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천돼 오늘날 일상복으로 입는 경우는 드물지만 한복(韓服)은 한민족 고유의 옷이다. 삼국시대 한복은 대체로 유(저고리), 고(바지), 상(치마), 포(두루마기)를 중심으로 관모(모자), 대(허리띠), 화(신발)가 더해졌다. 저고리가 엉덩이까지 내려올 만큼 길고, 바지의 통도 넓었으며 남성과 여성이 함께 입는 남녀 공용이었다. 남북국 시대에는 한국 고유의 포는 서민들이 주로 입었으며 귀족들은 평상복으로만 입었다. 여성들의 새로운 옷으로 반비(半臂)가 있었는데, 주로 귀족들이 저고리 위에 덧입었다. 고려시대엔 복식 구조가 크게 변했다. 특히 귀족층이나 지배층에서는 중국 옷을 그대로 받아들여 입고, 서민층에서는 우리 고유의 복식을 계승해 입어 복식의 이중 구조가 나타났다. 조선시대엔 우리 고유의 복식이 서민복으로 뿌리 깊게 이어졌다. 중기나 후기에 들어서면서 한층 단순해지고 띠 대신 고름을 매기 시작했으며 두루마기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말기엔 양반과 서민의 옷 사이에 큰 차이가 없어졌다. 특히 여자 저고리는 후기로 가면서 길이가 짧아져 오늘날과 거의 같은 모양이 됐다. 마고자를 입기 시작했고 서양 문물의 영향으로 조끼를 입기 시작했다. 일제 강점기 땐 여자들의 저고리가 짧아져 오늘에 이르게 됐다. 오늘날엔 일반적으로 한복을 명절이나 특수한 날에만 입고 있으며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생활 한복이 보급됐다. 국악고등학교, 민족사관학교에선 교복으로 입는다. 택견 무술에는 하얀 한복을 입는 것이 통례다. 첫돌, 환갑, 칠순, 팔순 등의 일부 생일에는 생일을 맞은 사람이 입기도 한다. 북한에서는 차례 지낼 때 대부분이 한복을 입는다. 한복의 종류는 혼례복, 구군복, 곤룡포, 관복, 서민복 등 여러 가지다. 오늘날은 한복이 예복을 대신해 경축식 등 주요 행사 때 주요인사 부인들은 대개 한복을 입고 참석한다. 지난 12일 저녁 우리나라 굴지의 신라호텔이 한복을 입은 여자 손님의 입장을 제지한 일은 백 번을 생각해도 참으로 큰 무례다. 한복은 위험한 옷이다. (뷔페 레스토랑에선) 부피감이 있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호텔 측의 입장 불가 이유가 실로 황당하다. 더구나 그 손님은 저명한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 여사다. 한국 호텔에서 한복이 문전박대를 당한 사실을 믿고 싶지 않다. 임병호 논설위원
오피니언
임병호 논설위원
2011-04-14 20:16