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 풀어본 ‘무예’… 무예24기 상임연출 최형국 ‘무예 인문학’ 펴내

무예와 인문학이라는 단어를 합친 책 제목은 낯설다.무예는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이며, 인문학은 인간다움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무예는 인간의 생존 본능과 연결돼 있어 인문학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인류가 공동체 생활을 하며 무예는 공동체의 에너지를 집결하는 수단인 동시에 유희 수단으로 사용됐다. 무예 인문학(인물과 사상사 刊)은 무예의 역사, 문화, 철학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무예의 예술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검무다. 축제나 연회에서도 빠지지 않는 요소였다. 조선시대에는 기생도 검무를 출 수 있어야 대접받을 정도였다. 혜원 신윤복의 쌍검대무 그림에 나오는 무녀는 무예도보통지의 쌍검법 중 초퇴방적세로 보이는 검무를 추는 것으로 보인다.이밖에 나뭇가지로 만든 최초의 칼부터 철로 칼을 만들기까지의 칼의 역사, 장수의 공부법 등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책 1부는 무예에 스며든 문화·철학적인 무예·무예의 종착점 전쟁·칼로 쓰는 역사, 2부는 무예는 몸으로 실천하는 인문학·무예와 삶 무인의 삶·칼을 품은 무인의 마음·배우고 수련하니 기쁘지 아니한가 등으로 구성했다. 저자 최형국은 칼을 잡은지 20여 년이 넘은 검객이다. 중앙대 대학원에서 한국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인문학자이기도 하다.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의 상임연출을 맡고 있으며 한국전통무예연구소장이다. 저자가 풀어낸 ‘무예 인문학’ 이야기는 우리 전통의 몸 문화를 발견하고 무예에 담긴 철학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값 1만5천원 손의연기자

책 ‘읽기’ 즐거움… ‘10권을 읽고 1000권의 효과를 얻는 책 읽기 기술’

10권을 읽고 1000권의 효과를 얻는 책 읽기 기술(비엠케이 刊)은 피로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책이란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됐다. 이 책의 저자인 북 에이전시 ‘책과 강연’의 이정훈 대표는 한때 기계적으로 책을 읽어치우던 다독 예찬론자였지만, 적게 읽고도 얼마든지 깊어질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후 책장을 비웠다. 그때부터 적게 읽기, 반복해서 읽기, 관찰하고 느리게 생각하기를 생활화했다. 그러자 그 빈자리에는 사색의 시간이 찾아들었고, 한 권의 책을 깊게 읽는 동안 생겨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내면의 호기심과 마주하게 됐다. 단순히 책을 읽는 행위였던 독서는 어느새 자기 생각을 효율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글쓰기로 이어졌고, 나아가 자신을 브랜딩할 수 있는 기획적 사고력이 길러졌다. 현재는 북 에이전시 ‘책과 강연’의 대표 멘토로 강연과 저술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소독(少讀)을 통해 얻은 책의 의미와 깊이 읽기의 좋은 영향에 대해 담은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의 제목 그대로 10권을 통해 1천권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책 읽기의 기술에 대해 5장에 걸쳐 소개한다. 1장에서는 바쁜 현대를 살아가며 책을 쇼핑하듯 구입하는 책의 강박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2장은 적게 읽음으로써 얻게 되는 내면의 성숙과 익숙한 대상에서 낯섦을 읽어내는 낯선 시선을 말하고 있다. 3장에서는 저자가 직접 개발한 독서법과 독서 도구를 활용해 어떻게 10권에서 1천권의 깊이를 읽어내는지를 담았다. 특히 저자는 여기서 자신이 개발한 독서법과 독서노트를 활용법을 알려준다. 저자의 비법은 책을 적어도 세 번 반복해서 읽으며 얻게 되는 지식과 파생되는 정보를 독서노트에 기록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지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내용은 따로 파일에 정리해 파일 도서관을 만들어 보관하는 것이다. 4장에서는 단 한 줄에도 1천권의 깊이가 담기는 글쓰기를 철학적으로 조명한다. 5장에서는 어느 날 불쑥 저자를 찾아와 240일간 독서법을 익히며 글 한 줄 쓴 적 없었음에도 책을 내게 된 태한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요즘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책을 빨리, 보다 많이 읽으라고 말하고 있다”며 “하지만 단순히 많이 읽는 것이 아닌, 한 권이라도 깊게 읽는 것을 통해 더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책장을 비우고 일상의 낯섦을 회복하고, 반복해서 깊이 있게 읽는 다면, 누구나 깊어질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값 1만5천800원 송시연기자

[이주의 신간도서] 자조론 外

자조론/ 새뮤얼 스마일스 著/ 꿈꾸는별 刊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자기 자신을 돕는 방법을 소개해온 작가 새뮤얼 스마일스. 책은 출간 후 세계 각국에서 번역돼 인기를 끌었다. 저자는 과거 정치가, 과학자, 예술가 등의 성공 사례와 예술작품을 소개한다. 책이 강조하는 메시지는 ‘자신을 존경하라, 자신을 믿어라, 자신을 단련시켜라, 자신을 연마하라, 자신을 고무시켜라, 자신을 성장시켜라’ 등이다. 이 책은 원문에서 필요한 부분만을 뽑아서 번역한 초역 형식으로 이해를 도왔다. 값 1만 3천 500원 발레핏 다이어트/ 한지영 著/ 비타북스 刊 발레리나인 저자가 20년 동안 체득한 맨몸 운동법과 다이어트 비법을 전수한다. 언제 어디서든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동작을 담았다. 현대인은 어깨가 경직돼 승모근이 발달하고 거북목이 되기도 한다. 발레핏은 자세를 바로 잡아 체형을 교정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처럼 근육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속근육을 단련, 슬림하고 탄탄한 몸을 만들 수 있다. 책은 동영상 QR코드를 덧붙였다. 저자가 직접 시연하는 영상을 보고 따라할 수 있다. 또 증상과 통증에 따른 맞춤 동작을 따로 소개해 활용하기 편하다. 값 1만 4천 800원 중력파 과학수사대 GSI/ 오정근 著/ 스토리존 刊 100여 년 전 아인슈타인이 중력파의 존재를 주장했다. 지난 2015년 중력파의 존재가 실제로 입증됐다. 당시 크게 이슈가 됐지만 중력파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국가수리연구소 오정근 박사가 어린이를 위해 중력파가 무엇인지 쉽게 설명한 책을 내놨다.이 책은 과학수사대 대원들이 시공간을 이동하며 사건을 해결해가는 내용이다. 중력파에 대한 궁금증을 그림, 설명으로 풀어냈다. 어린이들이 과학 용어와 중력파 이론을 익힐 수 있는 책이다. 값 9천 500원

경기문화재단 신화강연 시리즈 엮은 ‘남방실크로드 신화여행’ 단행본 발간

경기문화재단이 신화를 주제로 한 강연을 엮은 단행본 남방실크로드 신화여행을 발간했다. 이번에 출간한 책은 재단이 지난 2014년부터 진행한 신화 강연 시리즈를 매년 기록해 펴낸 세계신화여행, ,아시아신화여행에 이은 세 번째 자료집이다. 책에는 지난해 9~11월 진행한 강연 ‘신화와 예술 맥놀이-신화, 아주 많은 것들의 시작’의 자료를 토대로 재구성했다. 벼농사 기원신화와 함께 각 지역의 곡물신화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남방실크로드에 대한 설명과 함께 중국 윈난성과 쓰촨성의 소수민족 신화,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도처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의 신화를 소개한다. 우리의 ‘콩쥐팥쥐’ 이야기와 유사한 먀오족의 ‘오러와 오도’ 이야기, ‘선녀와 나무꾼’과 유사한 ‘마노하라’ 이야기도 있다. 또 아시아 전역에 각국의 버전으로 존재하는 ‘라마야나’ 이야기 안에서 서유기 손오공의 모티브라고 하는 ‘하누만’과도 만날 수 있다. 김선자(연세대 중국연구원 전문연구원), 김헌선(경기대 교수), 김혜정(백석대 교수), 홍윤희(연세대 교수), 나상진(중앙대 교수), 권태효(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 심재관(상지대 교수), 최귀묵(고려대 교수)가 참여했고 작가 김남일이 ㈜아시아와 함께 엮었다. 이 자료는 재단 홈페이지 아카이브 채널에서 목차를 확인해 볼 수 있다. 문의(031)231-7234 류설아기자

공공도서관 건립·도서 확충에 1조187억 투입

올해 도서관 건립과 장서 확충 등 공공도서관의 기반을 강화하는 데 1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보유 장서 수는 국민 1인당 2.1권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는 26일 이 같은 내용의 ‘제2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2014~2018년) 중 2017년도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공공도서관 지원 사업에 지난해(8천219억원)보다 24% 늘어난 1조187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재원은 국비 2천864억원, 지방비 7천317억원, 민간 6억원이다. 이 가운데 78%에 해당하는 7천931억원을 도서관 건립·시설개선과 장서 확보 등 ‘도서관 기반확충 및 운영 내실화’ 분야에 투입한다. 올해 전국 공공도서관은 작년보다 41곳이 늘어나 1천51곳이 된다. 이에 따라 공공도서관 1곳당 봉사대상 인구수는 4만9천205명으로 작년(5만765명)보다 줄어 서비스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공도서관의 총 보유 장서는 올해 764만권(745억원 투입)이 확충돼 1억600만권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우리나라 인구 1인당 공공도서관 장서 수는 2.1권으로 작년(1.9권)보다 0.2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서관 이용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 17개 시도 공공도서관에 사서 256명을 추가로 채용하고 학교도서관 사서를 55명 충원하는 등 전문 운영인력도 늘린다. 한편, 문체부는 도서관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역 간에 건립 불균형이 있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부터 공공도서관 건립 사전평가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도서관을 통해 더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공공도서관 평생학습 프로그램(4만7천98개), 지역 특성에 맞는 인문정신문화 프로그램(9천822개),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5천회) 등을 작년보다 10~20%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다. 전국 지하철, 대형마트 등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에서 24시간 무인 도서 대출·반납이 가능하도록 미래형 유(U)-도서관 구축하는 사업도 지원한다. 이밖에 학교도서관의 교과 연계 수업과 대학도서관의 학술정보 기반을 강화하고 병영도서관의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확대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겸손·용서·정의… 인생에 필요한 20가지 덕목

헐리우두 유명 배우인 에단 호크가 책을 냈다. ‘인생을 홀로 헤쳐 가야 할 이들에게 건네는 스무 가지 전언’을 부제로 내건 기사의 편지(부키 刊)다. 국내에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풋풋한 고등학생 토드 역을 시작으로 비포 선라이즈 3부작에서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높은 인기를 얻은 그는 배우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최근 국내 출간한 기사의 편지를 통해 ‘작가’로서의 에단 호크를 새롭게 되짚어보는 분위기다. 그는 앞서 스무 살에 배우가 되기 위해 뉴욕에 온 자전적 캐릭터 ‘윌리엄’의 성장통을 다룬 데뷔 소설 이토록 뜨거운 순간, 긴 여행 끝에 결혼과 부모가 되는 두 남녀의 감정 변화를 포착한 소설 웬즈데이(이상 MEDIA2.0 刊)를 썼다. 에단 호크의 인생사를 반영한 듯한 작품의 색깔은 이번에 국내 출간한 ‘기사의 편지’에서도 이어진다. 제목만으로는 중세 시대 기사도에 대해 설명하는 격언집 같은 느낌을 주지만, 소설이다. 10여 년 전 어느 날, 자녀에게 가르쳐야 할 규칙을 주제로 아내와 나눈 이야기를 통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저녁 8시 잠자리에 들기처럼 평범한 것부터 삶의 덕목까지 많은 이야기를 알려주고 전하고 싶었던 부모의 마음이 이 책의 출발선인 셈이다. 이에 에단 호크는 자신의 상상 속 조상인 중세 기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1483년 겨울, 영국 콘월 지방의 기사 토머스 레뮤얼 호크 경이 그다. 험난한 전투를 앞둔 밤, 자신이 돌아오지 못할 것을 염려해 사랑하는 네 자녀에게 자신이 익혀 온 삶의 교훈을 담은 편지를 쓴다. 겸손, 협력, 사랑, 믿음, 우정, 용기 등 할아버지에게서 배운 20가지 ‘기사의 규칙’을 이야기한다. 이 때 따분한 잔소리 혹은 설교처럼 들릴 수 있는 가르침을 아메라키 원주민 우화와 불교 설화 등과 같은 옛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재구성한 에피소드로 쉽고 흥미롭게 전한다. 특히 각 규칙마다 금언(金言)을 담았는데, 저자가 강조하고 싶었던 가치들이 강렬하다. 예로 겸손에 대해 “그저 기사답게 행동해라. 너보다 못난 사람도 없고, 너보다 잘난 사람도 없다.”고, 자부심에 대해선 “어떤 경우에도 기사가 아닌 척하지 마라. 남들을 편하게 해 주려고 자기를 낮추지 마라. 최상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야말로 최상의 존경을 표하는 길이다.”라고 적었다. 또 품위를 “변화를 수용하는 능력이다. 마음을 열고 유연해져라. 딱딱하면 부러진다.”고, 정의를 “절대 참을 수 없는 것은 단 한 가지뿐이다. 바로 불의다. 진정한 기사는 항상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싸운다.”고 당부한다. “헐뜯는 말을 하지 마라. 기사는 확신하지 않는 소식을 퍼뜨리지 않는다. 이해하지 못한 채 비난하지도 않는다.”는 말에 대한 조언 등 꼼꼼히 적은 가르침은 인간이 지녀야 할 불멸의 가치를 일깨운다. 값1만2천원 류설아기자

민족의 자주 독립 위해 농촌계몽운동… ‘백년을 앞선 선각자’ 최용신 선생 일대기

일제 강점기 무단통치 시대의 대표적 여성 독립운동가는 유관순 열사가 꼽힌다. 그러나 일제 문화정치 시대 농촌계몽운동을 펼친 최용신 선생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 않으며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최용신은 소설가 심훈의 작품 상록수의 롤모델로 잘 알려져 있다. 소설 속 채영신은 최용신을 본딴 인물이다. 저자 김명옥은 안산에서 생활하던 중 최용신이란 인물에 빠져들었다. 그는 최용신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이야기를 들었다. 최용신의 외로운 진실(책과나무 刊)은 그가 지금까지 연구해온 최용신의 일대기, 남아 있는 사료들을 묶은 것이다. 최용신은 일제의 문화정치에 맞서 교육과 농촌계몽운동을 펼쳤다. 당시 고등 교육을 받은 여성은 흔치 않았다. 최용신은 양반 가문에서 태어나 대학 교육까지 받은 ‘금수저’였다. 주목할 점은 평탄한 삶을 살 수 있던 그가 소외된 농촌으로 가 계몽운동을 일으킨 것이다. 결국 26세 고문 후유증과 과로로 쓰러져 사망했다. 저자는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최용신의 ‘상록수 정신’을 조명하고, 현대에서 최용신이 가지는 의미를 설명한다. 현대 부의 양극화, 물질 중심의 가치관, 갑·을 차별 문화, 청년 실업 등 우리 사회 여러 난제를 최용신의 정신으로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것. 아울러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최용신 사후 기념사업과 제 문제를 논의하고자 한다. 독립유공자 추서 문제와 새마을 운동의 발상지 샘골, 최용신이 평생 교육에 주는 메시지 등이다. 저자 김명옥은 “농촌으로 가서 자신을 희생하며 교육하고, 양잠을 도입해 돈 벌 수단을 마련하고, 부업을 확산시키는 등의 활동은 새마을 운동의 시작이었다”라며 “최용신도 여성 독립운동가로서 대접받아야 할 인물”이라고 말했다. 값 2만원 손의연기자

[이주의 신간도서] 어느 별의 지옥 外

어느 별의 지옥/ 김혜순 著/ 문학과지성사 刊 김혜순의 세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1980년대를 ‘어느 별의 지옥’이라고 부른다.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분위기 속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는 짐승처럼 살았다는 것. 시인은 불온서적 번역가의 이름을 대라며 때리던 경찰들에 둘러싸인 적이 있다. 그때 그는 뺨 한 대에 시 한 편씩을 지어내며 버텨냈다. 책은 그가 겪은 지옥에 대한 시들이다. 저자는 1980년대의 이야기를 시로 풀어내고자 하며, 결국 지금 이 시점과 공간까지 품는다. 값 8천원 아나톨과 고양이/ 이브 티투스 著/ 미디어창비 刊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생쥐 캐릭터 아나톨의 두번째 이야기다. 아나톨 시리즈는 애니메이션과 연극으로도 만들어져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아나톨은 치즈 감별사로서 행복하고 자부심 강한 삶을 살게 된 생쥐다. 그러나 주위에서는 그가 생쥐인 줄 모른다. 어느날 아나톨은 치즈 공장에서 일하던 중 고양이 발자국 소리를 듣는다. 아나톨은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치즈 맛 평가 종이를 엉망으로 작성하게 된다. 책은 인기 작가의 글과 세련된 채색으로 유명한 화가의 그림이 조화를 이룬다. 값 1만 2천원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 / 오기출 著/ 사우 刊 유엔은 지난 2014년 시민단체 ‘푸른아시아’에 환경분야 노벨상인 ‘생명의 토지상’ 최우수상을 시상하면서 “이것은 커뮤니티의 승리다”, “마을의 재발견이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 책은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오랫동안 헌신해온 국제 NGO 활동가인 저자 오기출이 푸른아시아를 만들고 목격한 기후 위기의 현실, 그리고 그 해법을 들려준다.그는 20여 년 전 기후 문제가 인류의 가장 큰 현안이 될 것을 예측하고 전 세계에서 기온이 가장 많이 오른 나라 몽골을 찾아갔다. 사막화된 몽골 모래땅에 나무를 심었고 반복되는 좌절과 도전 끝에 고향을 떠났던 이들이 돌아와 마을 공동체가 회복되는 기적을 봤다. 나무를 심어 세상을 구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값 1만5000원

풍자와 유머 ‘마크 트웨인’ 삶을 엿보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1835~1910년)은 톰 소여의 모험(1876), 허클베리 핀의 모험(1884), 미시시피 강의 생활(1883), 왕자와 거지(1882), 아서 왕궁의 코네티컷 양키(1889), 잔 다르크에 대한 개인적인 회고(1895)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글을 쓰는 일 말고도 뛰어난 강연자였고, 오늘날까지 널리 쓰이는 스크랩북을 개발한 발명가이기도 했다. 또 조타수, 신문기자, 광산 개발자, 출판업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이러한 풍부한 경험들이 그의 삶과 작품을 완성해 가는 밑거름이 됐고, 때문의 그의 작품에는 특유의 풍자와 위트가 가득하다. 마크 트웨인의 관찰과 위트(맥스 刊)는 마크 트웨인만의 특별한 관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가 남긴 40여 권의 노트북과 저널, 편지, 메모 등 평생의 기록들을 다 담아내며 엮은이는 끈질기게 마크 트웨인의 관찰을 들여다본다. 책은 마크 트웨인의 탄생부터 시작한다. 미주리 주 플로리다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그가 일찍부터 아버지를 여읜 탓에 겨우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견습인쇄공이 된 이야기부터 증기선 파일럿 자격증을 취득한 뒤 조타수가 돼 미시시피 강을 오가며 흑인들의 노래, 사투리와 배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에 많은 관심을 둔 일화까지. 또 그의 집과 터전, 조언, 죽음, 여성, 잠, 전화, 게임, 결혼, 가족 등 삼? 태도와 사업과 정치, 그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말한다. 특히 책에는 공개되지 않은 수십 장의 사진, 노트와 편지 원본, 초판 표지, 스크랩북 특허 신청서 등이 실려있다. 이런 주옥같은 기록물들은 관찰과 위트로 대변하는 ‘작가 마크 트웨인’의 면모뿐만 아니라 아내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인간 클레멘스(마크 트웨인의 본명)’의 면모와 마주하도록 해준다. 값 1만8천원 송시연기자

청년·엄마·작가… 같은 듯 다른 그녀들의 女행기

‘여행’은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는 제쳐두고, 사람마다 다른 의미로 이해하고 또 다른 방식으로 즐긴다는 것이 여행에 대한 공통적 정서다. ‘관광’과는 확연히 다르다.여행하기에 좋은 계절이 도래하면서 여행기를 담은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괜찮아, 청춘이잖아(별글 刊), 엄마도 행복한 놀이터(오마이북 刊), 러시아로 불다(북갤러리 刊) 등도 그것 중 하나다.이 세권의 책은 저자가 모두 낯선 땅을 걷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주목하는 지점은 제각각이다. 여행을 얼마나 다르게 정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색다른 주제의 여행기를 소개한다. 책 3권의 저자는 모두 여성이다. 그러나 세대와 관심 분야가 모두 다르다. 그래서 그들이 여행지에서 바라보는 것도, 깨닫는 것도, 기록하는 것도 모두 다르다. 괜찮아, 청춘이잖아의 저자 김예솔은 휴학 한 번 없이 앞만 보고 달려 대기업에 골인한 20대 청년이다. 그러나 행복하지 않았다. 그는 여행을 통해 청춘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탐색하고자 했다. 저자는 한국을 떠나 427일간 동남아, 미국, 중남미, 유럽 등 세계 38개국을 여행했다.책은 회사를 나와 여행을 준비하고 떠나서 다시 돌아오기까지의 좌충우돌 1년을 담았다. 에콰도르에서 휴대폰을 도둑 맞고 멕시코 등지에서 추파를 던지는 남자들에 놀라는 등 두렵고 막막한 상황을 맞닥뜨렸다. 그러나저자는 그 이상의 것, ‘경험ㆍ세상ㆍ사람ㆍ꿈’을 얻었다고 말한다. “남들처럼 사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스스로 합리화했던 것 같다. 자신의 삶을 살 때만큼 행복할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하는 김예솔의 여행기는 곧 청춘을 향한 ‘자기계발서’에 가깝다. 값1만5천원 엄마도 행복한 놀이터의 저자 이소영은 ‘엄마’다.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두 자녀를 둔 육아 경력 10년차의 저자의 여행은 엄마라는 역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독일 남부 작은 생태도시 프라이부르크로 향한 그는 아이가 신나서 뛰놀고 부모도 즐거운 놀이터를 주목했다. 프라이부르크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놀이터다. 아우구스티너 박물관 앞 놀이터, 중앙역 근처 헤르츠예수교회 앞 놀이터, 전망대 끝 놀이터, 생태주거지구 보방의 ‘다섯 개의 어금니’를 포함해 160개의 놀이터가 아이들을 기다린다. 알록달록한 최신식 놀이기구 대신 나무둥치, 깨끗한 흙, 커다란 바위 등 자연 그대로가 놀이터다.저자는 프라이부르크의 남다른 놀이터 원칙을 발견한다. 그것은 주민과 아이들이 직접 참여해서, 자연물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경험한 저자는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친환경적이고 주체적인 놀이문화와 놀이환경을 제안한다. 값1만6천원 색다른 시선이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여행기 러시아로 불다의 저자는 조정희 소설가다. 첫 번재 여행 에세이로, 자신을 비롯해 동행한 50~60대 네 여인의 시선을 따라가며 마치 대화하듯 이야기를 풀었다. 그들은 언어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 가이드도 없이 현지의 성당, 궁전, 정원, 박물관 등 문화예술을 탐미했다. 실수 연발 에피소드는 유쾌하고 여행지에서의 감흥은 세밀하다. 여행지 정보를 강요하지 않고 작자만의 시선과 생각을 솔직하게 전하는 것이 매력이다. 특히 12일 간의 짧은 여행이지만 우리나라 중년 여성들의 인생을 함축하고 있어서인지 꽤 긴 시간으로 다가온다. 값1만3천800원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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