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의 역사를 가진 일본 나라시의 하나아트센터는 발달장애예술가 전문지원 기관으로 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자랑한다. 이 기관의 자랑거리는 또 있다. 최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춤사위가 기적을 불러일으키며 모든 이에게 짜릿한 감동을 선사한 것이다. 휠체어를 고집하는 지체장애인이자 에이블아티스트인 하루미씨는 현대무용가 사쿠마와 춤을 추는 무아지경에 빠져 스스로 휠체어에서 일어나 관객과 함께 춤을 췄다고 한다. 에이블아트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예술활동이자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그리고 지금, 한국에서도 그 가능성의 예술이 펼쳐지고 있다. 고귀한 작품이 하얀 벽면에 우아하게 걸려있고 이를 조용히 바라보는 관람객만의 공간인듯한 미술관 한 켠에서 시끌벅적한 수다가 쏟아져 나온다. 심도있는 작품 비평이라도 벌어지는가 하고 귀기울여보니, 좋아하는 사람을 공개 발표하는 짝짓기가 한창이다. 이내 어딘가 불편한 몸과 산만한 표정을 감출 수 없는 두명의 지체장애인들이 대화하고 싶은 선생님 한 명과 손잡고 발을 뗀다. 10여명의 지체장애인과 5명의 문화예술인이 2대 1의 미팅을 위해 각각 다른 장소로 향하는 것이다. 경기문화재단 내 문화나눔센터가 문화바우처 기획사업으로 발굴 지원하는 에이블 아트 연극 총체적 난극의 연습장면 중 일부다. 이 연극은 경기도미술관의 김종길 교육팀장(큐레이터)과 김월식 커뮤니티 아티스트를 주축으로 구성된 전문예술가팀이 함께 의견을 나눔으로써 시작된 프로젝트다. 지원 기관이 일방적으로 공모 및 심사를 통해 진행한 것이 아니라 지원기관측과 전문 기획자 및 주관 담당자 등이 프로젝트 기획 시작 단계부터 함께했다는 데 의미가 깊다. 이들은 일본 하나아트센터에서 펼쳐진 에이블 아트의 기적을 실현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문화나눔센터는 이 프로젝트를 문화바우처의 기획사업 중 문화예술로 소외계층의 삶을 구한다는 의미의 활생(문화공명) 프로그램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김월식 작가를 중심으로 국악인이자 미디어아트 박사인 송미경, 연극전문가 조강이, 수원에서 펼쳐진 커뮤니티 아트 인계시장의 참여 작가였던 곽동렬과 이아람 등으로 총체적 난극 프로젝트 기획운영팀이 꾸려졌다. 이들은 총체적 난극 참여를 스스로 선택한 안산시장애인복지관의 11명 장애인과 함께 지난 9월초부터 경기도미술관 세미나실에서 놀고 있다. 기존의 에이블아트가 장애인들이 지난한 훈련을 통해 습득한 기술로 완성된 작품을 선보이는데 목적을 뒀다면, 결과물 따윈 상관없이 발달장애와 지적장애를 가진 이들이 그간 드러내지 않았던 각각의 관심과 장기를 꺼내는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이에 프로젝트 팀은 참여 장애인과 함께 미술관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전시실에서의 요리 퍼포먼스를 진행했고, 10개 중 1개 맞추는 것조차 하늘의 별따기이지만 마냥 즐거운 탁구치는 모습을 지켜봤다. 어떤 장애인은 열린 문을 닫고 비뚤어진 물건들을 똑바로 줄세우는 것이 특기이고, 한 장애인은 혼자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독학한 댄스를 멋들어지게 춘다. 전문가팀은 일주일에 2회 이상 장애인을 마주하며 그들 한명 한명이 관심갖고 반응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찾는 과정을 진행했고, 그 자체가 그들이 목표로 세운 예술이 됐다. 참여 장애인 중 임성혜(27ㆍ여)씨는 요리할 때 너무 즐거웠고 다같이 게임하고 음악을 듣는 것도 처음이었다며 자랑했고, 강태윤(19)군도 학교에서 연극과 밴드도 해봤지만 여기서 감정표현이 늘어나면서 더 즐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서영(30ㆍ여) 안산시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사는 기존에도 장애인 대상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잠재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창구라는 점에서 차이점이 확연히 드러난다며 이처럼 결과물을 기대하는 것보다 여러 자극을 통해 자유로운 표현을 이끌어내는 것이 장애인에게 좋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채치용 경기문화나눔센터 팀장은 소외계층 중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경기도만의 문화바우처 기획사업으로 결과물보다 과정에 무게중심을 둔다며 계층별 다양한 기획사업을 시도함으로써 효과적이면서 장기적인 문화예술 나눔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제 총체적 난극팀은 이달 말쯤 참여 장애인의 장기를 선보일 수 있는 극본을 완성, 12월에 공연할 계획이다. 누군가는 무대 위에서 문을 여닫고, 한 장애인은 마냥 잠을 잘 수도 있다. 또 다른 이는 혼자만의 가상 공간에서 토악질이 솟구칠 때까지 춤을 추고, 말없이 조용히 요리에 몰두하는 여인도 있을 수 있다. 이 정체파악 불가 연극을 통해 누군가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누군가는 차이를 인정하며 기적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류설아 기자 rsa119@kyeonggi.com 사진=추상철 기자 scchoo@kyeonggi.com <인터뷰> 김월식 커뮤니티 아티스트 "획일화된 장애인 교육 프레임 변화돼야" 에이블아트는 결국 장애인과 비장애인, 서로를 위한 것이다. 이처럼 차이와 차이가 만나 다양한 의견을 세상에 병렬시키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의 핵심이며 공공예술이다. 예술을 통해 삶을 성찰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지 않은가. 총체적 난극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김월식 커뮤니티 아티스트의 말이다. 그는 장애인을 기관안에서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보다 새로운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 예술가의 몫이라 설명한다. 이에 과정보다 결과물에 집착하는 기존의 장애인 프로그램의 인식을 변화시켜, 획일화된 장애인 교육 프레임이 바뀌기를 소망하고 있다. 김 작가는 경기문화재단 문화나눔센터의 활생문화공명같은 기획사업을 통해 문화예술이 단시간의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 지원으로 향할 때 진정한 효과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이번 총체적 난극이 그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의 문화사업 지원 방식과 이를 따르는 예술가들에게도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지원방식을 공모로 진행하면 공정한 듯 보이지만 관심없던 작가들이 경제적 이유로 기존 경력과 관심 여부에 상관없이 마치 먹잇감처럼 달려들고 이를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한 채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총체적 난극에 적극 참여한 것은 공모 방식이 아닌 지원주관처와 기획자, 실행팀 등이 함께 고민한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또 극에 대해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찾아 극을 만들자는 것이 목적이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겪는 갈등과 오해, 반목 등을 긍정의 신호로 보고 그대로 노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겨울은 입술의 적이다. 찬바람이 불면 밤낮의 일교차가 커지면서 대기의 수분량이 급감한다. 이 때 춥고 건조한 날씨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입술은 하얀 각질이 일어나며 트기 마련이다. 겨울철에도 촉촉한 핑크빛 입술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알아보자. 입술은 우리의 몸상태를 반영해주는 민감한 부위다. 추울 때는 입술이 파래지고, 열이 날 때는 입술이 바짝 마르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입술의 피부가 얇고 유수분을 조절해주는 땀샘과 피지선이 없기 때문이다. 입술을 건조하고 갈라짐으로부터 방지하기 위해서는 평소 립밤을 자주 발라주는 것이 좋다. 만약 입술 각질이 많이 일어났다며 무작정 떼어내지 말고 따뜻한 스팀타월을 입술에 올려놓고 살짝 불린 뒤 부드럽게 제거해야 한다. 립 스크럽 전용 제품도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립밤을 입술에 먼저 바른 뒤 스크럽제를 이용해 각질을 제거하는 방법도 있다. 여자라면 입술의 노화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피부와 건강을 위해서 항노화제품 등을 먹지만 입술 주름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입술 화장을 지울 때에는 반드시 립 클렌징 제품을 따로 사용해야 한다. 또 기초 스킨 케어를 할 때에 손으로 볼이나 입 주위의 근육을 끌어 올려주는 동작으로 주름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노폐물의 축적을 방직하고 탄력을 유지시켜주는 이 운동법으로 매끈한 입술을 만들어보자.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예년보다 추위가 빨리 찾아왔다. 특히 올 겨울은 다른 때에 비해 한파가 잦고 눈도 많이 내릴 것이라는 예보도 들려온다. 겨울로 접어들면 패셔니스타들은 고민에 빠지기 마련이다. 보온을 위해 옷을 입으면 맵시가 살지 않고, 멋을 내려면 이빨이 딱딱 마주치는 고통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겨울철 따뜻함과 멋,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코디법을 소개한다. ■보온성 최고 양털 무스탕 자켓 겨울 시즌마다 베스트 아이템으로 꼽히는 양털 무스탕 자켓. 양털 장식이 안감 전체적으로 들어가 있어 부드러운 느낌과 함께 따뜻함까지 느낄 수 있다. 특히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착용할 수 있고 유행에 관계없이 매년 즐겨입을 수 있어 실용적이기도 하다. 올 겨울에도 숏팬츠가 대세인만큼 보온성이 뛰어난 양털 자켓과 숏팬츠로 코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푸들처럼 부드러운 뽀글이가디건 뽀글이 가디건은 요즘 가장 눈에 띄는 아이템이다. 뽀글이 가디건은 요즘같이 쌀쌀한 날씨 무거운 아우터 대신 따뜻하게 입을 수 있고 걸치기만 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 뽀글이 가디건 하나로는 부족한 한파에는 루즈한 아우터 안에 이너로 활용할 수 있고 레깅스, 스키니진, 미니스커트 등 모든 하의 의상에 잘 어울린다. 올 겨울 간단하게 코디할 수 있는 뽀글이 가디건 하나쯤 장만하는 것도 좋다. ■매년 베스트 아이템 니트 매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을 받는 니트는 겨울 의상의 꽃이다. 가을로 접어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옷가게, 쇼핑몰, 로드샵에서 쉽게 니트를 만날 수 있다. 포근하고 따뜻한 소재감과 베이직한 디자인으로 편안함 착용감을 느끼는 동시에 스타일뤼시한 코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니트도 많은 디자인이 있지만 올해는 숏 니트가 트랜드로 꼽힌다. 짧으면서도 니트에 입체적인 패턴감을 넣어 독특한 컨셉을 선보이는 니트로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건 어떨까. ■레이어드의 왕 패딩 조끼 패딩 조끼는 가을부터 봄까지 다양하게 스타일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과거에는 학생들이 주로 입는다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요즘은 디자인과 컬러가 다양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국민 의상으로 탈바꿈했다. 기본 맨투맨 티셔츠나 후드 티셔츠에 매치를 하거나 니트블라우스, 체크블라우스와 코디하면 톡톡 튀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패딩조끼는 두껍지는 않지만 다양한 아이템들과 러에어드해서 보온성을 한층 높여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근로자 갑은 제습기 제조업체인 S회사에 입사해 6년간 근무하다 퇴직했는데, 퇴직한 날로부터 20일 후에 자신의 부친의 집에서 양치질을 하던 중 쓰러져 대학병원으로 후송돼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지막하 출혈, 뇌수두증의 진단을 받고 수술 및 입원치료를 받았다. 이렇게 갑과 같이 퇴직한 후 20일이 경과된 후 질병이 발병한 경우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산재로 인정돼 보상을 받을 수 있는가?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근로업무를 수행 또는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해 몸을 다치거나 사망하는 경우 등에는 이를 산재라고 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해 보상을 받는다. 이렇게 산재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① 근로자의 행위가 업무수행행위이거나, 그 업무수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야 하고 ② 이러한 근로자의 행위가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갑과 같이 퇴직한 후 20일이 경과한 후 발병한 경우에는 직장에서 퇴직했으므로 산재보상을 받기 위한 위 ①, ②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과연 산재보상을 받을수 있는지가 크게 문제가 된다. 위 갑의 경우에 대해 법원은 다음과 같은 판결을 하였다. S회사의 대표이사는 원래 H산업에서 근무하고 있던 갑을 스카우트하여 회사의 영업,생산, 관리 등 업무 전반을 지휘, 수행하도록 하는 등 두터운 신임을 보내면서 향후 공장이 신설되면 공장책임자로 임명하겠다는 언질까지 주었다. 갑은 대표이사의 신임하에 업무 전반을 지휘, 수행하는 등 열심히 근무하였는데, 그 후 대표이사는 공장이 완공되자 자신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제3자를 관리이사로 채용하여 공장책임자로 임명하였고, 점차 갑에 대한 대우를 소홀히 하였다. 이에 갑은 크게 실망한 나머지 회사를 퇴사하게 되었고, 퇴직을 한 후 진로에 관하여 줄곧 고민해 오던 중 양치질을 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지게 되었다. 한편 갑은 약간의 고혈압 증상이 있는 외에는 별다른 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갑은 S회사에서 대표이사의 신임하에 업무 전반을 열심히 수행하여 왔고 또 공장책임자로 임명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가 그러한 기대가 무산되고, 점차 대표이사의 신임도 잃으면서 업무상의 스트레스가 누적된 끝에 그 심적 갈등을 견디지 못하고 퇴직을 하게 되었고, 퇴직 후에도 진로가 정해지지 않아 많은 고민을 함으로써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하였을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갑의 이 건 질병은 위 회사에서 수행한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갑에 대한 산재보상을 인정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03구단1410판결, 대법원 2005두7020 판결). 위 판결은 퇴직 후 질병이라도 그 발병 원인이 퇴직 전 직장에서의 근무에서 받은 스트레스 등과 관련이 있을 때는 산업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음을 인정한 최초의 판결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수원 영통청소년문화의집은 10일 초등학생 4~6학년을 대상으로 에너지에 대한 이해와 절약 실천법을 익히는 프로그램 우리가 만들어 가는 행복한 에너지를 마련한다. 이 프로그램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따른 에너지 문제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강의, 태양광 자동차 만들기 등으로 진행된다. 여성가족부 인증 청소년수련활동인증프로그램으로 참가한 청소년은 청소년수련활동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학교생활기록부의 체험활동에 기재 가능하며 입학사정관제 증빙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참가희망자는 문화의집 홈페이지(www.ilove7942.or.kr)로 접수하면 된다. 문의(031)273-7942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말짱 도루묵! 우리는 흔히 어떤 일이 헛수고로 돌아갔을 때 이렇게 말한다. 얼핏 도루묵이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들어본 것 같지만 누가, 언제, 어디서 사용하게 됐는지를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병자호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답이 나온다. 조선 인조 임금이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으로 피난을 갔다가 묵이라는 생선을 먹고 맛이 좋아 은어로 부르도록 했다. 임금은 은어의 맛을 잊을 수 없어 병자호란이 끝난 뒤 남한산성을 다시 찾았지만 처음과 같은 맛을 느낄 수 없어 다시 묵으로 부르라 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도루묵으로 불리고 있는 것. 이처럼 남한산성은 외적을 물리치는 중대한 군사 역할과 함께 도루묵이란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탄생시킨 곳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남한산성의 2천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제17회 광주 남한산성문화제가 지난 10월19~21일 성대하게 펼쳐져 남한산성 탐방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남한산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어 3일간의 대장정이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뜻깊은 축제로 기억되고 있다. ■백제 온조대왕과 이서장군을 혼을 기리다 백제를 창건한 온조대왕 불굴의 의지와 남한산성 축성 총 책임자였던 이서장군의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한 숭열전 제향이 남한산성문화제의 시작을 알렸다. 제향의식은 매년 음력 9월5일 온조왕과 이서 장군의 신주를 모셔놓은 숭열전(경기도 유형문화재 제2호)에서 거행된다. 남한산성문화제를 주최하는 광주문화원 측은 두 분의 뜻을 문화제에 녹여내기 위해서 매년 양력 9월 말에 열었던 문화제를 올해 처음으로 제향식에 맞춰 개최, 남한산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제향의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신주 앞에 폐백을 드리는 전폐례(奠幣禮), 벼슬아치가 신위 앞에 첫 술잔을 올리는 초헌례(初獻禮), 아헌관이 신위 앞에 두 번째 술잔을 올리는 아헌례(亞獻禮), 종헌관이 마지막 술잔을 올리는 종헌례(終獻禮), 신에게 올렸던 술을 마시는 음복례(飮福禮), 폐백과 축문을 태우는 망료례(望燎禮)의 순으로 진행됐다. 여기에 악공들의 잔잔한 음악 연주가 더해지면서 유림, 탐방객 등도 경건한 마음으로 함께 봉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10년 만에 복원된 남한산성 행궁에서부터 남문행사장까지 행렬하는 호궤의식 재현이 진행됐다. 조억동 광주시장, 이성규 광주시의회 의장, 남재호 광주문화원장 등은 말을 타고 취타대, 의장대 등과 이동을 하며 과거 남한산성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해산하기 전 임금이 노고를 치하하는 장면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탐방객들은 의복을 갖춰 입은 행렬을 가만히 지켜보다 이내 신기한 듯 함께 발걸음을 옮기면서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남한산성 분위기를 조성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온 김수정씨(42여)는 교과서로만 배우는 우리나라 역사를 가르쳐줄 기회가 있어 아이들과 함께 남한산성을 찾았다며 실제로 이뤄졌던 것을 아이들이 볼 수 있어서 뜻깊은 하루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채로운 문화행사는 남한산성 알리미 숭열전 제향, 호궤의식 재현 등 역사적 의식이 끝난 뒤에는 그야말로 참가자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가 남한산성문화제 알리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산성백일장, 남한산성행궁 사생대회, 휘호대회가 열리는 곳에서는 그동안 실력을 갈고 닦았던 학생들의 남한산성을 주제로 기량을 뽐내는 장이 펼쳐졌다. 탁본체험, 떡메치기, 무형문화재, 정보화마을, 도자 체험행사 등 다채롭게 마련된 행사에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줄을 지어 기다리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남한산성행궁 사생대회에 참여한 이중회군(9)은 학교에서 여기로 소풍은 많이 왔는데 그때는 별로 재미없었다면서 오늘은 남한산성 그림도 그릴 수 있고 놀 것이랑 먹을 게 많아서 진짜 좋다며 즐거움을 나타냈다. 특히 곤지암고, 광주 중앙고, 광남고, 경화여자e비지니스고 등 광주지역 고등학생 120명이 참여한 남한산성 도전 골든벨이 이번 문화제의 하이라이트다. 학생들은 환호와 탄식을 쏟아내며 남한산성과 광주시의 역사에 대해 줄줄이 출제되는 문제를 풀어나갔다. 천주교의 발원지인 천진암을 맞추는 여섯 번째 문제에서 반 이상의 학생들이 탈락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사회자는 센스있게 패자부활전을 이끌어내며 광주지역 고등학생들의 말춤 플래쉬몹을 요구했다. 춤을 열심히 춘 자만이 자기 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는 조건을 달고 말이다. 학생들은 각자 개성 있는 말춤을 선보이며 이날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에게도 큰 웃음을 안겨줬다. 패자부활전에서 살아난 김경태군(17중앙고1)은 광주의 동물, 조선시대 일반 서민까지 사용했던 도자기, 광주 소속 읍면동 쓰기 등의 정답을 적어내면서 결국 골든벨을 울렸다. 김군은 일주일 정도 남한산성과 광주 역사 책을 보며 골든벨을 준비했다며 여태껏 몰랐던 광주시와 남한산성에 알게 되고 상금까지 받게 돼서 일석이조라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와 함께 평양 꽃바람 예술단 공연, 전통줄타기 공연, 산성음악회 등이 펼쳐져 문화제를 찾은 10만여명의 관람객들은 높은 가을 하늘 아래 짙어가는 단풍 속에서 남한산성문화제를 만끽했다. ■남한산성문화제의 모태 대동굿 문화제 마지막 날인 21일에는 남한산성 문화제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대동굿이 펼쳐졌다. 대동굿은 원래 조선인조 2년(1624년) 남한산성을 축성하고도 억울하게 역적으로 몰려 참형 당한 이회 장군과 그의 두 부인의 억울한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굿이었다. 하지만 광주시와 광주문화원이 남한산성대동굿을 중심으로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1997년 남한산성문화제로 명칭을 바꾸고 마을의 안녕과 복을 비는 전통무속 행사로써 문화제의 일환으로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날 대동굿은 광주, 하남 등 인근에 사는 무속인들이 함께 펼치는 큰굿으로 모두 12거리로 진행됐다. 거리마다 무속인들이 7~10명 정도가 나와 각기 다른 굿을 선보였다. 특히 비수 12개를 계단으로 만들어 놓고 한 계단식 타고 오르는 비수거리(일명 작두타기)가 진행될 때에는 관람객들이 이를 구경하기 위해 몰리며 장사진을 이뤘다. 관람객들은 손을 모으고 조마조마한 모습을 보이다가 무속인이 아무 탈 없이 거리를 끝내자 박수를 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매년 문화제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소원지태우기가 이번 축제의 끝맺음을 알렸다. 달집에 꽂혀 있는 탐방객들의 소원지에 불이 붙여지자 이들은 광지원농악단의 대동놀이 가락에 맞춰 강강술래를 하며 하늘로 올라가는 자신들의 소원을 바라봤다. 김진영 광주문화원 사무국장은 남한산성에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1호부터 6호, 국가사적, 자연풍경 등 모든 게 갖춰져 있다면서 매년 시행착오는 있지만 광주를 알리고 남한산성을 찾는 탐방객과 지역민이 어울리는 축제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사진= 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우리나라 대표 가락인 아리랑이 전 세계가 지켜야 할 무형유산으로 인정받게 됐다. 문화재청(청장 김찬)은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심사소위원회인 심사보조기구(Subsidiary Body)가 인류무형유산(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으로 등재 신청한 아리랑에 대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심사보조기구는 아리랑이 세대를 거쳐 지속적으로 재창조되고 현재 한국민의 정체성을 형성하며 결속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등재권고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등재권고는 해당 신청유산이 인류무형유산으로 선정될 충분한 가치를 가진다는 의미로, 최종 심사에서 뒤집힌 사례는 없었다. 이에 내달 3~7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리는 제7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아리랑의 인류무형유산 등재가 확실시 되고 있다.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 2009년 정선 아리랑의 등재를 신청했지만 국가별 심사 할당 건수 제한으로 심사에서 제외됐다. 이어 올해 6월 정선 지역의 아리랑에서 후렴구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로 끝나는 일련의 노래군으로 확대해 신청서를 제출했다. 또 지역별로 독특한 아리랑이 존재하고 즉흥적으로 지어 부를 수 있다는 것, 지역과 세대를 초월해 광범위하게 전승된 점 등을 강조했다. 당시 경기도와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수원에서 천지진동 페스티벌II-아리랑 아라리요 페스티벌을 열고 아리랑의 인류무형유산 등재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알리기도 했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대입과 취업을 위한 국영수 중심의 획일적인 공교육으로 미술과 음악, 체육 등 예체능 교육은 크게 줄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창의성을 요구받는 시대에 창조적이고 유연한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예체능 교육이 필수란다. 자녀가 안정된 직장과 경제적 성공을 얻는 것이 중요하지만 바른 인성을 길러 스스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도 함께 바라니, 진퇴유곡(進退維谷)이다. 우리나라 문화예술교육이 공교육과 사교육 가운데에서 진행되는 이유다. 학교와 그 밖의 경계에 선 문화예술교육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이에 본보는 도내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기획 취재 비상하는 에듀 클래스를 진행하는 가운데 도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현황과 문제점, 발전 방안 등을 중간 점검해본다. ▲ 문화예술교육, 공사 경계에 선 계륵?! 지난 2004년 11월, 문화관광부와 교육인적자원부는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지원, 사회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초중등 교원 전문성 강화 지원 및 전문인력 양성 등이다. 이를 위해 2005년 2월 (재)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을 설립했다. 이원재 문화연대 사무처장이 진흥원의 최근 4년간 예산 편성을 확인 결과, 학교문화예술교육 활성화 부문은 2천132억여원으로 전체 예산(2천728억여원)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공교육에서 외면받은 예체능 교육 보수공사의 일환임을 방증한다. 특히 올해 주 5일 수업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학생들의 노는 토요일을 책임지기 위해 갑자기 이날만 진행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지원 아래 등장한 것만 봐도, 향후 공교육 밖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예측할 수 있다. 한편 진흥원은 설립 초기 문화예술교육 인프라 구축의 핵심 사업으로 지역별 거점인 기초지원센터 지정 운영했다. 하지만 지원센터의 역할이 예산 집행과 관리로 집중되면서 2009년부터 상대적으로 안정적 관리 운영 조직 시스템을 갖춘 문화재단들이 광역센터로 지정받은 상황이다. 실제로 경기문화재단을 비롯해 문화재단이 없는 지역을 제외하곤 전부 문화재단이 문화예술교육을 수행하는 광역지원센터다. 지정 방침이 이러하다보니 지역의 문화예술교육센터는 정작 지역 특유의 상황을 고려하고 적용한 정책보다는 위탁받은 사업 수행에만 급급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원재 사무처장은 발제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평가와 운영 발전방향을 통해 진흥원 사업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학교문화예술교육사업에 대해 수동적 지원이 아닌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혁신 전략을 요구하며 진흥원과 광역센터 사이의 업무 분장 및 협력 체계를 고려한 사업 구조를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지역없는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2010년 5월 광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로 지정받은 경기문화재단은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 지역특성화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 예술교육 전문가 커뮤니티(CoP)지원사업, 문화예술교육 웹진 운영 등의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문화재단은 광역센터로 지정받으면서 조직 내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라는 별도의 주관 팀을 꾸렸다.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진행하는 사업 중 21억여원의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역시 학교문화예술교육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경기예술강사 지원이다. 도내 439개 학교에 초중고 6개 교과과정과 연극영화애니메이션 등 7개 분야 예술 강사 260명을 파견하고 있다. 또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세부 사업으로 교육자에 대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예술강사 네트워크 구축, 예술강사 제도개선안을 모색하는 내용의 컨퍼런스 개최, 예술교육 전문가 커뮤니티 지원 등을 진행해왔다. 이 밖에 주 5일 수업제 실시로 등장한 토요문화학교 운영사업을 4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공모 지원했다. 이처럼 예산 편성과 주관 사업만 보면 진흥원과 광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와의 차이를 찾기 힘들다. 진흥원의 지역사업을 대리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구조에 전액 국고와 지방비 보조금만을 예산으로 받아쓰는 상황에서 자율성은 커녕 지역 특유의 문화를 반영한 독자적 정책 수립 및 수행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실제로 올 봄 전국의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들은 주 5일 수업제로 갑자기 토요일 문화프로그램 공모 운영 방침을 하달받아 지역 수요조차 검토하지 못한 채 프로그램 운영 주체를 급하게 선정하면서 볼멘 소리를 쏟아내기도 했다. 게다가 주관 조직명은 센터로 그럴싸하지만, 인력 구성은 센터장(팀장)과 팀원 3명으로 1개 팀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다. 이처럼 문화재단 공간에 얹혀 턱없이 부족한 인력구조로 운영되는 것은 전국적으로 비슷한 형국이다. 이와 관련 임재춘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소장은 현재 전액 국고와 지방비 보조금으로 운영돼 국책사업 외 도 차원의 문화예술교육정책을 시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위탁사업만으로는 지역현황과 상황을 반영한 문화예술교육사업을 시행하기 어렵고 지역 특성에 맞는 독자적 교육 실현을 위한 기반과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 지역의, 지역에 의한, 지역을 위한 학교문화예술교육 지원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문화예술교육은 행정적 편의에 따라 지역 문화와 환경차이 등은 반영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운영되는 분위기다.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위탁사업 수행 수준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도시와 농촌, 신도시와 구도시, 장애와 비장애 등 지역 특유의 삶의 유형따라 문화예술교육의 접근 방식도 달라져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이는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게 요구되는 역할이기도 하다. 임 소장이 지원센터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진흥원과 지역센터간의 역할을 재검토하고 이관사업의 지역화와 중장기계획 수립, 지역 문화예술교육 관련 연구 조사 영역 확대 등을 제안한 것 또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김상회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 의원은 센터가 3년간 우수한 성과를 올렸지만 정작 도가 센터 지정을 신청하면서 약속한 조직 상설화와 예산의 확대 지원 등의 조건을 지키지 않아 종합적인 지역문화예술교육 정책이 수립되지 않고 있다며 센터의 사업 운영 결과를 도청과 교육청, 도의회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함께 고민하며 근본적인 문화예술교육정책을 만들고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중앙 중심의 문화예술교육사업 수행으로는 지역의 학생과 도민, 예술가들이 근본적으로 요구하고 상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수원미술전시관은 오는 22일까지 2013년도 전시실 대관 신청을 받는다고 4일 밝혔다. 대관 신청 가능 기간은 미술전시관 기획전, 내부 리노베이션, 공식 휴관일 등을 제외한 모든 기간이다. 대관 신청자(팀)은 신청서, 세부계획서, 개인(단체)소개서, 포트폴리오 등을 홈페이지(www.suwonartcenter.org)에서 내려 받아 우편 또는 방문 접수하면 된다. 결과는 12월 중순 이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수원문인협회(회장 이순옥)는 오는 13일 오후 5시 수원화성박물관 1층 강당에서 수원문학문협 발전방향 모색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순옥 회장의 사회로 유성호 평론가 겸 한양대 교수가 기조강연에 나서며 정득복 한국문인협회 제도개선 위원장과 김훈동 수원예총 회장이 발제자로 각각 나선다. 또 이경렬 시인과 윤수천 아동문학가, 류설아 본보 문화부 기자 등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수원문협은 또 이번 심포지엄에 이어 17일 백제의 고도부여에서 문학기행 문학의 현장을 찾아서를 진행할 계획이다.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