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가루니 장승촌장 채용병씨

양평군 단월면 입구에 들어서면 이 마을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장승을 문화상품과 예술로 승화시킨 가루니 장승촌장 채용병씨(41)의 흔적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지난해 폐교된 단월초교 산음분교로 이사온 채씨가 주민들에게 장승만드는 방법 등을 전수하며 마을 어귀마다 외부인을 맞는 수호신으로서의 장승을 수백개나 세웠기 때문이다. 단월면 초입의 옛지명을 따 가루니 장승촌이라 이름을 붙인 채씨가 삼국시대때부터 서민문화로 전수된 장승문화에 푹 빠지게 된 계기는 지난 97년 춘천에서 상업조각가인 김점진씨를 만나면서부터. 장승에 대한 체계화 된 학술자료나 기술이 전무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채씨는 이때부터 장승의 전통을 잇고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며, 양평군으로부터 폐교를 지원받으면서 성과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채씨는 올해부터 폐교에 상설체험학습장을 조성해 관내 학생들의 체험교실로 활용하는 한편, 각종 문화관광상품전과 지역행사 등에 강사로 초빙돼 전시실 운영과 장승만드는 강의 등으로 주말에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특히 쪽두리를 한 전통의상의 장승과 신랑·각시장승 등 표현에 있어서도 현대 문화상품 구미에 걸맞는 장승을 표현함으로써 상품성도 인정받고 있다. 채씨는 “서민문화로 전통을 이어온 장승문화를 확산시키고 조각예술로 승화될 때까지 장인정신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양평=조한민기자 hmcho@kgib.co.kr

오산시 주3회 한글교실 운영...

‘평생 낫 놓고 기역(ㄱ)자도 알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웬만한 단어나 간단한편지는 쓸 수 있게 돼 얼마나 기쁘고 다행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오산시 노인복지회관은 한글을 깨우치기 위해 침침한 눈을 부릅뜬 채 이교숙 지도교사(52)의 손동작 하나라도 놓칠새라 촌각도 게을리 하지 않은채 배움을 향한 할머니들의 향학열로 가득하다. 이들은 일제시대와 6.25사변 등 격변의 세월을 거치면서 배움의 기회를 놓친 60∼70대 할머니들로 ‘까막눈 탈출’을 위해 오산시가 매주 월·수·금요일 운영하는 한글교실에 하루도 빼먹지 않고 출석해 하루에 2시간씩 한글쓰기와 읽기, 셈, 일반상식 등을 배우고 있다. 할머니들의 한글 공부를 맡고 있은 이교숙 교사(전 오산중 교사)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제1기 한글교실에 이어 올해 제2기 수강생 35명과 호흡을 함께 하며 한자라도 더 가르쳐주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오는 11월까지 8개월간의 일정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글교실은 지난해 37명이 등록, 34명이 수료했으며, 기초과정을 마친 상당수 할머니들이 상가간판이나 버스행선지를 읽거나 쓸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더 나아가 평생 한으로 맺혔던 까막눈을 뜨게 해 준 지도교사에게 친필로 고마움을 전하는 할머니들의 감사의 편지가 잇따르고 있다. ‘나이들어 배운다는 것이 부끄러운 적도 있었지만 하루하루 한글을 익혀갈수록 즐겁고 보람을 느낍니다. 선생님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최근 지도교사에게 고마움의 편지를 보낸 한 할머니는 “그동안 쉽지는 않았지만 한글을 깨우치고 보니 눈이 하나가 더 생긴 것 같고 세상이 밝게 보인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오산=조윤장기자 yjcho@kgib.co.kr

부천 도당초등학교 어린이우체국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 도당초등학교(교장 여상태)가 ‘어린이우체국’을 개설, 학생들이 친구들과 선생님, 가족들에게 직접 쓴 편지를 배달해 사랑과 우정을 나누도록 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00년 5월 개설한 이 학교 어린이우체국은 학생 7명이 우체국장과 집배원을 맡아 교내에 설치된 우체통에서 매주 2회 편지받는 날(화·금) 하루 전날 편지를 수거, 우표소인 및 학년별 수취함에 분류작업을 한 뒤 배달하고 있다. 우체국장 고창범군(13·6학년)은 “친구들이 직접 쓴 편지를 각 교실에 전달할 때마다 신바람이 난다”고 말했다. 이보경 지도교사(30·여)는 “학생들이 점차 편지쓰는 것에 익숙해져 교내 우체통에는 매주 100여통의 사랑과 우정이 담긴 편지들이 쌓이고 있다”고 귀뜸했다. 이 학교는 또 매월 한차례씩 2∼6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사랑나누기 편지쓰기대회’를 개최, 학년별로 진솔한 내용의 편지를 쓴 학생 5명씩을 선정, 시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어린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우표 수집 방법을 가르쳐 주기 위해 매년 2차례씩 우표수집 전문가와 한벗우취회 관계자 등을 초청, 강의를 실시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작품을 대한민국 우표전시회에 출품하고 있다. 학교측의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 2000년부터 3년 연속 많은 학생들이 우표전시회에 입상하며 정보통신부장관상과 단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오는 8월 열리는 2002 필라코리아 세계우표전시회에서는 이 학교 어린이 우체국의 자세한 활동사항이 홍보비디오로 제작돼 세계 각국의 어린이 및 우취인들에게 소개될 예정이다./부천= 강영백기자 kyb@kgib.co.kr

흉기든 강도잡은 ’용감한 군인’

현역 육군 상사가 흉기를 든 강도범을 붙잡아 경찰에 넘긴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육군 제3야전군 사령부 예하 부대 소속 행정보급관인 이상민 상사(39). 이 상사는 지난 13일 오후 광주시 K한의원에 근육통 치료를 받으러 갔다 병원 화장실 안에서 입과 손발이 묶인 30대 여자를 발견, 강도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상사는 여자로부터 ‘강도범에게 신용카드를 빼앗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찰에 신고하려는 순간 범인 김모씨(27)가 카드 비밀번호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쪽으로 오는 것을 확인하고 검거에 나섰다. 그러나 범인은 흉기를 휘두르며 달아났고, 이 상사는 1.2㎞ 정도 쫓아가 저항하는 김씨를 제압, 경찰에 넘겼다. 이같은 사실은 광주경찰서가 16일 이 상사를 용감한 시민으로 선정, 표창하겠다고 부대에 통보하면서 알려졌다. 이 상사는 주위의 격려와 칭찬에 대해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지난 83년 부사관으로 군문에 들어선 이 상사는 평소 성실한 근무자세와 왕성한 부대 활동으로 선·후배 부사관들의 귀감이 돼 왔으며, 엄격하면서도 온화한 성품으로 장병들의 어머니 역할을 해 왔다는 게 동료 부대원들의 설명이다. /성남=김재홍기자 kimjh1@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