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출신 시인 신현림, 10년 만에 시집 ‘반지하 앨리스’ 펴내

의왕 출생으로 사진가이자 시인 등 전방위적 활동을 펼쳐 온 신현림(56)이 다섯 번째 시집 반지하 앨리스(민음사 刊)가 나왔다. 시인이 10년 만에 내놓은 시집으로 연작시 ‘나는 자살하지 않았다’를 비롯한 68편의 시를 실었다. 그는 반지하에 불시착한 앨리스들의 애환에 주목한다. 루이스 캐럴의 앨리스가 겪는 신비로운 세계와는 거리가 먼, 절망과 고통이 그득한 현실이다. “토끼 굴에 빠져든 백 년 전의 앨리스와/ 돈에 쫓겨 반지하로 꺼져 든 앨리스들과 만났다//생의 반이 다 묻힌 반지하 인생의 나는/생의 반을 꽃피우는 이들을 만나 목련 차를 마셨다//서로 마음에 등불을 켜 갔다”(표제작 ‘반지하 앨리스’ 전문) 전위적인 시인으로 이름 높은 그는 “가난한 아이들이 밥을 굶고/베이비 박스에서는 버려진 아이들이 울고”(‘내 마음은 혁명 중’) 있는, 여전한 이 시대 가난의 뿌리를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그러나 “쓸쓸한 나와 같은 너를 찾아/슬픔에 목메며/슬픔의 끝장을 보려고/나는 자살하지 않았다”(‘나는 자살하지 않았다 1’ 중에서)면서 절망의 늪에 빠지는 대신 희망을 선언한다. 이처럼 상실과 죽음에 저항하는 삶의 태도는 전작보다 한결 부드럽고 세상을 넓게 포용하는 것으로 바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동시대를 기록하고 위로하는 작품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시인이 직접 찍은 소녀상 사진 아래 “살아서 죽었던 당신들은 다시 살아 행복하라/살아서 매맞던 몸은 다시 싱싱하게 펄럭이고/산 채로 태워졌던 몸은 되살아 꽃피워라/꽃피거나 시들거나 아픈 몸은 더는 아프지 말라”(‘잃어버린 나라의 사람들에게’)는 작가의 위로는 애달프기 그지없다. 한편 시인은 이번 시집과 같은 제목으로 오는 10일까지 류가헌에서 사진전을 연다. 값 9천원 류설아기자

오프라인판 ‘알뜰신잡’ 연상케 하는 ‘미스터 퐁 수학에 빠지다’ 눈길

최근 대중의 호응을 얻은 방송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가 ‘알쓸신잡’이다. 알쓸신잡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의 줄임말이다.작가, 맛 칼럼니스트, 물리학 박사 등 다양한 장르의 전문가들은 ‘쓸데없는’ 수다로 일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일깨우며 시청자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때마침 출간된 미스터 퐁 수학에 빠지다(부키 刊)는 오프라인 버전 알쓸신잡으로 다가온다. 물리학과 원자핵물리학을 전공한 저자 송은영이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과학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수다 떨 듯 전하기 때문이다. 화자 미스터 퐁을 따라 여행, 요리, 스포츠, 데이트, 영화, 집안, 파티, 자연, 우주 등 9가지 소주제 속 수학 이야기가 총 90개가 펼쳐진다. 공통적으로 왼쪽 페이지에서 만화 퀴즈가 있고 그 오른쪽 페이지에 간단한 풀이와 답을 적었다. 예를 들어 일주일 전에 교체한 화장실의 화장지가 반이 남았다면 같은 기간인 일주일 동안 쓸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네 컷의 만화로 제기한 후, 원의 넓이를 구하는 수학 공식을 토대로 일주일이 채 지나기 전에 다 소모된다는 답을 적는 방식이다. 이처럼 책에는 사소하면서도 흥미로운 질문과 명쾌한 해답이 가득하다. 산타클로스는 선물을 하룻밤에 나눠줄 수 있을까, 식당에서 최적의 할인 옵션을 선택하는 법, 색색의 장미꽃 다발을 만들 때 필요한 색의 수, 맨홀 뚜껑이 둥근 이유 등이다. 이 중 한 문제의 답을 읽어보자.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 주는 산타클로스 이야기다. 산타클로스는 약 4만 2천㎞의 지구 한 바퀴를 질주하려면 시속 1천750㎞로 달려야 하는데, 오늘날 최첨단 여객기 속도가 시속 800~900㎞다. 선물을 내려 전달하는 시간까지 더하면 결국 불가능한 동화다. 무게를 계산해봐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최소 1억 명에게 1㎏의 선물을 전달한다고 가정하면, 자그마치 1억㎏을 실어야 하는데 사슴과 동물 순록 한 마리가 끌 수 있는 무게는 200㎏ 이상을 넘지 않는다. 판타지는 판타지일 뿐인데, 이러한 이야기까지 수학 원리로 풀어내는 것이 쓸데없으면서도 흥미롭게 다가오지 않는가. 저자는 이처럼 공원에 활짝 피어 있는 해바라기도, 식당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알 수 없는 목소리도, 밤하늘을 찬란하게 수놓는 은하도, 세찬 폭우와 함께 번쩍거리는 번개도, 상대를 제압하려는 유도 선수의 자세에도 원주율과 소수, 확률 같은 수학 원리에 따라 구성되거나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만화는 공감 한 컵 하실래요?를 쓰고 그린 일러스트레이터 김수민이 그렸다. 값 1만2천500원 류설아기자

[이주의 신간도서] 대한민국 청소년, 20대를 리드하라 外

대한민국 청소년, 20대를 리드하라/ 박기태·김보경 著/ 스마트주니어 刊 이 책은 지구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청소년과 청년을 ‘지구촌 촌장’이라고 부른다. 지구촌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국가 지도자나 국제 기구, 선진국만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 해낼 수 있다는 뜻에서다. 책은 이 지구촌 촌장들에게 중요한 것은 한국 사회에서 중요시되는 스펙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라고 강조한다. 사이버 외교사절단으로 알려진 반크가 미래 글로벌 리더의 조건을 살펴보며 청소년과 청년들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을 알려준다. 값 1만 2천 800원 아바나의 시민들/ 백민석 著/ 작가정신 刊 소설가 백민석이 쿠바의 수도 아바나를 사진과 글로 담았다. 저자는 아바나를 여행하며 느낀 소회를 2인칭 시점으로 담백하게 이야기한다. 자연경관이나 유적보다도 아바나의 시민들에 초점을 맞춰 생생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낯설게 느껴지는 도시 아바나는 햇빛이 눈부신 곳이다.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에서는 쨍쨍한 햇? 때문에 강렬한 명암의 대비가 드러난다. 먼 곳에 있는 사회주의 국가 쿠바의 다른 면모를 소설가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값 1만 4천원 수원문학 2017 여름호/ 수원문인협회 著/ 고요아침 刊 수원문인협회의 계간지. 이번 여름호는 시와 시조, 수필, 단편소설, 희곡, 아동문학 등 지역 문인들의 다양한 장르 작품을 모았다. 원로 작가인 윤수천, 오세영 등을 비롯해 수원문학인상을 수상한 채찬석·황병숙, 수원문학 신인문학상을 받은 안정연·김순의·김영아 등의 작품이 실려 있다. 값 1만 2천원

올 여름, 감성 충전 북캉스 어때요?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많은 이들이 일상을 뒤로하고 떠난다. 각종 업무를 처리하느라 꿈도 못 꿨던 독서를 이번 휴가의 특별 아이템으로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 무겁고 진지하기보다는 휴가를 더 완벽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신간을 소개한다. ▲휴가 시작, 기내에서 당신을 위한 ‘알쓸신잡’ 비행기에서 10시간 무거운 출장길이든 가벼운 여행길이든 모처럼 유럽이나 북아메리카 대륙으로 가는 여행객들이 예외 없이 경험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장거리 비행’이다. 아무리 최단 비행을 할 수 있는 직항을 탄다고 해도 최소 10시간 넘게 비행기에 머물러야 한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0.24평의 감옥’이 자칫 설레는 휴가를 망칠 수도 있다. 비행기에서 10시간을 쓴 저자 박돈규는 심리학, 물리학, 사회학, 기상학 등에서 추출한 깨알 같은 지식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비행기에서 문득 떠올리는 의문점을 해결해주고 장거리 비행을 즐길 팁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기내식이 맛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성층권에 도달한 비행기 내부의 습도와 기압, 소음 등 환경이 달라지면서 우리의 미각이 감기 환자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그 이유를 설명한다. 기내식을 선택할 때에는 기내 특성상 탄수화물보다 단백질의 비중을 높이는 메뉴가 좋다. 이 밖에도 좌석 선택법, 시차증훈군 극복 방법, 승무원의 비밀 공간, 꿀잠을 위한 조건, 탑승객들이 공포영화를 보지 않는 이유 등 평범한 승객의 관점에서 풀어놓은 ‘알쓸신잡’이 흥미롭다. 값1만2천원 ▲드디어 도착, 재충전과 재탄생을 돕는 휴가지에서 읽는 철학책 반복되는 ‘업무’에 지쳤다면, 사유의 재미를 다시 찾고 싶다면, 가야 할 방향을 잃었다면, 이번 휴가는 사색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어떨까. 프랑스 출신의 철학자 장 루이 시아니는 세상과 격리된 자신의 내면과 극적으로 대면할 수 있는 “휴가지야말로 거의 완벽하게 철학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휴가지에서 읽는 철학책(쌤앤파커스 刊)을 전한다. 저자는 현재 몽펠리대학교에서 철학 방법론과 비평을 가르치고 있다. 책은 휴가지를 향해 떠나는 순간부터 이뤄지는 일련의 행위들을 쫓는다. 떠나다, 도착한다, 놀란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옷을 벗는다, 높이 올라간다, 명상을 한다, 읽는다, 걷는다, 웃는다, 사랑한다, 모래 위에서 논다, 햇빛을 받는다, 다시 돌아간다…. 누구나 휴가지에서 겪는 이 행위들에서 철학하는 법을 제시한다. 아이들의 모래놀이에 철학을 견주고, 높은 곳에서 아래를 굽어보는 관점의 변화를 실천하게 한다. 저자는 이 같은 휴가지에서의 철학적 사유야말로 자유롭고 행복한 존재로 나아갈 수 있는 궁극적인 삶의 목적이자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벼르고 별러 떠나온 이 휴가지에서, 한가로움을 독차지한 해변에서 철학한다는 것. 그것은 독자 스스로 재충전과 재탄생의 힘을 부여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좀 더 나은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값 1만4천원 ▲돌아온 일상, 여전히 피곤한 당신을 위한 최고의 휴식 정신과 전문의인 구가야 아키라는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냈는데도 피로감이 사라지지 않는 이들에게 최고의 휴식(알에이치코리아 刊)을 권한다. 미국에서 멘탈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피로감 대부분이 뇌 현상이라는 것을 최신 뇌과학 연구 성과를 통해 입증했다. 그는 피로감의 원인이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 Default Mode Network)의 과도한 활성화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DMN은 이른바 멍한 상태에서 활성화되는 뇌 내 메커니즘을 통칭한다. 적절한 멍 때리기는 휴식과 창의력 강화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우울하거나 답답한 상태로 고통스럽거나 불안한 미래를 떠올리는 등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뇌가 지나치게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것이다. 체중의 2% 정도를 차지하는 뇌는 신체 전체 사용 에너지의 20%나 된다. 더욱이 뇌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60~80%가 공회전, 즉 DMN에 사용된다. 이렇게 에너지를 낭비해버리니 아무것도 안 해도 지치고 마는 것이다. 뇌를 쉬게 하면서 진정한 쉼을 누릴 방법은 무엇인가. 저자는 일상에서 간단한 습관 교정만으로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어 스티브 잡스, 마크 베니오프 등 세계적인 CEO가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페이스북, 애플, 구글 등에서 실행 중인 뇌 휴식법 ‘마인드풀니스’의 실천 방법 7가지를 제시한다. 핵심은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값1만4천800원 류설아기자

잊고 있던 고운말 꽃향기처럼 피어나…이해인 수녀 신간 ‘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

“사전 속 아름다운 말을 찾아 꺼내는 노력이 필요해요. 고운말 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26일 신간 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샘터 刊)를 펴낸 이해인 수녀가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한 말이다. 신간의 제목은 이해인 수녀가 머리글을 작성하던 중 갑자기 떠오른 것. 여러 제목이 후보에 올랐지만 선한 마음과 고운 마음이 서로 맞물려 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담아 정했다. 그는 “수도자로서, 시인으로서 평소 언어생활과 언어문화에 대해 깊이 고민해 왔다”며 “전에 언어를 주제로 썼던 글과 산문집에 들어가지 않은 원고를 합쳐 엮었다”고 설명했다. 이해인 수녀는 고운 말이 사라져 가는 세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다. 현대에는 인터넷이 발달하며 빨리빨리 문화가 자리잡았다. 또 경쟁을 부추기다보니 사람들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힐 시간이 부족해졌다. 그는 “줄임말과 은어, 비어가 판 치며 세대 간 소통이 안 되고 있다”며 “사람들의 성미가 급해지며 막말을 하게된 것도 크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고운말을 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이해인 수녀는 일단 마음을 선하게 길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막말을 하고 후회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러지 않으려면 절제와 인내를 갖고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이해인 수녀는 재미있는 조언을 했다. 그는 “분식집을 가면 쫄면과 유부우동, 냄비우동을 적은 차림표가 있는데 이같은 매뉴얼을 만들어보라”면서 “예를 들면 결혼식을 올리는 신랑신부, 빈소에 있는 유족들에게 뭐라 말을 건넬지 정리해보라”고 말했다. 이번 책에는 곳곳에 빈칸이 있다. 독자 스스로 채워가는 고운말 수첩을 의도했다. 이해인 수녀는 “화날 때 어떤 표현을 하는지 5개, 10개를 적어보라는 꼭지도 있고 기쁨을 표현하거나 축하하는 말 등을 채워보는 코너도 있다”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고운말씨를 다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간에 대해 ‘내가 썼어도 내용이 참 좋아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말했다. “오랜 세월 언어를 위해 해온 노력이 책에 잘 녹아 있어요. 책 제목처럼 날마다 새롭게 고운 마음 갈고닦아 사랑의 꽃을 피우고, 날마다 기쁘게 고운 말씨 갈고닦아 주변과 세상을 환히 밝히는 사랑의 빛이 됩시다.” 손의연기자

중국에서 역사상 가장 탁월한 개혁가로 평가받는 장거정의 이야기…‘장거정 평전’

한 명의 개혁가가 나라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가능하다고 증명할 방법은 없지만 한 가지 사례를 들 수 있다. 바로 중국 명나라 말기의 정치가 장거정이다. 장거정 평전(더봄 刊)은 10년간의 개혁으로 명나라 왕조를 70년 연장했다는 평가를 받는 장거정의 이야기를 다룬다. 명나라 후기는 환관의 횡포, 민란의 발생, 남로북왜의 화로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이때 나타난 장거정은 개혁가의 면모를 발휘해 명나라를 구원했다. 그는 고성법을 실시해 관료의 1년 업무를 평가하고 인사에 반영해 관료들이 일을 게을리하지 않도록 했다. 조세 개혁인 일조편법은 곡물과 노동으로 납세하던 것을 은으로 통일해 운영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국방 또한 빈틈이 없도록 조치했다.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라고 인정하며 전문가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지원했다. 책은 성공적으로 개혁을 펼친 장거정의 탄생부터 과거시험, 말단 관리 시절, 권력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과정, 어린 황제와의 교감 등 일대기를 담았다. 명대 정치적 사건은 물론, 그 속에 얽힌 인물들의 심리와 고뇌도 드러냈다. 유명한 중국 전기작가인 주둥룬이 쓴 전기는 국내에도 지난 2010년 출간된 적이 있다. 절판돼 구할 수 없었으나 한 기업 회장이 이 책을 가장 아끼는 책으로 꼽으며 주목을 받았다. 재출간을 원하는 독자들이 많아졌고 다시 나올 수 있었다. 장거정의 개혁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는 사람들에게 개혁을 위해서는 분명한 철학과 오랜 준비, 도덕에 기초한 처신, 철저한 관리 등이 따라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값 1만 7천원 손의연기자

[이주의 신간도서] 당신의 글에는 결정적 한방이 있는가 外

글쓰기, 말하기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77가지의 비법을 소개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문구, 마음에 남은 문구를 쓰는 능력은 카피라이터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평범한 직장인들, 혹은 리포트가 잦은 학생이나 취업준비생들에게도 카피력이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아홉 단계로 나누어 카피력의 기본이 되는 기술을 설명한다. 값 1만3천800원 아날로그의 반격/ 데이비드 색스 著 / 어크로스 刊 비즈니스, 문화 트렌드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적해온 저자 데이비드 색스가 밀라노 디자인 위크부터 미국 내슈빌의 레코드 공장까지 다시금 떠오르고 있는 아날로그에 대해 추적한 책이다. 그는 변화의 핵심을 파악하고, 소비자 심리학를 파헤친다. 여기에 관련 업계의 다양한 리포트를 종합해 디지털 라이프의 한계와 그 바깥에 실재하는 아날로그 세계의 가능성과 미래를 보여준다. 값 1만6천800원 두뇌리듬/ 스가와라 요헤이 著 / 매경출판 刊 저자인 스가와라 요헤이는는 ‘인재개발 비즈니스 플랜’으로 유명한 유크로니아의 대표이다. 국립병원기구에서 뇌 재활치료를 담당하기도 했다. 또 일본 전역에서 기업현장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다양한 연구결과와 현장 경험을 토대로 직장인들의 업무생산성을 높이고, 질병까지 예방할 수 있는 비결을 알려준다. 값 1만3천500원

‘정신 vs 육체’ 근현대의 전쟁 문화 통찰

극한의 경험 / 유발 하라리 著 / 옥당 刊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유발 하라리가 전쟁의 역사를 다룬 신간 극한의 경험(옥당 刊)을 펴냈다. 이스라엘 하이파에서 태어난 유발 하라리는 히브리 대학교에서 중세 역사와 군사 문화를 공부하고 2002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중세 전쟁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예루살렘의 히브리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역사와 생물학의 관계는 무엇인가?’ ‘호모 사피엔스와 다른 동물의 본질적인 차이점은 무엇인가?’ ‘역사에 정의가 있는가?’ ‘역사에 방향이 있는가?’ ‘역사가 전개되면서 사람들은 더 행복해졌나?’ 등 거시사적인 질문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앞서 2009년과 2012년 인문학 분야 창의성과 독창성을 기리는 ‘폴론스키 상(Polonsky Prize for Creativity and Originality)’을 수상했으며, 2011년에는 군사 역사 논문의 탁월함을 인정받아 ‘몬카도 상(Moncado Award)’을 수상했다. 동시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를 펴내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전쟁을 체험한 전투원들의 경험담에 나타난 전쟁을 이해하는 방식의 변화에 주목한다. 중세부터 근대 후기까지 전투원들의 전쟁 경험담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전쟁을 해석하는 시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계시적 전쟁 해석’이 등장한 사회적, 문화적 배경은 무엇인지 살핀다. 이를 위해 저자는 15세기와 21세기를 왔다갔다하며 둘 사이의 거리를 보여주고 비교하는 방식으로 책을 끌어나간다. 1부에서는 1865년부터 2000년까지 계시적 전쟁 해석을 개관하고, 2부에서는 근대초기(1450∼1740년)로 돌아가 20세기와의 극명한 대조를 통해 근대 초기 전쟁 경험담의 특징을 살핀다. 3부와 4부에서는 1740년부터 1865년까지 낭만주의 시기에 계시적 전쟁 해석이 형성되는 과정을 검토함으로써 우리에게 익숙한 근대 후기 전쟁 해석을 새로운 각도로 바라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이 책에서 저자의 가장 중요한 논지는 1740년부터 1865년 사이에 전쟁을 이해하는 방식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중세부터 18세기 이전까지는 전쟁을 계시 체험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를 지내는 동안 계몽주의와 감성 문화, 낭만주의의 영향으로 전쟁을 계시의 요인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18세기까지 전쟁은 육체에 대한 정신의 승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해석됐지만, 20세기가 되자 전쟁은 정신에 대한 육체의 승리를 보여주는 주요 사례가 됐다고 설명한다. 값 2만3천원 송시연기자

건립부터 매니지먼트까지 전시의 모든 것 담은 책 ‘전시 A to Z’ 주목

국내에서 전시는 역사와 함께 발전해왔다.역사와 전통을 담는 문화공간이자 창조적인 작품을 담아내는 예술공간, 국가 행사를 치르는 교류의 장, 기업의 발전 현장과 브랜드를 홍보하는 공간, 교육의 터전, 대중의 오락 장소, 관광명소까지 ‘전시’는 다양하게 변화하고 진화하는 중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전시 관련 전문서적은 해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전시 업계에 단비가 될만한 전시전문서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미술관ㆍ박물관 등의 건립 단계부터 전시 매니지먼트까지의 관련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담은 책 전시 A to Z(한언 刊)이 그것이다. 김진희 전 경기도어린이박물관장(한국어린이박물관협회 부회장)을 비롯해 각 분야에서 최소 10년, 많게는 30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전시전문가 총 8인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박물관ㆍ미술관의 전시부터 과학전시, 어린이박물관전시, 테마전시, 산업전시, 리테일전시까지 등 총 7장에 걸쳐 각 분야를 세밀하게 기록했다. 전시의 기본 지식에서부터 이론과 실무, 사례와 현황 등을 집대성한 책으로 관련 전공자들의 입문서로 제격이다. 브루클린 어린이박물관 ‘식물 모형전시’ 특히 제4장 ‘어린이박물관에서의 전시’에서는 지난 2011년 9월 개관한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의 실 사례를 토대로 미국과 필리핀 등의 관련 내용을 상세하게 담았다. 어린이박물관에 대한 기본 개념부터 여타 전시관과의 차이점, 국내외 현황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시 기획과 운영이 기본 업무지만 박물관ㆍ미술관 이용자가 주로 4세부터 초등학생까지의 어린이라는 점에서 아동학 전문가, 교육학 전공 학예사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전시중에서도 전문 분야로서의 차이점을 명확히 드러낸다. 이와 관련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서문을 통해 “각 분야의 전시전문가들이 이론을 토대로 현장경험을 하면서 마주치는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전시에 대한 종합적인 지침ㆍ개설서로서 시의적절하고 더욱 심화된 전시 이론이 개발되는 데 기반이 될 것”이라고 추천했다. 값 2만 9천 원 류설아기자

연천군-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 현대문화유산 유엔군화장장시설 연구 보고서 공동 발간

연천군과 경기문화재단이 유엔군화장장시설 기록화 조사 및 활용 연구 보고서를 공동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군과 재단이 지난 4월부터 등록문화재 제408호인 연천 유엔군화장장시설에 대해 추진한 환경분석, 역사분석, 물리기록(3D 스캔, 도면 제작), 기억기록(구술·채록), 국외사례분석, 활용방안수립 등에 대한 최종 결과물이다. 책임연구원으로 이지훈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장, PM연구원으로 신창희 경기학연구센터 전문연구원이 참여했다. 연천 유엔군화장장시설은 경기 북부의 접경에서 이루어진 6·25전쟁의 기록이자 현대 세계사의 큰 굴곡이었던 냉전의 산물이다. 전쟁 당시 우리나라와 북한, 중국, 미국, 유엔 등 수많은 나라가 이념과 국익을 걸었던 흔적이 본 문화유산에 남아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유의미하다. 이번 연구는 현대문화유산의 의미와 현재적 가치를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 화장장 자체의 물리기록뿐 아니라 관련된 사람들의 기억을 담는 작업을 동시에 추진한 것이 특징이다. 또 현대인과 소통하기 위한 방법으로 ‘윤리적 추모 공간 조성 방향’, ‘문화콘텐츠 기획 방안’, ‘공간 구획 및 정비 방향’ 등을 제시했다. 재단 관계자는 “현대의 기억과 증거도 우리의 문화유산으로 충분히 보존되고 활용될 가치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수행한 연구”라면서 “지역 경제의 발전논리에서 희생되고 있는 역사적 가치가 전근대에만 한정되지 않으며 현대에 만들어진 유산에도 해당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비매품. 문의 (031)231-8576 류설아기자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