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폐쇄병동은 사실상 정신병원 반발정신분열증, 알콜중독증, 치매 등 중증 정신질환 환자가 급증하면서 이를 치료할 정신과가 포함된 의료기관들이 도심속에 잇따라 개원하고 있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곳곳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특히 이들 의료기관들은 정신병원 보다 상대적으로 도심속 개원이 용이한 형태로 병원을 설립한 뒤 점차 폐쇄병동을 늘리는 방법으로 사실상 정신병원을 운영, 명확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1일 용인시 등에 최근 용인지역 아파트 밀집지역에 정신병원이 들어서는가 하면, 폐쇄병동까지 갖춘 정신과가 포함된 병원급 의료기관이 개원,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정신과가 포함된 병원급 의료기관인 A병원은 지난 5월 용인 흥덕지구 상가지역에 60병상으로 병원 허가를 내고 개원, 지난 7월께 191개로 병상을 늘리는 변경 허가를 내면서 전체 병상을 폐쇄병동으로 해 줄 것을 신청했다. 그러나 기흥구 보건소가 민원 문제 등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절반 가량인 95개 병상만 정신과 병상으로 허가가 났고, 이중 86개 병상이 폐쇄병동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용인 흥덕 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에 따라 정신병원, 격리병원 등 설치가 불가하다는 규정에 위배되지만 현행 정신보건법 상 정신병원이 아닌 정신과가 포함된 의료기관일 경우 폐쇄병상에 대한 기준이 없어 이를 제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용인시 보정동 아파트 밀집지역 건물에 입주해 있는 C병원은 지난 6월 290병상의 정신병원으로 개원했으나,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시장과 국회의원 등을 찾아가 병원 개원 취소를 요구하는 등 마찰을 빚고 있다.주민들은 시위와 서명운동도 벌이는 등 반발 수위를 높였고, 병원 측은 피부과 등 2개 외래진료과를 추가 개설하고 병상 수도 240병상으로 줄였지만 현재 시 등과 소송 중이다.용인시는 사업장에 문제가 있다며 허가를 취소했고, 이에 병원은 시의 영업정지 허가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가처분인 효력 집행정지 신청에서는 병원측이 승소했다. 아울러 흥덕지구에 정신과가 포함된 B병원도 최근 수십개 병상 허가를 받아 개업을 하고 병상 증설 신청을 한 상태로, 향후 상당수의 병상을 정신과 병상으로 사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최근 정신질환자들이 현저하게 늘고 있는 추세에서 도심속으로 폐쇄병동이 있는 정신과 병원이 들어와도 현행법상으로는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한 병원 관계자는 현행법상 문제가 없는데도 민원에 연연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보건소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명관기자 mklee@ekgib.com
현행법상 일정규모 이하의 건물에는 남녀공용화장실 설치가 가능토록 돼 있는 가운데 최근 남녀공용화장실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각종 범죄가 잇따라 발생,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31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현행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상 공중화장실은 남녀를 구분해 설치하고 관리인을 지정하게 돼 있다.그러나 전체 연면적 2천㎡ 이하의 상가건물이나 3천㎡ 이하의 사무용 건물에는 남녀공용화장실을 설치할 수 있다.여기에 지난 1970~1980년대 지어진 상가건물이나 영업점 내 따로 화장실을 설치하는 소규모 음식점, 술집, PC방, 노래방 등의 경우도 남녀공용화장실 설치가 가능하다.하지만 최근 남녀공용화장실내에서 각종 범죄가 잇따르면서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지난 29일 새벽 2시께 수원역 인근 상가건물 남녀공용화장실에서 40대 남성이 10대 여성의 용변장면을 훔쳐보다 적발되자 오히려 피해여성에게 폭력을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또 지난달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건물의 남녀공용화장실에서는 20대 현직 교사가 여성들의 용변장면을 훔쳐보고 소리를 듣는 등 변태적인 행동을 일삼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이처럼 남녀공용화장실 내 범죄가 비일비재하게 발생, 여성들이 공용화장실을 사용하는 데 큰 불안감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직장인 H씨(여)는 화장실이 남녀 공용이라면 웬만하면 참는 편이다라며 솔직히 볼일 볼 때 남성들이 화장실을 들락거리면 불안하다라고 말했다.한국화장실협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건물 중 2천㎡ 이하 건물이 많기 때문에 관련법 테두리를 좁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도청 관계자는 남녀가 공용으로 사용하는 화장실 대부분이 예전에 지어진 건물에 속해 있거나 소규모 영업점 내부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원과 관광지 등은 각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사유재산인 일반 상가건물의 화장실까지 관리할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안영국기자 ang@ekgib.com
국토해양부가 신분당선 정자~광교 연장구간에 미금역을 추가설치키로 확정하면서 광교신도시 입주민을 비롯해 수원시가 법적 대응키로 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특히 이들은 미금역이 사실상 정차역이 아닌 환승역이라며 경제적 타당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광교신도시 입주민총연합회는 30일 미금역이 추가 설치된다면 신분당선이 거북이 노선으로 전락해 광교신도시 등 수원시민이 큰 불편을 겪게 되는 것은 물론 전철 연장 자체의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고 주장했다.따라서 입주민총연합회는 미금역을 추가 설치하는 것보다 도로 등 다른 교통편을 건설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부담금 반환소송 등 법적 대응과 청와대 1인 시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금역 설치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광교신도시 입주민들은 신분당선 연장선 전체사업비 1조5천343억원 가운데 29%인 4천519억원을 부담한다.이에 광교신도시 입주민총연합회 대표단 7명은 지난 28일 수원시를 방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특히 광교 입주민들은 국토부가 미금역 설치를 밝히면서 분당선과 환승할 수 있도록 설계할 계획임을 내비침에 따라, 미금역은 사실상 정차역이 아닌 환승역으로 경제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당초 미금역 설치는 국토부가 시행한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B/C 0.94)이 없어 배제된데다, 성남시 조사 결과에서도 환승역으로 조성될 경우, 경제성(B/C 0.95)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수원시 관계자는 제3의 전문기관을 통한 재검증 용역을 실시해 그 결과를 놓고 미금역 설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이와 관련해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시의 공식입장을 밝히고,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남시는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성남대로의 교통혼잡을 예방하고 정자역 환승 이용객이 미금역으로 분산됨에 따라 정자역의 혼잡도 해결하게 됐다며 공정한 결정을 이끌어 낸 국토해양부의 적극적인 노력에 감사한다고 대조적 입장을 보였다.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환승역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용객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공간구조를 환승 체계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정차역일 뿐이라고 말했다.한편, 신분당선 연장선은 총 길이 12.8㎞(차량기지 포함)로 2016년 2월 개통할 예정이다.박수철이호준기자 scp@ekgib.com
서울역 노숙인 추방 등으로 인해 경기도 내 노숙인 수가 7개월 사이에 120여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도내 노숙인 쉼터는 지난 2000년 이후 9개소에서 단 한곳도 늘지 않아 노숙인들의 절반도 채 수용하지 못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27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가 노숙인상담센터 상담건수를 토대로 파악한 경기지역 노숙인 수는 지난 2월 278명에서 9월말 현재 391명으로 113명(70%)이나 늘어났다.실제 노숙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같이 도내 노숙인이 증가한 이유는 지속되는 경기불황에 최근 서울역에서 노숙인을 강제 퇴거시키면서 상당수 노숙인들이 도내로 이동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이러한 가운데, 도내 노숙인 쉼터는 수원 5곳, 성남 2곳, 안양과 부천 각 1곳 등 모두 9곳으로 노숙인들의 증가세에도 불구 지난 2000년 이후 10여년간 단 한곳도 늘지 않았다.이들 노숙인 쉼터의 수용인원 역시 193명에 불과, 200여명에 달하는 노숙인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상황이 이렇자 쉼터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노숙인들이 날씨가 추워지면서 은행 자동화 코너나 대형건물 화장실 등을 전전, 각종 범죄에 노출되고 있다.더욱이 도내 여성전용 노숙인 쉼터는 전무, 여성 노숙인들이 성범죄 피해를 입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수원역에서 만난 노숙인 A씨는 앞으로 닥쳐올 추위를 피할 곳을 찾고 있지만 일을 해서 돈을 벌라고 하는 쉼터가 마음 편히 쉴 곳은 못된다면서도 당장 길에서 얼어 죽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굳이 가려고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도내 한 노숙인 쉼터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추위가 시작되면 쉼터에서 생활하고자 하는 노숙인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도의 예산 상황이 좋지 못해 올해 노숙인에 대한 예산 역시 예년과 같이 동결됐다라며 이 때문에 노숙인에 대한 귀농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노숙인자활근로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안영국기자 ang@ekgib.com
관광버스와 화물트럭 등 유류를 대량으로 취급하는 대형 석유사용처에서 가짜석유를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학원차량과 공사현장의 화물차, 관광버스 등은 유류 단가를 낮추기 위해 소규모 석유판매소, 대리점 등과 짜고 품질이 떨어지는 기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석유 품질보증제 강화 등 석유품질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한국석유관리원은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경기인천지역 택시와 버스회사 등 대형사용처 92곳의 석유 품질검사를 실시해 5개 업체가 부적합 것으로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또 공사현장 등 비석유업자가 운영하는 경기인천지역 476개 업소를 점검해 가짜석유 등 품질이 부적합한 311개 업소를 적발했다.이는 한국석유관리원이 주유소, 대리점, 일반판매소, 용제대리점 등 석유판매를 목적으로 사업하는 등록 석유업체 6천792곳을 점검해 145곳을 적발한 것에 비해 심각한 수준이다.실제로 이날 안양동안경찰서는 학원차량 운전기사들을 상대로 4억원 상당의 유사경유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석유판매업소 업주 김모씨(52)를 불구속 입건했다.김씨는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에 석유판매소를 운영하면서 주변 학원가 버스와 승합차 운전기사 30여명에게 4억5천만원 상당의 유사경유 31만ℓ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김씨는 지난 2008년까지 몇 년간 평촌 학원가에서 학원버스 기사로 일하면서 알게 된 학원차량 기사들을 상대로 은밀히 영업한 것으로 알려졌다.유류 유통업계 관계자는 관광버스회사나 공사현장 등에서 유류를 대량으로 취급할 경우, 소규모 대리점이나 판매업소에서 알게 모르게 가짜석유를 제조해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직영주유소 등은 자체 검사 기준이 엄격해 사실상 유사석유를 제조판매할 수 없는 여건이지만, 대형사용처 등에 판매소나 대리점에서 유사석유를 공급해도 소비자가 확인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품질보증제를 강화해 유사석유 자체를 취급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석유관리원 관계자는 대형사용처의 경우 불시점검을 통해 품질검사를 수시로 실시하고 있다며 버스나 화물트럭의 유사석유 사용을 근절시키기 위해 노상검사 실시와 함께 품질보증제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한상근최원재기자 chwj74@ekgib.com
경인지역 종합병원들이 처방전 발급 인원 감축과 시민 편의 등을 이유로 들어 앞다퉈 설치한 처방전 무인발급기(키오스크)로 인해 인근 약국들이 매달 수백만원씩의 수수료를 부담, 약국 경영난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키오스크의 시스템 미흡으로 실제 약을 판매하지 못하면서도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 약국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26일 경인지역 종합병원 등에 따르면 종합병원들은 약 조제 대기시간과 수납 대기시간이 줄어드는 환자의 편의는 물론 수납인력 감축 등의 장점으로 키오스크를 10여년전부터 부분적으로 도입, 현재는 병원마다 10~20대씩 갖추고 있다. 키오스크 화면에는 가입된 약국명과 약도 등이 있어 특정약국을 선택하면 처방전이 약국으로 전송되는 시스템으로, 약국들은 처방전 전송 건수당 150원~300원의 상당의 수수료를 기계 공급업체에 지불해야 한다.그러나 일선 약국에서 전액 부담해야 하는 키오스크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아, 약국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수원시 팔달구 S종합병원 인근 K약국은 하루 평균 처방전 400여건(수수료250원/건)이 전송돼 연간 수수료로 3천500만원을 부담하고 있다.인천의 K종합병원 인근 B약국도 하루평균 전송 처방전이 300여건(수수료300원/건)으로 3천여만원을 내고 있는 등 종합병원 인근 약국들의 수수료 부담이 심각한 상황이다.더욱이 키오스크의 시스템 미흡으로 환자들이 특정 약국의 처방전을 발급받고도 다른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는 경우가 30%~70%에 달해 약국들이 약을 팔지 못하고도 수수료만 날리고 있는 실정이다.이로 인해 약국들은 키오스크의 처방전이 전송돼도 약을 조제하지 않고, 환자가 온 후에야 약을 조제하는 등 키오스크의 도입 취지마저 퇴색되고 있다.인천 길병원 앞 A약국 약사 L씨(42)는 키오스크 수수료 부담으로 영세약국은 설 자리가 없다면서 수수료를 지급하는 키오스크 발급건수의 70%가 타 약국에서 약을 제조하는 것으로 상당액의 수수료만 떼먹히고 있는 꼴이라고 불평했다.수원 S종합병원 관계자는 단순히 병원을 위한 인력 감소의 차원이 아니라 환자가 수납과 처방전 발급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키오스크 시스템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김종구홍두영기자 hightop@ekgib.com
세상과 단절된 3평 쪽방서올 겨울 또 어떻게 넘기나겨울이 두려운 고양시 선유동 비닐하우스촌따스한 방은 바라지도 않아. 따뜻한 물이라도 원없이 써봤으면싸늘한 초겨울 날씨를 보인 26일 오전 9시께 고양시 덕양구 선유동 비닐하우스촌. 도심에서 1.3㎞ 정도 떨어진 비닐하우스 촌은 고층빌딩이 들어선 주변 도심과 철저히 단절, 마치 하나의 고립된 섬을 연상케 했다. 이 비닐하우스 촌에서 30여년을 보낸 국가유공자 이건항(84)장순여(77) 노부부의 깊게 패인 주름살은 황량함 그 자체였다.이들 부부가 거주하는 곳은 이 할아버지가 30여년전 구입한 3평짜리 컨테이너에 보온덮게와 비닐하우스를 덧씌운 곳으로 세상과 단절된 노부부가 서로를 의지하는 유일한 공간이다.노부부의 컨테이너 밖에는 얼어버린 지하수관과 고장 난 냉장고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하늘아래 이런 곳이 있나라는 놀라움과 함께 비닐이 엉성하게 덮인 문을 열고 컨테이너에 들어서자 연탄가스와 곰팡이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신발을 벗고 마루에 오르자 바닥에선 냉기가 차올랐고 벽과 천장에선 찬바람까지 들이쳤다. 마루와 천장은 노부부가 판자를 주워다 만든 것으로 오랜 세월 바닥은 꺼지고 벽과 천장은 틈이 벌어져 보수가 시급하지만 노부부는 거동조차 어려워 손을 못대고 있었다. 마루를 지나 컨테이너로 들어서니 벽면에 무공훈장증. 제9사단 28연대 이등중사 이건항이라고 씌인 빛바랜 액자 하나가 걸려 있었다. 이 할아버지가 수십년 전 받은 훈장이다. 이 훈장으로 할아버지는 매달 18만원의 연금을 받는다.그러나 노부부가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으로 이들은 주민센터에 기초생활수급비지원을 신청했지만 아들이 둘이 있어 거부당했다. 아들들은 이미 40년 전에 집을 떠났지만 부양의무자로 기록, 노부부의 사정을 더 어렵게만 했다.장 할머니는 60살 먹은 자식들도 지들 살기 힘드니까 못 오는 거겠죠. 어디서든 건강하게 잘 살기만 바랍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최근에는 할아버지의 폐병과 할머니의 관절염이 더욱 심각해지면서 이들 노부부는 올 겨울나기가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그나마 2주에 한번씩 김치와 쌀 10kg을 전달하는 고양시 적십자와 고양동주민센터의 지원이 이들 노부부에게는 구세주이며 바깥 세상과 연결된 유일한 통로다. 이 할아버지는 매해 겨울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찬물로 빨래하고 설거지 하는 집사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젊은시절 국가에 헌신했지만 이제는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안전부가 국회 유정복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경기지역에는 이들 노부부처럼 쪽방이나 고시원, 비닐하우스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이 7천922가구, 1만1천13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상열기자 sylee@ekgib.com
여주 남한강 정비사업구간인 이포보 인근 주민들이 저류지 공사가 시작된 뒤 지하수가 고갈돼 식수는 물론 농업용수까지 부족해 농사조차 지을 수 없다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25일 여주군 대신면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1월 이포보 인근 저류지 공사가 시작된 후 양촌리와 당남리 등 3~4개 마을에 지하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이 때문에 지하수를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해 온 주민들은 농사조차 짓기 어려운 형편이며, 지하수를 이용해 수십년 동안 민물고기 양식장을 운영하던 주민들도 용수가 부족해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결국 이 일대 주민 80여명은 최근 이포보 인근 저류지 공사로 식수는 물론 농업용수까지 끊겼다며 최근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주민들은 지난 2009년 11월 200만㎡ 규모의 저류지 조성공사가 시작되면서 지하수가 줄어들기 시작해 올 1월부터는 완전히 고갈됐다며 주민 대부분이 생수를 구입해 먹거나 자비로 대형 관정을 뚫어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주민들은 지하수 고갈이 당초 7m 깊이로 설계된 저류지가 실제 공사과정에서 10m 이상 준설돼 지하수 추출층보다 저류지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주민 이모씨(43)는 수십년 동안 지하수로 식수와 농업용수를 해결해 왔는데 저류지 공사가 시작된 뒤 지하수가 고갈돼 주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관계기관에 대책마련을 요구했지만, 저류지 공사가 원인이 아니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양촌리에서 양식장을 운영하는 박모씨(54)도 20여년 동안 지하수를 이용해 양식장을 운영했지만, 물이 부족해 양식에 어려움을 겪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지하수가 끊기면서 치어 수십만마리가 폐사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서울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저류지의 깊이는 6~7m로 주민들의 주장과 다르다며 자체조사 결과, 농업용 비닐하우스 수막재배(비닐하우스 위에 따뜻한 지하수를 뿌려 열 유출을 막는 재배방법) 농가가 늘면서 지하수가 고갈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또 농민들의 주장에 따라 지난 5월 호서대에 지하수 고갈원인 조사 용역을 발주한 상태로, 연말께 용역결과가 나오면 주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여주경찰서는 진정서를 토대로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했다.여주=류진동기자 jdyu@ekgib.com
도내 각 지자체가 문화예술의 도시를 표방하며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설치한 공공조형물이 전담 관리 인력조차 없이 방치,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25일 오전 11시께 안양 평촌 중앙공원. 안양시가 37억여원을 들여 설치한 조형물 가운데 동굴 형태(작가명 이불)로 된 것의 내부로 들어간 시민들은 화장실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며 얼굴을 찌뿌린 채 황급히 나왔다. 바로 옆의 하얀 색 원형 조형물(작품명 시간의 파수꾼)도 비와 먼지가 뒤엉킨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등 작품 대부분이 오랜 기간 방치됐음을 방증했다. 나머지 20여점의 국내외 작가의 작품들도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흔적이 역력했다.시민 U씨(57)는 매일 가족과 함께 이 곳에 산책오는데 청소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내가 낸 세금으로 마음대로 설치했으면 관리라도 제대로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이와 함께 이날 과천시 별양동의 중앙공원의 조형물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조형물을 비추는 조명마다 흙과 낙엽이 가득 차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데다 5개의 기둥 형태로 된 조형물 아래에는 파이프와 호스 등이 바닥에 이리저리 흩어져 있어 오히려 시민들의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었다.여기에 지난 2002년 수원월드컵경기장 조각공원에 7억여원을 투입해 설치한 작품 중 조개 형태의 조형물(작품명 환원)에는 각종 쓰레기와 썩은 물이 고여 있는 등 청소가 전무한 상태였다.택시운전기사 O씨(58)는 관광객이나 외지인들이 조각작품이 있는 공원에 가자고 하면 파손되고 쓰레기가 가득찬 것이 떠올라 얼굴이 붉어진다며 답답해 했다.월드컵 공원 관리자 A씨 역시 작품 유지 보수 예산도 없고 훼손된 것이나 청소 등을 관리할 인력도 없다며 예술작품이어서 작가 동의 없이 손댈 수도 없고 공원 관리에 작품 청소 업무까지 더해져 짜증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내 지자체 한 관계자는 사실 공원에 설치된 조형물까지 관리할 여력이 없다면서 앞으로 관리 예산 편성과 인력 충원 등을 논의해 시민이 더 즐겁게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두영기자 hdy84@ekgib.com
군포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멀쩡한 보도블록을 걷어내고 새 보도블록으로 교체하고 있어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25일 시는 중앙로 공공디자인거리 조성사업을 위해 A구간 (청소년수련과~군포교육청사거리)등 3곳에 9억4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노후된 기존 가로 시설물을 교체하고 있다.이에 지난 6월부터 시청 앞과 3곳의 보도(총 연장 1천544m, 폭 2~8m, 면적 7천984㎡)에 대한 정비가 시작돼 거리 곳곳이 파헤쳐지고 있다.또 산본소방파출소와 산본IC까지는 자전거도로 및 보차도 경계석 교체 공사가, 산본동 6단지 앞은 보도 및 보차도 경계석의 정비가 진행돼 이 곳을 지나는 차량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특히 이 과정에서 교체가 불필요한 멀쩡한 보도블록까지 교체돼 시민들의 혈세가 엉뚱한 곳에 쓰여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더욱이 군포시는 재정자립도가 45%에 머무는 등 예산 문제로 시민들이 요구하는 숙원사업조차 착공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어서 시민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시민 김모씨(45)는 아직 사용할 수 있는 멀쩡한 보도블록을 두고 왜 많은 돈을 들여 보도블록을 교체하는지 모르겠다며 차라리 불우이웃돕기에 쓴다면 이해라도 해주겠다고 말했다.군포시 관계자는 중앙로 공공디자인 거리조성사업은 산본신도시 조성 후 노후된 가로시설물을 교체하는 사업으로, 쓸만한 보도블록과 경계석은 모아서 다시 사용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군포=이승환기자 leesh@ekgi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