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해야할 것 있다" 덕담속 신경전…북미 核담판 이틀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7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북미정상회담 후속 조치 논의를 위한 이틀째 회담을 시작했다. AFP통신 등 미국 대표단 방북에 동행한 외신 풀 기자단에 따르면 전날 오후에 이어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재개된 이틀째 회담은 김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아침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시작됐다. 김 부위원장은 백화원 영빈관에서 처음으로 하룻밤을 묵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잘 주무셨느냐'고 간밤의 안부를 물었고,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벌써 세번째이지만 1박2일 간 머물며 하룻밤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이어 가벼운 덕담을 몇 차례 주고받은 두 사람은 본격적인 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뼈있는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을 기자들 앞에서 연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먼저 "지난 북미정상회담 이후 이번이 첫번째로 대면한 고위급 회담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회담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회담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따라서 우리가 두 나라 간의 관계를 구축해 나가면서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하는 일은 더 밝은 북한을 위해, 우리 두 대통령께서 우리에게 요구한 성공을 위해 극히 중대하다"고 말했다. 미국에 있어 이번 회담의 목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도출해 내는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그 대가로 '더 밝은 미래', 즉 북한에 대한 확실한 경제 보상을 약속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이에 김 부위원장은 "물론 그것은 중요하다"고 화답하면서도 "내겐 분명히 해야 할 것들이 있다"고 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조치들을 받아들이기 전에 북한으로서도 먼저 확인 또는 요구할 사항들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김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의 '완전한 비핵화' 발언 등 '비핵화 이슈'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분명히 해야 할 것들이 있다"고만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폼페이오 장관도 "나 역시 분명히 해야 할 것들이 있다"고 맞받았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이 전날 3시간 가까이 회담을 열고 실무 만찬까지 함께 하며 비핵화 후속 협상에 어느 정도 진전을 거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양측의 입장차와 기싸움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방북에 동행한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전날 협상 결과 등을 브리핑하면서 북미가 비핵화 검증 등 핵심사안을 논의할 워킹그룹들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회담 의제 가운데에는 비핵화 문제 외에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 송환 문제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께 이틀째 회담이 시작되기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협상 진행 경과를 보고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해 잠시 백화원영빈관 단지를 떠나 모처로 이동하기도 했는데, 이는 혹시 모를 감청 위험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AFP는 전했다. 연합뉴스

폼페이오 평양 도착…북미 비핵화 담판 '2라운드' 돌입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6·12 북미정상회담 후속협상을 위해 6일 오후 북한 평양에 도착했다. AFP와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폼페이오 장관과 미 국무부 고위 관리, 수행기자 등 방북단 일행을 태운 전용기가 이날 오후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지난 부활절 주말(3월31일∼4월1일)과 5월9일 두 차례 방북했다. 이번 방북은 북미정상회담 합의문 이행을 위한 구체적 실행 계획을 마련하고 특히 최대 쟁점인 '핵 신고 리스트'와 '비핵화 시간표'와 관련해 북측의 답변을 받아내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7일 오전까지 1박 2일간 머물며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기간에 맞춰 북한이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를 미국 측에 인도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번 방북에는 미국 국무부 출입 기자 6명도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경유지인 일본 도쿄 요코타 미군기지에 도착한 뒤 기자들에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북미정상간 나눈 약속의 세부 내용을 채워 넣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기운(조성)을 기대한다"며 협상에 임하는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번 방북에는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과 알렉스 웡 동아태 부차관보, 판문점 실무회담을 이끈 성 김 주 필리핀 미국 대사,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KMC) 센터장 등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통일농구, 남자 북측 승리·여자 남측 승리

친선경기 형식이었지만 양보는 없었다. 5일 평양 류경 정주영 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통일 농구 마지막 날 경기는 남측과 북측의 남녀 국가대표팀 대결로 치러졌다. 행사 첫 날인 4일엔 양측 선수들을 하나로 합친 다음 두 팀으로 나눠 혼합경기를했다. 승패보다는 화합의 분위기가 묻어났다. 하지만 남북 대결인 5일은 양측이 치열하게 코트를 달궜다. 먼저 여자부 경기에서 남측이 북측을 81대74로 물리쳤고, 이어 진행된 남자부에서는 북측이 82대70으로 승리했다. 양측은 이날 국기와 국호 없이 이름과 배번만 새긴 유니폼을 착용했다. 남측이 푸른색(청팀), 북측이 붉은색(홍팀)이었다. 북측의 로숙영이 4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32점(3점슛 2개·10리바운드)을 터뜨려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했고, 리정옥은 16점, 김류정이 12점(7리바운드)을 거들었다. 남측은 김한별(16점), 강이슬(13점), 박혜진(13점), 임영희(12점)가 공격을 이끌었다. 유일한 여고생 선수인 박지현(숭의여고)은 12점을 기록했다. 남자부에서는 리철명이 30점, 신금별이 13점씩 넣은 북측이 21점의 이승현, 18점을 기록한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앞세운 남측에 12점 차 승리를 거뒀다. 남자부 경기에서는 지금까지 네 차례 통일농구 맞대결에서 모두 북측이 승리하며 4전 전승을 기록했다.연합뉴스

전방위 ‘南北 교류시대’… ‘평화의 물꼬’ 실감

남북이 산림협력분과회담과 통일농구대회 등을 잇달아 개최하며 평화 교류의 물꼬를 트고 있다. 남북은 4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산림협력분과회담을 열고 북한의 산림 황폐화에 대한 대책 등을 논의했다. 통일부가 배포한 영상을 보면, 우리측 수석대표인 류광수 산림청 차장은 이날 오전 10시 시작된 전체회의에서 태풍 쁘라삐룬을 거론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류 차장은 “태풍이 온다기에 걱정했는데 다행히 진로를 바꿔서 피해가 덜 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물과 산림은 떼어놓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산림협력은 그런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4ㆍ27 판문점 선언 이후에 남북관계의 대화랄지 교류협력 속도가 굉장히 빨라지고 있다”면서 “우리 산림협력 회담도 그런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북측 단장인 김성준 국토환경보호성 산림총국 부총국장은 “우리 다 산림 동업자인데 민족의 기대에 맞게 우리가 사는 이 강토에 평화와 번영의 푸른숲을 가꿔간다는 심정으로 오늘 회담 잘해보자”고 화답했다. 남북은 이날 회담에서 효율적인 산림협력을 위해 북한의 산림현황을 공동조사 및 연구하는 방안과 함께 대북 기술전수, 양묘장 조성사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남북은 이날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통일농구대회를 개최했다. 첫 경기로 양측 선수단이 한팀을 이뤄 겨루는 혼합경기의 여자부 경기가 오후 3시40분부터 진행됐다. 앞서 경기장에 위치한 주석단에는 북측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국가체육지도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김일국 체육상과 전광호 내각부총리 등이 참석했으며 남측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안문현 총리실국장, 방열 농구협회장 등이 자리했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김 위원장이 5일 열리는 남북 친선경기에 참석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 통일 농구가 김 위원장이 지난 4ㆍ27 남북정상회담에서 “경평축구보다는 농구부터 (교류)하자”고 제안한 데 따라 열린 것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대한적십자사(한적)는 북측 이산가족 200명이 의뢰한 남측 가족의 생사확인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한적은 우선 통일부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우리측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명단과 북측 가족이 의뢰한 남측 가족의 이름과 나이, 거주지 등 인적사항을 일일이 대조하면서 확인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생존자는 6월30일 현재 5만7천59명, 사망자는 7만5천425명이다. 한편 남북은 지난 28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북한의 도로 현대화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도로협력분과회담을 개최한 바 있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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