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위한 1회용품 저감 조치지만, 남은 커피가 아까운 걸 어떡해요.” 1일 오후 1시께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본관 정문. 공무원들이 자연스레 1회용컵에 담은 커피를 손에 들고 본관으로 들어섰다. 음료를 개인 텀블러에 담은 사람은 일부에 불과했고, 대부분 일회용품에 담긴 음료를 그대로 사무실까지 들고 갔다. 이날부터 시청 등 공공청사 안에서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기로 선언했지만, 첫날부터 ‘헛구호’에 그친 셈이다. 같은 시간 본관 옆 민원동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1회용품 반입 금지 선언이 무색할 만큼 공무원 3명이 일회용품 용기에 포장한 음료를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섰고, 얼마 지나지 않아 1회용품에 음료를 담은 공무원들이 줄지어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도 본관을 비롯해 민원동에 1회용품 반입 금지를 안내하는 사람은 없었다. 일회용품에 음료를 담아 시청으로 들어선 간부 공무원 A씨는 “남은 커피가 아까워서 들고 왔다”며 “1회용품 반입 금지 조치를 잠시 잊었다”고 둘러댔다. 인천시가 공공청사 안 1회용품 사용근절을 선언했지만, 정작 이를 앞장서서 지켜야 할 공무원들이 첫날부터 캠페인 참여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공사·공단 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공청사 안 1회용품 사용근절 선언식을 진행했다. 앞서 시는 공공기관을 시작으로 1회용품 사용 줄이기 확대를 위해 지난달 25일 ‘인천시 1회용품 사용제한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언 첫날부터 직원들은 관계없다는 듯 거리낌 없이 청사 안으로 1회용품을 반입했다. 김대중 인천시의원(국민의힘·미추홀2)은 “시가 당분간 공공청사 안 1회용품 반입 금지를 알리는 데 힘써야 하며 후속 대책 마련에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1회용품 사용 자제와 반입 금지가 잘 지켜지도록 홍보와 캠페인 등을 확대하겠다”고 해명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파울 페르난도 두클로스 파로디(Paul Fernando Duclos Parodi) 주한 페루대사와 교류 및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유 시장은 1일 인천시청 대접견실에서 파울 두클로스 대사와 면담했다. 이날 면담에서 주인천 페루명예영사 임명 문제와 인천·페루 간 경제·문화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파울 두클로스 대사는 “페루는 지난 2008년과 2016년에 이어 올해 3번째 APEC 정상회의 의장국이 됐다”며 “내년 한국의 APEC 정상회의 개최 또한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특히 인천이 한국의 대표 국제도시인 만큼, 개최 도시 후보지로서 좋은 성과가 있길 바란다”며 APEC 정상회의 인천 유치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파울 두클로스 대사는 “페루는 인천을 관할하는 페루명예영사를 임명할 예정”이라며 “향후 인천과의 경제·문화 전반에 걸친 협력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시장은 “인천은 국내 최대 규모의 경제자유구역을 보유한 투자요충지이자, 정상급 국제행사를 경험한 국제도시”라며 “인천은 내년 APEC 정상회의 개최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인천 페루명예영사 임명이 앞으로의 인천시·페루 간 교류에 가교 역할을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오는 10일 총선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연일 교통 관련 정책을 띄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별 광역철도망에, 국민의힘은 수도권 교통 정기권에 각각 집중하며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1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 인천시당은 계양테크노밸리(TV)의 철도망 구축과 제2경인선 광역철도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Y자 노선의 국가 철도망 계획 반영, 인천 2호선 주안~연수 연장 조기 추진 등을 10대 지역 공약에 담았다. 이에 발맞춰 민주당 후보들은 지역별 주요 교통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고 홍보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이재명 계양을 후보는 서울지하철 2호선의 계양TV 박촌·작전·서운동 연장을 추진하고, 서울 9호선을 계양TV까지 잇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앞서 맹성규 남동구갑 후보와 이훈기 남동구을 후보는 공동으로 제2경인선 광역철도 조기착공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의 조기착공, 인천2호선 연장 등을 약속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와 결이 다른 교통 정책을 내놓고 있다. 단순 철도 계획이 아닌, 시민의 교통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원희룡 계양을 후보가 ‘수도권 무제한 교통 정기권 원패스’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윤상현 동·미추홀구을 후보와 신재경 남동구을 후보, 김기흥 연수구을 후보 등이 잇따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수도권 무제한 대중교통 정액권 도입(원패스)’를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는 국토교통부와 수도권 3개 시·도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대중교통 정액 정책 등과 방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여당 후보들이 정부 및 수도권 지자체의 정책에 발맞춰 가는 모양새다. 원 후보는 이를 두고 실질적인 선물 꾸러미를 선물하는 공약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선 여야가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교통 공약의 우선 순위를 달리한 만큼, 실현 가능성 및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정가의 한 관계자는 “교통 공약이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중요한 분야다보니, 이 같이 여야 모두 교통 정책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단순히 공약을 구호로 내는 것이 아니라, 재정문제 해결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 등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를 비롯해 경기도·서울시 등 수도권 3개 지자체는 수도권 통합 정기권 등 교통현안 해결 위한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이들 3개 지자체는 수도권 교통카드 자료를 활용해 공동생활권인 수도권 주민의 대중교통 이용 행태를 종합적으로 분석, 오는 10월 3개 지자체 연구기관의 공동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계양을 후보가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통해 서부권 원도심을 첨단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31일 계양을 선거대책위원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동서남북 4대권역 균형발전 비전 공약’ 중 서부권 공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서부권 공약은 역세권 고밀개발, 블록형 소규모 개발, 계산택지 특별정비구역 지정, 계양산성 문화재 거리규제 완화가 중심이다. 역세권 고밀 개발을 목표로 계산역과 임학역 일대에 주차장, 주거, 편의시설 등을 확충하고 원주민들에게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낮은 사업성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저층 주거지는 단독주택, 빌라, 상가 등 종류가 다양한 지역을 블록으로 묶어 신속하게 개발할 계획이다. 계산택지를 노후신도시특별법 적용을 받는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하고, 계양산성 문화재 거리규제 완화도 추진한다. 선대위는 “원도심 재건축, 재개발은 낮은 사업성과 각종 규제에 따른 사업 기간 장기화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이주 문제 등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성 제고와 주민부담 최소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 앞에서 클린선거를 다짐했던 인천 서구을 후보들의 다짐이 무색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과 이용우 서구을 후보는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의힘 박종진 서구을 후보는 '들쥐' 막말에 대해 서구 주민들께 사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박 후보는 평소 나를 마주칠 때마다 ‘클린선거’를 하자며 제안했다”며 “그런데 민주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들쥐’라고 지칭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후보의 막말은 금도를 넘은 표현”이라며 “서구 유권자들은 사람이 아니라 들쥐를 뽑은 사람들인란 말인가”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박 후보는 지난 30일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참석한 인천 서구 합동유세에서 “인천 서구가 그동안 ‘들쥐’들만 뽑았다”며 “이제 그 들쥐들을 몰아내고 박상수 후보, 이행숙 후보, 저 박종진을 확실히 밀어 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들쥐 운운한 말은 정당한 선거로 뽑힌 현역 민주당을 모욕하는 표현이고, 동시에 투표를 한 서구 주민들을 모욕하는 말”이라고 했다. 앞서 이 후보와 박 후보는 지난 12일 각각 지원 사격에 나선 이재명 대표, 안철수 선대위원장과 거리 유세를 하던 중 서로를 길거리에서 만났다. 당시 박 후보는 이 후보에게 “클린 선거를 하자. 둘다 비방하지 말고, 허위사실 유포하지 말고, 그리고 고소·고발도 하지 말자”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내가 박 후보가 말한 그런 내용(클린선거)의 상징적인 인물이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답했다. 반면, 옆에 있던 이재명 대표는 “그래(그렇게) 한다고 되지도 않아”라며 말처럼 클린 선거가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박 후보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4·10 총선 공식선거전 첫 주말을 맞아 각 정당이 인천에 화력을 쏟았지만, 정작 지역 현안에 대한 논의는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 모두 ‘정권심판’과 ‘거대 야당 심판’ 등 흠집내기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중앙 지도부 인사의 지지·합동유세를 통해 ‘수도권 방어’ 최전선인 인천 수성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앞세워 ‘수도권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31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부활절 미사를 마치고 계산4동 등 지역 곳곳에서 ‘정권 심판’을 강조했다. 박남춘 민주당 인천시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훈기 남동구을 후보와 함께 모래내시장에서 ‘민생 회복’을 앞세워 정권심판론을 이어갔다. 앞서 지난 30일 이용우 서구을 후보의 지원에 나선 정청래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이 후보를 정권 심판의 도구로 활용해달라”며 “이용우의 손을 잡고 노동존중의 시대로 나와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특히, 민주당 후보들은 ‘원팀’을 구성하고 정권 심판을 호소했다. 3선에 도전하는 김교흥 서구갑 후보는 지난 29일 정치 신인인 이용우 서구을 후보, 모경종 서구병 후보와 함께 “지난 2년 동안의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윤상현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회가 범죄인의 피난처가 되서는 안된다”라며 야당 저격에 나섰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30일 인천을 찾아 ‘범죄자vs시민’ 프레임을 내세우며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야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범죄자와의 대결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눈 앞을 가로막는 범죄자들을 치워버려야 한다”고 ‘거대 야당 심판’을 반복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이재명 당 대표의 지역인 계양구를 찾아 “계양에서의 승리가 대한민국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계양의 최원식·원희룡 후보가 당선되는 건 단순히 국회의원 한두 석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의 정치가 깨끗해지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주말 동안의 선거 유세전에도 ‘정권심판’과 ‘거대 야당 심판’이라는 구호만 남았을 뿐, 수도권매립지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 현안은 실종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평에 사는 김보현씨(34)는 “중앙당 지도부가 인천을 찾아, 현안에 대한 언급은 단 1개도 없이 구호만 외치고 갔다”며 “총선 유세의 90%가 ‘정권심판’과 ‘거대 야당 심판’ 등 구호만 남은 채 지역의 현안은 실종됐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공약을 통한 이슈를 선점하는 것보다 강렬한 언어와 구호만으로 유권자들을 현혹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단순 유세 뿐 아니라 공보물 공약의 현실성이나 토론회 등을 통한 정견 발표 등 정책선거 분위기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녹색정의당 김종대 선대위원장도 지난 30일 인천의 유일한 녹색정의당 후보인 김응호 부평구을 후보 지원 유세전을 펼쳤다. 김종대 선대위원장은 “이제는 민생을 닮은 서민 국회가 필요하다”며 김 후보의 지지를 강조했다. 새로운미래 오영환 총괄선대본부장과 박원석 공동선대위원장도 같은날 부평구 청천동 세월천사거리에서 홍영표 부평구을 후보 지지 유세를 펼쳤다. 이들은 ‘정권심판’과 ‘거대 야당 심판’을 강조하며 새로운미래 지지를 호소했다.
인천시선관위가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의 투표소 738곳을 확정했다. 31일 인천시선관위에 따르면 이날까지 각 가구에 투표안내문과 정당·후보자의 선거공보물을 발송했다. 또한 거소투표신고자 3천800여명에게는 거소투표용지를 함께 보냈다. 부대 등에 있는 군인과 경찰공무원 등 2천여명에게도 선거 공보물을 발송했다. 인천시선관위는 선거인의 투표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전체 투표소 738곳 중 737곳(99.86%)을 1층 혹은 승강기가 있는 장소에 마련했다. 어르신·장애인 등 층간 이동이 어려운 선거인이 투표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투표소 위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선거인명부 열람시스템 혹은 중앙선관위 누리집의 ‘투표소 찾기 연결 서비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인천시선관위는 선거공보물을 통해 후보자의 정치적 견해나 공약, 재산·병역사항·세금납부 및 체납사항·전과기록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또 투표안내문에는 선거인의 성명과 선거인명부 등재번호, 사전투표와 선거일 투표 참여 방법 등을 포함했다. 인천시선관위 관계자는 “선거공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 안내문을 통해 자신의 투표소 위치를 확인 한 후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했다.
오는 4월 총선에서 모바일 신분증으로도 투표가 가능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조차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미 많은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업체들이 모바일 신분증 기능을 제공하지만, 선관위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어떤 앱을 실행해야 투표가 가능한지 안내조차 하지 못해서다. 3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장에서 실물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아도 모바일 신분증 앱을 깔았다면, 투표 참여가 가능하다. 그러나 중앙선관위에 직접 “국민은행 모바일 신분증으로 투표가 가능한가”라고 묻자 선관위 관계자는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만 반복했다. 이 뿐만 아니라 선관위는 홈페이지에도 ‘PASS앱이나 카카오톡 지갑’을 통한 모바일 신분증으로 투표가 가능하다고 간단하게만 안내할 뿐, 자세한 설명은 없다. 모바일 신분증은 이미 잘 알려진 것만도 행정안전부를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삼성, 국민은행 등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욱이 모바일 신분증을 사용해 투표에 참여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선관위가 충분한 대비를 하지 않아 투표 당일 유권자 불편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기존 실물 신분증을 이용하면 선거사무원이 사진과 생년월일을 확인한 뒤 ‘본인확인기’에 신분증을 스캔, 지문등록과 선거인명부를 대조하면 곧바로 투표가 가능하며, 이 때 걸리는 시간은 20여 초에 불과하다. 반면, 모바일 신분증을 사용할 경우, 캡처사진은 사용할 수 없어 선거사무원 앞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바탕화면부터 시작해 앱을 실행한 뒤 모바일 신분증이 화면에 출력될 때까지 기다려야만 투표 참여가 가능하다. 통신 3사 PASS 앱은 최초 실행부터 모바일 신분증 노출까지 20여초가, 국민은행 모바일 주민등록증 서비스는 30여초가 걸린다. 이후, 선거사무원이 선거인명부에 유권자 정보를 수기로 입력해야 비로소 투표가 가능하다. 모바일 신분증을 사용하면 유권자 1명이 투표하는데 50여 초가 걸리는 셈이다. 인천대학교 A 교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다보니,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는 사정은 이해한다”면서도 “선거사무원을 늘리고 이들을 철저히 교육해 유권자들이 투표 참여에 불편함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선관위는 추가 인원 배치 등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모바일 신분증을 제공하는 앱 모두를 하나하나 파악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모든 유권자들이 모바일 신분증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대처할 상황은 아니라고 봤다”고 해명했다. 이어 “각 지자체들과 협의, 선거사무원들을 교육해 투표 당일 불편함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9년 4월에 시작한 PASS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가입자 수는 2021년 12월 기준 3천600만 명에 이어 2023년 1월에는 4천800만 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지난 3월 국회의 선거구 획정으로 인천 서구갑 선거구는 이번 4월 총선에서 선거구 일부 경계 조정이 이뤄졌다. 종전에는 청라국제도시가 있는 청라동 일부를 포함했지만, 이제는 가정동과 신현원창동, 석남동, 가좌동 등 서구지역의 원도심으로만 오롯이 구성돼 있다. 다만, 가정동은 루원시티 등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이 이뤄진 곳이라 신도심에 가깝기도 해 서구갑 선거구는 인천에서 접전이 벌어질 곳으로 꼽힌다. 앞서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청라1동과 청라2동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후보가 미래통합당 이학재 후보를 3천400여표, 4천700여표 등으로 차이를 벌리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원도심 지역 대부분에서는 박빙의 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총선에서 서구갑에는 민주당 김 후보가 3선에 도전한다. 여기에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재영입 1호인 박상수 후보가 나섰고, 개혁신당 최인철 후보, 무소속 최상진 후보 등이 출사표를 냈다. 김 후보는 꾸준히 인천은 물론 서구지역에서 활동해 높은 인지도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원도심의 보수성향이 강한 특징은 박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다. ■ 민주당 김교흥 후보 김 후보는 여주 출신으로 인천대를 졸업했다. 제17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으며, 이후엔 인천시 정무부시장과 국회의장 비서실장, 국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하는 등 인천의 대표 정치인이다. 지난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재선에 성공, 현재는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4년간 국회의원으로서 펼친 활발한 의정활동을 통해 이뤄낸 성과를 내세우고 있다. 서구를 가로막았던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은 사전행정절차를 통과해 올해 말 착공 예정이며, 올해 국비 30억원도 확보했다. 또 서구에서 서울 강남까지 한 번에 빨리 갈 수 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 확정, 공영주차장 2천면 이상 신설, 어린이도서관 및 돌봄센터 건립 등 21대 총선에서 주민들과 한 약속을 대부분 이뤄냈다고 보고 있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는 GTX-D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로 강남까지 빠르게 연결하고,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로 여의도까지 단숨에 연결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또 인천대로 지하화로 방음벽을 철거하고, 가정·가좌·석남동의 도시재생을 통해 특색 있는 명품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오는 2026년 장고개길 조기 개통으로 막힌 길을 시원하게 뚫고, 공공산후조리원과 공공키즈카페, 문화센터가 한곳에 모인 서구형 육아센터를 만들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것을 약속했다. 김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심판하고, ‘전국 1위 자치구’라는 위상에 걸맞은 서구 발전을 이뤄낼 것”이라며 “서구 주민들이 한 번 더 서구 발전을 위해 일할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박상수 후보 박 후보는 비록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유년시절을 인천에서 보냈다. 서구 옛 가좌주공아파트에서 중학교까지 살다 연수구로 이사를 갔지만, 다시 고등학교를 서구에 있는 서인천고에 다니는 등 서구와의 인연은 계속 이어져 왔다. 박 후보는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 시절 당시 법무부 장관인 한 비대위원장과 처음 만났다. 한 비대위원장은 박 후보가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이자 교사들의 교권 보호 활동을 한 점을 높이 평가해 ‘교육 분야’ 영입 인재로 영입했다. 박 후보는 매주 월요일 서구지역 발전을 위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첫 번째 공약으로 서구 원도심에 세계적 테마파크인 ‘해리포터 스튜디오’ 유치를, 두 번째 공약으로는 전국 유명 강사진이 직접 강의하는 공립학원 설립을 각각 약속했다. 박 후보가 제안한 ‘해리포터 스튜디오 유치’는 일본 오사카 시가지 고노하나구의 쇠락한 공단지역 폐공장을 매입해 철거하고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을 유치한 것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이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가 바로 해리포터 스튜디오다. 박 후보는 또 고가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강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문강사를 초빙해 수업하는 공립학원 설립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 후보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서구, 다른 정치를 하겠다”며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한 비대위원장과 손발을 맞춰 국정 안정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 부평구 산곡3동 일부를 ‘화랑농장(花郞農場)’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부평 주민들도 화랑농장의 기원과 역사를 알지는 못한다. 1950년대 초반 6·25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 곳곳에 상이용사촌이 생겨났다. 평안북도 출신 김국환이 1953년 화랑농장이라는 이름으로 자활농장을 만든 것은 그중에서도 독특한 예로 기록이 남아 있다. 전쟁 이후 돌아갈 곳이 사라진 이북 출신 국군 상이용사들이 부평에 터를 잡고 보리 재배 및 소·돼지·오리 사육을 위해 설치한 농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MZ세대에게 화랑농장은 새로운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제1차 법정 문화도시인 경기도 부천시와 제2차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받은 인천의 부평구는 국비 지원 문화사업의 하나로 2022년부터 ‘부평×부천 아트페어(BBAF)’를 했다. 총 100명의 작가(부평·부천 작가 각각 50명)가 모여 미술 작품 전시회를 성황리에 열었다. 특히 지난해 BBAF를 사회복지법인 협성원에서 열면서 100명의 작가들은 ‘화랑로’를 ‘그림을 걸어놓고 전람하기 좋게 만든 사랑채’라는 의미의 ‘화랑(畫廊)’이라는 의미로 힙(Hip)하게 받아들였다. “마치 우리를 위해 준비해 둔 공간 같아요!” 협성원 건물은 노인과 주민들을 위한 복지시설로 사용했는데, 수년 전부터 복지시설로 이용하지 않게 되면서 건물이 급속도로 노후해 산곡3동 주민들로부터 흉물이라는 비난을 들어 왔다. 그런데 2023 BBAF 당시 부평구에 무료로 공간을 제공하면서 청년 예술인들의 찬사와 산곡3동 주민들의 관심을 받으며 건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전환이 이뤄졌다. 협성원이 운영하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생산한 커피 원두를 활용하기 위해 1층 카페를 저렴한 가격으로 운영하면서 2~3층은 장애 예술인 또는 청년 예술인을 위한 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미래를 꿈꾼다. 산곡3동 주민의 노령화 추세를 볼 때, 지역에 복지·체육·문화 시설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공간의 조성은 인천시에서 마땅히 발 벗고 도와야 하는 사업이다. 아울러 2022년 방영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화제가 됐던 미술인 정은혜와 같이 장애인도 예술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인천시의 세심한 지원이 좀 더 필요하다. 장애인직업 재활시설에서 생산한 커피를 파는 1층 카페는 노동의 공간이지만, 2~3층에 취미로 미술을 하는 장애 예술인의 작품이 전시된다면 더 힙한 공간이 되지 않을까. 하물며 인천은 인구 300만의 광역시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시립미술관조차 보유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2027년 5월 시립미술관이 들어선다고 해도 전시 대관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불모지이다. 청년 예술인들은 작품 포트폴리오를 위해 전시회를 개최하고 싶어도, 대관 장소 및 대관료에 대한 고민으로 인해 경기도로 이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강력하게 호소하곤 한다. 스터디카페로 이용하는 청년 공간뿐 아니라 청년들의 놀거리가 풍부한 이색 공간의 조성은 청년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가슴 아픈 화랑농장(花郞農場)을 알록달록한 화랑(畫廊)으로 승화하는 힙한 눈높이를 인천시에서 먼저 맞춰보려고 노력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