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 당국은 시범적으로 철수키로 하고 파괴한 11개의 감시초소(GP) 마다 각각 7명으로 구성된 검증반을 투입해 오는 12일 철수 및 파괴 결과를 상호 검증하기로 합의했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6일 브리핑을 통해 "남북 군사 당국은 '919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의 일환으로 이뤄진 각 11개 GP의 시범철수 및 파괴조치를 12일 현장방문 형식으로 상호 검증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남북 군사 당국은 이번 상호 방문 검증을 위해 하나의 GP마다 각각 7명으로 구성한 검증반을 투입하기로 했다. 각 검증반은 대령급을 반장으로 하며, 검증요원 5명과, 촬영요원 2명으로 구성된다. 서 차관은 "즉, 총 11개의 초소에 남북 각각 77명의 인원이 검증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12일 각각의 남북 검증반은 상호 합의된 군사분계선 상의 연결지점에서 만난 후 상대 측의 안내에 따라 해당 초소 철수현장을 직접 방문해 철수 및 철거 상황을 검증하게 된다"면서 "오전에는 우리 측이 북측 초소 철수현장을, 오후에는 북측이 우리측 초소 철수현장을 각각 방문한다"고 전했다. 서 차관은 "남북 검증반의 상호방문을 위해 남북의 해당 초소를 연결하는 통로를 새롭게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상호 방문 검증은 군사합의 이행과정에서 구축된 남북 군사 당국 간의 신뢰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제 군비통제 노력에 있어서도 매우 드문 모범사례로서, 합의 이행에 대한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차관은 "남북 현역군인들이 오가며 최전방 초소의 완전한 파괴를 검증하게 될 새로운 통로가 그동안 분열과 대립, 갈등의 상징이었던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바꾸는 새 역사의 오솔길이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군은 확고한 안보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군사적으로 굳건히 뒷받침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외계인이 이미 우리 지구를 방문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담긴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지난 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 해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NASA 에임스 연구센터(NASA Aems Research Center) 소속 과학자인 실바노 P. 콜롬바노 박사가 최근 발표한 'SETI 연구 가이드를 위한 새로운 가정'이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에서 "우리는 외계인이 이미 지구를 방문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해야 하며, 미확인비행물체(UFO)에 대해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콜롬바노 박사는 "외계인의 모습이나 정체, 그들의 수명은 우리가 기존에 예상했던 것과 다를 수 있다"면서 "외계인의 신체 사이즈는 극히 작아서 우리 눈에 쉽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 과학과 인간은 다른 행성에서 오는 외계생명체의 신호를 쫓는 것에만 너무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외계인이나 UFO 등을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으며 특히 외계인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가 찾고자 하는, 고도의 지적 능력을 가진 생명체는 우리처럼 탄소를 기반으로 하는 유기체에 의해 생성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면서 "물리학자들은 외계인과의 의사소통 여부 및 방법이나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미래의 사회에 대해 예측해야 하며, UFO 현상은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최근 우주망원경 '케플러'를 통해 지구와 유사한 행성을 발견해 왔으며, 이는 우리가 또 다른 행성의 매우 구체적이고 명확한 생명체 존재 여부와 기술을 탐지하는데 관심을 갖도록 했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우리는 더욱 유연한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건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6일 방중해 최근 열린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통보받을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의 이번 방중은 갑자기 결정된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을 통해 미국의 의중을 파악하면서 향후 북미 고위급 회담 재개 및 제2차 정상회담 개최 등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리 외무상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은 베트남과 시리아 방문을 마치고 이날 오후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리 외무상은 2박3일 일정의 방중 기간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찬 및 양국 외교 장관 회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 담당 정치국원,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등 한반도 외교 라인과 접촉할 수도 있다. 원래 시리아와 베트남 방문 일정만 발표했던 리 외무상이 갑자기 방중하게 된 것은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르헨티나에서 정상회담을 하면서 북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100%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어 북한으로선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중국은 북한을 대변해 비핵화와 병행해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목소리를 내왔는데 미중 정상회담 이후 대북 관련 발언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베이징 소식통은 "리용호 외무상의 원래 해외순방 일정에는 중국이 없었는데 갑자기 들어간 것은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통보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중국과 미국의 속내가 궁금한 북한이 서로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왕 국무위원이 회담 결과를 리 외무상에게 설명하면서 북미 고위급 협상 진척과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회유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정전협정을 포함한 한반도 비핵화 체제와 관련한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며 중국도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 또한 중국을 통해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메시지를 파악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및 북미 고위급 회담 재개 등을 결정하는데 참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소식통은 "현 상황에서 북한에 가장 중요한 것은 북미 간 협상"이라면서 "최근 열린 미중 및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놓고 어떻게 행동할지 최종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북미 비핵화 협상의 실무진들이 판문점 채널 가동을 계기로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후속 비핵화 협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앤드루 김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KMC) 센터장은 지난 3일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판문점 접촉은 북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초 북미 간 고위급 회담 개최 연기 이후 후속 회담 일정에 대해 북측으로부터 답변이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판문점 회담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건은 북미 간 판문점 접촉으로 살린 대화 동력을 북미 고위급 회담과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지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 미국에서 2차 정상회담과 개최와 관련한 신호가 잇따라 발신되고 있다는 점은 후속 협상에 있어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북한은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동창리 미사일 시설 영구 폐기와 미국 측의 상응 조치가 있을 때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미국 측은 선비핵화가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상응조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었다. 이는 양측 간 갈등 촉발 지점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재개된 북미 접촉에서 북한은 영변 핵시설에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을, 미국은 이에 대한 상응 조치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빅딜 카드로 거론되는 것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허용하고, 미국이 상응조치로 제재 완화를 취하는 형식이다. 영변 핵실험장은 북한 핵개발의 심장부로 불릴 정도로 핵심 시설로, 북한 핵의 기본이 되는 플루토늄 생산시설과 고농축 우라늄 시설이다. 북한이 영변에 대해 사찰, 검증, 폐기 등 각 단계별로 부분적으로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미국이 이에 준하는 제재 완화 조치를 취하기까지는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비핵화 조치 및 상응조치 등 구체적인 비핵화 추진 방안은 향후 북미 후속협상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한미 양국은 비핵화와 관련 모든 사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해인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내년 1월 또는 2월 중 열릴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 20) 정상회담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3곳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3곳이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과 김정은 위원장이 매우 잘 지내고 있으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언젠가는 김정은 위원장을 미국으로 초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역시 CNN과의 인터뷰에서 역시 내년 1월 이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정상회담 개최 일정에 대한 질문에 곧 정해지길 바란다며 우린 계속해서 올바른 다음 단계를 진행하기 위한 대화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행정부에서 발신되는 이같은 신호는 북미 협상 교착 국면 속에서도 협상에 대한 미국 측의 뚜렷한 입장을 재확인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런 점에서 북미 모두 연내 갈등 지점인 핵 신고 리스트 제출과 제재 완화 등의 핵심 이슈를 둘러싸고 속도감 있는 물밑 협상을 벌일 전망이다. 강해인기자
서울에서 개성, 평양을 거쳐 신의주까지 이어지는 남북 경의선 고속도로 연결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경의선 도로의 남측 구간인 문산도라산 구간의 11.8㎞ 고속도로 건설공사가 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를 받았기 때문이다. 2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최근 기획재정부는 국토교통부가 남북교류협력추진위원회를 통해 신청한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건설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신청을 승인했다. 최근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해 북쪽 구간 남북 공동조사에 우리 측 열차가 투입된 가운데, 경의선 도로 연결 사업도 최소 6개월 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예비타당성 조사 기간은 6개월 이내로 규정돼 있지만 중요 사업의 경우 34년이 소요되기도 한다. 공사비가 500억 원이 넘어가는 신규 사업은 경제성과 재원 조달 방법 등을 따지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하지만 국가재정법에 따라 남북교류협력에 관계된 사항은 조사를 면제할 수 있다. 이 고속도로는 남쪽으로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서울문산 구간 고속도로와 연결된다. 북쪽으로는 경의선 도로 북측 구간과 이어진다. 정부는 남북 도로 중 문산도라산 구간 고속도로를 우선 건설하기로 하고 총공사비 5천179억 원을 책정한 바 있다. 현재 서울도라산 도로는 국도 1호선인데, 아예 고속도로를 새로 건설키로 한 것이다. 이 구간은 서울문산 고속도로에 맞춰 왕복 4차로로 건설될 예정이다. 이번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로 정부는 연내 경의선 연결 착공식을 하고 기본설계, 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다만, 정부는 문산도라산 구간 고속도로 공사와 함께 남북 철도 동해선 남측 구간인 강릉제진 구간 건설 사업도 조사 면제를 받는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철도는 이번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북측이 말하는 현대화란 결국 고속도로 건설이라며 북한의 비핵화 등 선결 과제가 해결되고 대북제재가 해제될 때를 준비해 남측 구간부터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인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이 1월이나 2월에 열릴 것 같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마치고 귀환하는 길에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하며 "세 군데 장소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그동안 1월초에 북미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염두에 둬 왔다. 북미정상회담의 의제와 일정 등을 조율할 고위급회담은 아직 열리지 않고 있다. 그는 "일정 시점에(at some point) 김 위원장을 미국에 초청할 것"이라고도 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이 1일(현지시간)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오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과 관련해 큰 진전이 이뤄졌다는 데 동의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함께 핵 없는 한반도를 보기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명은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중 양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백악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한 우정과 존중(respect)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은 오후 트럼프 대통령의 G20 기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내 숙소인 팔라시오 두아우 파크 하야트 호텔에서 업무 만찬 형태로 이뤄졌다. 연합뉴스
아버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별세향년 94세 조지 H.W.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별세했다고 AFP통신이 1일 보도했다.향년 94세. 아들 조지 W.부시 전 대통령과 구분하기 위해 아버지 부시로 불려온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부인 바버라 여사가 92세를 일기로 별세한 뒤 입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아왔다. 1966년 텍사스 주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부시 전 대통령은 유엔주재 미국대사, 미 중앙정보국 국장, 부통령 등을 지내고 1988년 대선에서 승리, 1989년부터 1993년까지 미국의 제41대 대통령을 지냈다. 박재구기자
분단 이후 '허리'가 잘린 남북 철도를 다시 잇는 사업이 10년 만에 다시 본궤도에 올랐다. 30일 오전 북측 철도 구간 공동조사를 위한 남측의 조사열차가 조사단 28명을 싣고 파주 도라산역을 떠나 북쪽으로 향했다. 남측 조사단은 북측 조사단과 함께 이날부터 18일 동안 북측의 경의선동해선 철도 총 1천200㎞ 구간에 대해 철로터널교량 등 철도 시설 점검에 나선다. 남북 철도 연결은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자 한반도 남쪽에 갇힌 우리나라가 '철의 실크로드'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되며 반도국가의 위상을 회복하게 된다는 점에서 막대한 경제 효과도 기대되는 사업이다. ◇ 10년 우여곡절 끝에 재개된 남북 '물류 혈맥' 잇기 남북은 이미 지난 2007년 경의선 철도 개성신의주 구간 공동 이용을 위한 개보수 작업을 위해 현지 조사를 벌인 경험이 있다. 당시 다시 연결된 철로를 통해 2007년 5월 남북 간 철도시험운행을 마쳤고, 경의선의 경우 2007년 12월부터 총 222회에 걸쳐 화물열차가 운행되며 '철의 실크로드' 꿈을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보수정권이 들어서고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철도 협력 사업은 모두 중단됐다. 남북을 오가던 화물열차도 2008년 11월 멈춰 지금까지 운행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 철도 연결 사업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추진됐다. 올해 4월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 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추진에 합의하면서 철도 협력 사업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지난 6월 남북 철도분과회담에서 경의선 개성평양 구간과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구간을 높은 수준에서 현대화하자고 합의했고, 이 회담 후속조치로 7월 20일과 24일에는 동해선의 군사분계선금강산 구간과 경의선의 군사분계선개성 구간에 대한 공동점검이 이뤄졌다. 하지만, 우여곡절도 겪었다. 남북은 8월 말 본격적인 공동조사를 진행하려다 막판에 미국의 영향력 아래 있는 유엔군사령부가 군사분계선(MDL) 통과를 승인하지 않아 무산되며 조사를 미뤄야 했다. 북미 관계가 요동치면서 남북 철도 사업도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러다 이달 20일 한미 워킹그룹에서 제재 문제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면서 공동조사에 다시 파란불이 켜졌다. 공동조사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남북 정상이 지난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연내 착공식 개최도 가능할 전망이다 남측 조사단장을 맡은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은 "이번 공동조사에서는 북측 철도시설에 대해 개략적인 기초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높은 수준의 현대화를 위한 기초조사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도라산역에서 열린 조사열차 환송행사에서 "이번 철도 공동조사는 단순한 기술 조사의 의미를 넘어선다"며 "분단 이전, 서울역은 국제역이자 동북아의 허브로, 당시 청년이던 손기정 선수도 경부선으로 서울역에 도착해 열차를 타고 베를린 올림픽에 참가했다"고 철도 연결의 의미를 부여했다. ◇ '철의 실크로드'로 유라시아에 물류여객 보낸다. 끊어진 남북 철도는 분단의 상징이자 반도 국가인 우리나라가 마치 섬나라처럼 물류 혈맥이 막혀 있는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 때문에 남북 철도 연결은 평화협력의 상징이자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남북철도(TKR)는 크게 경의선과 동해선을 두 축으로 뻗어가는 노선으로 이뤄진다. 경의선 철도는 이미 2004년 서울신의주 구간이 연결된 상태다. 20072008년 1년간은 문산개성 구간에서 화물열차가 운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지보수 문제로 시설 개량 등 현대화 사업이 필요한 실정이다. 동해선은 부산에서 출발, 북한을 관통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지나는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통하는 노선이다. 현재 남한 측 강릉제진(104㎞) 구간이 단절돼 조만간 연결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현재 북한의 철도는 노반과 레일 등 기반시설이 노후화돼 있고 유지보수 등 관리가 잘 돼 있지 않아 시속 40㎞ 안팎의 저속 운행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990년대 이후부터는 경제난 등으로 철로 신설도 거의 중단했다. 이번 공동조사를 통해 북측 철도의 노후화문제점 등을 파악하면 이후 남북 당국이 대북제재 틀 안에서 개보수 등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TKR 연결은 단순한 철도 연결에 그치지 않고 TSR나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R) 등 노선을 통해 유럽에 이르기까지 사람과 물류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경의선의 경우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을 통해 TCR로 갈아탈 수 있다. 동해선이 연결되면 라진 선봉에서 중국 연변자치주 투먼(圖們)을 경유해 TMR로 가거나 러시아 하산을 통해 TSR로 넘어갈 수 있다. 분단으로 국토의 허리가 끊겨 대륙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마치 섬나라 같은 처지에 처한 우리나라가 대륙과 연결되면서 반도국가 위상을 회복하는 의미가 있다. 철도 연결 사업은 문재인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기본 토대도 된다. '한반도 신경제구상'은 서해안과 동해안, 비무장지대(DMZ) 지역을 H자 형태로 동시 개발하는 남북 통합 개발 전략으로, 남북 간 교통망 연결이 전제되어야 하는 구상이다. 이런 구상의 연장 선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제안한 '동아시아철도공동체' 실현을 위해서도 남북 철도 연결은 필수 조건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과 일본, 중국, 러시아, 몽골 등 동북아 6개국이 참여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하면서 유럽처럼 철도협력기구 설립이 경제협력뿐 아니라 다자평화안보체제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