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인즈 ‘대타’ 존슨...끝까지 아름다웠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이 서울 삼성의 상승세를 꺾었다. 오리온은 23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5연승을 달리던 삼성을 97대69로 완파했다. 2위 오리온은 2연승을 달리며 공동 3위 그룹과의 격차를 3경기로 벌렸다. 오리온은 1쿼터부터 23대11로 점수 차를 벌리는 등 시종일관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완승을 거뒀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26대32로 밀렸지만, 높은 야투율(55.8%)을 앞세워 삼성을 무너뜨렸다. 외국인 선수 조 잭슨(18점·7어시스트)과 제스퍼 존슨(17점·8리바운드)이 35점을 합작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1쿼터 막판 교체 투입돼 2득점으로 컨디션을 조율한 잭슨은 2쿼터에 9점을 집중하면서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46대26으로 크게 앞선 채 맞이한 3쿼터에도 7점을 넣으며 양 팀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무릎 부상을 당한 애런 헤인즈의 일시 대체선수로 영입된 존슨은 1쿼터 시작부터 3점슛 1개 포함 슛 3개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키는 등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2쿼터에 무득점으로 주춤했지만, 3쿼터에 8점을 몰아넣으며 승부의 쐐기를 박는 데 앞장섰다. 존슨은 25일 서울 SK와 경기부터 헤인즈가 복귀함에 따라 이날 경기를 끝으로 한국을 떠난다. 안양에서는 인삼공사가 선두 울산 모비스에 66대89로 무릎을 꿇었다.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가 동생 장례식에 참석하느라 자리를 비운 게 뼈아팠다. 2연패를 당한 인삼공사는 삼성과 함께 전주 KCC에 공동 3위 자리를 허락했다. 로드의 공백 속에 모비스 외국인 선수 아이라 클라크에 전반에만 19점을 뺏기며 주도권을 뺏겼다. 전반을 25대40으로 마친 인삼공사는 3쿼터 들어 추격에 나서 경기 한때 8점 차로 모비스를 압박했으나, 리바운드 싸움에서 23대40으로 크게 뒤지면서 4쿼터에 점수 차가 더욱 벌어졌다. 외국인 선수 마리오 리틀이 3점슛 3개 포함 22점, 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분전했고, 센터 오세근이 10점, 8리바운드, 가드 이정현이 11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조성필기자

문성곤, 조금 늦어도 괜찮아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 신인 문성곤(22ㆍ194㎝)은 지난 10월 스포트라이트의 한가운데 섰다.그는 그달 2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 프로농구연맹(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인삼공사에 지명됐다. 올해 고려대를 대학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정규리그 MVP에 선정되고, 국가대표에 뽑혀 국제 대회 경험도 한 그였다. 어찌 보면 1순위는 당연한 결과였다. 기대를 한몸에 받았건만, 문성곤은 두 달여가 지난 24일 현재 ‘안쓰러움의 대명사’가 됐다. 국가대표 예비 명단에 5명이나 이름을 올린 인삼공사에 그의 자리는 없었다. 9경기 출장에 평균 출전시간 5분3초. 신인드래프트가 처음 실행된 1998년 이후 1순위 출신이 이토록 코트를 밟지 못한 적은 없었다. 프로 데뷔 동기들과 비교하면 문성곤의 처지는 더욱 딱하다. 전체 2순위로 전자랜드에 입단한 한희원은 16경기에서 평균 20분 넘게 뛰었고, 3순위 송교창은 D리그에서 평균 33분46초로 원 없이 코트를 누비고 있다. 문성곤도 이들이 부러운지 “경기에 많이 뛰고 싶긴 하다”고 털어놨다.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대행도 이런 문성곤의 마음을 모르진 않는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고 못을 박는다. 김 감독대행은 “선수생활을 길게 봐야 한다. 경기에 출전해서 자기가 힘들다고 느끼면 성장하기 어렵다”며 “비시즌에 혹독하게 훈련시켜 잘 할 수 있을 거란 판단이 섰을 때 경기에 내보내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대행은 지난 비시즌 가드 김기윤을 집중 조련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어냈다. 코치 시절에는 부산 kt 조성민을 국내 최고 슈터로 키웠다. 그의 지도를 받았던 김기윤과 조성민은 “백지상태에서 기본기부터 시작해 모든 걸 새로 배웠다”고 입을 모았다.문성곤도 이들과 같은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성곤은 “슛, 드리블, 패스 등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다시 배우고 있다”며 “감독님께서 가르쳐 주신 동작이 무의식 중에 나와야 하는데, 아직 어색한지 바로 나오질 않는다”고 말했다. 2006-2007시즌 프로에 데뷔한 조성민은 4년이 지나서야 기량을 꽃피웠다. 올 시즌 국내선수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인삼공사 가드 이정현도 5년이 걸려 지금 자리에 올랐다. 조금 늦는다고 모든 기회가 날아가는 것도, 끝장이 나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천천히 돌아가는 게 좋다. 인생이 그렇듯 농구도 그렇다.조성필기자

신한은행 “2위, 이리 내놔!”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이 공동 2위 팀 간에 맞대결에서 부천 KEB하나은행을 누르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신한은행은 2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KEB하나은행과의 홈경기에서 73대67로 이겼다. 신한은행은 9승6패를 기록하며 선두 춘천 우리은행을 4경기 차로 추격했다. 반면 KEB하나은행은 8승7패로 4위 KB스타즈와 격차가 1경기로 좁혀졌다.신한은행은 외국인 선수 마케이샤 게이틀링의 존재감이 빛났다. 1쿼터에만 5개의 슛을 던져 4개를 성공시키며 9득점을 했다. 2쿼터 7분 동안 벤치에 머물며 체력을 비축한 게이틀링은 33대37로 뒤진 채 맞이한 3쿼터에 6점, 6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했다. 신한은행은 게이틀링의 활약에 힘입어 3쿼터에 52대51로 흐름을 뒤엎었다. 4쿼터 중반 5반칙으로 물어나기 전까지 고비처마다 득점과 리바운드를 쌓은 게이틀링은 26점, 16리바운드, 1블록을 기록했다.신정자도 하이포스트와 로우포스트를 오가며 올 시즌 최다인 18득점에 8리바운드를 잡아냈다. 1쿼터에만 8점을 몰아친 신정자는 게이틀링과 하이-로우 게임으로 매 쿼터 득점을 뽑으며 KEB하나은행의 수비를 흔들었다. 신정자는 또 승부처였던 4쿼터에 리바운드 5개를 걷어내며 신한은행의 골밑을 굳게 지켰다.토종 에이스인 김단비는 12점, 3리바운드, 2스틸로 제 몫을 다 했고, 외국인 선수 모니크 커리도 8점을 기록하며 뒤를 받쳤다. 특히 2, 3쿼터 무득점으로 침묵했던 김단비는 4쿼터에만 8점을 몰아넣으며 해결사의 면모를 톡톡히 과시했다. 커리도 게이틀링이 퇴장으로 코트를 물러난 뒤 골밑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하며 리드를 지키는 데 이바지했다. KEB하나은행은 외국인 선수 샤데 휴스턴이 19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고, 혼혈 선수 첼시 리가 13점을 터트리며 분전했지만, 신한은행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27대38로 밀린 게 뼈아팠다. 신한은행이 범한 22개의 실책을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점 또한 패인으로 작용했다.조성필기자

“한번 붙어볼까?” 상위 4개팀 빅매치

‘빅매치 데이’다. 프로농구 상위 4개 팀이 오는 23일 맞대결을 벌인다. 2위 고양 오리온은 공동 3위 서울 삼성을 안방으로 불러들이고, 3위 안양 KGC인삼공사도 1위 울산 모비스와 홈에서 맞붙는다.미국프로농구(NBA) 사무국은 해마다 크리스마스에 상위권 팀들의 맞대결 등 최고 빅매치를 집중 편성한다. 전국방송인 ABC가 생중계하는 이 ‘크리스마스 매치’는 매년 개막전과 더불어 가장 큰 관심을 모은다. 프로농구연맹(KBL)은 NBA와 달리 빅매치를 따로 편성하지 않는다.다만, 올해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하루 앞두고 이처럼 상위 4개팀이 동시에 맞붙는 우연이 연출됐다.이번 시즌 최고 팀들 간의 경기인 만큼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지만, 분위기는 극명하게 갈린다. 오리온과 인삼공사가 하향세를 그리고 있는 반면 모비스와 삼성은 상승세다. 이에 따라 경기 초반 흐름 싸움이 승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오리온은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의 부상 이후 11경기에서 3승8패로 부진했다. 그 사이 선두자리도 모비스에 내줬다. 지난달 15일 전주 KCC와 경기 도중 무릎을 다치면서 전력에서 이탈한 헤인즈는 원래 전치 3주 진단을 받고 이달 초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회복이 더뎌 치료 기간을 2주 연장했다. 오리온은 이날도 헤인즈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런데 상대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삼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문태영이 팀에 녹아들면서 최근 5연승, 상위권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오리온으로서는 포워드 이승현, 문태종 등이 헤인즈의 공백을 얼마만큼 메우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인삼공사는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가 빠진 상황에서 모비스와 격돌한다. 로드는 여동생이 최근 교통사고로 숨져 장례식에 참석하고자 지난 19일 미국으로 떠났다. 이에 따라 인삼공사는 토종 빅맨 오세근과 김민욱이 모비스 함지훈과 커스버트 빅터를 어떻게 막느냐가 키 포인트로 꼽힌다. 조성필기자

김기윤 “감독님께 혼나면서 실력 늘렸죠”

패스 하나, 드리블 한 번에 불호령이 떨어졌다. 2014 신인 드래프트 전체 6순위, 버젓한 타이틀이 낯부끄러웠다. 지금껏 해온 모든 게 잘못됐다는 생각에 서러움이 복받쳤다. 울컥해 눈물이 버릇처럼 쏟아져 내렸다. 안양 KGC인삼공사 가드 김기윤은 올해 비시즌 이렇게 많이 울었다.지난 1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그 울보를 만났다. 전날 전주 원정을 마치고 돌아온 그의 얼굴엔 피곤함이 묻어났다. 그래도 밝았다. 요즘 농구가 재미있단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잠도 이루지 못하던 과거 김기윤은 이제 없단다.김기윤은 신인이던 지난 시즌 28경기에 출전했다. 주로 식스맨으로 뛰면서 경기당 평균 12분 정도를 소화했다. 평균 3.64점, 0.8리바운드, 1.6어시스트. 그저 그런 성적표였다. 팬들의 비아냥이 따랐다. 180cm, 70kg 정도의 왜소한 체격에 수비조차 안 되는 그를 가리켜 팬들은 “프로에선 통하지 않을 선수”라고 깎아내렸다.프로 데뷔 2년차인 이번 시즌, 김기윤은 몰라보게 기량이 늘었다. 평균 8.81점, 1.7리바운드, 2.7어시스트. 출전 경기 수(32경기)와 출전 시간(평균 22분40초)도 이미 지난 시즌을 뛰어넘었다. 김기윤은 “감독님께 안 혼나려고 하다 보니 플레이 스타일이 자연스레 바뀌었고, (바뀐 스타일이)경기에서 통하다 보니 자신감이 붙었다”며 “덕분에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김기윤은 특히 수비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투적으로 임하면서 스틸 수도 평균 0.9개로 늘었다. 김기윤은 비시즌 서울 삼성과 경기 직후 김승기 감독대행에게 들은 꾸중에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당시 수비를 한다고 했는데, 감독님은 마음에 안 드시는지 ‘내가 제일 싫어하는 날라리 농구’라며 ‘몸도 안 쓰고 예쁘게만 하려고 한다’고 10분 동안 꾸짖으셨어요. 그때 어찌나 서럽던지 펑펑 울었죠.”김기윤의 진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시즌이 한창인 요즘도 슛 연습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빠트리지 않는다. 가드로서 슛과 힘이 없으면 프로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김기윤은 “슛 연습은 매일 1시간 이상 하고 있다”면서 “웨이트는 (양)희종이형, (오)세근이형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그렇다고 김 감독대행의 꾸지람이 멈춘 건 아니다. 김기윤은 “아직도 많이 혼난다”고 했다. 그래도 불평은 없다. 그는 “결과론적으로 감독님께 배운 게 많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앞으로도 더 배우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오리온 ‘에이스 없이 사는 법’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이 3연패에서 벗어났다. 오리온은 20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부산 kt를 92대66으로 크게 눌렀다. 오리온은 시즌 21승을 신고하며 선두 울산 모비스(23승9패)를 2경기 차로 쫓았다.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가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10경기에서 2승8패로 주춤했던 오리온은 이날 모처럼 공수에서 하모니를 연출하며 승리를 챙겼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31대40으로 밀렸지만 이승현(15점·9리바운드)이 골밑에서 kt 마커스 블레이클리와 코트니 심스를 효율적으로 봉쇄했고, 조 잭슨(23점·5어시스트), 제스퍼 존슨(18점·9리바운드) 등 출전 선수가 고른 득점 분포를 보였다. 1쿼터에 16대11로 앞선 오리온은 2쿼터 들어 존슨의 득점포를 앞세워 점수 차를 벌려갔다. 존슨은 2쿼터에 3점슛 1개 포함 9점을 집중했다. kt는 심스를 투입하며 골밑 공격으로 맞불을 놨으나, 이승현의 수비에 막혀 좀처럼 추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문태종의 외곽포까지 더해진 오리온은 전반을 37대23으로 달아난 채 마쳤다. 오리온은 3쿼터 한때 kt의 전면 강압 수비에 고전했으나, 4쿼터에 허일영, 잭슨의 득점포가 불을 뿜어 kt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허일영은 4쿼터 10분 동안 3점슛 2개를 꽂는 등 14점을 넣었다. kt는 김현민이 홀로 12점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찰스 로드가 여동생의 장례식 참석으로 자리를 비운 안양 KGC인삼공사는 원주 동부와 원정 경기에서 82대87로 아깝게 졌다. 인삼공사는 82대83으로 뒤진 경기종료 1.4초 전 센터 김민욱(17점·6리바운드)이 동점 3점슛 기회를 잡았으나, 동부 허웅에게 막혀 실책을 범하는 바람에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인삼공사는 13패(19승)째를 떠안으며 20승 고지 점령을 다음으로 미뤘다. 인천 전자랜드는 잠실 원정에서 서울 삼성에 79대95로 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전자랜드는 1쿼터에 19대17로 앞섰으나, 이후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20점·9리바운드), 문태영(16점·8리바운드) 등을 막지 못해 역전패를 당했다. 전자랜드 리카르도 포웰은 팀 패배 속에서도 22점, 5어시스트, 8리바운드로 제 몫을 다 했다.조성필기자

‘블록왕’ 스톡스가 떴다

용인 삼성생명 외국인 선수 키아 스톡스(22·193㎝)가 여자프로농구(WKBL)의 새 역사를 썼다.스톡스는 20일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청주 KB스타즈와 홈 경기에서 블록 11개를 기록해 WKBL 역대 한 경기 최다 블록 기록을 작성했다. 4쿼터 중반에 이미 블록 10개를 달성한 스톡스는 종료 1초를 남기고 KB스타즈 강아정의 슛을 가로막아 대기록을 완성했다. 이전 한 경기 최다 블록 기록은 지난 2006년 여름리그 당시 KB스타즈에서 뛰던 마리아 스테파노바가 신한은행과 경기에서 기록한 10개였다. 스톡스는 또 21득점과 27리바운드를 곁들여 이번 시즌 첫 트리플더블의 주인공이 됐다. WKBL 역대 30번째 트리플더블이자 블록이 포함된 걸로는 역대 2번째 기록이다. ‘개인 기록의 꽃’이라 불리는 트리블더블은 보통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로 작성된다. 간혹 블록을 포함한 트리블더블이 나오곤 하는데, WKBL에서는 이날 스톡스에 앞서 지난 2006년 7월3일 스테파노바가 신한은행을 상대로 22점, 17리바운드, 10블록으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한 바 있다. 하지만 스톡스의 대기록 작성에도 삼성생명은 웃지 못했다. 삼성생명은 이날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KB스타즈에 77대80으로 패했다. 23개나 저지른 실책이 끝내 발목을 붙잡았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바보같은 경기를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2연패에 빠진 삼성생명은 6승9패가 돼 5위로 떨어졌다. 조성필기자

‘포웰 효과’ 전자랜드, 6강 PO 보인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늘 “우승을 하고 싶다”라는 말을 했다.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확정한 순간에도 그랬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도 그랬다.그런데 정규리그 반환점을 돈 현재 전자랜드는 우승은커녕 당장 PO 진출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17일 오전 기준으로 전자랜드는 11승19패로 6위 원주 동부(15승14패)에 4경기 차 뒤진 8위에 머물러 있다. 전자랜드는 성적이 부진하자 지난 11일 전주 KCC와 외국인 선수 맞트레이드를 감행했다. 허버트 힐을 보내고, 지난 3년 동안 팀의 주포로 활약했던 리카르도 포웰을 받았다. 전자랜드는 “공격력 강화를 위한 트레이드”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전자랜드의 노림수는 통했다. 포웰 트레이드 이전까지 21경기에서 평균 팀 득점이 72.61점에 불과했던 전자랜드는 이후 2경기에서 평균 84.5점을 넣으며 모두 이겼다.포웰이 직접 만들어내는 득점도 있었지만, 국내 선수들의 외곽포가 덩달아 살아난 효과도 따랐다. 유 감독은 “포웰이 돌아와 공격 기회가 많아졌다”며 “이 분위기를 어떻게 이어가느냐가 6강 진출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렇다면 전자랜드의 6강 진출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분히 가능하다.물론 현 상승세를 유지한다는 조건 아래서다. 농구분석가 딘 올리버가 고안한 ‘농구 피타고라스 승률’에 따르면 전자랜드는 앞으로 20승을 더 거둔 채 정규리그를 마치게 된다. 31승23패로 승률 0.584를 기록하는 것이다. 이 승률은 현재 4위 서울 삼성(17승13패·승률 0.567)보다 높은 수치다. 야구 통계의 아버지라 불리는 빌 제임스가 만든 피타고라스 승률은 원래 야구팀 성적을 예측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해당 팀의 득·실점을 이용해 계산하는 방식인데, 당시의 승률보다 성적 예측에 있어 더 정확도가 높다. 올리버가 이 피타고리안 방식을 그대로 농구에 도입해 고안한 농구 피타고라스 승률은 야구에서만큼 높은 정확도를 발휘하지는 못하지만, 많은 농구 전문가들이 사용하고 있다. 전자랜드는 포웰 합류 후 2경기에서 평균 84.5점, 실점 76.5점을 기록했다. 이 수치를 대입하니 위와 같은 결론이 나왔다. 과연 피타고라스 승률대로 포웰과 재결합한 전자랜드가 6강 PO에 안착할 수 있을까.조성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