보이는 포항 스틸러스와 부천 SK, 대전 시티즌은 일단 상위권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한국 이끌 향토 태극전사/이천수

이천수(21·울산 현대)는 이번 월드컵에서 교체 투입을 포함,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터키와의 3·4위전까지 한국의 7경기에 모두 나서 득점, 어시스트 등 공격포인트를 하나도 올리지 못하는 성적표를 남겼다. 그러나 한국이 4강신화를 일구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데 이천수도 한 몫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드필드에서의 강한 압박, 몸을 사리지 않는 저돌적인 플레이,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 돌파가 한국축구의 상징이라면 이천수는 이에 부합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교체 또는 선발 출장, 총알같은 스피드로 상대 진영을 헤집으면서 공격의 물꼬를 텄고 수세 때는 상대 윙백 또는 날개공격수에 압박을 걸어 한국 수비들이 대열을 정비하도록 시간을 벌었다. 특히 빠른 발을 이용한 드리블은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대목이다. 이천수는 생애 처음인 이번 월드컵에서 비록 골맛을 보지는 못했지만 전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기량을 십분발휘,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한국축구의 발전을 가속화할 ‘젊은 피’ 중 하나인 이천수는 최태욱(안양 LG)과 인천 부평고 동기동창으로 172cm, 62kg의 갸냘픈 체구임에도 볼다툼에서 지지 않고 대표팀 체력테스트에서 거의 수위를 차지할 정도로 무쇠체력은 그만의 자랑이다. 청소년, 올림픽 대표 등 엘리트코스를 밟다가 시드니올림픽에서의 부진으로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지난해 8월 대표팀의 유럽전지훈련 때 히딩크호에 합류한 이후 측면공격수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이천수는 밋밋하고 정확도가 떨어졌던 센터링을 동료 공격수가 머리나 발로 골로 연결할수 있도록 더 정교하게 가다듬어야 하고 개인플레이는 가능한 한 지양하면서 팀플레이를 몸에 익혀야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빅리그 진출 등은 지켜봐야 하겠지만 경험을 더 축적하면서 미숙했던 점을 보완한다면 대형 선수로 성장할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호나우두 ’이젠 몸값 올려줘’

한·일월드컵축구대회 득점왕(8골)에 오르며 브라질의 우승을 견인한 호나우두(26)가 소속팀 인터 밀란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릎부상으로 최근 수년간 소속팀에서 활약이 미미했던 호나우두는 이번 월드컵에서 최고 스트라이커의 위상을 회복한 것을 계기로 연봉 재협상을 희망하고 나섰다고 축구전문 인터넷 사이트 원풋볼닷컴이 3일 보도했다. 월드컵 이전부터 에인전트를 통해 세리에A 최고인 팀동료 크리스티안 비에리 수준의 대우를 요구해 온 호나우두가 빼든 ‘협상용 카드’는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 인터밀란과 2004년까지 계약돼 있는 호나우두는 최근 대표팀 동료 호베르투 카를루스(레알 마드리드)가 자신의 영입에 발벗고 나섰다는데 용기백배해 “레알 마드리드가 정식으로 제안해 오면 우리는 논의를 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즌에 300만파운드(약 56억원)의 연봉을 받는 호나우두는 이와 함께 “월드컵 우승 이후의 목표는 2004년 올림픽 금메달”이라고 말해 팀에 대한 헌신을 바라는 구단의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다. 한편 97년 거액의 이적료를 주고 스페인 FC바르셀로나에서 호나우두를 영입한 인터 밀란 측은 오랫동안 몸값을 해내지 못하는데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줬으니 이제는 선수가 은혜를 갚아야 할 때라는 입장이다./연합

히딩크 ’최고의 사령탑’

한국축구의 4강 신화를 창조한 거스 히딩크 감독이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이 평가한 2002 한·일월드컵 최고의 감독에 선정됐다. 타임 인터넷판은 2일 ‘마지막 집계’란 제목의 월드컵 최종평가 기사에서 ‘최고의 감독’ 부문에 히딩크 감독을 선정하면서 “그는 나카타나 안정환 등 몇몇 선수로만 통하던 아시아축구를 ‘세계지도’에 올려놓은 것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고 극찬했다. 타임은 “히딩크는 그 누구나 능력과 자격이 된다면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주지시키면서 “그의 단순한 지도 원칙은 선배의 권위가 젊은이의 재능을 억누르는 나라에서 사실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타임은 또 한국과의 16강전에서 연장 전반 송종국의 태클시 일부러 넘어져 퇴장을 자초한 프란체스코 토티(이탈리아)의 시뮬레이션을 터키전 때 주심의 눈을 속인 히바우두(브라질) 경우 보다 더 죄질이 나쁜 ‘최악의 곡예’에 선정함으로써 이탈리아측의 편파판정 시비에 간접적으로 일침을 가했다. 이 잡지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한국전에서 패한 뒤 음모론을 제기한 조반니 트라파토니(이탈리아) 감독을 ‘최악의 감독’에 선정했다. 타임은 이밖에 한국과의 4강전에서 이천수의 강력한 오른발슛을 동물적 감각으로 막아낸 올리버 칸(독일)의 선방을 ‘최선의 방어’로 꼽았다. ‘베스트골’에는 16강 벨기에전에서 호나우디뉴의 센터링을 선제 터닝슛으로 연결한 히바우두가 뽑혔고 ‘최고의 심판’은 브라질과 독일의 결승전을 진행한 피에르루이기 콜리나(이탈리아) 주심에게 돌아갔다. ◇타임 인터넷판 선정 내용 ▲최고의 골:16강 벨기에전에서 넣은 히바우두(브라질)의 선제골 ▲최악의 골:조별리그 포르투갈전에서 기록한 제프 어구스(미국)의 자책골 ▲최선의 방어:4강 한국전에서 이천수의 슈팅을 막은 올리버 칸(독일) ▲최악의 실수:16강 잉글랜드전에서 퍼디낸드의 슛을 가슴으로 막은 뒤 팔로쳐 자기 골문으로 밀어넣은 토마스 쇠렌센(덴마크) ▲최고의 감독:거스 히딩크(한국) ▲최악의 감독:조반니 트라파토니(이탈리아) ▲베스트헤어:헨리크 라르손(스웨덴) ▲워스트헤어:크리스티안 지게(독일) ▲최고의 곡예:조별리그 아르헨티나전에서 상대 반칙으로 페널티킥 결승골을 유도한 마이클 오언(잉글랜드) ▲최악의 곡예:프란체스코 토티(이탈리아) ▲최고의 심판:피에르루이기 콜리나(이탈리아) ▲최악의 심판:독일-카메룬전에서 옐로카드 14회와 퇴장 2회를 기록한 안토니오 로페스(스페인)/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