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표재석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 회장

정부의 거래활성화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경기가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건설ㆍ주택산업이 최악의 위기로 치닫으면서 이들 산업과 연관된 자재, 가구, 인테리어, 부동산중개업, 이사, 청소 등 이른바 서민 업종까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30일 지역 회장으로선 처음으로 4만여 전문건설기업을 대표하는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에 당선된 표재석(61ㆍ황룡건설 대표) 회장이 건설경기가 살아야 위기에 처한 국민경제도 살아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대한전문건설협회 회관서 만난 표 회장은 공공발주 공사 입찰에 전문건설업체들이 직접 참여하는 길만 열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문건설인들이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회원사 걱정부터 했다. 이어 대통령 인수위에서 국가계약법을 개정해 중소 전문건설업체가 직접 공사를 계약할 수 있도록 공공공사 분리발주를 법제화하기로 했다. 분리발주만 현실화되면 전문건설사들의 하도급 계약으로 인한 부당한 단가 인하, 대금 지급 지연 등 불공정에 따른 피해가 최소화될 것이라며 분리발주 법제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Q. 중앙회장에 당선된지 4개월이 지났다. 건설경기 침체로 회원사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때라 어려운 점도 많았을 거다. A. 어렵다기 보다는 많이 바빴다는 표현이 맞다. 그간 회원사들의 고충과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뛰어 다녔다. 우선 취임하자마자 우리 업계의 절박한 현실을 대ㆍ내외에 알리고자 여야 당대표와 대선후보 관계자를 모시고 생존권 사수를 위한 전문건설인 한마음 전진대회를 개최, 우리업계를 위한 정책적 배려 및 제도개선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 지난 12월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를 직접 만나 전진대회 건의사항 수령 여부를 확인하고 전문건설업계를 살리는 길이 바로 당선 공약인 일자리 창출과 서민경제를 일으키는 지름길임을 설명드렸다. 지난 1월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방문해 건설경제 민주화와 생활밀착형 SOC투자 활성화를 통한 성장정책 마련 등을 위한 정책건의를 했다. 이제 산적해 있는 업무도 정리됐고, 협회도 어느정도 안정화 됐다고 판단돼 회장 출마시 제시했던 공약사항을 실천하기 위한 사업들을 챙기고 있다. Q.지역 회장과 달리 하는 일도 다를 거란 생각이 든다. A.경기도회 회장으로 있을 때는 사실 전문건설업계 전체의 권익보호 보다는 지방자치단체 조례 제정ㆍ개정 및 현안사항 해소를 위한 단기적 방안 마련 등 경기도 소재 업체를 위한 사업에 치중했다. 그런데 중앙회장은 16개 시ㆍ도회 및 18개 업종별협의회를 지도ㆍ감독하고, 전문건설업 전체의 권익향상을 위해 봉사하는 직위다. 그렇다 보니 중앙회 회장은 특정지역, 특정업종의 유ㆍ불리를 떠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건설산업 제도 전반에 대한 사업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컸던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회원사와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경험했다. Q.건설경기 침체로 특히 전문건설의 어려움이 가장 크다 들었다. 도대체 얼마나 어렵나. A.최근 몇 년간 지속된 건설ㆍ부동산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전문건설업계는 고사 직전에 처해 있다. 특히, 최근 급증하고 있는 종합건설사들의 연이은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으로 전문건설사들은 연쇄 도산을 피하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원도급자의 불법ㆍ불공정행위로 전문건설업체들은 직접공사비에도 못미치는 초저가로 공사를 하도급받아 시공하고 있으며, 각종 부당특약으로 정상적으로 기업을 운용하지 못하는 단계까지 내 몰리고 있다. 정부에서 현금성 결재 수단으로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B2B) 제도를 도입한 것이 오히려 독이 돼 만기에 원도급자가 결제를 하지 않을 경우 하도급자가 상환부담을 떠안게 돼 공사를 하고도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부도처리 되는 등 전문업체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폐해마저 발생되고 있다. Q.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업체수는 감소하지 않고 있다. 정해진 물량에 비해 업체수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A.맞는 말이다. 공사물량은 감소하고 있는데 건설업체수는 감소하지 않고 있어 반사적으로 건설업체의 수주경쟁이 심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업체가 감소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낮은 건설업 진입장벽과 운찰제로 운영되는 입찰제도 때문이다. 건설업은 국가산업시설 및 국민의 주거공간 시공을 담당하는 기초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그간 지속적으로 건설업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있다. 또한 시공경험 및 기술능력으로 낙찰자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운찰제로 운용함에 따라 한번 건설업에 진입한 경우 퇴출이 되지 않는 입찰제도에 주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건설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자본금과 기술력을 갖춘 자만 진입할 수 있는 장벽이 필요하고, 현행 운찰제로 운영되고 있는 입찰제도의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Q.건설 경기 부양을 위한 돌파구가 없지는 않을 거다. A.지난 대선 공약을 살펴보면, 여야 모두 표퓰리즘에 입각한 무상복지ㆍ공짜 복지 등이 난무했다. 그런데 건설분야의 공약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GDP대비 건설업 비중은 약 11%로 어떤 산업보다 크고, 건설업에 직접 종사하는 자는 150만명이며 자재와 장비 등 연관업종까지 포함하면 숫자를 짐작하기도 어려울 만큼 많다. 국가경제의 한 축인 건설업을 도외시 하고 있다는 씁쓸한 생각마저든다. 건설산업은 연관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뿐 아니라 고용유발계수도 10억원당 12.1명으로 제조업 6.7명, 서비스업 11.2명에 보다 많아 새 정부가 강조하는 일자리 창출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Q. 중앙회 차원의 노력에 대한 소득은 있나. A. 2월14일 발표된 제4차 건설산업진흥계획을 보면 우리협회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 국토부가 교통인프라 확충 및 지방도로 포장생활형 SOC확충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거다. 특히 기재부에서는 대규모 공사를 분리해 전문건설업체가 도입 받을 수 있도록 분리발주 원칙을 의무화 하기로 하는 등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건설경기는 정부의 정책추진 의지에 달린 만큼 우리전문업계는 5월께 서승환 국토부장관이 발표할 건설경기 및 부동산 활성화 대책 방안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Q.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주요내용은 무엇인가. A. 지난 1월 22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방문해 건설경제 민주화를 위한 13개 정책 건의과제를 담은 건의서를 전달했다. 건의과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조속 도입 ▲건설공사 표준품셈 제ㆍ개정 합리화 ▲건설공사 실적공사비 제도 폐지 ▲원도급업체 법정관리시 하도급대금 우선변제 제도 마련 ▲B2B 전자어음(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제도 개선 ▲공정하고 투명한 하도급 입찰시스템 마련 ▲주계약자 공동도급 활성화 ▲고용 제도 다양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이다. 다행히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불합리한 제도, 관행 등 손톱 밑 가시 뽑기를 최우선 국정과제 선택하고 있어 우리업계 요구사항을 정부에서 차질 없이 추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재임기간 중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A. 중앙회 회장으로 취임할 당시 회원사들에게 약속한 공약사항이 몇 가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과제는 회원사들이 마음 놓고 영업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건설업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우리업계 존립을 위협하고 있는 실적공사비 제도 폐지ㆍ개선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표준품셈의 합리적 개정 및 기업경영을 악화시키는 연말자본금 보유기간 폐지 등이다. 협회 내부적으로는 미래지향적이고 민주적인 협회를 만들기 위한 초석으로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정관 및 제규정을 현실에 맞게 정비할 계획이다. Q.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면. 지금 건설경기침체로 인한 수주감소, 종합건설사의 경영위기로 인한 피해 등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나무가 봄꽃을 화사하게 피운다고 했다. 우리 전문건설업계도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잘 극복해 건설산업의 도약과 미래를 준비했으면 한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사진=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경기인터뷰]분당서울대병원 정진엽 원장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암뇌신경병원이 34개월여의 공사를 마치고, 개원을 앞두고 있다. 암뇌신경병원은 지하 3층, 지상 11층, 건축연면적 5만7천48㎡ 규모로 공사비 1천50억원이 투입됐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기존 879개 병상에 암뇌신경병원 477병상이 추가돼 모두1천356병상 규모의 대형병원으로 태어나게 된다. 2003년 5월 처음 진료를 시작한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올해로 개원한 지 10년이 됐다. 눈부신 발전을 이뤄낸 정진엽 원장(56)을 만났다. ▲암뇌신경병원 운영 계획은 분당서울대병원의 가장 큰 경쟁력은 우수한 의료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생 병원임에도 단기간에 급성장 할 수 있었던 것은 젊고 의욕 넘치는 대한민국 최정예 의료진이 환자들을 성심으로 진료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암병원은 그동안 환자들이 암 치료를 받아오면서 느껴왔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며 그 만큼 암치료 시작을 당길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암전담 코디네이터를 배치해 진단, 치료, 수술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퇴원 후 발생하게 되는 문제는 응급실을 거치지 않고 입원할 수 있는 Urgent Care 센터를 운영해 암 치료의 신속성을 높일 방침이다. 국내 최초로 오픈하는 뇌신경병원은 뇌졸중, 치매, 수면, 어지러움, 파킨슨병 등 뇌신경계 질환을 통합 진료하는 전문 병원이다. 초진환자를 대상으로 병원에 방문하는 날 필요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치료 전 수 차례 병원을 오가야했던 불편함을 줄이고 빠른 진단과 치료를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암뇌신경병원이 완공됐는데, 건축적인 특징은 암뇌신경병원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의 자랑인 배산임수의 자연환경을 설계에 적극 반영해 환자와 내원객에게 최적의 치유 환경을 제공해 드리기 위해 애를 썼다. 건물의 동향은 녹지조망, 서향은 탄천조망을 확보하고 주 진입로에서 정면을 바라보고 있어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의 새얼굴을 만들었다. 특히, 국내 병원 건물로는 최초로 더블스킨을 도입해서 쾌적성을 확보하고 에너지 절감에 기여하는 친환경 건물로 지었다. 그동안 협소한 주차장으로 인해 고객들의 불편이 많았는데, 지하주차장 진출입구를 신설하고 차량별 전용차선을 도입해 교통 소통이 원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2003년 세계 최초로 차트필름슬립종이가 없는 4-less EMR 시스템을 갖추고 오픈한 이후 RFID와 바코드를 이용한 투약관리, 진료과정을 표준화한 CP,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이용한 임상 질 지표 관리, 1차 의원과 온라인 진료정보 교류 등 환자에게 가장 안전하고 수준높은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의료 IT분야에서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 수준이며 동남아, 일본, 미국에서도 분당서울대병원의 독보적인 EMR 개발 기술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진료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박차를 가해 클라우드 기반의 데스크탑 가상화 시스템, 모바일 전자의무기록전자동의서환자용 설명처방 시스템, 55인치 터치 스크린을 이용한 대시보드 시스템 등을 선도적으로 개발해 진료 현장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암뇌신경병원에는 어떤 새로운 시스템이 적용되나 암뇌신경병원 적용을 목표로 2009년부터 대규모 예산을 투입, 지금까지의 시스템보다 업그레이드 된 차세대 EMR 개발 사업을 추진했고 현재 막바지 리허설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 10년간 전자의무기록을 사용해 오면서 쌓은 노하우를 새로운 시스템에 완벽히 적용해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했고 이런 시스템 덕분에 환자들이 보다 수준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지역사회 저소득층 진료 후원사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는데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의 공공보건 의료사업의 특징을 요약한다면 저소득층 노인질환에 대한 집중지원, 지역사회 밀착형 의료지원, 원외 처방 약제비간병비 등 실질적 후원 연계로 요약할 수 있다. 환자 후원을 위한 재원은 교직원을 비롯한 후원인들로 구성된 불우환자돕기 불곡후원회의 기금과 외부후원재단 등을 연계해 마련하고 사회적 취약 계층인 저소득 노인,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지역아동센터 아동에 대한 차별화된 무료 진료 및 진료비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복강경 수술의 경우 최고를 자랑하고 있는데 분당서울대병원은 복강경, 흉강경, 뇌혈관수술, 로봇수술 등 작게 절개하는 수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고 있다. 과거에는 배, 가슴, 머리 등 수술 부위를 크게 절개해야만 수술이 가능했는데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수술이 필요한 부위에 작은 구멍을 뚫어 카메라와 의료기구를 넣고 모니터를 보며 환부를 수술하는 최소침습수술법이 각광받고 있다. 세계 최초로 간암 환자에게 복강경 우후구역 절제술을 성공했으며 또한 초기 담낭암 환자에서 복강경으로 확대 근치 담낭 절제술을 세계 최초로 시행한 바 있다. 복강경 위암수술과 복강경 직장암 수술 안정성을 입증하는 연구를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분당서울대병원이다. 최근에는 간이식 수술에도 복강경 수술기법을 세계 최초로 도입해 학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수술 기법을 배우기 위해 아시아 지역은 물론 미국, 유럽 등 의료선진국 의료진들까지 내원하고 있다. ▲암뇌신경병원 오픈을 앞두고 있는데 계획과 포부는 암뇌신경병원 개원을 하게 되면 전국 빅5병원에 진입하게 된다. 그동안 작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내실있게 병원이 성장해 왔고 적정 규모의 외형을 갖추게 되면 그동안의 발전보다 더 높은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전국병원으로 비상을 위해 지방 의료기관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외부 지명도 있는 인사들이 분당병원 발전후원회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해 병원 발전을 위한 전반적인 협조를 유도할 계획이다. 성남=문민석기자 sugmm@kyeonggi.com

[경기인터뷰]문희상 민주당 비대위원장

경기도에서 GTX 조기 착공을 최대 현안사업으로 꼽고 있고, 저도 GTX 조기착공 및 전철 1호선 지하화 추진을 19대 총선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본보와 인터뷰를 통해 GTX 조기 착공은 경기도 내 통근시간을 30분대로 단축된다라며 GTX 조기 착공 관철 의지를 이같이 밝혔다. 문 비대위원장은 또 경기북부는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군사시설이 집중되어 있어서, 재산상 피해를 감수해야 하고 지역개발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라며 이제는 정부가 지자체의 계획대로 주한미군 공여지가 개발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20대 총선 불출마설과 관련, 비대위원장으로 맡은 바 임무에 전념한다는 마음을 전하는 과정에 나온 말로써, 그만큼의 각오를 표현한 것이라면서 20대 총선 출마 여부는 지역구민과 상의해 결정할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Q 대선 결과 경기도에서 패배원인은 A 기본적으로 전략 부재에 따른 것이다. 기본 지지기반은 당연하고, 여기에 플러스 알파를 얻어야 승리할 수 있다. 그러나 세대, 지역, 계층 등 기본적인 전략 다 실패했다. 50대 유권자가 많았다면 거기에 맞는 전략을 만들었어야 하고, 집토끼보다는 플러스 알파를 위해 수도권에 총력을 기울였어야 했던 것이다. 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할 사령관이 없었기 때문에, 전략 자체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Q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경기도 7개 권역별 공약을 제시했는데 향후 추진 방안은 A 경기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체계적인 발전전략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기도는 인구규모, 산업발전 정도, 자연조건 등 지역특성이 매우 다른 31개의 시군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경기 남부와 북부 간 발전 격차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도내 균형발전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7개 권역별 산업 클러스터 육성을 골간으로 하는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자체별로 대학이나 연구소, 기업 간 협력 및 지원체제를 적절히 배치,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첨단지식기반 산업의 메카 설계 등이다. 비록 대선에서 졌지만, 민주당 간판 걸고 내건 약속. 이기기만을 위한 공약(空約) 아니다. 민주당은 현재 경기도 지역 국회의원이 28명 있고 당 차원에서 공약을 지키기 위해 대선공약실천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내년 지방선거 이후까지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갈 것이다. Q 김문수 지사의 도정운영에 대해 평가한다면. A 김문수 지사가 경기북부의 발전에 많은 노력을 해 주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본청과 북부청사에 나뉘어 있던 교통건설국을 통합해 북부청사에 둠으로써 낙후된 북부지역 SOC 사업 추진에 물꼬를 텄다. 기존 SOC 사업 예산이 남북 6.5대 3.5로 배분되었으나, 2012년 예산에 북부예산을 50.2% 반영함으로써 경기북부에 대한 집중 투자가 시작됐다. 2013년 경기도 SOC 사업 중 호원IC를 우선순위 사업으로 선정, 의정부는 물론 경기북부 교통정체를 푸는데 앞장섰다. Q 경기도가 수도권정비법 등으로 각종 규제로 묶여 있는데. A 많은 경기도민들이 낙후된 사회기반시설, 불편한 교통 접근성, 일자리 부족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군사시설보호구역, 상수원보호구역에 대한 규제뿐만 아니라 수도권 규제까지 얽혀 이중 삼중 고통이 심각하다. 낙후지역에 대해서는 선정기준과 지원방법에 차별을 두지 않고, 수도권 비수도권 구분없이 똑같은 기준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지원이나 특별한 산업의 육성이 필요한 지역에 대해서는 수도권 규제 적용을 완화하는 정비발전구역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Q 경기도의 최대 현안사업은 무엇인가. A 경기도에서 GTX 조기 착공을 최대 현안사업으로 꼽고 있고, 저도 GTX 조기착공 및 전철 1호선 지하화 추진을 19대 총선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GTX 조기 착공은 경기도 내 통근시간을 30분대로 단축된다. 경기북부는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군사시설이 집중되어 있어서, 재산상 피해를 감수해야 하고 지역개발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 이제는 정부가 지자체의 계획대로 주한미군 공여지가 개발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주한미군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이 법률안은 지방자치단체가 학교, 운동장, 공공청사, 문화시설, 체육시설 등 공공문화체육시설로 조성하기 위하여 국유지를 매입하거나 하천도로공원 등의 조성사업을 하는 경우, 그 소요경비를 국가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법안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Q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나. A 현재 비대위원장으로서 민주통합당을 사즉생의 각오로 거듭 태어나게 하는데 전력투구할 뿐. Q 20대 총선 불출마설이 나오고 있는데. A 비대위원장으로 맡은 바 임무에 전념한다는 마음을 전하는 과정에 나온 말로써, 그만큼의 각오를 표현한 것이다. 20대 총선 출마 여부는 지역구민과 상의해 결정할 사안이다. Q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 폐지되나. A 민주당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로드맵을 만들 뿐만 아니라 여당의 공약 이행 여부까지 점검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민생 위한 39개 양당 공통공약을 빨리 처리하자고 새누리당에 제안한 상태다. 지난 대선에서 기득권과 특권을 내려놓는 정치혁신을 하겠다고 공약했다. 기득권과 특권을 내려놓고 주어진 소명과 책임을 다하고, 결과적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고 지금도 고군분투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지역선거구의 정당 공천제 폐지는 동의한다. 지역주의 정치구도를 해소하고 인물 중심 선거 위해 지방선거제도 전반적 개선 필요하다. 다만, 정치혁신위에서 정당공천을 없애는 것이 실제로 정치혁신으로 이어질 것인지, 시기나 내용은 어떤 게 좋을지를 논의하고 있으니 결과를 기다려 달라. Q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신당창당에 대한 견해는. A 지금 안철수 교수에게 악마의 유혹이 드셀 것이다. 그러나 어중이떠중이 모아놓고 신당이라고 간판 걸면 그게 새로운 정치인가. 우리 국민 수준 높다. 웃음거리 될 것이다. 정치는 길게 봐야 한다. 신당이 뜨면 야권 전체가 공멸한다. 진정한 안철수식 새 정치는 황무지 개간이 아니라, 문전옥답 객토가 아닐까? 민주당이 제대로 혁신해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당 혁신 과정에서 안철수 전 교수가 함께한다면 더 큰 민주당, 더 큰 안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새 정치 공동선언을 통해 정치혁신을 약속한 만큼, 함께 가는 것이 안철수 교수의 숙명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와 한국 정치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 Q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평가한다면. A 이번 내각 인선 발표를 보면 장고 끝에 악수를 두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그런데 직제도 없는 부처 장관까지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제왕적 대통령의 직할 체제이며, 시장만능주의자와 보수 관료들 일색이다. 대선 공약인 경제민주화, 대통합 실천할 인물이 안 보인다. 민주당은 지금처럼 박근혜 정부가 잘못된 길로 빠지고 있다면 강력한 견제와 비판할 것이다. 정부 조각 문제는 새 정부 5년의 국정운영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정부조직개편안 협상과 인사청문회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Q 박근혜 정부의 향후 국정운영에 대한 전망은. A 앞으로 5년은 대한민국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시기다. 박근혜 정부가 꼭 성공하길 바란다. 지난 5년 이명박 정부 총체적 국정 실패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 박 대통령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국민이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 불통 이미지를 벗고, 소통하는 정치를 해 주길 기대한다. 민주당은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섬기는 정책에 적극 협조할 것이다. 민주당은 뼈를 깎는 혁신으로 강력한 야당으로 거듭나, 박근혜 정부가 잘못하면 가차없이 비판하고 바른길로 인도할 것이다. 강해인기자 hikang@kyeonggi.com

[단독] 김정행 신임 대한체육회장을 만나다

제38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이에리사(59) 의원에 3표차 승리를 거두며 국가대표 출신으로는 첫 체육계 수장의 자리에 오른 김정행 대한체육회 신임회장을 지난 24일 오후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단독으로 인터뷰를 했다. 지난 34대와 36대 회장 선거에 도전했다가 두 번의 고배를 마셨던 김 신임회장은 대한체육회장으로서 펼쳐보고 싶었던 것들이 참 많았다는 말로 향후 5년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향후 체육회의 운영 방안과 비전, 포부에 대해 거침없이 쏟아내는 모습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 억양이 섞인 카랑카랑한 그의 목소리에서는 강한 자신감과 함께 체육에 대한 뜨거운 애정이 묻어 나왔다. 유도 국가대표 출신으로 17년간의 경기도체육회 부회장과 6선에 걸친 대한유도회장, 16년간의 대한체육회 부회장 등 6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선수와 지도자, 체육 행정가 등을 두루 거치며 산전수전을 겪는 동안 축적한 내공이 고스란히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소통과 화합, 체육계의 재정 자립 기반 구축, 스포츠 강국의 위상 확립, 지방체육 행정 강화 등에 대해 강조했다. 오는 2017년 2월까지 5년간 한국 체육을 이끌게 된 체육 대통령 김정행 신임회장으로부터 향후 계획과 포부에 대해 들어봤다. -3수 끝에 체육인으로서는 최고의 자리인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됐다. 소감은. 기쁘다는 말 이외에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웃음) 우선,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서는 최초로 대한체육회 회장에 당선돼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우리나라도 이제 명실상부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만큼 이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그 분야의 수장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선수에서 시작해 지방체육회와 중앙경기단체, 대한체육회 등 체육계 전반을 두루 경험하면서 각 부문의 애로사항 등 체육계 현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또 그것에 대한 해결 방법 또한 정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자부한다. 다 년간에 걸친 경험을 되살려 그동안 펼쳐보고자 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리사 의원과 3표차의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선거 과정은 공정했다고 보는가. 사실, 선거 전까지만 해도 어느정도 여유있게 당선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생각보다 표차가 나지 않았다. 두 번의 낙선을 경험했던 만큼 끝까지 마음을 졸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오랜 경륜을 갖춘 내가 조금이라도 체육회를 안정적으로 이끌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선거 결과에 반영됐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제는 선거가 끝났으므로 체육계의 소통과 화합을 이뤄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함께 참여하고, 의견을 나누며 함께 체육발전을 위해 나갈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 나갈 것이다. 이에리사 의원을 지지했던 체육인들의 목표 또한 결국은 한국 체육의 발전 아니겠는가. 나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 능력있는 사람들을 중용해 배치하고, 함께 힘을 합쳐 체육 발전을 도모해 나갈 계획이다. -공약으로 대한체육회의 재정자립 기반 구축, 체육인 교육센터 건립 등에 대해 내세웠는데, 특별한 방안이 있는가. 한국 체육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뭐니뭐니 해도 활발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투자 없이 체육 발전을 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활발한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대한체육회가 재정적인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것을 위해 꼭 선행돼야 하는 것이 바로 대한체육회가 스포츠토토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다. 현재 독일 등의 선진국의 경우, 스포츠 토토 운영 등 자체 사업 운영을 통해 재정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만약, 전체를 운영하는 것이 어렵다면 일부만이라도 맡아 운영할 수 있도록 정부에 당위성을 설명하고, 꾸준히 설득해 나갈 계획이다. 체육인 교육센터를 건립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체육 발전의 원동력은 우수한 지도자들로부터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시 교육을 통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체육계의 폭력(성폭력) 문제 등을 예방하고, 우수한 자질과 인성 등을 두루 갖춘 지도자들을 양성해 나가야 할 때라고 본다. -중단된 남북 체육교류 재개 등에 대한 의견은. 체육을 통해 남북의 진정한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형식이 아니라 진심을 나눌 수 있는 장이 마련돼야 한다. 서로 몸을 부딪히며 소통할 기회도 없이, 각종 대회 입장식 등에서 같이 손잡고 입장하고, 단일팀으로 한반도기를 앞세운다고 해서 화합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의 체육인들이 함께 얼굴을 맞대고, 자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남북 체육인들의 진정한 소통을 도모하기 위해 종목별 교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국제유도연맹 회장으로부터 북한과의 유도 교류를 제안받은 상태다. 앞으로 남북 체육교류의 정례화 추진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소통을 확대해 나가겠다. -선거기간 지방체육 행정강화에 대해서도 강조한 것으로 아는데. 엘리트 체육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학교체육 강화가 핵심인데, 학교체육 발전의 근간은 바로 지방체육이 담당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 체육행정의 상당 부분이 중앙에 치중돼 있고, 관심이 일부 인기종목에 집중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앙 언론에서도 학교체육 등 비인기 종목에 대한 보도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종목들이 관심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과의 소통이 강화돼야 한다. 지방체육의 애로사항을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지방 체육인들이 상임이사를 맡을 수 있도록 방안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 종목별 세계대회의 활발한 유치 지원을 통해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을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한국 스포츠 위상 강화를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한국이 스포츠 강국의 위상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스포츠 외교와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일이다. 우선, 스포츠 외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독도 세리머니로 빼앗긴 박종우의 동메달을 다시 찾아 올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스포츠외교의 힘이다. 외교력을 갖춘 인사들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영향력 있는 IOC 위원 등 국제 스포츠계 인물들과 꾸준히 접촉을 통해 외교력을 강화해 나가겠다. 또 엘리트 체육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오로지 훈련밖에 없다.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는 한편 능력있는 외국인 지도자를 적극 초빙해 과학적인 선진 기술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 -체육계 수장으로써 체육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체육 발전은 결코 체육인들만의 힘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의 많은 성원과 관심이 뒷받침 돼야 한다. 60년 가까이 체육인으로 활동하면서 느꼈던 아쉬움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 하지만 너무 빠른 변화는 오히려 독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자세로 한국 체육의 발전을 이끌어 나가겠다. 체육에 대한 국민과 체육인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대담=황선학 체육부장 2hwangpo@kyeonggi.com 정리=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사진=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경기인터뷰]위철환 대한변협회장

인권과 정의 수호를 위한 소금같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한만큼 회원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대한변호사회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치러진 직선제에서 보통 변호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서울변회가 아닌 지방변회 출신으론 처음 당선된 위철환 변호사(55사법연수원 18기)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선 이후 아이들이 읽는 위인전을 우연히 접했는데, 쉽게 쓴 책에 모든 것이 다 들어 있고 어찌나 단어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 닿던지라며 그간 치열하게 살아왔던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면서 대의명분을 따라 생각하고 행동해야겠다고 다시한번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위 회장은 25일 대한변호사회 회장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위 회장은 흔히 말하는 전관, 서울회, 서울대 출신이 아닌 3비(非) 변호사여서 당선 이후 더욱 큰 국민적 관심을 얻었다. 대한변협 역사상 가장 많은 의미를 가지고 당선된 위 회장에 대한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Q. 법조계에 입문하기까지 남다른 경험이 많았다던데. A. 원래 전남 장흥 부잣집에서 태어났지만, 부자 3대 못간다는 속담처럼 가세가 기울어 어린시절부터 넉넉한 생활을 하지는 못했다. 1974년 광주의 한 고교 입시에서 떨어진 뒤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신문배달, 구두닦이 등 닥치는대로 일을 했고, 2년이 지나 중동고 야간에 들어가며 다시 공부와 인연을 맺었다. 낮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주경야독의 생활을 이어갔고, 서울교대에 합격한 뒤 교편을 잡게 됐다. 하지만 교사 생활로는 무엇인가 채워지지 않는 부족함이 있어 다시 성균관대 법대 야간으로 편입했다. 또다시 낮에는 교편생활을, 밤에는 법대 공부를 하는 생활을 이어가다,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연수원에 입소하면서 6년간의 교편생활을 접었다며 구두닦이, 두 번의 야간학교 , 교사 등의 이력은 어떤 위기가 와도 뚝심있게 버틸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Q. 경기변협회장을 맡으면서 경기고법 설치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는데. A. 경기고등법원 유치는 반드시 이뤄져야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경기도는 지리적으로 서울에 인접해 있다는 이유로 역차별을 받고 있다. 경기도에 비해 현저히 적은 인구를 가진 지역에도 이미 고법이 설치돼 있는 만큼 경기도의 인구와 소송사건 수, 교통 혼잡 등의 현실적인 문제까지 고려하면 고법유치는 필요하다. 여러가지 현실적인 상황도 처음 고법 설치를 주장했을 때와는 많이 달라져,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미 대한변협 부회장직을 역임하면서 비서울 13개 지역의 지지 서명을 얻었다. 법무부와 국회 등에서도 경기고법 유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특히 입법이 중요한데,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여야 간사 간 합의를 얻어낼 수 있는 분위기가 무르익은 만큼 소위와 본회의 통과가 어렵지 않아고 본다. 또한 법안을 발의했던 민주통합당 김진표 의원도 예산 마련에 대해 공감하고, 남경필 의원 등 지역 의원들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 그간 걸어왔던 행보를 이어나갈 것이다. 법원행정처와도 이미 수차례에 걸쳐 협의를 마친 상태다. Q. 첫 직선제에서 배출된 첫 지방변호사회 출신으로 당선된 선거과정이 치열했는데. A. 1987년 우리나라 대통령 직선제가 이뤄진 것과 같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제껏 유지됐던 간선제는 회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서울회 변호사들만 맡아왔던 비민주적인 방식이었다. 이는 실질적으로 서울 외에 지방변회 소속 회원들에게는 선거권이 제한되는 방식이었다. 변협 부회장 임기 4년 동안 그는 줄기차게 직선제를 주장했고, 결국 직선제로 회칙을 개정하게 만들었다. 직선제로 바꾸는 과정에서 내가 최초의 직선제 회장이 되겠다는 생각은 꿈도 꾸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변호사들이 지지해줘 후보자로 나서게 됐다. 최선을 다하리라 마음 먹었지만 전 현직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로펌대표 등 면면이 화려한 타 후보들의 출판기념회, 선거 운동 과정은 대단했다. 주변에선 어려운 승부가 될 것 으로 예단해 향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위로 아닌 위로의 말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선거운동 기간 동안에는 선거규칙을 한번도 어기지도 네거티브 운동도 하지 않고, 법과 원칙을 끝까지 지켜나갔다. 통상적인 관례라고 볼 수 있는 출판기념회도 하지 않았지만 선거에서 2위로 결선 후보가 됐고, 결선 투표에서 회원들의 지지로 당선이 됐다.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 Q. 임기 동안 역점을 두는 부분은 A. 선거동안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보통변호사였다 청년변호사, 로펌의 나이 어린 변호사, 수임이 적어 가난한 변호사에게 희망을 주자는 것이였다. 당선 소감에서도 인종차별이 심한 남아공에서 혹인 만델라가 대통령에 당선됐고, 세계 최강국 미국에서도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가 재선되었다며 우리 변호사회에도 그동안 소외 받아온 비주류 변호사들의 희망을 위해 변화의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직 경험도 없이 화려한 경력을 가지지 못한 평범한 변호사, 지방에서 일해 온 변방변호사, 소박함을 간직한 보통변호사로서, 보통변호사가 이끌어 가는 대한변호사협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무엇보다 회원이 중심이 되는 변협, 회원들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변협을 만들겠다 이를 위해 우선 신규 변호사가 늘어나고 있는만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입법부에 입법보좌관, 사법부에 로클럭(재판연구원), 기업의 경우 준법지원인 등을 늘리고 관공서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는 법률담당관제를 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변협의 폐쇄적인 문화도 변화시키도록 하겠다. 그동안 회원들의 무관심, 불신이 컸다는 문제의식이 있는만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성화를 통해 회원들의 참여 공간도 넓히는 등 소통에 역점을 두겠다. 많은 변화를 추구하겠지만,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한 변협이 되도록 할 것이다. Q. 구체적으로 주요 공약에 대한 소개와 이를 지키기 위한 방안은. A. 민사사건 중 합의부사건과 파산관재인 선임 등에 변호사 강제주의를 도입하도록 하겠다. 변호사 강제주의 도입은 현행 형사 국선변호사 제도처럼, 법을 몰라서 소송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국민이 없게 하자는 취지로, 적어도 민사합의부 관할 사건부터는 변호사강제주의를 도입하도록 할 예정이다. 여성과 청년 변호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성공보수 확보를 위한 대책도 마련하겠다. 이를 위해 여성 일가정 양립위원회를 개설하고, 열악한 고용변호사들의 근로기준을 확립해 고용변호사 처우 개선에도 신경을 쓰겠다. 우선 신규 변호사 수를 감축하고, 사법시험을 존치 혹은 예비시험제 도입 문제와 양삼승 변호사와 정책연대를 하면서 수용한 검찰의 정치적 중립화와 대법관 50명 증원 공약을 위해서는 국회의원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안인 만큼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명관기자 mklee@kyeonggi.com

[경기인터뷰] 김진석 한강유역환경청장

한강유역환경청(이하 한강청)이 설립된 지 올해로 14년째를 맞았다. 한강청은 지난 1999년 2월 한강수계 상수원 수질개선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서울과 경기, 인천 등 2천500만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인 팔당호의 수질을 보전개선하고 팔당수계 권역의 주민들의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태동됐다. 한강청은 팔당호 등 한강유역 환경관리를 총괄하는 중앙행정 기관으로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맑고 건강한 한강을 만들고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한강청 환경관리국은 저탄소 녹색성장사업, 생태계 보전지역 관리, 환경영향평가, 유해화학물질 관리, 환경오염 측정망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또 유역관리국은 팔당호를 비롯한 유역관리 업무, 한강수계 관리기금 운영, 팔당호 상류지역 토지매수 및 수변생태벨트 조성, 수질오염 총량제 관리, 주민지원사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환경감시단은 환경오염행위 감시 및 단속, 환경사범 수사 등을 수행하는 등 자부심 만큼 막중한 책임도 뒤따른다. 다음은 김진석 청장(55)과의 일문일답. -올해 역점사업은 무엇인가. 한강청은 올해 한강을 깨끗하게, 국민을 행복하게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노력을 펼치겠다. 우선, 기후변화 등 물 환경 여건 변화에 따른 수질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협력과 경쟁을 통한 맞춤형 지류개선 사업을 확대하고 생태하천 복원사업과 팔당유역 비점오염 저감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상수원 수질 확보를 위해 팔당조류 사전감시팀을 구성, 조류경보제 운영기간 및 예보제 운영구간을 확대해 조류발생 상시감시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며 조류대책위원회와 정수장조류대응협의체, 댐관리통합위원회 등 물 관련 기관 협의체를 통해 공동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 특히, 환경복지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 선진 환경복지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계층간 환경복지 격차를 줄이겠다. 이를 위해 펜션 등 관리취약 시설에 대한 소규모 하수시설 무상기술 지원단을 운영하고 학교와 가정, 소규모 공장 등 지정폐기물 소량 배출자를 위한 공동수거처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이와 함께 도농간 하수도 서비스 격차 해소를 위해 면단위 하수도를 적극 지원하고 오염우려지역 주변 지하수 음용지역에 먹는 물 수질 검사를 지원하겠다. 생명이 살아 숨쉬는 즐거운 자연을 만들기 위해 습지보전지역 생태경관기능을 강화하고 DMZ 자연생태 우수마을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 아울러 생물자원 보전 및 관리 강화를 위해 큰입베스 등 생태계 교란 어종을 집중 포획하고 야생동물 밀렵 민관 합동 단속을 추진하는 등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사후관리 개선 대책을 마련하겠다. -수변구역 토지매수사업을 해당 지자체에 이관할 계획이 있는지. 현재 토지매수사업을 지자체로 이관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 토지매수사업은 수변구역 등 상수원 관리지역의 토지를 매수해 입지한 오염원을 제거하고 수변생태벨트 등을 조성, 건강한 물 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특히, 이 사업은 상수원을 장기적이고 친환경적으로 관리해 오염원의 상수원 유입을 사전 예방하고 차단해 상수원 상류지역의 수질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인 만큼 사업목적 및 친환경 관리의 효율성 등을 고려한다면 현재 지자체로 이관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추진했던 청미천 살리기 사업 추진성과는. 청미천 좋은 물 만들기 프로젝트의 목표는 좋은 물로 등급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청미천의 수질이 크게 개선된 것은 가시적 성과로 꼽을 수 있다. 과거 5년간 3등급(BOD 3.5㎎/ℓ)이었던 청미천 수질이 지난해에는 좋은 물 수준인 2등급(BOD 2.3㎎/ℓ)으로 개선됐다. 이는 같은 남한강 지류인 복화천이나 양화천이 과거와 비슷한 수준의 수질을 유지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또, 지역주민과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는 등 청미천 수질개선에 대한 공감대와 자발적 물사랑 실천을 이끌어냄으로써 청미천 살리기 붐이 지속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점도 큰 성과라고 자부한다. 특히, 한강청은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청미천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수립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2017년까지 향후 5년간 종합적인 청미천 물 환경 관리계획으로 마음놓고 물 놀이를 할 수 있는 청미천사업을 추진해 지역주민을 비롯, 유역 내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는 상생협력적 거버넌스 운영과 유역 특성에 맞는 환경인프라의 조기구축 등 다양한 대책을 수립, 추진하겠다. -올해 본격 시행되는 한강수계 수질오염총량제의 안착을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오는 6월부터 본격 추진되는 한강수계 수질오염총량 의무제 시행을 위해 관련규정 마련 등 제도의 사전준비와 해당 지자체 예산지원 등을 통해 안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강청은 수질오염총량 관리 기본방침 등 관련 규정을 환경부와 함께 제개정했으며 총량제 시행 해당 시군에 수질오염총량제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 수립비 22억원을 지원,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또, 총량제 시행 관계자의 이해 증진을 위해 설명회와 워크숍 등을 가졌고 해당 시군의 총량팀장 및 국립환경과학원, 관련 전문가 등으로 수질오염총량제 발전방안 포럼 등을 구성운영 했다. 아울러, 수질오염총량 관리제의 운영 내실화를 위해 시행지역의 하수처리장 등에 대한 수질 모니터링 및 개발사업에 따른 오염물질 삭감시설의 운영실태 등도 점검했다. -해마다 팔당호 등 상수원에서 조류가 발생하고 있는데 대응 방안은. 해마다 갈수기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조류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한강청은 팔당호 및 상류 수계인 북한강과 남한강에 대해 한강환경지킴이, 환경항공감시단 등을 통한 조류발생 상시감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봄~가을 운영하던 조류경보제를 연중 확대 운영하는 등 조류 모니터링을 강화해 조류 발생상황을 조기에 발견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아울러, 조류 발생 시 안정적인 먹는 물 공급을 위해 정수장에 분말활성탄 투입, 운전방법 개선(염소투입위치 조정, 역세척주기 단축) 등 정수 처리를 강화하고 냄새없는 수돗물 공급을 위해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조속히 설치될 수 있도록 사업비를 적기에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 또, 조류관련 수질분석 자료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취정수장에 신속히 공유, 관련기관간 공동대응을 강화하도록 하겠다. -지난해 주요 사업의 성과를 꼽는다면. 한강청의 가장 큰 성과는 팔당호 수질을 지난 10여년간 지속적으로 개선시켰다는 점이다. 지난 1999년 1.5㎎/ℓ였던 수질이 지난해에는 1.1㎎/ℓ로 개선됐다. 물론 수치상으로 크게 개선되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개선율로 보면 30%에 가까운 감소율을 나타낸다. 또한 수도권 인구 등 배출원 증가 추세를 고려한다면 팔당호 수질을 성공적으로 관리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유역 주민이 안심할 수 있는 건강한 한강을 조성했다는 것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새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는 민생과 복지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한강청이 특별히 추진하는 정책은 무엇인가. 지속 가능한 환경복지를 구현하기 위해 두 가지 정책을 중점 추진할 것이다. 첫 번째는 선진 환경복지 기반을 마련하겠다.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수요자별 환경복지 개선방안으로 소규모 하수시설 무상기술 지원단 운영과 지정폐기물 소량 배출자를 위한 공동수거 처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단위 환경복지 기반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 서민 복지를 위한 환경 분야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 두 번째는 지역계층간 환경복지 격차를 완화하는 데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 도농간 하수도 서비스 격차 해소를 위해 면 단위 하수도를 적극 지원하고 오염우려지역 주변 지하수 음용지역에 먹는 물 수질검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어린이용품 및 석면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불법유통 어린이용품에 대한 상시감시 체계를 가동하고 미승인, 기준 초과 석면함유 가능 물질에 대해 회수 또는 유통금지 명령을 하겠다. 김진석 한강유역환경청장 프로필 지난해 11월 30일 취임한 김 청장은 강원도 동해시 출신으로 북평고와 육사(36기)를 졸업한 뒤 단국대학교 산업경영대학원(환경조경학) 석사과정을 거쳐 지난 1987년 환경부 국립환경연구원으로 공직에 첫 발을 내디뎠다. 앞서 김 청장은 환경부 상하수도정책관을 지냈으며 자연공원과장, 토양수질과장, 교통환경기획과장, 원주지방환경청장, 국방대학원 교육훈련, 금강유역환경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김 청장은 합리적인 사고와 풍부한 일선 경험을 통한 기획력으로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는 있다는 것이 주위의 평이다. 하남=강영호기자 yhkang@kyeonggi.com

[경기인터뷰]성석제 소설가

똑똑하고 영민한데다 예쁘기까지 한 여성과 마주하는 일은 곤혹스럽다. 남자들이 그녀를 놓고 목숨걸고 싸우는 장면을 대할 땐 같은 여자로서 화가 난다.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한 복색과 생김새, 그러면서도 영원히 그 모습 그대로일 것 같은 인형의 자태는 질투심을 유발한다. 고래잡이의 딸 박민현은 그런 여자다. 민현은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으로 불리는 성석제(52) 작가가 처음으로 쓴 연애소설 단 한 번의 연애(휴먼앤북스刊)의 여자 주인공이다. 등단 27년차 중견작가 성석제가 새삼스레 연애소설이라니. 군포에서 20년째 살고 있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 했다. 지난 1월 17일 만난 그는 영락없는 경상도 사나이였다. 무뚝뚝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에게 사진촬영을 요청하자 작가 학대라고 항변했다. 연출 사진을 못마땅하다는 그의 투정에 대꾸하지 않고 여세를 몰아 민현이 이야기부터 꺼냈다. -책 제목은 단 한번의 연애인데 줄거리는 한 남자의 맹목적인 짝사랑 이야기던데. 그런가요. 동해안 어촌마을 구룡포에서 태어난 남자주인공 이세길은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고래잡이의 딸 박민현을 만나 그녀의 매력에 사로잡힌다. 세길은 민현의 첫인상을 인형으로 기억하죠. 그 시점부터 남자는 유년 시절, 중고등학교 학창 시절, 데모와 미팅으로 대변되는 대학 시절, 그리고 군대(전경) 시절을 거쳐 사회인이 되기까지 한 평생을 민현이한테 올인합니다. -본인 첫사랑 이야기 아니냐는 질문 많이 받으시죠. (하하) 100% 허구다. 개인적인 이야기는 작품과 관련이 없으니 노코멘트다. 나의 이야기를 쓰게 될 경우 자기 과장이나 주장이 되기 쉽다. 개인사는 작품에 투영하지 않는다. -그럼, 여주인공 민현도 만들어낸 인물인가요. 추억의 여자친구는 아닌지. 민현은 실제 이름이다. 초등학교 다닐 때 친구 이름인데 제가 좋아했다. 그 친구는 남자 녀석이었다.(하하) 아버지가 장학사여서 인근 도시로 이사를 간 친구다. -허구의 인물치곤 민현의 미(美)는 굉장히 구체적이고 활용범위가 넓다. 미(美)가 의미를 가지려면 쟁탈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미는 권력의 표상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민현은 단순한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소유한 것이 아니다. 피부색깔, 눈빛, 하얀 치아, 머리카락, 붉은 입술 게다가 민현에게는 강력한 페로몬이 있다. 그리고 그걸 그녀는 자신에게 유리하게 사용할 줄 아는 여자다. -민현은 어렸을 때부터 세길을 이용하고, 버리고, 떠나고를 반복한다. 도덕적으로 나쁜여자 아닌가. 솔직히 읽으면서 욕이 절로 나오는 캐릭터였는데. 수많은 추문의 주인공이지만 도덕적으로 민현은 문제가 없는 인물이다. 세길이에게 모든 첫 경험을 주는 여자다. 세길은 나의 신은 민현이었다라고 고백할 정도다. -민현을 고래잡이의 딸로 설정한 이유는 뭔가. 고래는 바다에 사는 가장 큰 생명체, 인간을 두렵게 하는 바다 생물 중 하나다. 일단 크고, 신령하고 뭔가 인간을 압도하는 그런 존재죠. 그 고래를 잡는 일을 생계로 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특별할 것이라 생각했다. 고래는 소설 후반부에 가면 인간 중에서 이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거대자본, 초국적 기업을 의미하기도 한다. -포항 구룡포에서 쓴 작품이라 들었다. 신들린 듯 여관방, 민박집, 카페와 찻집, 음식점, 바닷가, 해수욕장, 나무 그늘, 구멍가게 등 어디든 가리지 않고 앉아서 키보드를 두들겼다. 초고 쓰는데 두달, 원고가 완성하기까지 총 다섯 달을 공들여 연애소설을 썼다. -27년차 중견작가인데 작업실이 없는 건 아니죠. 집에서는 작업이 안된다. 미술이나 연극하는 사람들은 공간이 필요하겠지만 작가들에게 작업실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편리성 말고는 작품을 쓰는데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뭔가 좀 쓸려면 어딜 가야 한다. 계속 옮겨다니며 화전민처럼 작업하고 있다. 가족들과 지내는 집은 군포에 있다. -책의 도시 군포에서 오래 살았나봐요. 1994년부터 군포에 살고 있다. 한 20년 살았네요. 군포시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책 읽는 군포의 추진위원이기도 합니다. 군포는 전국에서 세 번째로 작은 도시로, 서울의 자그마한 위성도시지만 5개의 공공도서관, 30여 개의 작은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 군포는 지리적 확장은 한계가 있지만 책을 통한 정신적 확장은 문제 없다. 군포가 책을 선택한 것은 잘한 일이다. 2011년에는 가난하고 어리석은 농부 황만근의 일대기를 다룬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2002)가 군포의 책으로 선정돼 시민들과 읽기도 했다. 군포시중앙도서관 열람실에는 지역 출신 향토작가들을 위한 창작센터도 마련돼 있다. 분위기 아주 좋아요. 도서관에서도 작업할 수 있죠. -작품 활동 이외엔 뭔가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다. 저 좋아하는 스타일대로 살아왔다. 소설 써서 먹고 살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죠. 소설가 이상의 위대한 지위나 호칭을 바라지 않는다. -자전거 마니아로 알려졌는데 요즘도 자전거 많이 타세요. 고향인 상주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전거 도시다. 중학교 1학년 때 딱 1년인가 타 본 게 다다. 그러다 한 10년 전부터 다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자전거는 인간이 만든 도구 중에 가장 친환경적이고 실용적이며 아름다운 도구인 것 같다. MTB 타다가 지금은 미니벨로를 탄다. 최근에 자전거 타다 자빠져서 무릎에 멍이 들었다.(하하) - 원래 1986년 시인으로 등단했는데 시에 대한 미련은 없는지. 친구들이 시를 썼다. 덩달아 쓰면서 시집도 냈다. 시에 대한 미련은 없다. 시를 다 써 버렸기 때문에 못 쓰는 것이다. 시는 언어의 보석 같은 거고 광석을 다듬는 작업이다. 지금은 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다음 작품은 언제쯤 만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올해 연재를 계획하고 있다. 주요 스토리는 비밀이다.(하하) 글_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_추상철 기자 scchoo@kyeonggi.com

[경기인터뷰]경기도체육인회 정기철 회장

늙은이가 무슨 기사거리가 된다고 인터뷰를 해. 내가 그럴 자격이 있나? 경기도가 지난 1981년 인천시와 분리된 직후 경기도체육회 초대 사무처장을 맡아 무려 16년간, 또한 부회장으로 5년간 봉직하는 등 지난 20여년 동안 경기체육 발전의 초석을 다져 온 정기철(80) 경기도체육인회 회장. 그의 이름 석자 앞에는 항상 경기체육의 산증인 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을 정도로 오늘날 경기도가 체육웅도라 불리며, 대한민국 체육을 앞장서 이끌고 나가는 토대를 마련한 주역이다. 특유의 뚝심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경기도 체육을 반석위에 올려 놓은 정 회장을 지난 25일 오전 경기도체육인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처음에 인터뷰를 완강하게 거부한 정 회장은 기자의 설득 끝에 말문을 열었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바로 경기체육의 역사였다. -어려운 시기에 경기체육의 행정 수장을 맡으셨는데. 1981년 1월 인천시가 광역시로 승격돼 경기도가 분리되면서 그해 7월 초 갑자기 경기도체육회를 맡아달라고 연락이 왔어. 당시만 해도 경기도체육회가 인천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인천으로부터 넘겨받은 것은 달랑 체육회旗 한 개가 전부였어. 직원이나 서류 한장 없이 체육회를 만들어 3개월 뒤에 열리는 전국체전에 출전하라는 거야. 참가신청 마감은 9월 초인데 참으로 난감하더만. 가맹경기단체도 모두 인천에 있었기 때문에 경기도에 있는 단체라고는 조정협회 딱 한 종목 뿐이었어. 하지만 어쩌겠어. 당시 추상같던 도지사의 명령이니 안할 수도 없고. -단기간 체육회와 가맹단체, 전국체전 선수단을 꾸리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이쪽에 경기도체육회 일을 했던 분이라고는 임영석씨(전 도체육회 부회장) 한 분 밖에 없었어. 그 분의 조언을 들어가며 몇몇 사람들을 모아서 당시 수원운동장 토담 밑에 방 하나를 마련해 사무실로 썼지. 사무실이라야 책상 하나에 의자도 긴 나무의자가 전부였어. 다른 사람들은 체육에 관여됐던 사람들을 모아 경기단체를 만들고, 나는 전국체전 선수 구성을 위해 각 대학들을 찾아다니며 체육 동아리들에게 체전 출전을 부탁했어. 꼴찌는 면하자는 생각에서 참가점수라도 얻기 위해 대학 동아리들을 출전시키려 한 것이야. 우여곡절 끝에 27개 전종목의 팀을 꾸려 제62회 전국체전에 첫 출전했는데 13개 시ㆍ도 가운데 7위를 했어. 가맹경기단체도 지사님이 기업인들을 직접 지정해 맡도록 하면서 1년 내에 33개 종목 모두 구성을 마쳤어. -이후 불과 5년 만에 전국체전 우승을 이끌 수 있었던 비책은. 첫 해 7위를 차지한 뒤 2년 연속 한 계단씩 올랐는데 83년부터 3년 연속 5위에 머물렀던 거야. 원인을 분석해보니 당시 구기 종목은 경기도에 연고를 둔 실업팀들 때문에 좋은 성적을 냈는데 수영, 사격, 펜싱, 요트 등 비인기 종목들이 문제였어. 생각 끝에 성적도 올리고, 당시 일반부로 활동하던 선수들의 향후 직장도 마련해줄 겸 도청과 시ㆍ군청 직장운동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지사님께 건의를 드렸지. 지사님이 당시 36개 시장ㆍ군수들을 모아놓고 재정 형편에 따라 1~2개 팀씩 창단을 지시한 것이 전국 최초의 시ㆍ군 직장운동부야.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 였고, 그 결과 인천 분리후 5년만인 86년 우승을 할 수 있었지. -이후 큰 어려움 없이 탄탄대로를 달려온 것인가. 그렇지만도 않아. 80년대 초반에 국군체육부대가 경기도로 뛰겠다고 연락이 왔어. 처음에는 몇몇 종목만 경기도로 뛰었는데, 이후에 구기종목 모두 선발전을 거치지 않고 경기도로 뛰게 해달라는 거야. 당시 군사정부 시절이어서 거절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어. 경기도로 출전했던 한국화장품 야구와 여자농구, 삼성전자 남자농구, 금성사 배구팀, 경희대 남자 핸드볼 팀들을 설득하느라 욕도 많이 먹었지. 타 시ㆍ도로부터 비난도 많이 샀어. 86년 이후 우승 이후 서울과 한번씩 우승을 주고받으며 상승세를 탄 것은 사실이야. 95년 첫 2연패를 달성하며 서울과의 양강구도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 11연패 달성으로 이어졌지. 경기체육이 연승가도를 달린 데에는 임창열 지사님 취임 후 체육회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려 지원한 것도 빼놓을 순 없지. -재임 중에 체육인들의 숙원인 경기도체육회관도 건립했는데. 처음에는 수원상공회의소 건물에 세들어 살았어. 당시 전세금 2천만원이 없어 자주 독촉을 받으면서 안되겠다 싶어 지사님께 3층자리 건물이라도 지어서 체육회와 가맹경기단체 사무실들을 입주하게 해달라고 건의드렸어. 당시 임사빈 지사님께서 경기도에서 전국체전을 유치하니 기념 뺏지를 만들어 기금을 조성하라고 하셨어. 하지만 잘 팔리지가 않자 지사님께서 확대 간부회의에 참석하라고 하시더라고. 당시 내무국과 농림국이 우수행정으로 상금을 탔다고 자랑하자 상만 타면 뭐하느냐. 그것을 도민들이 알기나 하느냐면서 체육은 우승하면 구두닦이부터 전도민이 좋아한다고 전국체전 총력 지원을 지시하셨어. 또한 시장ㆍ군수 회의를 열어 뺏지 판매를 독려하시고는 매일 결과를 보고 받겠다고 해 당시로서는 큰 돈인 13억원이 모금됐지. 관선지사 때니까 가능했던 일이야. 그렇게 해서 뺏지 판매금 13억원과 자체 기금을 모아 현 수원 정자동 도유지에 지으려는 데, 규모가 10층으로 커졌더라고. 부족분은 도에서 지원키로 해 73억원을 들여 92년 5월에 지어진거야. -16년간 사무처장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에피소드야 많지. 그 가운데 전국소년체전 총감독을 교육청이 아닌 내가 맡았던 때가 있었어. 83년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꼴찌에서 두번째를 했는데 경기도 얼굴에 먹칠을 했다고 욕을 많이 먹었어. 오죽하면 목욕탕에도 가질 못했으니까. 경기도민들의 체육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어. 역전경주가 열릴 때면 평택부터 서울 경계까지 연도에 사람들이 꽉찰 정도였어. 경기도 구간을 달릴 때 1등을 못하면 욕설도 퍼붓곤 했는데 그게 경기체육이 발전하는 원동력이었어. 또한 전국체전서 우승하면 우승컵이 워낙 무겁고 커서 사진기자들이 들고 있으라고 요청하면 손에 쥐가 날 정도였어. 그래서 체전을 앞두고는 팔굽혀펴기로 힘을 길렀는데, 우승을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더라고.(웃음) -2008년 경기도체육인회 초대 회장을 맡아 연임을 하게됐는데. 사실 나는 회장을 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거야. 체육인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회장을 맡는 것이 옳았지. 나는 고문 정도만 생각했는 데 체육인들의 요청이 완강했어. 사실 체육인회 회원 대부분이 나이가 많아 경제적인 능력도 없기 때문에 무슨 사업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잖아. 다행히 체육회에서 보조금을 줘 유용하게 쓰곤 있는데 경기체육에 오래 몸담았던 사람들로서 경험담을 들려주고, 후배 체육인들에게 조언이나 해주면서 체육인의 표상만 돼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해. -경기체육 발전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체육계가 선ㆍ후배 위계 질서가 무너지고, 서로 보듬는 분위기가 사라진 것이 아쉬워. 그동안 경기체육이 인성을 가르치지 않고, 경쟁력과 성적만을 키워준 결과 때문이야. 인성교육 과정이 있어야 올바른 선수를 키울 수 있어. 또한 도체육회를 이끄는 사무처장 자리가 아무리 도 산하단체라도 인사적체 해소방안으로 활용돼서는 안돼. 50개가 넘는 가맹단체를 이끌려면 경기 종목의 특성 파악과 선수ㆍ지도자들을 익히는 데 몇년은 걸려야 해. 누가 오던간에 4~6년은 재임해야 체육회를 올바로 이끌 수 있고, 중앙 단체와의 관계도 원활하게 유지하려면 시간이 필요해. 체육회도 오래 고생한 경기단체 임원들에 대한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야. 은퇴한 체육인에 대한 예우와 관심이 필요해. 그 몫은 현역에 있는 사람들의 것이야. 전국체전에서 우승만 하면 자기들이 잘 해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임 도지사들과 선배들이 닦아놓은 터전 위에서 얻어낸 열매라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돼. 글=황선학기자 2hwangpo@kyeonggi.com 사진=전형민기자 hmjeon@kyeonggi.com

[경기인터뷰]전호상 에너지관리공단 경기지역본부장

올 겨울은 춥다는 게 어떤건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연이은 한파에 전력소비가 치솟으면서 에너지 절약 시책도 강도 높게 시행되고 있다. 추위나 더위를 피해 백화점이나 은행을 찾았다는 건 역사책에 남을 법한 얘기가 됐다. 이마저도 안심이 안됐는지 전국민을 대상으로 갑작스런 정전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훈련까지 개최됐다. 전호상 에너지관리공단 경기지역본부장(57)을 만나러 간 지난 10일 오전 일이다. 그날 역시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섰는데도 딱히 따뜻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철저한 직업정신을 떠올리며 언 손을 비비는 기자에게 전 본부장은 최근 전력난으로 지난 2011년과 같은 블랙아웃(대정전)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며 겁부터 줬다. 그리고는 에너지 절약 실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의식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력소비가 가장 많은 경기지역 본부장 다운 손님맞이에 전 본부장의 전력난 극복을 위한 해법이 궁금해졌다. Q. 지난해 12월에만 전력수급 관심(예비전력 300만~400만KW ) 단계가 무려 다섯번이나 발령됐다. A. 원자력발전소의 가동 정지 등으로 전력 수급이 불안정한 가운데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1~2월 동계 전력피크를 무사히 넘길 수 없는 상황이다. 그 어느 해보다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Q. 전력부족 현상이 왜 이렇게까지 심각해졌나. A. 몇 년 전만 해도 전력 피크라는게 여름에 냉방 때문에 있었던 걸로 겨울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그런데 지금은 전력 수요 자체 증가가 크다. 70년대에는 20%, 80년대 15%, 90년대 9.5% , 2000년대 들어 6%정도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전력수요 증가라는 것이 우리 예측보다 높다는 얘기다. 전력요금이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서 저렴하다는 것도 이유다. 과거에는 학교나 기업, 음식점에서 겨울철 난방 연료로 석탄, 나무, 가스나 기름 등을 사용했는데 지금은 전기로 난방을 하고 있다. 겨울철에 전력 사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가격정책이 잘못되다 보니 에너지 믹스 밸런스가 무너진 거다. Q. 전기료가 또 올랐다. 1년 5개월 동안 4차례 인상이다. 아무리 (전기료가)싸다고 하지만 서민들에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기업들은 원가상승의 요인이 된다고 불만이 크다. A. 14일부터 평균 4% 정도 올랐다. 너무 자주 오른다고 하지만 국제 유가가 오르면 당연히 기름 값이 오르는 것처럼 전기도 국제 원자재 시장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국제적으로 전기를 만드는 원자재 가격에 관계없이 가정용, 산업용 등으로 구분해 요금을 매기고 있으면서도 원가에 연동이 안 되고 있다. 그래서 한전이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한전이 자금을 잘못 유용했다는 말도 있는데 그 근본은 원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전기를 공급해서라고 할 수 있다. Q. 전기 공급은 일정부분에서 복지라고 볼 수 있다. 올리는 것 만이 최선책은 아니지 않나. A. 차상위 계층은 정부가 지원하는 게 맞다. 중소기업도 일정 부분 혜택을 줘야 한다. 그런데 대기업도 똑같다는 건 문제가 있다. 가정에는 누진제가 적용돼 많이 쓰면 불리한데, 기업은 KW당 얼마냐에 따라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에 산업용 전기에 대해서 제약을 많이 한 것이다. 그동안 가정에 부과되는 요금에 비해 기업에 상당히 저렴하게 공급을 해왔다. 기업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산업이 쓰는 전기가 51%에 이르는데 반해 가정은 14%밖에 안 된다. 가정에서 10% 절약을 한다 해도 14%의 10니까, 전체적으로 1.4% 절약밖에 안 된다. 전기를 많이 사용해 잘되는 기업에 높은 요금을 부과해야 한다. Q. 마트나 백화점 등지에서의 에너지 절약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보나. A. 물론이다. 마트나 백화점에서 오히려 가이드라인을 달라고 우리에게 요구한다. 백화점 점주는 고객들의 요구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실내 온도를 높이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주면 고객들에게 정부의 정책에 따라 가이드라인을 지키고 있다고 양해를 구할 수 있는데, 그런게 없을 때는 무한정 난방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내온도 1도가 낮아지면 난방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7%가 절약된다. 그럼 3도만 낮춘다고 생각해 봐라. 무려 21%가 절약된다. Q.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내 온도 강제 조치가 마트나 백화점의 서비스 마인드 부족으로 보여진다. A.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서비스라고는 보지 않는다. 서비스라고 하는 것은 종업원들이 얼마나 친절하고 제대로 된 물건을 제값에 판매하는 것이냐가 중요한 거다. 실례로 높은 온도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높은 실내 온도에서 쇼핑을 하는 것이 굉장히 불편하고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온도를 너무 낮춰 추워서 쇼핑을 못할 정도의 추위라면 모를까 그것이 아니라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맞다. Q.근본적인 전력 수급 대책이 필요한 거 아닌가. A. 2014년 영흥에 원자력 발전소가 준공된다. 이번 겨울만 잘 넘기면 지난해와 올해처럼 힘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도 현장에 나가 기업체 대표를 만나면 정부의 정책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전력 수요 예측도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아 정확히 판단을 내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 특히 정부에서는 지속적으로 발전소 등의 건립을 검토해야 하는 데 님비현상이 심각하다 보니 건립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정부가 로드맵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대로 제대로 안 되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에너지 사용은 좋은데 생산은 여기서 하지 말고 다른 곳에다 만들라고 주문하고 있다. 지금은 의식이 많이 바뀌어 과거보다는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다. Q. 경기지역 본부 차원에서 에너지 절약 홍보, 어떻게 하고 있나. A. 에너지 관리공단에 입사하고 가장 많이 방문한데가 각 기관의 홍보실이다. 각 기관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걸 체득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오랫동안 홍보담장자로 일하면서 MBC, KBS 같은 방송에 수없이 많이 출연했다. 그때를 돌이켜 보면 언론과 지자체, 시민단체가 네트워크를 구성해 함께 협력했을 때 주민에게 더욱 효율적인 홍보를 할 수 있었다. 시민단체나 언론이 함께 움직여 주면 국민 의식도 달라진다. Q. 올해 경기지역 본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뭔가. 학교 쪽, 특히 대학의 에너지 낭비가 심하다. 학교에 대한 에너지 절약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그린스쿨, 그린캠퍼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에너지절약 조기 교육이 중요한만큼 어렸을 때부터 절약 정신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할 생각이다. 아이들이 왜 전기를 안끄냐, 차량 10부제인데 왜 차를 끌고 나가느냐 하면서 오히려 부모를 설득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조기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올해는 NGO단체와 함께 이같은 교육 협력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Q. 정작 본인은 내복을 입고 다니나. A. 물론 입고 있다. 홍보실장할 때 겨울철에 쓰리고 운동을 주장했다. 쓰리고 운동은 (내복)입고, (플러그)뽑고, 걷고다. 내가 내복이야기를 해서 공단에서 최초로 내복 캠페인을 하고 있다. 여의도에서 63빌딩에서 이상봉 디자이너와 연예인을 불러 내복 패션쇼를 하기도 했다. 쌍방울 등 속옷 판매기업들이 표창을 주기도 했다. Q. 에너지 절약 운동 이외에 공단이 실천하고 있는 사회 공헌 활동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A. 몇 년 전부터 에너지 마이너스, 사랑 플러스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내가 홍보 실장을 하고 있을 때 만든 것이다. 여름철에 전기를 절약한(전년 대비) 금액을 가지고 주로 겨울철에 연탄을 사서 그 연탄을 불우이웃에 전달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이번 겨울 문풍지를 통해 새는 에너지를 잡자는 취지로 황소바람 잡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단열이 안 돼 추운 겨울을 나야하는 저소득층 가정을 찾아가 직접 단열 시공을 해주고 있다. 전 직원이 에너지 측면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연탄이나 멀티 탭 공급, 문풍지 등을 직접 설치해주는 활동을 통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대담=박정임 경제부장 bakha@kyeonggi.com 정리=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사진=전형민기자 hmjeon@kyeonggi.com

[경기인터뷰]명예의전당 헌액 '전설의 프로복서', 유명우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겠다. 1980년대 한국 복싱팬들의 가슴을 방망이질 해댔던 한국형 무하마드 알리, 작은 들소, 작은 악마 유명우(48). 한국 프로복싱 역사상 최다 세계 타이틀 방어 성공(17차)에 최장수 챔피언 벨트를 유지, 가장 많은 대전료. 한국 프로복싱의 전성기를 이끌며 아직도 올드 복싱팬들의 뇌리속에 자리잡고 있는 전 세계권투협회(WBA) 유명우씨에겐 항상 최고의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강철같은 체력을 앞세운 저돌적인 인파이터였던 그는 좌우 콤비네이션 블로의 일인자로 복싱팬들의 가슴을 방망이질해 댔다. 특히 부와 명예를 거머쥔 뒤에도 한 눈 팔지 않고 훈련에만 집중, 경기를 치를수록 기량이 진보한 대표적인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그가 최근 국제복싱 명예의 전당(IBHOF)에 헌액자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장정구에 이은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이자 동양인으로는 5번째다. 주말 저녁, 황금 시간대에 온 국민을 TV 앞에서 웃고 울게 한 복식영웅, 유명씨를 지난 20일 수원시체육회관 복싱장에서 만났다. -지난 1980년대 후반 세계 복싱계를 평정했던 무쇠 주먹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얼굴이 곱다. 맞지 않고 선수생활 한 것은 아닌가. ▲체구가 작아 동안으로 보이는 것뿐이다. 요즘엔 늙어보인다는 사람도 많다. 프로 선수생활만 10년차인데 맞지 않고 어떻게 싸우나(웃음). 39전의 경기를 치르며 기라성같은 상대와 맞서 싸우면서 생긴 노하우는 최대한 정(正)타를 안 맞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복싱에 입문한 계기는. ▲공부를 못하니 운동을 택한 것 같다(웃음). 학교에 친구가 글러브를 갖고 와서 어린 마음에 생애 첫 스파링을 가졌다. 주위에서 권투선수 하면 잘 하겠다는 칭찬의 말 한마디에 부모님 몰래 돈 모아 서울 관악구 대원체육관(관장 김진길)에 등록했다. 함께 운동한 나이 지긋한 어른 동료(?)가 까까머리 꼬마 초년병에게 힘을 불어넣어 줘 권투에 폭 빠지게 됐다. -벌써 은퇴한 지 20년이 흘렀지만 영원한 챔피언으로 팬들의 가슴에 남아있다. 챔피언 시절은 어땠나. ▲1980년대엔 프로복싱이 인기 스포츠였다. TV 앞에서 온 국민이 손에 땀을 쥐고 경기를 관람하던 때였다. 그만큼 큰 인기를 누린 때라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챔피언 시절의 영광과 팬들의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지금도 따라다닌다. 후배들에게 옛 복싱의 영광을 다시 안겨주고 싶다. -국내 최다 17차 세계 타이틀 방어라는 경이적인 기록의 소유자다. 경량급에서 롱런한 비결은. ▲시합을 위해 열심히 땀을 흘리지 않으면 링 위에서 그만큼 피를 많이 흘려야 한다. 생존경쟁에서 나를 대신해 링 위로 올라갈 대안은 없다는 것이 18살의 어린 나이에도 명확히 각인됐었다. 그래서 챔피언 시절 내내 초심을 잃지 말자고 마인드컨트롤을 했다. 꾸준한 운동으로 인내심을 갖고 체중감량에 올인해 주니어플라이급으로 롱런할 수 있었다. 20차 방어전을 목표로 세웠는데 아쉽게 18차에서 깨졌다. -17차 방어전까지 국내에서만 경기를 치뤄 우물안 개구리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이유가 있는가. ▲서양인은 체구와 골격이 커 경량급이 별로 없다. 남미 쪽은 높은 개런티를 주고 시합을 열 수 있는 여건이 못 됐고, 동남아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이 그나마 가장 대우를 받을 수 있었는데 한국으로 원정경기를 더 선호했다. 그러다보니 비교적 경제여건이 나은 국내에서 경기를 많이 치뤘다. 우물 안 개구리 라는 비난은 억울하다. -프로통산 전적 39전 38승 1패를 기록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지난 1985년 12월 조이 올리보(미국)와 첫 세계 타이틀매치가 기억에 남는다. WBA 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감았을 때, 온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그러나 1차 방어전 당시 12라운드에서 귀를 맞았는데, 윙~ 소리가 나면서 치명타를 입은 걸 직감했다. 시합 후 고막이 터진 것을 알았다. 아픔보다는 독기가 뻗쳤다. 더 강해지려 악착같이 노력했다. -18차 방어전을 일본 원정으로 치뤄 타이틀 뺏긴 뒤, 1년 만에 되찾아 왔다. 그런데 이듬해 돌연 은퇴한 이유는. ▲20차 방어전을 성공하는게 목표였는데 돌이켜보니 욕심이 컸다. 지면 끝이다라는 생각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했고, 18차 방어전을 패한 뒤 은퇴를 생각했지만 패하고 링을 떠난다면 여태까지 챔피언을 지키기 위한 모든 노력이 물거품으로 사라지는 것 같았다. 4~5개월 고민 끝에 다시 하기로 결론을 내렸고, 다시 타이틀을 되찾았다. 이후 목표가 사라져 명예롭게 은퇴하기로 마음먹었다. -같은 체급에 세계복싱평의회(WBC) 세계챔피언인 장정구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었다. 장 선수와의 통합타이틀전을 기대한 팬들이 많았는데, 성사되지 못한 이유는. ▲장정구 선수나 나에게 통합타이틀은 정말로 매력적인 시합이다. 영광스런 대전을 어느 선수가 마다하겠는가. 그러나 매니저와 프로모터 또 각 방송사 간 여건 때문에 성사되지 못해 아쉬웠다. -국제 복싱연맹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소감은. ▲무하마드 알리, 마이크 타이슨, 조지 포먼 등 세계적인 많은 복싱스타와 복싱 관계자들이 이름을 올린 복싱인의 로망 명예의 전당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감회가 새로웠다. 장정구 선수에 이어 국내에서만 2명의 헌액자가 배출된 것은 국제적 자랑거리다. 내년 6월 6~9일까지 나흘간 미국 뉴욕주 캐너스토타에 있는 복싱 명예의 전당 박물관에서 열릴 헌액식에 초청, 핸드프린팅 및 헌액 반지 등을 받을 예정이다. -은퇴 후 수원서 오리고기 전문 음식점을 운영, 사업가로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나는 영원한 복싱인이다. 사업가란 말은 어색하다. 조그만 장사를 하는 것일 뿐이다. 다른 일을 해도 복싱과 관련된 일을 해야지만 제일 즐겁고 행복하다. 내 고향은 영원히 복싱이다. 난 음식점에서도 카운터에 앉아있지 않는다. 주차장에서 제일 먼저 손님을 맞는 것이 내 역할이다. 옛 챔피언이라고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고, 같이 인증샷을 요구하는 고객과 즐겁게 사진도 찍고 격려도 받아 행복하다. -사업가에서 복싱계로 다시 돌아와 프로모터 등을 하고 있는데 계기는. ▲국내 프로복싱계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인기있는 스포츠로 유지되고 있었다면 다시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 프로복싱이) 바닥으로 추락할 정도로 침체해 있다. 꿈을 가진 후배들의 희망이 없어지는 것 같아 권투인의 한 사람으로서 지켜볼 수만 없었다. -국내 복싱계 침체 원인과 돌파구를 제안해 달라. ▲예전의 명성에만 집착해선 미래에 대한 대안이 없다. 일본만 해도 침체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돌파구를 모색해 지금은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세계챔피언 5명을 보유하고 있는 복싱 강국으로 일어섰다.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 나를 포함한 모두의 잘못이다. 늦었을 때가 가장 이른 것이란 명언을 되새겨 지금부터라도 먼 훗날의 영광을 위해 힘을 모아 서서히 준비해야 한다. 복싱인들의 노력과 땀방울이 모아져야만 프로복싱의 화려한 명성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팬들과 제2의 유명우를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은. ▲내가 출전한 시합을 관람하시다가 흥분하셔서 돌아가신 어르신 팬이 계시다. 언론보도를 통해 그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 고인의 명복을 빌며 속으로 울었다. 그만큼 나를 열성적으로 응원해주고 사랑해주는 팬들이 있기에 링 위에서 두려움이 없었다. 이런 사랑의 스폰서가 선수들의 꿈과 희망을 키운다. 권투의 부흥기를 이끌 신세대 복서들을 배출하려면 좋은 시합이 많이 열려야 한다. 요즘엔 여우(여자배우) 복서 이시영의 인기로 생활체육으로서 복싱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긍정적인 일이다. 복싱계의 새로운 간판스타를 키우는 데 주력하겠다. 대담=황선학 지역사회부장 2hwangpo@kyeonggi.com 정리=권소영기자 ksy@kyeonggi.com 사진=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경기인터뷰]장유순 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 시민연대 총괄간사

KBO가 지난 11일 프로야구 10구단 승인을 결정하면서 1천200만 경기도민들의 염원이었던 프로야구 10구단 수원 유치가 실현될 날도 이제 얼마남지 않게 됐다. 물론, 라이벌 전북과의 치열한 유치경쟁이 남아있긴 하지만 관중 동원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 도시 인구수, 교통 인프라 등 대부분의 객관적 데이터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수원이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성공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처럼 경기도 수원이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를 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되기까지 많은 이들의 피와 땀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야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활발한 유치 활동을 펼쳐 온 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를 위한 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단연 그 중심에 서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2일 수원 우만동에 있는 시민연대 사무실에서 시민연대를 이끌고 있는 장유순 총괄간사를 만났다. 장유순 총괄간사는 180cm가 넘는 큰 키에 당당한 체구만큼이나 거침없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정통파 투수를 좋아하고, 수원 KT구단 이외에는 다른 구단을 응원할 마음조차 없다는 그의 말에서는 KBO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지체없이 삭발을 감행하는 불도져 같은 그의 추진력과 못말리는 수원 사랑이 고스란히 엿보이도 했다. 프로야구 10구단 수원 유치를 위한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달려 나가겠다는 장유순 총괄간사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를 위한 시민연대가 발족한지도 어느덧 1년여가 지났다. 시민연대의 발족 계기와 그동안의 활동 상황은? 수원시가 일찌감치 수원 야구장 리모델링 등의 구체적인 계획에 나서고 경기도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등 관 차원의 유치 활동을 전개되고 있었지만, 시민 차원의 유치지원 활동은 지지부진했다. 이에 따라 야구에 대한 열정을 가진 야구인들과 수원 지역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수원시야구연합회를 모태로 330개 지역 단체들을 규합, 범 도민차원의 시민연대를 결성하게 됐다. 이후 시민연대는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당위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홍보 활동을 펼치는 한편 KBO측에 수원 시민들의 의지를 전달하기 위한 서명 운동을 전개하는 등의 활동한 유치지원 활동을 벌여왔다. 현재는 시민들의 참여 확대로 350개 지역단체가 함께 활동하는 단체로 규모가 커졌고 서명운동 등 유치 활동에도 갈수록 탄력이 붙고 있는 상황이다. -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을 텐데 아무래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단체다 보니 운영비 등 재정적인 면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또 다들 생업에 종사하는 이들이다보니 본격적으로 활동을 펼칠 인원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힘을 보태면서 힘이 생겼고, 프로야구 10구단을 향한 경기도민들의 열망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되면서 더 큰 의욕을 갖고 유치 활동에 임할 수 있었던게 아니었나 생각한다. 아마, 경기도민들의 열렬한 지지와 뜨거운 호응이 없었다면 결코 지금까지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런 대가 없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도로 한켠에 서서 구호를 외치고 서명서를 받아본 경험이 있다면 그게 얼마나 녹록지 않은 일인지 알거다.(웃음) 하지만, 유치활동을 하면서 느낀점은 프로야구 10구단을 진심으로 바라는 도민들의 마음이었다. 발길을 멈추고 자발적으로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동의서에 사인을 해준 시민들, 지쳐가던 우리들에게 파이팅이라는 말로 힘을 불어넣어준 시민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고 싶다. - 삭발도 감행했는데, 그때 심정은 어땠나 사실, 지난해 말쯤 KBO가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승인을 결정하게 될 줄 알았다. 이렇게 오래 걸릴 것이라고는 정말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 모든 야구팬과 야구인들이 바라는 일인데도 10구단 창단 승인을 차일피일 미루는 KBO와 구단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뜻에서 나를 비롯한 4명의 시민연대 유치위원들이 머리를 자르게 됐다. 사실, 삭발하는 것 만큼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는 것도 없지 않나. 난생 처음 해보는 일이긴 했지만, 야구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에 기꺼이 머리를 자를 수 있었던게 아닌가 생각한다. 삭발식을 하면서 중앙방송사 헤드라인 뉴스에 얼굴을 많이 내비칠 수 있었다. 프로야구 10구단 수원 유치를 위한 일이라면 10번이라도 삭발할 각오가 돼 있다. -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데 야구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가. 혹시 좋아하는 선수나 팀이 있다면. 초등학교 시절(수원 신풍초) 투수로 활약했었다. 키도 크고 신체조건도 좋아 공이 꽤 빠른 편이었고, 수원 지역에서는 내 공을 치는 선수가 몇 없었다. 소년체육대회 경기도ㆍ인천 대표선발전 결승에 선발투수로 나설 정도였으면 꽤 잘한 것 아닌가.(웃음) 하지만, 집안사정 등 여러가지 이유로 해서 야구를 접게 됐다. 그래도 야구에 대한 꿈이 있었던 만큼 여전히 프로야구 경기를 빼놓지 않고 즐겨보는 열렬한 야구광이다. 특히 박찬호나 류현진과 같이 150km/h 이상의 공을 뿌리는 정통파 투수들의 경기를 보면 짜릿한 쾌감을 느낀다. 현재는 수원시야구연합회와 시민연대에서 활동하고 가끔 사회인야구에도 참가하면서 야구와의 인연을 계속하고 있다. 좋아하는 팀이 있다면 단연 앞으로 탄생하게 될 수원 KT 야구단이다. 프로야구 10구단 수원 유치 활동을 벌인 이후부터 내 마음속에 수원 KT야구단 이외의 팀을 담을 수가 없다. 그만큼 간절하다. - 하고싶은 말은 매번 하는 말이지만, 나는 수원 시민이기 이전에 한국 프로야구의 발전을 희망하는 야구팬이다. 한국 프로야구가 1천만 관중시대를 활짝 열어젖히며 승승장구해 나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모든 객관적인 여건에서 우위를 갖고 있는 경기도 수원이 프로야구 10구단을 유치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프로야구는 분명히 경제고,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전북이 내세우고 있는 지역적 안배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야구 전체 발전을 생각해야 한다. 진심이다. KBO가 진정성 있는 평가를 통해 전북으로 결정한다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 발전보다도 정치적 논리에 입각해 10구단을 결정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어느 지역이 프로야구 전체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을지 KBO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경기인터뷰]나진영 서울지방교정청장

최근 끊이지 않는 흉악범죄와 묻지마 살인 등 강력범죄자들의 상당수가 전과자라는 점에서 소위 교도소, 구치소로 불리는 교정시설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교정시설은 엄정한 형벌 집행은 물론 출소자의 재범 방지를 위한 내실있는 교정교화와 건전한 사회인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사회복귀지원 활동까지, 해마다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중 서울지방교정청은 법무부 교정본부 산하의 중간감독기관인 4개 지방교정청중 서울ㆍ경기ㆍ인천ㆍ강원권에 있는 16개 교정시설에 대한 수용자 관리와 교정교화업무 전반에 관한 사항, 소속 교정공무원을 지휘 감독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서울지방교정청 산하기관에 수용된 수용자는 2만여명이며, 이들을 수용관리하는 교정공무원은 5천500여명에 달한다. 또한 수용자 교정교화, 종교활동, 의료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는 교정위원은 1천7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 곳의 수장인 나진영 서울지방교정청장(57)은 31년 넘게 교정공무원으로서 교정의 최일선 현장에서 수용자 관리와 교화 활동에 헌신해 온 베테랑이다. 그는 청송교도소 등 전국 교정기관 중에 수용관리가 어렵고 힘들다는 기관은 거의 빠짐없이 거쳤고, 특히 교정시설에서 큼직한 교정사고가 있을 때마다 발탁, 현장을 진두지휘할 만큼 교정현장을 꿰뚫고 있는 현장의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나 청장은 그간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교정공무원으로서의 소신과 교정행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누군가 해야한다면 내가 하자. 언젠가 해야한다면 지금하자. 내가 할 바에는 잘하자 오랜 기간을 교정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나 청장이 가지고 있는, 그리고 실천의 원천이 되는 모토이다. 그 동안 많은 수용자와 다양한 사건 사고를 경험하며 수백통의 감사 편지도 받았다는 나 청장은 근래에 기억나는 사건에 대한 소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는 2011년 1월 부산구치소장으로 재직할 당시 소말리아 해역 인근 아덴만에서 우리 해군에 의해 생포됐던 소말리아 해적 5명을 부산해경으로부터 넘겨받아 1년여 동안 수용관리하면서 재판을 받도록 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나 청장은 그 당시 소말리아는 생소한 나라였고 언어와 생활관습, 문화가 달라서 수용관리에 애로가 많았다며 더구나 석해균 선장이 중상을 입고 있었던 터라 국민적 감정이 좋지 않았고, 국내ㆍ외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었으며, 해적들은 자해나 자살의 우려가 있는 등 열악한 상황에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들을 관리하면서 가장 먼저 부딪친 부분이 의사소통이었다고 언급했다. 소말리아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고, 국내에서 소말리아관련 책자나 사전을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것. 이에 소말리아 해적 수용관리 전담팀을 만들고 팀원들로 하여금 이들과 자주 대면하면서 소말리아어를 최단 시일내에 습득하도록 했다. 또 이들에게도 한글교육, 전통문화 소개, 고충상담, 건강검진, 종교활동 보장, 영치금품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우리문화와 제도를 거부감 없이 단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로부터 몇개월 후부터는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며 수용생활도 안정되게 적응했고, 무엇보다 우리 직원들을 신뢰하고 잘 따르게 됐다는 것. 나중에는 재판과정에서 직원들이 법정 통역관으로 임명돼 소말리아어를 통역하는 업무까지 맡아 화재가 되기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당시 부산구치소 직원들이 혼연일체가 돼 새로운 교정의 역사를 개척한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해 성공한 사례라서 더욱 기억에 남는다며 훗날 들은 얘기지만, 해적 중 마호메드 아라이라는 수용자가 담당변호사에게 부산구치소에서 받은 처우에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던 것을 신문 인터뷰에서 보았을 때 남다른 감회와 긍지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교정 업무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형사법 단계를 보면 범죄 수사단계, 재판 단계, 형집행 단계로 나눠볼 수 있는데 교정은 단순히 범죄자를 사회와 격리 구금하는 작용뿐만 아니라 교정교화와 직업훈련을 시켜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형집행 단계에서 범죄자를 가장 긴 시간동안 수용관리하면서 교정교화업무가 이뤄지기 때문에 교정시설의 역할과 교정공무원이 수형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그만큼 크다는 것. 최근 전국 교정시설의 수용사고 통계를 보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어 시설내의 수용관리는 매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출소자의 3년내 재복역율은 아직까지 22%대를 유지하고 있어 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수형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출소 전에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취업문제와 가족관계, 그리고 사회내 인간관계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당수의 출소자가 여러 가지 이유로 출소 후 사회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에 가족은 물론 사회에서 이들을 안아줄 수 있는 안전망을 갖춰 더불어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이를 위해 교정시설은 인성교육과 직업훈련 등 체계적인 교육과 함께 출소 후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취업알선ㆍ창업지원 등 다양한 사회복귀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지방교정청은 수형자 인성교육은 물론 직업훈련 전담교정시설을 추가로 지정해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출소자 취업알선과 창업지원을 위해 고용노동부 등 유관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각 교정기관에 취업전담반, 취업ㆍ창업알선협의회를 구성해 구직정보를 제공하고, 구인ㆍ구직만남의 날을 개최하는 등 출소예정자 사회복귀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묻지마 범죄나 정신질환자에 의한 우발범죄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수용대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선 묻지마 범죄자들의 특징을 보면 대부분 직업이 없고 사회와 단절되어 고립상태에 놓여 있거나 소외된 자 또는 우울증 등 정신병적 질환자가 많으며, 폭력이나 알콜중독 등을 동반한다고 분석했다. 심리적 병리상태에서 행해지는 묻지마 범죄자를 강력히 처벌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단순히 처벌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는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출소 후 사회에 나왔을 때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도록 교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신질환자는 별도의 정신질환치료 전담시설에서 치료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청 내 서울남부교도소에 교정심리치료센터를 개관하고 정신질환 수형자나 아동ㆍ장애인 성폭력사범 등을 대상으로 정신과 전문의, 심리치료사 등 전문인력을 집중 배치해 6개월간 300시간 과정으로 정신 및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이같은 교정심리치료센터가 각 지방교정청으로 확대 시행되는 분위기여서, 교정시설내 묻지마 범죄자나 아동ㆍ장애인 성폭력사범 등에 대한 치료나 처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교정 업무는 국가치안의 최후의 보루로서 엄정한 수용관리와 교정교화의 1차적 책임은 교도관의 몫이지만, 출소자의 사회복귀문제는 국가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나 청장은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도 전과자라고 낙인찍고 외면하지 말고, 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 청장은 출소자 문제는 우리 사회구성원 전체가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라며 왜냐하면 이들이 형기를 마치고 돌아가야 할 곳은 결국 우리 사회이고,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야 할 이웃이기 때문이라고 말을 맺었다. 이명관기자 mklee@kyeonggi.com

[경기인터뷰]장편소설 ‘여울물 소리’ 펴낸 작가 황석영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은 소설가 황석영. 그의 반세기 삶은 파란만장했다. 자퇴와 가출, 자살시도, 막노동 떠돌이 생활, 베트남전 참전, 방북, 해외체류, 수감생활 등 그의 삶은 우리의 근현대사와 함께해 왔다. 황석영이라는 인물 자체가 격동의 시대를 오롯이 담아내고 있는 그릇인 것이다. 그는 당대 역사의 큰 물줄기 속에서 단 한 번도 직면한 현실을 피하지 않고 맞서며 주옥같은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신작 장편소설 여울물 소리(자음과모음刊)를 출간한 작가를 11월 28일 저녁 서울 논현동에서 만났다. 입심이 대단했다. 역시 황구라(황석영의 별명)다웠다. -TV에서 볼때 보다 훨씬 젊어보이세요. 아직 볼만하죠?(하하) 누가 날 보고 칠십이라고 믿겠어. 요즘 유행하는 100세 시대 계산법으로 칠십이란 나이를 계산해보면 이제 마흔 아홉살인데, 마흔 아홉으로 보이지?(하하) -칠순의 나이에도 쉬지 않고 소설을 쓰는 그 힘이 놀랍습니다. 요즘도 꾸준히 헬스하고 있어. 중학교 때 수영반, 고등학교 땐 등산반에서 활동했으니 건강 하나는 걱정 없지. 소싯적엔 한강에서 2~3시간씩 수영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등단 50년이라니. -고등학교 때 등단했으니 올해로 딱 50주년이네요. 경복고등학교 재학 시절, 입석부근(立石附近)으로 사상계의 신인문학상에 입선했어. 50년, 사실은 뒷간에 갔다왔더니 인생이 다 갔어. 뭐든 한 분야에서 10~20년을 하면 달인 소리를 듣는데 글쓰기는 달인이 없구나 싶어. 작가로 반세기를 살았으니 지금쯤이면 이야기가 술술 튀어나와야 하는데 이번 작품 쓰면서도 애 먹었어. -애를 먹어요? 엄살 같은데. 내 별명이 황구라지만 쉽지 않았어. 하루에 10매씩 썼는데 어떤 날은 하루에 열시간씩 품을 들였다니깐. -반세기 문학인생을 되돌아보면 개인 황석영의 삶이 단 한 순간도 평범했던 적은 없어 보인다. 지금까지 변화의 과정을 크게 3번 겪었어. 베트남전 참전과 광주 민주화항쟁, 마지막으로 방북사건과 감옥생활로 정리할 수 있지. 베트남전쟁 참전 이후 1974년부터 본격적인 창작활동에 돌입해 객지, 한씨연대기, 삼포 가는 길 등 전반기 문학은 비판적 리얼리즘이 두드러졌어. 1989년 방북해 귀국하지 못하고 베를린예술원 초청 작가로 독일에 체류했고 1993년 귀국해 방북사건으로 7년형 선고받았어. 1998년 사면 석방됐고. 그 후 장편 오래된 정원, 손님,심청, 연꽃의 길, 바리데기를 발표했어. 그러고 보니 지난 10년 동안 여성의 눈으로 소설을 썼네. 방북으로 5년간 감옥에 있다 나온 뒤 작품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 수감 생활 후엔 다양한 서사를 실험적으로 도전했고. 내가 황구라가 돼서 미안하네. 내가 한 번 이야기 하면 끝이 없어.(하하) -대선이 며칠 남지 않았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간 단일화 관련해 적극적으로 지지했는데 결국 무산됐다. 심정이 어떠한가. 짬뽕과 짜장면이니 짬짜면으로 하자 했다. 합쳐라(단일화)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지. 내 역할은 끝이 났다. 정치부 기자들 전화 받느라 바빴지. 나는 책을 팔아야 한다고 둘러댔어. 남은 기간 동안 투표 독려나 하겠다. 안철수 후보는 일찍이 역사에 없었던 대승적 헌신과 희생을 국민에게 보여주었다. 안철수의 약속에 대해 우리는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여울물 소리 반응이 좋다. 특히 화자(話者) 여자 주인공 박연옥의 캐릭터가 독특하다. 소설의 화자는 시골 양반과 기생 첩 사이에서 태어난 서녀 연옥이 중인의 서얼로서 신분의 한계를 알고 세상을 떠돌게 된 이야기꾼 이신통을 찾으러 다니면서 줄거리가 이어져. 화자의 추적을 통해 전기수, 강담사, 재담꾼, 광대물주, 연희 대본가, 그리고 나중에 천지도에 입도해 혁명에 참가하고 스승의 사상과 행적을 기록하는 역할을 하다가 생을 마감하는 이야기꾼의 일생 스토리야. 연옥은 이신통에 대한 연정을 한평생 마음속에 품고 원망하기보다는 그리워하지. 인내하는 우리네 전통적인 여인상을 가지고 있지만, 사라진 이신통을 찾기 위해 직접 그의 행적을 따라 길을 나설 정도로 당찬 면모를 보여주지. 우리 사회가 겉으로 봐선 포스트모던 시대로 들어온 것 같지만, 사실 내용은 근대를 못 벗어났다고 봐. 남자들이 저질러놓은 근대의 상처와 억압의 잔재를 그대로 안고 있는 거지. 그래서 어머니의, 누이의 시각으로 역할바꾸기를 시도해 본 거야. -남자 주인공 이야기꾼 이신통은 마치 현재를 살고 있는 작가의 아바타와도 같다. 본인 이야기인가. 등단 50주년을 회고하면서 이야기꾼에 대해 쓰겠다고 작정하고 썼어. 50년을 이야기꾼으로 살아온 내가 19세기 이야기꾼이 어떻게 살았는지 되짚어본 거지. 처음에는 19세기쯤에 갖다놓고 그냥 허황된 민담조의 서사를 쓰려고 했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우리네 그맘때의 현실의 무게가 만만치 않았어. 19세기는 동학이 형성되면서 자생적 근대를 모색하던 때지. -작품에서 이신통은 나쁜남자 스타일이던데. 글을 읽는 솜씨가 신통방통하다 해서, 본명 이신이라는 이름보다 이신통으로 더 잘 알려지게 된 이 인물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영웅과는 거리가 멀어. 그러나 그의 행적을 통해, 19세기 말 격변의 시대에 엄격한 신분 제도로서 유지되던 유교적 사상을 뒤엎고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놀랄 만한 선언을 했던 동학(소설 안에서는 천지도라고 지칭한다)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을 스케치하면서 고통과 상처투성이의 근대를 살아가는 남자다. 21세기 시각에선 무책임한 나쁜남자지만 19세기 시각에선 근대를 살아간 사내 중 한 명이다. -이신통처럼 작가님도 집에서 카리스마가 넘치는지 궁금하다. 카리스마는 무슨. 황구라 말고 별명이 또 하나 있어. 뭐냐면 억울한 사슴이야(하하). 나는 여성들한테 굉장히 잘해. 취사, 요리, 설거지도 잘하지. 싱크대 닦는 것도 잘한다고. 하긴 무명작가 시절에 글 쓴다고 하면 다들 웃던데. 그리고 고등학교 때 좋아하는 여학생이 있었는데 날 보고 권투하세요?, 책은 더러 읽으세요? 했었어.(하하) 날 신통치 않아 했던거지.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위트와 방대한 어휘를 자랑한다. 비법은 뭔가. 평소 실력이지 뭐.(하하) 1974년 7월부터 1984년 8월까지 장길산을 썼어. 서른 두살에 시작해 마흔 두살까지 딱 10년 동안 쓴 작품이지. 그 때 체득한 것이여. 비법은 없어. 다소 유감스러운 건 요즘 사람들은 우리 말에 대한 맛을 몰라. 그래서 일부 독자들은 이번 작품이 가독성이 좋지 않다고도 하던데. -작가로서 50년 원없이 쓰고 사셨는데, 한이나 후회, 그런 것은 없나. 작가 50년 동안 가장 큰 회한이라면 가족을 지켜내기 못한 거. 피치 못할 나쁜 남자의 전형이었지. 앞으론 말 잘 들으며 살겠습니다.(하하) -앞으로의 작품 세계가 궁금하다. 만년문학의 전반부 그러니깐 70~80세까지 한 10년은 청년기 때 했던 중단편을 하고 싶다. 당대의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자살률 세계 1위, 출산률 최하위, 산업재해 1위, 행복지수 34위 등 지난 몇 년 동안 대한민국의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 그리고 80~90세에는 놀러 다닐꺼다. 톨스토이 말년처럼 수염도 기르고 싶다. 그런데 난 수염이 없어서. 수염을 심을까봐.(하하) 글_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_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경기인터뷰]이형주 LH경기지역본부장

건설경기 활성화, 서민주거복지 증진, 나눔의 실천으로 신뢰받는 공기업이 되겠습니다. 이형주 LH 경기지역본부장은 지난 7월 취임한 뒤 4개월여간 본부에 주어진 경영 목표 달성을 통한 공기업 본연의 공적역할 수행을 위해 바쁘게 내달려 왔다. 재정집행 활성화를 통한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사업비에 대한 적기, 적소 집행에 만전을 기했다. 자금집행실적을 매주 점검하고 전망 및 부진만회대책을 수립하는 등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으로 연말까지 총 1조6천억원 이상을 집행, 올해 사업비 집행계획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원 원천지하차도와 용인 서천대로 2-1호선 등 경기지역본부 주요사업지구 기반시설 확충을 통한 입주민 생활편익 증진과 대학생 전세임대, 사회취약계층 주택보수 사업 등 서민주거복지 강화 에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다음은 이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Q.취임한지 4개월여가 지났는데 주목할만한 성과가 있나. A. 경기본부가 공사 사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있고 규모도 제일 커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다. 광범위하고 다양한 사업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먼저 사업비를 적기, 적소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서민주거 안정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LH의 존재 이유는 나눔의 실천이라는 것이 평소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이에 일회성의 금품기부가 아닌 지속적인 땀기부를 위해 멘토와 꼬마친구, 엄마손 밥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봉사활동도 벌이고 있다. Q. 지역본부 중 사업 규모가 큰 만큼 해결해야 될 과제도 적지않은 것 같은데. A. 사업 규모가 크다보니 산적해 있던 과제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지금 공급되는 물량은 대부분 지난 2005~2007년 기획된 것인데 당시 부동산 상황이 좋았다가 2008년 금융위기로 거꾸러지고 지난 2010년 유럽발 재정위기로 또다시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택시장의 사정이 좋지 않다. 아무리 노력해도 큰 거시 환경에 부딪혀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받다보니 우리의 노력으로 풀어나가기 어려운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어서 많은 중압갑을 느끼고 있다. 과거 경기가 좋을때는 수익이 발생하니까 사업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지만 지금은 주택 가격은 낮아지고 비용은 늘어나다보니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 사업을 진행하다보면 여러가지 외부 여건 때문에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어떻게 하면 손실을 줄이면서 사업을 할 수 있을까 깊이 고민하고 있다. 수원 고등지구만 해도 도시 기반 시설을 갖추는데 1천800억원 정도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과거 수익이 많이 날때를 생각하면 큰 문제가 안되지만 지금은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개발 사업자가 이 모든 것을 책임지기에 부담이 크다. 과거와 상황이 많이 달라진 만큼 해당 시와 도 등 지자체가 기반시설의 일정 부분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 화성 태안3지구 문제 등 장기 미해결 문제들이 있는데 하나하나 순차적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Q.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지구의 분양 실적이 저조한데 대책은 있나. A. 유럽발 경제위기로 국내 경제 상황이 날로 어려워지면서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 경기는 더욱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먼저 부동산 수요와 경기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예측을 바탕으로 치밀하고 심도 있는 판촉대책을 마련해 실질적 판매증대로 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중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 증가의 대책으로 신규 공급 아파트에는 85㎡(구 33평) 이하로 리폼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집 마련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공공임대, 분납임대 등 다양한 대체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또 대금납부조건 완화, 발코니 확장비용 부담 등 고객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판촉활동으로 수요자들이 보다 쉽게 주택시장에 접급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단독주택지에 대한 소비자 선호를 반영해 다양한 지역에 다양한 면적의 토지를 판매하면서 구매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Q. 판매 분야에서는 LH 내부에서 손꼽히는 것으로 아는데. A. 대학에서 경영학을 부전공으로 하다보니 회계나 관리, 기획파트로 돌았다. 부동산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부동산과 도시계획 관련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판매업무를 하게됐다. 지난 2003년 전체 사업을 총괄하는 사업총괄 조정부장을 할 당시 기술엔지니어와 판매 담당자가 서로의 업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 상태에서 사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기획 단계부터 기술 엔지니어와 판매 담당자가 협의할 수 있는 마케팅부서 신설을 주장했다. 초대 마케팅부장을 맡은 뒤 사업 기획 단계부터 기술 엔지니어와 판매 담당자가 협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그에 따른 판매실적도 획기적으로 늘어나게 된것 같다. Q.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중점 추진되는 사업은. A. 이제 올해도 한달여 남짓 남았다. 한해 결실을 보고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침체와 유럽발경제 위기 등으로 LH를 둘러싼 내외부 경제여건이 여의치 않다. 하지만 남은 기간동안 취득 1천100억, 조성 1천600억, 건축공사 1천700억, 주거복지 1천500억 등 총 5천900억 규모의 투자비 집행으로 제정집행 활성화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지역 부동산 및 건설경기 활성에 앞장서고자 한다. 내년에는 성남 고등 보금자리 사업지구 보상을 착수하고 안성 아양지구 조성공사를 착공하는 등 한 동안 주춤했던 신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가 개발한 지구는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각 지구별로 지금의 가치가 아니라 미래의 가치를 보고 지구의 발전 가능성, 발전 잠재력을 수요자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안내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Q.LH 본사 이전이후 경기지역본부의 역할에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A.기본적으로 달라질 것이 없다. 서울본부도 있고 인천본부도 있어 기본적인 업부가 달라질 것은 없다. 다만 지금은 본사가 가까이 있어 업무 협조가 유기적으로 잘 이뤄지는데 본사가 멀리가게 되면 업무 협조가 다소 어려워 질 수 있다. 그렇다고 보면 지역본부에서 책임을 가지고 처리해야 하는 업무 범위가 지금보다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Q.내년 부동산 경기 전망은 어떠한가. A. 지난해와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공공기관 말고는 민간에서 공급을 많이 줄였다. 수요와 공급의 입장에서 앞으로 공급이 부족한 현살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거시경제가 안 좋으면 소득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유효 수요가 적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년에는 전세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는데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결국 구매 수요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구매 수요로 전환되는 것은 실물 경제가 얼마나 좋아지느냐와 맞물려 나타나는데 실물 경제가 안 좋으면 전세 가격이 오르더라도 구매 수요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고 실물 경제가 살아난다면 구매 수요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경기 변화를 민감하게 살펴 미래 발전 가능성을 보고 자신의 상황(경제적 여건, 투자, 교육, 보육, 여가 등)에 맞게 신중하게 고려해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담: 정재환 경제부장 jay@kyeonggi.com 사진: 전형민 부장 hmjeon@kyeonggi.com 정리: 최원재 기자 chwj74@kyeonggi.com

[경기인터뷰]박해진 경기신보 이사장

오래했다.. 후회 없이 했다 지난 2005년 경기신용보증재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7년10개월 동안 경기신보를 이끌어온 박해진 이사장. 그는 임기를 두 달여 남겨 놓은 지난 10월 갑작스럽게 퇴임 의사를 밝혀 경기신보 안팎이 시끌시끌했다. 세 번의 연임을 하면서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경기신보를 이끌어와 올해를 끝으로 퇴진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은 지속적으로 나왔으나 박 이사장이 없는 경기신보를 상상하기 어려웠기에 박 이사장의 퇴임 소식은 작지 않은 충격이었다. 지난 2004년 불법보증사고로 존립 위기에 놓였던 경기신보의 이사장으로 취임해 강도 높은 조직 혁신으로 지금의 경기신보를 만들어 놓은 장본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 이사장. 지난 15일 박 이사장의 집무실에서 만난 박 이사장에게 그동안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자 오래했다. 후회 없이 했다며 경기신보를 떠나는 심경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말문을 열었다. -지난 8년간 많은 일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경기신보 이사장으로 보낸 지난 8년여를 돌아보면 여러 가지 생각함 교차한다. 정말 힘들고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 일도 많았다. 취임 전, 5만2천여개 업체 1조8천여억원에 불과했던 보증지원 규모가 현재는 27만6천여개 업체 8조6천여억원으로 크게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출연금 역시 2천3백여 원에서 4천3백여억원으로 늘어났다. 영업점도 5개(북부 1개)에서 19개 지점(북부 5개)으로 확대됐으며, 50여명 남짓하던 직원 수도 3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재단의 성장과 발전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직접 금융까지 담당하는 종합금융기관으로의 도약과 대기업의 의무출연금 확보, 독립 사옥 건설 등을 마무리하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임기를 두 달여나 남은 시점에 퇴임 결정을 발표해 주변을 놀래켰는데. ▲지난 10월 19일 재단 회의실에서 간부직원들이 모인 가운데, 12월 임기 종료와 함께 경기신보를 떠나겠다고 퇴임 의사를 밝혔다. 김문수 지사의 임기도 1년 반 정도 남은 상황에서 끝까지 곁에서 도와주는 것이 도리지만 개인적인 판단은 접어두고 떠나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이사장을 위한 공모를 준비할 시간적 여유를 주고자 조기에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주위의 만류도 있었고 재임에 대한 권고도 있었지만, 지금이야말로 명예롭고 떳떳하게 경기신보를 떠나야 할 때라고 생각이 됐다. - 최근 경기도의 감사도 받았고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도 받았다. 마지막 감사였는데 어땠나. ▲8년 동안 도의회 행정사무감사를 8번 받았고, 업무보고까지 더하면 약 20회 가량 도의원 앞에서 보고한 것 같다. 그러나 매번 송구스럽게도 분에 넘치는 칭찬과 격려를 받았던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재단이 정말 잘해서 이런 과분한 칭찬과 격려를 받는 것일까? 하는 의문과 함께 실제보다 과대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마음도 갖게 된다. 재단 직원들이 좀 더 냉정하게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 더 겸허하게, 더 열심히, 그리고 더 열정적으로 도내 중소기업ㆍ소상공인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반면 이번 도의 감사는 안타까운 부분이 많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감사는 기관을 지도해 주는 것이지 심문하는 것이 아니다. 잘못된 부분에는 엄격하게 처분하되 피감사기관에 대한 상호 간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 피감사기관은 감사를 받는다는 것 자체로 많은 부담을 받는다. 감사기관에서 윽박지르고 심문하듯 대하면 적절한 설명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번 도의 감사는 충분히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주는 감사가 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20년 전 농협에 근무할 때는 감사를 나가면서도 피 감사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건너편에 마주 앉아서 질문하지 않고 옆에 앉아서 지도하듯이 감사를 했던 경험이 있다. 이런 면에서 경기도의 감사 문화는 아직 경직돼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경기신보는 다른 도내 산하기관과는 분리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곳은 경기도 산하 유일한 공공기관으로서 자체적인 사업을 하는 기관이다. 경기신보는 도 예산만 가지고는 운영이 안 돼 밖에 나가 출연금을 세일즈 해와 겨우 운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기관으로서 기본적인 테두리 안에서 운영하는 것은 맞지만, 도가 세세한 부분까지 간섭하고 통제하는 것은 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나름대로의 조직 체계와 시스템을 갖고 있는 만큼 대표자에게 주어진 권한 내에서 더 공격적으로 기관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담보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오랜 기간 공공기관에서 일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을 것 같다. ▲많은 공무원을 보면서 느꼈던 점은 공무원의 특성상 규정에 많이 얽매여서 그 틀을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많이 아쉽다. 자신들이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그런 사고방식으로는 영세 소상공인과 어려운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는 불가능하다. 그 어떤 행정보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업무는 뜨거운 가슴과 열정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현재 경기도는 김문수 지사는 굉장히 열정이 넘치는 것 같은데, 다른 공무원들은 그 열정이 지사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공무원들이 말로만 양극화를 외친다고 양극화가 사라지는 것 아니다. 내년도 도 예산 중 경기신보 출연금이 0 원이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시ㆍ군에서는 내년에도 200억원이 넘는 출연금을 마련했다. 최소한 도에서는 매년 300억원 이상의 출연금은 마련하는 것이 소상공인 지원에 대한 최소한의 의지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퇴임 후 계획은. ▲지금까지 경기도 중소기업ㆍ소상공인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한다. 비록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짧은 기간이지만 남은 임기까지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아직 구체적으로 퇴임 이후 계획을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경기도와 중소기업ㆍ소상공인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마다치 않고 활동할 생각이다. -끝으로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 2005년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항상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최선을 다해 앞만 보고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이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보람도 많았고,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러나 앞으로 어디에 있든지,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사랑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비록 최근 경제상황이 무척 어렵지만, 이럴 때일수록 용기 잃지 말고 희망을 갖고 도전하고 노력한다면 반드시 밝은 미래가 멀리 있지 않다고 확신한다. 힘을 내기 바란다. 대담 : 정일형 정치부장 ihjung@kyeonggi.com 사진 : 전형민 부장 hmjeon@ 정리 : 이호준기자 hojun@

[경기인터뷰]백재현 민주통합당 경기도당위원장

18대 대선이 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통합당 백재현 경기도당위원장(광명갑)은 경기도를 승리의 땅으로 만들겠다며 대선 승리의 자신감을 보였다. 백 위원장은 이번 대선은 5대 위기를 초래한 세력과 5대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바꾸려는 세력간 대결이라고 규정하며, 우리는 모든 출전준비를 갖췄다고 비장함을 보였다. 백 위원장은 문재인 대선후보의 경기도 공약과 관련, 경기도립(국립) 종합대 설립과 한류대중문화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대중문화의 전당건립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Q. 18대 대선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망은. A. 우리나라는 지금 5대 위기에 처해있다. 정치불신, 성장잠재력, 일자리, 불안, 평화의 위기가 그것이다. 이 5대 위기를 누가 불러왔나.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이다. 우리 국민의 삶을 짓누르고 있는 5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주역인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의 핵심에는 새누리당이 있고 그 중심에는 박근혜 후보가 있다. 선거를 앞두고 아무리 차별화 시키려 포장을 해도, 이명박 정권 실정의 공동 책임자임을 벗어날 수 없다. 박 후보는 재벌특혜 ,민생파탄, 4대강공사, 언론장악, 남북갈등의 실정(失政)에 눈감았고 때로는 앞장섰다. 결국 5대 위기, 5년 실정의 동반 책임자 박 후보는 심판의 대상이지, 선택의 대상이 아니다. 전세계적인 무한 경쟁시대로 10년20년 후를 고민하고 설계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서 1970년대식 사고와 군사정권식 힘의 정치에 의존하는 세력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이는 퇴보의 길이다. 새누리당 정권의 연장을 저지해야 새로운 변화를 설계할 수 있다. Q. 문 후보의 지지율은 추이는 어떻게 봐야 하나. A. 뚜렷한 상승세가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말 미디어리서치(28~29일)조사에서는 문재인 43.4%, 무소속 안철수 34.9%였다. 리서치뷰(29~30일)조사에서는 문재인 41.4%, 안철수 37.4%, 리얼미터(29~30일)도 문재인 45.95%, 안철수 37.3% 등 모든 조사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에 비해 앞서고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호남과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서 모두 문 후보가 안 후보를 확고하게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문 후보가 영호남을 아우르는 야권 단일후보로 부산, 울산, 경남에서도 새누리당 박 후보를 앞설수 있는 후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이런 상승세는 이달 들어 리서치뷰(3~4일)의 박 후보(46.2%)와의 양자대결에서 문 후보(47.6%)가 앞서는 결과를 가져왔다. 문 후보의 기득권 내려놓기, 정치쇄신의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국민들이 받아들이고 있다. Q. 문 후보의 가장 큰 장점은. A. 각 당의 대통령후보들이 전면에 나서기 이전부터 정치부 기자들은 문 후보를 차기 대통령후보로 가장 적합한 인물 1위로 뽑은바 있다. 반대로 박 후보는 대통령이 돼선 안될 후보에서 1위로 뽑혔었다. 국정경험과 운영능력에서 문 후보의 능력과 안정성을 이미 인정한 것이다. 문 후보는 5년간 대통령의 관점에서 국정을 운영해본 유일한 후보이며, 준비된 대통령이다. 유소년 시절을 청와대에서 보내며 권력욕으로 출마한 박 후보와는 달리 시대적 소명의식으로 출마한 후보이다. 박정희 유신독재와 싸우고, 전두환 군부독재와 맞서다 투옥, 제적, 강제징집 당하며 평생을 인권변호사의 길을 살아온 시민운동가이다. 준비헌신변화안정소통통합청렴이란 일곱 개의 단어가 문재인의 삶을 말해주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Q. 지난 6일 문 후보와 안 후보가 후보등록전 단일화에 합의했다. 단일화 될 경우 선거 전망은. A. 단일화가 가장 합리적이고 필요한 방안이라는 공감대가 이뤄진 상황에서 이번 합의는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을 반영한 결과라고 본다. 그러나, 말로만 새로운 정치를 주장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우리가 실천해나갈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것이다. 민주당은 127명의 의원이 있는 정치와 정당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가진 국민정당인 만큼 새정치 실천방안을 만드는데 있어 지혜를 모아 잘 리드해 나갈 것이다. 안 후보는 단일화 국면에선 경쟁 상대이지만 연대하고 힘을 합쳐 나가야할 파트너이기 때문에, 다소 의견차가 있더라도 파트너로서 존중하는 태도를 지켜갈 것이다. 특히, 단일화의 큰 원칙인 국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단일화는 더 많은 국민이 참여하도록 하자는 것이고,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단일화는 충분한 공개토론과 정보제공으로 국민들에게 선택의 기준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또 양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 뿐 아니라 전 국민과 통합하는 단일화는 이것을 국민적 축제로 승화시키자는 의미다. 이 원칙하에 통합에 대한 협상 진전이 있어야 하고 국민들에게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국민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하고, 정당과 국민의 힘을 결집시킬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정치력과 국정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돼야 하는데, 문 후보야 말로 이 조건을 갖춘 유일한 적임자다. Q. 역대 대선에서 경기도가 최대 승부처였다. 선거전략은. A. 경기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모여사는 곳이다. 역대 대선 결과를 보더라도 이곳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지난 5월 도당위원장으로 출마하면서 20여년간 도에서 기초광역의원, 자치단체장을 지낸 경험을 살려 도민들과 지자체, 시민단체의 뜻을 한데로 모아 경기도를 승리의 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도 곳곳을 누비며 경청한 도민들의 목소리는 MB정부와 새누리당 집권기간 동안 물가상승, 취업난, 전세대란, 비정규직 양산, 민생경제 파탄에 대한 분명한 심판의 여론이였다. 강한 지방을 만들겠다는 분권개혁을 통해 도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공약을 만들고, 정권교체를 통해 이를 반드시 실현시킬 것이다. Q. 문 후보의 대선공약에 반드시 포함시켜 줄 것을 바라는 도내 현안은. A. 경기도는 인구규모, 산업발전정도, 자연조건 등 지역특성이 매우 다른 31개의 시군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발전전략을 수립해 나아가야 한다.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 클러스터의 육성을 통한 균형발전, 개성과 파주를 연계한 경제특별구역(특구)조성, 수도권 광역교통망 구축 등을 비롯해 지방재정분권 확대를 통해 지역간의 재정불균형을 개선해 갈 것이다. 아울러 인재 양성 교육을 위해 경기도립(국립)종합대를 설립하고, 한류대중문화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대중문화의 전당 건립을 추진하는 공약들을 문 후보와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 Q.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합당을 어떻게 보는지. A. 새누리당과 차별성을 강조하고 박 후보를 비판해왔던 선진통일당이 대선을 앞두고 합당을 한것은 민심을 우롱하는 정략적인 접근이다. 앞에서는 야권의 후보단일화 논의를 맹비난하고 뒤에서는 정책도 비전도 공유하지 않은 채 선진통일당과 합당을 추진한 새누리당이야말로 지역주의 정치를 강화하려는 구태를 보이고 있다. 양당의 합당은 지조와 충절의 고장 충청도민들에게 큰 상처가 될 것이다. 국민들은 지역색을 흡수해서 선거에 이겨보겠다는 구태를 분명히 심판할 것이다. Q. 도당 선대위에 외부인사 영입계획은? A. 물론이다. 당의 화합 발전과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계파와 세대를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지도부와 당원의 상시적 소통, 도내의 민주평화개혁세력과의 연대를 통해 외연을 확대해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도당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을 이재은 경기대 부총장과 함께 맡은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도 선대위는 총 3천500여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며, 선대위는 야권후보 단일화와 대선에서 문 후보의 승리와 당선을 위해 가장 앞에서 활동하게 될 것이다. Q. 대선을 앞두고 투표시간 연장을 주장하고 있는데. A. 지난 3일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2%가 투표시간 연장에 찬성하고 있다. 인터넷과 SNS는 물론, 전국 각지의 시민단체들이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서명운동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국민적 여론을 박 후보와 새누리당만이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국민의 참정권 보장보다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투표시간 연장을 정략적으로 막고 있는 것이다. 박 후보는 33억원으로 추산되는 투표시간연장 추가비용을 100억원이라고 들먹이며 일언지하에 가치가 없다고 거절하고 있다. 국회에서 논의하고 합의해야 한다고 하는데, 정작 행정안전위원회의 새누리당 의원들은 불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공정선거와 투표율 제고를 위한 계도홍보비 지출이 113억원이고 대선에서도 109억원의 예산이 편성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홍보비보다 훨씬 적은 지출로 투표율을 높일수 있는 투표시간 연장을 적극 실시해야 한다. 꼭 금액적으로 계산하지 않더라도 참정권을 높이기 위한 국민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은 당위이고, 정부와 여당이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더욱 당연한 일이다. Q. 도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A. 앞서 말했듯이 이번 선거는 5대 위기를 초래한 세력과 5대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바꾸려는 두 세력간 대결전이다.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 정권은 경제, 평화, 안보를 망쳤다. 무능도 모자라 계속되는 부패로 국민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했다. 이번 대선은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을 심판하는 선거다. 새누리당을 이끈 박 후보도 함께 심판대에 올라 있다. 국정파탄에 책임을 지고 심판받아야 할 세력들이 다시 정권을 맡겠다고 염치없는 위선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모든 출전준비를 갖췄다. 승리의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12월19일 도민들의 힘을 바탕으로 정권교체를 이룰 것이다. 대한민국의 틀이 바뀌고, 국민들의 삶이 달라지리라 확신한다. 대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대담 = 강해인 부국장 hikang@kyeonggi.com 정리 = 김재민 기자 jmkim@kyeonggi.com 사진 = 추상철 기자

[경기인터뷰]고희선 새누리당 경기도당위원장

차기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통령을 뽑는 18대 대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역대 대선에서 경기도에서 이긴 후보가 여의주를 입에 문 용(龍)이 됐고, 이번 대선에도 이런 판세는 어김없이 적용될 전망이다. 현재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3파전 양상이다. 새누리당 고희선 도당위원장(화성갑)을 만나 선거전략과 각오를 물어보자, 나는 평생 살면서 지는 게임은 안해봤다면서 칼을 거꾸로 물고 뛰는 한이 있어도 야무지게 해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Q. 18대 대선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A. 오는 27일부터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판세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고, 18대 대선을 바라보며 예측불허, 오리무중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박 후보가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들에게 앞서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0월 여론조사를 보면, 박 후보의 지지율이 두 명의 후보에 비해 평균 10% 이상 높다. 아직 대선에서 야권 단일화와 같은 문제들이 남아있지만, 지금과 같은 판세를 이어 나가며 더욱 더 국민들께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박 후보가 대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Q. 박 후보의 장점과 단점은. A. 박 후보의 가장 큰 장점은 오랜 세월동안 다듬어져 만들어진 정치 리더십이다. 풍부한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여야의 통합을 이끌고 국가적 차원에서 세대, 계층, 이념적 갈등을 아우를 수 있는 대통령 후보는 단연 박 후보라고 말할 수 있다. 정치 경력도 두 후보에 비해 훨씬 길고 깊기 때문에, 미래의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고 야권후보와의 비전 경쟁에 있어 그동안 쌓아 왔던 원칙과 신뢰를 내세운다면 많은 강점이 있다. 다만 타 후보들보다 오랜 세월 정치인으로 활동해왔기 때문에 국민들에게는 새롭다 또는 신선하다는 정도가 다소 적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실물경기의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느끼는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히 청취하는 행보를 이어나가며 민생경제 문제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이런 소통이 박 후보의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역대 대선에서 경기도가 최대 승부처였다. 선거전략은. A. 역대 대선처럼 이번에도 경기도에서 이기는 후보가 승리를 거둘 것이다. 지난 4월 19대 총선에서 경기도가 여소야대의 모습을 보였지만, 다음달의 18대 대선은 다를 것이다. 현재까지 정책적인 수권능력을 보여준 새누리당이 근소하나마 전국적인 우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 그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번 대선에서 경기도가 녹록치는 않겠지만, 도내 유권자들이 누가 진정한 대통령감인지 합리적인 기준과 올바른 가치를 신중히 고려해 선택한다면 경기도가 정책선거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도당은 선거전략을 구성함에 있어 기존 구태의연한 선거운동에서 탈피하고, 구체적이고 신뢰성 있는 선거운동 체제와 대선공약을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도당 선대위는 18대 대선 승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위해 국민행복본부를 신설하고 국민안전국민통합국민소통경기발전미래비전 등 8개 위원회를 두고, 국민 한사람 한사람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유권자들과 함께하는 실천력 있는 조직으로 면모를 갖춰 나가는 중이다. Q. 구체적인 도내 득표율 목표와 각오는. A. 처음에 52개 당협위원장 한테 18대 대선 득표율이 몇%냐고 받아보니까 결국 지는 게임이 되더라. 나는 평생 살면서 지는 게임은 안해봤다. 2002년2007년 대선과 두번 지방선거, 총선 두 번 등 6번 선거를 분석해서 목표를 다시 설정했다. 전체 52개 당협 묶어 53% 정도(목표)다. 선거는 사업이나 똑같다. 이제 비상작전이다. 지난 총선 득표율보다 플러스 알파가 붙어야 한다. 경기도에서 단 1표라도 이겨야 한다. 칼을 거꾸로 물고 뛰는 한이 있어도 야무지게 해야 한다. Q. 박 후보의 대선 공약에 포함되기를 희망하는 도내 현안은. A. 지난 총선에서 도당이 내세운 공약에는 ▲각종 규제로 묶여 있는 경기북부 지역에 대해 특구 지정 추진 ▲생활 속에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환경문제복지문제 등 해결 ▲수도권 교통망 확충 ▲한류문화 기반 구축 ▲관광과 레저를 겸비한 기반조성을 통한 관광산업 활성화 등으로 모두 도민들이 바라는 현안들이다. 지난 8월, 새누리당과 경기도는 당정협의를 가져 앞서 말씀드린 5개 분야 등 각종현안에 대해 논의한바 있다. 경기도는 전국 25%의 인구가 모여 있고 16개 시도 중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큼에도, 정치경제사회적인 측면에서 구심점이 약하다. 경기도의 위상을 위해서는 대선에서 이런 공약들이 반영돼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일자리 창출이다. 저는 도민이 행복할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은 일자리 창출이라고 늘 강조하고 있다. 수도권 규제완화를 통해 일자리를 확충하고 교육, 복지, 문화 등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도 현안 중의 현안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공약도 포함돼야 한다. Q.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과 단일화 될 경우 선거 전망은. A. 단일화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다. 단일화에 대해 문 후보는 다급하고 안 후보는 느긋하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인데, 후보등록 신청(2526일)이 얼마 안 남았고, 그 전까지 두 후보가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조율하지 않을까 본다. 만약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아 세 후보가 대결을 벌일 경우, 박 후보의 승리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아무래도 쉽지 않을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새누리당은 단일화라는 변수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국민만을 바라보는 선거전략을 실천 할 계획이다. 바로, 민생경제를 살리고 서민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현장을 찾아 다니며 문제를 해결하는 선거운동을 펼쳐 나갈 것이다. 그래서 저는 우문현답(愚問賢答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대답)이란 말을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라고 달리 해석, 당원들에게 직접 현장을 찾아가는 선거운동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단일화라는 변수를 생각하지 않고 직접 현장을 보고 듣고 느끼는 선거운동을 펼쳐 나간다면 국민들이 저희들의 손을 잡아 줄 것이다. Q.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합당이 대선에 주는 영향은. A. 박 후보가 국민대통합을 위해 노력해왔고,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은 정책이나 노선 등 지향점에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 합당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히 이번 합당으로 대전충청 지역이 다른 지역과 함께 동반성장하는 전기로도 작용할 것이고, 새누리당이 충청권 지지를 확대할 계기가 마련됐다고 본다. 지난 1992년 대선 이후 충청권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될 만큼 충청권의 민심이 대선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 않았나? 이번 합당은 국민대통합의 시작과 동시에 대선승리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Q. 일부 의원들이 선거법 위반 재판을 앞두고 있는데, 도당 차원의 지원 계획은? A. 선거법을 위반한 분들이 있다면 당연히 법 앞에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억울하게 선거법에 연루돼 고발을 당한 분들도 있을 수도 있다. 중앙선관위 국감에서도 지적했듯이, 지난 2008년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5년간 선관위가 검찰에 고발수사의뢰한 사례 중 11.8%가(2천82건 중 245건) 검찰조사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례가 있다. 개인의 정치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행안위 간사로서 경기도 의원들과 힘을 합쳐 선관위가 보다 신중하게 고발과 수사의뢰 등의 조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촉구하겠다. Q.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조직관리를 어떻게 독려하고 있는지. A. 원외위원장들은 도민의 삶에 가장 가까이 있는 분들이다. 특히 올해 가뭄, 폭염, 태풍 등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민생현장에서 주민들을 도와주고 희망을 갖도록 애쓰느라 노고를 참 많이 했다. 물론 원내의원들보다 원외위원장들이 (조직과 예산의 운영 등)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많겠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지역발전을 위해 더욱 힘을 모아주고, 정권재창출을 통한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 더욱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Q. 도당을 비상체제로 운영하고 있는데. A. 도당은 100일전부터 비상체제로 운영중이다. 도당 뿐만 아니라 의원회관도 비상체제다. 보좌진들과 회관밖에서 편히 식사를 해본 적이 없다. 시간이 아까워 맨날 회관 식당에서 회식을 하는데 젊은 보좌진들이 의아해 하더라. 잘 참아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나는 지난 추석 반나절 외에는 편히 쉬어 본 날이 없다. 대선일 끝날 때까지 비상체제는 계속될 것이다. Q. 도당 선대위에 외부인사 영입 계획은. A. 지난달 10일 박 후보와 함께 도당선대위가 발족했다. 선대위원이 약 45천명(도당 1천500명당협 2천960명) 쯤 된다. 인원이 많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경기도는 접경 지역부터 첨단 신도시까지 다양하고 복잡한 정서가 얽혀있는 지역이자, 지역 균형발전과 국민대통합이라는 우리시대 화두를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곳이다. 따라서 경기도의 발전과 대선승리를 위해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분들이 더욱 많았으면 좋겠다. 국민대통합을 위하고, 서민경제를 살리는 데 혼신을 다 할 분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 Q. 도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A. 새누리당을 아끼고 사랑해 주는 도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경기도는 지역적 위치, 인구, 각종 인프라 등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의 심장이자 성장의 원동력이 돼 왔다. 새누리당은 이런 도민들의 높은 기대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도록, 100% 모든 국민들이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 부족한 면이 있다면 따끔한 질책과 함께 사랑의 비판을 보내달라. 결코 도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새롭게 변화될 수 있도록 일신우일신 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도록 노력하겠다. 대담=강해인 부국장 정리=김재민 기자 jmkim@kyeonggi.com 사진=추상철 기자

[경기인터뷰]김봉한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장

최근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임금체불과 고용불안, 노사분쟁 등 다양한 고용노동분야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다. 인구 1천200만의 경기도 역시 전국 최대규모의 거대한 고용노동시장을 가지고 있는 터라 이 같은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를 방증하듯 평택 쌍용차 사태와 안산 SJM 사태 등 굵직굵직한 노사분쟁 역시 모두 경기지역에서 발생했다. 이에 지난 7월 고용노동부 제2대 경기지청장으로 부임, 23일 취임 100일을 맞은 김봉한 지청장(56)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9월 상습임금체불 사업장 업주에 대해 이례적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도, 고질적인 노사분쟁을 사전에 뿌리뽑겠다는 김 지청장의 강한 의지를 대변하는 것이다. -어느덧 취임 100일이 지났는데. 지난 7월 16일 경기지청장으로 부임했으니 100일이 조금 더 지났다. 경기도가 수도권 중심지역이고 사업장과 근로자 수도 전국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고용노동행정의 중요 거점지역인 것으로 몸소 체험했다. 특히 부임한 지 얼마 안 돼 벌어진 안산 SJM사업장과 평택 만도공장 노사관계 현장 용역직원 투입사태, 평택 쌍용차 해고자 복직문제 등 사회적 이슈가 많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정부와 국회,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원만히 해결되거나 사태가 안정화돼 다행이라 생각한다. -규모가 큰 만큼 고용시장 역시 불안한데. 사업장과 근로자가 많다 보니 실업 등 고용동향이나 기업경기 등에 매우 민감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취업자와 실업자 수가 동시에 증가함으로써 고용사정이 불안정하고 제조업 BIS지수가 하락하는 등 기업경기도 좋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우리 지청은 최근 화성고용센터를 신설, 화성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좋은 일자리 구축에 힘쓰고 있다. 상생의 노사협력문화를 정착하고자 장시간 근로를 개선하고 임금체불 예방, 최저임금 준수 등 기초 고용질서를 확립하고 있다. 또 4인 이하 사업장 퇴직급여제도 적용확대에 따라 퇴직금을 퇴직연금으로 전환토록 해 노후소득을 보장받도록 지원할 계획이며 개별 중소기업 또는 중소기업 공동의 직장보육시설기숙사 등 설립지원을 통한 근로복지시설을 확충, 3대 고용차별(성연령고용형태)을 개선하겠다. 이외에도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경기지역 특성상 재해예방 대책추진 등 안심일터 확산을 위해 외국인재해예방 특별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업종별 재해예방 교육시행 및 재해예방자료 제공 등을 통해 안심일터를 만들겠다. -대다수의 일반인은 고용노동부가 어떠한 일을 하는지 잘 모르고 있는데. 하는 일에 비해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4대 사회보험 중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을 관장하고 있다. 또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 복지후생 증진, 산업안전보건, 직업훈련, 노사분규 예방을 위한 노사관계조정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경기지청은 경기남부 지역의 5개 지청을 담당하는 경기도 대표지청으로 22만여개 사업장과 200여만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정부가 수립한 고용노사정책을 집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본청은 특별사법경찰관 신분의 근로감독관이 지역 내 근로조건 보호와 산업재해예방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수원, 용인, 화성고용센터에서는 실업급여 지급과 구인구직 등록을 통한 취업알선, 직업훈련진로상담, 취업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100일간의 성과를 꼽는다면. 경기남부 지역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기청과 경기도, 수원용인화성시와 협력, 경기지역 일자리정책 협의회를 구성하고 실무를 추진 중이다. 또 지역 맞춤형 일자리사업과 소규모 사업장 사회보험 가입확대 등 지역의 고용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 방안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경기도와 18개 시군에 국비 30억6천만원을 지원, 33개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장시간 근로를 하는 81개 사업장에 대한 지도감독을 통해 313건의 법 위반 사항을 적발해 시정조치했다. 마지막으로 사업장 내 폭발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 근로감독과 특별안전보건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임금체불 문제가 좀처럼 개선안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매년 임금체불로 다수 피해근로자가 발생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임금체불 발생 사업장이 올 9월 현재 4천846개소, 피해근로자가 1만281명, 체불금액도 441억5천100만원으로 예년에 비해 줄어들지 않고 있다. 기본적으로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악화로 풀이되고 있으나 일부 악덕 사업주로 인한 상습임금체불도 간과할 수 없다. 경영상태가 양호함에도 근로자와의 감정 다툼이나 권위적일방적인 노무관리를 바탕으로 자의적으로 임금을 주지 않는 것이다. 이에 우리 지청에서는 임금체불 피해근로자의 절반이 넘는 6천35명에 대한 체불액 201억5천800만원이 청산되도록 강력히 조치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상습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섰는데. 임금을 상습적으로 체불하거나 경영상태와 무관하게 고의적으로 임금을 주지 않는 사례, 임금지급을 회피하고 사업장 시설투자나 채무상환 등에 사용하는 사례 등 악의적인 사업주에 대해서는 구속 등 강제수사를 동원해 엄정하게 대처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이에 지난 9월 22일 체불임금 청산이 가능함에도 임금 등 5천100만원을 근로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잠적한 사업주를 구속해 수사했다. 금액은 타 사업장보다 그리 크지 않았지만, 경각심 고취와 악의적인 임금체불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결단을 내렸다. -임금체불과 관련한 구제방안이 있다면 첫 번째로 사업장 도산으로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를 위해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임금의 일정액을 지급하는 임금채권보장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또 10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자가 무료로 공인노무사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체당금 조력지원제도도 빼놓을 수 없다. 이외에 민사소송을 통해 체불금을 변제받을 수 있도록 대한법률구조공단과 함께 무료소송을 지원하는 체불근로자 무료법률구조지원사업,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1인당 700만원 안의 범위에서 저금리로 임금체불액을 빌려주는 생계비 대부제도, 일시적 어려움으로 체불이 발생한 사업주에게 저금리로 체불임금 청산을 지원하는 체불사업주 융자제도를 운영 중이다. -앞으로의 경기지청 운용 방안은. 우선 경기남부지역에서 일자리 창출 등 고용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경기도 등 관계기관과 함께 경기지역 일자리정책협의회의 운영의 내실화를 다지고,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 영세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 맞춤형 일자리창출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또한 관내 자치단체와 협력해 사회서비스 취약분야에 사회적 기업 모델을 적극 발굴, 새로운 일자리를 더욱 많이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기업의 고용유지 및 신규고용 창출을 위해서 기업지원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일자리 현장지원 활동을 통해 찾아가는 기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 중소기업청, 경영자단체 등과 협조를 통해 특성화고생에 대한 취업지원을 지속하고, 취약계층과 청장년층을 대상으로 벌이는 취업성공패키지가 실제 취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져 나가겠다. 마지막으로 근로감독관에게 차별시정 지도 권한이 부여되고, 불법파견을 한 경우 사용사업주가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 의무가 부과되는 만큼 이러한 제도를 활용해 비정규직근로자가 보호를 받도록 근로감독 행정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 또 노사갈등 예방활동 등을 통해 노사관계 안정기조를 유지하고 노사 상생의 저변 확산을 도모할 계획이며, 근로시간 면제제도 및 복수노조 제도 등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컨설팅 등 지도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 생산적 교섭지도를 통한 노사협력을 확산하고 양보와 배려의 사회적 책임을 확산해 상생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방침이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사진=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경기인터뷰]송영길 인천시장

10월 7일, 최상의 가을 날씨였다. 이번 녹색기후기금 이사회 기간에도 최상의 가을 날씨와 환상적인 석양이 더해진다면 송도의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2시 비행기로 출발했다. 김황식 국무총리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3GF(Global Green Growth Forum)에 참석하기 위해서이다. 덴마크는 GCF 이사국으로 독일 본과 경쟁하는 인천으로서는 지지가 매우 중요하다. 10월 8일, 아침식사 후 3GF 개회식에 참석했다. 경쟁국인 멕시코 대표는 GCF 유치를 사실상 포기한 듯한 느낌이었다. 총 5번 투표를 하게 되는데 1, 2차 투표 때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1, 2차 투표는 지역별나라별로 맨 데이트를 받아 투표하기 때문에 표가 여유가 없다. 1, 2차 투표에서 자기 지역 출신 후보국가가 탈락한 이후에야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표 한 표가 중요하다. 10월 19일, 투표 전 마지막 날이다. 오찬은 필리핀 대표와 함께했다. 필리핀은 녹색기후기금 대리 이사국이다. 인도네시아가 이사국이다. 공동 상의하여 투표를 결정한다. 전폭적인 인천 송도 지지입장을 표명했다. 송영길 인천시장의 시정일기 곳곳에서 GCF 유치를 위한 열정과 희망이 고스란히 베어져 나왔다. 송 시장은 GCF 2차 이사회가 열린 송도 컨벤시아 인근 송도 파크호텔에 닷새 동안 묵으면서 12개국 대표를 만나 개별 면담했다. 호텔에서 묵는 동안 이사국 대표들 개인 프로필을 확인하고 저서나 칼럼까지 외우고 나서 만나는 치밀함으로 송도 유치를 이끌어 냈다. 천지인 삼재(天地人 三才), 하늘과 땅과 사람이 모두 맞아떨어진 것일까. 꿈 같이 여겨졌던 인천의 GCF 사무국 유치가 현실로 이뤄졌다. GCF 유치를 위해 종횡무진 활약한 송영길 인천시장으로부터 소감과 앞으로의 기대효과 등을 들어봤다. -중앙정부와 함께 GCF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면서도 과연 가능할까?라는 GCF 유치가 현실이 됐다. 먼저 소감과 의미에 대해 설명해달라. ▲우선 한 마음으로 GCF 유치를 기원해 주신 290만 인천 시민과 이명박 대통령, 정부 기관 관계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전력을 쏟으면서도 인천이 가능할까?라는 걱정을 지울 수 없었는데 시민을 비롯한 주변의 모든 분들이 뜻을 하나로 모아 주셔서 가능했다고 생각하다. 이번 GCF 유치는 인천은 물론 대한민국이 아시아권에서 세계무대에 진입했다는 국제 사회적 의미가 크다. GCF 설립 목적인 인류 전체의 공동 목표인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의미 있는 일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 세계 2만1천 개의 주요 국제기구가 있지만, 국내에는 32개 국제기구가 있는 게 전부다. 게다가 대부분 아시아태평양 지역사무소에 불과하다.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국제기구 본부가 국내에 들어오는 것은 GCF 사무국이 처음이다. -송도 GCF 2차 총회가 열리기 직전까지만 해도 인천 유치 가능성이 50% 정도이거나 더 낮을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예상이 많았다. 유치 가능성에 대한 자신이 있었는지. ▲솔직히 반반이라는 생각이었지만 가능하다는 주문을 스스로 걸며 죽도록 뛰었다. 유치 과정을 돌아보면 박재완 장관의 말씀처럼 천지인 삼재가 모두 맞아떨어진 결과다. 인천시,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 외교통상부, 환경부 모두가 힘을 합해 헌신적인 노력을 했다.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협력한 보기 드문 경우이기도 하다. 황우여 대표, 박지원 대표가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유치 지원 결의안을 통과시켜 뒷받침을 해줬다. 감사하다. 녹색성장 비서관이 중간역할을 잘했다. 김성한 차관, 기재부 차관 등이 헌신적으로 노력했고 인천시 한태일 녹지국장, 정태옥 기획실장, 게일사의 스탠게일 회장 등이 모두 수고했다. 중앙정부와 역할 분담해서 이사국 대표를 만나니 송도 칭찬을 침이 마르도록 했다. 경쟁국인 독일 대표까지 송도와 아이타워를 보고는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아이타워 빌딩을 지었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 부동산 불경기에 건물을 지어야 하는지 갈등이 많았다. 제갈공명이 동남풍을 읽고 적벽대전을 치렀던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GCF 유치라는 큰 결실을 보게 돼 매우 기쁘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감사한다. 사전 만찬장까지 직접 방문할 정도로 총력으로 뛰어다니며 지원해 주셨다. 대통령이 GTX 조기 건설도 약속해줘 송도에서 여의도까지 21분이면 갈 수 있게 됐다. -GCF 인천 유치에 따른 경제적, 국제사회 입지적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먼저 경제적 측면으로 본다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연간 3천800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GCF 주재원 500명 기준). 인천발전연구원(IDI)도 지역경제에 연간 1천900억원의 파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으며, 경제자유구역의 투자유치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이다. 국제적으로는 대한민국과 인천이 이번 GCF 유치로 아시아권에서 세계 국제기구의 주요 국가와 도시로 진입했다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특히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GCF 사무국 유치로 GCF의 초기 3년 자금운용을 맡게 될 세계은행(WB)의 한국사무소 유치 가시화를 비롯해 비중 있는 국제기구의 추가 유치가 유력해지고 있다. 또 GCF 활동이 본격화되면 아시아권 개발도상국의 녹색사업 지원과 관련된 아시아개발은행을 비롯해 각종 GCF 펀드 운영에 따른 세계 금융기관 및 국제기구의 추가 유치, 금융기관 참여기회 가능성 등도 커진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교량역할을 수행하면서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키울 수 있으며, 국제기구 입지로 남북관계 긴장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사회, 문화, 환경적으로 도시 브랜드 제고 및 시민의 국제적 마인드 함양과 저탄소 녹색성장 모범도시로서의 국제적 인지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GCF 사무국 유치에 따른 앞으로 계획은. ▲인천은 GCF 사무국과 같은 대형 국제기구나 본부를 유치한 경험이 전혀 없다. 내실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배울 수 있도록 스위스나 다음 달 카타르 총회 등을 방문해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고 벤치마킹할 생각이다. GCF는 이미 만들어진 기구가 옮겨오는 것이 아니라 무에서 유로 만들어가야 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계속 커 나갈 것이다.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개인적으로도 기후변화에 대한 공부를 더 심도 있게 하겠다. GCF 사무국이 송도로 오기까지 숙박, 교통, 교육 등 부족한 시설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삼겠다. GTX는 대통령이 국제적으로 약속한 사항인 만큼 대선과정에서도 관철되도록 하겠다. -대한민국이 최근 50년간 경제 최빈국에서 10대 무역 강국으로 성장한 경력이 이번 유치에 기여했다는 후문이 있는데 인천의 GCF 유치 당위성에 대해 설명해 달라. ▲GCF 출범 취지가 선진국이 모여 개발도상국의 녹색기후 관련 분야를 지원하는 것인 만큼, 대한민국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입장을 모두 이해하며 중재 역할을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점도 투표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50년 전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은 경제사회적 발전을 이루고 녹색성장 경로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독특한 사례인 만큼 기후변화 이슈와 관련해 개도국에 좋은 롤 모델이 될 수 있으며, 좋은 신호를 보낼 수 있다. 대한민국은 개도국의 처지와 어려움을 잘 이해해 개도국-선진국 간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으며, 특히 인천 송도는 환경친화적이며 탁월한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송도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불과 20분 거리에 있으며, 서울 소재 100개 이상의 대사관과 근거리에 있다. 또 유비쿼터스 환경과 최고의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의 은행 및 투자 펀드들은 녹색금융에 관한 경험과 지식을 보유하고 있어 GCF의 신속하고 원활한 출범 및 효과적인 가동을 위해서는 송도국제도시가 최적이다. 현재 환경 관련 국제기구는 유럽과 북미에 집중돼 있고, 아프리카에도 UNEP(유엔환경계획)가 있으나 아시아에는 전혀 없다. 아시아지역 편차 해소 차원에서 이러한 점이 GCF 사무국 유치국 선정에 반영된 것 같다. 류제홍김미경기자 jhyou@kyeonggi.com

[경기인터뷰]이귀례 인천시 박물관협회 이사장(인천시 무형문화재 11호 규방다례 보유자)

전국 박물관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2012 전국 박물관장 콘퍼런스가 오는 19~20일 인천에서 처음 열린다. ㈔한국박물관협회와 인천광역시박물관협의회가 공동 주최하는 콘퍼런스는 전국 박물관과 미술관이 정보 교류 및 네트워크 강화로 전시관람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자 마련됐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한국박물관협회장, 전국 박물관미술관 관장과 학예사 등 300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박물관장 콘퍼런스가 인천에서 개최하기까지 중점적인 역할을 한 주인공은 이귀례 ㈔인천시 박물관협회 이사장이다. 이 이사장은 ㈔재인천시 무형문화재총연합회와 ㈔한국차 문화협회 등을 함께 이끌며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보존하고 전수하는 데 앞장서는 전통 문화계의 큰어머니로 불리고 있다. 조선 후기 우리나라 다도를 정립한 초의선사(草衣禪師)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초의 문학상을 수상하고 제35대 신사임당에 추대되기도 했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에 자리하고 있는 이 이사장의 차향 가득한 다실(茶室)에서 그가 손수 끓여 내 준 차(茶) 한잔을 마시며 우리의 문화를 어떻게 이어가고 계승 해야 할지 이야기를 나눴다. -박물관 콘퍼런스 준비로 분주해 보인다. 올해 첫 행사인 콘퍼런스를 인천에서 개최하게 된 동기가 궁금하다. 전국 300여 곳의 박물관장이 모이는 자리다. 그동안 박물관들은 전시 잘하고 관람객에게만 잘하면 되다 보니 함께 큰일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개개인의 목소리만 컸다 뿐이지 서로 힘을 합하는 데는 영 미숙하다. 앞으로 박물관의 전시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고 서로 장점을 배우고 단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자 5~6년 전에 전국적으로 박물관협의회가 생겼다. 지역별로는 인천의 박물관협의회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인천 주민들은 서로 화합도 잘하고 유물에 관심도 많다. 인천 박물관협의회가 전국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 첫 콘퍼런스를 인천에서 열기로 했다. -인천에도 공공 박물관 외에 다양한 사립 박물관이 있다. 인천에 살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박물관도 많다. 인천에는 30개의 박물관이 있다. 국립시립 박물관 6곳이 있고 사립박물관이 24곳이나 된다.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박물관이 많다는 것은 인천의 자랑이다. 강화에 있는 옥토끼 우주센터의 우주과학박물관은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역사를 보여주고, 선사박물관에서는 고인돌도 볼 수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인천 국제성서박물관은 미국 최대의 성서박물관인 유레카 박물관보다 5배나 많은 성경책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근대 역사를 알려주는 개항박물관이나 한국이민사박물관, 녹 청자 박물관,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단청박물관 등 손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가치 있는 박물관이 많다. 인천 유일의 고려시대 대표 불교 문화재인 국보 제276호 초조 본유가 사지론 권 제53(初雕本瑜伽師地論 卷 第五十三)을 소장하고 있는 가천박물관 등 인천에도 오래된 유물이 많다. 물론 전국적으로 보면 유물도 적고 박물관도 적지만 각양각색의 박물관이 있고 갖출 것은 다 갖췄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사립박물관은 대부분 개인이 재산을 출자해 마련한 곳이다. 운영하려면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텐데. 사립박물관을 하는 이들은 우리의 문화를 지키고 후세에 남겨야 한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버티는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개인재산을 출자해 박물관을 꾸려가고 있지만, 앞으로는 나라가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라가 지금보다 더 문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박물관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자체가 조례를 만들어 조금씩 지원해주고 있지만, 관람이나 탐방객을 후원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을 뿐 박물관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거나 키울 수 있는 동력이 되기에는 부족하다. 모두가 관심을 두는 박물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인천문화의 대모(大母)로 불리고 있다. 박물관협의회 이사장일 뿐만 아니라 인천 규방다례 전승자로, 인천지역 무형문화재 총연합회장으로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무형문화재 정기 전승공연과 전국 최대 규모의 제13회 전국인설차문화전-차 예절, 제32회 차의 날 기념 전국 차인(茶人) 큰 잔치를 성황리에 끝냈는데. 인천무형문화재 정기 전승공연은 무형문화재의 보존계승을 통해 선조의 얼과 지혜를 후손에게 전하는 공연이다. 전통이 희미해져 가는 요즘 살아숨쉬는 문화를 가까이 느끼는 기회가 됐길 바란다. 차인들을 위한 큰잔치는 국내 차 문화 발전을 위해 지난 1981년 5월 차인 1세대가 모여 입춘에서 100일째 되는 날을 차의 날로 선포한 것을 기념해 시작됐다. 올해 차인 큰잔치에는 한국차문화협회 인천시지부 등 전국 25개 지부지회 회원과 가족 등 역대 행사 가운데 가장 많은 5천여 명이 참가할 정도로 이름 그대로 큰 잔치가 됐다.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인천을 차의 도시이자 문화의 도시로 만들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일인데 아직 부족하다. 차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은 많지만, 재정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규방다례는 대단히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국가나 지방정부의 지원이 아쉬운 상황이다. 개인적으로는 박물관과 연계해 박물관에 차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 견학 오는 학생이나 관람객들에게 차를 접할 기회를 줄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을 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차 문화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차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항상 무료로 차 예절을 가르쳐 주고 있다고 들었다. 인천에서 많은 이들이 차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매우 기쁘고 즐겁게 여기고 있다. 하지만, 아직 차 문화가 대중적으로 시민의 일상생활 속으로 파고들지 못한 이유는 다례가 어렵다는 편견 때문이다. 그 편견을 없애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것이 무료 강습이다. 누구든, 어디든, 차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다녔다. 차뿐만 아니라 다기까지 모두 내가 준비해야 했던 터라 버는 것 없이 쓰는 돈이 많았지만, 북쪽 대성동 마을부터 남쪽 땅끝 섬 마을까지 가리지 않고 다녔다. 지금은 전국 25개 한국차문화협회 지부에서 강습하고 있어 한결 수월해졌다. -다례의 매력은 무엇인가. 일반인도 쉽게 알 수 있게 설명해달라. 옛날 625전쟁을 겪고 먹을 것이 없었을 때 미국에서 커피와 설탕, 과자 같은 게 들어왔다. 당시 커피 맛도 제대로 모르면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커피에 달걀노른자를 띄워 마시거나 설탕이나 크림을 잔뜩 넣은 커피를 마시면서도 커피를 마셔야 문화인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재밌는 일이다. 최근에는 문화가 달라져 차를 마셔야 문화인이 되는 시대가 됐다. 차 박사도 등장했다. 다례는 복합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물을 끓이고 차를 다려 잔에 따라주는 것이 다례다. 다만, 차를 마실 때 차를 대접하는 이의 정성과 마시는 이의 마음가짐을 중요하게 여기면 되는 것이다. 차는 따르는 소리를 귀로 듣고, 눈으로 색을 보고, 코끝으로 향기를 맡고, 손으로 온도를 느끼고, 입으로 맛을 느끼는 5감의 풍미를 느끼면 된다. 차 맛은 떫고, 쓰고, 시고, 짜고, 단 5가지다. 인생의 희(喜)노(怒) 애(哀) 락(樂) 고(苦)와 같다. -인천은 점점 국제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인천의 차 문화를 더 널리 알릴 기회가 될 것이다. 협회 차원에서 준비하는 게 있나. 외국인에게 차를 대접할 수 있는 한옥이나 전수관이 만들어진다면 인천은 더 품위있고 품격을 갖춘 도시가 될 것이다. 내년 연말께 개관하는 무형문화재 전수관은 그래서 의미가 더 크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때 40억 아시아인이 함께하는 아시아 국가 차 경연대회나 차 모임을 했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아시아인이 저마다 전통 복을 입고 전통 차를 마시면서 서로 다례를 소개한다면 인천AG은 아시아 최고의 문화행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담=류제홍 인천 본사 정치부장 jhyou@kyeonggi.com 정리=김미경기자 kmk@kyeonggi.com 사진=장용준기자 jy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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