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유천호 강화군수

군민 모두가 행복을 만끽하는 것이 군정의 좌표입니다. 두 번의 강화군수 도전 끝에 지난 411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유천호 군수(61)는 강한 추진력의 소유자로 정평이 나 있다. 강화 군민들이 유 군수를 선택한 데는 그의 강력한 추진력이 발휘돼 오랜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지역을 살 맛이 나는 곳으로 만들어 달라는 기대감이 큰 이유에서다. 유 군수는 강화 토박이로 누구보다 지역의 속사정을 잘 알고 있기에 발전 저해 요인들을 과감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의 저돌적 추진력이 합리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와 함께 인천시의회 문교사회위원장과 부의장 재임 때 추진력에 대한 검증이 선거기간 증명되기도 했다. 기숙형 학교 유치와 전국 최초의 지원조례대표 발의, 각급 학교 다목적 강당 및 학교시설 현대화 지원, 통학버스와 방과 후 귀가 운행비 지원, 인천시민대학 강화 캠퍼스 유치 등 낙후된 강화교육을 10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 군수는 그동안 군 발전이 단기적 성과에만 치중한 나머지 강화의 미래성장 동력들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다면서 임기 동안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지역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유 군수와의 일문일답. -강화군 발전의 저해 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강화군은 오랜 기간 개발과 보존이라는 문제로 갈등을 겪어왔다. 또 군의 주력상품이라 할 수 있는 관광은 볼거리와 관련시설 부족으로 체류형이 아닌 타임관광으로 변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아울러 수도권정비법, 군사시설보호법 등 각종 규제와 제한으로 군 전체를 디자인하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되는 기업유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산활동 인구 감소에 따른 소비 위축이 지역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철저한 준비 없이 시작한 영상단지 사업은 지금도 흉물스런 모습으로 남아 있어 보여주기식 리폼사업, 혈세 낭비의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앞으로는 외형에 치중한 사업들은 철폐하고 군 사업에 철저한 시장경제를 도입, 알찬 내실을 다져갈 방침이다. -주요 공약에 대해 설명해달라. 강화군의 미래지향은 살기 좋은 강화, 살고 싶은 강화, 함께 하는 강화건설이다. 이를 위해 강화를 풍요로움이 가득한 활기찬 고장, 사통팔달 교통망이 이어진 소통의 고장, 수도권 최고의 관광휴양도시, 쾌적하고 살맛 나는 성장형 도시,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도시로 만들기 위한 강화 5대 미래비전을 마련했다. 첫 번째는 교동면에 평화산업단지를 추진하고 대기업, 우수기업의 강화 유치를 지원하겠다. 또 사회적 기업 및 농수축산물 가공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일자리를 늘릴 계획이다. 둘째는 광역 및 간선도로망 확충에 힘쓰겠다. 서울강화 간 고속화도로, 영종강화 간 교량, 통진강화 간 48국도 확장 등 광역교통망과 교동, 삼산 연륙교, 해안순환도로, 선원길상 간 도로확장 등 주요 간선도로망과 도시계획도로를 조기에 개선해 사통팔달 교통망을 확보하겠다. 셋째는 역사문화자원의 정비와 새로운 관광개발, 대단위 놀이동산 유치 등 볼거리와 먹을거리, 편안함과 즐거움이 있는 수도권 최고의 관광휴양도시를 조성하겠다. 넷째는 최고의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인재를 발굴, 육성하는 등 미래성장 동력인 교육부분의 투자를 확대해 강화군이 지속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 마지막으로 군민이 참여하는 열린 행정을 구현하고 지역개발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불합리한 규제와 제도를 개선, 공무원들이 소신껏 업무를 펴나갈 수 있도록 책임행정제를 도입하겠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선거 때만 되면 등장하는 네거티브와 유언비어가 여전히 존재해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선거캠프에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깨끗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군민들과 한 약속을 저버릴 수 없어 끝까지 유언비어에 굴복하지 않고 깨끗하고 공정한 정책선거로 승부를 겨루고자 했다. 유권자들도 이런 점을 신뢰하고 지지해준 것 같다. 또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 대부분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바람에 정당 경선에 대한 정치권의 신뢰가 크게 훼손된 것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선거기간 이러한 혼탁선거를 질책하며 격려와 깊은 관심을 보내 준 지역주민들에게 감사드린다. -많은 군민이 공직사회 개혁과 각종 관변단체 축소를 요구하고 있는데. 더 밝은 미래, 더 나은 강화를 만드는 일에 군수와 공무원들이 앞장설 것이다. 공직사회도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부단한 자기노력과 혁신이 필요하다. 군민들로부터 위임받은 행정집행권을 군민의 눈높이로 접근해야 하며 이를 권력화하는 것에 경계해야 한다. 앞으로 공무원들이 소신껏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행정책임제를 도입할 것이다. 또 소신과 책임행정에 따른 공무원 불이익에 대해 방안을 마련하고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복지 프로그램 확대, 철저한 능력과 실적위주의 인사행정 도입, 인사에 대한 불신을 해소 시키는 데 역점을 두겠다. 민원과 행정 마찰은 불가피한 점도 있으나 공무원들이 민원인의 눈높이로 소신 행정을 펼친다면 마찰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끝으로 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저를 믿고 지지해준 군민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임기 동안 강화발전 동력인 강화 5대 미래비전을 차질없이 추진해 반드시 성과물을 이끌어내겠다. 강화를 변화시키고 군민들의 삶이 더 윤택해질 수 있도록 온 정성을 쏟을 것이며, 군민들의 고단한 삶에 작은 위로와 격려가 될 수 있는 군정을 펼치는 것이 공직에 임하는 각오이다. 다시 한번 강화 군민 여러분의 위대한 결정에 감사드리며 실망을 주지 않는 군수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 아울러 이번 선거에서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친 후보들에게도 위로와 격려를 보내며 강화 발전을 염원하는 모든 군민과 함께 잘사는 강화를 만드는데 온갖 노력을 해주길 당부드린다. 한의동기자 hhh6000@kyeonggi.com

[경기인터뷰] 이만수 SK 와이번스 감독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선수들과 함께 뛰겠습니다. 비룡 군단의 총 지휘자 이만수 SK 와이번스 감독. 지난 7일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올 시즌 우승, V4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 감독에겐 SK 감독으로 정식 승격 이후 맡는 첫 시즌이다. 이 감독은 담담한 마음으로 첫 시즌을 잘 준비하기 위해 선수들과 땀을 흘려왔다면서 시범경기를 통해 전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린 만큼, 정규시즌에서 SK다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감독과의 일문일답. -개막전을 승리했는데, 어땠나. ▲첫 승리지만 조금 아쉽다. 마리오에게 7회까지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제구력이 안 돼서 힘들었다. 시범경기에선 등판하지 않고 2군 연습경기에만 나오고 나서 곧바로 정규시즌에 들어온 엄정욱도 애초 2이닝에 30개 공을 예정했는데 제구가 안 돼 일찍 내렸다. 투수진 운영은 당분간 엄정욱은 중간 계투로, 정우람은 마무리로 기용할 생각이다. 특히 4사구를 9개나 줬다는 것에 큰 문제가 있다. 심각하다. 안타는 6개밖에 내주지 않았지만, 마리오가 볼넷을 4개, 임경완이 사구 2개, 엄정욱이 볼넷 3개를 내줬다. 하지만 4번 안치용이 승리에 발판이 되는 타점을 올려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 안치용이 안쳤으면 이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개막전에 대한 부담이 좀 있었나. ▲올 시즌 전망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많이 들었다. 주전들의 부상과 FA로 인한 대거 이탈해 문제가 커 보였지만 재활 중인 김광현 송은범 박경완이 시즌 중에 돌아온다면 전력이 급상승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개막전에서 보니 한번 잡은 찬스를 놓치지 않는 타선의 집중력을 선수들이 갖고 있고, 마운드로 마리오가 제 역할을 했고 불펜도 깔끔하게 처리했다. 선수시절에는 매년 개막전 때 정말 떨렸다. 그 강도가 한국시리즈 같아서 개막전을 하고 나면 마치 10경기는 한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 개막전엔 오히려 편하다. 작년에 그렇게 마음고생을 해서 그런 것 같다. 선수들에게 개막전은 133경기 중 한 경기일 뿐이고, 모든 경기에서 다 이긴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라고 전했다. 좀 황당했겠지만 그렇게 말해야 선수들이 긴장을 조금이나마 덜할 것으로 생각했다. -시범경기를 1위로 마무리했는데. 올 시즌도 기대해도 되나. ▲창단 후 세 번째 시범경기 우승이다. 공교롭게도 세 차례 모두 신임 감독이 부임한 첫해였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또 2003년 조범현 전 감독과 2007년 김성근 전 감독은 당시 SK를 한국시리즈까지 끌어올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비록 2003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쳤지만, 과거의 선례를 보면 올 시즌 좋은 징조다. 타선과 마운드가 조화를 이루며 FA 선수와 부상 선수의 공백을 메워냈다고 본다. 조인성이 신인 임치용을 잘 이끌어줘, 신인인데도 몇 승을 올린 선수처럼 자신 있고 대담하게 잘 던지고 있다. 안정광도 자꾸 출전하다 보니까 자신감이 생겨서 많이 좋아졌다.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은 다를 바가 없다. 지금 같은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해서 정규시즌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올 시즌을 맞는 각오를 말해달라.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해서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팀이 되겠다. 올 시즌은 8강8중이 될 것이다. 삼성이 우승하겠다고 했는데, 안 된다. 우리가 우승할 것이다. 간혹 우리 팀 전력이 약해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SK는 시즌 전 전문가 예상에서 4강도 어렵다는 평을 받은 적이 많다. 하지만, 보란듯이 우승을 하지 않았나. 또 시범경기도 1위 했다. 올 시즌 전망에 SK를 4강에서 제외하는 전문가는 큰코다칠 것이다. -선수들에게 강조한 게 있다면. ▲선수들에게 기본집중팀 등 3가지를 강조했다. 기본은 치고 열심히 뛰어라, 투수는 공을 던지고 맞으면 베이스커버에 들어가라, 내야수들은 수비 백업을 위해 뛰어라, 콜플레이를 해라다. 이같은 기본에 집중이 필요하다. 이번 시범경기 1위는 선수들이 실전과 같이 집중한 덕분이다. 그러다 보면 팀을 위한 플레이가 나오게 된다. 팀이 승리해야 개인도 빛이 난다는 철학에는 변함이 없다. -투수진이 많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많은데. 정대현과 이승호 등 불펜의 주축 투수들이 빠져나가면서 투수진이 많이 약화됐다는 평가들을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물론 아쉬워하는 팬들도 많겠지만, 올해는 새로운 선수들을 데리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 임경완, 최영필, 박정배 등 새 전력이 가세했고 젊은 투수들이 많이 성장하는 등 지금 있는 선수들로도 충분하다. 성준 코치가 투수들을 잘 이끌고 있다. 그동안 전지훈련과 연습시범경기를 통해 선발, 불펜, 4번 타자 기용, 수비 등을 충분히 점검했다.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뛰겠다고 말했다. -올 전지훈련은 어땠나. 성과가 있었나. ▲내가 감독 부임 이후 늘 강조했던 기본, 집중, 팀이라는 세 가지 항목을 선수들이 충실히 따라줬다. 그 점에 만족한다. 특히 수비 짜임새가 좋아졌고 공수강화도 효율적으로 잘 이뤄졌다. 무엇보다 연습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매우 생동감 있고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선수들이 치고 던지는 데 힘이 느껴졌다. 내가 그동안 생각하고 추구했던 야구가 그런 야구였다. 선수들이 잘 따라와 주고 있는 것 같아 매우 만족스럽다. -전지훈련 성과가 이번 시즌에 어느 정도 효과로 나타날지. ▲야구선수는 운동할 때 딱 4시간만 집중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래서 4시간만 집중력 있게 훈련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율적으로 쓰도록 했다. 수비가 부족하면 수비연습을, 웨이트가 필요하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식이다. 충분한 자율과 그에 따른 책임으로 프로의 자세, 그리고 팀의 전력을 극대화했다고 생각한다. 시즌 부상을 당했던 선수들의 회복 여부나 컨디션 조율도 됐다. 선수들이 부상에서 90% 이상 회복했고, 홍남일 코치가 선수들과 함께 재활 스케쥴을 잘 소화하면서 재활을 잘 이끌어 줬다. 시범경기에서 이는 증명됐다. -지난해 보여줬던 헐크 액션이 시범경기 때 조용했는데. ▲작년에 이미 권위의식을 보이고 싶지 않고, 똑같이 하겠다고 말하지 않았었나. 선수들과 미팅 때 이야기했다. 이제 시즌이 시작됐으니 경기 때마다 다시 설칠 것이다. 내가 큰소리를 치거나 격한 표현을 하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그냥 경기에만 집중하라고 했다. 시범경기 때 조용했던 건 에너지 비축이다. 나도 저축을 해야 하지 않겠나. 시즌 때 쏟아 붓기 위해 자제한 것 뿐이다. -올 시즌 키 플레이어는 누구로 꼽나. ▲굳이 꼽는다면 정근우다. 국내 최고의 2루수인데, 실력에 비해 아직도 스타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정근우는 고정 1번입니다. 어떻게든 살아나가서 상대팀을 흔들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검증된 용병 로페즈와 마리오, 김태훈 등 다른 선발진들에게 기대하고 있다. (김)광현이와 (송)은범이가 돌아오는 시기까지 나머지 선발진이 잘 이끌어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프로구단은 한두 명의 스타 플레이어로 굴러가는 것이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다 키 플레이어다. 그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훌륭한 팀을 만들어 낸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경기인터뷰] 김성렬 행정부지사

매월 1회 개최되는 시군 부단체장 회의가 열렸던 지난달 30일. 이날 경기도청에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장면이 연출됐다. 도청에서 모여 진행됐던 회의가 영상회의로 대체, 각 시군의 부단체장들이 자신의 업무 실에서 모니터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회의와 문서를 줄이고 현장방문과 소통을 늘리자는 경기도의 4G 운동이 부단체장 회의도 바꿔 놓은 것이다. 이날 영상회의를 주재한 김성렬 행정1부지사는 평소 조직 내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김 부지사는 부단체장 영상회의뿐 아니라 도청 내 직원들과는 유럽식 회의 문화인 브라운 백 미팅 실시, 간식을 함께 먹으며 회의를 하기도 한다. 김 부지사의 집무실을 들여다보면 그 흔한 명패도 찾아볼 수 없다. 공직자라면 형식적이고 불필요한 것은 과감히 버리고 그것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서 처음 시도된 부단체장 영상회의가 끝난 오후, 행정부지사라는 권위는 찾아볼 수 없는(?) 그의 집무실에서 경기도청과 공직사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공직생활의 철학은 무엇인가? - 1983년도에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을 시작했다. 공직은 성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거룩한 일이라는 것은 아니고, 누군가가 불러서 소명을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또 공직은 사회적 자본을 키워나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공직생활을 함에 있어 단 한 번도 후회를 해 본 적이 없다. 경기도의 공무원들도 이러한 소명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7월 행정부지사로 부임한 지 9개월가량 지났다. - 경기도는 전국 최대 광역지방자치단체답게 할 일도 많고 둘러볼 현장도 매우 많더라. 그동안 내부적으로는 인사시스템을 개선하고 4G스마트워크센터 등 일하는 방식을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 효율적이고 능동적인 방식으로 바꾸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경기도에 올 때 몇 가지 아젠다를 가지고 왔다. 가장 먼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경기도는 현장행정이 많아 실무직 공무원들이 많은데, 이들이 자발적으로 도정에 앞장서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이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현장을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인사더라.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인사 혁신을 통해 그동안 많은 공무원이 가지고 있던 인사 불만을 없애 보고자 노력했다. 두번째는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국정과 경기도정, 경기도정과 시군 행정이 모두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융합행정을 실시, 보다 효율적이고 수월하게 공직자들이 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 관계설정을 어떻게 해야 하나. - 사실 정부기관에 있을 때는 지역의 실정을 잘 몰랐는데, 내려와 보니 정말 심각한 문제이다. 이대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참 어둡구나 하는 라는 생각도 들었다. 조금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지방자치는 없고 중앙집권과 지방정치만 있는실정이다. 지방정치가 나쁜 것은 아니다. 지방정치가 굉장히 발전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해나가려면 인적물적 자원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안 되니 중앙집권만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지방과 중앙이 소통해야 하는데, 현재 유일한 창구는 중앙이 자신들의 필요 때문에 개최하는 회의뿐이다. 회의에 참석해도 정부기관이 지시하는 내용을 듣고 오는 것이 전부다. 지방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창구가 필요하다.부단체장들이 모이는 실무회의만 이라도 해당 시도로 가서 기 지역의 현안을 들어주고 함께 고민하는 현장회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행안부에 건의도 해봤지만 반영되진 않더라. 도내 부시장 부군수 회의도 오늘 처음으로 영상회의를 했다. 그동안 보니 행안부 흉내 내는 식으로 도청에 불러서 하고 있더라. 앞으로는 한번은 영상회의를 하고 한번은 현장으로 나가서 시군에서 회의를 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다. ▲ 경기도 행정부지사로 부임 후 소통을 강조하고 있는데. - 동의보감에 보면 통하지 않으면 통한다(통즉불통(通則不痛) 불통즉통 (不通則痛))라는 말이 있다. 즉 통하지 않으면 아프게 된다는 것인데, 우리 선조는 예전부터 소통을 강조한 것이다. 이곳에 와서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나는 행안부에서 유일하게 인사국장을 2번 했다. 첫 번째 인사국장을 할 때는 성과위주의 인사를 했다. 두번째 인사국장을 할 때는 노사협력과장을 한 이후였는데 제가 만들어 놨던 인사시스템에 대해 돌아보게 됐다. 왜 직원들이 안 따라주느냐 생각해 봤더니 결국 소통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더라. 소통의 키워드는 역시 현장과 공감이다. 사람이 문제면 그 사람을 찾아가야 한다. 그래서 찾아가는 인사 상담을 실시하는 것이다. 공감은 역지사지에서 나온다. 역지사지를 통해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공감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직원들에게 내가 끌고 가려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여기 있는 동안 직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멍석 위에서 신나게 노는 것은 실무직원들이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4G라는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일하는 것이 아직은 잘되지 않는 것 같아서 아쉽다. ▲공무원들 사이에서 솔선수범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곳에 처음 와서 한 것이 명폐를 없애는 일이었다. 행정부지사라고 적혀 있으면서 용이 그려져 있더라. 십만원도 넘게 주고 제작했다고 하더라. 이것을 제일 먼저 없앴다. 다른 사람들에게 동참하라고 강요하진 않지만 1~2명이라도 내 모습을 보고 따라해 준다면 좋은 것 아닌가. 작은 것 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날 회의를 들어갔더니 큰물 컵에 물을 담아 왔더라. 볼펜 통도 마련돼 있었는데, 이것을 누군가는 준비했을 것이다. 그 노력이 일 년이 쌓이면 어마어마 한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회의에 볼펜 통도 마련하지 말 것을 주문했고, 물도 작은 컵에 한잔만 준비하도록 했다. 공무원이 인쇄할 때 쓰는 A4 용지가 일 년이면 1인당 35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 비용도 다 도민들이 내는 세금이다. 때문에 최근 IT 기기를 이용해 회의하고 있다. 임대해 쓰고 있는데 비용도 많이 들지 않고 종이를 낭비하지 않게 됐다. 혁신은 그릇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어떤 이는 형식이 뭐가 중요하냐고 말하지만 형식이 중요하다. 그릇이 달라지면 내용물의 모양도 달라지는 것이다. 목민심서에 보면 의중이 중요하다고 나와있다. 의중은 솔선수범이다. 공직자들이 작은 것이라도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기도내 공무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공무원들에게 항상 3정을 강조한다. 3정 중 첫 번째는 정확이다. 자기 업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면 일하는데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고, 공무원의 정확한 업무처리는 국민의 삶도 개선할 수 있다. 두분째는 정당이다. 이것은 사무관 이상의 공무원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다. 자신이 공직생활을 함에 있어 정당하게 생활하면 항상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생활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정직이다. 정직하지 못해 낭패를 보는 장차관들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정직은 더 강조하지 않아도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다. 또 공무원들에게 자즐보정신을 가지라고 당부한다. 자는 스스로 공직생활에 자랑스러움을 느끼라는 것이고, 즐은 열정을 가지고 즐거운 직장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보는 최선을 다해서 자기 스스로 감동을 할 수 있는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공직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경기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경기도에 9개월 넘게 일을 하다 보니 알면 알수록 경기도야말로 대한민국의 발전을 선도하는 일등 선수라는 것을 실감한다. 경제가 어렵고 선거로 사회가 다소 혼란스럽지만, 김문수 경기지사를 보좌해 행정적인 뒷받침을 성실히 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도민들의 생활도 보다 행복하고 편안해 질 수 있도록 공직자로서 즐거운 마음으로 열과 성을 다해 섬기겠다. 애정을 가지고 경기도를 지켜봐 달라. 대담=정일형 정치부장. 사진=전형민 부장. 정리= 이호준기자 hojun@kyeonggi.com

[경기인터뷰] 윤종일 농협중앙회 전무이사

작은 키에 2대8 가르마. 인상 좋은 아저씨. 윤종일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를 만나면 드는 첫인상이다. 그런 그가 농협중앙회의 살림살이를 총 책임지는 전무이사다. 윤 전무는 경기도 출신으론 최초로 농협중앙회 넘버2(부회장급)자리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농협은 사업구조개편이라는 역사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어 농협 내외에서 그에게 갖는 기대와 관심이 남다르다. 경기일보가 윤종일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를 만났다. 농협중앙회 본사 전무이사 접견실에 만난 윤 전무는 환하게 웃으며 일단 반갑게 기자를 맞이했다. 윤 전무는 이어서 경기지역본부장 시절 있었던 에피소드와 사업구조개편,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일사천리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전무님 늦었지만,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경기지역본부장 출신으로 경기도에 대해 남다른 애착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지역본부장 시절 기억에 남는 일이나 사업이 있다면 먼저 말씀해 주시죠. ▲먼저 전무이사 취임축하와 인터뷰를 위해 방문해 주신 경기일보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지역본부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후원해 주신 김문수 지사님과 경기도 내 기관장님, 농협 조합장님을 비롯한 경기농협 임직원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지역본부장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들이 사실 많습니다. 그 가운데 경기미 소비 촉진과 부가가치 제고를 위해 실시했던 떡 산업 활성화 사업이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경기미로 만든 떡을 대한민국 최초로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 50개 매장에 판매했습니다.당시로선 스타벅스에서 떡을 판매한다는 것은 획기적인 일 있었습니다. 또 군부대와 학교에 특식으로 떡을 납품해 쌀을 소비하자는 아이디어도 당시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모임 회원들과 서명운동을 벌여 국회에 제출하는 등 노력 끝에 큰 성과를 거뒀죠. 경기도와 함께 농업발전 및 지역사회 공헌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기억에 남습니다. 2008년 미국 LA에 경기농협 농산물 820만달러 어치를 수출하는 등 농산물 판로를 다양하게 확대했습니다.경기농협의 신용사업규모도 5년 만에 100% 증가시켜 100조원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농협 사업구조개편이 이뤄졌습니다. 간략하게 농협 사업구조개편의 의미와 과제를 설명하신다면? ▲농협은 1961년 종합농협으로 발족한 이래 지난 50년 동안 농업인, 국민과 동고동락하면서 농업농촌지역사회 발전에 이익을 담당해 왔습니다. 그러나 농가인구 감소, 시장개방 확대, 유통업체의 대형화 등 농산물 유통환경의 급변으로 농업농촌의 여건이 악화됐습니다. 농협 주도의 농산물 유통체계 혁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강하게 제기됐고 사업구조개편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사업구조개편으로 경제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가 신설되고 중앙회는 두 지주회사를 관리하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경제지주는 농업인에게 실익을 주는 판매농협을 구현해 농업인에게 제값을,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공급할 계획입니다. 경제지주 산하에 기존 경제부문 자회사를 편입하고, 중앙회 판매, 유통 등 경제사업을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이관하게 됩니다. 금융지주는 국내 자본 100%의 토종 금융그룹입니다. 농협은행, 및 농협생명보험 등 금융 자회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협동조합의 수익센터 역할을 수행하고 중앙회는 새농협의 구심체로 중앙회와 지주사의 동반성장을 견인하면서, 농업인과 농축협에 대한 지원사업을 담당합니다. 사업구조개편을 통해 조직은 분리됐지만 농협 테두리안에서 협동조합으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농협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말씀을 들으니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됐는데 앞으로 새농협을 어떻게 이끌어 갈 계획이신지요? ▲농협창립 이래 경기도 출신으로는 최초로 전무이사(부회장)에 취임하게 돼 매우 영광스럽습니다. 한편, 농협 역사상 가장 중요한 시점에 중책을 맡게 돼 부담도 됩니다. 농협 사업구조개편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서 농업인과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희망찬 새농협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농업인 및 농축협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농업인 실익지원이 중대되도록 하겠습니다. 농업인의 생산 및 소득증대 사업을 위해 전년 대비 899억원 증가한 8조 1천384억원의 무이자자금 등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자금지원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자금지원심의회에 외부인사 3명을 추가하고, 자금지원 내역을 공개하겠습니다. 지역의 농업농촌 개발을 위한 직접 지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한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농촌 다문화가족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지원과 새농협 전체 조직의 윤리수준을 높이고 청렴한 조직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윤리경영을 적극 실천하겠습니다. -사업구조개편 초기 무엇보다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조직 안정화 방안은? ▲농협 사업구조개편은 협동조합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경제사업을 활성화하고, 신용사업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농업농촌농업인을 지속 지원할 수 있는 발전적인 사업구조로 전환시킨 것입니다. 새 농협은 시대변화에 맞춰 농업인, 국민, 고객과 함께 한국 농업 및 국가 발전을 위해 사업구조개편을 하게 된 것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종전과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새농협 정착과정에서 농협 임직원들은 농협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농협인 실익지원과 고객 최대 봉사를 위한 역할과 기능을 다할 것입니다. 앞으로 새농협 조직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농업인과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FTA 발효로 농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농협이 FTA에는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동시 다발적인 FTA체결에 따른 농축산물 시장개발 확대로 농업 생산액 감소 등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농협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FTA 농업협상 진행상황별로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중, 한중일 협상에 대비해 농업부문의 민감성 반영을 위한 사전 대책 정책을 건의하는 등 다각적 농정활동을 추진 중입니다. 한 호주, 한 뉴질랜드 협상은 피해가 우려되는 축산, 과수부문의 피해 최소화를 도모하고 있고, 한 EU, 한미 협상은 농업분야 피해분석 및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서용규 농림수산부 장관이 농협조직을 축소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조직 축소가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기본적으로 인력 재배치는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단, 무조건적인 조직축소가 아니라 농민들의 어려움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현장중심의 인력 배치가 필요합니다. 제가 취임 이후 처음 달려간 곳도 용인의 버섯재배 농장 현장이었습니다. 현장에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즉각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조치했죠. 그런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 슬림화도 필요하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더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점차적으로 인력 구조를 현장중심으로 개편할 계획입니다. -농협 역사도 50년을 넘겼습니다. 그동안 성과도, 비판도 많았는데 앞으로 50년을 준비할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새로운 사업, 역할과 관련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나요? ▲농촌경제연구원 조사결과 지난해 농가인구가 처음으로 300만명선이 붕괴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전년도 농가인구는 296만5천명으로 지난 30년 동안 70%가 감소돼 농촌이 점점 활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농협은 농업농촌의 활력화를 위해 식사랑 농사랑 운동을 범국민 운동으로 발전시켜 농업인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또한 주 5일제 전면 시행으로 여가시간이 증대되고, 도농교류에 대한 도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간 지속 추진해 왔던 1사1촌 자매결연을 확대하고 농산물 직거래를 증대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하시죠. ▲저는 직원들에게 항상 남의 입장,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라고 주문합니다. 지금까지 맡은 바 일과 과제를 누구보다 성실히 수행하며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고객과 농업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할 때 고객들이 감동하고 수긍하게 돼 있습니다. 농협에 대해 많은 분이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만큼 농협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겠지요. 기대에 부응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농협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선호기자 lshgo@kyeonggi.com 사진= 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경기인터뷰] 인경석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

정부나 지자체가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보편적 복지는 저 출산 문제 해결이다 지난해 12월 경기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인경석 대표이사는 현재 가장 시급한 복지문제는 출산을 장려하기위한 보육과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취임 100여일이 훌쩍 지난 인 대표는 그동안 재단이 해오던 무한돌봄 센터 지원 업무와 사회적기업지원 업무를 정부와 독립법인에서 각각 실시함에 따라 재단의 새로운 기능이 요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 대표에게 경기복지재단의 새로운 비전과 최근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경쟁하고 있는 복지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들어봤다.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 그동안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등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왔기 때문에 스스로 복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하니 정말 만만치 않더라. 50명 정도가 일하는 작은 조직이지만 운영하기 쉽지 않은 것 같다. 최근 들어서는 직원 한 명 한 명에게 큰 고마움을 느낀다. 워낙 인원수가 적다 보니 한 명만 자기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바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 이곳에도 집행부인 경기도가 있고, 특히 지방의회인 경기도의회 등과의 관계도 어려운 것 같다. ▲최근 재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어떤 의미와 목적을 가진 것인가. - 그동안 일부에서는 무한돌봄센터와 사회적기업지원단이 분리되면서 재단 업무가 줄었고 존립 자체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경기복지재단은 재단이 가진 본연의 기능이 있다. 첫째로는 정책연구기능이고, 둘째는 사회복지시설 지원기능, 셋째는 민간복지활성화이다. 이에 재단 내 3개의 실을 만들어 기획실은 조직경영, 정책개발실은 정책개발, 복지자원지원실은 민간 지원과 활성화 기능을 하도록 조직을 개편했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재단 본연의 기능을 더욱 체계적이고 충실하게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경기복지재단의 중점사업은 무엇인가. 올해 재단은 무한돌봄센터를 종합적 복지센터로 발전시키는 새로운 모형을 개발해 실행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최근 가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단순히 생계지원의 문제뿐만 아니라 의료, 고용, 심리상담, 정신문제 등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또 사회복지시설의 관리 및 운영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 중이다. 현재는 시설직원의 처우수준이 낮고 능력향상의 기회가 제약돼 있으며 발전전망이 불투명해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은 실정이다. 이러한 시스템으로는 질 높은 서비스 제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총선이 치러지는 가운데 여야가 복지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복지전쟁. 어떻게 봐야 하나. - 우리나라 복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이다. 선별적 복지란 능력주의 원칙으로 능력이 부족한 이를 엄선해서 정부지원을 하는 것이고, 보편적 복지는 평등주의 원칙으로 소득에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복지혜택을 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복지가 서로 이념으로 싸우게 되면 무조건 보편적 복지가 이기게 되어 있다. 이왕이면 모두에게 똑같은 혜택을 주면 좋지 않겠는가. 그러나 보편적 복지에는 재원이 많이 소요되게 된다. 때문에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우선순위를 정해 보편적 복지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보편적 복지가 시급한 것은저 출산 문제 해결이라고 생각한다. 저출산 대책의 효과를 보려면 제대로 된 질 높은 수준의 보육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 이 같은 보육 서비스 확대는 여성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복지 정책이 잘 갖춰져 있는 스웨덴의 경우 아이를 돌보고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수가 많아 전체 여성취업률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여성 일자리 대책으로 보육정책 만한 것도 없다. 특히 최근 정치권에서 보편적 복지냐, 선택적 복지냐를 두고 논쟁을 하고 있는 등 그 어느 때 보다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렇게 정치권과 사회 각 계층이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을 때 우리나라 복지시스템 전반에 대해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복지는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도입돼 체계적이지 못하고 허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80년대부터 우리나라 복지는 적용대상을 확대하는데만 집중됐지만, 이제는 정치권에서 즉흥적인 복지정책이 아닌 종합적인 복지 청사진을 마련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복지 수요에 따른 지방재정 압박, 해소 방안은 무엇인가? ▲복지 수요에 따른 지방재정 압박, 해소 방안은 무엇인가?- 복지사무의 지방이향은 장단점이 있다. 장점으로는 지방정부의 실정에 맞게 실질적인 기본 방향이 나온다는 것이고, 단점으로는 지역의 제정이나 환경에 따라 주민들이 체감하는 정도의 차이가 생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경기도 주민인데 시군 재정여건에 따라 수원시민과 동두천시민이 다른 지원을 받게 된다면 또 다른 사회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의 부담을 줄이려면, 세원의 구조를 바꾸고 지방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기도 역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쉽지 않은 것 같더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세원 자체를 넘겨주고 자치단체에서는 새로운 재원을 개발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경기복지재단에서 탄생시킨 무한돌봄정책. 이 사업의 성공 요인과 개선해야 할 사항은? - 최근 위기가정의 모습을 보면 단순히 밥걱정으로 끝나지 않는다. 생계, 주거, 고용, 심리 등 다양한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무한돌봄은 이렇게 복합적인 문제에 대해 해결하고자 자연발생적으로 탄생한 것이다. 누구에 의해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탄생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 무한돌봄센터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서비스중복 등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어 호응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대로 멈춰서는 안 된다. 현재 무한돌봄센터는 시군의 읍면동에 속한 행정조직이다. 사회복지서비스 전문 요원이 아닌 일반 행정직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전문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 무한돌봄센터는 구성원의 역량 강화와 조직 확대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에 관심이 많은데, 정작 경기도 사회복지공제회는 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 현재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월급은 공무원의 70% 수준도 되지 않는다. 이러한 종사자들이 월급의 일정부분을 회비로 내기는 사실상 부담스러울 것이다. 이러한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공제회비를 내려면 그만한 혜택을 줘야 하는데, 현재 공제회가 주는 혜택으로는 종사자들에게 어필하기 어렵다. 공제회가 사회복지종사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려면 재정이 넉넉해야 하는데, 현행법상 지방자치단체는 공제회에 예산 지원을 할 수 없게 돼 있어 어려움이 많다. 공제회가 활성화되려면 다른 어떤 사업보다 퇴직연금 사업이 실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노후보장 사업이 실시되지 않으면 공제회가 활성화되기 힘들다. ▲끝으로 인 대표가 생각하는복지는 무엇인가 - 달성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완전한 사회보장을 달성하는 것이 복지국가가 지향해야 하는 목표라고 생각한다. 대상을 모두 적용하고, 보장을 두루 갖추고, 또 보장이 질적으로 괜찮은 수준을 달성하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멀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복지선진국이 아니다. 복지 선진국이라고 하면 대부분 국내 총생산 대비 20%가량을 복지에 투자해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10% 수준이다. 복지국가가 되려면 복지 예산이 지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복지국가로 가는 길에서 돈을 많이 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복지와 경제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복지와 경제, 이 경계선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향후 대한민국이 복지선진국으로 갈 수 있느냐를 결정할 것이다. 이호준기자 hojun@kyeonggi.com

[경기인터뷰] 이상팔 한강유역환경청장

지난 1999년에 만들어진 법에 따라 태동한 한강유역한경청의 가장 큰 성과는 팔당호 수질을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개선시켰다는 것입니다. 지난 1월6일 취임한 이상팔 한강유역환경청장(53)은 한강청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평가하며 2천500만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인 팔당호 수질 관리는 물론 한강유역 관리를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막중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상팔 청장과의 일문일답.   -한강유역환경청의 설립 목적과 배경, 역할은.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999년 2월 한강수계상수원수질개선및주민지원등에관한법률에 따라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인 팔당호의 수질을 보전하고 개선시키기 위해 설립됐다. 특히 올해에는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맑고 건강한 한강을 만들고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환경친화적인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환경관리국에서는 저탄소 녹색성장사업, 생태계 보전지역 관리, 환경영향평가, 유해화학물질 관리, 환경오염 측정망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또 유역관리국에서는 팔당호를 비롯한 유역 관리업무, 한강수계관리기금 운영, 팔당호 상류지역 토지매수 및 수변생태벨트 조성, 수질오염총량제 관리, 주민지원사업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감시단에서는 환경오염행위 감시 및 단속, 환경사범 수사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한강유역환경청이 그간 펼쳐온 사업의 성과는. 한강유역한경청의 가장 큰 성과는 팔당호 수질을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개선, 지난 1999년 1.5mg/L였던 수질이 작년에는 1.1mg/L로 나아졌다. 물론 수치상으로 크게 개선되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개선율로 보면 30%에 가까운 감소율을 나타내는 커다란 성과다. 또한 수도권 인구 등 배출원 증가 추세를 고려한다면 팔당호 수질은 성공적으로 관리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지난해 주요 성과로는 우선 구제역 가축매몰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했다는 점이다. 특히 총 4천583개소의 매몰지 중 관내에 2천266개소가 위치하고 있어 전국의 49.4%에 해당하는 매몰지를 안전하게 관리했다. 또 환경부 최초로 녹색경영골프장 5곳을 선정해 친환경적인 골프장 관리 및 에너지 절감을 통한 자발적 녹색경영을 추진했다. 이와함께 중소기업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을 지원하여 녹색환경경영 성과가 중소기업으로 확산되도록 유도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인한 광주하수처리장 침수피해 조기 복구, 클린코리아와 연계한 수해 쓰레기 신속처리, 11월 북한강 조류발생 신속 대응 등 환경현안에 적극대응했다.   -2012년도 주요 역점 사업은 무엇인지? 올해 가장 핵심적인 사업은 유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건강한 한강을 만드는 것이다. 우선 기후변화 등 물환경 여건 변화에 따른 수질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 이를 위해 갈수기 수질 감시체계를 구축해 팔당호 수질을 격일단위로 분석하고, 상시 예찰팀, 조류경보제 및 수질예보제를 운영하고 있다. 건강한 한강을 만들기 위해 지류ㆍ지천 살리기에 한강청이 앞장서겠다. 한강 상류수계 오염지천을 선정해 수질개선대책을 중점 추진할 것이며, 특히 축산형 대표지류인 청미천에 대한 패키지형 수질개선대책을 시행하여 지류ㆍ지천 살리기의 성공모델로 만들 것이다. 수계위 운영 및 기금사업 개선 등 유역구성원이 공감하도록 한강수계관리기금을 운영해 상하류간 이견 해소 및 소통을 이끌어내 유역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던데. 무엇보다 주민들이 공감하는 생활체감서비스를 제공해 신뢰를 높여나가겠다.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높은 가축매몰지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침출수 유출 제로화를 이뤄낼 것이다. 특히 성남하수처리장 등 악취민원이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주요 시설에 대해 TF팀을 구성해 체계적인 악취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 또 유해화학물질 안전관리를 강화해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3월)개최 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유해화학물질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화학물질 유통체계를 확립할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성과 확산 등 기후변화에 강한 녹색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와함께 한강 서식 멸종위기종 보호 특별 프로그램 운영, 우수 생태 및 경관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 자연자원 보전과 활용의 조화를 이루도록 하겠다. 아울러 한강 물길체험 프로그램, 한강사랑 그림그리기 대회 등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형 홍보 프로그램을 추진해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내고 있다.   -청장으로서 환경청을 운영하는데 있어 운영철칙 혹은 철학이 있다면. 우리들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우문현답(?), 즉 현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관계기관, 주민들과 적극적인 대화 등으로 소통을 통해 상생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 한강청에서 추진하는 정책이 탁상행정이 되지 않도록 현장의 애로사항 수렴 및 문제 해결 등을 위하여 수시로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팔당호특별대책지역 등에서 수자원 이용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상ㆍ하류지역 주민간의 갈등, 법적 규제로 인한 재산권 침해, 상수원관리를 위한 수질개선 등 여러 가지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장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겠다. 이를 통해 물이용부담금 조성을 통한 상류지역 주민들의 재산권 제한과 생활불편에 따른 손해를 보전하고, 수질개선사업을 추진하는 등 상ㆍ하류간 공영정신을 운영 철칙으로 지역 간 입장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수원 보호를 위해 지역주민의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있다. 수질보전정책의 참여와 협조를 끌어내기 위한 지역주민 지원시책은. 상수원관리지역(상수원보호구역, 수변구역, 특별대책지역)은 수자원의 이용을 둘러싸고 상?하류 지역 주민간의 갈등, 법적규제로 인한 재산권 침해, 상수원관리를 위한 수질개선 등 여러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강수계의 오염원 증가가 사회적인 문제로 제기돼 지난 1998년 11월 정부차원의 종합적인 물관리 대책인 한강특별종합대책이 시행됐다. 당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는 상류지역 주민의 거센 반발이 있었지만, 상ㆍ하류 지역간의 합의를 바탕으로 한강상수원의 수질 보전과 행위제한에 따른 주민피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한강수계상수원수질개선 및 주민지원등에관한법률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약 12년간 8천467억여원을 주민지원사업으로 지원했으며,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상수원 상류지역 주민들의 생활환경개선 및 소득수준향상을 꾸준히 시도했다.   -2012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지류ㆍ지천살리기 사업으로 오염하천 청미천을 선택했는데. 남한강은 팔당호 유입 유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남한강하류 중권역 물환경관리계획 이행 중간평가를 한 결과, 청미천은 낮은 하수도 보급률과 축산농가 집중 등으로 남한강하류 중권역 주요 지류 중 가장 높은 수질 오염도를 보였다 2010년 하수도보급률이 47.4%밖에 안되는 데다, 축산농가는 남한강 하류의 약 48%가 청미천에 집중돼 있다. 또한 최근 5년간 청미천 상류 평균 수질(BOD)이 4.2mg/L로 좋은물 등급(BOD 3mg/L)에 미달하고 있다. 이에 우리청에서는 청미천을 시범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수질ㆍ수생태계 건강성 회복 성공모델을 만들어 한강수계 하천 전체로 확산하고자 한다. 우선, 경기도와 청미천 유역 5개 시ㆍ군, 민간단체, 군부대, 기업 등 청미천 수질개선에 동참하고자 하는 20여 기관ㆍ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청미천 좋은물 만들기 위한 자발적 협약식을 가질 것이다.  아울러 청미천 주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민간단체, 군부대, 공무원 등 약 300여명이 국토대청결운동(하천정화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겠다. 강영호ㆍ이명관기자 mklee@kyeonggi.com

[경기인터뷰] 인텔라(주) 이은철 대표

한국사격의 전설 이젠 IT 사업의 전설 정조준 한국사격의 전설 이젠 IT 사업의 전설 정조준 1980~90년대 한국 사격의 기린아로 84년 LA올림픽부터 2000년 시드니 대회까지 국내 선수 최다인 5회 연속 올림픽 출전과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 소구경소총 복사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사격의 전설 이은철씨(45인텔라(주) 대표).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획득 후 만 20년이 지난 현재 그는 연 매출 100억원을 바라보는 IT 사업가로 변신,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사격선수 시절 리듬사격의 달인으로 아시안게임과 아시아선수권, 올림픽, 세계선수권을 모두 석권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던 이 대표는 IT 사업가로도 정상 과녁을 정조준하고 있다. 꿈과 목표 설정, 그를 이루기 위한 열정이 있다면 어느 분야서든 성공할 수 있다는 인생 철학을 바탕으로,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이 대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후배 스포츠인들을 위한 장학재단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공부하며 운동하는 스포츠인의 롤모델이 된 그를 만나 세계 최고의 총잡이에 오르기까지 과정과 IT 사업가로 펼쳐가고 있는 새로운 목표를 향한 도전을 들어봤다. Q. 92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지 20년이 됐다. 당시 예선 8위로 결선에 턱걸이로 진출해 금메달을 따냈다. A. 내 주종목은 소구경 3자세였는데, 금메달은 복사에서 땄다. 처음 올림릭에 나간게 1984년 LA올림픽으로 그 때는 너무 어려서인지 굉장히 긴장돼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반면 4년 뒤 88서울올림픽은 너무 준비가 잘 돼서 실패했다. 그만큼 기대감이 컸고, 그 기대감을 이기지 못한게 실패 요인이었다. 92년 바르셀로나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내 주종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주종목이 아니다보니 확실히 부담감이 덜했고, 경기 전에 세운 작전의 효과도 있었다. 소총은 무게감이 상당해 어깨에 견착하면 왼팔에 무게가 집중돼 피가 안통할 정도다. 이 때문에 대부분 선수들이 한발 사격한 후 총을 내리는데 그러다보면 조준점이 흐트러진다. 그래서 대회 시작전에 총을 내리지 말자고 마음먹었고, 결선 시리즈 동안 총을 한번도 내려놓지 않은 끝에 내 인생 최고의 점수(105.5점)를 쐈다. Q. 88서울올림픽 이후 극심한 슬럼프를 겪은 것으로 아는데. A. 앞서 말했 듯이 1988년 대회는 너무 기대를 많이 했다. 1987년에 실력이 최고조에 올라있었기 때문이다. 당시를 되돌아보면 1986~1988년은 내 인생에서 최고로 성실히 살았던 시기였다. 술, 담배는 커녕 카페인 때문에 콜라도 입에 안댔을 정도로 모범적인 생을 살았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가 예선 탈락으로 나타나면서 실망감이 배 이상으로 몰려왔다. 차라리 술 마시고 담배피고, 그렇게 살았다면 덜 힘들었을 것 같다. 그 때 한 신문의 휴지통이라는 코너 가십 기사를 봤는데 미국에서 온 이 아무개가 우승할거라면서 왔는데 우승은 커녕 예선에서 떨어졌다는 내용이었다. 내 3년간의 노력이 휴지통에 버려진 기분이었다. 그래서 친구들과 한달 가까이 방황하면서 지냈다. 술도 태어나서 그 때 처름 마셔봤다.(웃음) 그리고 얼마 안돼 은퇴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학업에 전념, 대학 1,2학년 동안 C학점에 머물렀던 성적을 3,4학년 때는 거의 A학점으로 마쳤다. 이후 대한사격연맹에서 선발전 없이 바르셀로나 올림픽 대표로 출전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다시 총을 들었다. Q. 사격선수에서 IT 사업가로 성공의 길을 걷고 있는데 비결은. A. IT분야에 몸담고 있지만 성공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일이든 꾸준히 하면 성공할 수 있는 것 같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보다 올림픽에 5회 연속 출전했다는 것에 더 의미를 두는 것과 같다. 그 기간동안 국내 최고 선수로서 기량을 유지했다는 뜻도 되기 때문이다. 사업도 이와 같아서 목표를 세우고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면 성공이 찾아온다. 여기에 한 가지 더 필요하다면 열정이다. 올림픽 5회 연속 출전 후 총을 내려놓은 것도 열정 문제였다. 한국은 목표의식이 한 곳에 집중돼 있다보니 목표를 달성한 순간 목표의식이 없어진다. 그래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후 IT쪽으로 목표를 다시 잡았다. Q. 실리콘밸리테크와 인텔라 두 IT업체를 경영하고 있다. A. 원래 전공이 컴퓨터공학이다. 중학교 때부터 미국에서 컴퓨터를 만졌다. 너무 하고 싶은 일이었는데, 사격 때문에 미뤘다가 2001년 실리콘밸리의 벤처업체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5년간 경력을 쌓았다. 2005년 12월 실리콘밸리테크를 차렸다. 실리콘밸리테크는 어떤 상품을 개발한다기보다는 미국과 한국 업체를 서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중개 회사이며, 2008년 처음으로 나만의 아이템을 잡아 설립한 주식회사가 인텔라다. 인텔라는 이동통신사들이 사용하는 실내용 통합중계기를 생산하는 업체로, 올해 연매출 1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Q. 스포츠스타가 전문분야의 업종을 창업해서 성공한 사례는 드문데. A. 운이 좋다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어려서 텍사스에 살았는데 그 지역은 무조건 운동을 잘한다고 운동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여가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과목을 C학점 이상 받아야 했다. 한 과목이라도 C학점 밑으로 떨어지면 점수가 복구될 때까지 다른 것을 못하게 했다. 운동선수라고 무조건 몸만 쓰는 교육 방식이 아니라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란게 IT분야로 오는 길을 만들어 준 것 같다. Q. 당시로는 드물게 초등학교 때 사격에 입문한 계기는. A. 4학년 때 학교 성적 우수학생 6명이 인천으로 견학을 갔었다. 그 때 유원지에 들러 인형을 콜크 총알로 쏘는 사격을 했는데, 그 총이 참 맞추기 어렵다. 아마 지금 쏴도 못 맞출 것 같은데, 그 때는 이상하게 잘 맞아 친구들 상품까지 다 타줬다. 집에 와서 어머니께 자랑을 했는데, 얼마 뒤 어머니가 서울 경동시장에 있는 사격장에 날 소개해 주셔서 사격과 인연을 맺었고, 5학년 때 아버지가 처음 총을 사주시면서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1년 뒤 사격 유망주 조기 발굴 프로그램인 전국 어린이사격왕 선발대회에서 우승했다. Q. 미국 유학시절 고등학교 때 내셔널대회에서 큰 사건을 일으켰다던데. A.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가족이 모두 미국으로 건너갔다. 고교 1학년 때 미시간주 대회에서 7년간 패한 적이 없는 최고의 선수인 론스 위거를 이겼다. 하지만 시민권이 없어 공식 1등은 위거에게 내주고, 내게는 있지도 않은 상을 별도로 만들어서 줬다. 그 후 이름이 알려져 MIT 등 2개 대학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기도했다. 그러다가 1984년에 올림픽 참가 요청을 받으면서 세계적인 지도자인 래리 베쌈을 알게 됐다. 그런데 베쌈으로부터는 단 한번도 사격술을 배운 적이 없다. 베쌈은 나에게 사격술이 아니라 정신수양법을 가르쳤다. 의식과 무의식, 자아에 대한 수련법인데 우리말로 하면 삼위일체로 표현할 수 있다. 리듬사격이라는 것도 결국 이 정신수련법에 기초해 사격시 매번 같은 생각, 같은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다. Q.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신데렐라가 된 강초현과는 의남매 사이로 은메달 획득에 큰 도움을 줬다는데. A. 시드니 올림픽을 앞두고 처음 국가대표가 된 초현이와 한 조가 돼 대표팀 내에서 공기소총 남녀 혼합 경쟁을 자주했다. 당시 초현이는 부자집 딸처럼 해맑고 귀티가 났는데 실상을 알고보니 가정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선수였다. 내가 초현이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선배로서의 경험을 준 것 뿐이다. 초현이가 올림픽 출전을 위해 호주로 건너갔을 때 점수가 평소에 비해 10점 정도 떨어졌다. 환경이 틀려지면 사격법이나 장비를 교정해야 하는데 그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당시 감독에게 초현이 장비를 손볼 수 있게 맡겨달라고 부탁했고, 우여곡절 끝에 시합전날 총을 손봐줬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초현이가 399점을 쏜 것이다. 정작 나는 메달을 못따서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인데도 너무 기분이 좋았다. IT사업을 하면서 스포츠 유망주 장학재단 설립을 준비하는 것도 어려운 여건에서 운동하는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할수도 있지만, 내가 직접 만들어서 남을 돕고 싶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3~4년 뒤 재단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Q. 사업을 하면서 지난해 국제심판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뒤늦게 심판 자격증을 딴 이유는. A. 재단 설립이라는 것은 결국 다시 스포츠계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사격이라는 종목은 누군가 꾸준히 투자를 해주지 않으면 안되는 종목이다. 지금은 나라에서 그런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분야가 발전할수록 투자는 줄어들게 된다. 국제 파트와 재정 문제에서 나중에 국가의 역할을 대신 해줄 민간단체가 많이 생겨야 되는데, 우선은 내가 그런 역할을 해야되겠다 싶어서 자격증을 땄다. 국제사격연맹 임원 자격에도 자격증은 필수다. 우리 선수들이 국제 사격계에서 불이익 받는 일이 없도록 앞장설 생각이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이 있다면. A. 우리 때는 국가관이 뚜렷해서 모든 사람이 절제하고, 열심히 하고, 희생하고, 그런 것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지금 세대는 자기가 하고 싶어서, 자신의 열망을 기반으로 운동을 하는 세대다. 진종오 선수를 보면 늘 흐뭇하다. 사격적으로 보면 모든면에서 천재다. 이런 선수가 나온다는 것 자체만으로 흐뭇한 일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목표가 없는 선수가 너무 많아진 면도 있다. 천재도 나오지만, 목표의식이 없는 선수도 많아진 것 같다. 후배 선수들이 좀 더 목표의식을 갖고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개인적으로는 인텔라가 상장돼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재단 운영에 전력하고 싶다. 대담=황선학 지역사회부장 2hwangpo@kyeonggi.com 정리=이호진기자 hjlee@kyeonggi.com 사진=김시범 부장 sbkim@kyeonggi.com

[경기인터뷰]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이금자 회장

아줌마. 사전적인 의미로 아주머니를 친숙하게 부르는 말이지만 우리 사회에서 아줌마라는 단어는 억척스럽고 수다스럽고, 때론 뻔뻔스러움의 대명사처럼 여겨진다. 이런 아줌마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고 이 시대를 이끄는 여성파워를 입증해보이고 있는 단체가 있다. 바로 (사)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다. 하지만 단체의 역량이 커질수록 이금자 회장의 주름살은 깊어지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행주치마에 돌을 날랐던 여성들이 국난극복에 큰 힘이 됐던 것처럼 도내 곳곳에 산재해 있는 아중마들을 한데 모아줄 경기도여성의전당 건립 추진이 쉽지않아서다. 예상은 했지만 난데없는 복병을 만나 연초엔 몸져 눕기까지 했다. 지난 달 28일 수원 호텔 캐슬서 열린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정기총회서 만난 이금자 회장은 도 단위 여성단체와 시군지회에서 전당 건립기금을 기탁하는 등 모두가 힘을 보태고 있는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게느냐며 낙관했다. -경기도여성의전당 건립을 추진한 지 2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지지부진하다. 어느 정도 진전됐나. 전당 건립은 경기여협이 1985년 창립된 이래 가장 큰 숙제였다. 2009년 1월 신년인사회에서 경기여성들의 집을 짓자고 다짐한 후 2009년 10월 전당 건립 기금마련을 위한 명사초청 음악회를 시작으로, 2010년 가방판매 등을 통해 수익금을 모금하고, 전당 건립운동을 대내외적으로 홍보했다. 소속 도여성단체와 시군지회에서도 바자회와 먹거리장터, 찻집운영, 떡국판매, 가방판매 등을 실시해 얻은 수익금을 건립기금으로 보내주며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경기도간호사회가 건립기금으로 3천700만원을 기부하는 것이 총회에서 통과됐다고 한다. 국가가 어려울 때 독일서 외화를 벌어들인 애국의 간호사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환자를 돌보며 받은 월급의 일부를 전당 건립기금으로 내준다니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진다. -국회까지 찾아가 여성의전당 건립 지원을 위한 조례 문의부터 벽돌 한장 쌓기 운동, 명사초청음악회 등 건립기금마련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고군분투한 것으로 안다. 현재까지 여성단체를 지원하는 조례도 없고, 그렇기에 처음부터 맨손으로 시작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정부와 국회에 경기여성의전당 건립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억수같이 쏟아붇는 폭우 속에서도 하루에도 몇 번씩 국회를 다녔다. 도여성단체를 도와주려고 하는 국회의원들은 몇 명에 불과하고, 임기 막판의 국회의원들은 지역예산을 챙기느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4억원이 통과됐음에도 부결된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일각에선 무리한 사업추진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경기여협은 1985년 각기 다르게 활동하던 단체들이 모여 결성된후 어느덧 28년이 됐다. 타 시도가 부러워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회원 50만명을 자랑하지만 마음놓고 사용할 수 있는 사무실이 없다는 건 부끄러움이었다. 만인이 동의하고, 찬성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고 그 현실속에서 최선책을 찾아 경기여성들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 또한 그 꿈을 이루기 의해 추진된 방법들에 대해 일부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경기여성의전당이 만들어지기 위한 산고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정부와 경기도의 재정적 지원없이는 실현 불가능한 사업아닌가. 사실이다. 비영리 법인이 스스로의 자금만으로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어떻게 여성단체 회원들의 힘으로만 큰 꿈을 이루겠는가? 순수여성단체가 벽돌 한장 쌓기 운동을 벌이며 기금을 모으고 있는데 도와 도의원님들, 기업들이 보고만 계시지 않을 것이다. 여성의식이 있는 도의원님들이 도의회에서 여성단체를 지원하는 조례를 발의하기를 희망하며,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 때, 여협 소속 대표 41개 단체가 기자회견을 갖고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를 두고 아직까지도 지역 안팎에선 여협의 정치성을 놓고 말이 많다. 나는 경기도 50만 회원의 회장으로 어느 정당에도 가입하지 않고 지역에 꼭 필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조용히 여야를 막론하고 지지했다. 또 지금까지는 여성단체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고 회원단체들에게도 중립성을 요구했다. 하지만 경기도여성의전당 건립을 위해 국회와 정부를 오가며 여성의 권익증진을 위해 앞장서줄 의식있는 인물이 간절히 필요하다는 것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했다. 무조건적인 중립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앞으로도 각 정당을 떠나 여성을 위하고, 지역을 위하고, 우리의 목표의식에 맞는 인물이 나타난다면 좋은 성과가 있도록 정치적 목소리를 높여 우리의 몫을 지켜나갈 것이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도발사건에 대해 경기도 31개 시군 지부 회원 1천200여 명이 모여 북한도발규탄대회를 개최하고 최근에는 인터넷 방송 팟캐스트 나는꼼수다(이하 나꼼수)의 일명 비키니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등 여성단체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요즘의 세태를 보면 우리가 분단된 세계 유일무이한 국가라는 것을 인식하는 국민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북한의 태도에 따라 주식시장이 널뛰기 하는 전쟁종결 국가가 아닌 언제라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전쟁 중단 국가임을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국가를 위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다 차가운 바다속에서 비명횡사 했음에도 침묵한다면 아무도 국가를 지키고자 하는 이는 없게 된다. 소위 말하는 걸그룹이나 보이그룹들의 이름은 열명이 넘어도 줄줄히 기억하면서 안타깝게 산화된 연평도 해병들의 이름 하나도 기억 못하는 게 우리 청소년들이다.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또한, 나꼼수 서명도 인터넷 방송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진행자들의 비키니 발언으로 인해 표현의 자유인가, 여성비하 발언인가를 놓고 보수 대 진보, 진보 대 진보 등 이념적 대결양상으로 확산되는 걸 보며 가슴아팠다. 그동안 나꼼수가 기존정치에 대해 신랄하게 풍자하고 비판함으로써 큰 반향을 일으키고 인기를 끌면서 영향력 있는 매체로서 그에 따른 도덕적사회적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는것을 인식하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최근에도 여성공천할당제와 관련해 긴급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앞으로도 지역의 현황에 민감하게 반응, 살아 숨쉬는 여성단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척박한 환경속에서도 그동안 경기여성자원봉사자 경력관리 및 활성화방안 워크숍 등 각종 사업과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이금자경기여성지도자상 제정 등 남다른 애정으로 여협을 이끌고 있다. 가장 힘들 때는 언제인가. 지역을 순회하다보면 안타깝게도 여성단체가 열악해 여성단체의 본래 설립취지를 망각하고 권력바람에 휘청이는 경우를 보게 된다. 여성계에 협조적이던 시장군수를 밀었다가 다른 시장군수가 선출된 경우 현재의 여성단체 말고 다른 여성단체조직을 결성하거나 기존의 여성단체의 해체를 종용해 선거 후 분열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주관없이 권력을 따라다니는 여성단체장도 문제지만 지자체장들께서 넓은 포용력을 가지고 여성단체를 아우른다면 많은 인적자원들이 모여 화목한 시정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성단체 스스로 주체성을 가지고, 권력 앞에 굴하지 않고 옳은 일에 제 목소리를 내는 여성단체로 거듭나야 한다. -회장으로서 강력한 카리스마와 지도력으로 9년째 장기집권에 성공했지만 장기집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9년의 세월이 장기집권이라면 장기집권이고, 짧다면 짧은 세월이다(웃음). 2002년 11월 취임한 후 보니 여성단체의 재정상태가 마이너스여서 깜짝 놀랐다. 경기도를 아우르는 거대 여성단체임에도 주변여건 상황과 경제적으로 매우 열악, 그것을 극복하는데 몇 년이 걸렸다. 취임 이듬해인 2003년 5월 주변분들과 지역인사를 자문위원과 후원회원으로 영입해 재정을 플러스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어느정도 재정이 안정돼서는 여성에게 맞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공신력 있는 사단법인화를 이뤄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법인설립기금 5천만원을 모으기 위해 발기인을 구성하고 이사회와 31개 시군을 지회로 조직해 2004년 5월 18일 사단법인 허가를 받았다. 조직안정과 양성평등 사업, 일가정양립 모색 세미나, 여성활동가 워크숍, 자원봉사자 역량강화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면서 내실화를 기하는 한편 단체의 위상을 높이는 데 앞장섰다. 일련의 일들을 처리하다보니 9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남은 기간동안 임기안에 경기여성의전당이 건립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올해 여협의 핵심사업이 궁금하다. 전당 건립기금 마련을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그동안 모성적 봉사활동이나 무임금노동으로 자기희생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여성자원봉사를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재조명하려 한다. 더 나아가 자원봉사 경력관리를 통해 자원봉사를 좀더 체계화하고, 자원봉사자들의 자존감을 향상시켜 질좋은 서비스를 지속가능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본 여성자원봉사자 경력관리 워크숍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여성활동가들을 대상으로 경기여성활동가서번트리더십역량강화프로젝트도 20회에 걸쳐 진행된다.올해의 특이사항은 23년 동안 개최된 경기도주부의날 기념식이 경기여성의날로 이름을 변경하고 제17회 여성주간 기념식과 함께 개최된다는 것이다. 여성발전유공자를 발굴시상하고 제27회 경기여성 기예경진대회 입상자를 표창 격려하는 등 알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대담=박정임 문화부장 bakha@kyeonggi.com 정리=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김시범 부장 sbkim@kyeonggi.com

[경기인터뷰] 심재천 경기도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심재천 경기도택시사업조합 이사장은 35년간 택시만 쳐다보며 살았다.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심 이사장은 경기지역 택시업계를 세계 으뜸으로 이끌고 벤치마킹의 표본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조합을 이끌고 있다. 특히 심 이사장은 조합원들의 권익보호와 택시업게 발전은 물론 블랙박스 설치, 디지털운행 기록장치 도입 운동 등을 통해 경기지역 교통사고 감소 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심 이사장으로부터 경기 택시업계의 현안과 과제, 교통사고 줄이기 캠페인 내용과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경기도택시업계의 올 한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대중교통의 범주에 택시에 포함돼야 하고 클린 디젤택시를 도입하는게 우선 과제다. 구역여객운송사업인 택시는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교통수단으로서 공로분야 수송분담률이 44.4%로 서민생활과 밀접한 대중교통 수단으로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버스 등의 노선여객과 구별되는 택시만의 기능적 특징으로 시민의 교통편의 증진에 기여하는 바가 상당함에도 버스산업에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이 편중돼 여객운송업간 균형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0년 버스재정지원 사업은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9천억원가량이나 된다. 특히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은 버스, 철도 등에 대해 5년 단위 대중교통 기본계획을 수립돼 있다. 이에 따라 경영개선을 위한 구조조정 및 대중교통 육성을 위한 재정지원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도록 규정을 마련하고 있으나 대중교통수단의 범주에 택시를 제외함으로써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교통정책 수립에 장애가 되고 있다. 택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상 구역여객운송사업으로서 정해진 일정 구역내에서 하루 24시간 여객을 수송하며 국민의 교통편의 증진에 기여하고, 버스나 지하철이 제공하지 못하는 신속성과 편리성을 제공하고 있다. 택시업계의 경영안정 및 운수종사자 처우개선과 택시이용 편의제공을 위해 택시의 대중교통 범주에 포함시키는 문제가 올해 우리 택시업계의 중요한 과제다. -클린 디젤택시 도입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데. 1975년 택시연료로 LPG부탄 사용을 허용해 울릉도 등 특수지역을 제외하고 전지역 차량이 LPG부탄을 사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중형택시 기본요금은 1991년 800원에서 올해 2천300원으로 1천500원(287%)으로 인상된 반면, LPG가격은 같은 시점으로 봤을 때 1리터당 165원에서 1천원으로 무려 934원(566%) 올랐다. 이 때문에 더이상 업계에서 감당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며 운전기사 또한 LPG가격 급등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로 노사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우리 업계는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시험운행결과 연비가 LPG(1리터당 6㎞)의 두배이상(1리터당 12.7㎞)으로 효율성이 입증된 클린 디젤택시의 보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클린 디젤택시 연료 세금면제를 중요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발생하는 운송원가 절감액을 운전기사 처우개선과 경영환경 개선에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블랙박스 설치가 교통사고 감소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데. 블랙박스를 설치한 이후 택시기사들이 스스로 안전운전을 하는 동기부여가 돼 교통사고 감소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이는 경기도가 전국 16개 시도 중 최초로 예산을 지원해줌으로써 성과를 거둔 것으로 경기도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블랙박스는 정착단계에 들어갔으며 앞으로는 중요사고 사례별로 제작한 홍보 동영상을 주기적으로 교육하고 운행기록 분석 등을 통해 교통사고 및 나쁜 운전습관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켜 나갈 것이다. 앞으로 택시사고는 계속해서 감소될 것이다. -디지털 운행기록장치란 무엇이며 확대 구축방안은. 블랙박스의 설치로 교통사고가 감소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교통사고는 경기도민들의 생명이 걸려있는 문제이니 만큼 감소를 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 운행기록장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운행기록장치란 택시에 장착해 과속, 급가속, 급제동 등 운전자들의 운전습관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난폭운전 습관 등을 바로잡는 등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 기대효과로 운수업체의 과학적인 교통안전관리 지원 및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고 정부와 지자체 교통안전 정책수립을 위한 업무추진에 활용이 가능하다. 이 장치는 운행기록 파일을 전산 분석해 운전자를 교육시킴으로써 사고예방 효과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교통안전공단과 유기적인 협의체 구성을 마련 중이며, 경기도와 시군에도 적극적인 예산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는 특히 영리목적이 아닌 교통사고 감소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택시기사 수당이나 사납금 등 지속되는 분쟁에 대한 대안은. 택시가 대중교통의 범주에 포함되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다양한 지원이 가능할 것이다. 또 클린 디젤택시 도입으로 얻어지는 운송 원가 절감액을 운전기사 처우개선 및 복지향상에 활용할 것이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모든 것들이 경기지역 택시업계 뿐만 아니라 기사들을 위한 정책이며, 성과를 거두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할 것이다. -법인택시 업계의 향후 전망은. 현재 우리 택시업계는 택시면허의 과잉공급과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따른 승객의 감소 및 LPG가격 급등, 운전기사 부족으로 인해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4년간 인건비 15%, 복리후생비 29.3%, 차량보험료 19.7%가 각각 상승했고, 중형택시 가격 또한 25.1%에서 37.1%로 인상돼 택시운송원가의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택시운송업은 이미 사양산업에 접어들 정도로 영세한 상황이며,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택시가 대중교통의 범주에 반드시 포함돼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경영안정이 이뤄질 수 있으며 안전편리신속한 택시로 이용 승객들로부터 사랑받는 택시로 거듭날 수 있다. -조합 및 택시업계 발전을 위한 구상은. 여러 방면으로 택시업계의 안정화와 발전방향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택시업체인 MK사로 전세계에서 견학을 가고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일본은 택시업계의 안정화를 위해 국가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택시기사들에 대한 복지수준도 높아 친철한 택시로 정평이 나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택시업계도 수많은 발전을 해왔다. 단순히 운송수단으로 여겨졌던 택시가 보다 편리하고 친철한 지역 곳곳 발품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세계으뜸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한국의 택시업계, 특히 경기지역 택시업계가 세계에서 으뜸가는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라며, 택시조합 역시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 갈 것이다. 오영탁기자 yto@kyeonggi.com

[경기인터뷰] 김정자 (재)성정문화재단 이사장

김정자 (재)성정문화재단 이사장은 후학양성에 30년의 외길을 걸었다. 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였던 그는 음악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꿈을 향한 발판을 마련하고 희망을 주기 위해 80년대 난파소년소녀합창단 창단을 시작으로 성정청소년교향악단, 성정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성정뮤지컬단, 성정장학회 등을 만들었다. 또 성정전국음악콩쿠르를 통해 유능한 인재 발굴과 육성을 위한 장학사업에 힘써왔다. 다들 왜 돈이 안 되는 문화에 손을 대냐고 했다. 김 이사장은 돈이 성공의 잣대는 아니라며 조금은 힘들고 다른 인생의 길을 살아온 자신의 삶도 보람차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성정의 30년 역사는 척박한 메세나 토양 위에서 외부의 도움없이 찬연한 문화예술의 꽃을 피워낸 놀라운 창조의 역사이며 음악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꿈으로 청소년을 키우는 감동의 역사라고 정리했다. 음악을 향한 끝없는 열정으로 지난 30년간 성정문화재단을 이끌어왔고 인생의 절반을 음악에 올인, 앞으로도 한눈팔 자신이 없다는 김 이사장. 성황리에 치룬 서른 잔치 후 김 이사장을 만나 소감과 2012년의 비전을 들어봤다. -성정문화재단 창립 30주년 기념 음악회가 지난해 11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감회가 남달랐을 거다. 한 해, 한 해가 소중했다. 힘들고 지칠 때도 있었고 정치적인 시련도 겪어야 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귀를 열고 그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어머니의 마음과 같은 신념으로 달려왔다. 그 신념이 서른 살이 됐고 축하공연을 성대하게 열게 돼 감개무량하다. -김대진, 정명화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인들이 대거 참여해 그 어느 음악회보다 수준높은 무대로 관심이 집중됐다. 30주년인만큼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성정의 출발지는 수원이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분야의 종합예술단체로 성장한만큼 서울에서 최고의 음악인들과 함께 했다. 수원시립교향악단 김대진 지휘자의 경우 성정콩쿠르 심사를 맡았던 인연도 있고 세계적인 첼리스트 정명화는 멋과 재능, 그리고 기교의 연주가로서의 최고의 연주로 무대를 빛냈다. 이번 음악회의 백미는 재단의 서른 살 생일을 맞아 벌이는 흥겨운 잔치에 부응하기 위해 준비한 헌정곡 Festivai Gloria였다. 어린이합창단이 주도하고 여기에 오케스트라와 난타가 가미된 헌정곡은 신명난 축제 분위기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공연 후 헌정곡을 듣고 영혼이 맑아지는 것 같다는 칭찬을 듣고 참으로 기뻤다. -게다가 2011 제4회 공연예술경영상 대상까지 수상했다. 개인적으로 상장에 연연해 하는 성격이 아니다. 문화의 암흑기인 80년대 난파소년소녀합창단을 시작으로 90년대 성정청소년교향악단, 성정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성정뮤지컬단 등을 만들어 음악꿈나무를 키워왔는데 이는 상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오직 단 한가지 희망을 주기 위해서였다. 30년 동안 외부의 공적인 도움없이 한결같이 청소년 음악발전과 후학양성에 힘써온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 같다. -1981년 어린이 40명으로 구성된 난파소년소녀합창단과 함께 성정문화재단을 설립한 이후 무려 30년동안 사비를 털어가면서 음악 꿈나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활동을 펼쳐왔다. 세월이 갈수록 그 열정은 더 단단해지는 것 같다. 얼마 전 우연히 SBS 스페셜 기적의 하모니를 봤다. 우리나라 유일의 소년 수형자 수용시설인 경북 김천 소년교도소에 강도살인방화특수절도 등 중범죄를 저지른 만 23세 미만의 수형자들이 장기 복역 중이다. 악보는커녕 계이름조차 몰랐던 수형자들은 가수 이승철의 지도로 합창연습을 하게 되면서 난생 처음 노래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 장면을 보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이런 기적의 하모니를 바라고,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열정을 멈출 수 없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문화적으로 척박한 환경에서 30년간 비영리재단으로서 역량을 쌓아올릴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하다. 뭐 특별한 비결은 없다. 모르는 사람들은 문화사업 자체가 깨진 독에 물 붓기라고 비꼬아 말하기도 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돈벌기 좋았던 80년대 그 열정으로 사업을 했으면 떼돈을 벌었을 것이라고 했다. 온 세계가 출산율 높이기 전쟁 중이다. 인구=국력인 시대로 곧 사람이 있어야 장(場)이 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숫자가 있어야 영향력이 생기고 말발이 먹히는 세상이 왔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사라질 종족 1호로 지목될 정도로 한국과 한국인의 저출산 문제는 심각하다. 한국인으로서 학생들에게 민족의 자긍심을 심어주고 인간의 존엄성을 일깨워주는데 음악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음악으로 사람을 만들고, 음악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었던 욕심이 오늘날 성정을 만든 비법이라면 비법일 것이다. -그 만큼 어려움도 컸을텐데. 그야말로 밑바닥에서 시작했다. 스스로 시스템을 만들었고 모델을 만들었다. 그러나 보니 엄청난 시간투자와 함께 몸이 힘들었다. 특히 시대를 노래한 작곡가 홍난파(1898~1941)의 이름이 친일논란에 휩싸이면서 난파 자체가 위축되면서 합창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재단 식구들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거다. 누가 알아주지 않지만 사명감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지금까지 달려온 것 같다. -성정문화재단을 통해 수많은 학생들이 음악을 배우고 음악인의 길을 걷고 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생을 꼽으라면 누군가. 지난해 12월 초 프랑스 툴루즈에서 폐막한 제3회 앙드레 나바라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첼리스트 문태국(17)군이 지난 2006년 수원 일월초등학교 6학년 때 성정 전국음악콩쿠르 대상을 받은 학생이다. 피아노 전공자 어머니와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아버지 사이 태어나 만 4살 때부터 첼로를 잡은 문 군은 2007년 독일 올덴부르그 청소년 국제콩쿠르 1등, 차이콥스키 청소년 국제콩쿠르 3위(2009년), Irving M. Klein 국제 현악 콩쿠르 3등(2010) 등 수많은 콩쿠르를 휩쓸었다. 성정으로선 숨은 보석을 찾아낸 것 같아 뜻깊게 생각한다. -이사장에게 있어 음악은 어떤 존재인가. 음악전공자도 아니고 클래식 음악을 심취한 사람도 아니다. 음악자체가 꿈은 아니었다. 음악은 내게 사명이었다. 음악을 들으면 추억을 되새길 수 있고 눈물이 흘러 가슴속에 아름다운 생명이 새싹돋듯 한다. 그런 음악을 통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었다. 난 분명 지휘자나 피아니스트는 아니지만 지휘자, 연주자들이 환상적인 공연을 선사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만들고 또 훌륭한 음악가를 발견해 후원양성하는 것이 내 주된 일이다. 그러니깐 난 음악가를 찾는 탐험가일 수도 있다. -탐험가로서의 생활, 언제까지 계속할 건가. 30년 전 시작된 작은 꿈이 씨앗이 되고 이제는 무성한 나무가 되었으며 앞으로 숲으로 무성해지길 바라면서 30년을 지나 또다른 30년을 준비해야 한다. 한 나라의 문화적 성숙도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다양한 문화적 혜택을 누리고 사는지의 여부로 알 수 있다고 한다. 앞으르도 음악의 힘, 문화의 힘으로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문화의 가치를 나누는 세상을 열어가는 데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최일선에 서 있을 것이다. 대담=박정임 문화부장 bakha@kyronggi.com 정리=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경기인터뷰] 장태평 한국마사회장

마사회는 단순한 경마회사가 아니라 말과 관련된 종합산업을 이끄는 기업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경영의 틀을 바꿔 마사회를 가장 성과가 좋은 일류공기업으로 변모시키겠습니다. 지난달 18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 장태평 한국마사회 회장(63)은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장 회장은 유능한 인재들이 경마에 대한 외부의 부정적인 인식과 빈번한 감사 등으로 위축돼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구성원들이 창의적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 집단 창의성 제고는 물론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장태평 마사회장과의 일문일답.    -마사회와 농촌경제의 미래를 설계하는 말산업육성법 제정됐다.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딘 말 산업 발전을 위한 방안은. 말 사육이 소, 돼지 사육보다 부가가치가 크다. 말의 산업화를 위해 사료, 수의, 방제, 유통 등 관련시장이 활성화되고 연관 산업이 커져야 한다고 본다. 현재 말산업 규모는 1천900여 농가에서 3만여두의 말을 사육 중으로, 향후 4~5년 내 3~4천농가를 통해 10만두 사육을 목표로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구제역에 이어 FTA 체결로 소 사육농가의 소득하락이 예상된다. 소에서 말로 축종전환이 하나의 대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말산업 육성은 시장형성이 관건으로 경주용 말 생산을 승용마 생산으로 확대하고 말의 식용과 말기름, 말뼈 등의 부산물을 활용한 관련 산업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특히 말고기는 소, 돼지고기보다 건강에 좋으며, 말을 원료로 한 화장품과 의약품도 효능이 우수해 국민건강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와 함께 농어촌 소득과 연계해 승마가 건전할 레저로 발전하기 위해서 올레길, 자전거길과 같은 말 산책로 조성으로 향후 늘어나는 승마인구에 대비해야 한다. 또 마사회가 직접 승마장을 운영하면서 수의, 장제분야 등 인근의 농어촌형 소규모 승마장을 지원하고, 주말에는 제한적 경마를 중계해 여기에서 발생되는 소득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승마체험과 말 육성지원 센터를 아우르는 신개념 말산업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것이 건전경마를 원하는 사감위 요구에 부응하는 길이기도 하다.   -올해 첫 경주마 해외수출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경주마의 해외 수출은 경주마 생산의 불모지인 우리나라가 국적있는 경마시행을 목표로 국산마 생산에 착수한 지 20년 만에 이룬 쾌거다. 사실 그동안 세계 경주마 시장은 호주와 미국 등 몇몇 나라에서 독점하다시피 해왔다. 올해 수출은 한국 경주마의 첫 수출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경주마의 부가가치는 매우 높다. 2008년 기준으로 한우 비육우의 평균 거래가격이 534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국산 경주마의 평균가격은 3천330만원이었다. 마사회는 우수 국산마 생산을 위해 매년 세계 최고 수준의 씨수말을 도입해 보유하고 있다. 2006년 메니피(37억원)와 비카(21억원)를 도입한 데 이어 2007년 포레스트 캠프(37억원), 피코센트럴(20억원), 지난해에는 오피서(35억)를 도입했다. 올해 말산업 육성법 제정을 계기로 한국마사회는 한국인 체형에 맞는 승용마를 개량하고, 이를 아시아권 국가에 수출할 계획이다. 말의 수출은 단순히 가축 수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마장 플랜트, 운영 IT시스템, 전문 관리 인력 등의 연계 수출로 이어지게 된다. 말산업이 대한민국의 효자 수출업종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예정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 위원회의 규제 정책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2007년 사감위 출범이후 합법사행산업의 건전발전을 위한 정부규제는 크게 공급규제와 수요억제 측면에서 관점을 두고 정책이 펼쳐져 왔다. 공급규제는 경마장 및 장외발매소 증설 억제, 매출액 총량제 실시, 장외매출 비중축소 등을 대표적 사례라 들 수 있고, 수요억제는 전자카드제 도입, 마권구매상한선 준수 등이다. 경마 자체에 대해 그 동안 쌓여왔던 부정적 인식을 국민의 건전놀이문화로 승화 발전시키기 위한 마사회의 역할과 노력이 미흡해 초래한 측면도 부분적으로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국민소득 증가로 경마수요는 늘어날 것임에도 공급규제와 총량제 등의 제도는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기에, 사감위의 다중적 규제사항도 전향적으로 재고되어야 한다. 말산업육성법의 제정시행으로 말산업의 육성발전을 위한 경마산업의 안정적 성장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이러한 현실적 규제가 지속된다면 말 산업 육성발전은 요원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말의 생산, 육성, 경주활용 등 산업적 측면을 배제한 채 오로지 베팅만으로 인식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오히려 생산기반이 불필요하고 베팅만이 존재하는 복권이나 토토 등은 별 다른 규제가 없고, 경마에만 집중되는 과도한 규제는 완화돼야한다. -승부조작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데 근절방안이 있다면.   축구는 선수 개인의 기량과 능력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 게임이지만, 경마는 마칠인삼(馬七人三)이라는 말이 있듯이, 기승하는 사람의 능력에 좌우될 수가 없고 코 끝 하나 차이와 같은 1천분의 1초 단위로 우승을 다투는 경기 외적인 변수가 대단히 많은 경기이므로 인위적으로 경주결과를 만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자신이 기승하는 경주마에 대한 마필 정보(특히 조교상태, 채식상태, 컨디션 등)를 대단히 지능적인 방법으로 특정인에게 제공하고 그에 따른 대가로 금품이나 향응을 수수해 한국마사회법을 위반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고 있기는 하다. 한국마사회는 향후 마필관계자에 대한 지속적인 윤리 교육 실시와 현장 보안활동 강화 및 수사기관과의 적극적인 공조체계를 구축해 공정경마 구현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경마비위행위 신고포상금 상한액을 2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상향하는 것을 추진중이다.   -불법 사설경마 문제도 끊이질 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처벌수위가 너무 낮기 때문이다. 형량에 비해 불법행위로 얻는 이익이 너무 크기 때문에 유혹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다. 한국마사회법에서 정하는 벌칙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5천만원의 벌금을 처하는 정도인데 100억원이 넘은 김제 마늘밭 불법도박 수익금 은닉액수를 감안한다면, 지금의 처벌기준으로 불법행위를 예방하는 효과는 미미하다고 봐야한다. 다음으로 불법사설경마를 찾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마사회는 베팅금액에서 세금 등의 명목으로 27%를 원천공제하는데 반해 불법사설경마는 마사회처럼 운영업자가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참여자에게 손실금액의 1020%를 되돌려줄 수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베팅금액을 마사회는 1회 10만원으로 제한하는데 비해 불법사설경마는 무제한으로 베팅할 수 있어 소위 큰 손들의 다수는 마사회가 아닌 불법사설경마를 찾는 형편이다. 마지막으로 단속의 한계다. 마사회는 사법권이 없기 때문에 수사기관과 공조를 통해 단속해야 한다. 불법경마단속은 경마가 시행되는 휴일에 이뤄지므로 단속 수사관을 섭외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마권 매출이 8조원에 육박하고 있는데. 경마산업이 단기간에 급성장한 이유는.   경마사업은 사행성적 요소가 가미된 레저문화이다. 국민소득 증가와 레저 수요의 분출 등으로 2002년도까지는 매년 10%이상의 고속성장을 해왔다. 우선 경마를 건전한 놀이문화로 정착하기위해 경마장을 시민공원화하고 지역명소화 함으로써 경마의 부정적 이미지를 완화시켰다. 장외발매소의 경우 연차적으로 과감한 자본투자를 통해 객장환경 개선, 문화공간 확충, 지역주민을 위한 시설개방을 해왔다. 또 축산발전 기여나 공적기금 출연, 농어촌지역사회복지사업 등 다양한 공익적 역할에 주력해왔기에 가능했다. 아울러 경마는 거대 산업으로서 말의 생산육성과 혈통관리 등 경마산업의 순환적 구조에 대해 많은 경마참여자들이 이를 인식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해 온 것도 하나의 이유로 들 수 있다.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KRA 사회공헌의 특징은 첫째, 경제 및 사회부문에 대한 기여의 폭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 기여 부문을 보면 2010년의 경우 매출액의 16%, 약 1조2천억원에 이르는 제세금을 납부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같은 해 법인세 1조1천977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사회부문에서는 지역사회발전과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당기순이익의 70%에 달하는 2천294억 원을 축산발전기금과 농어촌 복지증진기금으로 출연하고 기부금도 해마다 10억원씩 증액해 올해 205억원을 편성 운영하고 있다. 둘째, 농어촌에 대한 특화사업을 펼치고 있다. KRA는 FTA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는 농어촌 지역의 교육과 의료, 복지 증진에 출연기금과 기부금의 90% 이상을 할애하고 있다. 셋째,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선진 노사문화가 장착돼 있다. 적어도 사회공헌분야는 노사가 따로 없이, 예산편성부터 기획,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그 결과 KRA 임직원의 봉사시간은 연평균 33시간으로 국내 기업 평균 대비 약 3배에 달한다. 대담=이용성 사회부장정리=이명관기자 mklee@kyeonggi.com *사진은 12월8일자 사진부방에 있습니다

[경기인터뷰] 박윤환 한국무역협회 경기지역본부장

한국이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독일, 일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그동안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한 국가들을 보면 기본적으로 공업 기반이 튼실했지만 한국은 1인당 GNP가 100달러도 되지 않는 최빈국이었다. 그러나 불과 반세기 만에 GNP 2만 달러를 넘어섰고 우리 무역이 역사 이래 최고의 번성을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세계 무역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박윤환 한국무역협회 경기지역본부장(52)은 요즘 젊은이들은 1조 달러 달성이 대단한 일이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지난 1960~70년대 산업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린 산업역군들에게 그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며 글로벌 대기업과 치열한 내수 시장의 경쟁 속에 뛰어난 제품을 생산하게된 중소제조기업,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대한 역동성 등 무역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삼박자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결과이다고 설명했다. 한국 무역 1조 달러 달성을 주도한 경기지역 수출기업들은 지난 10월말까지 수출은 전체 15.8%인 730억 달러, 수입은 18.5%인 804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경기지역 수출기업들의 주요 수출품목은 반도체,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평판디스플레이어 및 센서, 영상기기, 자동차 부품 순이며 최근 5년간 주요 수출품목의 변화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무역 1조 달러 달성이 경기도내 수출기업에 주는 의미는 무엇이고 계속되는 경제 불황속에 돌파구를 찾아보고자 한다. -무역 1조 달러 달성이 경기지역 수출기업에 주는 의미는. ▲세계에서 9번제로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한 것은 단순 규모면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무역에서 주역으로 발돋움했다는 의미뿐 아니라 우리의 독자적인 위상과 영향력을 세계에 부각시켜 한국형 무역모델을 정립하는 출발점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1조 달러 달성은 우리 제품의 수출경쟁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반증인 동시에 우리 제품 대한 코리아프리미엄을 더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 경기지역 제품들은 치열한 내수 경쟁을 통해 전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가격면에서는 저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때 도내 수출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과 제품 가격 상승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무역협회 경기지역본부는 도내 수출중고기업 육성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하고 있나. ▲최근 중소기업들의 지원을 위해 유관기관이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하고 있다. 이에 경기지역본부는 수출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해외시장 개척 지원 사업의 하나로 동경상품전 등 11 차례의 제품 전시회를 하고 있으며 동남아 IT 시장개척단 등 2회에 걸쳐 155개 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FTA 활용 교육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담당자 컨설팅 및 설명회 개최, e-수출기업화, e-book 지원사업과 인터넷 해외 마케팅 등 전자무역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제비지니스센터 운영, 무역현장 컨설팅 지원, 무역기금 융자, 무역실무 연수 및 설명회 개최 등 수출기업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 무역이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 특정 품목에 치중돼 품목의 다변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경기지역 업체들에게 수출 품목 선정 등에 대해 조언한다면. ▲경기도내 주요 수출 품목은 반도체, 자동차, 휴대전화,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 영상기기, 자동차부품으로 도내 전체 수출에 56.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우리 수출구조가 중국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세계 최대의 시장이자 제품 생산국인 중국의 비상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글로벌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기존 주요 수출 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제고하고 제품이 우수한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경기지역 수출기업의 무역장애가 있다면 어떤 것이고 해결 방안은. ▲도내 수출은 주요 품목이 전체 수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소수 주력 품목 구조이다. 또한 수출 대상국도 중국(30.3%)과 미국 (12.1%)에 치중하고 있어 이들 국가의 경기가 우리 수출기업에 끼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수출품목, 수출 대상국이 적다는 것은 도내 기업들이 대내외 환경 변화에 크게 흔들릴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수출기업의 해외 신흥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선 다변화 노력과 함께 도와 수출유관기관들의 도내 중소기업 지원을 통한 경쟁력 있는 수출기업 육성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나서 기업들의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앞으로 FTA가 경기지역 업체들의 수출입 환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듯 한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우리나라는 미국, EU, 인도 등 거대 경제권과의 FTA 체결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마음놓고 수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이는 경쟁국 기업들과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때 무기를 하나 더 가지고 싸우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러나 FTA를 체결하기만 하면 모든 수출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별, 품목별로 사전에 준비해야할 사항(사전인증수출자 지정 등)도 있고 사후 검증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 경기지역본부를 포함한 많은 수출지원기관들이 수출기업들을 돕기 위해 설명회 컨설팅,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FTA를 준비해야 하는 것은 수출기업 당사자이기 때문에 유관기관들의 지원을 활용해 FTA의 파고를 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앞으로 한중일은 주요 수출 품목 자체가 비슷하기 때문에 FTA 체결에 있어서 정부와 기업, 기업지원 유관기관들의 철저하고도 신중한 대비가 필요하다. 대담=정재환 경제부장 jay@kyeonggi.com 정리=최원재 기자 chwj74@ekgib.com 사진=김시범 사진부장 sbkim@kyeonggi.com ■박윤환 한국무역협회 경기지역본부 본부장 프로필 1960년 8월 28일 학력 1985. 2. 명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89. 8.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경제학 석사) 1994. 8. - 1995. 7. 중국 對外經濟貿易大學 수료 경력 1985. 1. - 1997. 3. 한국무역협회 일간무역 기자 (물류, 관세통관, 금융외환, 세제담당 역임) 1997. 3. - 1998. 11. 한국무역협회 일간무역 차장 (기계자동차조선 등 중공업 담당) 1998. 11. - 1999. 3. 한국무역협회 IMF대책반 Trade Ombudsman 1999. 3. - 2001. 3. 한국무역협회 무역지원실 Trade Consultant 2001. 3. - 2004. 3. 한국무역협회 무역진흥팀 팀원 2004. 3. 한국무역협회 남북교역팀 팀장 2006. 4. 한국무역협회 상해지부 지부장 2009. 3. 한국무역협회 무역진흥팀 팀장 2010. 1. 한국무역협회 경기지역본부 본부장

[경기인터뷰] 장동일 협성대학교 총장

어느 시인은 대학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노래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대학은 어떤한가. 국내 대학들은 온통 정부의 취업률 계산표와 퇴출 이야기에 격앙돼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취업률, 재학생 충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학사관리, 장학금 지급률, 등록금 인상 수준, 대출금 상환율 등의 평가지표를 잣대로 대학을 평가했다. 많은 대학들이 1차 수시모집을 앞두고 된서리를 맞았다. 제대로 된 교육을 하지 못하는 대학을 퇴출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나, 과연 이런 지표가 현재 우리나라 대학의 본질적인 가치를 평가하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인 가운데 장동일(64) 협성대학교 총장의 고민도 깊다. 1984년 협성대에서 교편을 잡은 후 27년간 후학양성에 힘써온 장 총장은 준비된 총장이란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지난 5월 취임 이후 협성대가 재정지원 중단 대학 명단에 포함되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장 총장은 학교의 미래를 기독교적 영성과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글로벌 인재 육성에 걸고 있다. 임기 4년, 해야 할 일이 부쩍 많아진 그는 지난 1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특유의 솔직함으로 그동안의 속내를 털어놨다. 한마디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제7대 총장에 취임해 많은 청사진을 밝혔다. 그런데 취임 후 불과 3개월 만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난관에 봉착했다. 기분이 어땠나. 취임 두달만에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 솔직히 힘들었다. 상상도 안했던 일이라 충격이 더 컸다. 정부의 재정지원 제한이라는 조치는 학교로 봐선 위기임에 틀림없다. 취임 축하 인사보다는 위로를 훨씬 더 많이 받았지만 모두 학교를 걱정해주고 있다는 생각에 든든했다. -교수들은 물론, 재학생들에겐 더 큰 충격이었을 거다. 학교 안밖으로 큰 위기였다. 본교는 빚이 1원도 없다. 그리고 적립금도 있을만큼 있고 나쁜지표도 아니었다. 단, 정부의 등록금 안정화 정책에 동조하지 않았던 점은 대학으로서 무사안일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위기일때 개혁이 이뤄진다고 본다. 잘못된 구조와 행정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1차 수시 모집을 코앞에 둔 상태라 학생 유치에도 직격탄을 맞은 격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시 2차 모집에서 상당히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들었다. 발표 시점이 수시 1차 모집기간과 맞물려 애를 먹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최근 3년 동안 입시 경쟁률이 10 대 1을 넘으며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대학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과정이었던 만큼 아쉬움도 컸다. 수시 1차의 경우 전년도에 11.7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5대 1 이하로 떨어지면 어쩌나 크게 우려했는데 다행스럽게도 8.23대 1로 선전했다. 수시 2차는 16.51대1로 예년보다 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노하우가 뭔가 궁금하다. 특별한 노하우는 없었다. 1차 수시전형의 경우 재정지원 중단 대학 명단 발표 직후라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2차 수시전형 때는 전직원이 힘을 모아 인근 학교는 물론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홍보에 올인했다. 과장은 빼고 협성대만의 장점과 경쟁력을 있는 그대로 알리고 설명했다. -말씀하신 협성대만의 장점, 경쟁력이 도대체 뭔가. 본교는 5천여명의 학생이 다니는 소규모 대학으로 그야말로 작지만 강한 강소대학을 추구하고 있다. 저력이 있는 학교인만큼 큰 걱정은 안한다. 이런 때일수록 학교 내실화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취임 후 스마트 캠퍼스 구축을 중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스마트 폰이나 태블릿PC 하나로 건물 출입 인증, 전자출결, 수강신청, 도서 예약 등을 간편하게 할 수 있으며, 교직원들은 전자문서 열람, 전자결제 등을 할 수 있어 업무의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학생들은 학내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하고, 실시간으로 대학 정보를 조회할 수 있어 학생행복지수가 상승될 것이다. 이미 스마트 캠퍼스 구축을 위해 신입생과 재학생 전원, 그리고 대학원생과 유학생 전원에게 iPad 2 기기를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재정지원 제한 대학 중에는 교과부에 이의 신청을 제기하거나 강하게 반발하는 곳도 있었다. 반면 협성대의 대응은 상당히 조용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나. 먼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협성대학교 이사회 내에는 협성대학교 선진화 위원회를, 대학 내에서는 협성대학교 위기관리팀이 구성됐다. 또한 위기관리팀 산하에는 3개의 실무반이 구성돼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위기 극복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위기관리팀에서는 지표관리를 위한 각종 대안을 창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전체교수회의와 직원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설명하고, 실천전략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이사회의 선진화 위원회와 회합을 통해 학교현안을 설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합일점을 도출해 냈다. 이러한 결과, 협성 선언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외부에 알리기 보다는 내부적으로 위기 대응을 조용하게 진행해 온 것들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교과부 평가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만만치 않았다. 총장 입장에서 억울한 점도 있어 보인다. 이번 평가는 취업률, 재학생충원율, 전임교원확보율, 등록금인상수준 등 8개 항목으로 이뤄졌다. 교과부는 그 중에서 특히 2011년도 등록금을 전년 대비 3% 이상 인상한 대학을 등록금 안정화 미참여 대학으로 분류해 큰 벌점을 부여했고, 그것이 결정적으로 우리 대학이 재정지원제한 대학에 포함된 이유다. 따라서 우리 대학이 재정지원제한 대학에 포함된 것은 경영이 부실해서가 아니다. 대부분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한 2009년도에 우리 대학은 등록금을 동결했다. 그런 점은 고려하지 않고 2011년도 인상에만 벌점을 크게 주어 평가됐고, 그 결과가 마치 경영이 부실한 것처럼 오도된 점은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 -지난 27년간 후학을 길러내면서 도선관장, 학생처장, 교무처장, 기획처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행정통으로 알려져 있다. 위기에 처한 학교를 구할 방법도 남다를 것 같다.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해 조직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겉으로는 항상 웃고 목소리도 작아 마냥 온화할 것으로만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부드러움 속에 숨은 강인함으로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려고 한다. 특히 학내에서도 비인기학과의 정원을 축소하고, 줄여진 정원으로 간호학과, 소방방재학과 등 인기 및 유망학과를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학교 경쟁력 강화에 앞장 설 것이다. -수도권 소재 유일의 감리교 재단으로서 기독교 명문대학의 장점을 갖고 있다. 협성대, 어떤 학교인가. 1977년 개교한 서울신학교가 모태인 협성대학교는 민족운동의 산실이었던 상동교회가 존 웨슬리의 복음주의 신학과 사회교육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설립한 대학이다. 믿음사랑봉사를 실천하며 공동체적 가치와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목회자와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재학생 전체 규모 5천여명에서 알 수 있듯 소규모 대학 이지만 작지만 강한 대학을 표방하고 있다. 90년대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현재 5개 단과대학, 27개 학과가 있다. 또 2010년도 전국 대학 인문학분야 교수 연구업적의 경우 상위 5위권 안에 들어갈 정도로 대학 경쟁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발전 가능성이 유망한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취임사 중 취업률 7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내용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노력이 뒤따라야 할텐데, 방안은 있나. 본교는 학생들의 졸업 후 취업을 돕기 위해 학생 개개인의 취업역량을 디지털화해 정보를 제공하는 학생경력 관리 시스템, 일명 팝밥 시스템(FABAB : Fly as busy as Bee!)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학생 기본 인적 사항, 교수 상담 내용 등이 들어가고, 정규교과 관련 활동에는 사회봉사 실적, 현장실습 실적, 명사초청 특강 참여 실적 등이 기재되고, 비정규 교과와 관련해서는 기술역량, 국제화 역량, 직업 역량 등의 프로그램 참여 실적 등이 전산화된다. 뿐만 아니라 자격증면허증, 공인어학성적 등이 기입되고, 흥미, 적성 등의 결과도 산입되고 구인 구직 정보는 물론 취업뉴스 등이 제공돼 학생들이 손쉽고 편리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현재 학생복지처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시스템 구축이 완성되면, 학생들의 취업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결국에는 졸업생의 취업률이 상승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현재 교수 38명을 채용 중인데 그 가운데 10명은 산업협력 중점교수로 선발할 예정이다. 석박사가 아니어도 학사 이상의 관련 분야 15년 이상의 전문가를 교수로 모셔 학생들의 취업을 전담케 하고 시간강사의 경우도 산업체 간부 이상의 현장 전문가를 채용해 취업률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다. -임기 중 202개 4년제 대학 중 60위권 이내 대학으로 학교의 위상을 끌어 올리겠다는 약속도 했다. 기대해도 되나. 27년 동안 협성대학에서 일하면서 내 마음속에는 학교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쌓여왔을 뿐 아니라 협성대학의 미래상이 뚜렷하게 자리를 잡았다. 협성의 비전은 영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 실용주의 교육을 통하여 취업률이 높은 대학, 작지만 대학 사회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대학, 외국어 교육이 특화된 대학이다. 이러한 비전들이 실현됨으로써 협성대학교는 전국 200여개 4년제 대학 중, 대학순위 60위권 이내에 진입하는 기독교 명문사학으로 발전할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대담=박정임 문화부장 정리=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전형민기자 hmjeon@kyeonggi.com

[경기인터뷰] 홍승표 자치행정국장

최근 경기도는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2011 공무원 노사문화 우수행정기관 인증 및 노사문화 대상 기관 선정평가에서 광역자치단체로는 유일하게 노사문화 우수행정기관 대상을 받았다. 그동안 도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공기관 노사정 대타협을 이뤄낸 바 있으며 노사 상생포럼 운영, 노사정 공동선언문 채택 등 선진 노사문화 정착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추진해 왔다. 또, 도청 공무원노조는 노사 찾아가는 인사상담제도, 노사 청렴 협약 체결, 봉급 끝 전 나눔을 통한 위기가정 무한돌봄 사업 등을 실시하는 등 도와 도청 노조 모두 모범적인 노사문화를 선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 이번 대상을 받게 됐다. 그러나 아직도 도청 공무원노동조합 게시판에는 동료 공무원을 헐뜯거나 비방하는 글이 올라오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에 수년간 도청 공무원노조로부터 존경받는 간부 공무원으로 선정돼 온 홍승표 자치행정국장에게 바람직한 공무원 문화와 공무원으로 가져야 할 자세 등을 들어봤다. ▲도청 공무원노조로부터 4년 연속 존경받는 간부 공무원으로 선정됐다. 인기 비결은 무엇인가? -쑥스럽다. 후배 공무원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나는 자치행정국장실의 문을 닫아본 적이 없다. 항상 열어 놓는데, 예를 들어 어떤 민원인이 찾아왔을 때 문이 닫혀 있으면 둘이 뭐 하는지 밖에서 알 수가 없다. 또 혹시 화가 나서 후배 공무원에게 소리를 지를 수 있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문이 열려 있으면 스스로 목소리를 낮추게 된다. 그런 의미로 항상 문을 열어 놓고 있다. 문이 열려 있으니까 후배 공무원들도 수시로 들어와 인사를 하고 간다.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직원들이 편하게 들려 차 한잔 마시고 간다. 예전 사무관 시절에는 어떻게 감히 자치행정국장 방에 들어가나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공직사회도 많이 부드러워졌고, 나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 또 나는 직원들이 일이 밀려 결제를 받으러 오지 못하면 꾸지람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가서 직접 일을 도와주려고 노력하고 있고, 매주 공무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글을 한편씩 써서 보내 함께 공유하고 있다. 이밖에 건강검진도 기존에 단순 몸무게 측정하고 시력 검사하던 것을, 암 검진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고, 도청 내 건강검진실, 동아리 활동 지원 등에도 힘을 쓰고 있어 공무원들이 좋아해 주는 것 같다. 처음 이 부분에 선정됐을 때는 일을 같이하고 싶은 간부 공무원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이야기를 듣고 보니 같이 술 먹고 싶은 공무원이라고 하더라. 난 그게 더 좋다. 일을 잘하는 것과 조직관리 잘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공무원은 일정 계급 이상 올라가면 대부분 일은 잘하지만, 조직을 잘 관리하는 사람을 많지 않다. ▲4년 만에 도청에 다시 복귀했다. 그동안 도청 문화는 어떻게 바뀌었나?. 또 술과 관련한 도청의 문화는 어떤가?. 내 주량은 많이 먹는 편이다. 예전에는 정말 끔찍할 정도로 많이 먹었는데, 요즘에는 소주 5병 정도 먹는 것 같다. 이것도 많이 준 것이다. 도청 내 음주문화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술을 먹으면서도 업무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았는데, 요즘 공무원들은 술을 많이 먹지도 않고 업무의 연장선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지 않은 것 같다. 또, 술자리에서 다른 공무원을 흉보는 경우가 너무 많다. 그래서 요즘에는 후배 공무원들과 술을 먹어도 재미가 없다. 부단체장을 하다가 4년 만에 도청으로 다시 돌아왔는데, 도청 공무원 문화가 많이 안타까운 모습으로 변해 있다. 남을 헐뜯는 문화가 너무 팽배해 있다. 이상해 졌다. 나만 아는 문화가 너무 당연시되고 있다. 내가 일반 공무원이었을 때는 팀장이 퇴근을 못하고 있으면 왜 그런지 물어보기도 하고, 팀원들이 같이 일을 도와 마무리하고 함께 소주 한잔 하는, 그런 문화였는데, 요즘에는 많이 다르다. 후배 공무원들이 여유를 좀 가져야 하는데 너무 여유가 없다. 옛날 공무원들보다 요즘 공무원들이 일은 훨씬 잘하는데, 넉넉한 여유가 부족한 것 같아 많이 아쉽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최근 기억에 남는 일화는 무엇이 있나? 파주시 부시장직을 수행하고 있을 때 정말 큰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파주시청에는 정말 이런 공무원들이 또 있을 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한 공무원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파주시 공무원들은 전체 공무원의 98% 정도가 자발적으로 그룹 희망 멘토제에 참여해 아동복지시설 어린이, 기초생활 수급자 자녀, 한 부모 가정 자녀들을 후원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구제역 종식이 선포되자 공무원들 스스로 2천만원의 성금을 모아 구제역 기간 중 다친 동료 공무원들에게 위로금으로 전달했고, 일주일 뒤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하자 다시 1천만원을 모아서 전달했다. 연평도 포격 사건 때도 1천만원의 성금을 모아 전달하기도 했다. 특히, 구제역 사태 당시, 여직원들이 살 처분 매몰 작업에 차출되면 남자직원들이 솔선수범해 살 처분을 대신하는 것을 보았다. 정말 감동적이었다. 파주시는 불법광고 현수막은 물론 버려진 담배꽁초 하나도 발견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6년 연속 옥외 광고물 정비 대통령 기관 표창을 받은 것은 파주시가 얼마나 깨끗한지 말해 주는 것이다. 단합이 잘되고 서로 배려하는 조직은 일에 대한 성과도 남다르다는 것을 파주시에서 깨달았다. 공직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다시금 생각케 한다. ▲시집을 4권이나 출간했다. 문학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어떤 의미인가? 시집을 4권 쓰긴 했지만 내가 문학을 논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굉장히 어린 시절 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다. 글 쓸 때가 가장 편한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한다. 산은 멀리서 보면 굉장히 웅장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산 속으로 들어가 산행을 하면 산이 얼마나 멋있는지를 볼 수가 없다. 사는 것이 그런 것 같다. 정신없이 살다 보면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시간이 간다. 바쁘게 살다가도 인간 홍승표가 누구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도 필요한데, 글을 쓰는 시간이 나에게 그런 시간인 것 같다. 영화도 많이 보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도가니를 봤고, 최근 영화 중 가장 인상깊게 본 영화는 시라는 영화였다. 아내는 나에게 글은 로맨틱하게 쓰면서 집에서는 왜 그렇게 무뚝뚝하냐고 투정을 부리기도 한다. ▲공직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공직생활을 함에 철학과 남은 기간 목표는 무엇인가? 처음부터 공직생활을 하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들은 등록금을 지원해 줄 테니 대학교에 가라고 했었는데, 덜컥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서 부모님과 상의해 공무원이 됐다. 그때 대학교에 갔으면 지금쯤 어느 시골에서 선생님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고생을 많이 하긴 했지만, 공무원이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어려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특별한 철학을 가지고 시작하진 않았다. 하지만, 사회에서 바라보는 공무원은 일정한 사회 지도층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무원은 우리보다 어려운 이웃을 돌볼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처음 매월 월급에서 5천원 기부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월 5만원씩 월급에서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고, 어린이들에게 신문 보내는데 매월 5만원, 적십자 회비, 무한 돌봄 등 한 해에 300만원 이상 기부를 하고 있다. 어려운 살림에도 이런 기부 활동을 이해해 주는 집 사람이 참 고맙다. ▲끝으로 후배 공무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후배 공무원들에게 공무원이지만 공무원으로 살지 마라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지인 중에 지역에서 면장을 오랫동안 하신 분이 있다. 이분은 면장 시설 지역 내 인사들과 고스톱을 치면 매번 이겨 자신이 고스톱을 잘 치는 줄 알았다더라. 그런데 퇴직을 하고 고스톱을 쳐보니 매번 졌다고 한다. 그제야 이분이 그동안 고스톱을 자기가 친 것이 아닌 면장이 고스톱을 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다른 직업도 그렇겠지만, 특히 공무원은 퇴직하는 순간 인간 취급도 받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공직생활을 어떻게 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일화가 있다. 어느 날 다산 선생에게 선비가 찾아왔는데, 굉장히 기고만장하게 행동을 하더라. 그때, 다산 선생이 선비에게 선비가 자꾸 높아지려고 하면 낮아지네. 자네가 낮아지려 할 수록 높아질 것이네라고 충고를 했다. 이 말이 딱 맞다. 우리 후배들이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남을 배려하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직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호준기자 hojun@kyeonggi.com

[경기인터뷰] 여인국 과천시장

이번 주민소환은 정부정책인 보금자리주택 문제로 시작됐지만, 주민소환이 이뤄진 것은 이유를 막론하고 모두 시장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시민화합을 통한 과천 마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예기치 못한 주민소환 투표의 홍역을 치른 뒤 21일 만에 업무에 복귀한 여인국 과천시장은 주민소환이 진행된 데 대해 시민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남은 임기 동안 과천시 미래의 동력인 과천지식정보타운 건립과 화훼유통센터 건립 등 대규모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현행 주민소환법은 소환의 대상을 정해 놓지 않아 주민소환이 남발되는 등 악용될 우려가 높다며, 소환법 개정 등 보완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인국 시장은 지난 16일 치러진 주민소환 투표에서 투표율이 개표 요건인 33.3%에 못 미치는 17.82%로 나타나 주민소환이 무산되면서 다음날 업무에 복귀했다. 업무복귀 첫 날 여 시장을 집무실에서 만났다. -주민소환 투표가 부결로 끝나면서 소환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인간적으로 많은 고뇌가 있었을 텐데. ▲일부 주민들이 중앙정책을 가지고 시장을 주민소환 한다고 했을 때는 조금 황당하기도 했다. 개인적인 비리나 부정, 부도덕성을 가지고 주민소환을 했다면 아마도 스스로 시장직에서 물러났을 것이다. 저는 개인적으로 행정고시 출신이다. 행정이 전문인데 행정의 오류로 심판을 받는다는 점에서 인간적인 고민과 번뇌가 많았다. 그러나 이것도 시장이 짊어지고 가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수의 시민은 시장의 판단을 신뢰하고 이해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동안 3선 시장으로서 무난하게 시정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주민소환으로 행정 공백을 우려하는 주민들도 많았던 것으로 알고있다. ▲주민소환이 지난 7월부터 추진됐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해 왔다. 특히, 주민소환 선거기간이 예산편성 등 중요한 시점에 이뤄져서 미리 내년도 사업을 점검하고 검토했다. 또 과천시의 행정은 시장중심의 행정이 아니라 직원중심으로 해오고 있다. 시스템으로 행정이 운영되기 때문에 큰 행정 공백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주민소환 기간동안 부시장이하 간부직원, 일반 직원들 모두 흔들림 없이 업무를 추진해 줘 감사하게 생각한다. -당초 이번 주민소환은 무리한 소환이라는 여론이 높게 일어 부결이 예견됐었다. 투표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적으로도 아쉬움이 많았다. 시장의 개인적인 비리나 부정이 아닌 정부의 정책을 가지고 시장을 소환했기 때문에 대다수의 시민들도 무리한 소환이라는 여론이 높았다. 일부에서는 특정세력이 주민소환을 악용한다는 얘기까지 니돌았다. 이번 주민소환 투표에서 과천시민은 현명한 판단을 했다고 생각한다. 투표결과는 여인국 개인을 존경하고,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과천시장 직을 존경하고 신뢰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과천시민들이 과천시장을 얼마나 사랑하고 존경하고 있는지 체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주민소환제가 당초 취지를 벗어나 정략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현행 주민소환제에 대한 생각은. ▲현행 주민소환법은 너무나 비현실적이어서 반드시 개정이 필요하다. 우선 소환대상이 지정되지 않아 주민소환이 정략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많다. 미국은 개인적인 비리나 부정, 직무태만 등 7가지를 소환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또 서명부 확인 과정에서도 이중서명이나 허위서명을 해도 이를 가려내기가 어렵다. 관련법에 본인 확인절차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4천여 명이 서명에 대해 이의신청을 냈으며, 이 중 3천여 명이 허위서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주민소환의 남발을 막기 위해서는 소환청구자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니면 말고식은 헌법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선거비용에 대한 구상권 청구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번 주민소환은 선거기간에 일부 정당의 개입으로 정치 이슈화 논란이 있었다. 선거기간 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주민소환청구자 측의 허위사실 유포다. 특히 내 가족에 대한 인신공격까지 서슴치 않은 것은 너무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또 시의 정책을 고의적으로 해석해 마치 시장이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포장해 선전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제가 처음 시장선거에 출마했을 때 선거유세 장면과 최근 인터뷰 장면, TV드라마 장면을 조작, 편집해 상영했는데 너무나 치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선거 막바지에 지역신문을 이용, 불법선거운동을 하는 바람에 심적 부담이 컸다. 지역신문이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앞으로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 정당 관계자들이 주민소환에 개입하는 것도 본질을 흐리게 하는 정당치 못한 방식이었다 생각한다. -선거 결과를 떠나 선거과정에서 주민 간 사회단체 간 갈등을 빚었는데 이에 대한 수습책은. ▲이제 과천은 내 편도 네 편도 없다. 갈등과 분열은 봉합하고 시민 대화합에 나설 것이다. 또 과천시 정책을 반대해 온 사람들과도 항상 소통할 것이다. 왜 그들이 반대하는 지, 반대 이유가 무엇인 지, 소수의 의견까지도 수렴해 시정에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시민들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화하고 있는 데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일방적인 소통이 아닌 서로 대화하고 토론하고 대안을 도출하는 행정을 추진하겠다.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시켜 나가도록 노력하겠다. -이번 소환기간 청구자 측과 고소고발 사태도 있었는 데 이에 대한 추후 계획은. ▲선거를 치르면서 주민들 간의 갈등이 심화된 것에 대해서는 시장으로서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주민소환 청구자 측에서 악의적으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일부 주민들을 선동해 왔다. 우리 선거캠프는 정략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사람들에 대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일부 불법선거를 일삼아 온 시민에 대해서도 고발조치를 취했다. 정략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사람들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순수하게 참여한 시민에 대해서는 고소고발 취하 등을 검토하고 있다. -과천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선 주민소환 문제로 누를 끼친 점에서 과천시민들에 진정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번 선거를 통해 과천시민이 시장을 얼마나 사랑하고, 또 기대하고 있는지를 직접 체감했다. 시민들의 성원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시민을 위한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다시 한번 깊이 느꼈다. 앞으로 전국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 과천시의 미래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더욱 더 열심히 뛰고, 시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대담=황선학 지역사회부장정리=김형표기자 hpkim@kyeonggi.com 사진=추상철기자 scchoo@ekgib.com

[경기인터뷰] 한나라당 유정복 의원

경기도내 지자체의 재정위기가 심각한 가운데 해당 지자체는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나오고 있지는 않고 있다. 또한 최근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러닝메이트 제도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이에 대해 기초지방단체장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한나라당 유정복 의원(김포)을 만나 최근 재정위기를 겪는 지방재정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교육감 러닝메이트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다음은 유정복 국회의원(김포)과의 일문일답. ▲최근 지자체들의 재정이 어려운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51.9%에 불과하며 재정자립도가 50%에도 못미치는 지자체가 전체 조사 대상의 87%에 이르고 있다. 서울은 88.4%, 전남은 13.5%로 나타나는 등 지역간 불균형도 극심하다. 기본행정수요에 대한 재정확보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방재정력지수 측면에서도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자체가 당해연도의 기본행정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지방재정이 악화된 것은 국세 위주의 조세체계로 인한 자체수입 재원부족, 선심성 및 전시성 사업 남발 등 지자체의 비효율적인 예산집행 관행, 중앙정부 기능의 지방 이양에 따른 행정부담 증가, 주민의 복지욕구 증가에 따른 부담 증가 등이 주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지자체의 재정을 튼튼히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 지자체의 재정상황이 열악하기 때문에 중앙정부는 조세 및 재정계획을 세울 때 지자체와 협의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국세 중심의 세제 구조에서 지방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방재정 구조를 개편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지방재정 건전성을 수시로 점검해 경고를 주는 등 자치단체의 재정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이에 대한 집중적인 문제제기에 따라 행정안전부도 지난 12일부터 지방재정관리위원회를 소집하고 재정위기단체 심사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방재정관리위원회는 지자체의 재정상태를 진단한 뒤 심사를 거쳐 재정위기단체를 지정하게 되는데, 통합재정수지 적자비율이 30%를 초과하거나 예산대비 채무비율이 40%를 넘는 곳, 지방세 누적징수액이 감소했거나 지방공사부채가 순자산의 6배를 초과한 지자체들이 심사대상이 될 것이다. 위기단체로 지정되면 예산편성의 자율권이 제약을 받게 될 것이다. 물론 이같은 방법으로 자치단체의 운영을 제약하는 것은 지방자치제의 근본취지에 반하는 것이므로 최소한의 단체에 국한해 강제력을 발동해야 할 것이다. 지자체도 지방세 및 세외수입 징수를 강화하고 비과세 감면을 정비하는 등 지방재정 건전성 유지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경기북부 지역의 경우 재정자립도는 낮고 규제비율은 높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도내 시군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48.16%인데, 동두천(27.0%), 연천(27.6%), 포천(32.1%), 양주(37.6%), 구리(45.5%) 등 경기북부 지역 대부분이 평균 이하에 속하고 있다. 연천의 경우 자체수입으로 기본행정수요의 30%밖에 충당이 안 되며 그나마 사정이 나은 의정부도 68%밖에 충당이 안 되고 있다. 접경지역의 재정 상황이 이렇게 열악한 것은 이들 지역들이 접경지역으로서 지난 60여년 동안 안보상황에 따른 중첩된 규제, 교통인프라 부족 등으로 지역발전이 정체됐기 때문이다. 전국 기준으로 볼 때 접경지역이 아닌 곳은 군사시설보호구역 면적 비중이 4.5%에 불과하지만 도내 접경지역 시군은 다른 지역의 10배 이상인 평균 52.6%에 달하고 있다. 파주가 178.2%의 규제를 받고 있으며 연천(153.1%), 양주(136%), 고양(130.7%) 포천(114.5%) 등이 100%가 넘는 규제를 받고 있다. 접경지역 문제에 대한 접근은 바로 이러한 규제를 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부도 접경지역 발전 지체로 인한 주민불만을 해소하고자 내년부터 2030년까지 18조8천억을 투입해 이들 지역을 대대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종합계획을 내놓았다.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사업들이 빨라야 2013년 내지 2015년부터, 늦은 것은 2021년부터 시작하는 것도 많다는 것이다. 사업의 종료시점이 명확하지 않은 것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내년부터 시작하겠다고 한 사업도 정부 예산안에서 빠진 경우도 있다. 이처럼 장기간에 걸친 종합개발 계획은 발전에 대한 기대심리와 투자유인을 저버리게 할 것이다. 60년 동안 고통을 견디며 살아온 접경지역 주민들의 서러움을 생각해서라도 사업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사업시기를 앞당기는 전향적인 노력을 촉구한 바 있다. 정부의 발상의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지방자치경찰제 도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자치경찰제는 분권과 자율의 시대적 흐름에 맞게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치경찰은 경찰권을 지방으로 분산함으로써 지역특성에 적합한 치안활동을 할 수 있으며 소속지역에 대한 귀속감을 높여 경찰관의 친절봉사도와 조직운영의 탄력성을 제고시킬 수 있다. 다만, 공안 등 국가목적의 경찰활동과 지역간 협조가 필요한 부분에 대한 조정권 등은 국가경찰에 맡겨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치경찰 도입 소요예산 인건비 4천67억원, 사업비 1천335억원(경찰장비, 통신시설장비, 사무기기 등) 등 총 5천402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나 이러한 예산을 지자체가 부담하기는 현재로써는 어렵다. 직원급여를 자체 재원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자치단체가 즐비한 상황에서 자치경찰 운영 부담을 지자체로 넘기는 것은 결국 하지말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재원확보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추가협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정치권이 교육감과 시도지사 러닝메이트 제도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서울시 곽노현 교육감 구속 사태 이후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정치권 일부의 주장이 있었다. 그 일환으로서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의 공동등록제도 잠시 거론된 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후보 공동등록제는 글자 그대로 두 후보가 공동으로 등록해 같은 기호를 가지고 선거운동을 하는 형태로 이의 도입을 주장하는 분들은 내년 4월 치러지는 세종시 교육감 선거 때부터 시범적용하자고 하고 있다. 동일 지역에 기반을 둔 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은 해당지역 내 교육문제와 관련해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 노선이 다른 분들이 선출되면 의견충돌을 빚고 있고 이로 인한 주민들의 혼란과 갈등이 증폭되는 경우가 많다. 노선이 같은 공동등록 후보가 선출된다면 이러한 혼란은 줄어들 것이라 생각하며 세종시에 시범적용을 해보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동등록제가 사실상 정당공천제로 비춰질 수 있어 국민여론 수렴과 더불어 정치권의 많은 토론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교육감 정당공천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기 때문이다. ▲법률상 교육감 선거에서는 정당공천을 배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러닝메이트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나. -굳이 도입한다면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현행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46조는 정당의 교육감 선거관여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정당공천도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정당 공천을 통한 러닝메이트제는 현행법으로는 불가능하다. 지난해 중앙선관위의 여론조사 결과, 교육감 후보자 정당공천제 도입 주장에 대해서도 국민 대부분(후보자 62.1%, 유권자 64.1%)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민 대부분(후보자 69.7%, 유권자 58.1%)은 교육감 선거와 지방선거의 분리를 원하고 있다. 더욱이 교육감 선거를 임명제, 간접선거 등으로 변경하자는 주장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전면적으로 교육감 직선제를 도입한 마당에 직선제를 폐지한다는 것은 문제다. 시행착오를 겪는 가운데 유권자 스스로 교육자치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 새로운 발전방향을 모색해야 하며 선출방식 변경에 대한 부분도 점진적으로 고민해 나가야 한다. ▲현재 러닝메이트 관련 법안이 국회 계류 중인데 통과 될 것으로 보는가. -엄밀히 말하면 러닝메이트 관련 법안이 아니고 세종특별자치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다. 본격적인 러닝메이트제 도입과 관련된 것이라면 공직선거법이나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내년 세종특별시 출범에 맞춰 공동등록제를 시범적으로 추진해 보자는 취지인데, 이 부분도 결과적으로 현행 교육감 선출방식 변경과 관련된 사항이기 때문에 여야 합의를 거쳐야 한다. 물론 국민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쉽게 통과되기는 어려운 사항이다. 윤승재기자 ysj@ekgib.com

[경기인터뷰] 손욱 서울대 차세대과학융합기술원 초빙교수

난 단점 없는데. 자신의 단점은 생각하지 마요. 어차피 고쳐지는 것도 아닌데 생각할수록 손해에요. 그 시간에 차라리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그것을 더 잘하면 돼요. 대화 첫 마디에 나에게 부족한 것 하나 없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호감 갖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가 한국의 잭 웰치, 혁신의 전도사, 최고의 테크노 CEO 등으로 불리는 사람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손욱(66) 서울대 차세대융합과학기술원(수원 소재)의 초빙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그렇게 말했다. 성공한 자의 자만이 아니라 최고의 리더가 되기까지의 경험을 응축시킨, 강점경영으로 요약할 수 있는 그의 곧은 철학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말이다. -단점 대신 장점을 살려라. 강점경영은 무엇인가. 한 연구사례가 있다. 항상 잘한 일만 일기에 쓰게 하는 아이들과 잘못한 것만 기록하게 하는 아이들 그룹을 똑같은 조건에서 살펴봤더니 긍정적인 것을 쓴 어린이들이 잘 성장해서 일도 성공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한마디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더 잘하면 된다는 것이 강점경영이다. 우리나라 역사에 이미 이 경영이론을 적용한 분이 있는데 바로 세종대왕이다. 세종은 이미 600년 전에 인간에게 장점과 단점이 있으니, 강점만 보고 일을 시키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사람을 주변에 배치하는 방식의 경영을 했다. -확고한 경영 철학을 저술뿐만 아니라 각계에 전파하고 있는데. 경영의 핵심은 사람이다. 다들 그렇게 말하는데 진짜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경영인을 제대로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이병철 회장은 내 시간의 80%를 인재경영에 썼다고 했고, 잭 웰치도 70%를 썼다고 했다. 근데 사람의 역량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유능한 직원이 임원이 되어서도 같은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삼성도 임원 되고 1년 만에 그만두는 사람도 많다. 잭 웰치도 2천명을 골라서 수년간 전문가와 토론하고 분석한 후 그중에 고르고 골라서 회장을 선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한 사람씩 비교하면 IQ와 EQ 모두 뛰어난데 미국을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는 리더가 인재를 찾지 못하고 역량 발휘할 기회를 못 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회사를 키우면 그다음에는 인재를 키워야 하는데 자기 말을 잘 듣는 사람만 키우니까 결국 그 그릇을 벗어나지 못하고 대기업으로 크질 못하는 것이다. 강연에서는 이런 인재 경영에 대해 알려주고 실제로 뭘 해야 할지를 설명한다. 그것만 잘 이뤄진다면 우리나라도 4만불 시대, 국민이 행복한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창조적인 인재를 꿈꾼다면 가마니로 책을 읽어라고 말했는데 그 이유와 손 교수만의 독서법이 있다면. 책에는 그 사람이 평생 살며 이루고 생각하며 생생한 경험과 실패가 녹아있다. 책 중에서 그냥 여기저기서 주워 나열한 쓰레기도 있지만, 많은 책이 한 사람의 지식과 지혜가 들어 있다. 특히 나는 책을 가마니로 읽으라고 강조한다. 왜냐하면 깊고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조급하게 얕은 지식으로 결정하고 뜨겁게 달아오르는 기질이 있는데, 그것이 얼마 안 가 사회에 독이 된다. 사회 전체와 문화 및 조직 구조를 이해하려면 똑같은 사안을 두고 다양한 책을 읽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누구든지 자기 분야에서 사회에 기여하려면 해당 부문의 책 100권을 읽어야 한다. 세계로 나가려면 500권이다. 자기 분야의 선배만 쫓는다면 그 사람을 뛰어넘지 못하고 거기에 머물게 된다. 나는 주로 차에서 읽는데 마누라가 말리고 책을 숨겨도 꼭 읽는다. 같은 분야의 책을 읽을 때 처음에는 속도가 느리지만 한두 권 보면 공통되는 부분이 많아지면서 속독이 된다. 최근 독서클럽도 많이 생기고 책 내용을 정리해서 올려주는 것도 있는데, 실제로 내 것이 되진 않는다. 직접 읽는 것만이 지름길이다. -최근 벌이고 있는 행복나눔 125 운동에 대해 소개한다면. 이 운동은 변한 시대를 반영한 거다. 과거 산업사회에 펼쳐졌던 새마을운동의 21세기 판이라고 볼 수 있다. 농경사회는 계절에 맞춰 부지런하면 됐고, 산업사회는 근면에 기술이 더해진 시대였다. 이제는 지식기반사회이고 창조사회가 됐다. 사람들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시대인 거다. 우리나라는 농경에서 산업사회로 가면서 근면자주협동을 강조한 새마을운동 정신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고 열정적인 국가로 기적 같은 변화를 경험했다. 그런데 지금은 스티브 잡스의 애플 공격 한 방에 삼성도 휘청거리는 상황이다. 국민소득도 2만 불을 기록할 정도로 성공했는데 아무도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다. 지식사회에 맞는 정신문화로 바꿔야 한다는 것인데, 그 방법으로 행복나눔운동이 탄생했다. 개인의 창의성을 높이고 인재를 중요시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운동이다. 구체적으로 하루에 착한 일 한(1) 가지를 하고 책 두(2) 권을 읽고 감사하는 일 다섯(5) 개를 적자는 운동이다. 합병되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포스코 ICT가 이 운동을 6개월 했더니 직원들의 표정이 바뀌고 행복한 분위기가 되어서 실제 경영 이익을 봤다고 한다. 그래서 포스코 그룹 전체로 벌일 계획이다. 광양과 포항 등도 이 운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경기도의 공학이나 과학 등에 대한 지원정책에 대해 조언한다면. 도지사와 31개 시군의 시장 등 리더의 생각부터 바뀌어야 할 것 같다. 기업을 유치하고 기술을 개발해 신성장동력을 만든다?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산업화시대였다면 그렇게 먹고살 수 있다. 하지만 지식기반사회는 사람이 신성장동력이다. 예를 들어 파주시가 행복해졌다면 돈 가진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그곳으로 가서 일하고 살려고 할 텐데, 공장 하나 세우려 하니 서로 이익 따지며 고발하는 상황아닌가. 리더가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고 공무원도 도민이 정신적 행복을 얻는 방법을 고민하면 지금 예산의 절반만 있어도 된다. 헌데 이런 것에 관심이 없다. 판교에 1977년에 세운 정신문화연구원이 있는데 지금은 연구도 없이 그냥 낡은 상태로 방치돼 있다. 이런 상황이니 도가 더 빨리 본질적으로 행복한 곳이 될 수 없지 않겠나. 지식사회는 재택근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도는 지리적 측면에서도 가장 가능성이 좋은 곳이다. 예로 수원 화성을 정신문화의 장으로 만들어 문화콘텐츠를 만들고 교육장으로 활용하면 서울과 전국의 대학생이 결국 도로 몰릴 것이다. 이제 이런 생각과 아이디어를 가진 도지사를 뽑아야 한다. 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손욱 교수 프로필 1985년 삼성전자 마케팅실장 이사 1987~1995년 삼성전기 기술본부장 상무, 삼성전자 전략기획실장 전문, 삼성전관 대표이사부사장 1997년 한국전지연구조합 이사장 1998년 삼성전관 대표이사장 1999년 삼성종합기술원 원장 2000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 이사장 2002 한국공학한림원 최고경영인평의회 운영위원장 2003 국가균형발전추진위원회 위원 2004 삼성인력개발원 사장,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 2005 삼성SDI 상담역 2008~2010 농심 대표이사 회장 2010.03~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빙교수

[경기인터뷰] 민주당 송민순 의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민주당 송민순 의원(63비례)은 남북간 경색관계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의 대북 교류와 접촉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장관(2006년)을 역임하기에 앞서 2003년 9월부터 1년간 경기도 국제관계 자문대사로 근무한 바 있는 송 의원은 본보와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경기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남북교류사업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 이같은 교류와 접촉은 경기도가 분단도의 한계를 뛰어넘어 명실상부한 한반도와 동북아의 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북 관련> - 통일부장관이 류우익 전 주중대사로 교체됐다. 새 통일부장관에게 가장 중점을 두고 해야 할 부분을 제언하면 장관 한사람보다는 대통령 자신의 한반도와 주변 정세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통령이 합리적이고 일관성 있는 사고를 갖고 남북관계를 우리 주도로 정상화시키도록 장관에게 방향을 줘야 할 것이다. 지금 무리하게 성과를 내려고 하면 북한 정권이 칼자루를 쥐게 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지금 단계에서는 거창한 발걸음보다는 인도적 지원과 사회문화교류, 남북경협 정상화 등 작지만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현 정부의 비핵, 개방, 3000 정책을 어떻게 보는지. 경색된 대북관계를 풀기 위해 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소위 비핵, 개방, 3000은 정책이라기보다 구호에 가깝다. 그것도 현실을 아주 무시한 구호였다. 그동안 2차 핵실험, 우라늄 농축 등 북한의 핵능력은 더욱 발전하고 있고, 남북간 교류와 접촉은 차단됐다. 북한은 더욱 폐쇄적이 되면서 대한민국이 아니라 중국의 품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당연히 북한정권이다. 핵을 개발하고, 인권을 탄압하고, 독재정권을 세습하는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문제는 이런 북한 정권을 어떻게 바꿀 수 있나 하는 방법론상의 선택이다. 세계 역사가 증명하듯이 접촉과 교류를 늘리는 것이 독재정권을 변화시키는 현실적 수단이다. 구소련의 개혁개방과 동서독의 통일, 그리고 최근의 튀니지, 이집트 민주화 등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비현실적인 압박고립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교류와 접촉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한미FTA 관련>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한미FTA 비준동의안의 가장 큰 문제점과 해결방안은. 한미FTA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평가해 왔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작년 12월의 재협상 결과는 2007년 6월의 협정원안에서 엄격하게 맞추어 놓은 이익의 균형을 깨뜨린 것이다. 미국은 자국 사정을 이유로 자동차 분야 등에서 이득을 취한 반면, 우리는 얻은 것이 별로 없다. 잘못된 재협상 결과를 무조건 찬성하라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고 국익에도 맞지 않다. 미국측 사정도 아직 불투명하다. 재정적자 감축 문제와 FTA로 피해보는 계층의 구제 등 국내이슈가 정국을 압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은 우리 국회에서 먼저 상정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지난 2008년, 미국측에서 수정요구를 해올 것이 불 보듯 뻔한 데도 우리가 먼저 비준하면 미국이 따라올 것이라는 희망적 판단 때문에 국제적으로 우리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들지 않았나. 다행히 지난 1일, 여야 의원들은 본인이 제안한 중재안을 받아들였다. 미국에서 한미FTA가 의회에 제출된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확실시되면 그때 상황을 평가해서 투표로 상정을 결정하자는 것이다. 이제 우리 정부와 국회가 할 일은 분명하다. 정부는 남은 기간 동안 균형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근래 전 세계적 금융위기에서 보듯이 FTA 조항에 금융안전조치를 강화하는 것이 긴요하다. 미측과 조정의 여지도 있다고 본다. 동시에 정부와 여야는 무역조정지원제도의 개선을 통해 피해계층을 위한 보완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런 취지에서 본인은 지난 7월 FTA 체결에 따른 중소기업과 근로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무역조정지원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경기도 관련> -경기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남북협력사업에 대한 조언을 해 준다면. 경기도는 한반도의 중심이자 분단의 아픔을 최전선에서 안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경기북부의 경우, 분단으로 인한 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아왔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역으로 이 지역의 커다란 발전가능성을 암시한다. 실제로 남북관계가 발전되고 있던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시기 경기북부에는 많은 건설적 변화가 있었다. 파주에 대규모 첨단기업이 유치되거나 김포, 양주에 신도시가 들어서는 일은 그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경기도의 남북협력사업은 민선3기시 남북농업협력과 인도적 지원사업의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특히 물고기를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자는 취지로 시작된 벼농사 시범사업은 남북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은 바 있다. 당시 본인도 경기도자문대사로 근무하면서 보람을 느꼈다. 그러나 지금은 개성공단이 유지되는 것 빼놓고는 남북교류가 크게 축소되거나 중단된 상황이고, 경기도의 남북협력사업도 정체기를 맞고 있다. 남북 교류접촉은 계속돼야 한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분단도의 한계를 뛰어넘어 명실상부한 한반도와 동북아의 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1970년대 이후 동서독 교류과정에서도 서독의 접경지역 지방정부들은 연방정부 이상으로 적극적이었다. 서독이 동방정책을 펼친 이후 양측 지방정부간에는 60건이 넘는 자매결연이 맺어졌으며, 이를 통한 교류활성화는 문화적 이질감 해소와 독일통일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남북관계가 다시 제 길로 들어서면, 경기도가 경제분야는 물론, 행정. 문화, 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특성화된 협력사업에 앞장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북한의 황해북도와 경기북부의 직접적인 연계발전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향후 한반도를 중심으로 대륙과 해양이 연결되는 물류망이 가동될 경우에도 경기도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철도(TSR)와 이어질 남북철도와 아시안하이웨이 등이 경기도를 물류거점으로 삼게 될 것이다. 이에 대비한 공간 및 교통망 구상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평택 350만평의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 환경치유 문제에 대한 SOFA 개정을 주장한 바 있는데. 주한미군기지에 대한 고엽제 매립의혹이 불거지면서 SOFA가 다시 관심의 초점이 됐다. SOFA 2차 개정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환경인식의 수준은 더욱 높아졌고 환경기준도 크게 강화됐다. 2차 개정에서 미국은 우리의 환경법령과 기준을 존중하고, 한미 양국의 환경기준 중 더 엄격한 것을 주한미군기지에 적용한다고 합의했다. 양측은 우선 이러한 기존 합의를 적극적으로 운용하여 당장 시급한 환경재해 문제부터 처리하면서, 그간의 변화된 여건을 반영하는 3차 개정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평택기지를 포함한 신규 미군기지에 대해서는 토지 제공 시점의 환경상태를 공동평가하고, 차후 반환받을 때 자연적 환경변화를 제외한 비정상적 오염에 대해서는 미측이 치유토록 하는 것이 한미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바람직할 것이다. 김재민기자 jmkim@ekgib.com

[경기인터뷰] 안 재 환 아주대 총장

안재환 아주대학교 총장(61)은 지난 2월 제 14대 아주대 총장으로 선임됐다. 안 총장은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원칙과 소통 그리고 겸손이라는 세 가지의 기본방침을 내새워 학교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교내 전 구성원이 이 세 가지의 기본 원칙을 지킬 수 있도록 직접 뛰며 온몸으로 전달하고 있다. 90년대 학생선발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맡으면서 아주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안 총장은 최근 아주대의 정체를 가장 아쉬워하는 사람이다. 이제 총장으로서 당시의 아주대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와 세계적 명문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오늘도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취임하고 학기와 방학이 하나씩 지났다. 소회는. 지난 2월에 총장이 되었지만 워낙 이곳저곳으로부터 업무보고 받느라 한 달 이상이 소요된 것 같다. 보고받은 업무를 바탕으로 전체적인 학교 상황을 파악하느라 또 한 달이 지나갔고, 교수와 직원, 학생들과 집중적으로 만나느라 또 한달 그리고 이런저런 행사들 챙기다 보니 몇 달이 지나갔다. 벌써 6개월이라니. 세월 정말 빠르다. 질문에 답하다 보니 이제 임기 3년 반 남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학교를 이끌어 가는 기본원칙. 또 바뀐 부분은. 겨우 6개월만에 기본원칙이 바뀌었다면 기본원칙이 아니다. 똑같다. 첫째, 최대한 원칙을 벗어나지 않겠다는 것이다. 원칙 안에서 혁신과 변화를 일구려 한다. 변화에는 갈등이 초래될 수 있는데, 그래서 둘째는 소통에 소홀하지 않는 것이다. 소통은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셋째로, 총장의 권리는 위임받은 권리이므로 겸손을 잃지 않겠다. 이 세 가지 기본 방향이 총장 개인은 물론 학교 구성원 모두가 주어진 책무를 이행하는 좌표가 됐으면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소통 이다. 아주대학교 내부에 이미 여러 단과대학, 연구소, 센터, 학생, 교수, 직원 등 수많은 기관과 구성원이 있다. 총장은 이들 기관과 구성원의 목소리를 듣고 가장 현명한 길로 가자고 조정하는 사람이다. 똑똑한 사람이 많아서 분란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볼 게 아니라, 이들의 지혜와 힘을 합쳐 웅장하고 힘 있게, 올바르게 가도록 돕고자 한다. 구성원 모두가, (개인으로서의) 혼자는 약하지만 (조직으로서의) 함께하면 강하다는 것을 느꼈으면 한다. 그래서 구성원의 의견을 모으고, 지원을 부탁하고, 더 큰 꿈을 꾸기 위해서 이들과 진솔 되게 소통하고 있다. -지난 6개월간의 성과를 꼽는다면. 기본적으로 대학교는 교육기관이다. 교육을 잘 시키는 대학으로 선정되면 잘하고 있는 것 아닌가. 우리학교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주관하는 교육역량강화사업에 4년 연속으로 선정됐고, 학부교육선진화 선도대학 지원사업(이하 ACE사업)에도 선정되었다. 이 사업들은 말 그대로 교육 잘 시키는 대학들을 선발해 격려하고, 지원해주는 것이다. 우리학교가 바로 이 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임기 6개월째 4년 연속 교육역량강화ACE 사업 선정 성과 원칙소통겸손 기본방침으로 모두와 힘 합쳐 학교 이끌 것 창의성 발휘할 수 있는 환경민주적 경쟁 분위기 조성 노력 2013년까지 국내 Top10 2023년 세계 100대 대학 진입 목표 지식경제부가 선정하는 서울어코드 활성화사업에서 우리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가 선정된 것도 경사라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약 40억 원 이상의 지원금을 보장받게 된다. 서울어코드는 대학 컴퓨터정보기술 분야의 공학교육인증을 국가 간 상호 인정하는 국제 협의체로 IT산업 수요에 부응하는 인재양성과 대학 IT교육의 품질을 강화하기 위해 활성화 사업을 시행중이다. 총장 개인의 노력으로 된 것이 아니라 우연히 내가 이 자리에 있었을 뿐이다. 사업을 위해 많은 노력을 펼친 교내 구성원들에게 그 공이 있다. -ACE사업 선정은 2011학년도 상반기 대학들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아주대의 선정이유는. 우리학교는 오래전부터 교육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 오랜 기간동안 교육이라는 대학의 본질적 가치를 위해 묵묵히 준비해온 결과물이 바로 이번 ACE사업 선정이라고 믿고 있다. 우리의 ACE사업명은 다산(茶山)형 인재 양성을 위한 학부교육의 선진화이다. 다산형 인재 양성을 통해 학부교육 선진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다산형 인재란 실사구시를 실천하는 융복합창조인을 말한다. 이번 사업선정을 마침표라고 생각치 않는다. 아주대의 교육에 대한 여건과 역량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았을 뿐이다. 앞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학부교육 선진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유난히 학생들과 어울리는 행사, 사진이 많다. 빵 나눠주고, 같이 청소하고, 맥주잔 기울이고 의도한 모습인지. 그러고 보니 가벼운 총장으로 비춰진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갑자기 든다. 그렇게 가벼운 사람은 결코 아니다. 어떤 특정한 목적을 위해 가식적으로 학생들과 어울린 것도 아니다. 어깨에 힘을 빼고 학생들과 자꾸 어울리며 소통하려 한 것이 목적이라면 목적이다. 사실 내가 학부를 다닐 때에는 정말 재미없는 시대였다. 놀 거리가 없었고, 이야기 할 곳이 없었다. 그러던 중 미국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위해 공부하면서 느낀 바가 많았다. 기본적으로 교수나 총장이 학생들에게 있어 예의를 갖춰야 하는 존재이긴 하지만 귄위적인 존재는 아니었다. 오히려 같이 공부하고 토론하는 동반자와 같은 분위기랄까. 젊은 시절 내가 느꼈던 것을 40여년이 지나 총장이 된 지금 실천하려는 것 뿐이다.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교육기관의 장으로서 생각은. 참 어려운 질문이다. 한참 일할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못 구한다는 것이 정말 가슴 아프고, 교육기관의 장으로서 뾰족한 해결책을 제시 못하는 것도 미안하다. 단지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정부, 기업, 교육기관 등이 서로 협력해야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 실업을 직면한 청년들에게는 대기업 일변도의 선호도를 조금 낮추고 자신의 적성과 커리어를 고려한 직장을 선택하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당장의 연봉보다는 먼 미래를 보고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길을 택하는 것이 올바른 해법이고 현명한 투자가 아닐까 한다. 또 자신의 적성을 고려하지 않은 대학의 선택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고등학교에서 적성을 찾아 학교와 과를 선택하는 것은 무리이다. 그래서 우리학교 학생들은 적어도 신입생 때부터 자신의 적성을 찾아주기 위한 진로설정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학생들의 적성과 진로를 찾아 실현할 수 있도록 재학기간 내내 학교가 시스템적으로 (학생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끈질기게 괴롭힌다. 이 프로그램을 시작한지 3년째인데, 지난해 교과부에서 발표한 정규직 취업률 통계에서 전국 대학들 중 10위권 안에 드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얼마 전 구글이 모토로라를 사들이면서 삼성과 LG의 고전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조그만 벤처기업이 만든 안드로이드라는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그 발단이다. 이에 대한 생각은. 구글이 사들인 이 안드로이드라는 운영체제는 8명에 불과한 벤처기업의 작품이다. 삼성이 6년전 안드로이드의 제안을 뿌리쳤지만 이 거절로 인해 앞으로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처럼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일으킨 안드로이드를 만든 이 8명은 왜 벤처를 시작했을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을까. 청년들을 탓하기보다는 기성세대로서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든다. 우리나라는 한 번의 실패는 다시 회복하기 힘든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많다. 오늘의 패자가 내일의 승자가 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환경이 없이는 청년들의 창의성은 발휘되기 어렵지 않을까. 교육기관의 장으로서 청년들이 이런 창의성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민주적 경쟁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 -장돌뱅이라는 재밌는 별명이 있더라. 무슨 의미인가. 90년대 학생선발본부장(현 입학처장)을 하던 시절에 워낙 현장을 누비고 다녀서 장돌뱅이라는 별명을 얻었었다. 총장이 되었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다. 요즘도 열심히 현장을 다닌다. 학교를 알리는 기회가 있으면 시간이 허락하는 한 직접 찾아 간다. 얼마 전에는 창원에 출장을 갔었는데 잠시 시간을 내 고등학교에 직접 찾아가 교장선생님과 진학지도선생님들을 만났다. 앞으로도 학교를 위한 일이라면 현장으로 여기저기 부지런히 다닐 생각이다. -재임기간 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바람은. 전임총장님이 계실 때 아주비전2023 비전선포를 했다. 오는 2023년에 개교5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하겠다는 것이다. 3단계로 나눠 액션플랜을 세웠는데 그 중 하나가 2013년까지 국내 Top10 대학으로 재진입하는 것이다. 아주대는 역사가 길지 않다. 그러나 역량면에서는 이미 10대 대학으로 생각한다. 그럼에도 비전실현을 위해 10대 대학이란 목표를 세웠던 이유는 인식속의 순위도 그만큼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가 세웠던 비전달성을 위해 재임기간 Top10 재진입이란 목표를 꼭 달성할 계획이다. 총장 취임 이후에 이국종 교수의 석해균 선장 치료를 통해 아주대학교병원의 국민적 인지도 상승, ACE사업 선정 등 호재가 많았다. 시작이 절반이란 말이 있다. 좋은 스타트를 했기 때문에 이 분위기를 잘 살려서 끝까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다. 사람들 뇌리 속에 국내 10대 대학으로 자리 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명관기자 mklee@ekgib.com 사진=하태황기자 hath@ekgib.com WHO? 학력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재료공학석사)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재료공학박사)   경력 아주대학교 공과대학 화공신소재공학부 교수 아주대학교 입학처장, 교무처장 미국 Lawrence Berkeley Laboratory 연구원 고등기술연구원(IAE)연구위원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Visiting Scholar 학위 및 자문활동 미국 TMS(The Minerals, Metals & Materials Society)회원 대한 금속재료학회 회원 (전)과학기술부 제2차 과학기술기본계획 추진위원 (전)과학기술부 제2차 과학기술기본계획 과학기술인력 양성 및 활용 위원회 위원장 (전)과학기술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운영위원 (전)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책 민간협의회 위원 (전)교육과학기술부 제2차 이공계 인력 육성지원 기본계획 총괄 기획 위원

[경기인터뷰] 고은 시인

고은(78안성시 공도읍) 시인이 작품활동 53년 만에 처음으로 사랑을 전면에 내세운 연시집 상화시편:행성의 사랑(창비 刊)을 발표했다. 지난해 4월 연작시 만인보를 완간한 지 1년 3개월 만에 발표한 신작이다. 시집의 주인공인 상화. 14살 연하 시인의 부인 이상화 교수(64중앙대 영문과)다. 민주화운동의 투사와 학자의 옷을 번갈아 입으며 우리 역사와 정서, 사회 문제를 넘나드는 방대한 작품 세계를 펼쳐온 시인에게 이번 시집은 확실한 외도(?)임은 분명하다. 지난 9일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만난 고은 시인은 기자를 납치해 부랴부랴 서울 을지로로 향했다. 차 안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는 배가 고플 정도로 대화가 이어졌다. 노벨문학상 관련 질문은 하지 않았다. 시인을 광적인 노벨문학상 올가미에 가두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듣기론 노벨재단은 수상 후보국의 주요 언론 보도까지 다 분석한다고 한다. 또 대중적으로 나서서 행동하는 사람에게 우호적이지 않다고 하니 그저 시에 미쳐 사는 고은 시인을 조용히 응원하는 것이 최선일듯 했다. 인터뷰는 시작도 끝도 사랑이었다. -정말 오랜만입니다. 지난해 연작시편 만인보 30권 완간 후 다음 작품은 뭘까 궁금했는데. 그래, 그동안 잘 지냈고. 애기를 건강하게 잘 크지? 어디 사진좀 보여줘봐. 오늘 내가 일정을 착각했네. 미안하지만 서울 가면서 얘기하면 좋겠는데 괜찮겠나. 차에서 하는 인터뷰는 나도 난생 처음이야.(하하) 난 따로 날 정해서 쉬는 거 없어. 나는 일이 놀이야. 난 밥도 맛있고, 술도 맛있고, 일도 맛있어. 책 읽는 것도 놀이야. 즐거워. 나는 아직도 책을 보면 떨려. 작년에 만인보 내고 나서 이번에 상화시편:행성의 사랑, 내 변방은 어디 갔나 2권을 같이 냈어. 쉴 새가 없어. -팔순을 내다보는 시인의 사랑타령 주변 반응이 궁금하다. 책 나온 거 보고 의외래. 전혀 기획하지 않았던 시집이야. 그저 내 머릿속에 있던 것을 정리하고 싶었어. 사랑이 갚아야 하는 것이라면 나는 아내한테 엄청 갚아야 해. 한마디로 빚쟁이지. 빚쟁이라 그런지 아직도 쓸 게 많아. 최소 한 권은 더 낼 예정이야. 요즘 아내가 집에서 슬쩍슬쩍 시집을 읽어 보는 것 같은데 별 말이 없네.(하하) -시집 시작부터 거침없이 사랑을 이야기하는데, 그 연세에 그런 로맨스가 가능할까 싶다. 나는 태아였어. 상화라는 자궁 속의 태아였지. 이 사실은 내가 그 자궁 속에서 나와 이 누리의 갖가지 세파를 무릅쓰며 노쇠한 뒤에도 퇴화될 수 없는 태고의 기억에 잠겨 있을 원점의 태아인 것을 뜻하지. 상화의 사랑 없이는, 상화와의 삶이 없이는 나는 두 가지가 불가능했을 것이야. 그 두 가지는 지금까지 내 삶과 문학적 결실이지. 곧 아내는 절대적인 존재, 태아의 나를 태 밖에서 어루만지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인 셈이지. 아내가 없었으면 난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테지. -아내에 대한 사랑은 한창 연애 중인 연인들처럼 열정적이고, 대범해 보인다. 아내하고 다니면 다 좋아.(하하) 모든 장소가 다 잔치가 이뤄지는 곳 같아. 우리는 친해 아직도. 손잡고 다니는데. 우리는 우리에게 빠져 있으니깐. 1983년 결혼해서 30년 가까이 같이 사는 그 짧지 않은 일상의 사소한, 티끌 같은 시간들의 집적 자체가 감동이었지. 이번 시집에는 사랑에 행복해하고 애달파하고 깨달음을 얻는 내 모습이 담겨 있어. 표지에 실린 그림도 직접 내가 그린 그림인데 몇 해 전 아내 생일에 그린 그림이지. -진정한 로맨티스트다. 결혼 전 프로포즈는 어떻게 했는지. 옛날에 그런 게 어딨어. 그냥 손으로 편지 써서 주고 그랬지 뭐. 난 아직 사랑한다고 말도 못했는데. 언젠가는 사랑한다고 말할 날이 오겠지. 안 그래?(하하) -작품 가운데 자전거를 읽어보면 결혼식 모습이 나오는데 당시 이야기좀 해주세요. 신학자 안병무씨의 수유리 집 뜰에서 올린 결혼식을 시로 써봤어.(하하) 1983년 5월 5일 주례 함석헌, 축도 문재린, 축시 문익환, 축사 이문영. 백낙청, 집전 리영희 교수 등 극히 제한된 지인 100여 명만을 초청해서 올린 결혼식이었지. 당시 정보기관에서도 결혼식 당일에야 알고 달려 왔었어. 아내는 결혼으로 대학 당국에서 면직 여부 대상이었으나 대학 담당 안기부 직원의 권고로 무사하게 넘어갔지. 문학인생 최초의 사랑시집 상화시편:행성의 사랑 발표 사랑에 행복하고 애달파하며 깨달음을 얻는 자화상 담아 사랑이 갚아야 하는 것이라면 난 아내에게 엄청난 빚쟁이 아직 쓸게 많아 한권 더 낼것 -이전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시인의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지극히 개인적인 모습이 많지? 대학에서 강의하고 퇴근하는 아내를 데리러 자전거를 끌고 정거장에 나가던 일, 원고지 열 장을 쓰고 나면 아내에게 달려가 임신한 배를 쓰다듬던 기억 등을 써봤는데. 시인의 하루도 다를 바가 없어. -결혼 29년차 베테랑 부부지만 간혹 싸우기도 하시죠. 우린 둘다 싸우는 재능이 없어. 안 싸워. 싸울 것 같으면 어느 하나가 사라져버려. 내가 술이 코가 삐뚤어지게 먹고 들어와도 아내는 잔소리가 없어. 하지만 잔소리를 안 한다고 끝이 아니지. 언젠가는 꼭 들먹인단 말이야.(하하) 조심해야 하거든. 오늘도 점심 먹다 김치 국물이 묻어 학교 앞에 가서 와이셔츠 새로 사 입었어. -요즘도 술 많이 하세요. 아이고 예전처럼은 못 마시지. 많이 마시면 책을 못 읽고 일도 못해. 옛날엔 진로를 많이 먹었지. 오래된 동반자야. 진로는 내 청춘의 무덤이지. 요즘 술은 좀 싱거워 맛이 없어.(하하) 오랫동안 뜻을 같이한 백낙청 교수랑 가끔 마셔. 그리고 아내와 가끔 주종에 상관없이 반주 정도 간단히 하지. -시인이게 안성은 어떤 곳인가. 군산이 고향인데 결혼 직후 고려대 이문영 교수가 소개해서 안성에 내려왔어. 그 당시엔 안성군 공도면 마정리였지. 신접살림을 여기서 시작했는데 벌써 30년이라 세월 참 빨라. 안성 살기 참 좋아. 공기 좋고. 내가 이 세상에 와서 알게 된 사람들에 대한 노래의 집결로 만든 만인보 30권도 제2의 고향인 안성에서 완성했으니 더 특별할 수밖에 없지. 이사갈 생각도 없어. -시인의 고향인 군산이나 제주도에서는 생가 복원, 문학관 건립 등의 정성을 쏟고 있는데 정작 경기도와 안성시는 매년 가을, 노벨문학상 발표날만 떠들썩할뿐인데 서운하지 않은가. 서운하긴 뭘. 각종 초청강연에 해외행사에 참석하기도 바빠. 일년에 10개 넘는 해외 초청행사가 있는데 그 중 절반도 다 소화를 못할 정도야. 나는 나팔만 가지고 노는 사람이 아니잖아. 책 읽고 공부하고 쓰기 바빠. -사랑이 도대체 뭡니까. 사랑은 지금이지. 사랑은 하였다도 하리라도 아니라 언제나 사랑은 한다야. 강현숙기자 mom1209@ekgib.com 사진=하태황기자 hath@ekgib.com WHO? 1933년 8월 1일 전북 군산시 미룡동 138번지 출생 본명 고은태(銀泰) 1952년 불교 승려가 됨. 법명 일초(一超). 12년 동안 수행 1958년 시 폐결핵으로 데뷔 1960년 첫 시집 피안 감성 발표 1963~66년 제주도 금강고등공민학교 개교, 교장 겸 국어 미술 교사 재직 1974년 작가의 사회적역사적 책무를 절감,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초대 대표 대학에 출강하기 시작한 이상화(李相華)와 만남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연루 혐의로 투옥 1983년 5월 5일 이상화와 결혼. 풍운의 독거생활을 끝냄 2001년 세계한민족작가연합 회장 현재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위원회 이사장 서울대 초빙교수단국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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