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2012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대상 영예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엄기영)의 공식 블로그(http://blog.ggcf.kr)가 제4회 2012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공공기관부문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사)한국블로그산업협회가 주최한 이번 시상식은 개인기업공공부문 등 3개 부문으로 나누어 실시, 공공부문에는 60여개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ㆍ공공기관 등이 참여했다. 전문가, 실무자 및 사용자 등이 직접 평가하는 것으로 지난 2009년 제정됐으며, 해당 부문 가장 권위있는 상으로 꼽힌다. 대상을 차지한 재단 블로그는 재단 소식, 오감만족 경기도, 문화나눔, 일상이야기 등 풍부한 문화소식과 문화이벤트, 엄기영 블로그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네티즌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창구역할을 하고 있다. 평가위원들은 문화 블로그로서 내용의 다양성과 포스트의 가독성이 매우 뛰어났다며 활발한 활동성과 이웃과의 소통성 역시 평균 이상으로 거의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 없었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이경호 재단 문화홍보팀장은 홈페이지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하고 재밌는 문화예술 이야기를 보다 쉽게 풀어 기업보다 휠씬 재미있는 콘텐츠 서비스로 고객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결혼 책임져 준다더니”…결혼중개업체 소비자피해 주의보

#백모씨(50여)는 지난해 12월 결혼중개업체에 660만원을 내고 딸을 VIP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업체는 가입 당시 계약서 작성은 형식적인 절차일 뿐 기간, 횟수와 관계없이 성혼이 될 때까지 의사, 변호사 등을 소개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 소개 상대는 계약조건과 달랐다. #20대 박모씨의 사정도 마찬가지. 지난 7월 결혼중개업체에서 성혼 시까지 만남을 조건으로 550만원의 상품을 계약하고 5회 만남 등의 서비스를 받았다. 박씨는 서비스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업체 측에 계약해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업체는 해지할 경우 자체약관에 따라 3회까지만 환급대상으로 인정돼 환급해 줄 수 없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결혼중개업체의 허위정보 제공, 환급 거부 등 관련 소비자 피해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결혼중개업 소비자불만건수가 2010년 2천408건에서 2011년 2천835건, 올해 8월 말 현재 2천71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월1일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접수된 국내결혼중개업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339건을 분석한 결과, 계약조건과 다른 상대방 소개 등 허위정보 제공 피해가 111건(32.8%)으로 가장 많았고, 계약해제 및 해지에 따른 환급거부지연이 92건(27.1%), 만남 횟수 관련 등의 과다한 위약금 요구가 43건(12.7%)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가입 후 프로필 제공 및 만남 주선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거나, 영세한 사업자의 경영난 등으로 인한 피해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중개 업체의 가입 금액은 최저 7만원에서 990만원까지 다양했다. 300만원 미만이 231건(69.4%), 300만원 이상이 102건(30.6%)인 것으로 집계됐으나, 가입금액이 많든 적든 피해유형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결혼중개업체 피해를 예방하려면 ▲계약서 작성 시 약정내용 확인 ▲검증되지 않은 광고에 현혹되지 않기 ▲허위정보 제공 시 이의제기하기 등이 필요한 것으로 소비자원 측은 전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가입시 환급 관련 규정을 반드시 확인하고, 표준약관을 사용하는 업체를 선택해야 한다며 국내결혼중개업체의 영업행위에 대한 관계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법률플러스]기간제 근로자의 지위

기간제 근로자라 함은 언제부터 언제까지 일한다는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를 말한다. 이러한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계약 체결 당시 정한 근로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해고 등의 별다른 조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 퇴직된다. 그러나 기간제 근로자라고 해도, 채용의 근거가 된 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사용자에게 계약기간이 만료된 근로자와 재계약의무를 지우고 있거나(예를 들어 매년 근로 평점을 산정하여, 일정한 점수 이상의 근로자의 경우 재계약하기로 정한 경우 등), 수차에 걸쳐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근로계약을 갱신해 온 경우 등으로 기간제 근로자에게 재계약체결의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 사용자가 재계약을 거부하였다고 한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두11566 판결 등). 한편, 최근에 불안정한 지위에 놓여 있는 기간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는데, 위 법에 의하면 사용자는 2년의 범위 안에서만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경우에는 무기근로자로 전환하여야 한다(법 제4조). 기간제 근로자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은 재계약체결의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되어 있는 상황에서,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와 2년을 초과하여 계약을 체결할 경우에는 기간제 근로자를 무기근로자로 전환하여야 하고, 만일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재계약 체결을 거절한다면 이는 부당해고로 무효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상황에서 기간제 근로자가 갑작스럽게 사용자로부터 사직할 것을 요구 받아,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한다면, 이는 사용자의 해고라기보다는 권고사직에 의한 근로계약 합의해지로 볼 수 있고, 근로자는 추후 사용자가 위 기간제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재계약을 거부한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행위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하기 어렵다. 이러한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과정에 사용자의 협박, 강박 등이 개입되었다면 이는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직의 의사표시는 무효가 되지만, 사직서가 제출된 이상 부당해고를 이유로 한 소송이 제기될 경우 이러한 사직이 실제는 회사의 부당한 압력, 강박에 의한 비진의 의사표시에 불과하다는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가 입증하여야 한다.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할 당시 회사를 계속 다닐 것인지, 사직을 해야 할지에 대한 선택에 있어서, 당시 상황에서는 사직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에서 사직의 의사를 표시한 정도 라고 한다면, 이는 유효한 의사표시로 되어, 근로자는 스스로 퇴사한 것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지위가 불안정한 기간제 근로자는 자신의 권리가 무엇인지 특히 계약기간 만료 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염두에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어떠한 형식이든지 사직서를 제출할 때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송윤정 법무법인 마당 변호사

“어린이 안전한 먹을거리 선택 이렇게 하세요”

최근 고열량저영양 식품, 고카페인 함유 음료의 홍수 속에서 어린이 비만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 역시 이 같은 위험성을 알고 있지만 제대로 된 식품 구매법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 비만을 예방하고 안전한 식품을 선택하는 올바른 구매 요령에 대해 알아보자. ■고카페인 함유제품 구매를 자제하자 카페인은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콜라, 초콜릿 등 일반 식품뿐만 아니라 최근 학생들이 많이 먹는 에너지 드링크에도 다량 함유돼 있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불면증, 신경과민 등의 증상이 나타나므로 카페인 제품 구입은 될 수 있는 대로 자제해야 한다. ■고열량저양영식품 여부를 확인하자 과자, 캔디류, 빙과류 등은 열량은 높지만 영양가가 낮아 어린이 비만유발과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우수판매업소에서 판매하거나 스마일 마크(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마크)가 부착된 식품은 안심하고 구매해도 좋다. 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NEW 고열량저영양 알림-e를 이용해 제품 바코드를 스캔하면 고열량저영양 식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장난감 등 미끼상품에 현혹되지 말자 어린이의 상품 구매를 부추기기 위해 어린이 기호식품 중에 장난감, 게임머니 등 미끼상품을 같이 넣어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 미끼상품에 현혹되지 않고 제품의 품질 등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어린이 식품구매 요령에 대한 기타 자세한 사항은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운영하는 식품안정정보서비스 식품나라(http://www.foodnar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화가 김이슬 ‘첫눈에 반한 산토리니’展… 13일부터 부평아트센터

인천시의 곳곳을 화폭에 담은 작품으로 대중과 호흡하고 싶어요. 20대의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 미술대전, 경기미술대전 등에서 수상하며, 미술계의 주목을 끌고 있는 화가가 있다. 바로 인천시 부평구 출신의 화가 김이슬씨(29ㆍ여)가 그 주인공. 그간 서울을 중심으로 전시회 개최 및 다양한 창작활동으로 작품세계를 펼쳐온 김씨는 자신의 출생지인 인천을 모티브로 오는 13일~19일 부평아트센터 꽃누리갤러리에서 첫눈에 반한 산토리니를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그리스의 에게해 남쪽에 위치한 산토리니를 배경으로 이국적인 외국의 건물과 풍경, 사람들을 재해석해 김씨 특유의 시각으로 단순화하고 다양한 색채로 풀어낸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개인전은 갤러리 산토리니서울의 국제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신진 및 중견작가를 대거 초청해 지난해 6월 한 달여간 머물면서 느낀 일상에 대한 기록을 드로잉, 채색작품 등을 통해 대중에게 펼쳐 보인다. 서울에서 1차 개인전을 통해 작품성을 인증받은 김씨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인천시민에게 산토리니의 이국적인 감성을 선물한다. 이를 위해 김씨는 부평구 삼산동 성당 유리벽에 성당의 다양한 모습들을 드로잉하고 성당 청년들이 채색에 참여해 공동 작업해 성당에 문화를 덧입히는 활동에 이어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가 진행한 동암에서 백운까지-예술이 노니는 마을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주민과 직접 만나 예술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현재는 중구 답동성당 등 인천의 오래된 건물로 눈을 돌려 작품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 이를 특유의 색깔로 화폭 위에 표현할 계획. 추계예술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후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김씨는 자신의 눈으로 바라본 소소한 일상의 감화들을 통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볼 예정이다. 김씨는 그동안 주로 여행을 하고 부평에 살다 보니 중구 쪽은 많이 못 가봤다며 월미도나 신포동 등 인천의 역사, 전통, 문화에서 영감을 얻어 이를 나만의 색깔로 작품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문화원에서 놀자]<19> 평택문화원 웃다리촌

아이고, 오늘 파란눈 손님들 오는 날인데 빨리들 준비햐. 오전에 밭에서 배추 뽑다 말고 택시 다고 온겨~ 콩고물은 준비된겨? 지난 11월 10일 토요일 오후. 평택시 서탄면 한적한 시골 학교 운동장에서 70~80대 어르신들이 손님 준비가 한창이다. 인절미도 보이고, 무슨 잔칫날이라도 되는가 싶어서 여쭸더니 잔치는 무슨, 웃다리촌은 핵교여 핵교, 오늘 강의 있는 날이라 수업 준비하느라 바쁜 것이구먼.이라며 환하게 주름미소를 날려주신다. 흰머리가 검은 머리보다 많은 할아버지와 허리도 못 펴고 꼬부랑자세로 서 있는 할머니들이 핵교(?)에서 도대체 무슨 수업을 하신다는 건지. 궁금해서 반나절을 지켜봤다. # 꼬부랑 할머니와 흰머리 할아버지 선생님 오늘의 강사는 정용녀, 심성자, 이민회, 임재혁, 정난옥, 허삼열, 이근우, 이경태 어르신. 어르신들의 미션은 평택 미군부대에 근무하는 80여 명의 장병 가족들을 위해 떡메치기 체험과 장승만들기를 강의하는 것. 미군 장병 가족들은 테이블 위에 놓인 장승만들기에 필요한 나무 재료를 요리조리 살펴보곤 고개를 꺄우뚱거렸다. 꼬맹이 녀석들은 mummy, What is this?라며 호기심을 여과없이 분출시킨다. 이에 이경태 어르신은 박동린 평택시 문화해설사의 영어 통역으로 장승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자세한 설명부터 이어갔다. 장난감 같이 생겼지요. 장승은 수호신의 역할을 합니다. 마을이나 절에 들어올지도 모르는 나쁜 기운이나 병마재액호환을 예방하는 동시에 마을의 풍농과 화평, 출타한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지켜주는 것이 바로 장승입니다. 또 장승의 몸체에 어디까지는 몇 라고 써서 이정표 구실을 하기도 했죠. 도시에선 보기 어려워졌어요. 자, 그럼 이제부터 따라 맹글어 봅시다. 신이난 미군 장병 가족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장승 주재료인 나무를 자르고, 붙이고, 감고 손을 바삐 움직였다. 특히 장승만들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얼굴 표현. 외국인들이 봐도 해학적이어서 우락부락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내게 하고 무섭게 보이면서도 다정다감하게 느껴져서 신기하고 재미가 있다. 외국인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강사의 도움을 받아 장승만들기를 완성했다. 장승만들기 수업에 이은 인절미 떡메치기 체험은 그야말로 빵문화에 익숙한 외국인들에겐 서프라이즈한 체험이었다. 인절미는 한국식 빵이라고 보면 되는겨. 떡 드셔보셨지요. 찹쌀을 쪄서 떡메치기 틀에 붓고는 떡메를 쳐서 잘 부숩니다. 찰진 반죽이 될 때까지 치고 치고 또 치고해야 쫄깃쫄깃한 인절미가 만들어집니더. 맛보고 싶은 양반들은 떡메치기부터 하고 줄 스셔. 나무떡메를 처음 본 아이들은 hammer?, hammer?라고 묻자, 어르신이 하마 아니여 떡메여~ 떡 맹그는 망치랑께.라고 위트있게 대답한다. 노란 콩고물을 꾹꾹 눌러 묻힌 쫄깃쫄깃한 인절미를 한입 베어 문 외국인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oh~ Its delicious를 연발하며 떡 맛에 매료됐다. 11살ㆍ14살 두 딸과 평택웃다리촌을 방문한 Ohler Shawn ㆍOhler 영진(42) 부부는 미국인 남편도 그렇고 두 딸도 평소 떡을 즐겨 먹었지만 이렇게 직접 만드는 과정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라 익사이팅하다며 특히 장승만들기는 아이들 손근육 발달에 좋은 최고의 프로그램이라고 칭찬했다. # 2000년 폐교에서, 2012년 문화를 꽃피우다 어르신들 말씀대로 핵교는 핵교인데 뭔가 좀 특이하다. 교장선생님도 없고 산수, 국어수업도 없고 무엇보다 시험이 없는 학교다. 웃다리문화촌의 정체는 뭘까. 웃다리는 농악의 한 종류다. 농악은 지역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조금씩 다른데 충청ㆍ경기도 지역의 농악을 웃다리 농악이라 부른다. 그 중에도 평택농악은 지난 1985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될 정도로 웃다리 농악을 대표한다. 이 곳 문화촌을 웃다리라 지은 것도 이러한 자부심 때문이다. 평택시 서탄면 금각리에 소재한 웃다리문화촌은 사연이 많다. 2008년 8월 문을 연 웃다리문화촌은 옛 금각초등학교 자리에 들어섰다.1945년 개교한 금각초등학교는 서탄초등학교 금각분교를 거쳐 지난 2000년 폐교됐다. 미군부대 때문에 개발이 제한돼 젊은 주민들이 하나 둘 마을을 떠났기 때문이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학교는 이내 마을의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흉물스럽게 남아 있던 폐교가 전통과 놀이가 결합된 문화체험공간으로 태어난 건 2006년의 일. 평택문화원이 주죽이 돼 천연염색, 생활도예, 공예, 놀이미술, 민속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접목시킨 웃다리문화촌을 조성하면서부터다. 웃다리문화촌이 자리잡기까지는 마을 주민들의 힘이 컸다. 초창기 땐 매일 문화촌에 나와 부족한 일손을 보탰고 동물을 기증하거나 농장을 조성하는데에도 내일처럼 나서 품을 들였다. 잡초만 무성하던 흉물스런 폐교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치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것이다. 웃다리문화촌은 개관 5년 동안 평택의 새로운 문화메카로 거듭났다. 인구 43만명의 평택시는 박물관ㆍ미술관이 없다. 그리고 문화원 원사도 없다. 그만큼 문화적 척도가 낮은 지역이 평택이었다. 그러나 웃다리문화촌이 체험하는 문화촌, 즐기는 예술의 장으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면서 연간 5만 여명이 찾는 명소가 됐다. 게다가 지게, 양철도시락, 딱지 등 1950~80년대 부모님 세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물건들이 전시된 웃다리박물관과 도시생활 속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닭, 염소, 돼지, 거위 등 다양한 동물들이 있는 동물농장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무엇보다 웃다리문화촌은 프로그램이 짱짱하다. 어른신을 위한 프로그램, 외국인 프로그램, 다문화가정 프로그램, 군 장병 프로그램 등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계층위주의 맞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웃다리문화촌 프로그램 운영담당자 김윤겸씨는 장애인, 어르신, 소년소녀가장, 군 장병, 어린이, 어른 등 계층을 불문하고 누구든 오면 60여 가지 체험이 가능한 곳이 바로 웃다리문화촌이라며 미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군사도시 평택에서 그나마 웃다리문화촌이 문화인큐베이터 역할을 자처하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 70대 사장님입니다!실버세대가 만드는 희망의 안테나 예전 평택하면 미군부대, 송탄햄버거, 평택항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엔 평택하면 웃다리문화촌, 웃다리문화촌 하면 바로 실버기업 희망솟대다. 희망솟대는 이경태(79ㆍ평택시 서탄면 금각리) 대표를 주축으로 땡땡땡! 실버문화학교 수강생 30명이 주주가 되어 세운 회사이다. 평택시 거주 60세 이상 남녀 어르신들이 주축이 돼 솟대 만들기 강습활동을 통해 얻어지는 강사비와 문화관광상품으로 개발한 솟대를 판매한 수익금이 이 회사의 주 수입원이다. 이경태 대표는 어?? 오늘 수업 잘 한 것 같어? 외국인 상대로 한 수업은 더 긴장된다니께.(하하) 7년 전, 노인들을 대상으로 짚풀공예, 장승ㆍ솟대만들기 교육을 한다기에 참여했는데 우연한 배움이 70대 노인의 인생을 바꿔버렸수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을 지키면서 어린이, 성인, 외국인까지 가르치고 돈도 벌게 되니 그야말로 신나는 노년을 살고 있수다. 오늘도 일하다 말고 수업이 우선이라 한걸음에 달려왔지 뭐라고 말했다. 급속한 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문화를 매개로 세대간 소통과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의 롤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실버기업 희망솟대. 지난 2007실버문화축제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해 평택시가 실버문화를 이끄는 전국 최고의 도시로 평가받았다. 김은호 평택문화원장은 서탄면의 폐교가 지역의 애물단지가 아닌 문화예술 체험장이자 쉼터로 환골탈태할 수 있었던 것은 발상의 전환과 지역 주민들의 협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프로젝트였다며 앞으로 웃다리문화촌이 경기도를 대표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_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_전형민기자 hmjeon@kyeonggi.com

[비상하는 에듀 클래스]<18>미적 교육의 시선으로 바라 본 두 개의 수업

■미적 교육의 등장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나 대자연의 경이로운 풍경을 만나고 나면, 한동안 그 만남을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살아갈 힘이 생긴다. 어떤 드높은 질서 안에서 대상과의 합일하는 경험은 현실의 부족함, 불만, 불안을 넘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북돋는다. 사람 없는 석굴암 앞에서, 해가 넘어가는 지리산 등성에서, 피카소의 게르니카 앞에서, 가을은 올 시간보다 가버린 시간이 더크다는 고은 선생의 시 구절을 읽다가, 주위의 방해를 받지 않는 무관심한 관조의 상태에서 문득 세상의 비밀스런 질서에 맞닿은 듯한 이러한 경험들은 철학자이자 교육자인 존듀이의 말처럼 인간과 환경 간의 불균형을 조화로 이행하는 순간이며 가장 강렬하게 살아있는 순간, 즉 미적경험의 순간인 것이다. 미적경험은 대상에 대한 무관심한 관조로부터 일어날 뿐 아니라 부조리한 현실에 발 딛고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존재와 최초의 목적마저 사라져버리는 활동의 몰입 과정에서도 생겨난다. 무대 위 배우들이 극중 역할에 자신의 온 존재를 투사해버린 순간, 파란색의 특정한 감각적 물성을 드러내기 위해 갖은 재료와 터치로 실험하는 화가의 작업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의 무너진 마음을 전하고자 감정을 고양하는 가수의 노래에서도, 서로 다른 악기가 제 때에 제 소리로 어울리며 화음이 되는 순간에도 미적경험은 일어난다. 이렇게 자신의 노동이나 활동을 통해 현실의 부조리를 넘어서는 순간의 경험이 자아내는 행복과 환희를 맛본 이들은 그러한 경험을 일상에서도 지속시키고자 노력하게 되며, 그리하여 자신과 자신의 주위를 미적으로 가꾸는 것으로부터 세상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까지 나아가게 된다. 그렇다고 모든 관조와 몰입이 미적인 것은 아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떠나온 바다에서 폭풍우를 만난 배를 협동으로 지켜가는 선원들의 생명을 건 몰입노동이, 출근 길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멍하니 지켜보다 문득 세상의 무의미함에 닿아버린 중년의 회한이, 게임 속 가상의 세계에 빠져 괴물들과 결투를 벌이는 청소년들의 잠 못 이루는 몰입의 밤이나 온갖 근심과 갈등마저 사라져 버리는 속도의 한계까지 내달리는 라이더의 몰아의 주행이 자아내는 경험들은 미적경험으로서의 관조와 몰입에 비견될 만한 경험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경제적 토대, 생명의 토대가 완전히 무너져버릴 수 있는 이러한 관조와 몰입의 경험들이 반복되는 삶이란 얼마나 위험하고 불행할지 잘 알고 있고 이를 미적이라고 부르진 않는다. 바로 여기에 예술을 통한 미적경험, 그리하여 미적으로 고양된 인격을 형성하며 삶을 변화시켜가는 존재로 성장한다는 점에서 교육적이라 할 수밖에 없는 경험의 과정, 즉 문화예술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있다. 철학자 프리드리히 쉴러는 일찍이 이러한 맥락에서 인간이 이상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현실의 제약을 무너뜨려야만 하는데, 현실을 무너뜨리면 이상으로 나아갈 토대가 없어지는 삶의 부조리함을 넘어서기 위해 미적교육이 이뤄져야 함을 그의 저서 미적교육에 관한 편지를 통해 주장했다. 인간은 물질의 한계 안에서 물질에 대항하는 싸움을 놀이해야 합니다. 이는 자유의 성스러운 땅에서 이 두려운 적과 싸우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이지요. 인간은 더욱 고귀하게 욕구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숭고하게 의지하는 것이 꼭 필요하지 않도록 말이지요. 이런 일은 미적은 문화(교육)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미적인 문화(교육)은 자연법칙도 이성법칙도 인간의 자의를 묶어버리지 못한 그 모든 인간 행동의 영역을 아름다움의 법칙에 종속시키는 것입니다. 미적교육은 외적인 삶에 부여한 형식에서 내적인 삶의 길을 열어 놓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만드는 작품 같은 미술수업 : 김월식 샘과 함께 한 흥덕고등학교 아방과후르드 미적으로 완성되지 않았다면, 어떤 경험도 완전할 수 없다. 그것은 감각, 분위기, 본원적 생명력, 그리고 생동성의 종합으로 일어나는 것이라는 존듀이의 또 다른 아포리즘은 흥덕고등학교 방과후 활동으로 진행되고 있는 미술수업을 적확하게 지시한다. 우리 안에 만연한 일상의 폭력성을 예술을 통해 다스리는 힘을 기른다는 목적을 가진 이 수업에는 1학년 14명 2학년 6명, 총20명의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 참여하고 있다. 자율수업이어서인지 이미 한 차례 진행된 지난 수업의 저조한 참석률 때문에 김월식 샘과 흥덕고등학교 담당교사의 걱정이 수업 전에 있었다. 이윽고 수업시작 종이 울리고 지난 번 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12명이 교실로 들어선다. 서로 다른 학년과 반에서 왔고, 지난 한 차례 수업만으로는 아직 관계형성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서로 대면대면 서먹서먹하다. 아이들이 자리에 앉자 김샘이 묻는다. 사진 찍기 싫은 사람? 두 명이 싫다고 하자, 사진찍는 이에게 김샘은 그 두 명은 찍지 말라고 한다. 또 김샘은 묻는다. 우리가 이 수업을 왜 할까? 아이들 대답이 없다. 재차 묻는다. 그럼 삶이 중요할까? 예술이 중요할까? 몇 명의 아이들이 대답을 한다. 김샘, 진지하게 듣고는 모두 중요한 이야기라고 공감을 한다. 그리고 예술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말한다. 예술은 감성이 작동하는 딴 짓이야 아이들, 자기들의 눈높이로 언어화된 김샘의 이야기에 약간의 반응이 생긴다. 그럼 감성적으로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아이들 아까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약, 술, 연애 김샘, 그렇다 모두 감성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들의 공통점은 감각을 열리도록 하는 것이라는 거다. 가령 보는 것으로 설명하자면 흐릿한 정신으로 보는 것, 들뜬 마음으로 보는 것. 보는 것은 다양하다. 눈을 감고 볼 수도 있다. 안대를 쓰고 해볼까? 김샘, 안대를 만들어 두 명의 학생에게 차례로 씌어 주면서 만지고 냄새 맡도록 하면서 그것을 이미지로 떠올려 보도록 한다. 만원버스 안에서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의 스킨향수 냄새를 맡게 된다면, 우리는 즉각적으로 아버지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이것 역시 보는 것이다 이렇게 다른 감각으로 볼 수 있게 되려면 감성적이 되어야 한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감성적이 될 수 있을까? 모두 둥글게 앉아 볼까요 아이들 둥글게 앉자 김샘, 한동안 레크레이션 강사가 되어 몇 개의 게임을 쭉 돌린다. 웃고 떠들며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처음 서먹서먹했던 분위기가 말랑말랑해졌다. 김샘, 이제 다시 수업 형태로 앉아 볼까요 수업테이블로 아이들이 모두 앉자, 여러 색깔로 그리기, 여러 속도로 그리기, 여러 모양으로 그리기, 공의 움직임을 그리기 등등. 김샘의 지도와 평, 그리고 상호평을 하면서 아이들 한 명 한 명 수업에 몰입해 들어가는 것이 눈에 확 들어온다. 휴식시간 종이 울렸는데도 아이들 꼼짝않고 김샘의 수업에 몰입한다. 김샘 갑자기 종이비행기를 만들라고 말한다. 아이들 다 접고나면 김샘, 스케치 할 도구 들고 밖으로 나가자 아이들과 다 함께 운동장으로 가서 비행기를 날리기 시작한다. 한동안 그렇게 놀다가 스탠드 쪽으로 가서 자리잡고는 몇 명의 친구들이 차례로 자신이 접은 비행기를 날리면 그 궤적을 나머지 아이들이 그리도록 한다. 비행기 궤적의 그림이 추상미술의 한 형태로 아이들마다 다르게 드러난다. 그것에 대해 뉴욕스타일, 모스크바스타일 등등으로 농과 평을 하면서 김샘 추상미술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아이들에게 알려준다. 이제 수업분위기는 무엇이든 김샘이 던지는 대로 아이들이 받아낼 것만 같이 말랑말랑해졌다. 다시 교실로 돌아와 두 명씩 짝을 짓고 서로의 싸인 따라 그리기를 한다. 그리고 바꿔보고 평하면서 관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해 준다. 그리고 마지막 수업의 회고를 나누고, 다 함께 김샘이 가지고 온 간식을 나눠먹으며 남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수업이 끝난다.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김샘은 아이들의 질문과 대답 하나 하나에 바로 반응하면서 질문하는 아이나 대답하는 아이, 그것을 지켜보는 아이 한 명 한 명이 수업에서 벗어나있지 않도록 하였고, 그것이 비록 수업과 관련없어 보이는 이야기일지라도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수업과 연결시켜 갔다.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은 끝난 것이 아쉬워 보였고, 마치 열렬한 관객들의 호응을 받으며 공연무대를 내려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배우마냥 기쁨과 회한이 넘치는 듯 했다. 단언컨대 김월식 샘의 미술수업에 참여한 아이들은 현실에 발 디딘 놀이를 하면서 새로운 감각의 세계로 이어지는 표현들이 완성되는 미적 경험을 했다. 이 경험들은 이번 수업 참가자들의 몸에 기억되어 오래도록 일상의 부족함을 채우거나 불만을 해결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안의 폭력성뿐 아니라 수많은 현실적 문제들을 스스로 치유해갈 것이라 확신한다. 이러한 경험이야말로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도 자신의 현실을 무너뜨리지 않고도 수업 안에서 가능한 살아있는 경험, 미적경험, 미적교육인 것이다. 경험이 되는 내용이 완성에 다다를 때 우리는 경험을 한 것이다. 그럴 때 그것은 내면적으로 완성되고, 경험 전체의 흐름 속에서 다른 경험과 구별된다. 한 작품이 만족스러운 방식으로 완결되고,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고, 게임이 진행된다. 식사를 하거나, 체스를 하거나, 대화를 나누거나, 글을 쓰거나, 혹은 정치적인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의 상황은 하나의 정지가 아니라 하나의 완성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하나의 전체이며, 나름의 개별적인 특성과 자기 충족성을 지닌다. 이것이 경험인 것이다.(존듀이) ▲몸과 맘이 아픈 아이들의 통합예술수업 : 부천문화재단 몸놀이 맘놀이 인간의 본성은 육체, 영혼, 정신으로 구성되며 자유를 향하는 초월적 본성으로서의 자아의 형성이 교육의 목표임을 주장한 루돌프 슈타이너의 사상은 쉴러의 미적교육의 원리, 즉 육체에 근거한 감각충동(der sinnliche Trieb)과 정신에 근거한 형식충동(der Formtrieb), 그리고 이를 잇고 결합하는 유희충동(der Spieltrieb)의 구조와 거의 흡사하다. 슈타이너는 육체는 의지에, 영혼은 감정, 그리고 정신은 사고에 각각 관여되는데 감정은 육체가 정신과 연결되는 중요한 매개이며, 이는 대개 8세에서 14세에 이르는 교육은 조화와 균형의 예술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부천문화재단이 경제적으로 가난한 지역인 오정구에서 진행하는 토요문화예술 프로그램 <몸놀이 맘놀이>는 어떤 이유에서 육체와 정신이 분리되어 몸과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예술적 놀이를 통해 발달을 방해하는 장애요인을 아이들 스스로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되고 운영된다고 볼 수 있다. 4월부터 4명의 전공이 조금씩 다른 강사가 4~6주 정도로 돌아가면서 놀이를 통해 몸과 마음을 다독이고 가꾸고 쓰면서 스스로와 커뮤니티를 생동해 간다는 원리로 기획되어 있었다. 매주 토요일 오정구아트센터에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는 열다섯 명 정도의 아이들이 참여하고 있었는데, 지적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와 과잉행동을 보이는 아이를 비롯한 경계선에 있는 몇 명의 아이들, 그리고 소위 정상범위에 있다고는 하지만 사소한 대화도 얼마간의 폭력성을 동반하는 것이 문화로 익숙해져 있는 아이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그런데 프로그램이 시작된 5개월 전에는 이보다 훨씬 심했는데,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이나마 조용해지고 서로 배려하는 모습이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담당하는 재단의 담당 코디네이터 변자영 샘은 전한다. 방문한 날 진행된 프로그램은 연극놀이었는데 몸조각놀이가 먼저 시작됐다. 아이들은 교사의 지도에 따라 파트너가 된 아이의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조각을 만들려 하지만, 산만하거나 조각이 된 아이가 쑥스러워하면서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다. 특히나 누군가의 몸을 만지거나 건드리는 행위가 익숙하지 않은 듯 조각가가 된 아이는 대상에 대한 애정없이 도구적으로, 심지어는 폭력적으로 상대의 몸을 다루었다. 수업을 잠시 멈추고 자신과 상대의 몸에 대해 어떤 감각을 가져야 하는지 이야기를 길게 나눠봐야 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담당 교사는 아이들의 빠른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고, 천천히 속도대로 해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한다. 이어서 돌돌 만 신문지를 자신의 상상에 따라 망원경, 지팡이 등으로 이용하는 걸 연기해 보는 놀이가 진행되었다. 몸조각놀이와 마찬가지로 하고 싶을 때 스스로 나와서 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에 의해 지목된 아이가 하기 싫거나 쑥스러워 하며 나와서는 건성으로 신문지를 이용해 연기를 하고는 재빠르게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시간이 길게 이어졌다. 그 사이사이에도 지적장애가 있는 아이는 내키는대로 수업의 흐름을 바꿔놓았으며, 2~3명 짝을 지어 있던 아이들은 툭탁거리며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느라 시연하는 아이에게 집중하지 않았다. 이런 그루핑으로는 교사들이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몇 주간의 프로그램 운영으로 관계형성이 되었던 이전 몇 명의 강사들이 이미 거쳐간 터라 아이들은 새로 프로그램을 시작한 교사와의 수업 성공적 운영을 위한 협력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듯 했다. 이처럼 여러 명의 전문강사에게 의존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아이들의 생활을 돌보며 일상으로 관계맺는 담임 혹은 담임형 교사가 반드시 수업을 통제 혹은 개입할 수 있어야 원활히 진행될 수 있겠다 싶다. 그리고 교육은 예술이며 교사는 예술가여야 한다는 교육예술을 주창한 슈타이너 선생의 개념을 한 번 더 빌려 말하자면 육체, 에테르체(생명에너지를 전달하는 매개체), 아스트랄체(감각,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체), 그리고 자아가 어떤 이유에 의해서 고르게 발달하지 않고 있는 아이들의 경우 한 명 한 명의 상태를 들여다보면서 거기에 걸맞도록 교사가 먼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좋은 교육은 준비된 교사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교육자의 에테르체(생명체)는 어린이의 육체에 유효한 작용을 미칠 수 있는 상태여야 합니다. 교육자 자신의 아스트랄체(감정체)는 어린이의 에테르체에, 자아는 어린이의 아스트랄체에 유효한 작용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교육자로서 자신이 어떠한 존재인가라는 것입니다 글 강원재 OO은 대학연구소 1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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