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 무드가 이어져 온 가운데 북한이 최근 잇따라 대남비난을 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은 다음 달 하순 이뤄질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해 집단 탈북 여종업원들의 송환을 요구하는 가하면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쓸데없는 훈시질` 말라고 격한 반응을 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남측의 경제정책을 걸어 비난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의 기관지인 노동신문의 이런 논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함한 수뇌부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남조선 경제위기와 민생파탄에 대한 심각한 우려’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에서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어 각계의 우려가 커가고 있다”며 “경제위기로 수많은 기업체가 문을 닫거나 합병되는 통에 노동자들이 무리로 해고되어 실업자로 전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실업자 대군이 쏟아져 나오면서 남조선에서는 ‘실업대란’, ‘비상사태’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는 형편”이라며 “그런데도 심각한 실업문제가 해결될 전망이 보이지 않아 사회적인 불안과 우려, 불만은 날로 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조선에서 경제파국과 실업사태는 그대로 민생파탄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전반적인 분야에서 물가 폭등이 계속되고, 반면에 주민소득은 급격히 줄어들어 사회 양극화 지표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한다”고 선동했다. 21일에는 박근혜정부에서 이뤄진 여종업원 탈북 사건을 강제 유인 납치라고 주장하며 남측의 현 정부가 과거 정부의 반(反) 인권적 행위를 왜 그대로 두는지 모르겠다고 빠른 송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신문은 “박근혜 패당에 의해 강제 유인 납치된 우리 공민들에 대한 태도문제는 남조선당국의 북남 관계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시금석과 같다”면서 “우리 여성 공민들의 송환 문제가 시급히 해결되지 않으면 일정에 오른 북남 사이의 흩어진 가족, 친척상봉은 물론 북남 관계의 앞길에도 장애가 조성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지난 2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 렉처’ 일문일답을 두고 “쓸데없는 훈시질”, “감히 입을 놀려댄 것”, “무례무도한 궤설”이라는 표현을 동원하며 원색 비난했다. 이처럼 북한이 대남 비난 수위를 높여가는 것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난항을 겪자, 한반도 평화의 또 다른 한 축인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작업에 속도를 높여달라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해인기자
강경화 외교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유엔주재 대한민국 대표부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진데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들을 대상으로 한반도 정세에 대한 공동브리핑을 개최했다. 안보리 이사국을 대상으로 한 한미 양국의 공동브리핑은 이례적이다.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진전상황을 설명하고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위해서는 대북제재의 유지 등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소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브리핑 이후 기자들에게 대북제재의 완전한 이행이 핵심이라면서 "안보리는 최종적이고 검증된 북한 비핵화를 위해 일치단결돼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의) 구체적인 행위와 구체적인 조치를 필요로 한다. 그런 연후에야 (제재완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유엔 대북제재위 의장인 카렐 판 오스테롬 주유엔 네덜란드 대사가 기자들에게 전했다. 이날 한미 공동브리핑 개최와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있을 때까지 대북제재는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 장관도 브리핑 이후 뉴욕주재 한국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제재는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한 공감이 있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에 확인한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북의 구체적인 행동을 견인해 내기 위해 국제사회가 단일된 목소리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미묘한 온도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러시아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 및 해제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미국은 북한이 안보리 제재결의 상한선을 위반해 정제유를 밀수입했다며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에 '올해 정제유 추가 공급을 금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미측에 추가적인 자료 제공을 요구하고 검토를 위해 6개월간 보류를 주장하며 제재위의 조치를 지연시키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 필요성을 담은 안보리 언론성명을 추진했으나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중러가 '진전이 있으면 (제재 완화·해제를) 논의해야 하지 않느냐'는 원론적 얘기를 했다"면서 "그러나 지금 당장 하자는 얘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중국, 러시아도 (북한의) 행동이 없기 때문에 상황 진전이 없다는 데 대해서는 다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대북제재 완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실질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북한과의 대화 협력을 위해 요구되는 부분에서는 제한적인 제재 면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북한과 대화 협력을 이끌어 나가는데 있어서 제재 틀 안에서 예외를 인정해달라는 것"이라면서 "한국에 대해 예외를 인정하는 것과 다른 나라에 대해 인정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 및 안보리 이사국 상대 브리핑에 앞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들(북한)은 거듭해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약속(commitment)을 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약속을 지키도록 할 것(we hold them up to that commitment)"이라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은 약 1시간에 걸쳐 이뤄졌으며 15개 안보리 이사국 가운데 니키 헤일리 미국 대사와 마차오쉬(馬朝旭) 중국 대사를 포함해 12개국 유엔주재 대사들이 참석했다. 다만 러시아 등 3개국은 차석 대사급이 참석했다. 현재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벳쇼 고로(別所浩郞) 일본 대사도 참석했다. 브리핑에 앞서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은 같은 장소인 주유엔 대한민국 대표부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직후인 지난 8일 일본 도쿄에서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계기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 이후 12일 만의 회동이다. 강 장관은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대해 "(북미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진전상황과 남북관계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이후에 미군 유해 송환과정이 개시되고, 북미 후속협상이 실무레벨에서 다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핵화 프로세스가 출발점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오늘 한미 양국간 공조와 신뢰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한미간 소통과 조율이 지금처럼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었던 때가 없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과 불과 약 2주 만에 다시 만나서 상황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눈 것은 한미간에 전략적 소통이 얼마나 긴밀한지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남북은 20일 동해선 철도 연결구간에 대한 공동점검을 진행한다. 황성규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을 단장으로 한 공동점검단 15명은 이날 오전 동해선 육로를 통해 동해선 철도 연결구간의 공동점검을 위해 방북한다. 북측에서는 김창식 철도성 부국장 외 6명이 남측 점검단과 함께 공동점검을 진행한다. 공동점검은 동해선 연결구간 중에서도 북측 구간(금강산청년역∼군사분계선)에 대해서만 이뤄진다. 공동점검 후에는 남북 공동연구조사단 실무회의도 예정돼 있다. 남북은 동해선에 이어 오는 24일 경의선 철도 연결구간 중 북측 구간(개성역∼군사분계선)을 공동점검한다. 앞서 남북은 ‘4·27 정상회담’에서 ‘동해선ㆍ경의선 철도연결 및 현대화’에 합의했다.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철도협력분과회담을 열고 7월 중순 남북 연결구간에 대한 공동점검부터 진행하기로 했고, 전날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됐다. 남북은 공동점검 결과를 토대로 역사 주변 공사와 신호ㆍ통신 개설 등 후속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며, 경의선 북측 구간(개성∼신의주)과 동해선 북측 구간(금강산∼두만강)에 대한 현지 공동조사도 진행한다. 한편,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이 철도협력과 관련해 구체적인 이행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현호 기자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이르면 8월 개설될 전망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설로 남북 간 상시적 대화와 협력이 가능해지고, 분야별 교류협력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통일부는 19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8월 개설을 목표로 개보수 중이며 금주부터 개보수 인원이 상주하고 있다. 당국자 2~3명과 공사 인력 등 10여명 정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상주 개보수 인력은 개성공단 내 송악프라자 등에 임시 숙소를 마련해 지내고 있으며, 남측에서 발전기와 급수차를 가져가 전기와 식수 공급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현재는 임시적”이라며 “현장에서 나름 적응하면서 (개보수 공사를) 하고 있는 거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북은 4·27 판문점선언에 따라 공동연락사무소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남북은 기존의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를 개보수해 공동연락사무소로 활용할 예정이다. 다음달부터 운영될 공동연락사무소에는 남북 당국자가 상주하며 민간 분야 교류협력과 더불어 당국 간 주요 현안에 대한 협의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남북협력기금에서 시설 개보수 인원 체재비 등에 필요한 8천600만원을 우선 지원하고, 공사에 들어간 비용은 별건의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열어 심의를 거쳐 지원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18일 제294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개최하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설을 위한 시설 개보수(8천600만원)와 8·15 계기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32억2천500만원)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지원안을 의결했다. 한편, 남북은 판문점선언 및 남북적십자 회담(6월22일)을 통해 8·15 계기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시설점검단이 6월 27~29일 방북했으며, 점검 결과에 따라 이달 9일부터 상봉시설 개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상봉 행사는 오는 8월 20일~26일 금강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통일부는 “향후에도 판문점선언을 분야별로 이행해 나가며, 남북 간 합의에 의한 사업 추진을 통해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면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상황 등을 고려하면서 유관기관 및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의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해인기자
북한이 제안한 ‘7·27 종전선언’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유엔 총회가 있는 9월에 종전선언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체제보장 담보 차원에서 종전선언을 확보하려는 북한과 달리 미국은 비핵화 진전이 있어야 종전선언도 가능하다는 인식이어서 녹록지는 않을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북한과 관련해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우리는 시간 제한도 속도 제한도 없다”고 밝혔다. 신속한 비핵화를 추구했던 과거와 상반되는 이러한 발언에는 ‘인내심을 갖고 협상에 임하겠다’는 인식과 함께 ‘우리는 아쉬울 것이 없다’는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6~7일 북미고위급 회담에서 미사일 발사 시험장 폐기, 미군 유해발굴과 함께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인 오는 27일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발표하는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루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에 호응하지 않으면서 논의는 진전되지 못했다. 정전협정 체결일이 열흘도 남지 않은 18일 현재 관련국 간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7·27 종전선언은 무산된 것으로 봐야 한다. 북미가 지난 15일 장성급 회담을 열고 미군 유해송환을 논의하면서 대화의 불씨를 살리긴 했지만 유해송환 논의의 성과가 종전선언 협의로 곧바로 이어지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비핵화 진전이 이뤄지기 전까지 대북 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북미 비핵화 대화가 교착 상태를 빠르게 타개하고 싶은 쪽은 북한일 것이란 판단에서다. 미국 내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섣불리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등을 결정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종전선언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다음 시기는 미국에서 유엔총회가 열리는 9월이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종전선언을 발표하면 국제사회의 공식적 지지를 받기 수월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완화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북한은 9월 종전선언을 강하게 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9월 종전선언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9월 종전선언이 가능할지 여부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강해인기자
남북 군사당국간 서해지구 통신선이 완전 복구됨에 따라 모든 기능이 정상 가동됐다. 북한이 2016년 2월 남측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로 차단된 지 28개월 만이다. 향후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 구축 마련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17일 “남북 군사당국은 지난 16일부로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완전히 복구해 모든 기능을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남북은 서해지구에서 동케이블을 이용한 육성 통화만 가능했는데, 동케이블 외에도 광케이블을 이용한 육성 통화, 팩스 송·수신도 가능하게 된 것이다. 서해지구 군통신선의 정상화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군통신선은 남북 간 원활한 소통으로 우발적인 충돌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기능을 한다. 우리 정부는 서해지구 군 통신선 복구를 위해 지난 6월 14일 제8차 장성급군사회담과 6월 25일 통신실무접촉에서 상호 합의한 광케이블 전송장비 구성품과 문서교환용 팩스 등을 북측에 제공했다. 이를 위해 북측에 제공된 물품은 유엔 안보리 및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제공됐다는게 국방부 설명이다. 국방부는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 이행의 일환으로 서해지구 군 통신선이 완전 복구돼 정상화됨에 따라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북은 판문점 이행을 위한 후속조치로 지난달 14일 판문점에서 장성급회담을 열어 서해지구 및 동해지구 군 통신선 완전 복구에 합의했다. 같은 달 25일에는 통신선 관련 실무회담을 갖고 구체적인 논의를 마쳤다. 정부는 군 통신선 복구작업에 필요한 연료와 차량, 장비 등을 북한에 제공할 수 있도록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재 예외’를 인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위원회는 군 통신선 복구를 위해 북한에 필요한 물자를 지원하는 것을 대북 제재 예외조치로 인정하면서 우선 서해지구 군 통신선 복구를 완료했다. 국방부는 “향후 산불로 인해 소실된 동해지구 군 통신선의 완전 복구도 남북간 실무협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복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강해인기자
앞으로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남북교류·협력 사업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경우에는 반드시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또 대북 소액투자 등은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허가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통일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2016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개성공단 폐쇄 지시와 같이 대통령의 일방적인 지시로 남북교류·협력 사업이 중단됐던 상황의 재발을 막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개정안은 남북교류·협력 제한·금지 시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사업 중단 시 통일부 장관이 경영정상화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을 중단할 때 과거 정부에는 국무회의 심의하는 절차가 없었다”며 “앞으로 그런 제한이나 금지 때 좀 더 신중하고 절차를 거쳐서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민간·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 등에서 이러한 요구가 많았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정안에는 소액투자 등 협력사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협력사업의 신고는 내용이 적법하면 원칙적으로 수리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승인제와 차이를 명확히 한다는 취지다. 통일부는 “개성공단이 나중에 재개가 되면, 50만 달러 이하 소액투자를 할 때 과거에는 신고하면 심의를 했다”며 “소액투자는 신고하면 수리를 의무화하도록 해 좀 더 투자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러한 내용의 교류협력법 개정안을 마련, 16일부터 8월27일까지 입법 예고한 상태다. 정부는 4·27 판문점 선언과 6·12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남북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을 고려해 교류협력 지원 법제를 정비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1월1일부터 7월13일까지 수리된 북한 주민 접촉신고는 총 314건이다. 올해 들어 세계평화재단 이사장인 천담스님, JTBC 보도국장 등 8명,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등 5명 등 민간 교류 차원의 방북 승인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남북노동자축구대회를 위한 북측의 방남과 우리 측 단체의 방북 승인도 조만간 협의할 예정이다. 통일부는 국회에서 남북 교류협력 활성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법 제·개정이 논의될 수 있도록 협의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현재 국회에서는 정부의 입법안 외에도 의원들이 발의한 13건의 교류협력법 개정안, 1건의 지방자치단체 교류촉진법 제정안, 6건의 통일경제특구법 제정안이 계류 중이다. 정부는 12개 부처가 참여하는 정부협의체, 정책연구용역, 분기별로 열리는 국책연구기관 협의체를 통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해인기자
정부가 16일 해군 참모총장으로 심승섭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중장)을 내정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국방부는 “해군 참모총장에 심승섭 현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을 진급, 보직하기로 결정했다”며 “17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께서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북 군산 출신인 심승섭 내정자(55)는 해사 39기로 합참 작전2처장, 제1함대 사령관,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장 등을 역임한 합동 및 해상작전분야 전문가로서 풍부한 식견과 정책 마인드를 겸비한 제독이라는 평가다. 국방부는 “심 내정자가 군사대비태세를 확고히 하기 위한 군사 전문성과 해상작전 지휘능력을 갖췄으며 미래 안보환경에 대비한 전략적 식견과 군심을 결집할 역량을 겸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해인기자
미국과 북한이 한국전쟁 때 전사한 미군 유해 송환에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종전선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는 북미간의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 협상에 물꼬를 틀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북미 장성급 회담을 통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5천300명으로 추정되는 미국민의 유해를 찾기 위한 현장 발굴 작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1996년 시작됐으나 2005년 중단됐던 미군 유해 발굴을 위한 북미 공동조사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열린 북미 장성급 회담을 “생산적이고 협력적이었으며 견고한 약속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은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이행하는 게 목표였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4항에 미군 유해 송환이 명시된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양측은 이날 판문점에서 유해 송환을 위한 장성급 회담을 진행했으며, 미국 측에선 유엔사(UNC) 장성, 북한은 인민군 판문점대표부(KPA) 장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미국과 북한의 실무회담은 북한이 이미 수집한 유해 송환을 포함해 다음 단계를 조정하기 위해 16일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담에는 미국측은 유엔군사령부의 영관급 장교가, 북측도 동급 장교가 각각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미 CNN 방송은 미군 전사자로 추정되는 200여 구의 유해를 앞으로 2~3주 내에 송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오는 27일 등이 유해 송환 시기로 검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미군은 유해를 북한으로부터 넘겨받는 데 쓰일 나무 상자 100여 개를 공동경비구역(JSA) 유엔사 경비대 쪽에 대기시켜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유해 발굴과 송환 작업이 진전을 보면 북미간 비핵화 협상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강해인기자
남북이 이번주부터 철도, 도로, 산림 분야 회담에서 합의한 사항들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행에 들어간다. 우선 남북은 이번주 경의선, 동해선 철도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해 연결구간을 공동으로 점검한다. 정부는 국토교통부와 통일부 등을 중심으로 공동점검에 나설 인력을 선별하고 주요 점검 사항들을 정리하며 공동점검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15일 “남북 간 철도 분야 합의사항 이행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이번 주 경의선 연결구간 공동점검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북은 경의선 철도 연결구간에 대한 공동점검에 이어 동해선 철도 연결구간(제진∼금강산)에 대한 공동점검을 진행하고, 24일부터는 경의선 북측구간(개성∼신의주)에 대한 현지 공동조사도 할 예정이다. 이번주에는 산림 분야의 협력사업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은 지난 4일 열린 산림협력분과회담에서 남북 접경지역에 대한 병해충 공동방제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7월 중순 현장을 방문하기로 했다. 다음달 초에는 도로 분야의 합의사항들을 이행한다. 남북은 지난달 28일 도로협력분과회담을 열고 경의선 도로 개성∼평양 구간과 동해선 도로 고성∼원산 구간을 현대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한 현지 공동조사가 8월 초 경의선부터 시작되며 이어 동해선에서도 진행된다. 그러나 합의 사항 이행이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다른 분야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대남·대미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어 합의 사항을 이행하는 것이 다소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강해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